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망증에 대한 모든것

2009. 7. 29. 15:23가정의례보감및개인사



부 H씨는 이틀 전부터 행방이 묘연했던 TV 리모콘을 냉장고 안에서 발견해 내고야 말았다. 그뿐만이 아니다. 분유 대신 커피를 넣어 어린 아들에게 너무 일찍 커피 맛을 경험하게 했고, 머리 위에 꼭 눌러쓴 모자를 찾느라 약속 시간에 1시간이나 늦었다. 집에 오는 길엔 버스에 지갑을 두고 내려 낭패를 보았다.

 

이쯤 되면 H씨는 심각한 건망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건망증이란 한마디로 ‘잊어버리는 증상’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잊어버렸다고 말해야 할 때 매우 좌절하고 당황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건망증이란 전반적인 일상생활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치매로 속단하거나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잊어버리는 행위는 정상적으로 일어나는 기억 과정의 중요한 일부분이며, 많은 정보들을 반드시 기억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건망증 왜 생길까?


인간의 뇌세포는 30세를 넘으면서 감퇴하기 시작해 점차 일시적인 기억력의 감퇴 현상이 나타난다. 뇌세포의 감퇴에도 불구하고 머리 속에 처리해야 할 정보가 지나치게 많기 때문에 그것을 차단하는 수단으로 단기 기억장애 혹은 뇌의 일시적인 검색능력 장애를 보이는 것. 다시 말하면 더 이상 뇌를 혹사하지 못하도록 저장된 정보의 인출 방해, 기억의 어딘가에 존재하지만 정리가 되지 않아 꺼내오지 못하는 것, 한참 뒤에 생각나는 것 등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건망증의 이해에는 필수적으로 기억에 대한 이해가 수반되어야 한다.

기억이란 흔히 암기하는 것, 외우는 것,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다시 꺼내어 사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기억이란 팔다리처럼 반드시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수행하는 과정이다. 수행 과정은 입력→저장→등록→회상의 단계를 거친다. 또한 기억 과정의 첫 번째 단계인 감각기억은 감각이 받아들인 것을 기억하는 매우 짧은 인식이다. 즉 감각기억이란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을 통해 감지하는 단계이며, 대개 즉시 잊어버리지만 집중하면 둘째 단계인 단기기억으로 넘어가게 된다. 단기기억이란 의식 속에 일시적으로 존재하는 기억들을 말하며, 이런 의미에서 ‘작업기억’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단기기억 또한 그것들을 계속 반복하거나 장기기억으로 이동시키지 않으면 5~10분 후에는 잊어버리게 마련이다. 셋째 단계인 장기기억은 기억창고라고도 하는데, 기억체계의 가장 큰 구성요소로 장기기억의 저장 공간은 무한대이다. 장기기억은 잠재적인 기억을 위해 저장되는 정보로, 이는 조직적이고 체계화된 형태로 저장된다.

 


일반적으로 건망증은 주의력 부족, 과도한 스트레스, 그리고 피로할 때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시·청각 장애, 영양 결핍 또는 불안, 과도한 알코올 섭취로 인해 나타날 수도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크게 6가지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다.

 

 

건망증을 일으키는 6가지 원인

첫째, 주의력 부족은 집중력을 감퇴시킴으로써 기억력을 떨어뜨린다.

 

둘째, 스트레스 역시 기억력을 저하시키는 주요 요인이 된다. 기억은 스트레스 상태, 즉 긴장이나 불안, 압박감을 느낄 때 약화될 뿐 아니라 더 자주 잊어버리게 된다.

 

셋째, 우울증도 기억력에 영향을 미친다. 우울증은 동기력, 집중력 및 지각력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이로 인해 건망증이 심해지는 것.

 

넷째, 사회 참여는 정신력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요소이다. 즉 사회적 접촉이 적어지면 자극이 감소하며 이에 따라 기억할 필요성도 줄어들기

때문에 기억력이 감퇴할 수밖에 없다.

 

다섯째, 신체적인 질병 및 약물 복용도 기억력을 저하시키는데 감염, 열, 심장질환, 저혈당, 당뇨병, 빈혈 등의 질환은 기억력을 떨어뜨리거나 기억력 장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여섯째, 영양 결핍이나 피로감은 학습능력을 떨어뜨리며 집중력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기억력에 손상을 입힌다.


건망증의 예방과 대책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평소의 건강한 생활 습관을 통한 건강증진에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는 점. 신체적인 건강 상태가 기억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만일 신체적 질병이 생겼을 때는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 나아가 체계적인 재활 치료에 힘써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건망증을 포용하고 수용하여 건망증을 극복하려는 여유 있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Medical Tips
건망증에서 탈출하기 위한 10가지 방법

 

1 메모를 습관화한다 꼭 기억할 것들은 반드시 메모하는 습관을 기른다. 집안 곳곳에 해당되는 사항을 적어 놓는다. 부엌에는 주방일과 관련된 일, 욕실에는 수돗물 잠그기 등, 지갑에는 쇼핑 목록 등을 붙여 놓는다. 달력에 그날그날의 할 일을 적고 집안의 대소사를 미리 체크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


2 여러 번 되풀이해 기억한다 새로운 것을 배웠을 때 머리 속에서 그 일을 여러 번 되풀이하면 그 다음번에 쉽게 기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컴퓨터 조작법을 배웠다면, 평소에 그 일의 순서와 방법 등을 머리 속에 그대로 그려보는 연습을 한다.


3 오감을 동원한다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때 청각이나 시각 등 한 가지 감각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시각과 후각 등 여러 가지 감각을 동원해 한꺼번에 기억하면 훨씬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새로운 음식을 먹었을 경우 그 요리의 이름, 색깔, 냄새, 맛, 에피소드 등을 한꺼번에 기억해 놓는다.


4 연상해서 기억한다 새로운 것을 접했을 때 그것을 기억하기 위해 자신만의 연상방법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사람을 처음 만났을 경우, 그 사람의 이름이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과 비슷하다거나 어느 지역명과 비슷하다 등 그 사람과 관련된 이미지를 많이 만들어 놓으면 다음에 기억할 때 쉽게 떠올릴 수 있다.

 

5 소리 내어 말한다 통장을 둘 때 ‘통장은 화장대 서랍 안쪽에 넣는다’라고 큰 소리로 말한다. 기억해둘 만한 일을 할 때는 그 일을 입 밖으로 소리 내어 말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자신이 말하는 것을 들으면서 일에 더 집중할 수 있고, 기억도 오래 간다.


6 운동을 한다 줄넘기, 테니스, 수영 등 육체적인 운동은 건망증의 원인인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며 뇌 속의 산소량을 증가시켜 두뇌 활동을 돕는다. 따라서 기억력 저하를 예방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7 건망증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또 실수하면 어쩌지?’ 하고 자신의 건망증을 걱정하면 그것이 스트레스가 되어 오히려 더 건망증이 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내 나이가 되면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편하게 생각하는 것이 좋다.


8 충분히 잔다 수면이 부족하면 피로가 쌓이게 되고, 피로로 인해서 집중력이 흐트러지므로 건망증이 심해지기 쉽다. 따라서 피로는 그때그때 풀고, 잠을 편히 푹 자도록 해서 뇌의 에너지를 보충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9 일을 겹쳐서 하지 않는다 요리를 하면서 TV를 보고, 전화를 하면서 물건을 정리하는 등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면 집중력을 떨어뜨리기 쉽다. 일은 순서를 정해 한 가지씩 집중해서 처리하는 것이 건망증 예방에 좋다. 집중해서 머리 속에 입력하면 저장 및 회상능력이 향상된다.


10 인테리어는 단순하게 집안을 멋지게 장식해놓는 것도 좋지만, 집안일을 하는 데 비효율적이라면 개선해볼 필요가 있다. 동선이 너무 길다든가, 복잡한 장식물을 많이 늘어놓아 신경이 쓰인다면 인테리어를 최대한 단순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