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는 더디지만, '전약후강'한 2010년 부동산시장

2010. 1. 7. 08:54가정의례보감및개인사

속도는 더디지만, '전약후강'한 2010년 부동산시장

 
버블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도 여전히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부동산. 매년 곳곳에서 전망을 내놓지만 시장이 그대로 진행됐던 적은 없었다. 그만큼 변수가 많고 시장이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부동산 관계자들은 2010년 부동산시장이 실물경기 회복과 지방선거를 계기로 하반기쯤 소폭 상승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한마디로 속도가 더딘 전약후강(前弱後强) 시장이 될 전망이다.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이나 시장규제책 등에 따라 시장이 출렁일 가능성도 경고했다.

◈ 집값 상승, 하반기 쯤 미미하게

건설산업연구원은 2010년 집값이 전국적으로 4%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실질성장률이 3.9%로 예상되는 만큼 부동산 시장도 실물경기 회복과정과 비슷한 진행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장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요인이 많아 더딘 회복세가 예상된다. 실물경기가 회복되면서 출구전략이 본격화되고 금리가 올라가면 부동산시장이 다시 식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간 1% 포인트 이하로 올려도 부동산은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13만 호 규모로 적체된 미분양 주택도 시장 회복속도를 저해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현재 미분양 주택은 재고주택의 0.9% 수준으로 절대량이 많아 단기간 해소가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규주택 입주량 감소, 뉴타운 및 재개발 철거 이주수요, 지방선거에 따른 개발 공약 등 상승요인 많은 만큼, 아파트값은 지난 해 떨어진 수준을 회복하고 미미한 수준이나마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오는 3월 대치 은마아파트 안전진단 결과가 나오는 등 강남 재건축 추진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이 아파트값을 올리는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스피드뱅크 조민이 리서치팀장은 "차익실현이 예전만하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에도 재건축단지의 호가는 재건축사업 속도에 따라 함께 올라갔다"며 "재건축 단지 집값이 서울집값, 나아가 수도권 집값까지 끌어올리는 연쇄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 전세가상승은 가파르게

건축허가와 사업승인을 받은 단지로 계산했을 때 올해 시장에 나올 가구는 40만 정도. 국토해양부 목표치인 43만 가구보다는 낮은 수치지만 가격 상승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분양가구의 60% 넘는 물량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만큼 수도권은 공급과잉이고 지방의 경우 이미 미분양 물량이 넘치기 때문이다.

문제는 전세시장이다. 입주물량 부족과 대기수요자 증가가 맞물리며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올 전세 주택상승률은 서울 5.6%, 수도권 4.2%, 전국 2% 상승을 예상했다. 재건축·뉴타운 사업에 따른 멸실가구만 9만여가구에 달해 전세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닥터아파트 윤송이 애널리스트는 "입주물량이 적은 서울은 양천구와 강남구를 중심으로 학군우수지역이 계속 오름세"라며 "보금자리주택 공급조차 입주까지 최소 3-4년 걸리는 만큼 전세난을 해소할 만한 요소가 마땅히 없다"고 말했다.

◈ 토지는 작은 보폭으로 회복 대열에, 상가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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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역시 수도권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지만 그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40조 규모의 보상금이 인근 토지로 또다시 투자될 가능성도 있지만 이미 인근 토지값이 오를 만큼 올랐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보상금이 재투자될 개연성이 예전보다 줄어 들었다는 분석이다.

조민이 팀장은 "금리 인상 가능성부터 불리한 세제까지 토지값 상승을 견인할 만한 요소가 특별히 없다"며 "실물경기 회복에 따라 토지에 대한 기업수요가 착착 따라줄 지도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지역 별로는 4대강 개발사업 등이 진행되는 지방 보다 공급이 달리는 서울이나 수도권 그린벨트 지역이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상가 시장은 실물경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실물경기 회복 정도에 따라 지난 해보다는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회복 시점은 집값회복 시점보다 훨씬 뒤처질 것으로 보인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소장은 "상가는 실물경기 회복을 알리는 지수가 좋아진 뒤에도 체감경기까지 좋아져야 회복되는 경향이 있다"며 "경기회복보다는 금리인상에 따른 악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역세권 등 수요가 탄탄한 지역과 아닌 지역의 양극화 역시 지난 해에 이어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