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2. 28. 08:51ㆍ이야기·미스터리·히스토리
두바이 인공섬서 돈 캐는 한국 건설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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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두바이가 개발 중인 인공섬 '팜 제벨알리' 건설 현장. 아라비아해 한가운데 대규모 매립지가 도넛 모양의 큰 원을 그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 대형 크레인과 시멘트 교각 수십 개가 한눈에 들어왔다. "두바이는 외국인 투자자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인공섬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팜 제벨알리 내 여러 섬들을 이어주는 다리를 짓고 있고요."(삼성건설 이형진 현장소장)
중동 건설시장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석유 의존형 단순 경제구조를 벗어나 금융, 관광, 물류 등 다변화된 산업 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토목·건축 분야의 발주 물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건설의 해상 교량 공사 역시 이런 변화 때문에 수주가 가능했던 사업.
◆중동의 토목·건축 수주 급증
두바이의 업무시설단지 '비즈니스 베이'. 여의도의 두 배만한 땅 위에 수십 개의 타워크레인과 초고층 빌딩이 우후죽순 올라가고 있다. 그리고 이곳 입구에는 성원·반도건설 등 국내 중견 건설사의 안내 표지판이 나란히 서 있었다. 성원건설은 24층 높이의 주상복합 '비즈니스베이 성원 상떼빌'을 짓고 있고, 바로 맞은편에는 반도건설의 '반도 유보라 타워'(57층) 골조 공사가 한창이다.
중동 국가들의 인프라 건설이 활발히 추진되면서 지난해 국내 건설사들은 토목·건축 부문에서만 52억7700만 달러를 수주했다. 더욱이 중동 국가들의 건축·토목 공사 발주는 적어도 4~5년 이상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GS건설 허선행 해외영업부문장은 "계속되는 고유가로 신도시·도로 건설 등 중동 국가들의 대규모 개발 사업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석유 의존에서 벗어난 경제모델 찾기
토목·건축 공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국가는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이다. 주된 이유는 원유의 고갈과 가격 급락에 대비하기 위해 금융·관광 등 산업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두바이의 개발 사업이 성공 궤도에 오르면서 주변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들었다. 해외건설협회 김종국 중동팀장은 "과거 유가 급락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은 만큼 석유 의존형 경제구조를 벗어나는 것이 이들 국가의 최대 현안"이라고 말했다. 삼성건설 김봉주 중동사업총괄 영업부장은 "유가 급등으로 예상 밖의 큰 수익을 올리자 인프라 건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외국 관광객과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고급 주택과 오피스가 필요한 것도 이유"라고 말했다.
◆각국마다 대규모 개발 계획 쏟아져
중동 국가들은 대규모 개발 계획을 마련, 속속 시행에 옮기고 있다.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서는 4만여 가구의 초호화 빌라와 고층 아파트, 보트 선착장 등이 들어서는 인공 섬 '펄 카타르'가 최근 2년간의 매립 작업을 마쳤다. 아랍에미리트의 수도 아부다비는 작년 말 '아부다비 2030 계획'을 발표했다. 주 내용은 아부다비를 세계적인 도시로 개발하기 위해 향후 5년간 2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것. 사우디 역시 960억 달러 규모의 5대 신도시 건설 계획을 세웠다. 쿠웨이트는 걸프 지역의 무역·물류 중심지로 발돋움하기 위해 부비얀섬을 자유무역지대로 개발 중이다.
하지만 국내 건설사의 수주 현실은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인도의 신생 건설업체가 저가 공세로 밀어붙이고 있고 미국, 일본의 건설업체는 높은 기술력을 내세워 수주를 독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종국 중동팀장은 "초고층 빌딩, 도시 개발 사업 등 각 회사마다 전문성을 인정 받은 분야에 집중적으로 진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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