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어디서 생겼나” 수수께끼 풀어라
2009. 9. 30. 10:55ㆍ이야기·미스터리·히스토리
“물 어디서 생겼나” 수수께끼 풀어라
달에서 물 발견
적외선 빛 흡수한 물분자
달 표면 반사광에서 포착
물 공급처 어디냐에 의문
10월 9일 충돌체 떨어뜨려
얼음층 존재유무 확인나서
■ 어떻게 발견했나
이번 발견의 성과는 인도의 달 탐사위성 찬드라얀 1호에 실린 나사의 '달 광물 탐사' 장비(일명 'M³')와 나사의 혜성 탐사선 딥 임팩트, 미국·유럽의 토성 탐사선 카시니가 오랫동안 쌓아온 관측 데이터를 분석해 이뤄졌다. 탐사위성들은 달 둘레를 돌며 눈에 뵈지도 않는 물 분자를 어떻게 확인했을까?
찬드라얀 위성에 실린 '달 광물 탐사' 장비가 결정적 구실을 했다. 이 장비는 햇빛이 달 표면에 닿았다가 반사되는 빛(반사광)에서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더 긴 적외선 영역의 빛을 주로 관측했다. 그랬더니 근적외선 파장대의 스펙트럼 데이터에서 특정 파장이 관측되지 않는 '흡수선 현상'이 나타났다. 물이나 수산기 분자는 3㎛(마이크로미터) 파장의 적외선 빛을 흡수해버리는 특성을 띠는데, 달 표면의 반사광 스펙트럼에서 이런 파장대가 잘 나타나지 않는 현상이 뚜렷했다. 달에 쏟아진 햇빛과 달에서 반사된 빛이 다르며, 반사광은 3㎛ 파장의 빛이 물 분자들에 흡수된 채 위성의 눈에 포착된 것이다. 정현수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 박사는 "물이나 수산기 분자들이 달 표면에 존재한다고 볼 수밖에 없는 증거"라고 말했다.
■ 어떻게 존재할까
달에 물 분자가 있다 해도 지상의 물과는 다른 방식으로 존재한다. 달에는 대기가 없고 중력이 작기 때문이다. 행성과 달을 연구하는 최영준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는 "달에는 대기가 없어 물 분자가 표토 밖에서 햇빛을 받는다면 곧바로 완벽한 건조 상태인 우주공간으로 날아가 버릴 것"이라며 "따라서 달에 물이 있다 해도 얼어 있거나 다른 물질과 결합한 분자 상태로 있을 가능성이 높지, 흐르거나 촉촉한 상태로 있을 순 없다"고 말했다.
이번 달의 광물 탐사 적외선 영상에서 나타나듯이, 물 성분은 특히 달의 고위도 지역에서 뚜렷이 관측됐으며 극지로 갈수록 농도가 높아졌다. 하지만 극지 밖의 지역들에서 물 분자는 극미량으로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 나사 쪽은 "지구에서 가장 건조한 사막도 달의 극지역과 표토층보다 더 많은 물을 품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어디서 생겨났나
새로운 수수께끼가 생겨났다. 대기가 없는 달에서 자유로운 물 분자는 곧바로 우주 공간으로 날아가 버리는데다, 뜨거운 마그마 활동이 활발했던 38억년 전 달 탄생 초기에 물 성분은 모두 증발해버리고 일부만이 나중에 생성돼 영구 그늘 지역인 남북극에 얼음층으로 존재할 것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최영준 박사는 "지금 달 고위도 지역에 물 성분이 있다면 어딘가에서 지속적으로 공급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과연 그게 어떻게 가능할까 하는 점이 이번 발견으로 생긴 가장 큰 의문"이라고 말했다. 나사 쪽도 이런 수수께끼에 관한 연구가 앞으로 주요 관심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 가지 가설이 있기는 하다. 태양풍에 실려 날아오는 양성자(H+) 입자들이 달 표면에 무수히 쏟아지면서 달 표토에 결합해 있는 산소 원자(O)들과 부딪히고 결합해 물 또는 수산기 분자를 지속적으로 만들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로선 이 가설은 가설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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