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10 넘봤던 한국경제 위상 6년째 뒷걸음

2009. 11. 24. 21:41각종시사관련자료들

G10 넘봤던 한국경제 위상 6년째 뒷걸음

 

'2003년 세계 11위→2008년 세계 15위.'

세계 속에서 한국 경제 위상이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

세계은행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2~2003년 2년 연속 세계 11위를 차지했던 한국 국내총생산(달러 표시 명목GDP 기준) 순위는 이후 거의 매년 추락하고 있다.

2004년에는 인도에 추월당해 12위로 하락했고, 2005년에는 브라질에 역전당해 13위에 그쳤다. 2006년에는 러시아에 추월당해 14위를 기록했고 2007년에도 순위는 14위에 그쳤다. 그동안 우리를 추월한 나라는 매번 브릭스 국가들이었다.

이 순위가 2008년 GDP 9291억달러를 기록해 15위로 주저앉았다. 1조152억달러를 기록한 호주에 추월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수년간 이 순위는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GDP 순위가 2009~2010년 16위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11년 이후에도 14위권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한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의 분석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코노미스트지는 2009년과 2010년에 각기 우리나라가 전 세계 명목 GDP 순위로 15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때 G10 국가 지위를 넘봤던 한국이 이렇게 뒤처진 가장 큰 이유는 내수 시장이 넓은 브릭스 국가들의 부상이다.

'IT 버블' 붕괴 이후인 2003년부터 금융위기를 겪은 올해까지 성장률 평균을 보면, 한국은 연평균 3.3% 성장한 데 비해 브릭스 국가들은 6.7% 성장했다. 브릭스 국가들의 성장률이 우리나라보다 연평균 2배 높았다는 이야기다. 특히 중국, 인도는 이 기간에 연평균 10.4%, 8.2% 성장해 한국과의 격차를 더 크게 벌렸다.

반면 2002년 7.2% 성장을 끝으로 우리나라는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에 들어선 것이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3%대로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오며 충격을 줬다. 물론 전 세계 GDP 순위를 비교하는 잣대인 명목GDP가 물가상승률과 환율 변수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측면이 있긴 하다. 우리나라와 비교되는 브릭스 국가 중 브라질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보다 물가상승률이 높은 데다 환율 또한 높아 우리에게 불리하다. 그러나 2~3년에 걸친 장기 트렌드가 한국의 GDP 순위 하락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문제다.

게다가 이코노미스트의 2010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한국의 실질GDP보다 더 빠른 속도로 앞질러 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나라가 예전보다 많아졌다. 2007년만 해도 G20 중에서 한국보다 경제성장이 빠른 나라는 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브릭스 국가와 인도네시아뿐이었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지는 2010년에 멕시코 터키가 한국보다 더 빠른 성장을 구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세계 경제의 침체 시기에 내수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나라들이 재정정책 확대로 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예를 들어 멕시코는 비록 미국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을 우려가 있지만 한국의 2배가 넘는 인구가 떠받치는 내수 시장과 미국 인접 지역의 고용 창출 등으로 한국의 2.8% 성장률 예상치에 비해 높은 성장(3%)을 기록할 것으로 이코노미스트지는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만달러 문턱에서 번번이 주저앉고 있다. 벌써 4년째 같은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한국 1인당 GNI 순위는 전 세계에서 2006년(51위), 2007년(48위), 2008년(49위) 등으로 정체됐다.

올해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후폭풍으로 1인당 GNI가 4년 전 수준인 1만7100달러대로 되돌아갈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1인당 GNI는 2005년 1만7531달러, 2006년 1만9722달러, 2007년에 2만1659달러로 상승해 처음으로 2만달러 고지를 넘었으나 지난해 1만9231달러로 떨어진 뒤 올해도 감소하고 있다. 2년 만에 4500달러가 급감하게 되는 셈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GNI가 환율에 따라 급변동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경제성장과 원화값 강세 등으로 다시 2만달러 선에 도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