
석명: 고구려 壁畵, 크기: 9x6x2, 산지: 녹도
우린 이렇게 살았노라 회색 벽에 지워지지 않는 삶에 자국 새겨놓았다. 감취인 것이 드러나고 빛이 어둠을 몰아 낸 자리 선인의 자취가 시공을 넘는다. | |
|

석명: 仙女潭, 크기: 26x10x18, 산지: 인도네시아
조금은 거친 듯한 피부지만 물을 채워두면 서늘하리만큼 깊은 호수의 정취가 느껴진다 형 질 색 중에서 왜 형을 앞에 두는지 이 돌을 보고 있노라면 알게 된다 아름다운 눈으로 바라보면 자연은 하나도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다 | |
|

석명: 老境, 크기: 16x13x4, 산지: 남한강
이 돌을 보고 있노라면 노년을 지팡이에 의지해 사셨던 외할머니가 생각나고 그 할머니를 나처럼 그리워하시던 어머니도 생각난다. 모든 것을 비워낸 헛헛함이 묻어나는 외로운 老境 굽은 허리에 한 생의 고단함이 흐른다. | |
|

석명: 雲海岩, 크기: 27x26x14, 산지: 인도네시아
정대구
뭉실 뭉실 일어나는 바다안개 안개바다 여기 뭉쳐 안개바위 뭉텅 깨어 물면 입안 가득 안개 피어나고 바다 넘쳐흘러 | |
|

석명: 仙遊臺, 크기: 18x11x10, 산지: 남한강
남한강변의 한 농부가 기이하게 생긴 돌 하나 주어다가 붕어 몇 마리 사는 어항에 넣었다. 하마터면 비릿한 냄새 하란 이끼에 덮여 한 갓 돌덩이로 지낼 뻔했다. 탐석하러 왔던 어느 애석인 손에 극적으로 구출되어 하루 아침에 운명이 바뀐 돌은 선유대란 이름을 달고 한 점 수석으로 다시 태어났다. | |
|

석명: 靑山玉水, 크기: 24x10x12, 산지: 필리핀
유양휴
덕 있는 이는 늘 미소 짓듯이 덕 있는 돌은 언제 보아도 편안하다 풍상에 갈고 닦이어 옥처럼 빛나는 돌 사려 앉은 가슴에 이슬이 고인다 | |
|

석명: 仙官門, 크기: 16x20x9, 산지: 인도네시아
주원규
노린내와 욕심의 무게 그냥 지닌 채 핏발선 눈으로 손 까불며 들어가진 못해 매미나 잠자리 버들 여치들. 허물 벗고 날아오르듯 버려라 버려. 뼈만 남게 하라. 닦이고 구르면서 패이고 마모된 채 뒤틀린 형상의 실체로서 입신하거라 돌의 말씀 되새기면서 | |
|

석명: 答波岩, 크기: 19x13x12, 산지: 점촌
수반에 물을 채워두고 答波岩을 바라본다. 단단한 돌에 절묘한 바람구명을 낸 자연의 위력에 절로 고개를 숙인다. 인간이 감히 범접 할 수 없는 곳 검푸른 바닷물만 돌문에 하얀 포말로 부서진다. | |
|

석명: 海潮音, 크기: 26x8x12, 산지: 남한강
파도는 파도 따라 뭍으로 뭍으로 가는데 아득한 저 물결 헤치며 홀로 바위는 돌아가지 못한다 밤마다 흰 파도 몰려와 함께 가자고 몸부림쳐도 여기 流刑의 바위는 끝내 발이 묶여 뭍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 |
|

석명: 別有天地, 크기: 32x13x14, 산지: 임진강
별유천지 옛 주인(민경덕)은 떠날 것을 예감이라도 했던가. 애지중지 아끼던 돌 내게 양도하고 젊은 나이에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갔다. 생전에 얼굴 한번 보지 못했지만, 언제나 이 돌 앞에 앉으면 무수한 눈길 보냈을 옛 주인이 생각난다. |
♥ 운향 권영자 여사의 개인 수석전시회(3/3)
|
|
석명: 波浪臺, 크기: 24x19x12, 산지: 남한강
억겁의 세월 풍상에 삭아 뼈대만 남은 派浪臺에 빌려와 부딪치는 격랑의 물보라가 먹빛 어둠을 가른다. | |
|

석명: 落月島, 크기: 24x15x15, 산지: 인도네시아
한 점 영원한 돌은 그리움만으로 남기자 진정한 사랑은 가슴에 새기듯 세월도 어쩌지 못하는 자리 가슴 저 깊은 곳에다 새기자.
낙월도는 가슴에 점 찍힌 그리움 한 점 영원한 돌은 그리움만으로 남기자 | |
|

석명: 雨水春情, 크기: 32x5x20, 산지: 남한강
나의 태를 묻고 부모님이 잠들어 계신 영원한 그리움의 땅 고향 봄날 물살에 어지럼증을 느끼며 우렁이를 잡던 무논은 이제 집들이 들어섰고 흙먼지 날리며 달구지 타고 달리던 신작로는 시멘트 포장이 되었지만 돌을 보고 있노라면 사춘기 감성을 자극하던 자운영 꽃밭이며 옹기종기 원두막들도 옛모습 그대로 되살아난다. 유년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이 돌은 내 고샹을 닮았다. | |
|

석명: 律動, 크기: 40x50x20, 산지: 인도네시아
하늘 향한 곧은 기상 불끈 솟는 힘 누가 저 묵직한 침묵 속에 흐르는 돌의 고독을 아는가 누가 구르고 부딪치고 깨어진 생성의 기원 모체를 향한 돌의 그리움을 아는가 | |
|

석명: 天年思索, 크기: 9x18x9, 산지: 인도네시아
유양휴
천년을 돌 속에 열고 나와 다시 돌이 되었다 귀 기울이면 처마 깃 스치는 소리도 들린다 보라 천 년 침묵을 딛고 오는 더 걸음 길 없는 곳에 길이 열리며 세상이 모두 길이 된다 | |
|

석명: 水官문, 크기: 18x8x7, 산지: 남한강
김석
돌문이 서 있다 겨울은 눈도 내렸으리라 세월의 검은 돌주름 바람가지에 걸린 문설주처럼 궁륭으로 피어올라 꿈길이듯 펼쳐지는 푸른 해협 궁전 저 바다 위에 무지개도 떳으리라 바람벽 오르내리면서 파도떼들 하얀 합창 물나라 궁녀들의 輪舞 여미어서 더욱 포근한 수관문 | |
|

석명: 頭狀岩, 크기: 14x14x9, 산지: 남한강
고기잡이 나간 남쳔 기다리다 바위가 되었다는 망부석의 전설을 품은 듯 頭狀岩 야윈 몰골 깊게 패인 주름에 한이 서렸다 | |
|

석명: 月迎島, 크기: 16x7x9, 산지: 파계사
심성이 비단결 같은 어느 목사님 하나님의 사랑으로 돌을 사랑했다. 먼저 떠난 아내의 병구완을 위해 아끼던 월영도 내계 양도하고 아내 그리워 찾아온다. 언제든 볼 수 있으면 자기 곁에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말하면서도 때론 눈에 밟히는가 오늘도 돌과 오랫동안 눈 맞추고 돌아갔다. | |
|

석명: 內金剛, 크기: 24x13x9, 산지: 남한강
삼복에도 한기가 도는 천길 벼랑 만고풍상에 뼈대만 남은 만물상들 누군들 이 돌을 보며 옷깃을 여미지 않으리
100년도 못사는 티끌 인생 바람결처럼 가벼이 살아라 폭포수는 천둥소리로 떨어진다. | |
|

석명: 玉流潭, 크기: 26x13x16, 산지: 인도네시아
정대구
이건 탕이다 하늘나라 선녀들 미역감은 여탕 그러나 선녀들 지금 어디 있는가 옷을 벗고 뛰어들어 땀을 식히고 싶다 | |
|

석명: 歲月, 크기: 22x30x13, 산지: 중국
더는 비울 것도 없는 무심의 얼굴 한 생의 고단함 주름으로 새기고 눈 감고 귀 닫고 입마저 다문 채 댓줄기 같이 다부진 숨구멍만 열어 놓았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