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왕들의 정원, 조선왕릉에 새겨진 의미"+"
2009. 12. 13. 16:02ㆍ가인풍수지리·음택과양택
松平 | 해밀 풍수 = 해밀을 찾는 사람들 제공
지난 2009년 6월 26일,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제33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조선왕릉' 40기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 조선왕릉. 그러나 우리는 500년 역사가 이토록 우리 곁에 가까이 숨 쉬고 있는지 의식하지 못했다.
1,756만 9,000평방미터 면적의 '조선시대판 그린벨트' 왕릉 공원은 오로지 한국에만 있는 가장 한국적인 공원으로 인공과 자연의 조화로움 속에 역사를 품고 있다. 우리는 잠든 왕릉을 깨워, 왕릉에 숨겨진 풍수와 500년 권력의 역사를 만날 수 있었다.
풍수학을 가르치는 김두구 교수는 "왕릉을 보거나 천릉을 할 때 주변을 보게 되면 그 시 시대적 정황, 권력관계를 읽어낼 수 있다."고 한다. 풍수에는 인간과 자연의 조화, 그것을 넘어서 이상을 추구하는 의미도 담겨져 있다.
이중 한 가지 주목 해 볼 부분은 '역풍수'다. 말 그대로, 풍수를 거슬러 뜻을 이룬다는 뜻이다. 그간 풍수를 통해 후손의 복을 추구하기도 했지만, 역풍수를 통한 복수도 존재했다.
1441년 단종이 탄생하는 경사가 생겼다. 하지만 다음날, 왕세자비 권씨는 숨졌다. 두 달에 걸친 장례절차 끝에 초장지로 정해진 곳이 흉악한 땅이라는 상소문이 올라왔다.
그의 상소문은 대신들의 반대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최양선 역시 비슷한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그의 주장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장지는 '바닷가에 명당 없다'는 금기사항마저 깨고 바다와 가까운 곳으로 정해진다.
장지에 대한 지관들의 문제점 언급에도 불구하고, 그 반대의 논지로 애초에 정해진 왕릉들을 그대로 강행하려 한 세력들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언급된 지관들의 주장은 초장지 모두 문제가 있다는 것. 한결같이 '맏아들'에게는 불리한 자리였다는 점이다. 이 말은 반대로 유리한 쪽이 있었다는 말이다.
그들은 누구일까? 바로 이정녕, 정인지를 비롯한 일단의 세력들 배후는 수양대군이었다. 수양대군은 이후 조선 제7대 세조로 재위에 오르지만, 그는 당시 정상적으로는 왕위에 오를 수 없었던, 세종의 '둘째 아들'이었기에 풍수를 이용한 이러한 음모를 전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