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황금소나무 끝내 '추억속으로'

2009. 9. 3. 16:01가인자료·靈淸·詩와 Tag

속리산 황금소나무 끝내 '추억속으로'

 

2003년 속리산 법주사 뒷산 기슭서 발견돼 화제를 모았던 황금소나무가 끝내 '추억 속 나무'로 사라지게 됐다.

2일 충북 보은군에 따르면 지난 2004년 3월 이 나무의 황금빛 잎이 돋은 가지가 폭설에 부러진 뒤 5년여간 다른 가지에서 황금빛 순이 돋기를 기다렸지만 기미가 없어 보호수(제76호)에서 해제할 예정이다.

2003년 1월 산림청 임업연구원이 항공 순찰 도중 발견한 이 나무는 키 12m, 지름(가슴높이) 18㎝ 크기로 최상층부의 가지 3개(지름 5㎝ 안팎)가 황금색 잎으로 덮여 화제를 모았다.

보은군은 이 나무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진 뒤 훼손을 막기 위해 보호수로 지정하고 주위를 철조망으로 둘러쳐 사람 접근을 막는 등 '귀하신 몸'으로 특별대접했다.

그러나 이듬해 3월 이 지역에 50㎝가 넘는 폭설이 쏟아지면서 황금빛 가지 3개가 모두 부러졌고 나무 전문가들의 외과수술과 접목 시도에도 아름답던 황금빛 자태는 끝내 되살아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현재 나무 밑동과 다른 줄기는 건강하게 살아 있지만 이 나무가 황금빛을 상실한 만큼 보호수에서 해제할 방침"이라며 "정이품송(천연기념물 제103호), 정부인송(천연기념물 104호) 등과 함께 속리산의 명물로 주목받았는 데 끝내 되살리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황금소나무는 잎의 색깔변화를 보고 기상을 예측할 수 있다는 뜻에서 천기목(天氣木)이라고도 불리며 국내에서는 경북 울진과 원주 등에서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