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치, 옆니까지 '와르르'

2010. 2. 23. 13:02뇌·의학특강·다큐멘터리

풍치, 옆니까지 '와르르'

 

자각 증상땐 염증 이미 주변까지 번져
채소 많이 먹고 주기적인 검사 받아야

'2'가 세 번 겹친 2월 22일은 충치예방연구회가 정한 '입속 단장의 날' 이었다. 치아 건강을 다시 한번 체크해보자는 취지다. 충치와 풍치는 대표적인 치과질환이다. 유아기에는 충치, 성인이 되면 풍치를 조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예방법을 들어봤다.

 
우선 충치와 풍치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충치는 입 속 세균이 음식물 찌꺼기를 분해하는 과정에서 생긴 산(酸)이 치아 표면의 법랑질을 부식시키는 것이고 풍치는 입 속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이다.

그렇다면 왜 아이들은 충치, 성인들은 풍치가 많을까. 충치는 유치(젖니)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는 12세 이하 어린이에게 잘 생긴다. 유치의 법랑질 두께가 영구치보다 절반이나 얇기 때문이다. 20살 이후에 충치가 생겼다면 이는 이전에 생긴 충치가 만성적으로 진행된 결과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것 하나. 2∼3세 유아는 앞니에 충치가 잘 생긴다. 이를 '우유병 우식증'이라 하는데 엄마 젖이나 우유병을 빨다가 위턱 앞니에 우유가 고이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엄마가 밥을 씹어 아이에게 먹이다가 침을 통해 충치 세균이 전염되는 경우도 있다.

풍치의 주원인은 치태(齒苔)와 치석(齒石)이다. 치태는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이 모여 있는 것이고 이것이 딱딱하게 굳어지면 치석이 된다. 이것들이 심하면 염증이 치주인대와 치조골까지 번진다. 성인이 되면 잇몸이 노화된다. 나이가 들수록 침 분비가 감소해 치아의 수분이 적어지고 그래서 치아가 잘 깨진다. 치아 마모가 많아지고 잇몸이 줄어들어 치근 노출도 심해진다. 그래서 관리가 소홀하면 풍치에 걸릴 확률이 높다.

예방법은 이렇다. 잘 알고 있듯 충치는 사탕, 초콜릿, 탄산음료 등 발병 요인이 되는 음식물 섭취를 삼가면 예방할 수 있다. 떡, 비스킷처럼 치아에 잘 들러붙는 음식도 물론 피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럴 수 없기에 이를 닦는 일이 중요하다. 채소는 충치예방에 적격이다. 채소에 함유된 풍부한 섬유질이 음식물 찌꺼기를 씻어내는 자정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풍치는 그릇된 습관이나 부정적 마인드를 개선하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 흡연을 삼가고 스트레스를 줄여야 한다.

충치 치료는 빠를수록 좋다. 치료도 간단하다. 썩은 부위를 긁어내고 때우면 된다. 최악의 경우 신경치료를 받거나 치아를 빼 내면 그만이다. 이러니 임플란트시술을 하더라도 해당 부위에만 인공치아를 심으면 된다.

문제는 풍치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염증이 주변 치아까지 번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치아 한 개를 뽑는 수준으로 끝나지 않는다. 풍치로 치아 하나를 잃으면 일정기간 후에 주변 치아들도 허약해져 잇달아 빠진다. 당연히 임플란트시술 시 여러 개의 인공치아를 심어야 한다. 시술도 까다롭다. 염증으로 치조골이 없어져버린 탓이다. 이 경우 요즘에는 사랑니나 버려졌던 본인의 치아를 잇몸뼈로 사용하는 '자가 치아 뼈 이식술'이 이용된다.

풍치는 초기 증세가 거의 없다. 따라서 잇몸질환이 없어도 6개월에 한번 정도 치과를 방문해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염증이 잇몸에만 국한돼 있는 초기라면 스케일링만 받아도 완치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