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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쇼크)두바이의 꿈..`일장춘몽`이었나

송평(松平) 2009. 11. 29. 09:33

(두바이 쇼크)두바이의 꿈..`일장춘몽`이었나

 

 

 
- 국영 두바이월드 모라토리엄..사실상 정부 `디폴트`

- 무리한 차입투자가 화 자초..세계금융위기로 현실화

두바이가 세계 최고층 빌딩 `버즈두바이`의 준공식(내년 1월4일)을 한 달여 앞두고 `백기`를 들었다.

두바이 최대 국영기업 두바이월드가 손을 든 것(모라토리엄)이지만 규모로 보면 사실상 국가부도 사태(디폴트)를 맞은 것이다.

버즈두바이의 준공은 10여년 동안 앞만 보고 달려온 두바이 성공신화의 중간 결산이다. 이는 준공식을 통치자 셰이크 모하메드 즉위 4주년에 맞춘 것에서도 알 수 있다. 하지만 버즈두바이 준공식은 `슬픈 축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의 대동맥 셰이크 자예드 도로를 중심으로 늘어서 있는 빌딩 모습. 왼편의 하얀색 빌딩이 쌍용건설이 시공한 에미리츠타워 호텔이며 오른쪽 우뚝 선 건물이 삼성건설이 시공중인 버즈 두바이(이데일리 자료사진)

◇ 두바이 `작은 메뚜기`에서 `진주`로

두바이는 아랍어로 `메뚜기`를 뜻한다. 셰이크 모하메드와 전 국왕 셰이크 라시드가 집권하기 전까지 두바이는 중동 사막의 작은 어촌 마을에 불과했다. 중동지역에서 흔하디 흔한 석유조차 두바이에서는 거의 생산되지 않는다. 아랍에미리츠 석유매장량의 90%는 이웃인 아부다비에 매장돼 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두바이는 눈부신 발전을 했다. 천연진주를 잡아 팔던 보잘 것 없던 어촌 마을이 공식인구 120만명(비공식 150만명), 1인당 GDP 3만달러, 연평균 경제성장률 18%라는 중동의 진주가 됐다.

120만명의 인구 중 두바이 원주민은 30만명 가량이고 대부분이 외국인일 정도로 두바이는 국제도시가 됐다. 연간 10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뿌리고 가는 돈이 두바이의 주 수입원 중 하나다.

셰이크 자예드 도로 양옆에 늘어선 수많은 고층 빌딩에는 세계 굴지의 금융기업들이 둥지를 틀고 있다. 세계 타워크레인의 3분1이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두바이는 최근 10년새 `상전벽해`했다. `7성급` 호텔 버즈 알 아랍, 팜 주메이라·팜 데이라·팜 제벨알리·더 월드로 구성되는 팜 아일랜드 사업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외신들은 잇따라 두바이의 국왕 셰이크 모하메드의 리더십을 추켜세웠고 두바이의 신화역시 현실이 되는 듯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6일 셰이크 모하메드가 설립한 두바이 최대 국영기업 `두바이월드`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 물론 올해 초부터 두바이 경제에 대한 우려는 지속적으로 나왔다. 올해 2월에는 아부다비로부터 사실상 구제금융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10개월이 지난 지금 우려가 현실이 됐다. 기다렸다는 듯이 두바이는 `사상누각 이었다`는 외신 보도와 국내 언론의 보도가 잇달았다.

◇ 부동산개발 위한 차입투자가 발목

두바이 부도사태의 원인은 무리한 차입투자에 있다. 두바이의 연간총생산은 600억달러 가량에 불과하지만 최근 6년간 800억달러가 넘는 빚을 졌다. 연간 매출액이 142억달러였던 두바이월드의 부채만 590억달러가 넘었다.



▲ 삼성건설이 시공중인 제벨알리 교량 공사 현장 모습

이런 상황에서 작년부터 불어닥친 세계금융위기와 부동산 가격 폭락은 두바이에게 커다란 충격이었다.

금융위기로 세계 유수의 금융기업들이 부도를 맞거나 사세를 축소하고 보수적인 경영에 들어가면서 두바이로부터 철수하기 시작했다. 또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건설업체들이 무너져 공사가 중단되는 사례가 늘었다. 두바이의 위기는 더욱 심화됐다.

개발이익으로 차입비용을 상쇄하고자 했던 두바이의 미래는 그렇게 무너져갔다. 성급한 사람들은 셰이크 모하메드의 꿈은 몽상에 지나지 않았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물론 튼실한 경제기반 없이 부동산 `붐`을 조성해 발전을 꿈꾸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점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의 부동산 거품을 우려하는 것도 바로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셰이크 모하메드의 꿈을 과소평가하고 폄훼할 수만은 없다. 두바이는 사막 한 가운데 있는 빈곤한 어촌마을이었을 뿐 당장 공장을 세울 수도 없고 매장량이 적은 석유를 팔아서 살아갈 수도 없는 곳이었다. 이런 두바이에게 셰이크 모하메드의 실험은 거대한 도전이었다.



▲ 두바이 주메이라 비치에서 바라본 7성급 호텔 버즈 알아랍

현재로서는 `두바이 프로젝트`는 실패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결론은 좀 미뤄둘 필요는 있어 보인다.

두바이 간선도로 변에는 나킬이 세운 홍보 간판이 있다. "Do you think the Palm can live in the sea? the next?(당신은 야자수가 바다에 살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다음은?)"

두바이의 다음 행보가 자못 궁금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