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하면 광역 정전사태"..얼마나 심각하길래

2010. 1. 12. 11:39이야기·미스터리·히스토리

"자칫하면 광역 정전사태"..얼마나 심각하길래

 

- 16년만에 겨울철 전력난.."예비전력 빠듯..추위 이어지면 비상상황"

- 전기 이용한 난방 급증세..경기회복 따라 공장가동 증가해 더 부담

영하 10도 이하의 한파가 지속되면서 정부의 전력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난방수요가 늘면서 전력사용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에너지절약을 호소하는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비상대책본부를 마련했다. 도대체 전기수요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것일까.

◇ 예비전력 위험수준에 바짝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11시 전력수요가 6856만kW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력수요 급증세가 이어지면서 사상 최대치 기록이 사흘연속 갈아치워진 것.



▲ 2003년 뉴욕의 대규모 정전사태(사진출처:조선일보)


겨울 전력 수요가 여름철을 넘어서는 것은 지난 1993년 이후 16년만에 처음이다. 지난 8일의 기록은 지난해 8월19일 오후 3시에 기록한 사상최대의 전력수요(6321만kW)보다도 8.5%나 늘어난 수준이다.

5개월만에 불어난 전력수요 535만kW를 감당하려면 140만kW 용량의 신형 원전 4기가 더 필요하다.

전력소비가 늘면서 예비전력은 441만kW(예비율 6.4%)로 떨어졌다. 통상 예비전력이 600만kW를 넘어서야 안정적인 수준이다. 400만kW 밑으로 떨어지면 `비상상황`이다.

◇ 추위에 난방수요 늘고..경기회복도 한몫

전력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이유는 이상 한파로 난방용 전력 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난방부하는 1675만kW로 지난해에 비해 18.4% 증가했다. 최대전력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4%에 달한다.

전기장판이나 전기담요, 전기난로의 보급이 30%대 수준으로 늘어났고, 학교․빌딩 등에서 대부분 시스템에어컨(EHP)을 사용하면서 난방부하가 급증하고 있다.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면서 공장의 전력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전력수요 측면에서는 부담이다.

지난해 11월 산업용 전력소비량은 전년동기대비 12% 증가하며 지난 2002년 1월 이후 최대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 대규모 피해 발생할까 `촉각`

영하 10도 이하의 날씨가 계속될 경우 최대전력수요는 7000만kW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대전력수요가 7000만kW에 달하면 예비전력은 322만kW(예비율 4.6%)로 떨어진다. 이는 400만kW를 밑도는 것으로 비상수준이다.

예비전력이 부족해지면 전력 주파수, 전압조정 등이 어려워져 전기 품질에 민감한 산업에 피해가 발생한다.

또 예비전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대용량 발전소(100만kW급 원전 등)가 고장나기라도 하면 광역정전사태 등 예상치 못한 사고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예비전력이 100만kW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광역정전을 방지하기 위해 우선순위에 따라 전력공급을 강제로 차단해야 한다.

실제로 최근 폭설 때 프랑스에서는 예비전력 부족과 송전선로 고장으로 일부 지역에 대한 전력공급을 강제로 차단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정부는 전력수급대책본부를 운영해 비상상황에 대응하고, 일시적인 전기공급 확대와 부하관리를 통해 예비전력 182만7000kW(예비율 2.8%포인트)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