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7. 5. 23:20ㆍ가인역학원·가인명품작명·가인풍수원
命理大典 제2편(전문가편)
제5장. 격국론(格局論)4, 종화(從化)
1. 종상(從象)
제一편에서 다룬 형상이나 격국은 일주가 지니고 있는 본래의 오행을 중심으로 하여 명리학의 정통이라 할 수 있는 생극제화의 내용을 기준으로 한 형상과 격국을 논하였지만, 제二편에서는 일종의 별격(別格)이라 할 수 있는 종격(從格)격 화격(化格)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자한다. 간단하게 말해서 오행이라 하지만, 그 오행들이 일으키고 있는 작용의 양상이 실로 변화무쌍한 것이어서 단순하게 생극제화의 논리나 관계를 따지려는 시각만으로 판단하여서는 그 복잡미묘하기 짝이 없는 기의 동향이나 그 결과를 정확하게 규명할 수가 없도록 되어 있다.
종화와 종상에 대한 본론으로 들어가겠는데, 간단하게 말해서 종화와 종상이라고 하지만, 종화와 종상 속에도 실로 다양한 유형들이 있다. 그것들을 크게 나누어서 말하면 종상과 종왕(從旺)과 종강(從强)과 종기(從氣)와 종세(從勢)가 되겠는데, 그것들을 세분화하면 또 여러 가지가 되는 것이므로 여러분들이 기억하기 좋도록 하기 위하여 아래에다 그것들에 관한 유형들을 명시하도록 하겠다.
위에서 열거한 격 외에도 양기 성상격을 비롯하여 곡직(曲直), 염상(炎上), 가색(稼穡), 종혁(從革), 윤하격(潤下格)들도 엄밀한 의미에서는 별격에 해당하는 사주들이 되겠으나 거기에 해당하는 사주들은 1편에서 이미 소개한 바가 있으므로 여기에서는 재론을 하지 않을 방침이다.
그렇다면 종화와 종상에 의한 별격(別格)이 생겨나게 되는 요인이 문제인데, 그렇게 되어야하는 까닭은 당해 사주의 주인인 일주의 기가 무근 무기하기 때문에 그와 같은 격들이 생겨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한 현상을 좀더 자세히 말하면 일주의 기가 태약(太弱)하거나 전무한 상태인데, 주중에 있는 다른 오행들의 기는 강왕할 때에 생겨나게 되는 것이 종격이며 화격인 것으로 되어 있다. 예를 들어 주중에 생부(生扶)의 기가 전무하여 일주의 입지가 고립무원의 상태인데, 재관(살)의 기가 강왕하다면 종관(살)격이나 종재격이 되는 것이고, 식상의 기가 강왕 하다면 그 강신(强神)들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것이 종아격(從兒格)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종격의 사주인 경우 종왕격이나 종강격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기명(棄命)’이라는 관형사가 붙도록 되어 있는데, 그 ‘기명’이라는 말의 뜻은 본래의 운명이었던 자신의 오행을 버리고 다른 오행의 기를 따른다고 하여 그와 같은 명칭을 붙이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렇게 되는 현상을 세사(世事)에다 비유하면 만부득이할 경우 자신의 성이라도 바꾸면서 다른 사람의 집에 양자나 양녀로 들어가는 것과도 같다고 할 수가 있다. 하지만 명칭이 너무 길면 번거롭기 때문에 ‘기명’이라는 관형사는 빼버리고 그냥 종관(살)격이라고 하거나 종재격 또는 종아격으로 부르는 것이 상례로 되어 있다.
다음은 종격에 대해서 어떠한 형태와 내용으로 되는지에 관한 것을 몇 가지만 예를 들어 설명하도록 하겠는데, 우선 종관격의 사주에 대한 내용부터 그 구조를 말해보면 이러하다.
사주를 구성하고 있는 오행 중 일주를 제외한 오행 모두가 관살이라고 하면 무근에 무기한 일주서는 도저히 자력으로서는 지탱할 수가 없을 것이므로 그 관살의 기를 따라가는 종관을 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도모하여야 하고, 사주에 들어 있는 모든 오행이 재성이라고 하면 종재를 하여야 하며, 주중에 들어 있는 모든 오행이 식상으로만 되어 있다고 하면 그 식상의 기를 따라가는 종아를 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도모하도록 하는 것이 변격으로서의 규범이 되어 있다.
그리고 종강이나 종왕격의 경우는 사주의 주인에 해당하는 자신의 오행까지를 포함해서 강왕한 기를 따라가는 것이므로 그것 역시 종기의 사주라고 해도 틀리지는 않는다고 보아야한다.
종세격의 사주 역시 기의 세를 따라간다는 면에서는 변격으로서의 원리가 동일한 것으로 되어 있다.
이하에서 변격에 해당되는 사주들에 대한 예 명조들을 들어 보이면서 해설을 덧붙일 것이므로 주의 깊게 관찰하여 주기 바란다.
<162조>
丙 庚 壬 丁
戌 午 寅 卯
甲 乙 丙 丁 戊 己 庚 辛
午 未 申 酉 戌 亥 子 丑
주안점: 종살격의 사주
庚金 일주가 寅월에 출생하였는데 주중에 寅午戌의 火국이 있으므로 재살의 기가 대단히 왕한 사주이다. 때문에 오행이 金으로 태어난 일주에게는 주중에 생부(生扶)의 기미라고는 조금도 없는 사주인 데다 월간에 있는 壬水마저 丁과 合을 하여 木으로 화함으로써 부득이 화기를 따라갈 수밖에 없는 종살격의 사주가 되었다. 사주의 내용이 이와 같이 되어 있을 경우 사주의 사령신이 월지에 있는 寅木이므로 그 木의 기운을 따라가는 종재격이 되어야지 어째서 종살격의 사주가 되어야 하느냐고 의문을 느끼기가 쉽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지지에서 寅午戌의 火국으로 변화가 되어 있는 寅木인 데다 시간에 살의 원신(元神)인 丙火가 투출하였으므로 이 사주는 확실하게 종살격이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그것이 또한 천간으로 투출한 오행을 격신格神)으로 잡는 원칙에 부합되는 내용이기도 한 것이다. 격국의 구조가 그러한 덕으로 당주가 향방(鄕榜)을 거쳐 직위가 지현(知縣)에 이르렀는데, 酉대운을 지나는 동안에는 격상(格象)과 운행(運行)이 맞지 않아 어려움을 겼었고, 丙火의 운행을 지나는 동안에는 본격적인 용신운이 되어 당주의 벼슬이 연등(連登)하게 되었다. 그러나 申대운으로 들어서게 되자 용신인 火국을 충하게 됨으로써 과오를 범하게 되어 낙직하게 되었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163조>
乙 乙 辛 辛
酉 酉 丑 巳
癸 甲 乙 丙 丁 戊 己 庚
巳 午 未 申 酉 戌 亥 子
주안점: 종살격의 사주
이 사주는 木의 일주가 계동(季冬)인 12月에 출생하였는데 지지에 金국이 있고, 천간에 두 개의 辛金이 투출한 사주이다. 때문에 종살을 해야할 사주로서 대운에서 戊戌운이 들어오게 되자 과갑(科甲)의 영광을 안게 되었고, 한원(翰苑)에서 이름을 빛내는 몸이 되었다. 그 후에 丁酉와 丙申 대운이 들어오면서 체용(體用)에 맞지 않는 화기가 들어오기는 하였으나 丁酉와 丙申이라는 기둥 자체가 화기에게는 절각(截脚)의 자리이고, 金에게는 득지(得地)의 곳이 되기 때문에 종살을 하는 당주의 운행에 영향을 받지 않게 되어 그의 지위가 시랑(侍郞)에까지 오르는 복록을 누릴 수가 있었다. 그러나 대운이 乙未운으로 접어들자 종살을 하는 사주에 비견이 들어오고, 지지에서는 살국(殺局)의 본부라고 할 수 있는 월지의 丑土를 충함으로써 불록(不祿=사망)하고 말았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그러니까 모든 사주에서 당주가 타고나는 오행이 무근에 무기할 때는 자기의 몸이었던 본래의 오행을 버리고(기명을 하고) 주중에 있는 다른 강자들의 기를 따라가는 사주가 종격의 사주인 것이며, 기왕에 종을 해야할 사주인 바에는 운행에서 비겁이나 인성의 운을 만나지 말아야 하고, 그보다 더욱 흉한 것은 종기지신(從氣之神)을 극제하는 운이나 충극하는 운을 만나지 말아야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인간이 타고나는 사주의 내용을 접하다보면 일주의 기가 편고(偏枯)하여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그야말로 괴팍한 명조들이 있는가 하면 차라리 무근에 무기하게 태어났기 때문에 운명이 좋아진 사주들이 있는데, 그러한 사주들이 다름 아닌 종격의 사주들이라는 것을 알아야하는 것이다. 그와 같이 별격의 내용이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단순하게 오행의 억강부약(抑强扶弱)의 기준만을 적용시킨 다음 일주가 지니고 있는 기의 강약에 의해서 인명의 길흉을 논하다가는 너무나 큰 오류에 떨어지게 된다는 것을 경계할 줄을 알아야한다.
<164조>
丙 乙 丙 戊
戌 未 辰 戌
甲 癸 壬 辛 庚 己 戊 丁
子 亥 戌 酉 申 未 午 巳
주안점: 종재격의 사주
乙木 일주가 계춘인 3월에 출생하여 월지인 辰土의 암장에 여기(餘氣)인 乙木이 들어 있고, 일지인 未土의 암장에 木의 고근(庫根)인 乙木이 또 들어 있기 때문에 언뜻 보기에는 마치 재다신약(財多身弱)인 것처럼 보이는 것이 이 사주이다. 하지만 청명이 지난 뒤인 3월달은 木의 기운이 이미 퇴기(退氣)가 되기 시작한 때이고, 土가 득령(得令)을 한 사주인 데다 주중에 있는 오행이 모두 土(두 개의 丙火도 왕火가 지니고 있는 기운에게 흡수되고 있으므로)이기 때문에 종재(從財)를 할 수밖에 없는 명조가 이 사주이다. 이 사주에서 또 한가지 간과할 수 없는 내용은 주중에 있는 土들이 비록 군토(群土)의 양상을 띄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목왕지절(木旺之節)에 해당하는 3월이기 때문에 그 기가 허탈하다고 할 수가 있는데, 마침 주중에 유근(有根)에 유기(有氣)한 두 개의 丙火가 생토를 하여 줌으로써 일주의 종기지신(從氣之神)인 재성(財星)의 기가 견고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뿐 아니라 火는 木의 수기(秀氣)가 되고 있고, 土는 火의 수기가 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당해 사주가 필요로 하는 세 가지 조건을 모두 다 갖추고 있는 것이 되어 내용이 대단히 좋아진 사주이다. 게다가 주중에 金이 없기 때문에 土의 기운을 소모시키지 않고, 水가 없기 때문에 주중에 있는 기들이 갈등을 일으키지 않고 있는 것도 너무나 좋은 내용으로 되어 있다. 어쩌면 사주의 내용이 이렇게 좋을까 싶을 정도로 운행까지 남방의 火의 운으로 흐르게 되어 체용(體用)이 득의(得意)를 하게 됨으로써 당주의 입신양명이 하늘 높은 줄을 모르게 치솟았고, 그의 재력 또한 곽분양(郭分陽(주1)의 부를 능가하였으며, 수명도 기수(耆壽(주2)를 훨씬 넘겼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주1). 곽분양(郭分陽)--중국의 역사상 최고의 부호로 손꼽히는 사람의 이름이다.
(주2). 기수(耆壽)--90세를 일컫는 말이다. ‘耆壽’라는 말에 사용되는 ‘耆’자가 90세를 나타내는 ‘늙은이 기’자이고, 88세를 미수(米壽)’라고 하는데, ‘米壽’를 나타내는 ‘쌀 미’자를 파자(破字)할 경우 八十八이 되기 때문에 88세의 나이를 일컬어 ‘미수(米壽)’라고 하고 있다.
<165조>
戊 庚 壬 壬
寅 寅 寅 寅
庚 己 戊 丁 丙 乙 甲 癸
戌 酉 申 未 午 巳 辰 卯
주안점: 종재격의 사주
庚金 일주가 맹춘인 寅월에 출셍하였는데, 지지에 재성인 寅木이 모두 깔려 있으므로 종재를 할 수밖에 없는 사주이며, 시의 천간에 있는 戊土가 비록 金을 생하는 기능을 지녔다고는 하나 왕성한 목기에 의해서 극을 당하고 있기 때문에 있어도 없는 것과 같은 내용으로 되어 있는 것이 이 사주의 내용이다. 그런 중에 두 개의 壬水가 천간에 자리를 잡고 있으면서 일주인 庚金의 기를 설하여 木을 생하고 있음으로써 수기를 유행시키고 있는 것 또한 좋은 내용 중의 하나이다. 게다가 당주의 운행까지 동남의 목화지지(木火之地)로 깔리게 되어 생화불패(生化不孛)로 영달의 기틀은 만들어놓고 있어서 흠잡을 곳 하나 없는 좋은 내용의 사주이다. 그런 팔자의 덕으로 당주가 일찍이 과갑(科甲)에 올라 그의 벼슬이 궁중의 고위직에까지 오르게 되었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166조>
乙 壬 庚 丙
巳 午 寅 寅
戊 丁 丙 乙 甲 癸 壬 辛
戌 酉 申 未 午 巳 辰 卯
주안점: 운행으로 본 당주의 흥.체(興.滯)
壬水 일주가 맹춘인 寅월에 출생하여 木이 당령(當令)을 하였고, 火가 봉생(逢生)을 하였으므로 월간에 있는 일점 庚金이 임절(臨絶)을 한 데다 연간의 丙火가 극금(剋金)을 하고 있으므로 종재(從財)를 해야할 사주이다. 그런 중에 수생목, 목생화로 丙火 용신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수기(秀氣)가 유행되고 있으므로 좋은 사주가 되었다. 운행이 木火운으로 흐르는 동안 당주가 입신출세를 하였으나 申대운에 다다르자 사주의 체용을 상하게 하는 운이 되어 불록(不祿)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이상의 내용으로 미루어 보건대 종재격(從財格)의 사주에는 반드시 식상(食傷)이 들어 있어서 수기를 유행시켜 주어야 하는데, 사주의 구조가 그런 식으로 짜여진다고 하면 사람마다 현달하지 못할 사람이 없을 것임은 물론 전 생애를 통하여 흉재(凶災)를 당하지 않는 일생을 살아가게 될 것임이 틀림이 없다. 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운행에서 비겁(比劫)의 운을 만나게 되면 당주가 서 있는 자리에서 흉재를 만나게 되는 것이 또한 어길 수 없는 오행의 법칙으로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단 사주의 원국(原局)에 식상이 들어 있을 때는 운행에서 비록 비겁의 운을 만나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당주의 운이 더욱 발전하게 되는데,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까닭은 비겁이 식상을 생하고, 식상이 다시 재성(財星)을 생함으로써 상생유통이 되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다. 한편 사주의 내용이 수기가 유행하는 형태로 명조가 짜여진다는 것은 당주의 두뇌가 발달하여 총명한 사람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학문을 이루어 성공의 길로 나아갈 수가 있는 것이지만, 그렇지 못하게 되면 욕심만 많은 완물(頑物)이 되어 부모에게 불효하고, 형제간에게는 매정한 인간이 될 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에게는 작폐(作弊)만 끼치는 파락호가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한다.
<167조>
乙 甲 乙 癸
亥 寅 卯 卯
丁 戊 己 庚 辛 壬 癸 甲
未 申 酉 戌 亥 子 丑 寅
주안점: 종강격(從强格)의 사주
甲木 일주가 중춘에 출생하여 지지에 두 개의 卯와 1寅이 있고, 亥水의 생과 시간의 乙木으로부터 방부(幇扶)를 받고 있으므로 왕한 상태가 극에 달하고 있는 사주이다. 때문에 甲木 일주가 극왕(極旺)한 木의 기운을 따라가야 하는 종왕격(從旺格)의 사주가 되었다. 초운이었던 甲운에서부터 훌륭한 가문에서 복락(福樂)을 누리면서 성장을 하였고, 癸丑과 壬子 대운 역시 북방의 水운에 해당하기 때문에 발갑(發甲)으로 등과(登科)를 하였으며, 壬子 대운으로 들어와서는 인성(印星)이 조림(照臨)하는 운이 되어 당주의 관도(官途)가 득달하는 세월을 보내게 되었다. 辛亥 대운의 천간에서 사주의 체용하고 상반이 되는 金의 운이 들어오기는 하였으나 金이 뿌리를 내릴 수 없는 수왕지지(水旺之地)가 됨으로써 아무런 고통을 느끼지 못하며 지내게 되어 그의 환해(宦海)가 황당(皇堂)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러나 당주의 나이 50대인 庚戌대운의 土金운이 들어오자 주중에 있는 왕신(旺神)인 木의 기운을 격노하게 함으로써 국법에 의한 화를 입었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168조>
甲 丙 甲 丙
午 午 午 午
壬 辛 庚 己 戊 丁 丙 乙
寅 丑 子 亥 戌 酉 申 未
종강격(從强格)과 왕신(旺神)의 격노(激怒)
丙火 일주가 5월에 출생하여 지지에 양인(陽刃)만이 자리를 잡고 있는 데다 시간에 甲木까지 투출하였기 때문에 주중에 있는 화기가 너무 강하여 모든 것을 태워버릴 듯한 기세를 띄고 있는 사주이다. 가순이불가역(可順而不可逆)이라는 내용이 다른 어떤 사주보다도 요구되는 명조가 이 사주라는 것을 알 수가 있게 하고 있다. 초운이었던 乙未 대운에서 반수(冸水=명문 세가의 자제들이 공부하는 곳)에 들어가게 가게 되었고, 丙운에서 발갑(發甲)으로 등과를 하게 되었다. 그러나 申대운으로 들어서자 질병으로 고통을 겪었으며, 丁운에서 모든 고통이 사라지게 됨으로써 戊戌과 己巳에 의한 火의 운으로 들어오는 행운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가 있었다. 하지만 당주의 나이 50대의 운인 亥운이 들어오자 왕신의 기를 범하게 되어 군문(軍門)에서 처형당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169조>
丁 庚 癸 癸
亥 申 亥 酉
乙 丙 丁 戊 己 庚 辛 壬
卯 辰 巳 午 未 申 酉 戌
주안점: 종왕격과 촉노기성(觸怒其性)
庚金 일주가 맹동에 출생하였는데, 水세가 당권을 한 데다 일주 역시 지지의 申酉의 金에다 녹왕(祿旺)이 되어 있기 때문에 종왕격(주)의 사주이다. 시간에 관성인 丁火가 있기는 하나 근이 없어 쓸모가 없는 관이므로 金水의 기가 이인동심(二人同心)으로 되어 있는 것이 이 사주에서 오히려 병신(病神)으로만 작용을 하고 있는 존재가 되었다. 초 년운이었던 壬戌 대운을 지나는 동안 처음에는 사주의 병인 丁火를 극거(剋去)하게 됨으로써 희희낙락한 삶을 누릴 수가 있었으나 戌土의 자리를 지날 때는 수세(水勢)에 역기성(逆其性)하는 것이 되어 집안에 상고(喪故)가 중중하였다. 그러나 그 고통의 세월을 보내고 辛酉와 庚申대운을 맞이하자 과갑출신(科甲出身)이 되어 금당(金堂=궁궐)에다 발을 들여놓는 몸이 되었다. 하지만 그것도 당주에게는 일장춘몽이 되고 말았는데, 그것은 곧 이어서 사주의 기운을 격노케 하는 己未대운이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그런 연고로 파직을 당하여 고향으로 돌아와서 지내다가 戊午 대운에서 세상을 하직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주). 종왕격--주중에 비겁이 왕하여 태왕해진 사주는 종강격의 사주이고, 인성이 왕하여 기가 태왕해진 사주는 종왕격의 사주이다. 그러니까 종강격의 사주와 종왕격의 사주를 구분 짓는 기준은 주중에 비겁이 왕한 사주이냐 아니면 인성이 왕한 사주이냐 하는 것을 기준으로 한다는 것을 알아주기 바란다.
<170조>
甲 癸 壬 丙
寅 巳 辰 戌
庚 己 戊 丁 丙 乙 甲 癸
子 亥 戌 酉 申 未 午 巳
주안점: 약지극자불가익(弱之極者不可益)
계춘인 3월에 출생한 癸水 일주가 주중에서 재성과 관성과 상관을 만난 사주인데, 그
세 가지의 기운이 모두 왕성한 사주이다. 그런데 일주의 인성인 庚辛의 金들은 巳火의 암장과 戌土의 암장 속에 엎드려 있기 때문에 쓸모가 없는 것이 되어버렸고, 일주 또한 휴수가 되어 무근하므로 관성의 기세를 따라야하는 종관격의 사주가 되었다. 그런데 마침 일주의 좌하(坐下)에 재성인 巳火가 있기 때문에 시지에 있는 상관인 寅木의 기운을 巳火 쪽으로 끌어들일 수가 있어서 좋아진 사주이다. 甲午대운에 이르자 지지에서 火국이 이루어짐으로써 생관(生官)을 하게 되어 운정직상(雲程直上)으로 출사(出仕)를 하게 되었고, 丙申과 丁酉의 대운에서 약간의 정체가 있기는 하였으나 丙丁의 火가 개두(蓋頭)를 한 덕으로 사로(仕路)가 평탄하였으며, 대운이 戊戌로 바뀌고 나서는 본격적인 용신의 운이 되어 당주의 벼슬이 방백(方伯)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러나 亥대운을 맞이하고 나서는 亥水가 방신(幇身)을 하고, 巳火를 충극하는 바람에 불록하고 말았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이와 같은 현상이 소위 말하는 약지극자(弱之極者=극도로 쇠약한 자는)는 불가익(不可益=도와보아야 아무런 소용이 없다)에 해당하는 내용인 것이다.
<171조>
丙 丙 乙 癸
申 申 丑 酉
丁 戊 己 庚 辛 壬 癸 甲
巳 午 未 申 酉 戌 亥 子
주안점: 종관격의 사주
丙火 일주가 丑시에 출생하여 지지에서 세 개의 金을 만났으므로 쇠약하기가 이를 데 없는 사주이다. 월간에 인성인 乙木이 있다고 하나 조고(凋姑)하여 무근하므로 쓸모가 없는 인성일 뿐이고, 관성인 癸水가 재성인 酉金 위에 얹혀 있으면서 생을 받고 있는 데다 상관인 丑土가 酉金과 합을 하여 金국을 형성하고 있으므로 金水의 기운이 엄청나게 강한 명조로서 종관격(주)이 된 사주이다. 癸亥운에서 입반(入泮)하여 등과를 하였고, 辛酉와 庚申 운에서 거인(去印)에 생관을 하게 됨으로써 현령(縣令)이 되었다가 주목(州牧)으로 승진이 되었으며, 환해(宦海)가 풍후(豊厚)하였다. 그러나 남방의 조토(燥土)의 운인 己未 대운이 들어오자 용신인 癸水가 상하고, 불필요한 겁재의 기를 상승시키는 것이 되어 불록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주). ‘종관격이 된 사주이다’--주중에 재성의 기가 왕한데 종을 할 바이면 종재를 하여야지 어째서 癸水를 따라가는 종관격이 되느냐는 의문을 갖기가 쉽다. 하지만 사주의 지지에 있는 金의 기가 아무리 왕하더라도 결과적으로는 그 모든 金의 기운들이 천간의 癸水에게로 몰리게 된다는 이치를 깨달아주기 바란다. 앞에서도 거론하였듯이 모든 사주에서 격을 잡을 때는 천간으로 투출한 오행을 우선 순위로 잡는다는 점도 다시 한번 명심하여 주기 바란다.
2. 종화(從化=化格)
종화, 즉 화격이란 甲木이 己土와 합을 하여 土로 변화를 일으켜서 격을 이루게 되는 경우와, 乙木이 庚金과 합을 하여 金으로 변화를 일으킨 다음에 격을 이루게 되는 경우와, 丙火가 辛金과 합을 하여 水로 변화를 일으킨 다음에 격을 이루는 경우와, 丁火가 壬水와 합을 하여 木으로 변화를 일으킨 다음에 격을 이루는 경우와, 戊土가 癸水와 합을 하여 火로 변화를 일으킨 다음에 격을 이루게 되는 등 다섯 가지의 경우의 사주들을 이르는 말이다.
명리학을 비롯하여 역리에서 합화오행(合化五行)이 생겨나게 되는 원리에 대한 내용을 밝혀놓은 것은 자연에 대한 모든 이치를 규명해 놓았다고 하는 황제내경(黃帝內經)이 있으나 거기에 들어 있는 내용을 설명하기에는 너무나 번잡하므로 여기서는 화격으로 빚어지는 실 명조를 예로 들어 보이는 것으로 학습의 내용을 대신하도록 하겠다.
<172조>
己 甲 甲 乙
巳 辰 申 丑
丙 丁 戊 己 庚 辛 壬 癸
子 丑 寅 卯 辰 巳 午 未
주안점: 甲.己合에 의한 화격의 사주
이 사주는 연월의 양간에 甲乙木이 투출하여 있으나 때가 금왕지절(金旺之節)인 7월인 데다 득시(得時)에 당령(當令)을 한 申金이 용사(用事)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일주인 甲木의 기가 약하여 힘을 쓸 수가 없는 사주가 되었다. 그런데 시간에 있는 己土는 巳火로부터 생을 받고 있고, 辰丑의 土에다 뿌리를 박고 있어서 유근(有根)에 유기(有氣)한 土가 되었다. 그러므로 자력으로는 견딜 수가 없는 일주인 甲木이 기꺼이 己土와 합을 하여 화토격(化土格)이 된 사주이다. 단 이 사주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추금(秋金)이 당령하였기 때문에 합신(合神)인 土의 기운이 지나치게 설기가 되고 있다는 점인데, 마침 운행이 巳午未에 의한 남방의 火운으로 자리를 잡고 있어서 그 부족분을 채워주고 있는 것이 좋은 내용이라 할 수 있는 사주이다. 당주의 운행이 午대운에 이르렀을 때 조기용신(助起用神)을 하는 운이 되어 향방(鄕榜)에서 발돋움을 하였고, 辛巳 대운에 이르렀을 때 土金이 병왕(幷旺)하게 되어 발갑(發甲)으로 등과를 하여 한원(翰苑)에 몸을 담았다가 승승장구로 영전을 거듭한 끝에 번얼(藩臬=제후의 반열)에 올랐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화격의 경우 합을 하는 두 개의 천간 중 양쪽이 다 근기(根氣)를 가지고 있을 때는 화격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하여 주기 바란다. 겉으로는 합의 형태가 되어 있을지라도 합을 하는 오행 모두에게 근기가 있어 합이 되지 않을 때를 일컬어 ‘합이불화(合而不化=합의 형태를 취하고 있더라도 기는 합이 되지 않는다’라고 한다는 것과 함께 단순한 기반(羈絆)일 뿐이라고 한 앞의 설명도 상기하여 주기 바란다.
<173조>
己 甲 壬 戊
巳 辰 戌 辰
庚 己 戊 丁 丙 乙 甲 癸
午 巳 辰 卯 寅 丑 子 亥
주안점: 화신과 운행
甲木 일주가 계춘인 辰월에 출생하여 퇴기가 되고 있는 중에 土기가 승권(乘權)하여 일주의 인성인 壬水를 극거시키고 있고, 주중에 비겁마저 없으므로 고립무원한 甲木 일주가 시간의 己土와 합을 하여 土로 변화를 일으킨 화격의 사주이다. 따라서 화토격(化土格)인 이 사주에 화신인 土의 기운이 왕하고 실하여 화격의 사주로서는 대단히 좋다고 할 수 있는 사주이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이 사주의 운행이 동북의 수목지지(水木之地)로 깔려 있는 바람에 당주가 이룰 수 있는 공명과 사로(仕路)가 앞의 사주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안타까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 까닭으로 당주의 나이 20세가 넘은 뒤인 丑대운을 맞이하고서야 지지에서 巳(酉)丑에 의한 金국이 이루어짐으로써 화신이 토수(吐秀)를 하게 되어 향시를 통과하게 되었고, 戊戌 대운에서 발갑의 과정을 거친 다음 주목(州牧)이 되었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174조>
甲 壬 丁 己
辰 午 卯 卯
己 庚 辛 壬 癸 甲 乙 丙
未 申 酉 戌 亥 子 丑 寅
주안점: 화신과 운행
壬水 일주가 중춘에 출생하여 주중에 木기가 왕하므로 丁壬合木에 의한 화격의 사주이다. 그런데 시간에 木의 원신인 甲木이 투로(透露)하여 있으므로 화신이 강력한 기세를 띄게 되어 오히려 그 강한 木의 기운을 설기시켜야하는 점이 요구되는 사주이다. 다행하게도 일주의 좌하에 午火가 있어서 화신의 기를 설하고 있고, 그 午火의 기는 다시 辰土를 생함으로써 활달하게 수기가 유행되고 있어서 명조의 내용이 대단히 좋은 사주이다. 그와 같은 사주의 덕으로 소년의 나이로 등과를 하였으며, 자신의 이름을 한원에 빛내었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중년운이 수왕지지(水旺之地)로 흐르기 때문에 크게 영달을 하지 못하고 단지 현재(縣宰)의 위치에서 머물렀을 뿐이라고 하니 그 또한 운행의 중요성을 말해주는 내용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하고 있다.
<175조>
癸 壬 壬 己
卯 午 卯 卯
丙 乙 甲 癸 壬 辛 庚 己
午 巳 辰 卯 寅 丑 子 亥
주안점: 화상(化象)과 기신(忌神)
이 사주는 앞의 사주보다 단지 천간의 내용이 다를 뿐 진화상(眞化象)의 사주라는 점에서는 다를 것이 없는 사주이다. 그뿐 아니라 화신의 기가 유여(有餘)한 것도 앞의 사주와 동일하다. 그러나 이 사주에는 시간에 비겁이 투출하고 있으면서 쟁재(爭財)를 하고 있는 점이 좋지 않은 내용이다. 연간에 비록 己土가 있다고는 하나 그 자신이 주중에 있는 왕한 木의 기운에게 극파를 당하고 있기 때문에 일주의 비겁을 제거시킨다는 것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까닭으로 일주의 좌하에 있는 午火의 기가 유통이 될 수가 없게 되었고, 오히려 가만히 앉아 있는 자리에서 이 사주의 탈표지객(奪摽之客=도둑)인 비겁에게 극파를 당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때문에 화상으로서의 좋은 사주임에도 불구하고 겨우 향시만을 거친 다음에 환도에는 발을 들여놓는 것조차 못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176조>
壬 癸 戊 丙
戌 巳 戌 戌
丙 乙 甲 癸 壬 辛 庚 己
午 巳 辰 卯 寅 丑 子 亥
주안점: 기신의 폐단
癸水 일주가 戌월에 출생하였는데, 연간에 丙火가 투출하여 강하게 통근(通根)을 하고 있고, 戊癸가 합을 하였으므로 진화상의 사주이다. 그런데 일주의 비겁인 壬癸水가 연월 양간에 솟아 있으면서 丙火를 극파하고 있는 것이 언짢은 내용으로 되어 있다. 그런 까닭으로 당주가 향시만을 거친 뒤에 굴신(屈伸)을 하지 못한 채 지내다가 卯운에 이르러서야 壬水가 절지(絶地)에 처하게 됨으로써 지현(知縣)으로 도약을 할 수가 있었으나 더 이상은 발전하지를 못하였는데, 그 원인은 원국(原局)에서 겁재인 壬水가 탈재(奪財)를 하는 영향이 컸기 때문이었다.
*위의 설명 중에 ‘종상’이니 ‘화상’이니 하는 말들이 섞여서 사용되었다. 그러나 ‘종상’이라는 말이나 ‘화상’이라는 말이 같은 뜻이므로 의아스럽게 여기지 말기 바란다.
인간이 정신적인 삶을 살아가게 될 때를 가리켜 도(道)라 하고, 육신이 살아가는 삶의 내용을 일컬어 도(途)라 하고 있다. 그것을 좀더 유식한 말로 표현하면 형이상학적인 삶의 내용이 도(道)인 것이고, 형이하학적인 삶의 내용이 (途)에 해당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명리의 내용 속에서도 그러한 차이가 나타나고 있는데, 사주의 원국이 좋고, 그 운행까지 좋은 사람은 입신양명을 하면서 도(道)의 인생을 살아갈 수가 있는 것이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기껏 해보아야 도(途)의 인생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명학으로 볼 수 있는 인간의 운명인 것으로 되어 있다. 단 한 가지 공통되는 것은 정격(正格)이나 변격(變格)을 막론하고 사주의 짜임새(운행을 포함하여)가 어떻게 되어 있느냐가 중요할 뿐 정격과 변격의 사주이기 때문에 행불행에 대한 우열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배우는 사람들로서는 다시 한번 음미해 보아야 할 내용이 아닌가 한다.
3. 가종격(假從格)
참으로 복잡다단한 것이 명리의 격국(格局)이다. 오행의 억부법(抑扶法)에 의해서 살펴야하는 정격의 내용만으로도 그 유형이 적지 않은데, 변격의 내용에 들어와서도 그 가짓수가 이렇게 많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명리를 배우고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부득이 거쳐야 할 과정이므로 인내심을 가지고 학습에 열중해야 할 것이다. 제1편의 ‘필요한 소리’의 자리에서 ‘은근과 끈기를 가지고 노력을 해야한다’라고 강조를 한 것도 명리학의 내용이 이렇게 치밀하면서도 복잡하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이해하여 주기 바란다.
이 ‘가종격에 대해서 원전에서는 다음과 같은 말로 표현을 해놓았다.
‘진종지상유기인(眞從之象有畿人--진종격으로 된 사람의 사주가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가종역가발기신(假從亦可發其身--가종격으로 타고난 사람이라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그렇다면 어떠한 내용의 사주가 가종격에 해당하기에 그와 같은 경구를 달아가며 강조를 해놓았을까! 가종의 사주 역시 일주의 기가 근천역박(根淺力薄)할 뿐 아니라 국중(局中)에 비록 일주를 방부해 줄 수 있는 비겁이 있다 하더라도 그 자체가 허약하여 일주를 도울 수 없는 지경에 처하게 된다든지, 인성이 있기는 하더라도 재성(財星)에게 괴인(壞印)이 되어 일주에게 쓸모가 없이 된 사주를 가리켜서 이르는 말이다. 그러니까 일주가 무근에 무기한 면에서는 진종의 사주와 대동소이한 것이다. 그렇다면 진종의 사주로 취급을 하여 다루면 될 터인데 무었 때문에 굳이 ‘가종’이라는 명칭을 붙여서 내용을 복잡하게 하느냐는 의문을 느낄 수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명리학에서는 근거나 이유가 없는 내용으로 항목을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다음의 내용을 읽어주기 바란다.
즉, 가종격의 사주가 되어야하는 이유는 진종격의 사주와는 달리 주중에 비겁과 인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그 첫째 가는 이유로 잡고 있다. 다시 말하면 주중에 비겁이 있기는 하더라도 그보다 기가 더 강한 관살에게 비겁이 극파를 당한다든지, 인성이 있기는 하더라도 그보다 기가 더 강한 재성에게 괴인을 당하게 되어 일주의 용신이나 희신으로서의 작용력을 상실하였기 때문에 의지할 곳이 없는 일주가 다른 오행의 기를 따라갈 수밖에 없는 사주를 가리켜 가종격의 사주라고 한다는 말인 것이다.
또 한가지 가종격이 갖게 되는 맹랑한 조건은 비록 관살이나 재성의 기가 강하여 일주로 하여금 따라오게 하는 내용을 이루기는 하더라도 아무런 하자가 없이 관살이나 재성의 기가 강한 것이 아니라 주중에 있는 다른 요인에 의해서 그 관살이나 재성에게 흠집이 생기게 되는 문제점이 있게 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진종과 가종의 사주를 구별하기란 대단히 어렵다는 것을 알 수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사주들이 가질 수 있는 모든 격국 중에서 가종격의 사주가 등장하기란 그 빈도수가 지극히 희박하기 때문에 명리를 하는 사람들로서는 그다지 염려를 하지 않아도 무방하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가종격도 명리의 격국 속에 들어 있는 엄연한 하나의 항목이므로 그에 관한 원리만은 알아두어야 된다는 뜻에서 이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여 주기 바란다.
가종격의 사주도 일주가 따라가는 오행에 의해서 격이 달라지도록 되어 있는데, 재성의 기를 따라야할 경우는 종재격의 사주가 되는 것이고, 관성의 기를 따라야할 경우가 되면 종관격의 사주가 되는 것이며, 살성의 기를 따라야할 사주가 되면 종살격의 사주가 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니까 정격이나 종격(진.가 포함)의 사주를 가릴 것 없이 사주는 언제나 당해 명조에 들어 있는 오행의 내용과 그것들이 지니고 있는 기의 강약에서 빚어지는 상관관계를 살펴야 하고, 일주의 의향에 따라 희기를 가늠할 줄 아는 것이 명리를 바르게 다룰 수 있는 첩경이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앞에서 인용한 경구에서도 강조한 바와 같이 가종격의 사주이기 때문에 당주의 운명이 나쁜 것이 아니라 당주가 가지고 태어난 사주의 틀이 가종격이라는 것뿐이므로 격의 종류에 따라 하등시하는 일은 없어야할 것이다. 위의 경구 중에서 ‘가종지상역가발기신(假從之象亦可發其身)이라는 구절이 그것을 대변하고 있는 내용인 것이다. 따라서 모든 사주에서 원국의 내용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운행의 내용이 중요하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아니 ‘명호불여운호(命好不如運好=팔자 좋은 것이 운 좋은 것만 못하다)라는 말을 생각하면 사람마다 타고나는 팔자의 내용보다도 운행이 더 중요하다는 데다 보다 더 큰 비중을 두어야 되지 않을까 한다.
<177조>
癸 己 乙 癸
酉 亥 卯 巳
丁 戊 己 庚 辛 壬 癸 甲
未 申 酉 戌 亥 子 丑 寅
주안점: 가종격의 사주
주중에 있는 재살의 기가 극왕하기 때문에 일주인 己土의 기세가 지극히 허탈한 사주이다. 연지에 비록 인성인 巳火가 있기는 하지만, 일지의 亥水로부터 충극을 당하여 파괴가 되었으므로 의지할 곳 없는 己土 일주가 자신의 오행이었던 土의 성분을 버리고, 주중의 강신인 木의 기운을 따라야하는 종살격의 사주가 되었다. 그러나 사주의 용신에 해당하는 乙木의 뿌리인 卯木이 시지의 酉金으로부터 충파가 되고 있는 것은 못마땅한 점이며, 그 酉金이 연지의 巳火와 합을 하여 金국을 이루고 있는 점도 좋지가 않은 내용 중의 하나이다. 이 사주가 재관의 기세를 따라야할 종격의 사주임에도 불구하고 진종이 아닌 가종격의 사주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도 바로 관성인 卯木에게 흠집이 생겼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주기 바란다. 당주의 출신이 본래는 한미(寒微)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굴기가성(屈起家聲=힘차게 도약하다)으로 학궁에 입학하여 壬子 대운에서 과갑에 올랐으며, 방백의 직책을 거친 뒤에 환해무파(宦海無波)로 연속적인 승진을 하다가 급기야는 황궁의 내직에서 여생을 마쳤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178조>
壬 丙 壬 丁
辰 申 寅 丑
甲 乙 丙 丁 戊 己 庚 辛
午 未 申 酉 戌 亥 子 丑
주안점: 가종격의 사주
丙火 일주가 춘초인 寅월에 출생하였기 때문에 火의 기운은 허하고, 木의 기운은 연약한 사주이다. 게다가 연약한 木의 기운이 申金에게 충파까지 되고 있어서 뿌리 째 근절되는 지경에 이르렀고, 반대로 申金은 辰丑土의 생부를 받고 있어서 그 세력이 대단히 웅장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므로 이 사주는 가종살격의 사주이며, 재성을 용신으로 해야할 사주이다. 특히 이 사주에서 좋은 것은 연지에 있는 丑土가 회화생금(晦火生金(주)을 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가 있는데, 그런 사주의 덕으로 당주가 일찍이 관도에 나아가 벼슬이 관찰사에 이르렀고, 土金의 대운을 지나는 동안 계속되는 영달의 생애만을 보내면서 살았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주). 회화생금--모두가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습토에는 辰土와 丑土가 있다. 그 중에서 화기를 빨아들이는 힘이 辰土보다 丑土가 더 강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그 이유는 辰土는 3월의 土이지만, 丑土는 12월의 土이기 때문에 그와 같은 차이가 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여 주기 바란다.
*주중에 金의 기운이 강하여 재성을 용신으로 함에도 불구하고 이 사주가 종살격이 되는 것은 일주의 살성인 壬水가 천간에 투출하였기 때문이고, 가종격이 되는 것은 寅申이 충을 하여 결국 寅木이 충파되기는 하였으나 申의 암장에 들어 있는 壬水도 寅中의 암장신(暗藏神)인 戊土에게 손상을 입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주기 바란다.
<179조>
癸 戊 己 乙
亥 辰 卯 卯
辛 壬 癸 甲 乙 丙 丁 戊
未 申 酉 戌 亥 子 丑 寅
주안점: 종관격의 사주
戊土 일주가 중춘에 출생하였으므로 木의 기운이 당권한 사주이다. 게다가 당주가 출생한 시가 亥시이고, 일주의 좌하에 습토인 辰土가 있기 때문에 木의 기세만이 강해질 뿐 토성인 일주를 생하여 주는 기운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사주이다. 일주가 무근 무기하면 종을 해야 된다는 원리에 따라 종관격이 된 명조가 이 사주이다. 丙子와 乙亥 대운에서 계속적으로 승진하게 되었고, 당주의 지위가 봉강(태수)에까지 올랐으나 癸酉대운에 당도하자 용신을 충극하는 운이 되어 낙직을 한 뒤에 불록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180조>
癸 戊 己 乙
卯 未 卯 亥
辛 壬 癸 甲 乙 丙 丁 戊
未 申 酉 戌 亥 子 丑 寅
주안점: 종재격의 사주
이 사주는 앞의 사주보다 연지의 亥자 하나가 다를 뿐이다. 그리고 앞의 사주는 乙木 일주가 녹지(祿地)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당주의 사판(仕版)이 연등할 수가 있었던 것이지만, 이 사주는 관살이 혼잡(주1)되었기 때문에 당주가 귀하게 되는 것과는 인연이 없는 사주가 되었다. 그러나 亥卯未로 삼합 木국을 이룸으로써 지지에서 살국(殺局(주2)을 이루게 되어 당주가 벼슬로서는 입신양명을 못하더라도 부는 누릴 수 있는 종재격의 사주가 되었다. 하지만 정작 재성이 상승 기류를 타는 丙子 대운에서는 제대로 기를 펼 수가 없었는데, 그렇게 되었던 까닭은 운에서 들어온 子水와 원국에 있는 卯木이 자형(自刑)을 이루는 운이었기 때문이었다. 앞의 사주에도 子卯의 刑이 없지는 않았으나 전조(前造)의 원국에는 두 개의 卯木이 들어 있기 때문에 운에서 들어오는 하나의 子水가 형을 일으킬 수가 없었던 것이지만, 이 사주의 원국에 있는 卯木이 하나 뿐이기 때문에 형을 일으키게 되었던 것이라고 이해하여야 될 것이다. 하지만 그 丙子대운이 지나가고 乙亥대운이 들어오자 점입가경으로 당주의 재력이 커지기 시작하였으며, 甲戌대운에 이르러서는 성중(省中)에서 제일 가는 갑부로서 이름을 날리게 되었다. 당주의 나이 6십대인 癸酉운이 들어오자 연간의 己土가 재성인 癸水를 극하고, 지지에서 卯酉충이 됨으로써 종재격이 파격이 되어 재물이 깨지는 등 온갖 화가 몰려닥쳐서 고통을 겪게 되었다. 앞의 사주의 원국에는 두 개의 卯木이 들어 있었기 때문에 운에서 卯酉충이 들어오더라도 문제가 없던 것이지만, 이 사주의 경우는 하나밖에 없는 卯木이 충을 만난 데다 월령에 있는 卯木에게 긴충(緊沖=가까이에서 일어나는 충)이 됨으로써 화를 모면할 수가 없었던 것이 이 사주의 내용인 것이다.
(주1). 관살혼잡--亥水의 암장에 甲木이 들어 있기 때문에 관살이 혼잡이다.
(주2). 살국--천간에서와 마찬가지로 지지에서의 합에 의한 화오행도 양화(陽化)로 보도록 되어 있다. 그러므로 이 사주에서의 경우도 亥卯未가 합을 하게 되면 그로 인한 화오행도 양목(陽木)으로 보아야 하는 것이며, 戊土인 일주에게는 살국이 되는 것이다.
*이 사주가 종재격인 까닭--주중에 두 개 亥水가 있는 데다 癸水가 시간에 투출하여 있고, 일지의 辰中에도 癸水가 들어 있어서 재성이 왕하기 때문이다.
<181조>
乙 壬 辛 己
巳 午 未 卯
癸 甲 乙 丙 丁 戊 己 庚
亥 子 丑 寅 卯 辰 巳 午
주안점: 가종관격의 사주
壬水 일주가 계하에 출생하여 지지에 巳午未의 남방 火국이 있으므로 종재의 사주이기는 하나 월지가 관성인 관계로 그 未土 관성을 용신으로 해야할 사주이다. 시간에 있는 乙木 상관이 연지의 卯木에다 근을 두고 있기는 하지만, 지지에서 巳午未의 火국이 이루어진 관계로 상관의 기운이 재성에게 합화(合化)가 되었기 때문에 관성을 상하지 않게 하고 있는 점이 좋은 내용이다.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종관격의 사주가 되었는데, 월간에 인성인 辛金이 있으므로 가종격이 된 것이다. 당주의 신분이 단순한 생원출신에 불과하였으나 丁卯와 丙寅대운을 맞이하면서 재관을 생조하는 운이 됨으로써 직위가 득달하게 되었으며, 마침내는 봉강의 직위에까지 오르게 되었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182조>
丁 己 乙 癸
卯 未 卯 亥
丁 戊 己 庚 辛 壬 癸 甲
未 申 酉 戌 亥 子 丑 寅
주안점: 가종살격의 사주
己土 일주가 중춘에 출생하여 木이 당령한 데다 지지에 회국(會局)이 되어 있고, 시간에 있는 인성인 丁火가 연간의 癸水에게 극거가 되고 있으므로 부득이 종살을 해야할 사주이다. 하지만 사주의 내용이 그렇게 된 것이 잘 된 일이어서 당주가 과갑출신으로 그의 직위가 방백에까지 올랐던 사람의 사주이다.
이상에서 소개된 사주들은 모두가 가종격의 사주이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명조의 내용이 가종이라는 것뿐 가종격의 사주도 간지의 어울림이 좋을 경우에는 당주가 얼마든지 입신양명을 할 수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4. 가화격(假化格)
격국론으로서는 이제 가화격 한 가지만이 남았다. 격국론의 내용만으로도 끝없이 전개되는 것 같아서 지루한 감이 없지 않겠지만, 명리의 내용을 소상하게 알기 위해서는 부득이 거쳐야할 내용들이므로 어쩔 수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서 다룰 가화격의 사주들도 당사자가 타고난 사주의 구조에 따라 구분되는 하나의 유형일 뿐 다른 정격이나 변격과 비교하여 격국에 우열이 있다거나 가화격의 사주에 해당하는 당사자의 생애에서 누릴 수 있는 행불행에 차등이 있기 때문에 구분되는 유형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여 주기 바란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가화격에 해당되는 사주일지라도 당해 사주를 구성하고 있는 간지의 오행들이 균정(均停)하게만 이루어진 사주라면 가화격의 주인도 얼마든지 입신양명을 할 수가 있는 것이며, 그들이 누릴 수 있는 영화의 규모도 어느 정격의 사주 못지 않게 우람할 수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단 한 가지 가화격에 해당되는 사람 중에는 이성고아(異姓孤兒)의 출신이 많다는 것이 하나의 특징으로 등장하고 있는데, 그것은 가화격이라는 말 자체의 뜻이 ‘본질이 변한 것이 아니라 부득이 외형만을 바꿀 수밖에 없다’라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한편 가화격의 사주 역시 그 명국(命局)의 상(象)에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일주의 기가 고약(孤弱)하여 다른 오행의 기에게 동화되어 따라가야 하는 것이 가화격의 사주이기는 하지만, 따라가야 하는 저쪽의 기가 유여한 터에 일주가 타고난 본래의 오행에게 근묘(根苗)가 있어서 화신(化神)으로서는 부진(不眞)의 상태에 처해지는 사주가 있는가 하면 일주의 기가 무근한 터에 화신의 기운마저 부족한 사주가 있고, 일주가 무기하여 다른 오행과 동화를 할 수밖에 없는데, 주중에 비겁이 있다든지, 인성이 있어서 방부를 하고 있는 통에 일주의 입장을 어정쩡하게 한다든지, 기왕에 동화를 할 수밖에 없는 형편인데, 주중에 있는 한신(閑神)이 화신(化神)을 상하게 하여 사주의 내용을 불미스럽게 만드는 것 등의 다양성을 지니게 하는 경우가 있다.
때문에 가화격의 사주에서는 하자가 없이 진화(眞化)의 구조를 이룬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므로 명학(命學)을 하는 사람들은 다른 어떤 격의 사주보다도 세심한 주의력을 가지고 가화격의 사주를 살펴야한다.
예를 들어 甲己가 합이 되어 있는 사주의 일주가 丑戌월에 출생을 하여 동화가 된 오행인 土의 기가 진화(眞化)가 되게 되면 근기가 고약한 일주로서는 동화가 되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는 형편이 되기는 하지만, 가을이나 겨울철의 土는 기가 닫혀지는 상태에 처하게 될 것이고. 또 그 丑戌土의 암장 속에 辛金이 들어 있어서 가뜩이나 연약한 화신의 기운을 더욱 약한 지경에 떨어지게 하는 상태가 될 것이다. 때문에 원국의 내용이 그러한 상태가 될 때에는 반드시 운행에서 火의 운을 만나 그 한습(寒濕)한 기운을 제거시킬 수 있어야만 당주의 운이 좋아질 것이고, 辰未월에 출생한 일주의 기가 무기하여 동화가 되어야할 사주라면 辰土 속에는 木의 여기인 乙木이 들어 있고, 未土 속에 역시 木의 중기인 乙木이 들어 있으므로 일주의 기가 전무하다고 할 수가 없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辰土 속에는 木의 인성인 癸水까지 들어 있기 때문에 木의 일주가 어느 정도는 생기를 받은 것이 될 것이어서 언뜻 보기에는 일주에게 근기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기가 쉽다. 하지만 춘하의 土는 그 기가 열리는 때이어서 일주의 기가 심하게 설기될 것이므로 반드시 운행에서 土金의 운을 만나 일주에게 가해지고 있는 水木의 기운을 제거시켜서 진화(眞化)가 되도록 하여야만이 주중에서 쟁전지풍(爭財之風)이 일어나지 않게 될 것이며, 당주의 운명이 좋아지도록 되어 있다.
乙庚의 합이 있는 사주에 일주가 木인데, 여름에 출생하였다면 그 사주의 경우는 乙木인 일주가 화신인 庚金과 완전한 동화를 이루었다고 볼 수가 없는데, 그 이유는 여름철의 강한 화기가 화신인 庚金의 기운을 극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름철의 木은 설기가 심한 데다 주중에 있는 다른 土의 기운까지 조열(燥烈)한 상태에 처하게 될 것이므로 生金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지경에 처하게 될 것이다. 명국의 내용이 그러할 때는 반드시 운행에서 대화지토(帶水之土=濕土)의 운을 만나야만 설화생금(洩火生金)을 할 수가 있어서 당주의 운명이 좋아지도록 되어 있다.
사주의 구조가 위에서 설명한 사주의 내용과 같은 조건으로 되어 있는데, 일주가 겨울철에 출생하였다면 金의 기운이 지나치게 설기될 것이므로 자연히 화신으로서의 기능이 부족하게 될 것이다. 그럴 때에 다른 곳에 또 木이 있어보았자 그 木 역시 동목(凍木)이어서 납수(納水)를 하지 못할 것이고, 타주(他柱)에 土가 있어보았자 그 또한 동토(凍土)이어서 일주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사주의 내용이 그렇게 되어 있을 때는 운행에서 반드시 대화지토(帶火之土=燥土)의 운을 만나 그 한기(寒氣)를 풀어주어야만 사주가 중화를 이룰 수가 있어서 당주의 운명이 좋아질 수가 있는 것이다.
丁壬으로 합이 된 사주에 일주가 丁火일 경우 당주가 봄철에 출생하였는데, 일주가 무근하다면 그 사주의 주인은 반드시 壬水와 합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 꼭 유념해 두어야할 내용이 있는데, 丁火가 봄철에 출생하였으면 그 계절 자체만으로도 木의 기운이 있는 때가 되기 때문에 그 木으로부터 생기를 받게 되는 丁火가 쉽사리 종화(從化)를 하지 않으려는 현상이 발생하기가 쉽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사주의 원국에서 丁壬으로 합이 되는 형태가 되더라도 그럴 때는 종화격으로 보지 말고, 정격으로 다루어 억부법에 의한 희기를 다루도록 해야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비록 일주가 합을 하고 있더라도 운명의 희기를 억부법으로 다루어야할 때는 두말할 것 없이 일주의 비겁인 火운이나 인성인 木의 운을 만나야만 당주의 운명이 좋아진다는 기준을 잡아야 한다.
丙申이 합을 하는 사주에 일주가 火인데, 겨울에 출생하였을 경우 그 사주에는 金水의 기운만이 가득한 상태가 될 것이므로 火의 오행인 일주로서는 壬水와 합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될 것이다. 그럴 때에 주중에 土가 있게 되면 화신인 水의 기운이 손상을 입게 될 것이므로 좋지가 않다. 따라서 그러한 내용을 가리켜 불청(不淸)하다고 하는 것인데, 사주의 내용이 그러할 때는 운행에서 金의 운을 만나야만 토생금에 금생수가 되어 사주의 기가 유행하게 될 것이므로 화신이 진신이 되어 당주의 운명이 좋아질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화격의 사주일 때는 언제나 화신에 대한 진가(眞假)를 가려서 희기를 논하고 당주의 행불행을 가늠하도록 해야한다.
화신의 진가를 가린 결과 진신으로 동화가 된 사주라고 하면 당주의 생애에 명리(名利)가 쌍전하는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지만, 그와는 달리 화신이 진화가 되지 못하고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가 되면 당주가 유년시절부터 겪게 되는 고통스런 삶을 모면하지 못할 것이며, 성이 다른 집의 양자가 되거나 고아가 되어 박복한 인생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그뿐 아니라 사주의 구조가 화격이 되어야할 사주임에도 불구하고 간지의 배합이 좋지 못하여 진화를 이루지 못하는 사람은 그 인간의 됨됨이까지 좋지 못하여 당치 않은 일에서 집요하게 오기를 부리거나 교활성이 강하여 타인을 속이려 들기를 좋아하고, 언제나 심중에다 의심을 품고 있기 때문에 항상 소탐대실하는 소인배가 된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이상에서 설명한 것이 화격의 사주들에서 발견할 수 있는 내용들이므로 명리의 진수를 알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사주에 나타나는 내용 하나 하나를 소홀히 다루려 하질 말고 언제나 세심한 주의력을 가지고 심도 있게 다루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한다.
변격 중에서도 화격에 대하여 보다 상세한 설명을 가한 것은 자칫 화격의 사주인 줄을 모르고 다른 변격이나 나아가서는 정격의 사주로 오판하여 사주를 감정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하라는 뜻에서이다. 실제로 시중의 역학인들 중에는 격국이 지닌 확실한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고, 사주의 내용을 감정하는 바람에 오판과 오단을 범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는 사실을 중시해야 한다.
<183조>
己 甲 甲 己
巳 子 戌 卯
丙 丁 戊 己 庚 辛 壬 癸
寅 卯 辰 巳 午 未 申 酉
화격의 사주
천간에 두 개의 甲木과 두 개의 己土가 있으면서 서로가 甲己합으로 배합을 이루고 있는 사주이다. 그뿐 아니라 지지에도 卯戌에 의한 합이 있기 때문에 비록 생토의 기능에는 다소의 문제가 있다고 할 수가 있는 구조로 되어 있으나 화격을 이루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명조의 내용에 쟁투의 기운(주)이 없어서 좋은 사주이다. 사주의 격이 가화격의 사주이기는 하나 간지의 배합이 유정(有情)하며, 불패(不悖)의 기틀을 형성하고 있는 점이 아름답다고까지 할 수 있는 사주이다. 당주의 대운이 未운에 이르렀을 때 화격의 병이라 할 수 있는 子水를 극거함으로써 향방에 올라서게 되었고, 庚午와 己巳 대운에서는 화신을 생조하게 되어 출사를 하게 됨으로써 영달을 하였던 사람의 사주이다.
(주). ‘쟁투의 기운’--土의 기운에 동화가 되어 화격이 된 사주에 水木의 오행이 있게 되면 화신인 土의 기운과 水木의 기운간에 투쟁이 벌어지게 된다. 그런데 연지에 있는 卯木이 월지에 있는 戌土와 합을 하여 火로 변신을 하였고, 일지에 있는 子水는 왕성한 土의 기운에 의해서 암상(暗傷)이 되고 있으므로 쟁투의 기운이 없다고 한 것이다. 한편 卯戌이 합을 하여 火로 변질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토의 기운에는 다소 문제가 있으나’라고 한 것은 합이 되는 오행에게 근기가 있을 경우 완전한 합이 되지 않고, 기반이 되어버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서인데, 이 사주의 경우 卯木에게는 일지에 있는 子水가 일주의 기가 되는 것이고, 戌土에게는 연지에 있는 巳火와 함께 戌土의 암장 속에 들어 있는 丁火가 근기가 되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184조>
己 甲 丙 甲
巳 申 子 子
甲 癸 壬 辛 庚 己 戊 丁
申 未 午 巳 辰 卯 寅 丑
주안점: 화격으로서의 부조화
11월에 출생한 甲木 일주의 사주에 인성인 水가 당권한 사주이므로 마치 살인상생(殺印相生)의 구조를 이루고 있는 것처럼 되어 있는 명조이다. 하지만 조금만 더 자세히 관찰하면 일주인 甲木이 절지인 申金 위에 얹혀 있기 때문에 일주의 기가 허하기가 이를 데 없는 형국로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러므로 주중에 아무리 왕성한 인성이 있더라도 그 인성으로부터의 생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것은 마치 중병이 든 환자에게는 어떠한 명약이 있을지라도 그것을 자신의 몸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과도 같다고 할 수가 있는 현상이다. 내용이 그렇다보니 시간에 있는 己土와 흔쾌히 합을 하는 내용이 되었다. 따라서 그 자체만 가지고 보아서는 진화인 것이 확실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때가 한기가 극심한 겨울이기 때문에 화신인 土가 실령(失令)하여 무기한 사주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사세가 이럴 때는 화성(火星)으로부터 생기를 받아 그 한기를 제거시키도록 해야 하는데, 공교롭게도 왕한 水가 사령(司令)을 하고 있는 바람에 월간에 있는 丙火의 기가 허탈한 상태에 떨어지고 말았다. 그러므로 용신인 화신이 무력한 상태가 되어 결과적으로는 사주 전체가 불청(不淸)한 내용이 된 것이 이 사주의 내용이다. 그런 까닭으로 당주의 인품도 단방(短方)하지 못한 범부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였으며, 庚辰대운의 甲午년이 되어서야 극목(剋木)에 생토를 하는 운의 덕으로 겨우 향방의 관문을 통과하기는 하였으나 벼슬길에는 나가보지도 못한 채 일생을 마치었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185조>
己 甲 丁 甲
巳 戌 丑 寅
乙 甲 癸 壬 辛 庚 己 戊
酉 申 未 午 巳 辰 卯 寅
주안점: 명.운이 좋은 가화격의 사주
甲木 일주가 丑월에 출생하였는데, 己土가 통근하여 임왕(臨旺)하므로 월간의 丁火와는 상생의 관계를 이루고 있어서 사주의 내용에 쟁투(爭妬)의 기세가 없는 사주이다. 비록 가화격의 사주이기는 하나 간지의 어울림이 유정하여 불패(不悖)의 기틀을 이루고 있어서 좋은 사주이다. 대운이 庚辰에 이르자 과갑(科甲)으로 출사의 길에 나서게 되었으며, 辛巳와 壬午의 남방운을 지나는 동안에 화신을 생조하는 운에 되어 당주의 벼슬이 승상위에까지 오르게 되었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186조>
戊 癸 辛 甲
午 亥 未 寅
己 戊 丁 丙 乙 甲 癸 壬
卯 寅 丑 子 亥 戌 酉 申
주안점: 진화격의 사주
癸亥 일주가 계하에 출생하였는데, 주중에 木火가 병왕하므로 월간에 있는 辛金 인성이 무기하여 일주인 癸水를 생할 수가 없는 사주이다. 일주가 비록 왕지인 亥水에 실려 있다고는 하나 주중에 있는 火土의 기세가 너무 강하여 기를 펼 수가 없는 형국인 데다 시간의 戊土와 합이 되고 있으므로 합신의 기가 강하여 진화의 내용을 이루게 되었다. 초운이었던 壬申과 癸酉 대운에서는 金水의 기가 왕하여 고통스러움을 감당할 수가 없었으나 甲戌 대운으로 들어서자 지지에서 寅午戌로 화국을 이루게 되어 기회를 잡아 많은 돈을 벌었다. 그 뒤를 이어서 들어온 乙亥대운에서는 寅亥가 합목을 이룸으로써 일주의 기기 설기되게 되어 이로출신(異路出身=科擧出身이 아닌)으로 이름을 얻게 되었고, 재백도 풍영(豊盈)하게 되었다. 그러나 丙子대운을 맞이하자 관직에서 잘못을 저지른 다음 물러났다가 세운(歲運)이 壬子년에 불록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187조>
辛 壬 丁 甲
亥 辰 卯 辰
乙 甲 癸 壬 辛 庚 己 戊
亥 戌 酉 申 未 午 巳 辰
주안점: 화격과 용인격에 대한 확실한 식별
壬水 일주가 시지의 亥水에 건록이 되어 있으나 출생한 시기가 목왕지절(木旺之節)인 중춘이고, 주중에 있는 木의 기운이 강하며, 연간에 木의 원신인 甲木이 투출한 데다 시간에 있는 辛金이 임절하였으므로 월간의 丁火와 합을 하여 화목(化木)이 된 사주이다. 그렇기 때문에 월간의 丁火가 손상이 되지 않고 시간의 辛金을 극거시킬 수 있는 것이 좋은 내용이다. 그런 까닭으로 시지에 있는 亥水가 일주인 壬水의 녹지가 아니라 甲木의 장생지(長生地)로서만 역할을 하게 되어 있는 점도 좋은 내용이 되고 있다. 대운이 남방의 火운을 달리는 동안에 모든 것이 여유로웠으며, 깊은 학문까지 성취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壬申과 癸酉의 金水운이 들어오자 파국이 되는 바람에 출사를 하지 못하였을 뿐 아니라 갖가지의 형상파모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많은 고통을 겪었다고 하는데, 원래 화국(化局)의 사주가 파국의 운을 만나게 되면 그로 인한 화가 엄청나게 큰 것으로 되어 있다.
여기의 이 화격의 사주에 대한 설명을 마치면서 한 가지 여러분들에게 당부를 해두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화격의 사주인 경우 자칫 신약(身弱)에 용인(用印)을 해야할 사주로 오판을 하기가 쉬울 것이므로 그 점에 대하여 각별한 주의를 하여 달라는 부탁의 말씀이다.
첨언(添言)5.--쌍둥이의 사주에 대하여
이 자리에서는 쌍둥이의 사주에 대하여 설명을 하도록 하겠다.
인간의 운명이라는 것이 당사자가 타고나는 사주에 의해서 결정 지워지는 것이고, 그 사주의 본질이 기라고 한다면 같은 시기에 배태되어 같은 시기에 출생하게 되는 쌍둥이들의 운명은 같은 것이 되어야할 것이다. 따라서 쌍둥이로 태어난 그 사람들이 일생 동안 살아가면서 겪어야 하는 길흉화복이라든지, 당사자가 오래 살고 일찍 죽는 수요장단까지도 같아야만 각자가 타고나는 사주팔자가 그 사람의 운명인 동시에 그 본질이 기라는 것에 대한 해답이 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쌍둥이들 중에는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한 명은 죽어버리고 한 명만이 살아남는 경우가 있으니 각자가 타고나는 사주팔자가 곧 그 사람의 운명이라고 하는 명리의 이론에 모순 내지는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을 갖게 하고 있다. 같은 시기에 같은 어머니에게 잉태되어 같은 시각에 출생을 하였다면 그들(쌍둥이)이 타고나는 기는 동질의 것이어야 하는데, 둘 중의 하나가 죽는다는 것은 기를 논하는 명리의 이론이 맞지가 않기 때문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쌍둥이로 세상에 태어나는 사람들이라도 절대로 같은 시각에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는 일은 없다는 것을 먼저 생각하여 주기 바란다. 지금이야 개복수술(제왕절개)에 의해서 거의 같은 시각에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는 사례가 많은 세상이지만, 자연분만에 의해서 출산을 하던 과거에는 짧게는 5분에서부터 길게는 두 시간의 간격을 두고 쌍둥이들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쌍둥이로 세상에 나오기는 하더라도 그들의 운명은 다르도록 되어 있는 것이며, 그들이 출생한 이후에 누려야 하는 길흉화복이나 수요장단이 다르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운명이라는 것 자체가 기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우리는 명리학에 담겨 있는 이치에 의해서 사람들의 운명을 논하고 있고, 또 길흉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각자의 운명이 결정 지워지는 핵심적인 내용은 모체의 태반에 들어 있을 때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세상 밖으로 나오는, 곧 출생하는 시각에 의해서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같은 모체의 태내에 들어 있다가 출생을 하는 쌍둥이들이라도 누구는 수명이 길어 세상에 남게 되고, 누구는 출생하자마자 죽어버리는 차이가 생겨나도록 되어 있는 이유 역시 그들이 세상 밖으로 나올 때에 접하게 되는 기가 다른 데서 생겨나는 차이인 것이다. 그것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운명이라는 것 자체가 기인 것이므로 태반 밖으로 나오는 순간에 좋은 기를 받게 되는 생명은 수명도 길고, 살아가는 일생의 내용도 좋을 수가 있지만, 세상 밖으로 나오는 순간에 나쁜 기운과 접하게 되는 생명은 그 목숨마저도 부지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 당연한 기의 이치일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에 우리는 수많은 명조들의 설명을 보아왔고, 또 앞으로도 무수히 많은 명조들을 대하게 될 것이지만, 그 명조들을 풀이하면서 오행이 어떻고 기가 어떠니 하며 일일이 해설을 붙였던 것도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은 기를 중요시하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다는 것을 알아주기 바란다. 각자가 타고나는 기가 곧 그 사람의 운명이 되는 본질이기 때문인 것이다.
그렇다면 쌍둥이의 사주는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쌍둥이의 사주를 대할 때는 무조건 앞에 나온 사람보다 뒤에 나온 사람의 출생 시간을 간지의 시간으로 한 시간을 늦추어서 잡아야한다. 예를 들어 먼저 출생한 사람의 시간이 子시라고 하면 뒤에 출생한 사람의 시간은 丑시로 잡아야 한다는 점이다. 비록 5분간의 간격을 두고 출생한 사람들이라도 간지의 시간으로는 한 시간의 차이를 두어서 그들의 명조를 작성해야 된다는 말인 것이다. 그런 식으로 쌍둥이들의 명조를 구성하게 되면 그들의 사주 중에서 시주가 다르다는 것을 발견할 수가 있을 것이고, 그들 중에 누가 먼저 죽을 것인지에 대한 해답도 얻을 수가 있을 것이다. 쌍둥이들의 사주의 경우 간지 시간으로 한 시간의 차이를 두고 그들의 사주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 중요한 내용이므로 명심하여 주길 바란다.
다음에 다룰 ‘첨언(添言)’의 자리에서는 개복수술을 하고 세상에 나오는 아이들의 운명에 대한 내용을 설명하도록 하겠다.
제6장. 오행의 전도지리(顚倒之理)
1.순국(順局)
여기에서부터 설명하는 내용들도 넓은 의미로 보면 격국의 일종이라 하겠으나 격국으로서보다는 명조의 한 유형이라고 하는 말에 훨씬 부합되는 사주의 틀에 해당하는 것들이므로 그런 맥락에서 학습에 임하여 주길 바란다.
순국이란 사주에 등장하는 오행이 상생의 관계가 이루어지면서 하나의 틀(구조)을 이루게 되는 명조를 이르는 말인데, 그에 관한 대표적인 것으로서 종아격(從兒格)의 사주를 들 수가 있다. 즉 종아격의 사주가 되려면 일주인 오행이 생을 하는 식신이나 상관에 의해서 격을 이루게 되는 것이므로 이쪽에서 생하는 오행에 의해서 격을 이룬다는 뜻으로 종아격이라는 명칭을 붙이게 되는 것인 동시에 오행의 순리적인 관계라 하여 순국이라 일컫고 있다.
그에 관해서 원전에서의 표현은 ‘출문내지견아(出門來只見兒--일주의 오행이 종아격으로 태어났을 때는 오로지 식신, 상관을 만나야 하고)’ ‘오아성기구문여(吾兒成氣構門閭--일주의 자식인 식신 상관에게 강한 기가 형성되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사주의 월지가 식신 상관이어야 한다)’라고 기록을 해놓았다.
특히 종아격의 사주에서는 일주가 지닌 기의 강약을 가리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그렇게 되는 이유는 주중에 일주를 방부하는 비견 겁재가 있을지라도 그 비겁의 기운 역시 식신이나 상관을 생하는 쪽으로 기울어지게 될 것이므로 일주에게 무관한 것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원전에서는 또 ‘지요오아우아(只要吾兒遇兒--종아격의 사주는 식상의 자식인 재성을 만나야 된다’라고 해놓았는데, 그래야만 일주가 식상을 생하고, 식상이 다시 재성을 생하여 당주의 운명이 좋아지는 것이 될 것이기 때문이며, 그것이 또한 순국으로서의 품격을 갖추게 되기 때문에 그렇게 표현을 해놓았다.
위에서 인용한 원전의 내용 중에 ‘오아성아구문여(吾我成氣構門閭) 중 구문여(構門閭)가 의미하는 것은 사주의 월지를 지칭하는 말인데, 어느 사주에서나 월지는 그 사주에 등장하는 모든 오행의 기에 대한 강약을 대변하는 기의 본부가 되는 자리일 뿐 아니라 당해 사주의 문호로 잡고 있기 때문에 구문(‘構門)이라는 말로서 표현을 하고 있다. 즉 ‘문호를 형성하다’의 뜻에 해당하는 말이 구문여(構門閭)인 것이다. 따라서 지오아오구문여(只要吾兒構門閭)라는 말은 종아격의 경우 월지에 식상이 자리를 잡고 있으면서 문호를 형성하고 있어야만 종아격의 용신이 강력하여 사주가 좋아진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이 되는 것이다.
종아격의 명조에 ‘아우생아’, 곧 식상이 생재를 하는 구조로 사주가 짜여지게 되면 당주의 생활이 윤택하여 일을 하지 않아도 살아가기에 걱정이 없을 것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말이며, ‘아우생아’의 의미는 일주의 자식인 식상이 또 자식을 낳은 것이 되므로 일주에게는 손자, 손녀가 되는 것이어서 당주의 집안에 자손이 창성할 것이고, 진기가성振起家聲=가문의 명예를 빛내면서)으로 안락한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종아격의 사주가 주중이나 행운에서 관성을 만나게 되면 재성이 식상을 만난 것이 되는 한편 일주에게는 증손(曾孫)을 만나는 것이 될 뿐 아니라 일주인 아신(我身)을 극하게 될 것이므로 반드시 당주에게 해(기의 손상)가 돌아온다는 이치를 알아야한다.
종아격의 사주에 인성이 있게 되면 일주에게는 부모가 되는 것이지만, 식상에게는 효신(편인에 대한 별칭이다. 편인은 식신 상관을 파하는 기신이기 때문에 ‘가마귀 효’자를 사용하여 ‘효신’이라 부르고 있다)이 될 것이므로 일주의 자손인 식상에게 반드시 재앙이 미치게 된다는 것도 잊지를 말아야한다. 때문에 종아격의 사주에서 가장 꺼리는 것이 주중에 인성이 있는 것이고, 그 다음으로 꺼리는 것이 관살이 들어 있는 것이다. 종아격의 사주에 만일 관성과 인성이 있게 되면 주중에 있는 오행들에게 쟁전지풍(爭戰之風)이 일어나서 당주의 가족들에게 앙화가 있게 될 뿐 아니라 재산이 흩어지는 등 사주의 주인인 당주에게도 엄청난 흉액이 몰아닥치는 것으로 되어 있다.
<188조>
丙 癸 壬 丁
辰 卯 寅 卯
甲 乙 丙 丁 戊 己 庚 辛
午 未 辛 酉 戌 亥 子 丑
주안점: 종아격으로서의 아우생아(兒又生兒)
맹춘에 출생한 癸水 일주가 지지에서 寅卯辰의 목방을 만났으므로 수목으로 종아격을 이룬 사주이다. 그런데 시간에 재성인 丙火가 투출하여 지지에 있는 왕한 木의 기운을 흡수 유통시키고 있으므로 그 丙火를 용신으로 해야할 사주이다. 그것이 또한 아우생아(兒又生兒)의 구조를 이루고 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丙火를 용신으로 해야할 사주인지라 월간에 있는 壬水가 그 용신을 극하는 병신(病神)으로 작용을 하고 있는데, 다행하게도 연간의 丁火가 그 壬水와 합을 하여 木으로 화해버림으로써 병신을 약신(藥神)으로 전환시키는 효과를 가져왔기 때문에 사주의 내용이 전전상생(轉轉相生)의 구조를 이루어 생육지의(生育之意)가 되고 있는 점이 참으로 좋은 내용이다. 때문에 당주가 일찍이 과갑에 올라 한원에 몸을 담게 되었으며, 뒤에 가서는 봉강의 직위에까지 올랐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189조>
丙 癸 癸 丁
辰 卯 卯 巳
乙 丙 丁 戊 己 庚 辛 壬
未 申 酉 戌 亥 子 丑 寅
주안점: 종아격과 쟁재지풍(爭財之風)
중춘에 출생한 癸水 일주이나 木이 승권한 사주인 데다 주중에 金이 없으므로 수성인 일주의 기를 생하지 못하고 있는 사주이다. 때문에 일주로서는 木의 기세를 따라야 하는 종아격이 되었는데, 지지에서 동방의 목세(木勢)를 형성하고 있는 점이 좋다고 할 수 있는 사주이다. 甲戌년에 입반하여 丙子년에 향시를 통과하게 되었다. 그러나 당주가 크게 영달하지는 못하였는데, 그렇게 되었던 까닭은 월간에 있는 癸水가 앞의 사주에서처럼 기신과 합을 하여 일주에게 좋은 역할을 하지 못하고 반대로 쟁재를 일으키기 때문이었다.
<190조>
戊 丙 丁 己
戌 戌 丑 未
己 庚 辛 壬 癸 甲 乙 丙
巳 午 未 申 酉 戌 亥 子
주안점: 종아격과 암장된 용신과의 관계
丙火 일주가 계동에 출생하였는데, 주중에 있는 대부분의 오행이 土로만 이루어진 사주이다. 때문에 종아격이 된 사주이며, 丑土의 암장에 들어 있는 辛金 재성을 용신으로 하는 사주가 되었다. 이 사주에서와 같이 용신이 암장 속에 포장(抱藏)되어 있는 현상을 가리켜 ‘일개원기암리존(一箇元機暗裏存=하나의 좋은 오행이 암장 속에 감추어져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丁火가 용신 위에 개두하여 戌未土의 암장 속에다 통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기신의 기세 역시 심중(沈重)하다고 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런 까닭으로 당주가 뜻을 펴기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壬申과 癸酉의 대운이 들어오자 사주의 희용(喜用)을 만난 운이 되어 환도에서의 뜻을 이룰 수가 있었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191조>
戊 丙 辛 己
戌 戌 未 未
癸 甲 乙 丙 丁 戊 己 庚
亥 子 丑 寅 卯 辰 巳 午
주안점: 용신의 노출과 은복의 차이
丙火 일주가 계하에 출생하였는데, 주중에 있는 오행이 모두 土이므로 종아격의 사주인 데다 월간에 辛金 재성이 투출하였으므로 아우생아의 사주이다. 이 명조가 지니고 있는 대상(大象)만을 가지고 보면 앞의 사주에 비해 부귀와 공명을 이룰 수 있는 조건이 훨씬 더 좋은 것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앞의 사주에 미치지 못하였는데, 그렇게 된 까닭은 재성이 천간으로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앞의 사주에서는 비록 재성이 노출된 것이 아니라도 丑土의 암장 속에 들어 있으면서 일주의 비겁으로부터 침해를 받지 않는 형국을 띄고 있었지만, 이 사주에서는 辛金이 노출되어 강렬한 화기에게 엄청난 핍박을 받고 있을 뿐 아니라 그 근기마저 약하기 때문에 그와 같은 차이가 생겨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따라서 염천지절(炎天之節)인 未월은 丁火가 당권한 시기이므로 소위 흉물(凶物)이 심장(深藏)되어 있는 것이 이 사주의 불리한 내용인 것이다. 게다가 당주의 운행까지 동남의 목화지지(木火之地)로 자리를 잡고 있는 바람에 당주가 겨우 향시만을 통과하였을 뿐 종신토록 불발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192조>
丙 甲 丁 丁
寅 午 未 巳
己 庚 辛 壬 癸 甲 乙 丙
亥 子 丑 寅 卯 辰 巳 午
주안점: 조열한 사주의 결과
甲午 일주가 계하에 출생하였는데, 지지에 巳午未와 함께 寅木이 있고, 천간에 두 개의 丁火와 하나의 丙火가 투출하였으므로 火의 기운이 승권한 사주이며, 木火에 의한 종아격을 이룬 사주이다. 하지만 사주를 구성하고 있는 화기가 지나칠 정도로 조열한 것이 흠이 되어 당주가 공명을 이루는데 장애요소로서 작용하고 있는 점이 나쁜 내용이다. 巳 대운을 지날 무렵 발공(拔貢=뇌물 공여)으로 군문에 몸을 담게 되어 甲辰대운을 지나는 동안에는 습토인 辰土가 회화(悔火)를 시켜주는 덕으로 무난하게 지낼 수가 있었으나 壬水 대운이 들어오자 寅木의 기운을 더욱 드세게 하는 한편 강한 화기를 격노하게 함으로써 불록하고 말았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193조>
丙 甲 丁 甲
寅 午 丑 午
乙 甲 癸 壬 辛 庚 己 戊
酉 申 未 午 巳 辰 卯 寅
주안점: 조.습의 조화
甲木 일주가 계동에 출생하였으므로 화기가 대단히 약할 수밖에 없는데, 주중에 두 개의 午火가 있고, 시지에 寅木이 있으므로 거기에 녹왕이 되어 있어서 종아격이 된 사주이다. 때가 12월이어서 木이 비록 진기(進氣)가 되는 시기이고, 시지에 있는 寅木으로부터 방신이 되고 있다고는 하나 종아격이 되는 조건에서는 일주가 지닌 기의 강약을 따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격을 이루는데는 아무런 하자가 없는 사주이다. 따라서 앞의 사주는 지나치게 조열하였던 것이 흠이었지만, 이 사주는 습토가 양기(陽氣)를 만난 것이 되므로 지윤천화(地潤天下=땅이 윤택하므로 천하가 태평하고)에 생육불패(生育不孛=모든 것을 성장시키고 길러내는데 어그러짐이 없다)가 되고 있는 점이 대단히 좋은 내용이다. 그런 까닭으로 당주의 벼슬이 연등(連登)하여 시랑(侍郞)의 위(位)에까지 올랐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194조>
壬 戊 辛 辛
子 申 丑 丑
癸 甲 乙 丙 丁 戊 己 庚
巳 午 未 申 酉 戌 亥 子
주안점: 격과 운행의 관계
戊土 일주가 계동에 출생하였는데, 두 개의 辛金이 투출하여 통근을 하였고, 일주의 좌하에 申金까지 있으므로 종아격의 사주이다. 시간에 있는 壬水 재성이 申金으로터 생을 받으면서 왕지에 앉아 있으므로 명조의 내용이 대단히 순수하여 가관이라고 할만한 사주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주의 주인인 당주가 일찍부터 반궁에 들어가 학문을 익힐 수가 있었으며, 亥대운이 당도하자 지지에서 亥子丑으로 水의 방을 이루게 되어 고반추계(高攀秋桂=궁중의 높은 자리에 앉기 되다라는 뜻)의 영광을 안을 수가 있었다. 그러나 戊戌 대운이 들어오자 재성인 壬水를 극거하고 丙寅년에 寅木이 申金과 충을 일으키게 됨으로써 사주의 체용이 상하게 되어 불록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195조>
辛 戊 庚 庚
酉 申 辰 子
戊 丁 丙 乙 甲 癸 壬 辛
子 亥 戌 酉 申 未 午 巳
주안점: 원국과 운행의 호조
이 사주는 계춘에 출생한 戊土 일주가 식신과 상관인 庚辛과 申酉의 金을 중첩으로 만난 사주이다. 따라서 종아격의 사주인데, 지지에서 申子辰으로 상관국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생육의 기미가 유정한 점이 앞의 사주와 대동소이하다. 게다가 중년 이후 대운의 흐름이 재성을 생조하는 金水의 운으로 잡혀 있어서 당주의 운이 통태(通泰)하여진 덕으로 과갑출신이 되어 사판(仕版)이 연등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앞의 사주의 주인이 불사(不仕)에 불록으로 복을 누리지 못하였던 것은 당해 사주의 원국이 나빠서가 아니라 운행이 나빴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유념하여 둘 필요가 있다.
<196조>
壬 辛 辛 壬
辰 亥 亥 寅
己 戊 丁 丙 乙 甲 癸 壬
未 午 巳 辰 卯 寅 丑 子
주안점: 격국과 운행
辛金 일주가 맹동에 출생하였는데, 水가 당권하여 있고, 재성인 寅木이 생왕하므로 상관생재에 의한 종아격의 사주이다. 사주가 종아격이 되면 당주의 두뇌가 총명한 것이 특색인 데다 사주에 들어 있는 간지의 어울림이 균정(均停)하므로 당주의 인품이 지극히 명민하여 독서를 하여도 일목에 수행을 읽어나가는 탁월함을 보였다. 甲寅 대운에서 등과하여 乙卯 대운에서 서랑(署朗)이 되었으며, 丙辰 대운에서는 관인(官印)이 같이 들어오는 운이 되어 승상의 자리에까지 올라가게 되었다. 그러나 그 丙辰 대운 중 세운에서 丙戌년이 들어오자 인성인 辰土를 충하고, 상관인 亥水를 극하게 됨으로써 불록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197조>
辛 辛 辛 壬
卯 卯 亥 子
己 戊 丁 丙 乙 甲 癸 壬
未 午 巳 辰 卯 寅 丑 子
주안점: 격국과 운행
맹동에 출생한 辛金 일주의 사주에 水가 당권하였고, 천간에 비록 일주를 포함하여 세 개의 辛金이 있다고는 하나 그 모두가 지지에서 임절(臨絶)이 되고 있기 때문에 굳이 격국에서 정해진 원칙이 아니라도 식상의 기세를 따라야 하는 종아격의 사주이다. 때문에 이 사주의 주인 역시 공부를 하되 과목성송(過目成誦)으로 두뇌가 우수하였으며, 조년(早年)에 입반하여 甲寅 대운에서 군계일학격으로 과갑의 과정을 거친 다음 출사를 하여 자신의 사로를 순탄하게 이룰 수가 있었다. 하지만 丙辰 대운에서 이 사람 역시 과오를 범하게 되었고, 위의 사주의 주인처럼 세운 戌년에 왕土가 水를 극하게 되어 몰(沒)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그러니까 사주팔자를 종아격으로 태어난 사람이 운행이 잘 짜여져 봉재(逢財)의 운을 만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부귀하지 않을 사람이 없으며, 사주의 원국이 가지고 있는 구조가 수기(秀氣)가 유행하는 형태로 되어 있는 사람은 두뇌가 출중하여 학문의 수준이 높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2. 반국(反局) 1
반국이란 오행이 지닌 보편적인 상생 상극의 원리와는 상반되는 이치에 의해서 일주에게 도움(生)을 주게 되는 현상을 가리켜서 하는 말이다.
예를 들어 木으로 태어난 일주를 군(君)이라고 한다면 그 일주가 임의로 극할 수 있는 土는 신하와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木으로 태어난 일주의 사주에 壬癸, 亥子의 水가 만국을 이루고 있는 상태라고 하면 주중에서 수세(水勢)가 범람을 하는 형국이 될 것이며, 그 사주의 일주는 범람하는 수세에 잠기거나 떠내려가는 지경에 처하게 될 것이므로 일주의 기가 대단히 허약한 상태가 될 것이다. 따라서 그와 같은 상태에 처하게 되는 木은 水의 생을 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水로부터 죽임을 당하는 현상이 되는데, 그것이 곧 천간의 체상론(體象論)에서 말하는 ‘수디목부(水多木浮=물이 많으면 나무가 뜬다’에 해당되는 내용인 것이다. 사주의 형편이 그러할 때는 주중에 土(조토)가 있어서 그 범람하는 수세를 억눌러(제압) 줄 수가 있어야만 일주인 木이 착근(着根)을 하게 되어 물에 잠기지 않거나 뜨지 않아서 살아갈 수가 있는 것이다. 일반적인 원리로 보면 水는 木을 생하는 인성인 것이 확실하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그 인성인 水도 木을 해치는 사신(死神)으로 작용을 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그것은 마치 인삼, 녹용이 보약이지만 때로는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해롭게 하는가 하면 비상이 독약이지만 때로는 사람을 살리는 영약으로 쓰리게 되는 것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땅에다 뿌리를 내린 나무라야 木이 살수가 있는 것이고, 水 또한 木을 키울 수가 있는 것이므로 그럴 경우의 土는 木인 일주와의 상극관계에 있는 오행이 아니라 일주인 木을 살려내는 생령(生靈)으로 작용을 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 동시에 그러한 현상이 곧 ‘군뢰신생(君賴臣生=군인 木이 신하인 土의 덕으로 살게 되다’의 이치라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따라서 그와 같이 되는 현상은 주중에 있는 인성을 파하게 하여 일주로 하여금 삶을 도모하게 하는 것이 되므로 木에게 극을 당하도록 되어 있는 土가 반대로 木을 살려내는 작용을 한다고 하여 그러한 내용을 이루고 있는 사주의 틀을 가리켜 ‘반국’이라 칭하고 있는 것이다.
위에서 밝힌 반국의 이치는 비단 木의 일주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오행의 일주에게 두루 적용이 되는 원리이며, 여타의 육신들에게도 해당이 된다는 것을 기억하여 주기 바란다.
한편 그러한 현상을 ‘반국’이라는 말 대신에 ‘반생지의(反生之意)’로도 표현을 하고 있으므로 그것 역시 기억을 해 두어야 할 일이다.
<198조>
戊 甲 壬 壬
辰 寅 子 辰
庚 己 戊 丁 丙 乙 甲 癸
申 未 午 巳 辰 卯 寅 丑
주안점: 군뢰신생(君賴臣生)
11월에 출생한 甲木 일주가 좌하에 녹지를 깔고 앉았기 때문에 근기가 튼튼하기는 하더라도 주중에 있는 수세가 태왕한 사주이다. 연지와 시지에 있는 辰자가 비록 土의 오행이기는 해도 암장에 癸水가 들어 있는 水의 고(庫)인 데다 (申)子辰으로 합수까지 되고 있기 때문에 태왕한 수세를 제어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시간에 戊土가 투출하여 두 개의 辰土에다 뿌리를 박고 있고, 또 辰土의 여기에 乙木들이 들어 있으므로 스스로 착근을 하고 있는 것이 되어 족히 지수(止水)를 시킬 수가 있는 내용이 되었다. 그러므로 甲木 일주가 신하인 土에다 의지하여 살게 된 ‘군뢰신생’의 형국이 되어 내용이 좋아진 사주이다. 그런 덕으로 당주가 일찍이 과갑에 올라 한원에서 이름을 빛내게 되었으며, 火土의 대운을 살아가는 동안에 한량없는 발전을 하면서 일생을 살았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199조>
戊 甲 壬 壬
辰 子 子 戌
庚 己 戊 丁 丙 乙 甲 癸
申 未 午 巳 辰 卯 寅 丑
주안점: 습토와 조토의 차이
甲木 일주가 중동(仲冬)에 출생하였는데, 앉아 있는 자리가 인성인 子水의 위가 되는 데다 지지에 (申)子辰의 수국이 있으므로 寅木 위에 앉아 있던 앞의 사부보다도 더 명조의 내용이 허습(虛濕)한 사주이다. 그러나 연지에 대화지토(帶火之土)인 戌土가 있으므로 앞의 사주의 연지였던 辰土에 비하여 그 역량이 훨씬 강한 한편 시간에 있는 戊土의 근기가 튼튼한 것이 되어 일주가 지닌 허습한 기운을 보강시켜 주는 면에서 대단히 좋은 역할을 하고 있는 사주이다. 이 사주의 운행까지도 앞의 사주와 같기 때문에 당주가 이룩한 공명이 더욱 지대하였으며, 그의 벼슬이 상서(尙書)의 위치에까지 올랐다는 사람 사주이다.
<200조>
己 辛 戊 己
亥 酉 辰 巳
庚 辛 壬 癸 甲 乙 丙 丁
申 酉 戌 亥 子 丑 寅 卯
주안점: 암장신의 중시
辛金 일주가 계춘에 출생하였는데, 주중에 중토(衆土)가 첩첩이 쌓여 있는 사주이다. 체상론에서 이르기를 ‘토다금매(土多金埋=土가 많으면 金이 파묻힌다’라고 하였으니 중토에 둘러싸여 있는 辛金의 일주가 마치 파묻힐 지경에 처하게 된 것이 이 사주의 처지이다. 土를 제압할 수 있는 오행은 木인데, 주중에서 그 木이 보이지 않는 점이 답답한 것으로 되어 있는 것이 이 사주의 내용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은 피상적인 내용일 뿐이고, 이 사주의 속사정은 그런 것이 아닌데, 그것은 3월의 土는 기가 열려 있는 때이라서 이미 土의 기운이 거칠어져 있는 데다. 辰土의 암장에 있는 乙木과 亥水의 암장 속에서 甲木이 장생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연지의 巳火로부터 시작하여 화생토, 토생금, 금생수, 수생목으로 전전상생이 되기 때문에 木의 기가 강하면서도 실한 것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그러한 내용이 신하인 木의 기운이 군이 되는 辛金을 土의 매장시세(埋葬之勢)로부터 구출해내는 군뢰신생지기(君賴臣生之機)가 되는 것이다. 단 이 사주의 주인인 당주가 학문을 이루지는 못하였는데, 그럴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용신인 木의 원신이 표면으로 투출되지 않은 데에 기인하고 있다. 하지만 사주의 내용이 생화불패의 기틀을 이루게 된 덕으로 운행이 동북지지(東北之地)로 달려가는 동안에 무장(武將)으로서 초군(超群)의 역량을 발휘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01조>
庚 己 丁 戊
午 卯 巳 午
乙 甲 癸 壬 辛 庚 己 戊
丑 子 亥 戌 酉 申 未 午
주안점: 군뢰신생의 경중(輕重)
맹하에 출생한 己土 일주가 국중(局中)에서 당령한 인성을 만난 데다 조열한 왕토가 자리를 잡고 있으므로 능히 일지에 있는 卯木을 태워버릴 듯한 기세이다. 그러므로 전국(全局)의 내용이 조열한 이 사주로서 수기(水氣)가 필요한 명조인데. 당주의 나이가 40세를 넘어선 庚子년이 되어서야 겨우 金水의 운이 들어오게 되어 현(縣)의 좌이직(左吏職)에 해당하는 자그마한 벼슬자리에 나가게 되었다. 비록 늦은 시기이기는 하더라도 그때에 가서나마 당주의 운이 펼 수가 있었던 것은 水의 기운이 사주의 원국에 들어 있는 강렬한 화기를 억제시켜주는 한편 주중에 있는 土의 기운들을 윤택하게 하여 주었기 때문이었다. 좌이직의 관리가 된 뒤에 더 이상은 발전하지 못하였는데, 그렇게 된 까닭은 사주의 원국이 너무나 조열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운에서 들어온 水의 기운에 의해서라도 작은 뜻이나마 펼 수가 있었던 것은 군인 己土 일주가 신인 수기에 의해서 가능하였던 것이므로 이 사주 역시 ‘군뢰신생’의 명조로서 반국에 해당하는 사주임을 알 수가 있다.
<202조>
甲 壬 乙 丙
辰 辰 未 辰
癸 壬 辛 庚 己 戊 丁 丙
卯 寅 丑 子 亥 戌 酉 申
주안점: 격국과 기신
壬水 일주가 계하에 출생하였으므로 당주의 기가 휴수되어 있는 사주이다. 그런데 지지에 水의 고인 세 개의 辰土가 있기 때문에 거기에다 뿌리를 박고 있는 점이 좋고, 甲木과 乙木이 투출하여 제토(制土)를 하여 주고 있으므로 아능구모(兒能救母(주))의 사주이다. 그런 중에 흠이 되고 있는 것은 연간의 丙火가 용신인 甲木의 기를 설하고 있는 점이라고 할 수가 있는데, 그런 까닭으로 당주가 크게 영달하질 못하고 약간의 발전을 하는데 그치고 말았다. 하지만 만년에는 용신의 운인 木운이 들어오기 때문에 그 시기가 도래하면 틀림없이 영달을 할 수 있는 사람의 사주이다.
*사람의 사주에서 재성(財星)은 학문성인 인성(印星)을 파괴하는 기신이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의 사주에서 재성이 기신으로 작용을 하는 사람은 학문을 이루기가 어렵다는 것을 기억하여 두기 바란다.
(주), 아능구모(兒能救母)--水가 생하는 오행이 木이다. 그런데 위의 사주에는 네 개나 되는 중토(衆土)가 일주인 壬水를 극하고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그 중토의 암장에다 뿌리를 밖고 있는 시간의 甲木에 소토(疎土)를 시켜주는 덕으로 일주인 壬水가 위해를 받지 않게 되었으므로 그렇게 되는 내용이 ‘아능구모’의 현상인 것인데, 甲木을 가리켜 아(兒)라고 지칭한 것은 水가 木을 생하기 때문에 甲木이 壬水의 자식이기 때문이다.
<203조>
辛 己 乙 癸
未 卯 卯 卯
丁 戊 己 庚 辛 壬 癸 甲
未 申 酉 戌 亥 子 丑 寅
주안점: 격국과 용신의 관계
己土 일주가 중춘에 출생하였는데 주중에 살성(殺星)인 네 개의 卯木이 당권한 사주이어서 일주인 己土가 지극히 허약한 상태에 놓여 있는 사주이다. 하지만 시지에 있는 未土에다 통근하고 있기 때문에 일주에게 근기가 있는 사주이므로 시간의 辛金을 용신으로 할 수가 있는 사주이어서 나름대로 ‘아능구모’의 구조를 이루고 있는 명조이다. 세운(歲運)에서 癸酉년이 들어오자 辛金이 득지를 하는 운이 되어 향방에서 급제를 하게 되었고, 庚戌 대운에서 출사를 하여 현령이 되었다. 그러나 연간의 癸水가 생관(生官)을 하는 데다 설금(洩金)이 되기 때문에 사로(仕路)에서 크게 빛을 보지 못하고 관계를 하직하고 말았는데, 당주의 인품이 청순하여 일생 동안을 청빈하게 살았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3. 반국(反局)2
여기의 이 반국 2는 모자멸자(母慈滅子)의 이치를 다룬 장으로서 저 앞에서 다루었던 ‘군뢰신생’의 원리와 유사한 내용으로 되어 있다. ‘군뢰신생’이 의미하는 것이 이쪽에서 극할 수 있는 재성(財星), 곧 신하에 의해서 군인 일주가 살게 되는 이치를 밝혀놓은 것에 비하여 여기의 이 ‘모자멸자’에 관한 내용은 주중에 인성이 많거나 그 인성의 기가 지나치게 강하여 오히려 그 자식을 해롭게 하거나 파멸의 길로 들어서게 하는 현상을 밝혀놓았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모든 명리의 내용이 그러하듯 이 장에서 다루는 모자멸자의 내용도 세사(世事)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어머니의 지나친 사랑으로 인하여 자식이 망나니가 되거나 무정견한 인간이 되어 마침내는 그 스스로가 파멸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면모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 ‘모자멸자’의 이치를 설명하기 위해 원전에서는 모자멸자관두이(母慈滅子關頭異)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는데, 그 중에서 관두이(關頭異)라는 구절이 나타내는 것은 주중에 재성의 유무 여하에 따라 사주의 희기와 당주의 행불행이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즉, 주중에 재성이 있어서 그 과중한 인성의 생기를 극거시켜 주는 사주라면 어머니인 인성의 생기가 강하더라도 당주가 ‘멸자’에 이르게 되지 않지만, 주중에 재성이 없거나 있더라도 비겁에게 극파가 되어버린다면 반드시 당주가 ‘멸자’에 이르게 되는 것과 관계가 있다는 뜻으로 ‘관두이’라는 표현을 해놓은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이 모자멸자의 내용을 밝히는 이치 속에 재성의 유무에 따라 ‘모자멸자’의 지경에 이르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차이가 생겨나는 것이 관건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인생사의 한 면이 들어 있기 때문에 야릇함을 느끼게 하고 있다. 왜냐면 명리학에 등장하는 육친 중에서 인성이 어머니이고, 재성이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사주가 ‘모자멸자’의 구조가 된다는 것은 어머니의 사랑이 지나치기 때문에 빚어지는 자식의 망쪼인 것이고, 주중에 재성이 없다는 것은 곧 당주에게 아버지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대개의 경우 육친 중에서 아버지가 없게 되면 어머니들은 무조건적으로 아들에게 애정을 쏟게 되는 것이 우리들의 현실인 것으로 되어 이다. 아버지가 없는 아들이라는 데서 느끼는 어머니로서의 측은지심(惻隱之心)이라든가 안쓰러운 마음 때문에 일종의 보상심리로서 기울이는 애정이겠지만, 아버지가 없을 경우 어머니들은 무조건적으로 아들에게 사랑을 쏟아붙는 것이 우리들의 현실인 것이다. 설령 아버지가 있더라도 딸만 많고 아들이 하나 뿐인 집이거나 달랑 아들 하나만을 둔 어머니들도 아들을 지나치리만큼 귀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이 곧 과보호가 되어 자식으로 하여금 버릇없는 자식, 망나니의 자식으로 길러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정지(整枝)가 되지 않은 나무는 바르게 자랄 수가 없거니와 좋은 재목으로 쓰일 수가 없는 것이 이치인 것이다. 그와 같은 현실에서의 상황을 명리에 담겨 있는 이치를 통하여 우리가 엿볼 수 있는 것은 당주의 사주에 인성이 왕하여 ‘모자멸자’의 사주가 될 경우 그 인성을 제압하거나 억제시킬 수가 있어야 하는데, 기왕에 주중에 재성이 있을 바이면 인성을 제압할 수 있는 기를 지닌 재성이 주중에 있어야한다는 점이다. 만일 그렇지 않고 무근에 무기한 따위의 재성이 주중에 있게 되면 강왕한 인성에게 촉노기성(觸怒其性)을 하는 것이 되어 인성으로 하여금 더욱 극성을 부리게 함으로써 인성으로 인한 작폐가 더욱 커지도록 되어 있는데, 그로 인한 피해를 아들만이 입는 것이 아니라 당주의 아버지까지도 입게 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렇다면 당주에게는 재성이 되는 오행이 인성인 어머니에게 관성이 되는 재성과의 내용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가 문제인데, 사주에서의 재(財)는 어머니인 인성에게는 남편에 해당하는 육친성인 것으로 되어 있다. 예를 들어 癸水가 인성일 경우 그 癸水가 합을 하는 오행이 戊土인데, 그 戊土가 다름 아닌 癸水의 관성인 것으로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당주의 사주에서 인성이 왕하다는 것은 자신의 남편성인 관성보다 더 강한 상태가 되기 때문에 어머니가 남편을 억누르려 하는 현상이 있는 것도 우리들이 실생활면에서 발견할 수 있는 현상인 것이다. 때문에 명리에서 여명(女命)의 경우 관성(官星)을 부성(夫星)으로 잡고 있는 것은 인성(印星)의 관(官)인 남편이 가정을 다스려야 한다는 가정에서의 권위를 남편 쪽에다 두기 때문이라 할 수 있는데, 사주에 예를 들어 사주에 들어 있는 인성이 태왕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남편이 엄처시하(嚴妻侍下)에서 살아가는 형국이 되는 것이므로 아버지가 공처가가 아니면 무능한 사람이기가 쉽고, 어머니가 내주장을 하며 살아가는 집안인 사례가 많은 것으로 되어 있다. 그뿐만이 아니라 그처럼 과보호를 하면서 무조건적으로 애정을 기울이던 아들이 결혼을 하여 배우자를 맞이하게 되면 그 집안에 감당할 수 없는 풍파가 일어나도록 되어 있는데,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아들의 배우자로 들어오는 며느리가 당주인 아들에게는 재(財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원래가 오행의 원리에서 재성(財星)이 인성을 극하도록 되어 있다는 것은 여러분들도 이미 충분히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성정이 유약한 시어머니라면 몰라도 태왕한 인성으로서의 시어머니라면 고분고분 며느리의 심성을 따르려 하지 않을 것이므로 집안에서 일어나는 것이 고부간(姑婦間)에 일어나는 불화일 수밖에 없는 것이 ‘모자멸자’의 사주가 지닌 내용인 것이다.
그러나 ‘모자멸자’의 구조로 된 사주라도 근기가 있는 재성이 주중에 있어서 인성의 기를 제압하거나 억눌러줄 수 있는 명조가 되어 기인취재(棄印取財=인성을 버리고 재성을 취하다)의 구조를 이루게 되면 당주가 현처득배(賢妻得配)로 부귀를 누릴 수가 있을 뿐 아니라 집안에서 고부간의 불화로 인한 풍파도 없게 되는데, 그렇게 되는 까닭은 당주의 처가 현철(賢哲)하기 때문에 모든 면에서 지혜롭게 대처하는 한편 시어머니를 효성으로 봉양하고 남편을 공경하면서 살아가게 되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다.
그러나 주중에 있는 재성이 아예 없던지 있더라도 무근에 무기한 상태가 되면 모자가 다 안락한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인데, 그것은 사주의 자성(子星)인 일주가 순모지성(順母之性)으로 인성의 기운을 따라가는 것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운의 흐름도 그와 같은데, 자성의 기운이 인성의 기운을 따라가야 한다는 것은 자성의 오행이 인성의 오행과 같아야 된다는 것이 아니라 주중에 있는 비겁의 기운까지를 포함해서 하는 말이므로 오해 없기를 바란다.
한 가지 더 추가해서 알아두어야할 것은 무근에 무기한 재성이 주중에 있을 때는 절대로 운행에서 식상의 운을 만나지 말아야한다는 점이다. 기왕에 ‘순모지성’으로 인성의 기를 따라가는 사주에서 식상의 운을 만나게 되면 그 식상이 재성을 생하게 될 것이고, 생기를 받은 재성은 인성을 공격하게 되어 주중에서 대란(大亂)이 일어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중에서 일어나는 그 대란의 내용은 당주의 배우자인 처와 어머니와의 사이에서 벌어지는 고부간의 불화로부터 시작이 될 것인데, 그렇게 되는 이유는 앞에서 밝힌 바와 같이 재성이 인성을 극할 것이고, 극을 당하는 인성 또한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재인(財印) 중에 어느 쪽의 기가 강하느냐에 따라 가해자와 피해자가 생겨나게 되겠지만, 재인(財印)간에 쟁투가 벌어진다는 것은 고부간의 불화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그 쟁투의 정도가 심하면 둘 중의 하나가 자진(自盡=자살)을 하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해서 벌어지는 환란이 엄청날 것이기 때문에 당주게는 대란으로 작용을 하게 되는 것이다.
<204조>
甲 丁 甲 癸
辰 寅 寅 卯
丙 丁 戊 己 庚 辛 壬 癸
午 未 申 酉 戌 亥 子 丑
주안점: 명조의 정확한 관찰
이 사주는 살인상생에 신강살천(身强殺淺)하므로 金水의 운에서 명리를 모두 이룰 수 있는 사주로 보기가 쉽다. 하지만 이 사주의 살성인 癸水의 기가 인성인 甲木 쪽으로 흡수되었고, 지지에 寅卯辰의 목방이 있으므로 목다화식(木多火熄=나무가 많으면 불이 사위어진다) 의 사주인 동시에 ‘모자멸자’의 사주인 것이다. 초운이었던 癸丑과 壬子운에서 생목(生木)에 극화(剋火)를 하는 운이 되어 형처극자(刑妻剋子)와 함께 파모(破耗)가 다단하였으며, 庚戌과 己酉와 戊申의 土金운을 지나는 동안에 사주의 왕신인 木의 성정을 거스르는 운이 되어 전패이상(顚敗異狀)으로 아무 것도 남은 것이 없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당주의 나이 60세가 되기 이전에는 일사무성으로 한많은 인생을 살아오다가 丁未 대운이 들어오고 나서야 일주인 丁火의 기가 살아나는 한편 순모지성(順母之性)의 운이 되어 수확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되었으며, 새로이 첩을 얻어 두 명의 아들을 낳았을 뿐 아니라 그 후의 丙午대운을 살아가는 동안에 수많은 재물을 모으게 되었고, 수명 또한 90세를 넘게 살았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05조>
戊 辛 丙 戊
戌 丑 辰 戌
甲 癸 壬 辛 庚 己 戊 丁
子 亥 戌 酉 申 未 午 巳
주안점: ‘모자멸자’의 사주
辛金 일주가 계춘에 출생하였는데, 사주에 들어 있는 오행이 모두 土이다. 그런데 월간으로 투출한 관성인 丙火의 기가 설진(洩盡)되고 있어서 토중금매(土重金埋)로 ‘모다멸자’의 사주이다. 이 사주의 주인 역시 초운이었던 火土의 운에서 형상파패(刑傷破敗)로 모든 것을 날려버리고 남은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그러나 대운에서 庚申운이 들어오자 일주인 辛金이 힘을 얻게 되는 한편 순모지성을 하는 운이 되어 기회를 잡게 되었고, 辛酉의 대운이 들어오자 지지에서 (巳)酉丑으로 합금이 되는데 힘입어 출사를 하게 되었으나 壬戌 대운이 들어오자 다시금 土가 득지(得地)를 하고, 지지에서 충파가 일어남으로써 과오를 범하게 되어 낙직하고 말았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06조>
戊 辛 戊 丙
戌 丑 戌 戌
丙 乙 甲 癸 壬 辛 庚 己
午 巳 辰 卯 寅 丑 子 亥
주안점: 범모지성(犯母之性)
앞의 사주와 비교하여 戌자 하나가 다른 사주이다. 초운이었던 己亥와 庚子와 辛丑 대운이 흐르는 30년 동안의 土金운에서 윤토양금(潤土養金)이 되는 덕으로 당주의 출신 자체가 부가의 명문호족으로 태어났으며, 辛金의 운에서 연납(捐納=재물을 바치다)으로 출사를 하게 되었다. 그러나 壬水의 운이 들어오자 水木의 기가 몰려들어 ‘범모지성’의 운이 됨으로써 잘못을 저질은 뒤에 낙직을 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07조>
壬 甲 壬 壬
申 子 寅 子
庚 己 戊 丁 丙 乙 甲 癸
戌 酉 申 未 午 巳 辰 卯
주안점: 역모지성(逆母之性)의 사주
甲木 일주가 맹춘에 출생하였으므로 시지에 있는 살이 독청(獨淸)하기 때문에 명고녹중(名高祿重)할 사주라고 보기가 쉬운 사주이다. 그러나 때가 한기가 아직 가시지 않은 1월의 木이어서 추위로 인하여 응결된 정체(停滯)의 기가 강하기 때문에 주중에 있는 강왕한 수기를 흡수할 수가 없는 데다 시지에 있는 申金은 壬水의 생지(生地)일 뿐 아니라 子辰으로 합수까지 하고 있으므로 ‘모자멸자’의 구조를 이루고 있는 것이 이 사주의 내용이다. 게다가 이 사주로 하여금 더욱 안타깝게 하는 것은 운행에서 木을 만날 운이 없고, 火의 운만을 만나게 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水火가 상전(相戰)을 일으킴으로써 명리를 이룰 수가 없었는데, 초운이었던 甲辰과 乙卯의 대운에서는 ‘순모지성’의 덕으로 생활이 호강스러웠고, 모든 것이 여의로웠으나 남방의 火운을 살아가는 동안에 부모가 별세를 하였고, 재산인리(財散人離)로 집안이 몰락하였으며, 丙午의 운에서 당주마저 죽고 말았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4. 반국(反局)3--처성(妻星)이 너무 강하면 부성(夫星)이 손상을 입 게 된다
명리가 곧 인사(人事)이며, 그것이 또한 우리들이 살아가는 모습에 대한 대변이기도 하다. 명리에 등장하는 육신의 내용이나 명칭도 인사를 기준으로 하여 정해진 것이므로 오행상에 나타나는 관계 역시 인간들의 관계를 벗어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에 등장하는 처성(妻星)이나 부성(夫星)도 우리들의 현실 생활에서 인연을 맺게 되는 부부의 관계나 다름이 없다고 판단을 하여도 좋으리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말하는 처성이란 무엇이고, 부성이란 무엇을 가리켜서 하는가가 관건이 되겠는데, 앞의 장에서도 말했듯이 명리에는 육신(六神)이 있고, 그 육신에 의해서 정해놓은 것이 곧 육친이며 가족 관계인 것으로 되어 있다. 그것을 구체적으로 말하면 일주가 자신이고, 그 일주를 생하는 인성이 어머니이며, 인성과 합을 하는 재성을 아버지로 잡고 있고, 재성이 생하는 관성을 조부로 잡고 있으며, 일주와 같은 오행인 비겁을 형제자매로 잡고 있다. 오행의 상생관계와 음양에 따라 육친관계 내지 다양한 인간관계를 전개할 수도 있으나 너무나 번잡하므로 생략하기로 하고 본 장에 대한 내용을 설명하도록 하겠는데, 당주가 타고난 사주의 내용에 재성이 너무 왕하고 일주가 약하면 그로 인해서 당주가 화를 입을 것이므로 꺼려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거기에 대하여 원전에서는 ‘부건하위파처(夫健何爲怕妻)인가?’라고 해 놓았는데, 그 구절의 뜻을 의역하면 ‘어찌하여 아내가 남편의 건전함을 해치고 있는?’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는 말이다.
그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으므로 다음을 읽어주기 바란다.
예를 들어 일주가 약한데 주중에 관이나 살이 있고, 재성까지 있다고 하면 신약한 일주로서는 극을 당하게 될 것이므로 재성이 생살(관)을 하는 것을 꺼린다 하여 ‘부건위파처’라는 표현을 쓴 것인데, 그 말에 사용되는 파(怕)자가 ‘꺼릴 파’자인 것이다.
그러니까 처성에 해당하는 오행이 주중에서 생관이나 생살을 하여 남편으로 하여금 고통을 받게 하는 구조로 사주가 짜여져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다루고 있는 것이 본 장의 요지인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원칙은 원국에서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운행에서도 해당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한다. 단 신강(身强)한 사주에서는 위의 내용이 해당되지 않으므로 그것 역시 명심을 해두어야 할 일이다.
‘부건위파처’와 그렇지 않은 내용에 해당하는 사주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보이면 다음과 같다.
즉, 일주가 간여지동(干與支同(=간지의 오행이 같은 것으로 짜여진 일주)으로 된 甲寅, 乙卯, 丙午, 丁巳, 戊戌, 己丑, 庚申, 辛酉, 壬子, 癸亥 등으로 된 사주이거나, 甲乙일에 寅卯월, 丙丁일에 巳午월, 戊戌월에, 庚辛일, 申酉월에 壬癸일, 亥子월에 출생하였다면 그 일주는 강한 근기가 있는 것이 되기 때문에 재성이 생관이나 생살을 하더라도 ‘부건위파’처의 내용에 해당되지 않는다. 신강한 사주일 때는 재관이 있어야만 당주의 운명이 부귀하게 되는 것이므로 그런 사주에서는 재성이 생살을 하거나 생관을 하는 것을 꺼려하지 않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신약(身弱)한 일주의 사주에 재성이 생살이나 생관을 하게 되면 일주가 극을 받게 될 것이므로 ‘부건위파처’의 내용으로서 꺼려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 것이다.
앞에서 이미 밝힌 바와 같이 사주에 들어 있는 재성은 육친상으로 당주의 배우자가 되는 것으로서 일주의 기가 강하여 그 재성을 희용으로 사용할 수가 있을 때는 당주에게 부귀와 복록을 이룰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것이지만, 그것이 기신이나 흉신으로 작용을 할 때는 엄청난 화근이 되어 당주의 일생을 괴롭히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우리는 결혼을 하여 가정을 이루며 살아가는 과정에서 훌륭한 배우자에 의한 내조의 덕으로 당주가 지니고 있는 인간적인 수준이나 능력 이상으로 잘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는가 하면 학덕과 인품이 출중하고 능력이 탁월함에도 불구하고 고통과 어려움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자주 보고 있다. 그 중에서도 더러는 아내의 잘못으로 인하여 패가망신을 한다든지, 더러는 생명까지 잃게 되는 사례를 흔히 보고 있다. 따라서 훌륭한 여인을 배우자로 만나 복된 삶을 살아가게 되면 그런 경우를 가리켜 현처득배라 말하고 있고, 좋지 않은 여인과 인연이 닿아 패가망신을 하는 등의 불행한 삶을 살아가게 되면 악처(惡妻)에 의한 화액이라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주가 어떻게 되어야 그 ‘부건위파처’를 모면하며 살아갈 수가 있고, 또 어떠한 사주가 본래부터 ‘부건위파처’의 구조를 이루고 있는 것을 걱정하지 않고 살아갈 수가 있는 사주일까를 알이보아야 될 차례이다. 그것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일주가 강한 기를 타고난 신왕의 사주이면 ‘부건위파처’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고, 일주의 기가 약하여 신약한 사주가 되면 어쩔 수 없이 ‘부건위파처’를 걱정하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도록 되어 있는 것이 사주팔자로 본 사람의 운명인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되는 요인이 당주인 자신이 타고나는 팔자의 내용에 의해서인 것이므로 궁극적으로는 누구를 탓하거나 원망을 할 수가 없는 일이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저 앞에서 열거하였던 간여지동으로 되었거나 일주가 득령에 득기를 한 사주일지라도 주중에서 재성이 생살을 하게 되면 ‘부건위파처’의 내용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예를 들어 간여지동인 甲寅, 乙卯의 일주라 하더라도 지지에 많은 土가 있고, 천간에 庚과 辛의 金이 투출하였다면 천간에 있는 庚辛의 기운이 강성하여서 木의 일주가 극을 받게 될 것이므로 생살에 의한 ‘부건위파처’가 될 것이고, 丙午와 丁巳의 일주라도 지지에 많은 金이 있고, 천간에 壬癸의 水가 투출하였다면 지지의 金이 생살을 하는 것이 될 것이므로 ‘부건위파처’가 될 것이며, 戊戌과 己丑의 일주라도 지지에 많은 木이 있고, 천간에 甲乙木이 투출하였으면 생살을 하는 것이 될 것이므로 ‘부건위파처’이며, 庚申과 辛酉의 일주라도 지지에 많은 木이 있고, 천간에 丙丁의 火가 있으면 ‘부건위파처’인 것이며, 壬子와 癸亥의 일주라도 지지에 많은 火가 있고, 천간에 戊己土가 투출하였으면 ‘부건위파처’의 내용이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간여지동의 일주일지라도 그 일주의 상태 하나만 가지고 신강하다고 볼 것이 아니라 당해 사주가 처해진 전체적인 상황에 따라 강약을 구별한 다음에 ‘부건위파처’의 여부를 가려야한다.
오행에는 또 보편적인 기능과는 달리 역작용(逆作用)에 의해서 다른 오행의 생령(生靈)을 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한 현상을 일컬어 오행의 역생지리(逆生之理)라 말하고 있다. 그러한 현상들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즉 水가 생토를 하는 것은 주중서 조열한 화기를 제거시켜주기 위함이고, 火가 생수를 하는 것은 주중에서 金水에 의한 한기를 막아주기 위함이며, 水가 생금을 하는 것은 주중에서 윤토(潤土)를 하여주기 위함이고, 火가 생목을 하는 것은 주중에서 동빙(凍氷)을 막아주기 위함이며, 水가 생토를 하는 것은 주중에서 한발(旱魃)을 막아주기 의함이고, 금이 생토를 하는 것은 주중에서 용금(鎔金=불이 쇠를 녹이다)를 피하기 위함인 것이다. 그러니까 여기의 이 ‘역생지리’는 사주의 재성이 희신으로 작용하는 경우를 밝혀놓은 이치라고 말할 수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여기에서 다룬 ‘역생지리’는 오행의 전도지리(顚倒之理)와 함께 또 하나의 새로운 소식이라고 할 수가 있는 것이므로 후학자들도 그에 대한 이치를 심도 있게 다루어야 할 것이다.
<208조>
辛 甲 戊 己
未 寅 辰 亥
庚 辛 壬 癸 甲 乙 丙 丁
申 酉 戌 亥 子 丑 寅 卯
주안점: 원국과 운행의 관계
甲寅 일주가 계춘에 출생하였는데, 주중에 많은 土가 들어 있는 사주이다. 그런데 시간에 관성인 辛金이 투출하였으므로 토생금, 금극목으로 일주를 극하고 있으니 ‘부건위파처’의 사주이다. 초운이었던 木火의 운을 지날 때는 土金을 제거시킬 수가 있어서 조유반수(早遊泮水)로 학문을 이룰 수가 있었으며, 등과를 하여 甲子와 癸亥의 인왕운을 지나는 동안에 재관의 기를 제화(制化)시키게 되어 사로가 현달하였는 사람의 사주이다.
<209조>
辛 甲 戊 己
未 子 辰 巳
庚 辛 壬 癸 甲 乙 丙 丁
申 酉 戌 亥 子 丑 寅 卯
주안점: 지지와 운의 관계
甲木 일주가 계춘에 출생하였지만, 辰未土의 암장에 乙木이 들어 있기 때문에 木의 기가 유여한 사주이다. 게다가 좌하에 있는 癸水로부터 생을 받고 있으므로 중화지상(中和之相)을 이루고 있어서 좋으나 주중에 득령한 재성이 중첩되어 있는 데다 시간에 관성이 투출하였기 때문에 ‘부건위파처’의 사주이다. 이 사주 역시 초운이었던 木火의 운에서 土金을 제거하게 되어 일찍이 학궁에 입학을 하였으며, 과갑출신으로 관도에 몸을 담게 되었다. 그러나 영달의 위치에까지는 오르지는 못하였는데, 그렇게 되었던 원인은 주중에 있는 중토(衆土)가 병으로 작용하였기 때문이었다. 앞의 사주는 주중에 亥水가 있을 뿐 아니라 일주가 녹지 위에 있었기 때문에 일주 자체가 건왕하였던 것이지만, 이 사주는 일주가 子水 위에 앉아 있는 데다 시지에 있는 未土와 상천(相穿=해의 뜻)이 됨으로써 괴인(壞印)이 되기 때문이었다.
<210조>
庚 丁 辛 乙
戌 巳 巳 亥
癸 甲 乙 丙 丁 戊 己 庚
酉 戌 亥 子 丑 寅 卯 辰
주안점: 원국과 운행의 관계
丁火 일주가 맹하에 출생하였는데, 지지에 두 개의 巳火와 戌 중의 丁火가 있으므로 신왕한 사주이다. 하지만 巳亥로 충을 하고 있기 때문에 거화존금(去火存金=불의 기운은 없어지고, 금의 기운만이 남게 되다(주))의 형국이어서 ‘부건위파처’의 사주가 되었다. 당주의 운행이 동방의 木운으로 흐르게 됨으로써 조인(助印)에 부신(扶身)을 하게 되어 대괴천하(大魁天下=크게 이름을 떨치다)로 관도에 몸을 실었으며, 환해가 양양하였다. 그러나 子운이 들어오자 두 개의 巳火가 극제(剋制)되는 운이 되어 불록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주), 거화존금--이 사주에서 일주의 오행은 火이고, 처의 오행은 金이다. 그런데 巳亥가 충을 하기 때문에 亥水에게 巳火가 극파를 당함으로써 일주의 기운은 파괴가 되고, 대신 재성인 庚辛의 기운만이 남은 것이 된 것이다.
<211조>
癸 戊 甲 癸
丑 戌 子 亥
丙 丁 戊 己 庚 辛 壬 癸
辰 巳 午 未 申 酉 戌 亥
주안점: 원기암리존(元氣暗裏存)
戊戌 일주가 子월에 출생하여 실령(失令)을 하였고, 월간에 甲木이 투출하여 수생목, 목극토로 일주를 극하고 있으므로 ‘부건위파처’의 사주이다. 하지만 일주의 좌하에 조토인 戌土가 있고, 戌土의 암장 속에 인성인 丁火가 있으므로 주중에 있는 재성이 왕하기는 하나 당주의 인성을 파괴하지 못하게 된 것이 좋은 내용이다. 이와 같이 희신이나 용신이 암장 속에 포장되어 있는 형태를 가리켜 ‘원기암리존(元氣暗裏存=소중한 오행이 암장에 들어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단지 이 사주에서 못마땅한 것은 지지에 亥子丑의 수방이 들어 있기 때문에 재성의 기세가 너무 강하다는 점을 들 수가 있는 사주이다. 그런 까닭으로 당주의 지위가 방백에까지 오른 뒤에 더 이상은 영달하지 못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12조>
甲 戊 癸 癸
寅 午 亥 亥
乙 丙 丁 戊 己 庚 辛 壬
卯 辰 巳 午 未 申 酉 戌
주안점: 사주의 해신(害神)과 구신(救神)
戊土 일주가 亥월에 출생하여 실령을 하였는데, 시주가 甲寅인 데다 주중에 재성이 왕하므로 재살의 기세가 강한 사주여서 ‘부건위파처’의 사주이다. 게다가 인성이 재성에 의해서 파괴되고 있는 점이 좋지 않은 내용이다. 그런 까닭으로 당주의 학업에 지장이 있을 사주인데, 다행히 지지에 寅午(戌)의 화국이 있어서 당주의 인성이 극처(剋處)에서 봉생(逢生)을 하는 내용이 되었으며, 그 봉생을 한 인성이 다시 화살(化殺)을 하게 되어 무장이 되어 초군(超群)의 면모를 보이며 살았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부건이파처’의 이치 중에서 중요한 것이 건(健)자이다. 당주의 기에 대한 강약을 나타내는 자가 그 ‘건’자이기 때문이다. 위의 예 명조들에서 엿볼 수 있는 것처럼 신왕의 사주가 되거나 기신을 극제 내지 해구(解救)를 시킬 수 있는 사주가 될 수 있을 경우가 되면 좋지만, 그렇지 않고 재다신약의 사주가 되게 되면 처재(妻財)로 인한 누(累)로 인해서 당주의 일생이 종신토록 곤고롭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따라서 ‘부건위파처’의 사주가 표면상으로는 ‘파처’의 형태를 취하고 있을지라도 실제의 내용이 불파(不怕)의 사주이거나 비록 ‘파처’의 원국을 띄고 태어났더라도 운행에서 일주가 생왕지지(生旺之地)를 만나게 되면 특출한 인물로서 세상을 살아가도록 되어 있는 것이 ‘부건파처’의 사주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본 장의 내용을 설명하는 중에 ‘부건위파처’니 ‘부건파처’니 ‘부건이파처’니 하는 말들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세심한 독자 중에는 의아하게 여기는 사람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 모두의 말들이 다 같은 뜻이므로 별다르게 느끼지 말기를 부탁한다. 단 위의 말들에서 사용된 파(怕)자가 ‘꺼릴 파’자이지만, ‘파할 파(破)’자와 같은 뜻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제7장. 사주의 강약과 사주의 감정 방법
1. 강왕한 사주는 설기하는 것이 좋고 극제하는 것은 흉하다
이 장에서의 내용은 왕자의설(旺者宜洩)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 되는 데, 그것을 원전에서는 신불가과야, 귀호손하이익하(臣不可過也, 貴乎損下以益下=신하의 세력이 강해서는 안 되고, 언제나 힘을 모아 군주를 보필해야 된다)라고 강조를 해놓았다. 그런데 원전에서 말하는 귀호손하이익하(貴乎損下以益下)이라는 말 중에 손하(損下)라는 말의 뜻은 ‘신하가 극제를 당해야 된다’라는 뜻이 아니라 ‘설기가 되어 군주를 보필해야 된다’라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따라서 본 장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도 비록 오행의 상관관계를 설명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세상에 있을 수 있는 인간적인 사안들을 군주와 신하라는 관계에다 비유하여 설명한 것이므로 독자 여러분들은 그 점을 감안하면서 내용을 파악하여 주기 바란다.
원전의 내용 중에는 또 ‘군불가항야(君不可抗也)’라는 구절이 있는데, 그 구절의 뜻은 ‘군주에게 항거해서는 안 된다’라는 범상지의(犯上之意)를 말하고 있는 것으로서 설기를 시키도록 해야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하여 사용된 말이다.
예를 들어 甲木이나 乙木으로 태어난 일주를 군이라고 한다면 주중에 들어 있는 오행이 모두 木이고, 한두 개의 土가 있다고 한다면 군의 기세는 강왕하지만, 신하의 세력은 지극히 쇠약한 상태가 될 것이다. 때문에 사정이 그러할 때는 오로지 강왕한 군주의 의향에 따라 화기의 운으로 흐르도록 사주의 내용이 짜여져야만 강왕한 일주를 설기시는 것이 되어 화생토가 됨으로써 재성이 생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손상이익하(‘損傷以益下)라는 표현을 해놓은 것이다. 사주의 내용이 그렇게 되면 신하가 군주에게 항거하는 반역지기(反逆之機)가 없을 뿐 아니라 신하 또한 안전하게 생을 영위할 수가 있을 것이므로 군신이 다 함께 태평시대를 구가할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그와는 반대로 주중에 金이 있어서 土로부터 충동질(生氣)을 받아 군주에게 항거를 하게 되면 군주인 木의 기세가 강왕하기 때문에 역신(逆臣)에 해당하는 土金은 견뎌내지 못하고 자결(自絶=죽음)을 해야하는 지경에 도달하고야 말 것이다.
그러니까 이 장에서 설명하고 있는 군불가항야(君不可抗也)의 요지는 강왕한 오행을 극제하려 들어서는 안 되는 것이므로 분수를 지킬 줄 알아야 된다는 것을 강조해놓은 것에 해당하는 내용인 것이다. 약한 자가 자기의 처지를 알지 못하고 강왕한 자에게 항거를 하였다가는 그의 진노를 사게 됨으로써 이쪽에서 멸망하게 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한 현상은 현실에서도 얼마든지 발견할 수가 있는데 종교집단이 거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보기 여하에 따라서는 종교에서 신을 숭상하는 신도들이 개개인이니까 거기에 소속된 사람들도 개인이라고 생각할는지 모르나 종교란 여러 사람의 신도들이 모여 있는 집단인 동시에 하나의 거대한 힘이라고 보아야한다. 그와 같은 힘의 소유자들인 그들이 신봉하는 신이나 그들이 추앙하는 종교적인 지도자를 부정하거나 훼상하였다가는 그들로부터 가해오는 수모나 위해(爲害)를 견딜 수가 없는 것이 우리들의 현실인 것이다.
<213조>
乙 甲 丙 甲
亥 戌 寅 戌
甲 癸 壬 辛 庚 己 戊 丁
午 巳 辰 卯 寅 丑 子 亥
주안점: 순군(順君)과 역군(逆君)의 운
甲木 일주가 寅월에 출생하였고, 시지의 亥水로부터 생을 받고 있는 데다 비겁의 방조까지 받고 있으므로 극왕한 사주이다. 거기에 재성인 두 개의 戌土가 있기는 하나 강한 木의 기운에 비해 허약하기가 그지없으므로 군왕신쇠(君旺臣衰)의 사주이다. 그런데 월간에 식신인 丙火가 투출하였으므로 그것을 용신으로 하는 순군지성(順君之性)이 되어 있어서 좋은 사주이다. 때문에 기가 약하였던 재성인 土들도 득생(得生)을 하였으며, 寅木과 합이 되어 화성으로 작용을 하게 됨으로써 당주의 용신인 丙火의 기운을 강하게 해 주고 있다. 그렇게 된 것이 곧 상안(上安)에 하전(下全)의 내용이 되는 것이어서 당주가 과갑출신으로 일찍부터 환도의 길에 나서게 되었으며, 중년 이후 木火의 운을 지나는 동안에 火는 득지(得地)를 하고, 金에게는 무근지지(無根之地)가 되는 데 힘입어 직위가 대발((大發)하기에 이르렀다. 중년 이후의 대운 중에는 천간으로 들어오는 庚과 辛에 의한 金의 운이 있기도 하였으나 강한 화기의 회광(回光)에 의해서 항군(抗君)을 할 수가 없었으므로 그것이 또한 익신(益臣)의 내용이 되는 것이기도 한 것이다. 그와 같은 사주의 덕에 의해서 당주가 제후의 반열에 오르기도 하였으나 壬申 대운이 들어오자 丙火를 극함으로써 역군(逆君)을 하는 운이 되어 불록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14조>
乙 甲 甲 甲
亥 寅 戌 子
壬 申 庚 己 戊 丁 丙 乙
午 巳 辰 卯 寅 丑 子 亥
주안점; 군비쟁재(群比爭財)의 사주
甲寅 일주가 戌월에 출생하여 왕토가 용사하는 때이라서 언뜻 보기에는 재기(財氣)가 왕성한 것처럼 보이는 사주이다. 하지만 9월의 土는 水의 계절인 겨울철을 목전에다 두고 있기 때문에 허박(虛薄)한 土인 데다 출생한 시가 亥시이고, 寅亥로 합木까지 되어 있어서 군성신쇠(君盛臣衰)의 사주가 되었다. 그런데 이 사주에는 주중에 식상인 火가 없어서 강왕한 木의 기가 유통되지 못하고 ‘군비쟁재’를 일으킴으로써 익신(益臣)의 내용이 되지 못했기 때문에 군주인 일주가 불안하고, 신하인 재성 역시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북방의 水운을 지나는 동안에 가뜩이나 강왕한 군주의 기를 더욱 상승시키는 운이 되어 형상파패로 고통을 겪었으며, 조업(祖業)마저 지키지를 못하였다. 그러다가 丁丑 대운이 들어오고서야 火土의 운이 되는 덕으로 약간의 여유를 가질 수가 있었으나 戊寅과 己卯운이 들어오자 土가 무근에 木은 임왕(臨旺)하는 운이 됨으로써 형처극자를 한 뒤에 자신마저 사망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일주의 기가 과왕(過旺)할 때는 상생지기(相生之機)를 이루어야한다
이 장에서 다루는 내용은 순종해야 하는 입장만이 다를 뿐 적용되는 원리는 8-1의 내용과 같다.
예를 들어 일주가 甲乙의 木이라고 할 경우 사주의 만국이 木으로 되어 있는데 한두 개의 金이 있다고 하면 신의 세력은 강하지만, 군의 세력은 지극히 허약한 상태에 처하게 될 것이다. 그럴 때에 그 허약한 금기가 강왕한 木을 제압하고자 위령(威令)을 부리게 되면 반드시 신하인 木에게서 항군지의(抗上之意)가 발동하게 될 것이므로 군신이 다 불안하게 될 것이다. 사주의 형편이 그러할 때는 주중에 대화지토(帶火之土)가 있어야만 火를 만난 木이 생기를 발산하게 될 것이고, 火에게서 생기를 받은 土는 다시금 金을 생함으로써 사주의 내용이 전전상생이 되어 군신이 다 편안하게 될 것이다.
만약에 위의 내용과는 달리 주중에 木火가 병왕(幷旺)한 상태의 사주가 되었을 때는 火의 운으로 흘러야만 안군(安君)에 신순(臣順)이 되어서 당주의 운이 좋아지도록 되어 있다. 그것이 아니고 만약에 土가 金을 생하여 강왕한 일주인 木을 극하려 하면 왕신(旺臣)인 木에게 역심(逆心)이 셍기게 될 것이므로 상하가 다 온전하지 못하여 풍파만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위에서 설명한 8-1과 8-2의 내용은 결국 왕신(旺神)은 불가손상(不可損傷)의 형태이므로 순기기세(順其氣勢)를 해야 된다는 말의 재 강조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215조>
庚 甲 甲 戊
午 寅 寅 寅
壬 辛 庚 己 戊 丁 丙 乙
戌 酉 申 未 午 巳 辰 卯
주안점: 신성군쇠의 사주
일주가 甲寅인데, 시지의 午火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木으로 되어 있는 사주이다. 시간에 살성인 庚金이 있기는 하나 무근에 무기하므로 신성군쇠(臣盛君衰)의 사주이다. 그런데 시지에 있는 午火가 木의 기운을 흡수하여 연간의 戊土를 생함으로써 신에 해당하는 木의 처지가 평안하게 되었다. 원국의 내용이 그러한 터에 당주의 운행까지 丙辰과 丁巳와 戊午와 己未에 의한 ‘대화지토(帶火之土)의 운으로 자리를 잡고 있어서 생화불패의 내용이 된 덕으로 당주가 일찍이 과갑에 올라 벼슬이 시랑(侍郞)에까지 오르게 되었다. 그러나 庚申 대운이 들어오자 왕신에 대한 충극의 운이 되어 불록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16조>
辛 甲 乙 癸
未 寅 卯 卯
丁 戊 己 庚 辛 壬 癸 甲
未 申 酉 戌 亥 子 丑 寅
주안점: 무능지군(無能之君)과 불능용신(不能用臣)
이 사주 역시 주중에 있는 오행이 거의가 木이다. 시지에 있는 未자가 土이기는 하지만 남방의 조토로서 木의 고근(庫根)일 뿐 시간에 있는 辛金 관성에게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辛金 자체가 무능하여 필요 없는 관이 되어 버렸고, 주중에 남은 것은 군의 자식이라 할 수 있는 연간의 癸水 뿐이므로 왕자의생(旺者宜生)의 원칙에 따라 그 癸水를 용신으로 해야할 사주이다. 甲寅과 癸丑의 대운을 지나는 동안 유서(遺緖)가 픙영(豊盈)하였으며, 壬子와 辛亥의 대운을 지나는 동안에는 명리가 양우(兩優)하였다. 그러나 庚戌대운을 맞이하자 土金의 기가 병왕하게 되어 불능용신(不能容臣)의 운이 되어 모든 일에서 실패를 거듭하였고, 자식을 잃은 뒤에 자신마저 사망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17조>
甲 戊 戊 戊
寅 午 午 午
丙 乙 甲 癸 壬 辛 庚 己
寅 丑 子 亥 戌 酉 申 未
주안점: 군의 실세(失勢)와 득세(得勢)에서 오는 차이
이 사주에는 세 개의 戊午가 있는데, 시간의 甲木이 비록 녹지에 앉아 있다고는 하나 주중에 水가 없어서 생기를 받지 못하고 있는 데다 火土가 조열하므로 신성군쇠(臣盛君衰)의 사주이다. 게다가 시지의 寅木이 午火와 합을 하였기 때문에 목종화세(木從火勢)가 되어 전생일주(轉生日主)를 하고 있기 때문에 군은(君恩)이 비록 중하기는 하지만, 일주의 의향이 군인 甲木에게서 머리를 돌리는 형국으로 되어 있다. 당주의 대운이 서방의 금운지지(金運之地)를 달리는 동안 쓰지 못할 살성을 제거하게 되어 공명이 혁혁하였으므로 굳이 군은(君恩)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지 않으며 살아갈 수가 있었다. 그러나 대운에서 수운이 들어오자 생기를 받아 힘이 강해진 살성(殺星)이 방자한 신하를 용납하지 않는 현상이 되어 파직을 당하고 말았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18조>
己 己 丙 甲
巳 酉 子 寅
甲 癸 壬 辛 庚 己 戊 丁
申 未 午 巳 辰 卯 寅 丑
주안점: 간지의 위치와 오행의 관계
己土 일주가 중동(仲冬)에 출생하였는데, 관성인 甲木이 녹지에 앉아 있고, 재성인 子水가 당령하였으므로 재왕(財旺)에 생관(生官)을 하고 있는 중에 월간으로 투출한 인성인 丙火가 생신(生身)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 명조는 군신(君臣)이 양성(兩盛)한 사주이다. 그런 데다 丙火가 일주를 생하고 있을 뿐 아니라 주중에 있는 한기를 제거하여 주는 덕으로 관성의 기세가 화창(和暢)하여지기 때문에 군은이 더욱 두터워진 사주이다. 그런 덕으로 당주가 일찍이 과갑에 올라 한원에서 이름을 빛낼 수가 있었는데, 그렇게 될 수가 있었던 것은 일주가 酉金 위에 있고, 그 酉金은 시지의 巳火와 합을 하여 金을 보호하는 한편 월지의 子水를 배양하고, 그 子水는 木을 생하며, 木은 火를 생하여 그 火가 일주를 생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역강(力强)하여진 일주에게 재성인 子水를 극할 수 있는 능력이 부여되었기 때문이었다.
위의 사주가 보여주는 내용으로 보건대 각각의 명조에 들어 있는 오행의 내용과 함께 간지가 처해 있는 위치 하나 하나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게 하고 있다.
3.명리로 보는 모자(母子)의 관계
명조에 나타나는 유형 중에는 모중자고(母重子孤)라 하여 자성(子星)인 일주가 모성(母星)인 인성을 의지해야 될 뿐 아니라 모성인 인성 역시 자성에게 의지해야할 사주가 있다. 때문에 그와 같은 구조로 되어 있는 사주에서는 모자의 오행 중 어느 하나라도 손상되거나 제압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그래야 하는 이유는 모자 양자(兩者)가 온전해야만 어머니가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 또한 어머니를 효성으로 받들면서 집안이 창성해질 수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甲乙木이 인성(印星)인데, 주중에 한 두개의 火가 있고, 대부분의 오행이 木이라고 한다면 그러한 현상은 모다자병(母多子病)의 상태가 될 것이다. 그러할 때에는 첫째로 水를 만나지 말아야 하는데, 水를 만날 경우 가뜩이나 허약한 일주인 火가 상할 것이기 때문이며, 둘째로는 金을 만나지 말아야 하는데, 金을 만날 경우 강왕한 木의 기운을 격노하게 하여 모자간에 불화가 일어남으로써 가뜩이나 힘이 드는 자성으로 하여금 더욱 고달프게 만드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사세(事勢)가 그러할 때는 오로지 대화지토(帶火之土)의 기운이 들어와야만 어머니의 자애지심(慈愛之心)이 더욱 강해진 상태에서 정이 자식에게로 향하게 되어 모자가 다 의합(意合)이 될 뿐 아니라 생손(生孫) 을 하는 번영의 기틀을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위에서 말하는 ‘대화지토’란 암장에 丁火가 들어 있는 戌未의 조토를 지칭하는 말로서 그 조토들의 암장에 들어 있는 火의 기운들이 일주의 기를 방부(幇扶)하여 주는 비겁에 해당하고, 표면으로 드러나는 戌未의 土와 함께 암장에 들어 있는 土들도 일주의 자식에 해당하기 때문에 생손(生孫)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 것이다.
참고를 하라는 뜻에서 원전에 있는 내용을 인용하면 이러하다.
--지자모휼고지도(知慈母恤孤之道=어머니가 자식을 긍휼히 여기는 이치를 알고 싶으면)
--시유과질무강지경(始有瓜瓞無疆之慶=오이와 참외가 넝쿨을 뻗으면서 열매를 맺는 현상을 음미해 보라)
<219조>
己 乙 甲 戊
卯 卯 寅 午
壬 辛 庚 己 戊 丁 丙 乙
戌 酉 申 未 午 巳 辰 卯
주안점: 순모지의(順母之意)와 촉모지성(觸母之性)
乙卯 일주가 寅월 卯시에 출생하였는데, 주중에 들어 있는 대부분의 오행이 木으로 되어 있는 사주이다. 일주의 자식인 午火가 연지에 있기는 하나 木의 기운이 지나치게 강왕하다보니 오히려 자성(子星)인 火가 ‘목다화식(木多火熄)’으로 약해졌기 때문에 ‘모왕자고(母旺子孤)’의 사주가 되었다. 하지만 주중에 水가 없으므로 일주가 손상을 당하지 않게 되었으며, 지지에서 寅午(戌)로 화국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어머니의 사랑이 자식에게 향하고 있고, 자성(子星)인 火 또한 어머니에게 의지하고 있는 형태가 되어서 좋은 사주이다. 그뿐 아니라 일주인 火가 손자인 戊土를 생함으로써 ‘시유과질무강지경(始有瓜秩之慶)’의 푸악을 울리게 된 점이 너무나 좋은 내용이다. 게다가 당주의 운행이 火土의 운으로 흐르게 됨으로써 소년의 나이에 호방(虎榜=무과)에 등과 하여 봉황지(鳳凰池=武士들이 있는 궁)에서 노닐었으며, 그의 벼슬이 시랑(侍朗)에 으르게 되었다. 하지만 庚申 대운을 맞이하자 촉모지성(觸母之性)을 하는 운이 되어 불록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20조>
乙 甲 丙 癸
亥 寅 辰 卯
戊 己 庚 辛 壬 癸 甲 乙
申 酉 戌 亥 子 丑 寅 卯
주안점: 과도한 인성과 식상의 극파
甲寅 일주가 계춘에 출생하여 지지에 동방의 木이 있고, 시가 亥시이기 때문에 일점 丙火가 허로(虛露)되어 있는 명조라서 ‘모중자고’의 사주이다. 그런 데다 습토인 辰土가 회화(悔火)에 양목(養木)을 하고 있고, 겸하여 亥水에다 뿌리를 박은 癸水가 투간되어 있으므로 왕모(旺母)가 ‘자애휼고지심(慈愛恤孤之心’으로 자식을 사랑하고 있는 형국이어서 그 점이 오히려 멸자지의(母子滅子之意)가 되고 있는 사주이다. 초운이었던 乙卯와 甲寅 대운에서는 생부애자지정(生扶愛子之情)이 있는 운이라서 즐거움이 많은 세월을 살았으나 대수지토(帶水之土)의 운인 癸丑대운이 들어오자 모심(母心)이 변하는 운이 되기 때문에 자식이 편안할 수가 없었고. 파패이상으로 고통을 겪게 되었다. 이어서 壬子대운이 들어오자 자성(子星)인 火가 극절되는 운이 됨으로써 가파인리(家破人離의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목을 매어 자살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이상에서 다룬 내용들은 ‘반국 2’에서 다룬 ‘모자멸자’의 내용과 유사한 점이 있으나 그 ‘모자멸자’의 내용에서는 과다한 인성과 허약한 식상의 관계를 논단하였던 것이지만, 본 장에서 다룬 내용은 인성과 식상과 손자인 재성까지 다룬 점에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4. 명리로 본 모자(母子)와 고부(姑婦)의 관계
앞에서 다룬 내용은 ‘모중자고.의 사주였지만, 여기에서 다루는 내용은 그와는 반대로 자중모고(子重母孤)의 사주이다. 수없이 많은 명조를 대하다보면 여러 가지 유형의 사주들을 접하게 되는데, 여기에서 다루고자 하는 ’자중모고‘의 사주도 그러한 유형 중의 한 가지이다.
‘자중모고’의 사주가 되었을 때는 오로지 쇠약한 모성이 강력한 자성에게 의지하며 살아가야만 모자가 편안하고 집안도 화평할 수가 있지만, 그렇지 않고 자성의 성정을 모성이 거스르게 되면 모자가 다 불안할 뿐 아니라 집안에 풍파까지 일어나게 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예를 들어 甲乙木으로 태어난 사람의 사주에 간지의 대부분이 木으로 되어 있고, 그 중의 한두 자가 水라고 한다면 그러한 현상이 곧 ‘자중모고’의 형태인 것이고, 허약한 상황에 처해 있는 모성으로서는 반드시 강왕한 자성에게 의지하여야만 평안하게 살아갈 수가 있는 것이다.
‘자중모고’의 사주에서 반드시 피해야할 두 가지의 금기사항이 있는데, 그 첫째가 원국이나 운에서 재성을 만나지 말아야한다는 점이고, 둘째가 원국이나 운에서 관성을 만나지 말아야한다는 점이다. 재성을 만나게 되면 자성에게 연부지심(戀婦之心=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이 생겨서 어머니를 돌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고, 관성을 만나게 되면 어머니의 세력이 강해져서 자식의 행위를 그전과 같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므로 반드시 재성인 며느리 쪽에서 시어머니를 핍박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의 주위에는 효성이 지극하던 아들이 결혼을 하여 아내를 맞이한 뒤에는 딴사람이 된 것처럼 어머니라는 존재를 우습게 여기는가 하면 잠자리에서 속닥거리는 아내의 말만 듣고 며느리와 함께 어머니에게 예사로 핍박하는 경우를 자주 보아오고 있다.
때문에 ‘자중모고’의 사주가 되었을 때는 木 일주의 경우 대금지수(帶金之水)의 운을 만나야만 金이 水를 생하고, 水가 木을 생하게 되어 金이 木을 극하지 않을 뿐 아니라 어머니의 심기를 이반시키지 않게 될 것이므로 모자가 편안하고 가정 또한 화평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한 현상을 대순지풍(大順之風)이라고 하는데, 만약에 운행이 대토지금(帶土之金)의 운으로 흐르게 되면 부성필한(婦性必悍)이라 하여 며느리의 심성이 지극히 독살스러워져서 시어머니를 학대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렇게 되면 모자가 다 편치 않게 될 것이므로 인간사가 다 그러한 것이다.
본 장에서 다룬 내용이 주로 木의 일주를 대상으로 하여 설명을 한 것이지만, 다른 오행에 적용되는 원리도 같다는 것을 기억하여 주기 바란다.
<221조>
丁 甲 乙 癸
卯 寅 卯 亥
丁 戊 己 庚 辛 壬 癸 甲
未 申 酉 戌 亥 子 丑 寅
주안점: 자중모고의 사주
중춘에 출생한 甲寅 일주인데, 지지에서 寅亥로 합목이 되어 있으므로 사주에 들어 있는 모든 간지가 木으로 되어 있는 사주이다. 연간의 癸水 역시 무근에 무세하므로 ‘자왕모고’의 사주이다. 때문에 주중에 있는 모성이 자성을 따라야할 사주이고, 자성 역시 모성의 의향을 수용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야만 모자가 정협(情協)이 되어서 좋아질 내용의 사주이다. 초운이었던 甲寅과 癸丑의 대운을 지날 무렵에 음비(蔭庇=부모의 덕)가 유여하였기 때문에 당주가 조유반수로 학업을 이룰 수가 있었으며, 壬子 대운에서 과거를 치른 뒤에 辛亥 대운에 들어서자 金水가 상생이 되는데 힘입어 현령과 주목의 관도를 거치게 되었다. 그러나 庚戌 대운이 들어오자 土金이 병왕하게 되어 모자가 다 불안하였고, 당주 자신이 과오를 범하여 파직을 당한 뒤에 사망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22조>
甲 甲 己 乙
子 寅 卯 亥
辛 壬 癸 甲 乙 丙 丁 戊
未 申 酉 戌 亥 子 丑 寅
주안점: 운행에 따른 희기의 변화
이 사주 역시 甲寅 일주가 중춘에 출생하였고, 지지에 亥(卯)未의 합목이 있으며, 모성인 子水가 태쇠하므로 자중모고의 사주이다. 그런데 이 사주의 일주인 甲木은 재성인 월간의 己土와 합을 하여 ‘연부지심’으로 애정에 빠져 있기 때문에 모성인 인성을 돌아보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운에서 丁丑에 의한 火土의 운이 들어오자 근기를 얻게 된 어머니가 강세를 얻게 되어 애정에 빠져 있는 아들의 소행을 용납하지 못하여 가정불화가 끊이지 았았으며, 그로 인한 형상파모로 모자와 고부 모두가 고통을 겪게 되었다. 그러다가 丙子 대운을 맞이하고서야 火土가 통근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모성이 진정되어 얼마 동안 평안무구한 세월을 보낼 수가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세월도 잠깐, 봉토(逢土)의 운인 甲戌 대운이 다시 들어옴으로써 파모이상으로 더욱 집안이 시끄러워지는 등 고통을 겪게 되었다가 乙亥와 癸酉의 대운에서 생화불패로 화목이 유지되었는가 하면 생자 생녀를 하면서 만경유가(晩景愈佳=안락한 생활)로 살아게게 되었는데, 그렇게 될 수가 있었던 것은 金水가 상생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이상으로 ‘모중자고’의 사주와 ‘자중모고’에 대한 설명을 모두 마치면서 대화지토와 대화지목, 그리고 대금지토와 대수지금이 무엇이며, 어떠한 경우가 거기에 해당하는 간지인지를 밝힌 다음에 다음의 장으로 넘어가도록 하겠다.
먼저 지지에서 위의 내용에 해당하는 것들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1. 대화지토(帶火之土)=戌土---戌의 암장에 辛金과 丁火와 戊土가 들어 있는데, 그 중에서 辛金이 여기이고, 丁火가 중기이며, 戊土가 정기이다. 그 중에서도 중기인 丁火가 암장 속에 들어 있기 때문에 戌土를 화고(火庫)라고 하며, 조토라 말하고 있다. 따라서 암장 속에 丁火가 들어 있기 때문에 戌土를 가리켜 ‘대화지토’라 말하고 있는 것이다. 대(帶)자가 ‘지니다, ‘띄다’의 뜻을 가진 ‘띠 대’자이므로 ‘대화지토’라고 하며, ‘화기를 지니고 있는 土’, 즉 ‘불기운을 휴대하고 있는 土’라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2. 대목지토(帶木之土)=未土---未土의 암장 속에는 丁火와 乙木과 己土가 들어 있는데, 그 중에서 丁火가 여기이고, 乙木이 중기이며 己土가 정기로 되어 있다. 따라서 중기에 丁火가 들어 있기 때문에 未土 역시 조토라 말하고 있다. 지지 중에서 辰戌丑未가 오행의 고(庫)가 되고 있는데, 그 辰戌丑未를 오행의 고(庫)라고 하는 것은 그것들의 중기에 水火金木의 오행이 각각 들어 있기 때문에서다. 즉 辰土의 중기에 水가 들어 있고, 戌土의 중기에 火가 들어 있으며, 丑土의 중기에 金이 들어 있고, 未土의 중기에 木이 들어 있기 때문인 것이다. `고(庫)라는 한자가 의미하는 것이 ‘창고(倉庫)나 무덤’인 것이므로 그 속에 들어 있는 오행의 성분에 따라 조토와 습토로 나뉘어지기도 하고, ‘대화지토’와 ‘대목지토’, 또는 ‘대금지토’와 ‘대수지토’로 나뉘어지는 것이므로 오행의 기를 다루는 역리로 볼 때 당연한 이치라고 보아야한다.
3., 대금지토(帶金之土)=丑土---丑土의 암장 속에는 癸水와 辛金과 己土가 들어 있는데, 그 중에서 癸水가 여기이고, 辛金이 중기이며, 己土가 정기이다. 따라서 丑土는 중기에 辛金이 들어 있기 때문에 丑土를 ‘대금지토’라 말하고 있다. 따라서 중기에 辛金이 들어 있기 때문에 丑土를 가리켜 金의 고(庫)라고 일컫고 있는 것이다.
4. 대수지토(帶水之土)=辰土---辰土의 암장 속에는 乙木과 癸水와 戊土가 들어 있는데, 그 중에乙목이 여기이고, 癸水가 중기이며, 戊土가 정기이다. 癸水가 중기에 들어 있기 때문에 辰土를 水의 고(庫)라 하고 있는 것이다.
이상에서 설명한 辰戌丑未가 곧 대수, 대화, 대금, 대목의 지지들이므로 명조를 설명하는 중에 등장하는 용어들에 대하여 무엇을 가리켜서 하는 말인지를 깨달아주기 바란다.
그런데 대수니, 대화니, 대금이니, 대목이니 하는 말에 해당되는 것이 위에서 열거한 辰戌丑未라는 지지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보통의 간지들도 거기에 해당하는 것이 많이 있으므로 그것들을 다시 아래에다 열거하도록 하겠다.
1. 대화지토(帶火之土))==丙戌과 丁未, 戊午와 丁未---丙丁이 火이고, 戌未가 조토이므로 그것들이 대화지토이다.
2. 대목지토(帶木之土)==戊寅과 己卯, 乙卯와 乙丑---戊己가 土이고, 寅卯가 木이다. 단 여기의 내용은 오행이 상극관계를 이루기 때문에 주중에서 다른 오행의 지원이 없을 때는 아오른 간지로 치지 않는다.
3. 대금지토==庚戌과 辛未, 戊申과 己酉---庚辛이 金이고, 申酉가 金이다.
4. 대금지수==庚子와 辛亥, 壬申과 癸酉---庚辛이 金이고, 子亥가 水이다.
명조의 원국에서나 운행에서 작용하는 능력으로 볼 때 辰戌丑未의 암장 속에 들어 있는 오행보다 겉으로 드러난 간지에 의한 영향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암장 속에 들어 있는 기운들은 그 지지들로 하여금 한난조습(寒暖燥濕)의 성분을 구분 짓는데 불과하지만, 겉으로 드러난 오행은 직접적으로 당해 사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리고 겉으로 드러난 간지의 작용면에서는 천간이 지지를 생하는 구조로 되어 있는 것보다 지지가 천간을 생하는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이 더 미치는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되어 있다. 기가 지니고 있는 속성이 밑에서 위로 상승하는 것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상에서 설명한 내용들을 확실하게 알지 못하면 명조의 설명에 등장하는 ‘대화지토’가 어떻고, ‘대금지수’가 어떠니 하는 내용을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을 뿐 아니라 명리의 전반적인 내용을 이해하기가 어려울 것이므로 여기에 기록한 내용들을 확실하게 익혀 놓아야할 것이다. (제1편의 지지 장간표를 참조하기 바람)
5. 체(體)와 용신(用神)
모든 분야에서 그 곳에 이(理)가 있다면 그것은 도(道)이다. 따라서 역학에도 명리를 논하는 명리의 이(理)가 있으므로 그것이 명리의 도인 것이다. 그리고 도에는 이(理)를 다루는 정신(精神)이 있는데, 본 장에서 다루고자 하는 내용이 다름 아닌 명리에 대한 체(體)와 용(用)이며 이(理)이다. 하지만 명리에 나타나는 체와 용과 이의 내용이 지극히 복잡하고 다양하기 때문에 그것을 상세하게 설명하기가 대단히 어렵고, 배우는 사람들이 이해하기도 힘이 들것이므로 보다 각별한 마음으로 설명에 임하는 한편 독자 여러분들께서도 여기에서 설명되는 내용은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는 자세로 학습에 임하여 주기를 부탁 드린다.
먼저 체용(體用)에 대하여 설명하면 사주에 나타나는 형상(形象)과 기국(氣局)을 말하는 것으로서 사주의 구조가 정격(正格)인 경우에는 일주(日主)가 체(體)이고, 용신(用神)이 용(用)에 해당하는 것이 된다. 그리고 별격(別格)인 경우에는 형(形)을 이루는 기운이나 상(象)을 이루는 기운이 체(體)이고, 그 체(體)와 상(象)의 의향에 따라 활용하는 기운이 용(用)에 해당한다. 그러니까 木火土金水 중에서 무슨 오행이 형이나 상을 이루느냐에 따라 그것이 체가 되는 것이고, 그 체가 활용할 수 있는 오행이 용이 된다는 말인 것이다.
사주를 보노라면 격도 없고, 상도 없는 명조를 발견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와 같은 사주에서는 일주가 체이고 거기에 사용되는 핑요한 오행이 용신인 것이다.
본 장의 모두인 이 자리에서 왜 이처럼 거창하게 설명의 문을 여는가 하면 그것은 다음의 내용들을 설명하기 위해서인데, 그 내용이라는 것은 이러하다.
즉 명리학에서 불역지법(不易之法)으로 사용되어온 것이 ‘왕자의억(旺者宜抑=旺한 것은 억제시키고), ’약자의부(弱者宜扶=약한 것은 도와주어야 한다’이지만, 그것도 엄밀하게 따지면 하나의 사법(死法)에 불과하다는 것이 다음의 이치에 의해서 입증되고 있다. 왜냐면 명리의 진기(眞機) 속에는 억제시켜서는 안 될 왕자가 있고, 도와주어서는 안 될 약자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극왕한 자를 억제시키려 하면 그 극왕한 자의 성정을 거스르는 것이 되어 상대방을 격노하게 함으로써 오히려 유해(有害)한 지경에 도달하게 될 것이고, 극약한 자를 억지로 도우려 하다가는 그쪽에서 일어설 능력이 없어서 그 도운을 받아들이지를 못할 것이므로 도와준다는 것 자체가 도로무공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에 일주의 기가 제강(提綱)의 오행과 통하여 강한 상태에 있는 사주라면 주중에서 재관이나 식상을 용신으로 쓸 수가 있는 것이지만, 일주가 쇠약한 상태에 있고 명조의 간지 어디에도 일주의 기를 도와주는 비겁(陽刃 포함)이나 인성이 없다고 하면 돕는다는 것 자체가 허사일 뿐 아니라 별도의 생을 도모해야할 일주에게도 오히려 누를 끼치는 결과밖에 아무 것도 아닌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주가 극왕한 자는 차라리 그가 지니고 있는 강세를 돋구어주어 종강(從强)이나 종왕(從旺)이 되는 쪽으로 나가게 해야 하고, 사주가 극쇠한 자는 차라리 그 쇠약한 기를 더욱 쇠약하게 해주어 다른 오행 쪽으로 종기나 종세(從勢)나 종화(從化)가 되도록 하여야만 하는 것이 명리운용의 참된 기틀이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때문에 ‘왕자의억, 쇠자의부’가 옳은 내용이 아니라 ‘강왕자의부(强旺者宜扶), 쇠약자의억(衰弱者宜抑)’의 이치가 보다 확실한 명리의 진수라는 것을 알아야하는 것이다.
다시 체와 용에 대한 설명으로 들어가겠는데, 왕극자의 경우 왕극자 자체가 체이고, 그 왕극자를 생조하는 오행이 용이며, 쇠극자의 경우는 쇠극자 자체가 체이고, 그 쇠극자를 억제하는 오행이 용인 것이다.
그러나 억부법으로 다루어야할 사주에서는 신왕사주의 경우에는 일주가 체이고, 설제지신(洩氣之神)이 용이며, 신약사주의 경우에는 일주가 체이고, 그 일주의 기를 북돋아주는 생조지신(生助之神)이 용인 것이다.
예를 들어 일주의 기가 강한데 주중에 그 일주의 기를 극제시킬 수 있는 재관(살)이 있다면 강한 일주가 체이고, 그 일주의 기를 극제시킬 수 있는 재관(살)이 용인 것이며, 일주가 약한데 주중에 그 일주의 기를 생조할 수 있는 겁인(劫印)이 있다면 그런 경우에도 역시 일주가 체이고, 겁인이 용인 것이다.
단 일주가 강하여 극제지신이 필요한 사주일지라도 그 극제지신인 재관(살)이 무근무기하거나 극파가 되었을 때라면 그러한 사주에서의 용은 설기지신인 식상이 되는 것이며, 일주가 쇠하여 생조지신이 필요한 사주라도 그 생조지신인 겁인이 무근무기하거나 파괴가 되었을 때는 그 무력한 오행들을 차라리 극거시킬 수 있는 희신(喜神)이나 구신(救神)이 용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또 사주에는 언뜻 보기에 신왕사주인 것 같으면서도 신약한 사주가 있고, 신약 사주인 것 같으면서도 신왕한 사주가 있는 것이므로 그것 또한 면밀하게 판별해야하는 것이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다.
예를 들어 일주가 득령을 하였고, 주중에 한두 개의 비겁이 있더라도 관살의 기가 강하여 그 비겁이 관살에게 겁점(劫占=극파)되었다든지, 한두 개의 인성이 있더라도 재성의 기가 강하여 괴인이 되었다면 그러한 사주는 왕중변약의 사주가 되는 것이고, 일주가 실령하였고, 주중에 한두 개의 재살(관)이 있더라도 식상과 비겁의 기가 강하여 그 재살(관)이 극파가 되었다면 그러한 사주는 약중변왕의 사주가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주를 볼 때는 언제나 명조가 지니고 있는 기의 강약을 가리고, 당해 사주가 처해 있는 상황과 간지의 어울림에 따라 희기를 논해야하는 것이지 고정된 틀에다 맞추어서 논단한다는 것은 옳지가 않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따라서 그렇게 하는 것이 명리를 바르게 파악할 수 있는 고도의 기능인 동시에 명리가 지니고 있는 학의 이치를 구현하는 정신이기도 하다. 육신이 멀쩡하더라도 하는 짓이 정상이 아니거나 엉뚱한 짓을 일삼는 사람을 우리는 정신이 없다라고 말하고, 실성했다라고 말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명리가 지니고 있는 이치를 바로 파악하지 못하고 당치 않는 이론으로 역리를 운용하려 든다면 그것이 곧 명리의 이치를 망실한 무정견의 상태인 것이다. 오행에 들어 있는 정신에 대하여는 다음 장에서 상세하게 설명을 할 것이므로 그곳을 참조하여 주기 바란다.
이하에서는 용신에 관하여 설명할 것이므로 이 내용 역시 한 가지도 놓치지 말고 여러분들의 머릿속에다 저장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학습하여 주기를 당부 드린다.
그 동안 수없이 용신이라는 말을 사용하여 왔으나 정작 그 말에 대한 어의를 밝힌 바가 없으므로 이 자리를 빌어 그 용신이라는 말에 대한 뜻부터 밝히고서 넘어가도록 하겠는데, ‘용신’이란 글자 그대로 사주에서 사용되는 신을 말한다. 그러나 ‘용신’이라는 말속에 ‘귀신 신(神)’자가 들어 있다고 하여 세상에서 흔히 말하는 ‘귀신’이나 종교에서 말하는 신이 아니라 오행으로서의 신 곧, ‘역리에서 사용되는 ‘기운’을 지칭해서 사용되는 말이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그 역리에서 사용되는 기운 중에서도 ‘가장 요긴하게 쓰여지는 기운’을 가리켜서 ‘용신이라 한다’라고 여기면 틀림이 없는 것이다 ‘용신’이라는 용어에 대하여는 제1편의 첫머리에서도 언급한 바가 있기 때문에 그 동안 열심히 본 명리대전을 공부해온 분들이나 어느 정도 역을 아는 분들이라면 익히 알고 있으리라 믿지만, 보다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 다시 밝히는 것이므로 ‘용신’이라는 말에 대하여 잘못 판단하는 일이 없도록 하여 주길 바란다.
먼저 왕중변약(旺中變弱)의 사주와 약중변왕(弱中變旺)의 사주에 대한 용신부터 설명하면 그 기준이 이러하다.
즉, ‘왕중변약’의 경우는 원래부터 사주가 약했던든 변약이 되어서 약하든 간에 사주가 약한 것은 틀림이 없으므로 ‘왕중변약’의 사주에서 적용되는 용신 역시 일반적인 용신 법에 따라 용신을 잡아야 하는데, 주중에 관살이 왕하기 때문에 약한 사주가 된 것이라면 인성을 용신으로 해야하고, 재성이 왕하기 때문에 약한 사주가 된 것이라면 비겁을 용신으로 해야하며, 식상이 왕하여 약한 사주가 되었을 때도 인성을 용신으로 해야한다. 일주에게 근기가 있으면서도 약한 사주에서 인성을 용신으로 잡는 것은 강한 관살의 기를 설기시켜서 인성의 기를 돋구는 한편 그 인성으로 하여금 다시 일주를 생하게 하기 위함이고, 식상을 용신으로 하는 것은 그 식상으로 하여금 관살에게 대적하게 하기 위함인 것이다. 그러나 주중에 역강(力强)한 인성이 있을 경우에는 식상을 용신으로 잡을 수가 없는데, 그 이유는 주중에 역강한 인성이 있을 경우 그 인성에게 식상이 탈식(奪食)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왕변위약’이 된 사주라면 그럴 리가 없겠으나 주중에 관살이 왕하여 신약이 된 사주라면 비록 주중에 식상이 있더라도 그것을 용신으로 잡을 수가 없는 경우가 있는데, 신약한 사주에 관살과 식상이 같이 들어 있게 되면 가뜩이나 신약한 사주가 극설(剋洩)이 교가(交加)되어 일주 자체가 편고(偏枯)한 지경으로 떨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재성이 왕하여 변약이 되었다면 비겁을 용신으로 해야하는데, 이유는 비겁이 일주의 기를 방부하는 같은 오행일 뿐 아니라 재성을 극파시키는 그들(재성)의 살성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겁을 용신으로 하는 사주에서는 관살이 기신(忌神)이 되는데, 관살은 일주와 더불어 비겁을 극파시키는 적이기 때문이다. 비겁을 용신으로 하는 사주에 식상이 있는 것도 나쁜 내용 중의 하나인데, 주중에 식상이 있을 경우 일주와 더불어 비겁의 기운을 소모시킬 뿐 아니라 생재(生財)를 하기 때문에 허약한 일주가 더욱 고통을 받는 지경에 떨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약변위왕’의 사주일 경우는 결과적으로 신왕의 사주가 된 것이므로 그런 경우의 용신을 잡는 법은 신왕한 사주에서의 용신을 잡는 법과 동일하다. 첫째로 극제지신(剋制之神)을 용신으로 잡도록 하고, 그것이 여의롭지 못할 때는 설상지신(洩傷之神)을 용신으로 잡도록 해야한다. ‘극제지신’이란 두말할 것 없이 재살(관)을 의미하며, ‘설상지신’이란 식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식상을 가리켜 ‘설상지신’이라고 하니까 식상이 본시 일주의 기를 설기시키는 오행인데 어떻게 신약사주의 용신이 될 수가 있느냐고 의문을 느끼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설상지신’에서 사용되는 ‘상’상’자는 일주의 기를 상하게 한다는 의미의 ‘傷’자가 아니라 관성을 상하게 한다는 의미의 ‘傷’자이므로 잘못 판단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기 때문에 ‘약변위왕’의 사주에도 기신과 흉신이 있는데, 재살(관)을 용신으로 하는 사주에서는 그 재살(관)을 극파시키는 식상이 기신인 것이고, 식상을 용신으로 하는 사주에서는 그 식상을 탈식하는 인성이 기신이 된다. 그러나 주중에 재성은 없이 관살만이 기신으로 작용을 하는 사주라면 인성의 존재가 더욱 소중하게 되는데, 그것은 인성이 관살의 기를 흡수하여 일주의 기를 생하여주기 때문인 것이다.
다음부터 설명하는 내용은 일반적인 내용에 의한 용신법이 되겠는데, 만약에 주중에 인성이 많아서 신왕한 사주라면 그 인성을 극파시킬 수 있는 재성을 용신으로 해야하고, 일주의 기가 강한데 관살의 기이 약할 때도 역시 그 관살의 기를 북돋아줄 수 있는 재성을 용신으로 해야한다.
주중에 비겁이 많아서 신왕한 사주라면 그 비겁과 일주의 기를 설기시킬 수 있는 식상을 용신으로 해야한다. 그리고 인성이 많아서 신왕한 사주라면 그 인성을 파괴시킬 수 있는 재성을 용신으로 해야하는데, 그것이 곧 군뢰신생(君賴臣生)의 원리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단 주중에 식상은 없고 비겁만 왕한 사주일 때는 절대로 재성을 용신으로 쓸 수가 없는데, 이유는 주중에 식상이 없을 경우 재성이 비겁에게 겁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주가 약한데 관살이 왕할 때와 식상이 왕할 때는 인성을 용신으로 해야하는데, 그래야만 관살의 공격을 막아주고, 일주의 설기를 차단시켜 줄 것이기 때문이다.
일주가 약한데 재성이 왕한 사주라면 비겁을 용신으로 하여 재성의 횡포를 막아주도록 해야 하고, 일주이 기와 관살의 기가 양정(兩停=양쪽의 기가 같이 강한 상태)일 때는 식상이 용신이며, 일주의 기와 재성의 기가 균적(均敵=엇비슷한 상태)을 이루고 있을 때는 비겁을 용신으로 해야한다.
다음에 설명하는 내용은 별격(別格)에 대한 용신법으로서 그에 대한 내용은 이러하다.
만약에 정격(正格)에 의한 억부법(抑扶法)으로 용신을 잡을 수가 없는 사주일 때는 주중에 있는 다른 천간과 합을 하여 화격(化格)이 되어야 하는데, 일단 ‘화격’으로 사주가 구조를 이루게 되면 화신(化神)이 그 사주의 체이고, 그 화신에 대한 설상지신이나 보격지신(補格之神)이 용신이 된다.
당해 사주의 ‘설상지신’의 기가 유여하면 그 ‘설상지신’의 기를 다시 설기시키는 오행이 용신인데, 에를 들어 甲己合에 의한 화토격(化土格) 경우 그 사주에서의 ‘설상지신’은 金인 것이고, 그 金에 대한 설기의 오행은 水인 것이므로 토성으로 몸바꿈을 한 일주에게는 결국 재성이 용신이라는 말인 것이다.
만약에 ‘설상지신’의 기가 부족하면 그 ‘설상지신’의 기를 생조하는 오행이 용신인데, 예를 들어 丁壬합에 의한 화목(化木)의 경우 그 사주에서의 ‘생조지신’은 水인 것이므로 木으로 몸바꿈을 한 일주에게는 인성이 된다는 것을 알 수가 있는 것이다.
삼합으로 이루어진 국(局)의 사주, 즉 申子辰의 수국으로 이루어진 사주와, 亥卯未의 목국으로 이루어진 사주와, 寅午戌의 화국으로 이루어진 사주와, 巳酉丑의 금국으로 이루어진 사주를 비롯하여 곡직격(曲直格=)(木), 염상격(炎上上격=火), 가색격(稼穡格=土), 종혁격(從革格=金), 윤하격(潤下格=水) 등은 일주가 당해 사주의 원신(元神)이기는 하지만, 격상(格象)이 체이고, 그 격상을 생조하거나 설상하는 오행이 용신인 경우와 재성이 용신인 경우가 있으므로 사주를 구성하고 있는 기가 강한 사주라고 해서 반드시 강한 기를 극제시키는 관살이 용신이라는 편견은 갖지 말아야한다. 아울러 명리상에 등장하는 모든 사주들은 그 사주가 지니고 있는 격국의 기세와 정상에 따라서 판단을 해야지 사전에 어떠한 틀을 마음속에다 정해놓고 논단을 하여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다음에서는 격이나 국 또는 상이 없는 사주들에 대해서 설명을 하도록 하겠다.
명조 중에는 격도 없고, 국도 없으며, 용신까지 없거나 혹 용신이 있더라도 한신(閑神)과 합을 하여 쓸모가 없다든지, 충이 되어서 파괴가 되었다든지, 기신에게 겁점이 되었다든지, 객신(客神)이 중간에 끼어 있기 때문에 격리가 되었다든지 하게 되면 용신이 일주에게 무용지물이 될 뿐 아니라 일주 역시 용신에 대한 가치를 느끼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운행 중에서 용신과 합을 하였던 오행을 충거시킨다든지, 겁점하였던 오행을 제압한다든지, 격리시켰던 오행을 밀어내고 용신과 상통을 시키게 되면 비록 무격(無格)과 무국(無局])과 무상(無象)의 사주일지라도 어느 정도는 행복을 이룰 수가 있는 것이므로 무조건 파격(破格)에 파명(破命)이라고 하는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한다.
항간에서 명리를 운용하는 사람들 중에는 어떠한 사주의 경우 용신이 여러 개가 되어서 좋은 사주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이야말로 참으로 가소롭기 한량없는 망발에 지나지 않는다. 각자가 타고나는 사주라고 해보아야 겨우 명조 속에 들어 있는 글자의 수가 겨우 여덟 글자밖에 안 되는데, 그 중에서 용신이 여러 개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모든 사주에서의 용신은 하나이다 비록 주중에 같은 오행이 있어서 용신의 기를 더욱 강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들은 일주의 기를 돋구어주는 보강지신(補强之神)일 뿐 어느 사주에서나 용신은 하나인 것이다. 그리고 일주와 용신과 희신과 기신과 구신과 그 외에 한신으로 이루지는 것이 명조의 전부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신이 여러 개라고 한다면 주중에 있어야할 다른 신들이 있어야할 자리는 어디라는 말인지 납득이 안 되는 주장들을 하고 있는 것이 속중의 역학인들인 것이다. 명리를 바르게 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깊이 헤아려 보아야 될 일이 아닌가 한다.
명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 세 가지만 들라면 사주의 강약에 대한 판별과 격국과 용신을 들 수가 있다. 그 중에서도 용신을 잡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할 수가 있는데, 그 이유는 당해 사주가 지니고 있는 길흉이 어떠한 지를 알기 위해서는 다른 무엇보다도 당해 사주의 용신이 무엇인 지를 알아야만 그에 대한 내용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각각의 사주에 들어 있는 용신을 바르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주에 대한 강약의 올바로 판별하고 격국을 정확하게 잡을 수 있어야만 용신을 바르게 잡을 수가 있는 것이다. 때문에 용신만 정확하게 잡을 줄 알면 그 사람은 이미 명리에 대한 달인의 경지에 올라선 사람이라고 해도 좋다고 보아야한다. 그 동안 설명해온 명리대전의 어느 장보다도 이 장에서 가장 상세하면서도 길게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용신에 관한 내용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러분들에게 다시 한번 당부하거니와 명리학의 용신 잡는 법을 알기 위해서 더욱 더 분발하여 주기를 바란다.
<223조>
戊 甲 戊 庚
辰 寅 寅 申
丙 乙 甲 癸 壬 辛 庚 己
戌 酉 申 未 午 巳 辰 卯
주안점: 왕변위약의 사주와 용신
득령을 한 甲木 일주가 건록 위에 앉아 있으므로 신왕한 명조로 보이는 사주이다. 하지만 살성인 庚金 역시 녹지 위에 있고, 시간에 있는 재성인 戊土 또한 辰土 위에 있으면서 생살을 하고 있는 데다 지지에서 寅申이 충을 함으로써 일주의 근기를 천간과 지지에서 충파를 하는 바람에 ‘왕변위약’이 된 사주이다. 게다가 당주가 출생한 시기가 맹춘이어서 한기가 가시지 않은 터에 주중에 火가 없는 관계로 木은 약한데 金은 강세를 띄고 있고, 재성이 생살을 하고 있는 형국이라서 안타까운 사주이다. 하지만 다행하게도 당주의 운행이 동남의 목화지지로 흐르게 되어 유년시절부터 호강으로 자라게 되었으며, 나름대로 학문도 이룰 수가 있었다. 그러나 뛰어난 재주로 높은 학문을 이루지는 못하였는데, 생살을 하는 재성의 누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운이 巳운에 이르렀을 때 무과에 올라섰고, 壬午대운에서 준동하는 외적을 섬멸하는 큰공을 세우게 되었다. 당주가 壬午 대운에서 공을 세울 수가 있었던 것은 인성인 壬水를 천간에 있는 戊土가 제압하였기 때문이었다.
이 사주에서의 ‘체’는 일주인 甲木이고 ‘용’은 火인데, 이 사주에서 火가 용신인 것은 살성인 金을 눌러주는 한편 주중에 들어 있는 한기를 제거해 줌으로써 일주인 甲木으로 하여금 발영을 하도록 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金이 기신이며, 그 기신인 金을 생하는 土가 흉신인 것이다.
*사주마다 용신 외에 반드시 기신과 희신과 구신과 한신을 갖추는 것이 아니고, 사주에 따라서는 용신과 기신만 있는 명조가 있고, 담 몇 가지의 요소만으로 사주를 이루게 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사주마다 용신과 희신과 기신과 구신과 한신을 모두 다 갖추게 되는 것이 시람들들의 사주팔자라고는 여기지 말아야한다.
겸하여 알아두어여할 것은 사주에는 조후용신(調候用神)이라는 것이 있다는 사실이다. ‘조후용신’란 당해 당주에게 필요로 하는 한난조습(寒暖燥濕)에 대한 기운들을 가리켜서 일컫는 말로서 거기애해당하는 기운들 역시 金木水火土가 거기에 해당한다. 단 ‘조후용신’을 필요로 하는 사주는 명국의 내용이 지나치게 조열하거나 한냉한 사주에 국한되는 것이기 때문에 봄이나 가을에 출생한 사람의 사주에는 해당이 되지 않고, 반드시 여름이나 겨울에 출생한 사람의 사주에 한해서만 해당이 되는데, 그것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이러하다.
즉, 2, 3, 4, 5, 6월의 출생자와, 9, 10, 11, 12, 1월의 출생자의 사주에 한해서만 ‘조후용신’이 필요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1월이 봄의 계절에 해당하고, 7월과 8월이 가을의 계절에 해당되는데, 어째서 1월에는 ‘조후용신’을 필요로 하고, 7월과 8월에는 ‘조후용신’을 필요로 하지 않느냐는 의문을 느낄 수도 있으나 모두가 다 알고 있는 것처럼 1월이 비록 봄이라고는 해나 입춘이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는 시기이기 때문에 주중에는 아직 한기가 남아 있기 때문에 그 한기를 제거시키기 위해서는 따뜻한 온기를 필요로 하게 되는 것이므로 그 따뜻한 기운이 다름아닌 火의 기운인 것으로서 그것시 곧 ‘조후용신’이 되는 것이지만 8월이 비록 가을이라고는 해도 공기 중에는 아직 잔서(殘暑)가 남아 있는 때이므로 굳이 한난조습을 맞추기 위한 ‘조후용신’이 필요가 없는 때라는 것을 알아야 는 것이다.
<224조>
丁 辛 壬 丁
酉 丑 寅 巳
甲 乙 丙 丁 戊 己 庚 辛
午 未 申 酉 戌 亥 子 丑
주안점: 약변위왕의 사주와 용신
辛金 일주가 寅월에 출생하였으므로 기가 휴수되었으며, 연과 시의 양간에 두 개의 재성이 투출하였으므로 신약한 사주이다. 하지만 지지에 巳酉丑의 금방에다 뿌리를 박은 壬水가 월간으로 투출하여 재성을 눌러주고 있으므로 ‘약변위왕’이 된 사주이다. 그런 까닭으로 丙申 대운까지는 분치미우(奔馳未遇=열심히 노력하여도 성사가 되지 않다)로 되는 일이 없이 삭막한 세월을 살아야만 했다. 그러다가 당주의 나이가 6십 세를 넘긴 뒤에야 乙未운이 들어옴으로써 기회를 잡아 재산을 일으키게 되었는데. 그렇게 될 수가 있었던 것은 운에서 들어온 未土가 일지에 있는 丑土를 충파시킴으로써 습체지기(濕滯之氣=음습하여 막히는 기운)인 金의 방을 파괴하였기 때문이었다. 연이어 들어온 甲午대운에서는 그야말로 일취월장하는 운이 되어 더욱 많은 재산을 모았으며, 만경우유(晩景優遊=늦게 들어온 행복에 취하다)로 여생을 보내었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이 사주에서도 유운(有運)이면 필발(必發)이라는 점을 실감나게 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주에서의 용신은 연과 시의 양간에 있는 살성이며, 희신은 월지에 있는 재성이다. 살을 용신으로 하는 사주의 당주가 어째서 관도에서 출세를 하지 못하고 재물을 모으게 되었느냐는 의문이 들겠지만, 당주의 나이가 60이 넘은 뒤에야 운이 들어왔기 때문에 관직에다 몸을 담을 수 있는 나이가 아니었다는 점을 감안하여 주기 바란다.
<225조>
癸 丙 甲 丙
巳 午 午 寅
壬 辛 庚 己 戊 丁 丙 乙
寅 丑 子 亥 戌 酉 申 未
주안점: 순기기세가 용신인 사주
丙火 일주가 午월에 출생하였는데, 일지에 양인이 있으며, 시에다 득록을 한 사주이다.때문에 일주인 丙火를 비롯하여 인성인 甲木의 기가 맹렬하여 일주를 태워버릴 듯한 기상을 띄고 있는 실정이다. 시간에 일 점 癸水가 있기는 하나 강렬한 화기에 의해서 말라붙는 상태에 있으므로 사용하지 못할 水가 되고 말았다. 그런 결과로 강왕한 화기에 종(從)해야할 사주가 되었는데, 다행하게도 당주의 운행이 木火土의 운으로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 재산이 번창하여 안락한 생활을 영위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申酉에 의한 금의 운이 들어오자 형모다단으로 고통이 많았으며, 亥운에서는 주중에 있는 왕한 火의 성정을 격노하게 함으로써 집안이 망하고, 본인도 수명을 다하였는데, 이것이 소위 말하는 왕의 상태가 극에 도달한 자는 그의 성정을 격노하게 하면 그 자신에게 화가 닥치게 된다는 것을 입증하는 내용이라 할 수 있는 사주다.
<226조>
丙 丙 庚 戊
申 申 申 寅
戊 丁 丙 乙 甲 癸 壬 辛
辰 卯 寅 丑 子 亥 戌 酉
주안점: 재성이 용신인 사주
丙火 일주가 7월에 출생하여 이미 실기를 하였는데, 단 하나뿐인 인성인 寅木을 세 개의 申金이 충극하여 아예 가루를 만들어버린 사주이다. 그런 까닭으로 일주인 丙火는 물론 시간의 비견까지도 그 뿌리가 뽑혀버린 사주가 되었다. 게다가 연월 양간에 土金이 투출하여 있으므로 의지할 곳이 없는 일주로서는 부득이 강세인 재성의 기를 따를 수밖에 없는 사주가 이 명조이다. 사주의 내용이 그렇다보니 오히려 비견인 丙火가 병이 된 사주이기 때문에 수왕지지인 亥子丑의 운에서 비견을 제거시킴으로써 엄청난 규모로 사업을 일으킬 수가 있었다. 그러나 丙寅대운이 들어오자 기명종재(棄命從財)를 하는 사주가 방신이 되는 운을 만난 것이 되어 형상파모의 고통을 겪게 되었으니 소위 약하기가 극의 상태에 이른 자는 도와주어야 소용이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당사자에게 해가 된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주라 할 수 있다. 명리를 다루다보면 이와 같은 사주들을 무수히 접하게 되는데, 앞의 사주는 주중에 火가 왕하기 때문에 반드시 金水를 용신으로 해야할 사주였지만, 이 사주는 주중에 金이 왕하기 때문에 반드시 木火를 용신으로 해야한다고 보기가 쉽다. 그러나 그렇게 볼 경우 길흉의 내용이 전도되어서 실제의 내용과는 판이하게 달라질 것이므로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만약에 명리가 지닌 참다운 이치를 알지 못하고, 오판을 하여 타인의 운명을 감정하였던가는 역학자인 자신이 엉터리라는 지탄을 받게 될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명리학 자체를 불신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위의 두 사주를 기준으로 삼아 종(從)에 대한 이치를 확실하게 깨달아주기 바란다.
*그동안 수많은 예 명조들을 다루어오면서 어떤 사주에서는 ‘무엇이 용신’이고, 어떤 사주에서는 ‘무엇’이 용신이다’라는 것을 밝히면서 설명을 하기도 하였고, 어떤 사주에서는 ‘내용이 이러 이러하므로 기가 어떻고, 운이 어떻다’는 것만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예 명조의 설명 속에 들어 있는 이치에 대한 설명 모두가 명리를 규명한 내용인 동시에 용신을 밝힌 것에 해당하므로 본 장에서 거론한 명조 이외의 사주에 대한 용신은 독자 여러분들께서 가늠하여 파악하여 주기 바란다.
첨언(添言)6--개복수술(開腹手術)에 의해서 출생하는 아이들의 사주에 대하여
과거의 어머니들은 자녀를 출산할 때 모두가 자연분만으로 아이를 낳았다. 그러나 요즘의 여인들은 거의가 다 개복수술(제왕절개)에 의해서 아이들을 출산하고 있다. 때문에 아이를 낳는 어머니들이 과거와 같이 엄청난 산고를 겪으면서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 여인들이 크게 고통을 받지 않고도 출산을 할 수가 있다는 면에서는 무척 다행스런 일이라 하겠으나 아들을 선호하는 우리 나라 사람들의 인식 때문에 어린이들의 성불균형이 이루어지고 있는 면에서는 바람직하지 못한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각설하고, 수술에 의해서 아이를 낳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출산할 날짜를 받아서 분만을 하고 있다. 무슨 날 몇 시에 아기를 낳아야 좋을 것이냐에 대한 택일을 미리 한 다음에 출산을 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뱃속에 들어 있는 태아가 나오고 싶은 때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날짜를 잡아서 아이를 낳다보니 출산 예정일의 범위 내에서 앞뒤로 일주일 사이에서 좋은날을 골라 택일을 하여 주면 되도록 되어 있다. 출산의 택일을 받는 것은 물론 역학인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필자 역시 출산에 대한 택일을 많이 하여 주었고, 지금도 해주고 있다. 덮어놓고 택일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미리 가상의 명조를 작성하여본 다음에 그 중에서 제일 좋은 사주에 해당하는 날짜와 시를 수술하는 날의 것으로 잡아주도록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위적으로 명조를 만들어서 출산을 하는 당해 아이의 사주가 자연분만으로 출생하는 아이들의 사주처럼 진정한 당사자의 운명이 될 수가 있을까라는 의문을 저버리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에 대한 내용을 아래에다 밝히도록 하겠다.
결론부터 말을 하면 자연분만으로 출생을 한 아이의 사주나 택일을 하여 출생을 한 아이의 사주나 당사자의 운명이 되는 면에서는 차이가 없도록 되어 있다. 그에 관한 이유는 이러하다.
사람의 생명이 형성되는 것은 물론 운명이 형성되는 것은 출생할 당시라고 보는 것이 온당하다 여기고 있다. 왜냐 하면 인간의 운명이라는 것 자체가 기에 의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만일 그것이 아니라면 우리가 역리를 알아야할 이유가 없고, 명리를 알고자 할 필요도 없을 뿐 아니라 사주팔자니 음양오행이니 하는 것을 따져야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사람의 운명이라는 것 자체가 기이고, 그 기가 곧 사람의 사주팔자이기 때문에 우리는 명리를 통하여 인간의 운명을 논하며 길흉화복을 가늠하고 있는 것이다. 그 동안 일관되게 주장하며 설명해온 바와 같이 사람의 운명이라는 것이 당사자가 타고나는 사주팔자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고, 그 사주팔자가 다름 아닌 출생자의 생년월일시에 나타나는 간지의 네 기둥이라고 한다면 자연분만으로 출생을 하던 수술에 의해서 출생을 하던 기를 품수(稟受)받아 가지고 나오는 면에서는 같아야 된다고 보는 것이 필자의 견해라는 말인 것이다.
그리고 그 기가 물상(物象)의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본보기로서 좋은 예가 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계란에 대해서이다.
모두가 알고 있다시피 계란은 닭이 낳는 알이다. 그런데 그 알을 닭이 낳기는 하더라도 그 모양새가 제 각각이라는 사실까지 여러분들이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사람의 생김새인 얼굴이 다 다른 것처럼 계란도 계란들마다 다르도록 되어 있다. 어떤 것은 긴 것이 있는가 하면 어떤 것은 둥근 것이 있고. 그것의 크기도 다 다른 것이 계란인 것이다.
그렇다면 무슨 까닭으로 단순한 형체에 지나지 않는 계란의 모양새가 그처럼 다른 모양으로 산란이 되고 었는지를 가늠해 보아야 되지 않을까 한다.
계란의 모양새들이 다른 것은 어미 닭이 산란을 하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결과라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즉 어미 닭의 뱃속에서 빠르게 나온 놈은 그 모양새가 길고, 느리게 나온 놈은 그 모양새가 둥글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물론 수탉이 될 달걀들과 암탉이 될 알들에게 길고 둥글다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동성의 달걀에도 장단의 차이가 있고, 대소의 차이가 있다는 점을 우리는 중시해야한다.
그리고 달걀의 모양이 닭의 뱃속에 있을 때부터 딱딱한 각질로 형성되어 있다가 세상 밖으로 나온 것이 아니다. 만약에 닭의 뱃속에서부터 각질로 둘러싸인 채로 있다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고 가정을 한다면 그 어미 닭은 알을 낳기도 전에 죽어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왜 어미 닭이 죽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짐작을 하리라 생각한다. 달걀들의 운명이 어떨 것인지에 대해서는 깊이 연구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으나 달걀들이 숙명에 따라 길고 짧은 차이를 두고 사람들의 입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지만, 그 역시 보다 빠른 시일 내에 사람의 입 속으로 들어갈 놈이 있을 것이고, 더디게 들어갈 놈이 있을 것이며, 더러는 부화장으로 들어가서 다시금 닭의 몸으로 태어날 놈이 있을 것이므로 그것이 곧 달걀들의 수요장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사람 역시 달걀들보다 수명이 길다는 것뿐 죽게 되는 것은 마찬가지이므로 그것을 논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사람의 출생도 그와 같은 것이어서 어머니의 뱃속에서 나와 외기에 마주치는 그 순간에 운명이 형성되는 것이며, 당사자가 지닐 수 있는 모든 인간적인 조건이 마련되는 것이라고 보아야한다. 때문에 외형상으로는 얼굴을 비롯한 육신이 다르고, 내면상으로는 심성과 기질이 다르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의술이 발달하지 못하였던 관계로 우리의 어머니들은 아이를 잉태하면 자연분만에 의해서만 출산을 할 줄 알았을 뿐 개복수술에 의해서 출산한다고는 엄두조차 내지 못했었다. 그 바람에 5남매, 8남매, 더러는 10남매 이상의 자녀를 출산하는 어머니들도 있었다.
하지만 의학이 고도로 발달한 현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은 주저하지 않고 제왕절개를 한 다음에 아이들을 낳고 있다. 게다가 산아제안이라는 국가의 시책과 핵가족화의 경향에 따라 한 명의 자녀를 두어도 좋고, 두 명의 자녀를 두어도 좋다는 인식으로 아이들을 출산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고무신을 돌려놓고(죽을 각오를 하고) 아이를 출산하러 방으로 들어가던 옛날의 어머니들과 같은 고통을 치르지 않고도 아이를 낳을 수가 있어서 좋다고는 생각을 하면서도 인위적으로 택일을 하여 출산을 한 아기의 운명이 과연 진짜의 운명일까라는 의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요즘의 어머니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위에서 설명을 한 바와 같이 수술을 하고 출산을 한 아기의 사주도 틀림없는 진짜의 사주이므로 계속 주저하지 말고 수술을 해서 아기를 출산하여 주기 바란다. 그래야만 그 지독한 산고를 겪지 않고도 아이를 출산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단 그러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아기에게 좋은 사주가 될 수 있는 택일을 하여야만 되는데, 자신들의 집안에 명리를 아는 사람이 있으면 그분에게 의뢰해서 출산일을 잡도록 하고, 그렇지 못하다면 명리에 밝은 역학인에게 의뢰해서 택일을 하여 주기 바란다.
필자는 얼마 전에 둘째 아들의 첫 아기인 손녀 한 명을 얻었다. 물론 명리학을 연구하는 나의 택일에 의한 수술로 출산을 한 아이이다. 그 아이를 낳기 전에 며느리가 대구에 있는 친정에 가 있으면서 출산을 하였고, 산모가 어느 정도 회복을 한 뒤인 2주일 후에 집으로 돌아왔는데, 세상 밖으로 나온 손녀를 처음 대하는 나는 벌어지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아기의 용모가 너무나 예쁘고 총명하게 생겼기 때문이었다. 6십 세를 훨씬 넘어 말년을 살아가고 있는 나로서도 그렇게 예쁜 아이는 처음 보는 것처럼 아이가 예뻤다. 택일을 하면서 머릿속으로 그려보았던 그런 아기와 똑같다는 생각으로 더욱 더 기뻐하였음은 말할 것도 없다.
자신의 손녀를 자랑하는 것 같아 쑥스럽기 한량이 없는 일이기는 하나 명리를 배우는 여러분들께서 참고하라는 뜻으로 그 아이에 대한 사주팔자와 이름을 아래에다 기록하도록 하겠다.
<227조>
곤명, 1999년 음 2월 12일 申시생
양3월 29일 申시생
이름: 朴 司 胤(박 사 윤)
사주
............................................................
甲 庚 丁 己
申 辰 卯 卯
운행 및 대운 수
................................................................
乙 甲 癸 壬 辛 庚 己 戊
亥 戌 酉 申 未 午 巳 辰
80 70 60 50 40 30 20 10
庚金 일주가 卯년 卯월에 출생하였고, 시간에 甲木이 투출하였으므로 주중에 재성이 무척이나 왕한 사주이다. 게다가 월간으로 투출한 관성인 丁火가 득령한 木으로부터 생을 받고 있기 때문에 재관이 병왕한 사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주인 庚金이 시지의 申金에다 득록(得祿)을 하였고, 일지의 辰土로부터 생을 받고 있기 때문에 약하지 않으므로 충분히 주중에 있는 재관의 기를 활용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명조라 할 수 있는 사주이다.
다만 이 사주에서 식상인 수기(水氣)가 눈에 띄지 않아 두뇌의 발달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되어 있는데, 그것은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뿐이고, 실에 있어서는 시지의 申金과 일지의 辰土가 申(子)辰으로 합을 하여 水국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좋은 내용이라 할 수 있으며, 그로 말미암아 아이의 두뇌도 대단히 명석할 것으로 되어 있는 사주이다. 이 사주에서 만약에 식상인 수기가 표면으로 노출이 되었다고 가정을 하면 주중에 있는 木을 생하여 가뜩이나 왕한 재성의 기를 북돋아주어 아기로 하여금 신약한 운명이 되게 하여 학문과 명예와 재물이 모두 물거품이 되게 할뿐 아니라 여명(女命)으로 태어난 아기에게 장차 남편과 자식복이 없는 기박한 팔자의 소유자로 만드는 것밖에 아무 것도 아니었을 것이다.
더욱이 이 사주가 좋은 것은 일주인 庚金이 인성인 辰土를 깔고 앉아 있다는 점을 들 수가 있는데, 그것이 곧 아이로 하여금 장차 학문을 이루어 뜻을 세울 수 있는 바탕이 되고 있는 것이다. 옛날의 시각으로 본다면 괴강성(魁罡星)에 해당하는 庚辰 일주가 너무 강성(强性)이라는 점을 흠으로 지적할 수가 있겠으나 여성의 사회적인 활동에 극도의 제약이 따르던 과거가 아니고, 지금은 여성도 능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활동을 할 수가 있는 현대인 데다 본인의 사주에 재관이 왕하기 때문에 아기의 일주가 강성인 庚辰 일주로 되어 있는 것이 오히려 더 좋다고 할 수가 있는 것이다.
나 자신의 친손녀라는 점도 있지만, 미리 택일을 하여 출산한 아이가 과연 사주의 내용대로 모든 기의 조건을 갖춘 인물이 될 것인 지와 유년 시절부터 그렇게 성장할 것인 지에 대하여 나는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아이의 발육과 성장을 지켜보고 있다. 그 동안 수많은 아이들의 출산 날짜를 잡아주기는 하였으나 택일만 하였을 뿐 그렇게 해서 출생한 아이들이 사주의 내용대로 잘 자라고 있는지, 그리고 생김새가 어떤 지를 전혀 알 수가 없던 나로서는 새로 출생한 손녀 아이가 그런 점을 관찰해 볼 수 있는 유일한 모델이 되기 때문이다. 아이의 얼굴이 잘 생긴 것은 저의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인자에 의한 결과이겠지만, 성격이 총명하다든지, 하는 짓이 명석해 보이는 것 등은 순전히 아이의 사주에 실려 있는 기의 영향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옛날부터 현명한 어머니들은 임신을 하였을 때 훌륭한 자식을 낳기 위해 태교의 생활을 해온 예가 많이 있고, 또 현대에도 그러한 여성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알지만, 역학자인 내가 볼 때는 아기의 사주를 좋게 타고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그것이 또한 아이가 좋은 날에 출산할 수 있는 당위성이라고도 믿고 있다.
나의 손녀인 아기의 이름을 ‘박사윤(朴司胤)’이라고 지은 것은 흔해빠진 이름의 틀에서 벗어난 이름을 짓고자 함이었고, 이름에 사용된 한자를 ‘司胤’이라고 한 것은 다른 한자의 사용으로는 도저히 길상(吉祥)의 수리(數理)를 맞출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사윤’이는 현재 무럭무럭 자라면서 지극히 조숙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데, 명리대전을 쓰다가도 그 녀석을 한번씩 어르는 재미에 이 할아버지로 하여금 무척이나 살맛을 느끼게 하고 있다.
다음에 나올 ‘첨언’에는 성명학과 작명에 대해서 설명을 하도록 할 예정이다. 기다려 주기 바란다.
제8장. 명리학의 중요한 요소들
1. 사주에 나타나는 정(精)과 기(氣)와 신(神)
사주 속에도 정(精)과 기(氣)와 신(神)이 있는데, 그것이 곧 운명을 결정 짓는 핵심적인 내용이 되는 동시에 오행에 대한 상황이기도 하다. 그에 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일주를 기준으로 하였을 때 생하는 오행이 정(精)에 해당하고 일주와 같은 오행이 근(根)에 해당하며, 그 근을 극제하는 오행이 신(神)에 해당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중요한 것이 ‘정’인데, 그것이 곧 스스로를 지탱하게 하는 ‘정신’이기 때문이다. 사람에게서도 스스로를 지탱하는 힘이 흐려졌을 때를 가리켜 ‘정신이 없다’ 라고 말하고 있는데, 그것은 그 사람의 몸에서 ‘정’이 되는 기와 그것을 조종하는 ‘신’이 손상을 입거나 충격을 받았을 때에 일어나는 현상을 일컬어서 하는 말인 것이다. 때문에 운명의 바탕이 되는 사주에서도 ‘정’에 해당하는 인성이 있어야만 당주가 하나의 인격체로서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동시에 전 생애를 통하여 작위를 실현시킬 수 있는 기틀이 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인간을 비롯하여 모든 것이 존재할 수 있는 핵심이 ‘기’인데, 그것이 다름 아닌 당사자의 ‘근기’가 되는 것으로서 사주에 있어서는 비.겁이 거기에 해당한다. 그렇기 때문에 주중에 ‘정’이 있어야 ‘기’가 튼튼하게 되고, ‘기’가 튼튼하여만 ‘신’의 활용에도 능력을 발휘할 수가 있는 것으로서 그 ‘신’에 해당하는 것이 관이며 살이고 재인 것이다. 하지만 좋은 운명의 소유자가 되기 위한 조건으로 정, 기, 신을 갖추었다는 것만으로 모두를 완비하였다고는 볼 수가 없고, 그 정, 기, 신의 내용이 구현될 수 있는 또 하나의 조건을 갖추어야 되는데, 그것이 다름 아닌 ‘기’에 대한 유통의 구조이다. 즉 남아나는 것은 설기가 되어야 하고, 부족한 것은 보충이 되어야 하며, 나를 해하는 자는 이쪽에서 제압할 수가 있어야 하고, 기가 너무 강한 자가 있을 때는 그쪽의 의향을 따라야 하며, 도와주어도 소용이 없는 자가 있을 때는 차라리 그것을 제거시켜 버리는 것 등이 넓은 의미에서의 유통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따라서 사주의 내용이 그러한 구조로 이루었을 때가 진정한 정, 기, 신 세 가지를 구비한 것에 해당되는 내용인 것이다.
그와는 달리 주중에 있는 오행이 편고(偏枯)하여 정이 혼탁하고, 기가 어지러우며, 신이 잡란스러운 구조로 사주의 내용이 이루어진 자는 사람 됨됨이가 천박함은 물론 소행 자체가 요사스럽고, 후안무치의 인간이 되는데, 그러한 이치는 오행의 전도지리(顚倒之理)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즉,
수다목부, 목무정신(水多木浮, 木無精神)--水가 많으면 나무가 뜰 것이므로 木에게 정신이 없는 것이 되고.
목다화식, 화무정신(木多火熄, 火無精神)--나무가 많으면, 불길이 사위어질 것이므로, 火에게 정신이 없는 되며,
화염토초, 화무정신(火炎焦土, 土無精神)--불길이 치열하면 흙이 타버릴 것이므로, 土에게 정신이 정신이 없는 것이 되고,
토중금매, 금무정신((土重金埋, 金無精神)--흙이 두터우면 쇠가 매몰될 것이므로, 金에게 정신이 없는 것이 되며,
금다수탁, 수무정신(金多水濁, 水無精神)--쇠가 많으면 물이 흐려질 것이므로, 水에게 정신이 없는 것이 되는 것이다.
이상의 한문 구절에서 보여 주는 것은 인성이 비록 오행의 정신이기는 할지라도 그것이 지나치게 많을 때는 역작용을 하기 때문에 오히려 해롭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오행의 전도지’리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사자의 사주에 들어 있는 오행이 많거나 왕하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고, 언제나 적절한 양과 질에 의한 중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그것이 곧 ‘생극제화’를 필요로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니까 그 동안에 수없이 강조해 온 ‘왕자의설’의 내용에서 설신이 득기를 하는 상태가 되면 정신이 조화를 이루게 되는 상태를 이름인 것이고, ‘왕자의극’의 내용에서 극신이 유력한 상태가 되면 신기(神氣)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 되며, ‘재다신약’의 사주에서 비.겁의 협조로 보명(保命)의 혜택을 입게 되면 근기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 되므로 명리를 운용하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깨달아야 할 내용 중의 하나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위에서 밝힌 내용들은 비단 일주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오행에 두루 적용되는 이치이므로 가볍게 취급하는 일이 없도록 하여 주길 바란다.
<228조>
戊 丙 甲 癸
戌 寅 子 酉
丙 丁 戊 己 庚 辛 壬 癸
辰 巳 午 未 申 酉 戌 亥
주안점: 정족(精足), 기왕(氣旺)에 신강(神强)한 사주
이 사주는 일주가 丙火이므로 인성인 甲木이 정(정)인 사주이다. 그런데 출생한 때 겨울이어서 동목(凍木)인 터에 일지에 있는 寅木에게 일주가 건록이 되어 있고, 지지에 寅(午)戌의 화국이 있기 때문에 향양지목(向陽之木)이 되어 해동(解冬)을 하고 있는 형국이므로 사주의 정신(精神)이 견고해진 명조이다. 게다가 간지의의 어울림이 천간에서는 水生木, 木生火, 火生土로 상생을 하고 있고, 지지에서는 金生水, 水生木이 되어 있는 데다 寅(午)戌로 합이 된 화국을 생하고 있으므로 결과적으로는 연주상생(連珠相生)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 사주여서 내용이 너무나 좋은 사주이다. 때문에 이 사주는 일주인 丙火의 기운까지 관통이 되어 있는 사주인 동시에 오행이 두루 갖추어진 사주여서 좌우 상하가 정협을 이루고 있는 명조이다. 그뿐 아니라 관성의 기를 인성이 흡수하고, 비겁의 기를 식신이 흡수하며, 식신의 기를 재성이 흡수하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운행에서도 동서남북의 운이 모두가 좋은 사주가 되다보니 당주가 전 생애를 통하여 부귀와 수복을 누리게 되었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29조>
庚 丙 乙 癸
寅 辰 卯 未
丁 戊 己 庚 辛 壬 癸 甲
未 申 酉 戌 亥 子 丑 寅
주안점: 과다물병(過多物病)의 사주
이 사주의 대세를 보면 관인이 상생하고 있고, 시간에 편재가 있으므로 오행이 한 가지도 빠진 것이 없는 사주여서 내용이 무척이나 순수하기 때문에 귀격(貴格)의 사주라고 할 수 있는 명조이다. 하지만 이 사주의 재.관인 癸水와 庚金이 모두 휴수되어 무기할 뿐 아니라 멀리 떨어져 있어서 서로에게 힘이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지지에는 寅卯辰의 목국이 있기 때문에 춘토(春土)인 辰.未土가 극진이 되고 있어서 재성인 庚金을 생한다는 것은 생각조차 해볼 수 없는 형국이 되었으며, 庚金 또한 스스로가 절지인 寅木 위에 있기 때문에 生水를 할 수가 없을 뿐더러 관성인 癸水의 기운은 왕성한 木의 기운에게 설진(洩盡)되어 버리고 만 사주이다. 때문에 주중에 남은 것은 木의 기운뿐이며, 그 왕성한 木으로부터 생을 받게 된 火의 기운만이 치열해진 사주이다. 火氣가 지나치게 치열하기 때문에 오히려 죽은 火氣(주)가 되었으며, 죽은 火氣가 되었기 때문에 북방의 水운이 들어와도 그것을 자신의 관성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오히려 木을 생하는 정(精)의 역할만 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金운이 들어와도 그것을 자신의 양명지본(養命之本으로 삼을 수가 없어 오히려 재앙의 기운을 맞이한 꼴이 되었으니 그것은 주중에 있는 강한 木의 기운을 건드려 그의 분노를 촉발시키는 결과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결과로 당주의 일생이 자갈밭을 걷는 것처럼 험악하기만 하였으며, 일사무성으로 세상을 살았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주), 죽은 火--목다화식(木多火熄’의 원리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목다화치(木多火熾=木이 많으면 불이 치열해진다’의 원리도 있는 것이므로 앞에서 밝힌 오행의 ‘전도지리’에서 어긋난다고 여기지 말기를 바란다. 모든 것이 지나치면 병이라는 개념으로 역리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230조>
己 丙 乙 戊
丑 辰 丑 戌
癸 壬 辛 庚 己 戊 丁 丙
酉 申 未 午 巳 辰 卯 寅
주안점: 기탁신고(氣濁身枯)한 사주
이 사주는 乙木과 일주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土로 이루어진 사주이다. 때문에 사주의 주인인 일주이 기가 설진되고 있는 데다 월간의 乙木마저 조고(凋枯)하므로 정(精)과 기(氣)가 모두 고색(枯索)한 사주이다. 壬戌대운이 들어오자 일주인 丙火가 극상을 당하고, 세운이 辛未년인 해에 연간의 乙木이 긴극(緊剋(주1)을 당함으로써 중병이 들어 그 해 9월(주2)에 죽었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주1). 긴극(緊剋)--가까이에서 극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원국에서의 극은 연월일시라는 간격이 있기 때문에 천간이나 지지와 같이 붙어 있는 상태에서의 극이 아니고, 연과 시로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극을 받은 것이 되기 때문에 요극(邀剋=멀리 떨어진 상태에서의 극이라는 뜻)이라고 하지만, 대운이나 세운에서 들어오는 극은 지나가는 길목에서 만나는 극이기 때문에 ‘긴박한 극’이라는 뜻으로 긴극(緊戟)이라 하고 있다.
(주2). ‘9월에 죽었다는...’--辛未연의 9월은 戊戌월이다. 따라서 가뜩이나 주중에 土가 많아서 일주의 기가 설진되고 있는 이 사주에서 다시금 土의 달을 만났다는 것은 당주에게서 완전히 기력을 뽑아가 버리는 것이 되는 한편 세운에서 들어온 戌土가 일지의 辰土를 충함으로써 辰土의 암장에 들어 있는 乙木을 극파해 버리는 해이기 때문에 당주가 죽을 수밖에 없는 운인 것이다. 전에도 인체의 장부(臟腑)를 말하는 자리에서 오행으로 木이 간장(肝腸)이라고 하였으므로 이 사람 역시 내종병(內腫病=肝癌)으로 죽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2. 월령(月令)과 시지(時支)의 중요성
명조 중에서 어느 것 하나라도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그 중에서도 더욱 중요한 것이 월령과 시지이다. 왜냐 하면 월령이 곧 그 사람의 사주가 지니고 있는 기의 강약을 대변하는 중심 처이고, 시지는 그 사람의 기가 흘러오다가 마무리되는 종착지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월령을 일컬어 제강지부(提綱之府)라 말하고 있는데, 그것은 월령의 자리가 주중에 들어 있는 모든 오행의 기를 대표하는 자리인 한편 그 기들의 성쇠와 강약을 조종하는 사령부와 같은 곳이기 때문이다.
시지에 대해서는 귀숙지(歸宿地)라고도 하는데, 그것은 연간에서부터 시작된 당주의 기가 네 개의 기둥을 거쳐 최후로 도달하는 곳이 시지이기 때문이며, 마지막으로 당주가 목숨을 거두는 종착지가 그곳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람이 운명(殞命)을 하였을 때 ‘아무개가 몇 날 몇 시에 숨을 가두었다’라고 말하는데, 그것이 시지가 귀숙지라는 증거인 것이다.
그 중에서 월령에 대한 내용부터 설명하면 월령이 집인 것과 같고, 그 속에 들어 있는 용사지신(用事之神=(暗藏神도 포함)이 향(向)인 것과 같다. 그리고 그것을 풍수지리(風水地理)의 시각으로 보면 월령을 집으로 볼 경우 양택(陽宅)의 이론에 해당하고, 매장 법(埋葬法)에 의한 음택(陰宅)의 이론으로 볼 경우는 월령이 혈(穴)에 해당하며, 그 월령의 암장에 들어 있으면서 작용을 하는 용사지신이 향(向)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월령이라는 기존의 명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용사지신’이라는 별개의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하나의 월지 속에는 두 개 이상, 세 개의 암장 신이 들어 있기 때문이며, 명국(命局)의 구조 여하에 따라 일주의 근기 내지는 용신이 달라지는 것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가령 甲木 일주가 寅. 卯월에 출생하였다면 일주 자체가 득령에 득기를 한 것이 되어 당주 자신이 영화를 누리기 위해 원국이나 운행에서 재.관이 들어오기를 바라게 될 것이고, 그와는 달리 申.酉월에 출생하였다면 실시에 실기를 한 때가 될 것이므로 자신이 보명을 한 후에 영달을 꿈꾸기 위해 인성과 식.상을 원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사주의 형세가 그러할 때에 寅.卯월에 출생한 甲木의 경우 월지에 들어 있는 암장 중에서 戊土가 용사(用事)를 하는 여기의 기간에 출생을 한 사람이라면 부잣집의 자손일 것이고, 중기의 기간에 출생을 한 사람이라면 학문을 하는 사람의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일 것이며, 정기의 기간에 출생한 사람이라면 명문세가에서 출생한 사람이 될 것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寅의 장간 속에는 戊土와 丙火와 甲木이 들어 있으므로 그 중에서 戊土는 木의 일주에게 재성인 것이고, 丙火는 식.상인 것이며, 甲木은 당주의 기를 더욱 두텁게 하는 비.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주의 집안이 그렇다고 하는 것은 월지가 다름 아닌 택궁(宅宮)이며, 부모 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성인 戊土가 용사하는 집안이라면 부잣집일 것이고, 食.상인 丙火가 용사하는 집안이라면 두뇌가 우수한 사람의 집안일 것이므로 그 부모들의 학문이 높은 사람들일 것이며, 甲木이 용사하는 집이라면 처세하는 그들이 역강할 것이므로 명문세가로 보아야 하는 것이다.
申.酉월에 출생한 甲木이 경우는 戊土가 용사하는 여기의 기간에 출생한 사람이라면 남의 집 고용살이를 하거나 장사를 해서 먹고 살아가는 사람일 것이고, 중기인 壬水가 용사하는 기간에 출생한 사람이라면 학문을 하는 사람일 것이지만, 가난할 것이며, 庚金이 용사하는 기간에 출생한 사람이라면 형상파모로 고통을 겪는 사람이거나 기껏 해 보아야 이속배(吏屬輩)의 범위를 넘어서지 못하는 사람일 것이다. 申.酉월에 출생한 木의 일주가 그렇다는 것은 7.8월이 木에게는 실기의 계절인 데다 申과 酉가 관.살이기 때문이며, 여기가 용사하는 기간에 출생한 사람이라면 木의 일주에게 재성에 해당하지만, 능력이 부족한 일주로서는 고용살이를 하거나 상업(장사)을 해서 살아가야 할 사람일 것이고, 중기인 壬水가 용사하는 기간에 출생한 사람이라면 水는 木의 인성이기 때문에 학문을 하는 사람이지만, 능력이 부족하여 가난한 사람일 것이며, 정기인 庚金이 용사하는 시기에 출생한 사람이라면 申.酉의 金氣가 지니고 있는 살기로 말미암아 고통을 받거나 주중에서 도와주는 오행이 있을 경우라도 출생한 때가 실기한 시기이기 때문에 기껏 해 보아야 이속배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위에서 설명한 내용을 출생한 시기와 그 대상이 되는 일주의 오행을 金바으로 꾸어서 말한다면 庚金의 일주가 寅.卯월에 출생하였을 겨우 때가 목왕지절인 봄철이기 때문에 木의 기세는 왕성하지만, 金의 기세는 휴수가 되는 때이어서 金으로 태어난 일주의 기가 약할 것이므로 모든 면에서 甲木의 경우와는 반대의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보아야 하는 것이다.
예로 들어서 설명한 대상이 甲木과 庚金의 일주에 한해서일 뿐이지만, 천간에 해당하는 모든 일주와 12개월에 해당하는 모든 월령들의 중요성이 다 같으므로 배우는 여러분들은 언제나 그 점을 중시하여 명리를 다루어야 되리라 생각한다.
이와 같이 각각의 사주에서 월령이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명리학자라면 누구나 먼저 무엇이 월령을 차지하고 있는지를 검토한 다음에 기를 논하고, 일주의 강약을 따져야 하는 것이지 덮어놓고 사주에 들어 있는 오행만을 구분하여 명리를 논하다가는 백의 하나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엉터리라는 빈축을 면하지 못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또 한가지 여러분들이 알아두어야 할 것은 월령이 아무리 중요하다 하더라도 그냥 월령이라고 하면 될 것인데, 무엇 때문에 월령을 宅(집)이라 하고, 용사지신을 향이라고 하느냐에 대해서이다.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기 때문이므로 그것 역시 기억을 하여 두기 바란다.
즉, 집(宅)은 한번 들어 앉히면 부동의 자세이지만, 용사지신은 용사를 하는 시기에 따라 변동이 되는 한편 주중에 있는 다른 오행이나 운에서 들어오는 다른 오행들과의 관계에 따라 생극제화의 작용을 일으키는 유동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고 있다. 다시 말하면 향이란 그 집을 출입하는 문과 같은 것이어서 필요하다면 어느 때라도 위치를 바꿀 수가 있기 때문에 향이라 부르고 있다는 말인 것이다. 그 동안에 수많은 예 명조를 해설하는 속에서도 대운을 말할 때 동남향의 운이 어떻고, 서북향의 운이 어떠하다는 등의 표현을 사용한 것도 용사지신이 곧 향이기 때문이었다.
지리현기(地理玄機))라는 글에서, 기에 관하여 논급하여 놓은 것이 있는데, ‘위에서는 하늘의 기운이 동하고, 아래에서는 땅의 기운이 동하므로 인간들이 거기에 응하면서 살아가도록 되어 있다’라고 해 놓았는데, 거기에서 말하는 ’하늘의 기운‘이 곧 천간의 기이고, ’땅의 기운‘이 곧 지지의 기운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명리에서 천간의 오행을 일주로 삼고, 지지의 오행을 일주에 대한 기의 강약을 비롯하여 모든 천간의 기를 가늠하는 자리로 삼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월령을 제일의 중심 처로 잡고 있는 것이다. 월령을 기의 중심 처로 잡고 있는 것은 앞에서 밝힌 바와 같이 그 월령의 자리가 인원용사(人元用事)의 사령부인 동시에 조격 보용에 대한 령수(領首))의 자리가 되기 때문인 것이다.
하지만 각각의 사주 중에서 좋은 명조가 되기 위해서는 천간의 기운과 지지의 기운이 상응하는 형태로 간지가 어울려야 하는데, 그것이 곧 사주의 사령신인 월령의 암장간이 천간으로 투출하여 일주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 내용에 해당한다.
가령 寅월 생이 戊土가 용사하는 시기에 출생하였다고 하면 비록 甲木이 용사하는 시기에 출생한 것만은 못하더라도 그 戊土를 용신으로 쓸 수가 있는 것인데, 주중의 다른 천간에 용신에게 필요한 火나 土가 투간되질 않고, 水나 木이 투간 되었다면 그러한 현상을 일컬어 지쇠(地衰) 문왕(門旺)이라 말하고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地란 용신을 말하는 것이고, 門이란 천간으로 투출한 다른 오행을 이르는 말로서 결론적으로 말하면 용신의 힘보다 극해지신의 힘이 더 강하다는 것을 이르는 말이 되는 것이다. 무엇 때문에 그런 식으로 표현을 하는고 하면 寅木의 장간 속에는 본시 戊土와 丙火와 甲木이 들어 있는 것이지만, 그 중에서 제일 힘이 약한 여기인 戊土가 용사를 하는 판에 그보다 힘이 강한 水.木이 극용을 하는 것이 되므로 지지에서 나온 戊土를 地라 한 것이고, 모든 것이 열려 있는 천간에서 水.木이 극용을 해 오는 것이기 때문에 문이라고 한 것이다.
寅木의 장간 중 만약에 丙火가 용사하는 시기에 출생하여 그 丙火를 용신으로 하는 사주인데, 다른 천간에 水가 투출하지 않았다면 한목인 일주가 丙火에 의해서 번영하게 될 뿐 아니라 丙火 역시 木에 의해서 생조를 받게 될 것이므로 그런 경우를 가리켜 문과 지가 양왕(兩旺)하다고 하며, 당주의 복력(福力)이 큰 것으로 되어 있다. 다른 일주와 월령에 관해서도 그와 같은 요령으로 운용을 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여러분들의 성찰이 있기를 바란다.
다음은 시지에 대해서 설명을 하도록 하겠는데,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시지는 사주의 종착지인 동시에 당주의 귀숙지가 되는 곳이다. 따라서 양택의 시각으로 볼 때 월령이 집이며 문아 향이었던 것처럼 음택의 시각으로 보면 시지가 곧 혈이며 향이라고 할 수가 있다. 왜 그런고 하면 귀숙지인 시지는 당주가 기(명)를 마치는 자리이고, 기를 마친 뒤에는 그의 영육이 매장지지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그 시지가 곧 분묘의 혈이며 향과 같다는 말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지가 지니고 있는 기도 대단히 중요시하고 있는데, 월령에서와 마찬가지로 시지에 대해서도 기의 심천이 되는 장간이 용사하는 시각을 따지도록 되어 있는데, 그에 관한 내용은 지지의 장간 표에 준하면 거의 맞도록 되어 있다.
<231조>
丙 戊 丙 甲
辰 寅 寅 戌
甲 癸 壬 辛 庚 己 戊 丁
戌 酉 申 未 午 巳 辰 卯
주안점: 용사지신의 영향
戊土 일주가 입춘이 들어온 후 6일 째 되는 날에 출생하였으므로 정기인 甲木이 용사하는 시기에 출생한 사주이다. 그런데 지지에 양인(兩寅)이 있으므로 역시 지지에 있는 辰.戌의 土가 두 개의 寅木에게 긴극을 당하고 있고, 천간의 甲木은 일주인 戊土를 극하고 있어서 마치 살왕에 신약인 것 같은 구조를 이루고 있는 사주이다. 하지만 주중에 金이 없기 때문에 일주의 기가 설기되지 않는 점이 좋고, 水가 없기 때문에 丙火가 손상되지 않는 점이 좋은 내용이다. 게다가 인성인 두 개의 丙火가 투출하여 화살(化殺)에 생신을 하는 덕으로 당주가 갑방(甲榜)으로 출사를 하여 청수(靑綬(주))를 허리에 두르게 되었고, 부윤(副尹(을 거쳐 황당에 발을 디디는 등 명.이를 모두 다 이루었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註), 靑綬=문관들이 관복을 입은 다은 허리에다 두르는 띠.
<232조>
庚 戊 丙 甲
申 辰 寅 戌
甲 癸 壬 辛 庚 己 戊 丁
戌 酉 申 未 午 巳 辰 卯
주안점: 간지의 불협(不協)
戊土 일주가 입춘 후 6일만에 출생하였으므로 戊土가 용사하는 사주이다. 그런데 월간에 丙火가 투출하였으므로 생화(生化)가 되어 유정하고, 일지에 辰土가 있으므로 거기에다 통근을 하였으며, 시주에 있는 식신이 제살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앞의 사주와 비교하여 훨씬 좋아 보이는 사주이다. 하지만 때가 맹춘인지라 나무가 어리고, 土에는 한기가 배어 있기 때문에 모두가 火를 좋아하고 있는 형편이며, 일주의 살성인 木은 기히 丙火를 생하느라 화해 버린 터에 다시 제살이 되고 있는 점이 불미로운 내용의 사주이다. 게다가 출생한 시가 申시이기 때문에 일주의 기를 설하고 있고, 월간의 丙火마저 申金에게 병지가 됨으로써 당주가 학문을 이루지 못하였을 뿐 아니라 전 생애를 통하여 기도불영으로 괴로운 일만 겪으면서 살았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이 사주의 천간을 보면 연주상생의 구조를 이루고 있으나 사령신인 寅木이 파됨으로써 그것에 의한 귀기(貴氣)마저 유야무야가 되고 말았으니 안타까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가 없는 사주이다.
3. 사주가 지닌 기의 쇠왕(衰旺)을 알아야 한다
그 동안에 설명하여 온 내용들이 궁극적으로 각각의 명조에 들어 있는 기에 대한 강약, 즉 일주가 지니고 있는 기를 비롯하여 주중에 있는 다른 오행들의 기가 어떠한 내용과 힘을 지니고 있는가를 알아보기 위한 작업이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인간의 운명이라는 것 자체가 기인 것이고, 그것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 명리학이나 사주라는 공식도 결과적으로 기를 알아보기 위한 하나의 형식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명학을 하는 사람으로서 각각의 사주에 들어 있는 기에 대란 진기(眞機)를 올바로 파악할 수가 있다면 그 사람은 이미 명리에 대한 이치를 모두 다 파악하였다고 해도 틀리지가 않을 것이다.
당령을 한 오행은 왕한 것이 사실이고, 실령을 한 오행이 약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당령을 한 오행이라도 약하게 되는 경우가 있고, 실령을 한 오행이라도 강하게 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득령을 한 오행이냐 실령을 한 오행이냐는 것만 가지고 강약을 단정지을 수는 없는 것이 기에 대한 복잡성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저 앞의 왕변위약의 사주와 약변위왕의 사주에서도 일주란 자기 혼자만의 기운으로 명조를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연월일시에 의한 네 게의 기둥에 의해서 사주가 구성되는 것이고, 그 네 개의 기등에 의한 여덟 개의 글자가 빚어내는 종합적인 기에 의해서 좌우되는 것이 일주이기 때문이다. 월령을 위주로 하면 왕변위약의 사주와 약변위왕의 사주가 나오는 것이지만, 사주가 지니고 있는 전체적인 기를 중심으로 하였을 때는 강변위약의 사주와 약변위강의 사주가 나올 수 있는 것이 또한 명조의 유형이라고 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명리를 다루는 명학자는 언제나 사주가 지닌 기의 종합적인 강약을 판별할 줄 알아야 하고, 그런 다음에 최종적으로 얻어진 결론이 일주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알아 길흉을 판단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강변위약의 사주와 약변위강의 사주가 나오는 요인은 월령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주가 지니고 있는 종합적인 현상에 의해서 생겨나는 결과이기 때문에 명리를 다루는 사람들로서는 언제나 사주의 간지에 들어 있는 육신들의 동태를 치밀하게 살필 줄을 알아야 하는데, 그것이 다름 아닌 재.관(살)이며, 인성이고, 비.겁이며, 식.상에 대한 강약과 그들의 작위력인 것이다.
명학자들에게 오류에 빠지기 쉬운 함정을 들라면 그것은 지지 속에 들어 있는 암장신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표면에 나타나는 오행의 생극제화만으로 사주를 판단하려 하고, 길흉을 논하려 든다는 점이다. 그것은 마치 본질은 알 필요가 없이 현상만을 보아 가치를 결정 짓겠다는 자세와 같으며, 나아가서는 수박 겉 핥기 식일 뿐 진정한 의미에서의 명학자의 태도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명학자들은 다른 무엇보다도 지지에 들어 있는 암장신을 파악할 줄 알아야 하는데, 예를 들어 甲.乙木의 오행이 기가 휴수된 시기인 6월에 출생하였다고 가정을 하더라도 무근에 무기하다고 할 수가 없는 것은 未土의 중기에 乙木이 들어 있기 때문이고. 丙.丁火의 오행이 기가 휴수된 9월에 출생하였다고 가정을 하더라도 무근에 무기하다고 할 수가 없는 것은 戌土의 중기에 丁화가 들어 있기 때문이며, 庚.辛金의 오행이 기가 휴수된 12월에 출생하였다고 가정을 하더라도 무근에 무기하다고 할 수가 없는 것은 丑土의 중기에 辛금이 들어 있기 때문이고, 壬.癸수의 오행이 기가 휴수된 3월에 출생하였다고 가정을 하더라도 무근에 무기하다고 할 수가 없는 것은 辰土의 중기에 癸水가 들어 있기 때문인 것이다. 寅, 申, 巳, 亥의 장간 속에는 여기와 중기와 정기인 세 개의 장간이 들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중기만을 들어 근기가 있다라고 말하는 것은 그 장간들 중에서도 중기가 각 오행의 고근(庫根)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와 같은 장간 속에 들어 있는 오행의 근기(根氣)를 헤아릴 줄 모른 상태에서 명리를 운용한다는 것은 마치 겉모습만으로 사람의 인품을 가늠하려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위에서 설명한 내용들은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 가지고 오행의 강약을 잘못 단정지어 버릴 수 있는 경우에 대한 예이지만, 표면으로 나와 있는 오행의 현상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오행에 대한 전도지리인 것이다.
오행의 전도지리를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은 그래야만 오행의 이치를 좀더 자세히 알 수가 있을 뿐 아니라 각각의 명조에 나타나는 사주에 대해서도 당사자에 대한 길흉을 바르게 파악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오행의 ‘전도지리’를 알기 위해서는 그 동안에 산발적으로 공부해 온 내용 중에서 다음의 내용들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난 다음에 그 오행의 ‘전도지리’의 학습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그에 대한 내용은 이러하다.
1. 태왕의설, 왕극의생(太旺宜洩, 極旺宜生)--태왕한 오행은 설기시켜야 하고, 극도로 왕한 오행은 차라리 생해 주어야 한다.
2. 태쇠의극, 쇠극의생(太衰宜剋, 衰剋宜洩)--태쇠한 오행은 극해야 하고, 극도로 쇠한 오행은 설기시켜야 한다.
위에 기록한 한문 구절을 다시 풀이하면 이러하다.
1, 여러 가지 사주를 대하다 보면 명조 속에 들어 있는 재.관(살).인.식(상)을 비롯하여 비.겹의 육신들 중에 강세를 띄고 있는 오행을 접하게 되는 수가 있다. 그런데 그 강세를 띄고 있는 육신 중에서도 보통으로 강한 경우의 육신과 과도하게 강한 육신이 들어 있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한 차이가 있을 경우 보통으로 강한 육신은 주중에 있는 다른 오행으로 하여금 그 강한 기운을 설기시키도록 해야 하고, 과도하게 강한 육신은 차라리 그의 기운을 생하여 주는 구조로 사주가 이루어져야만 당주의 운명이 좋아지도록 되어 있다. 왜 그래야 되는고 하면 보통으로 강한 기세를 띄고 있는 육신일 경우이든 과도하게 강한 기세를 띄고 있는 육신이든 간에 주중에서 강자의 위치에 처해 있기 때문에 그의 성정을 거스르는 극제의 방법을 쓰게 되면 상대방이 격노하게 될 것이므로 사주의 주인인 당주에게 풍파만이 일어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내용은 여기까지 진행되어 오는 동안 수없이 되풀이하며 강조해온 내용이므로 독자 여러분들께서도 충분하게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주중에 강세를 띈 육신이 있을 때는 그 강세를 띈 육신의 기를 설기시키는 다른 오행이 주중에 있어서 그의 기를 뽑아주는 구조로 내용이 이루어져야만 강자의 기를 거스르는 것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당주의 사주 속에서 평화를 이룰 수가 있는 것이고, 과도하게 강세를 띈 육신이 주중에 있을 때는 당해 육신의 기가 과도하게 강하기 때문에 설기를 시켜보아야 그 강한 기운을 충분하게 뽑아내어 그의 성정을 순화시킬 수가 없을 것이므로 그럴 경우에는 차라리 그의 기를 더욱 돋구어 줌으로써 비위를 맞추어 주어야만 사주의 내용이 편안하여 당주의 생애가 좋아지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2, 두 번째의 내용은 1의 경우와는 반대가 되는 현상으로서 주중에 들어 있는 육신 중에서 당해 오행의 기가 보통으로 쇠약한 경우와 극도로 쇠약한 상태에 처해 있는 육신에 관해서인데, 그런 경우의 쇠약한 오행은 주중에 있는 다른 오행이 그 쇠약한 육신을 극제시켜 버려야 하고, 극도로 쇠약한 오행은 설기를 시켜서 남아 있는 기운마저 뽑아 버리도록 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어야 하는 이유는 쇠약한 육신이 주중에 있을 경우 육신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할 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당주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한편 때에 따라서는 화를 불러오는 요인이 되는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위에서 밝힌 내용을 좀더 자세하게 풀이를 하면 모두 열 가지가 되는데, 그에 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그리고 이하에서 설명되는 내용은 ‘오행의 전도지리’ 중 또 하나의 면모이기도 하므로 앞에서 설명하였던 ‘오행의 전도지리’와 중복되는 내용이라는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1, 목태왕자 사금, 희화지연야(木太旺者 似金, 喜火之煉也)--木의 가가 태왕하면 그 질이 金과 같으므로 火로서 다스려야 하고,(설기시켜야 한다는 뜻)
목왕극자 사화, 희수지극야(木旺極者 似火, 喜水之剋也)--木의 기가 과도하게 왕하면 그 질이 火와 같으므로 水로서 다스려야 한다.(차라리 생해 주어야 한다는 뜻)
2, 화태왕자 사수, 희토지지야(火太旺者 似水, 喜土之止也--火기운이 강하면 그 질이 水와 같으므로 土로서 막아주어야 하고,(설기시켜야 한다는 뜻)
화왕극자 사토, 희목지극야(火旺極者 似土, 喜木之剋也)--火의 기운이 극도로 왕하면 그 질이 土와 같으므로 木으로서 극해 주어야 한다.(차라리 생해 주어야 한다는 뜻)
3, 토태왕자 사목, 희금지극야(土太旺者 似木, 喜金之剋也)--土의 기가 지나치게 왕하면 그 질이 木과 같으므로 金으로서 극해 주어야 하고.(설기시켜야 한다는 뜻)
토왕극자 사금, 희화이연야(土旺極者 似金, 喜火之煉也)--土의 기운이 극도로 강할 때는 火로서 단련시켜 줘야 한다.(차라리 생해 주어야 한다는 뜻)
4, 금태왕자 사화, 희수지제야(金太旺者 似火, 喜水之濟也)--金의 기가 왕하면 그 질이 火와 같으므로 水로서 다스려야 하고,(설기시켜야 한다는 뜻)
금왕극자 사수, 희토지지야(金旺極者 似水, 喜土之止也--金의 기가 지나치게 왕하면 그 질이 水와 같으므로 土로서 막아 주어야 한다(차라리 생해 주어야 한다는 뜻)
5, 수태왕자 사토, 희목지제야(水太旺者 似土, 喜木之制也)--水가 태왕하면 그 질이 土와 같으므로 木으로서 막아주어야 하고,(설기시켜야 한다는 뜻)
수왕극자 사목, 희금지극야(水旺極者 似木, 喜金之剋也)--水의 기가 지나치게 왕하면 그 질이 木과 같으므로 金으로서 극해 주어야 한다.(차라리 생해 주어야 한다는 뜻)
이상의 내용이 오행의 ‘전도지리’ 중에서 태왕한 자와 극왕한 자에 대한 운용상의 다섯 가지 법칙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다음에 설명하는 내용은 태쇠한 오행과 쇠약하기가 극도에 달한 오행의 경우를 설명할 대한 다섯 가지 경우를 밝히는 것이므로 쥐의 깊게 읽어 주기 바란다.
1, 목태쇠자 사수 의금이생지(木太衰者 似水, 宜金以生之)--木이 약하면 그 질이 水와 같으므로 金으로 생해 주어야 하고,(극을 해야 한다는 뜻)
목쇠극자 사토, 의화이생지(木衰極者 似土, 宜火以生之)--木이 극도로 쇠약하면 그 질이 土와 같으므로 火로서 생해 주어야 한다.(설기시켜야 된다는 뜻)
2. 화태쇠자 사목, 의금이생지(火太衰者 似木, 宜水以生之)--火가 약하면 그 질이 木과 같으므로 水로서 생해 주어야 하고,(극을 해야 한다뜻)
화쇠극자 사금, 의토이생지(火衰極者 似金, 宜土以生之)--火가 극도로 쇠약하면 그 질이 金과 같으므로 土로서 생해 주어야 한다.(설기시켜야 한다는 뜻)
3. 토태쇠자 사화, 의목이생지(土太衰者 似火, 宜木以生之)--土가 하면 火와 같으므로 木으로서 생해 주어야 하고.(극해야 한다는 뜻)
토쇠극자 사수, 위금이생지(土太者 似水, 宜金以生之)--土가 약하면 水와 같으므로 金으로 생해 주어야 한다.(설기시켜야 한다는 뜻)
4, 금태쇠자 사토, 의화이생지(金太衰 似土, 宜火以生之)--金이 약하면 그 질이 土와 같으므로 火로서 생해 주어야 하고,(극해야 한다는 뜻)
금쇠극자 사목, 의수이생지(金衰極者 似木, 宜水以生之)--金이 극도로 쇠약하면 그 질이 木과 같으므로 水로서 생해 주어야 한다.(설기시켜야 한다는 뜻)
5, 수태쇠자 사목, 의금이생지(水太衰者似木, 宜木以生之)--水가 약하면 그 질이 木과 같으므로 金으로서 생해 주어야 하고,(극을 해야 한다는 뜻)
수쇠극자 사화, 의목이생지(水衰極者 似火, 宜木以生之)--水가 극도로 약하면 그 질이 火와 같으므로 木으로 생해 주어야 한다.(설기시켜야 한다는 뜻)
이상에서 보여 준 것들이 ‘오행의 전도지리’에 담겨 있는 열 가지에 대한 특이한 내용이다. 보편적인 개념으로 보면 오행은 그저 金, 木, 水, 火, 土에 의한 다섯 가지의 기운일 뿐이고, 그 다섯 가지의 기운에 의해서 생하고 극하며 화는 것이 그것들의 작용력인 것으로 되어 있지만, 그것들이 어울린 상태 여하에 따라서는 위에서 열거한 ‘오행의 전도지리’에 의한 별다른 기능이 생겨날 뿐 아니라 무수히 많은 작용력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음양이나 오행이라는 것 자체가 기인 것이기 때문에 기라는 것은 어느 때 어느 곳에서라도 변질과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요소들이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다. 그것은 마치 빛깔의 모체는 삼원색에 불과하지만 그것들이 배합이 되는 비율에 따라 수백 수천, 아니 수만 가지의 또 다른 빛깔들이 생겨나게 되는 원리와도 같다고 해야 할 것이다.
‘오행의 전도지리’를 자연에 의해서 작위(作爲)되고 있는 물상계(物象界)의 현실에다 맞추어 보아도 그러한 현상이 있음을 알 수가 있는데, 그것은 ‘기만즉 경(器滿則頃)’이라 하여 그릇이 차면 넘치게 되어 있고, ‘물극즉변(物極則變)’이라 하여 존재하는 모든 사물들이 극도로 왕성하거나 극도로 쇠약하게 되면 그 질에 변화가 생겨나는 것이 어길 수 없는 자연의 법칙인 것이다.
역의 이치를 다루어 놓은 천금부(千金賦)라는 글을 보면 ‘동정음양 수만상지분운, 일리이 융관(動靜陰陽 雖萬象之分云, 一理而 融貫)--음양의 변화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현상이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그 이치는 모두가 하나로 통하고 있다)라고 강조를 해 놓았는데, 거기에서 말하는 ‘이치는 하나로 통한다’라는 말의 뜻이 다름 아닌 변화의 법칙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명리를 하는 사람이 ‘오행의 전도지리’를 모르는 상태에서 다른 사람들의 명과 운을 다룬다는 것은 색맹인 사람이 빛을 말하는 것과 같고, 전후를 모르는 사람이 방향을 말하는 것과 같으므로 명학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깊이 새겨두어야 할 일이 아닌가 한다. 그 ‘오행의 전도지리’ 속에 담겨 있는 역생(逆生)과 역사(逆死)의 법칙이야 말로 사여생(死如生=죽는 것이 사는 것이며, ‘생여사(生如死=사는 것이 곧 죽음일수 있다’는 이치와도 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233조>
戊 甲 丁 甲
辰 子 卯 辰
乙 甲 癸 壬 辛 庚 己 戊
亥 戌 酉 申 未 午 巳 辰
주안점: 木이 태왕하여 金과 같이 된 사주
甲木 일주가 卯월에 출생하여 지지에 두 개의 辰土가 있으므로 辰土 속에 木의 여기인 乙木이 들어 있고, 또 (寅)卯辰으로 木方을 형성하고 있는 데다 (申)子辰으로 水국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木의 기가 태왕한 사주이다. 그러므로 사주 속에 들어 있는 木의 기운이 마치 金의 기운처럼 강한 상태가 되었기 때문에 火를 이용하여 그 강한 기운을 눌러주어야 할 사주이다. 그런데 마침 월간에 상관인 丁火가 투간되어 있어서 그것을 용신으로 하여 강한 기운을 눌러줄 수가 있기 때문에 좋은 사주이다. 그러나 실상은 丁火는 甲木인 일주에게 상관이 되는 것이므로 일주를 비롯하여 사주에 들어 있는 강한 木의 기운을 설기시키는 오행일 뿐 기를 눌러주는 내용에는 해당되지 않는 것이 이 사주의 내용이다. 하지만 이 사주에서 ‘눌러주다’에 해당되는 것은 木의 기운 그 자체를 누른다는 것이 아니라 마치 金의 기운처럼 강해져 버린 木의 기운을 눌러주는 것이 되므로 그것이 곧 오행의 전도지리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대운에서 巳운이 들어오자 용신인 丁火가 왕한 기운을 얻게 되어 당주의 이름을 궁장(宮牆=학궁) 안에 걸게 되었는데, 천간으로 들어온 庚.辛의 金기에 의한 영향으로 학업진전에 악영향이 있기는 하였으나 남방의 火운에 실려 있는 금이기 때문에 별 탈이 없이 지낼 수가 있었다. 그 뒤에 未 대운이 들어오자 사주의 기신인 子水를 극거시킴으로써 장원급제를 하는 것과 동시에 당주의 재산이 불꽃이 피어오르는 것처럼 성재(成財)를 하게 되는 기쁨을 맛보게 되었다. 그러나 壬申 대운이 들어오자 金水에 의한 반격으로 처자를 잃는 등 온갖 고통을 겪다가 자신마저 별세를 하고 말았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34조>
乙 甲 乙 癸
亥 寅 卯 卯
丁 戊 己 庚 辛 壬 癸 甲
未 申 酉 戌 亥 子 丑 寅
주안점: 木이 극왕하여 水와 같이 된 사주
이 사주는 다섯 개의 木과 두 개의 水로 이루어진 명조이지만, 두 개의 水가 木을 생하고 있으므로 결국 木의 기운만으로 구성된 사주이다. 때문에 사주 속에 들어 있는 木의 기운이 극왕의 상태가 되었으므로 마치 水와 같이 된 사주인데, 이것이 곧 왕극필변(旺極必變)에 따른 이치의 실현이라고도 할 수 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따라서 ‘극왕한 자는 차라리 생해 주어야 한다’라는 원칙에 맞추어 水를 용신으로 하게 되니 亥子丑으로 흐르는 북방의 水운에서 유업(遺業)이 풍성하였으나 오직 丑土의 운에서만은 부모의 상고(喪故)를 당하는 등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그렇게 되어야 했던 이유는 丑土가 비록 습토이기는 하나 사주에 만국(滿局)을 이루고 있는 木의 집단에게 재성(財星)이 되는 오행으로서 군비쟁재가 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壬子와 辛亥운을 살아가는 20년 동안에 사업을 하여 거액의 재산을 모으게 되었는데, 그렇게 되는 과정에서 辛이라는 金의 운을 지나면서도 아무런 탈이 없었던 것은 辛金 자체에게 뿌리가 없는 운일 뿐 아니라 대운에서 들어온 왕성한 水에게 金의 기운이 설기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水의 기운을 돋구어주는 운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대운에서 庚戌운이 들어오자 土金이 병왕하게 되어 모든 재산을 파한 뒤에 사망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35조>
辛 甲 甲 乙
未 申 申 丑
丙 丁 戊 己 庚 辛 壬 癸
子 丑 寅 卯 辰 巳 午 未
주안점: 木이 테쇠하여 水와 같이 된 사주
이 사주의 지지에는 土.金만이 자리를 잡고 있으므로 木에게는 뿌리를 내릴 수 없는 허습지지(虛濕之地)와 같은 사주이다. 그런 데다 시의 천간에 辛金이 투출하였으므로 木의 기가 태쇠하여 水와 같이 된 사주이다. 때문에 운행에서 水의 기운에 부합되는 金.水의 운을 만나야 할 사주인데, 초운에서 壬午와 癸未대운이 들어옴으로써 木을 생하고 金을 억제하게 되어 형상파모를 비롯한 가문의 몰락을 가져오는 불운을 겪게 되었다. 그러나 辛巳와 庚辰대운이 들어오면서 金이 득지에 득기를 하게 되어 자수성가로 수만금에 해당하는 재물을 일으켰으나 己卯대운이 들어오자 土 무근에 木은 득지를 하는 운이 됨으로써 반생 사업을 모두 실패한 뒤에 저 세상을 하직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36조>
丙 乙 己 己
戌 酉 巳 巳
辛 壬 癸 甲 乙 丙 丁 戊
酉 戌 亥 子 丑 寅 卯 辰
주안점: 일주의 기가 土와 같이 된 사주
乙木으로 태어난 사주에 일주를 생부하는 오행은 연월일시 어디에도 없고, 오직 상관과 식신과 재와 살성만이 들어 있는 사주라서 극설(剋洩)이 교가(交加)하는 최약의 사주이다. 때문에 당주인 乙木의 오행이 마치 土와 같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그런 결과로 초년 운이었던 戊辰과 丁대운을 지나는 동안에는 모든 것이 풍족하였을 뿐 아니라 당주의 부모를 비롯한 가족들의 생활이 지극히 행복하였으나 卯 대운으로 들어서자 土와 같이 되어 버린 木의 일주에게 비견의 운이 들어온 것이 되어 부모가 별세하는 등 온갖 변고가 일어나면서 집안이 무너지고 말았다. 그러나 그 卯대운이 지나가고 丙火의 운이 들어오면서 당주에게 재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사업에 손을 대게 되었고, 그 5년 동안에 거액에 달하는 재산을 일으킬 수가 있었다. 하지만 겁재의 운인 寅운을 맞이하게 되자 그 동안에 모았던 모든 재산이 한꺼번에 날아가는 불운을 겪게 되었고, 뒤를 이어 들어온 乙丑대운에서는 주중에 있는 火土의 기운이 설기 되는 金국의 운이 되는 바람에 자신들이 살고 있던 가옥마저 타인에게 넘겨주어야만 하였고, 그 뒤에 들어온 북방의 水운에서 생을 마쳤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위의 사주로 볼 때 당주의 오행이 극약(極弱)의 상태에 처한 사람은 굳이 ‘오행의 전도지리’의 원칙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도 종재나 종살이나 종아와 같은 종격의 사주로 보아도 틀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37조>
甲 丙 壬 乙
午 戌 午 丑
甲 乙 丙 丁 戊 己 庚 辛
戌 亥 子 丑 寅 卯 辰 巳
주안점: 火의 기가 태약하여 水와 같이 된 사주
丙火 일주의 사주에 월지와 시지에 양인이 있고, 월간의 壬水가 허약한 데다 연과 시에 있는 木에게 설기가 되고 있으므로 일주인 丙火의 기가 태왕한 사주이다. 때문에 丙火 일주의 기가 마치 水와 같이 되어 버린 사주인데, 대운에서 庚辰과 辛巳운이 들어옴으로써 木.火의 운을 필요로 하는 당주의 운이 허탈하여 무엇 하나 되는 일이 없었다. 그렇다 보니 당주의 사생활이 자연히 소인배들과 어울리면서 의미 없는 세월을 살게 되었다. 하지만 운에서 己卯대운이 들어오자 당주에게 필요한 木의 운이 들어오는 한편 지지에서 卯戌에 의한 火국이 이루어지면서 기회를 잡게 된 당주가 성재(成財)의 활동을 하기 시작하였고, 戊寅대운이 들어오고 나서는 火국이 형성됨으로써 거액의 재산을 모으게 되었는데, 그러한 발전의 운은 丁丑대운까지 이어졌다. 丁丑대운의 丑자가 습토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운이 될 수가 있었던 것은 천간에 丁火가 개두(蓋頭)하여 있기 때문에 목생화, 화생토로 전전상생의 유통의 덕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당주의 나이가 60대의 운인 子水운이 들어오자 午火를 충파함으로써 사망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38조>
甲 丙 丁 戊
午 寅 巳 寅
乙 甲 癸 壬 辛 庚 己 戊
丑 子 亥 戌 酉 申 未 午
주안점: 극왕한 火가 土와 같이 된 사주
丙火 일주가 맹하에 출생하였는데, 장생지인 寅木 위에 앉아 있고, 월지와 시지에 녹왕이 되고 있으므로 일주의 기가 극왕의 상태에 있으므로 마치 土와 같이 된 사주이다. 초년 운에서 남방의 火운이 들어왔기 때문에 생활이 풍족하였으며, 학업을 이룰 수가 있었는데, 당주의 두뇌가 툭출하여 과목성송(過目成誦)의 실력으로 우수한 성적을 거두게 되었다. 하지만 庚申대운이 들어오자 학문을 포기하고 유희(遊戱)와 도락에만 빠져들기 시작하였으며, 재물 다루기를 마치 흙을 사용하듯이 하였고, 마침내는 가파(家破) 신망(身亡)을 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이 사주의 주인인 당주가 운행에서 金의 운이 아닌 木의 운을 만났더라면 명,리를 모두 이루고도 남음이 있었을 것인데, 그렇게 보는 까닭은 丙火로 태어난 당주의 기가 너무 강하여 土와 같이 된 사주이기 때문에 그 土의 기운을 木이 극제시키는 공덕을 입었을 것이기 때문인 것이다.
<239조>
辛 丁 丁 辛
丑 酉 酉 巳
己 庚 辛 壬 癸 甲 乙 丙
丑 寅 卯 辰 巳 午 未 申
주안점 극도로 쇠약하여 木과 같이 된 사주
丁火 일주가 금왕지절인 8월에 출생하였는데, 지지에 巳酉에 의한 金국이 있으므로 火의 일주가 지극히 쇠약하게 되어 마치 木의 질처럼 변화가 된 사주이다. 초년 운이었던 乙未와 甲午 대운에서 木.火의 기가 왕한 운이 되어 골육(骨肉=형제)이 그림 속의 떡처럼 당주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부모의 덕 또한 부운(浮雲)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癸巳 대운이 들어오자 천간에서 癸水가 뜨고, 지지에서 合金의 운이 됨으로써 외지로 나가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고, 壬辰 대운에서 십여 만금의 재물을 일으켰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이 사주의 주인이 金.水의 운에서 성공할 수가 있었던 것은 일주의 기가 극도로 쇠약하여 마치 木의 질처럼 변질이 된 일주에게 그를 생하는 기가 들어왔기 때문인데, 그 실은 쇠극한 일주의 기운을 극거시킨 데에 그 요인이 있었다는 것을 명심하여 주기 바란다.
<240조>
己 丙 壬 辛
亥 申 辰 亥
甲 乙 丙 丁 戊 己 庚 辛
申 酉 戌 亥 子 丑 寅 卯
주안점: 극도로 쇠약한 사주와 운행의 관계
이 사주는 주중에 들어 있는 강왕한 재,살이 丙화 일주를 공격하고 있는 것 같은 형태를 취하고 있는 사주이다. 게다가 일주가 앉아 있는 자리에 재성인 申金이 자리를 잡고 있으면서 월지의 辰土와 합을 하여 水국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일주인 丙火가 극도로 쇠약해진 사주이므로 마치 金과 같이 변질이 된 사주이다. 辛卯와 庚寅 운을 살아가는 초기에 용신인 金의 기운을 극하는 것이 되어 부모가 별세를 하였으며, 이어오던 조업(祖業)마저 무너지고 말았다. 그러나 己丑 대운이 들어오자 외지로 나가 큰돈을 벌게 되었으며, 戊子 대운이 흐르는 동안에도 여유 만만한 삶을 살게 되었으니 그것이 소위 유운 (有運)이면 필득기복(必得其福)에 해당하는 내용인 것이다.
<241조>
己 戊 戊 戊
未 申 午 辰
丙 乙 甲 癸 壬 辛 庚 己
寅 丑 子 亥 戌 酉 申 未
주안점: 태왕한 사주와 운행의 관계
이 사주는 5월에 출생한 戊土 일주인데, 주중에 들어 있는 들어 있는 대부분의 오행이 土로 이루어진 사주이기 때문에 태왕하기 그지없는 사주라서 그 질이 마치 木과 같이 되어 있는 사주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왕한 土의 기운을 설기할 수 있는 金이 용신인 사주이다. 마침 초년부터 庚申 대운이 들어옴으로써 부유한 가문에서 모든 행복의 조건들을 다 갖춘 상태에서 성장하였을 뿐 아니라 식신이 토수(吐秀)하는 명국(命局)의 내용에 힘입어 장원 급제의 대 도약을 이루게 되었으며, 辛酉대운에서 어전(御前)에 입시(入侍)하는 영광을 안게 되었다. 그러나 당주의 나이 겨우 40세를 조금 넘긴 뒤인 壬戌대운의 자리에 들어서자 지지에서는 충극이 발생하고 천간에서는 군비쟁재가 일어나는 바람에 형상파모에 의한 온갖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그러다가 세운이 丙午년이던 해에 타계하고 말았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42조>
己 己 丙 戊
巳 巳 辰 戌
甲 癸 壬 辛 庚 己 戊 丁
子 亥 戌 酉 申 未 午 巳
주안점: 극왕한 사주와 운행의 불길
이 사주는 간지가 모두 土로만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왕하기가 극에 달하고 있는 명조이다. 때문에 ‘土가 극왕의 상태가 되면 그 질이 金과 같으므로 火로 다스려여야 한다’라는 원칙에 따라 火를 용신으로 해야할 사주인데, 마침 당주의 운행이 초 운부터 巳午未에 의한 남방의 火운이 들어왔기 때문에 가문의 재물이 풍요로웠으며, 일찍이 학문을 이룰 수가 있었고, 午운에서 관도에 진출하는 뜻을 이룰 수가 있었다. 그러나 대운이 庚申운으로 접어들자 가문이 쇠퇴하기 시작하더니 辛酉 대운으로 들어섰을 때는 북풍한설이 몰아지는 것처럼 모든 것이 삭막하고 쓸쓸한 형상으로 변해 버리고 말았는데, 현령(縣令)으로 봉직하던 자신의 직위가 단절이 되는 한편 가파(家破) 인망(人亡)으로 모든 것이 무너졌기 때문이었다. 壬水운이 들어오자 마침내 당주의 수명까지도 마감이 되고 말았으니 팔자를 탄식하고, 운을 원망해야 할 사람의 사주인 것이다.
<243조>
癸 戊 辛 壬
丑 子 亥 辰
己 戊 丁 丙 乙 甲 癸 壬
未 午 巳 辰 卯 寅 丑 子
주안점: 태쇠하여 火와 같이 된 일주가 운행에서 水의 운을 만난 사주
이 사주에는 북방의 수국이 있기 때문에 수세(水勢)가 왕양한 사주이다. 게다가 辛金과 壬.癸水가 있기 때문에 戊土인 일주의 기가 태쇠한 사주이므로 마치 일주의 질이 火와 같이 된 사주이다. 그렇기 때문에 甲寅과 乙卯의 대운에서 명.리를 이룰 수가 있었으나 丙火의 운으로 접어들자 형처극자와 함께 파모다단의 고통을 겼었으며, 丁丑년이었던 해에 사주의 체, 용이 상하게 되어 병석에 누운 후에 일어나지 못하고 숨을 거두었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44조>
壬 戊 甲 癸
子 子 子 酉
丙 丁 戊 己 庚 辛 壬 癸
辰 巳 午 未 申 酉 戌 亥
주안점: 운의 부침(浮沈)
이 사주에는 金.水만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戊土로 태어난 일주가 극도로 쇠약하여 마치 그 질이 水와 같이 된 사주이다. 그렇기 때문에 초 운이었던 癸亥 대운을 지날 무렵에는 평영(平寧)한 삶을 누릴 수가 있었으나 壬戌대운이 들어오자 水에게는 무근지지(無根之地)가 되고, 土에게는 득지를 하는 운이 되어 형상파모로 가산이 탕진되는 고통을 겪게 되었다. 그러나 辛酉대운이 들어오자 金水가 생기를 얻는 운이 되어 분연히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되었고, 庚申대운에서는 일취월장하는 기세로 사업이 발전하여 시여만 금이 넘는 재산을 일으키게 되었다. 하지만 己未대운에 들어서자 온갖 분야에서 문제가 생겨 그 동안에 모았던 재산을 거의 다 소모한 채 사망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45조>
庚 庚 己 壬
辰 子 酉 申
丁 丙 乙 甲 癸 壬 辛 庚
巳 辰 卯 寅 丑 子 亥 戌
주안점: 변질의 오행이기는 하나 명.운이 좋은 사주
이 사주는 金.水의 기가 태왕한 중에 주중에 木.火의 기운이 전무하므로 마치 일주의 기가 火와 같이 된 사주이다. 그렇기 때문에 亥水의 운이 들어오자 壬水가 득록(得祿)을 하는 곳이 되어 일찍부터 반궁(泮宮)에 들어가 학업을 이룰 수가 있었으며, 壬子 대운에서는 장원급제의 영광을 안을 수가 있었다. 하지만 癸丑대운이 들어오자 丑土가 子水와 합을 하여 기반을 시켜버리는 바람에 왕설래만 하던 현령의 자리에는 임관도 해보지 못한 채 허송세월만 보내는 신세가 되었다. 그러나 당주의 나이가 이미 40을 넘긴 뒤이기는 하지만, 甲寅과 乙卯의 대운이 들어오면서 비로소 벼슬길에 나가 영화를 누리기 시작하였는데, 甲寅과 乙卯 대운에서 뜻을 이룰 수가 있었던 것은 운행의 기신이었던 丑土를 극거시키고 水를 보호하여 주는 운이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당주가 관직에 있는 동안 그의 인품이 청고(淸高)하다는 칭송과 함께 명필로서도 소문이 자자하였는데, 그것은 사주의 원국이 청순한 데다 인품이 곧고 강직한 데서 비롯한 것으로 되어 있다.
<246조>
庚 庚 乙 庚
辰 戌 酉 申
癸 壬 辛 庚 己 戊 丁 丙
巳 辰 卯 寅 丑 子 亥 戌
주안점: 변질된 극왕의 사주와 운행
이 사주는 지지에 申酉戌의 방이 있는 데다 주중에 土까지 있는 사주여서 극왕의 상태가 되었으므로 일주의 질이 金이 아니라 水와 같이 된 사주이다. 초 운이었던 火.土의 운에서는 사주의 내용과 배치가 되는 운이라서 궁핍한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으나 戊子 대운이 들어오면서 子水와 함께 지지에서 水국이 이루어진 덕으로 재산을 일으키게 되었으며, 그 재물을 상납한 공으로 벼슬길에 나가게 되었다. 그리고 己丑과 庚 대운에서도 별 어려움이 없이 관직을 수행할 수가 있었는데, 水를 용신으로 하는 사주이면서도 己丑 대운을 어려움 없이 넘길 수가 있었던 것은 지지에서 (巳)酉丑으로 金국이 이루어지기 때문이었고, 천간의 己土는 강왕한 金기에게 흡수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庚운 역시 원국의 기운과 같은 金의 운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운의 운행이 寅운으로 접어들자 관직에서 과오를 범하게 되어 그 동안에 이룩한 명.리를 모두 다 잃게 되었고, 卯운에 이르러 왕신을 충함으로써 마침내 자신의 목숨마저 잃었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47조>
甲 辛 庚 己
午 卯 午 卯
壬 癸 甲 乙 丙 丁 戊 己
戌 亥 子 丑 寅 卯 辰 巳
주안점: 명과 운
辛金 일주가 午월에 출생하였는데, 지지에 재성만 모여 있으므로 일주가 태쇠하여 土와 같이 변질이 된 사주이다. 초 운이었던 己巳와 戊辰 운을 지날 무렵에는 회화에 생금을 하는 바람에 모든 면에서 정체가 심하였을 뿐 아니라 무엇 하나 되는 일이 없었다. 그러나 대운에서 정묘 운이 들어오자 木.火가 병왕하게 되어 마치 고목이 비를 만난 것처럼 분연히 일어서게 되었으며, 순풍에 돛 단 듯이 모든 것이 순조롭게 되어 우선 거액의 재산부터 모았다. 하지만 丑 대운이 들어오자 다시 생금에 설화를 하는 운이 되어 불행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48조>
丙 庚 丁 己
子 寅 卯 亥
己 庚 辛 壬 癸 甲 乙 丙
未 申 酉 戌 亥 子 丑 寅
주안점: 쇠약하여 木과 같이 된 사주
이 사주는 왕木이 사령을 하고 있고, 지지에 亥.子水가 있으므로 주중에 있는 오행의 기운이 재성에게 실려 있기 때문에 일주의 기기 쇠약하기가 극에 달하고 있어서 庚金 일주의 질이 마치 木과 같이 된 사주이다. 그런 까닭으로 을축 대운을 지나는 동안에는 土.金의 기가 왕해지는 운이 되어 가업(家業)이 모두 파진(破盡)되는 불운을 겪어야만 했다. 그러나 갑자 대운이 들어오자 북방의 수왕지지가 되어 재물의 운이 살아남으로써 다시금 가업을 일으키게 되었고, 본인도 벼슬길에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되었다. 하지만 40대에 들어온 임술 대운에서는 水기가 극파를 당하는 운이 되어 파직을 당한 뒤에 향리로 돌아왔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49조>
辛 壬 辛 壬
丑 子 亥 寅
己 戊 丁 丙 乙 甲 癸 壬
未 午 巳 辰 卯 寅 丑 子
주안점: 土와 같이 변질이 된 사주
이 사주는 壬水가 亥월에 출생하였는데, 지지에 수국이 있으므로 水가 태왕하여 그 질이 마치 土와 같이 된 사주이다. 그런데 년지에 寅木이 있어서 水의 기를 유통시키고 있는 점이 대단히 좋은 내용이다. 때문에 甲寅 대운에서 청운의 뜻을 이룰 수가 있었으며, 그 뒤에도 당주의 환도(宦途)가 승승장구로 발전을 거듭한 끝에 재상의 위치에까지 영달 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50조>
癸 壬 乙 丙
卯 午 未 辰
癸 壬 辛 庚 己 戊 丁 丙
卯 寅 丑 子 亥 戌 酉 申
주안점: 水의 질이 金과 같이 된 사주
이 사주는 火.土가 당권한 데다 木이 火를 생하고 있고, 주중에 金이 없으므로 일주의 기가 태쇠한 사주이며, 마치 壬水의 질이 金과 같이 되어 버린 사주이다. 초운이었던 丙申과 丁酉운에서 金의 운이 들어오기는 하였으나 천간에 丙丁火가 개두한 덕으로 申酉의 金이 生水를 하지 못하게 되어 당주의 집안에 재물이 풍부하였고, 戊戌대운에서는 당주 자신이 많은 돈을 벌었다. 己亥대운이 들어오자 그 亥자가 水의 오행이기 때문에 그 자체만 가지고 보면 두려워해야 할 운이었으나 지지에서 亥卯未에 의한 木국이 이루어진 덕으로 용신인 화기를 상승시키게 되어 오히려 더욱 많은 재산을 모으게 되었다. 하지만 庚子 대운이 들어오자 용신이 상하게 되어 가파(家破) 인망(人亡)의 불행을 맞이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51조>
庚 壬 癸 癸
子 子 亥 亥
乙 丙 丁 戊 己 庚 辛 壬
卯 辰 巳 午 未 申 酉 戌
주안점: 극왕한 水의 질이 木과 같이 된 사주
이 사주는 사주의 전국이 水로만 되어 있는 사주라서 왕의 상태가 극에 달하고 있으므로 그 질이 마치 木가 같이 되어 있기 때문에 金으로 다스려야 할 사주이다. 그런데 초 운에서 壬戌운이 들어옴으로써 일찍부터 형상파모로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그러나 곧 이어서 庚申과 辛酉에 의한 金의 운인 용신 운이 들어오게 되어 운로가 춤을 추듯이 발전하기 시작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월인천강은작랑(月印千江銀作浪--휘엉청 밝은 달이 창공에 떠 있으므로 온 누리의 강에서 은빛 너울이 일렁이고), 문림오복면포화(門臨五福綿鋪花--집안으로 모든 복이 몰려드니 비단 옷에 수놓아진 꽃무늬가 참으로 아름답구나)에 해당하는 삶의 내용이었다. 하지만 己未대운이 들어오자 모든 재산이 불타 버린 듯이 사라지게 되었고, 태세가 戊午년이었던 해에 가난을 견디지 못한 당주가 우울증으로 졸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52조>
丙 壬 戊 癸
午 寅 午 卯
庚 辛 壬 癸 甲 乙 丙 丁
戌 亥 子 丑 寅 卯 辰 巳
주안점: 극도로 쇠약한 水가 火와 같이 된 사주
이 사주는 丙火가 당권하였는데, 戊癸가 합을 하여 화로 변하였으며, 지지에서 火국이 형성되어 있으므로 일주의 기가 극도로 쇠약하여 마치 火와 같이 된 사주이다. 그런데 당주의 운행이 초 운부터 火의 운으로 달리게 되어 풍의족식으로 성장할 수가 있었으며, 乙卯와 甲寅 대운을 지나는 동안에 명리를 모두 이룰 수가 있었다. 그러나 癸丑대운이 들어오자 쟁관(爭官)에 탈재(奪財)를 하는 운이 되어 파모의 고통을 겪다가 사망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이상으로 오행의 전도지리에 의해서 다루어야 할 총 2조에 달하는 예 명조에 대한 해설을 모두 다 마치기로 하겠다. 그러나 이 자리를 빌어 여러분들에게 다시 한번 당부하고 싶은 것은 이 오행의 전도지리에 의해서 판별을 해야 할 사주는 보편적으로 말하는 오행의 억부법에 의한 중화(中和)의 개념이나 시각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는 점에 대해서이다. 원주(原註)에서도 말해 놓기를 ‘왕한 중에 쇠한 것이 있고, 쇠한 중에 왕한 것이 있다’ 라고 강조한 다음 ‘태왕한 것은 설시키도록 하고, 태쇠한 것은 극제시키도록 해야 한다’라고 하였으며, 왕의 상태가 극에 도달한 것을 손상시키려 해서는 안 되고, 쇠약한 상태가 극에 도달한 것은 설기를 시켜야 하는 것이 오행 운용의 참다운 이치’라고 단정을 지어 놓았다. 그러니까 본 장에서 밝힌 오행의 전도지리는 따지고 보면 위에서 말한 오행의 운용에 대한 참다운 이치가 무엇인지를 예증(例證)시킨 내용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한편 ‘태왕한 것은 설기시켜야 하고, 왕하기가 극에 달한 것은 차라리 생해 주어야 한다.’ 라는 이론은 종왕(從旺)과 종강(從强)의 사주를 운용하는 법칙에 해당하고, ‘태쇠한 것은 극제시켜야 하고, 극도로 쇠약한 것은 설기시켜야 한다’ 라는 이론은 종재(從財)와 종.관살(從官.殺)과 종아(從兒)의 사주를 운용하는 이치와도 맞먹는다고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위에서 설명한 오행의 전도지리에 대한 내용을 좀더 극명하게 마무리 짓기 위해서 아래에다 그 전도지리에 해당하는 사주들의 체와 용에 대한 것을 도식화 해서 보이도록 하겠다.
1, 木이 태왕한 사주==설기하는 火가 용신이고, 木이 극왕한 사주==생하는 水가 용신이다.
1-2, 木이 태쇠한 사주==극제하는 金이 용신이고, 木이 쇠극한 사주==설기하는 火가 용신이다.
2. 火가 태왕한 사주==설기하는 土가 용신이고, 火가 극왕한 사주==생해 주는 木이 용신이다.
2-2, 火가 태쇠한 사주==극제하는 水가 용신이고, 火가 쇠극한 사주==설기하는 木이 용신이다.
3, 土가 태왕한 사주==살기하는 金이 용신이고, 火가 극왕한 사주==생해 주는 木이 용신이다.
3,-2, 토가 태쇠한 사주==극제하는 木이 용신이고, 土가 쇠극한 사주==설기하는 金이 용신이다.
4, 金이 태왕한 사주==설기하는 金이 용신이고, 金이 쇠극한 사주==생해 주는 土가 용신이다.
4-2, 金이 태쇠한 사주==극제하는 火가 용신이고, 金이 쇠극한 사주==생해 주는 土가 용신이다.
5, 水가 태왕한 사주==설기하는 木이 용신이고, 水가 극왕한 사주==생해 주는 생해 주는 金이 용신이다.
5-2, 水가 태쇠한 사주==극제하는 土가 용신이고, 水가 쇠극한 사주==생해 주는 金이 용신이다.
*앞에서 설명한 역생(逆生)과 역사(逆死)에 대한 설명이 다소 혼란스러운 것 같아 별도로 요약을 해서 부연한 내용이지만 공부하는 여러분들에게 도움이 될는지 모르겠다.
위의 설명 중에 전도지리에 해당하는 사주의 틀과 거기에 해당되는 용신만을 밝혔을 뿐이나 용신이 있으면 반드시 희신이 있게 마련이고, 용신을 해롭게 하는 기신과 함께 구신도 있을 수가 있으므로 그 점에 대하여는 공부하는 여러분들께서 판단을 하여야만 되는데, 이 자리를 빌어 거기에 대한 내용을 다시 한번 요약하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木이 용신이면 水가 희신이고, 金이 기신이며, 土가 구신이다.
火가 용신이면 木이 희신이고, 水가 기신이며, 金이 구신이다.
土가 용신이면 火가 희신이고, 木이 기신이며, 水가 구신이다.
金이 용신이면 土가 희신이고, 火가 기신이며, 木이 구신이다.
水가 용신이면 金이 희신이고, 土가 기신이며, 火가 구신이다.
4. 오행의 중화가 이루어진 사주가 가장 좋은 명조이다
사람의 운명으로 나타나는 것이 기이고, 그 기의 강약을 가늠하는 것이 사주팔자이다. 그 사주팔자에서 주체가 되는 일주를 중심으로 하여 주중에 들어 있는 육신의 내용인 인성과 비.겁과 재.관과 식.상의 기운들이 어떠한가를 가늠하는 것이 당사자의 운명을 판별하는 명리의 핵심 내용이기 때문에 사주에 들어 있는 육신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 기의 중화인 것이다.
때문에 사주에 등장하는 모든 오행이 중화를 이룬 명조를 타고난 사람은 수명이 길고 건강하며, 일생을 살아가는 동안 부귀에 의한 행복을 누리면서 살아갈 수가 있는 것이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수명이 짧아 일찍 타계하게 되거나 설령 장수를 누린다 하더라도 박복한 인생으로 빈곤에 의한 고통을 겪으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도록 되어 있는 것이 명학으로 볼 수 있는 인간의 운명인 것이다. 그뿐 아니라 성정이 관후하여 처세를 하는 자세가 언제나 정대하고 너그러우며 지혜로운 면모를 보이는 것이라든지, 자식 된 도리를 지켜 부모에게 효도하며 형제간의 우애를 존중하는 것이나 친구에게 의리를 지키는 것도 모두가 다 중화된 사주를 타고난 사람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현상이다.
그러나 사주의 주인인 일주의 기가 무력한 데다 주중에 있는 육신이 좋은 내용을 이루지 못하여 당주에게 해로운 오행으로 작용을 하는 사주를 타고난 사람은 언제나 생각하는 바가 옹졸하고 편협하여 매사에 무리수를 쓰기가 일수이고, 자신보다 강한 사람에게는 아첨하기를 잘 하는가 하면 약한 자에게는 제왕처럼 군림하려 드는 집요함을 보이기도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뿐 아니라 부모에게 불효하고 형제간에 인색하게 대하면서 세상을 살아가는 것도 모두가 편고한 사주를 타고난 사람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현상이다.
하지만 선천적으로 중화가 된 사주를 타고난 사람이라도 운행에서 나뿐 운을 만나게 되면 그 동안에 누리며 살아왔던 모든 행복의 내용들이 물거품처럼 사라지기도 하고, 편고한 사주를 타고난 사람이라도 운행에서 좋은 운을 만나면 비록 지탄을 받는 인품이기는 하더라도 출세와 성재(成財)를 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이 명학으로 볼 수 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어떠한 구조로 이루어진 사주가 중화가 된 사주인지는 여러분들도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설명은 생략하기로 하고 대신 편고한 사주에 대한 내용을 설명함으로써 여러분들의 관심을 다시 한번 집중시키도록 하겠다.
만약에 주중에 있는 재성이 약한데, 비,겁의 기가 강하면 탈재(奪財)가 될 것으므로 배우자가 어질지 못하고, 가난할 것이며, 관.살의 기는 약한데, 식.상의 기가 강하면 파관(破官)에 제살(制殺)의 기가 지나칠 것이므로 본인에게 명예가 없고, 자식이 현철하지 못할 것이고, 살이 강한데, 제살의 기가 약하면 본인의 생애가 고통스러운 한편 하는 일마다 실패를 하는 쓰라림을 맛보면서 살아가는 인생이 될 것이다.
그리고 명리에는 병약설(病藥說)이라는 것이 있는데, 사주의 용신을 극해(剋害)하는 오행을 병신(病神)이라 하고, 그 병신의 오행을 충파시키거나 극제를 시켜 당주에게 은성(恩星)이 되어 주는 오행을 약신(藥神)이라 하고 있다. 그런데 그 ‘병신’에 해당하는 오행 이 원국에 있어서 걱정인데, 운행에서 ‘약신’이 들어와서 그 ‘병신’의 오행을 극거를 하거나 충파 내지 합화를 시키게 되면 그러한 현상을 가리켜 ‘유병에 득약’ 운을 만났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주에 ‘병신’이 있는 사람이라도 운행에서 ‘약신’의 운을 만나게 되면 그때까지 운세가 막혔던 사람이라도 장마 뒤에 날씨가 개인 듯이 모든 것이 순조롭게 풀리도록 되는 것이지만, ‘유병’에 ‘무약’인 사람은 두 주먹을 쥐고 달려도 뜻을 이루지 못할 뿐 아니라 갈수록 첩첩 산중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이 되는 것이 사주팔자가 보여 주는 사람의 운명인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를 더 여러분들에게 알려야 할 것은 ‘병신’이나 ‘약신’이 사주의 원국이나 운행에서 겉으로 노출이 된 오행일 때는 그것들이 일으키는 길흉에 대한 작용을 쉽사리 파악할 수가 있지만, 지지의 암장 속에 들어 있으면서 일으키는 작용에 대해서는 그들의 작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가 용이하지 않다는 점에 대해서이다. 그러나 각 월지에 들어 있는 장간의 내용과 함께 여기, 중기, 정기 중에서 무엇이 어떤 시기에 용사 하는지를 알게 되면 그 또한 파악하기가 어려운 것이 아니므로 지장간에 대한 내용을 보다 확실하게 익혀 놓기를 당부 드린다.
<253조>
癸 癸 甲 辛
亥 卯 午 巳
丙 丁 戊 己 庚 辛 壬 癸
戌 亥 子 丑 寅 卯 辰 巳
주안점: 내용이 중화된 사주
癸水 일주가 亥시에 출생하여 근기를 지니고 있는 데다 연간의 辛金으로부터 생을 받고 있으므로 일단은 일주의 기가 실하다고 할 수 있는 사주이다. 이 사주의 경우 연지가 巳火이기 때문에 일주의 인성인 년간의 辛金이 生水를 하지 못한다고 여기기가 쉬우나 巳火는 본시가 金의 장생지로서 암장의 중기에 庚金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辛金이 앉아 있는 자리가 火의 지지이고, 월령이 午火인 데다 亥卯(未)의 木국이 生火를 하기 때문에 辛金이 무력하다고도 볼 수 있으나 시지에 있는 亥水가 요충(遙沖=멀리에서의 충)을 하고 있음으로써 巳火가 辛金을 극하지 못하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오행의 작용 중에는 탐합망충(貪合忘沖)이나 탐합망극(貪合忘剋)의 원리가 들어 있는 것이어서 亥卯(未)로 합을 하는 亥水가 巳火에게 충하는 것을 잊었다고 할 수도 있으나 이 사주의 경우는 亥水가 巳火를 완전히 충극하는 것이 아니라 ‘요충’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흔들어 놓는 충’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巳火가 辛金을 극하지 못하는 지극히 미묘한 요인이 있다는 것을 알아주기 바란다. 때문에 이 사주에서의 용신은 인성인 辛金이며, 癸水와 亥水가 火氣를 눌러주는 희신이 되어 있는 사주이다. 水가 희신이 되어 있는 이 사주에 또 다른 좋은 점의 하나는 주중에 土가 없기 때문에 水의 기능에 제약을 받지 않게 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런 결과로 체.용이 모두 상하지 않는 사주가 되어 중화를 이루는 사주가 됨으로써 순수한 내용을 이루는 명국이 되었다. 사주의 내용이 중화를 이루다 보니 당주의 지식 수준이 탁월하였고, 그의 인품도 형산(荊山=중국에 있는 오악(五嶽) 중의 하나인 명산)의 박옥(璞玉=질이 강하고 빛이 고은 보석 중의 하나)처럼 재화(才華)가 뛰어난 면모를 보이는 사람이 되었다. 대운에서 庚金 운이 들어오자 용신인 辛金의 기를 방부(幇扶)하고, 월간에 있는 甲木을 제압함으로써 국가의 고위직에 올라앉게 되었고, 그의 전도(前途)에는 언제나 영화와 영광만이 기다리는 팔자의 주인이 되었다. 다만 이 사주에서 흠이 되는 것이 지지에서 亥卯(未)에 의한 목국이 조성됨으로써 木의 기는 왕하고 金의 기는 다소 약하다는 점을 들 수 있는데, 그러한 내용 때문에 슬하에 자식을 두지 못하게 된 것이 안타까운 내용이라 할 수 있는 사주이다. 亥卯(未)의 목국 때문에 당주에게 자식이 없었던 것은 水의 일주에게는 木이 지식의 오행에 해당하는데, 그것은 木이 수성(水星)의 식.상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사람마다의 사주에서 식.상이 용신 내지 희신 역할을 하게 되면 당주에게 자식이 많고 또 훌륭한 자식을 둘 수가 있는 것이지만, 기신이나 흉신 노릇을 하게 되면 자식이 아예 없던지 있더라도 불초한 자식을 두도록 되어 있는 것이 합당한 이치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254조>
戊 癸 丙 己
午 未 子 酉
戊 己 庚 辛 壬 癸 甲 乙
辰 巳 午 未 申 酉 戌 亥
주안점: 중화가 되지 않아 명국의 내용이 괴팍한 사주
癸水 일주가 子월에 출생하였으므로 일주의 기가 대단히 왕상한 것 같은 사주이다. 하지만 주중에 있는 재.살의 기가 태중(太重)하므로 왕중에 변약이 된 사주라는 것을 알 수 가 있다. 게다가 주중에 木이 없다 보니 지극히 강왕한 관.살의 기를 제압할 길이 없으므로 결과적으로 관.살이 혼잡된 것이 되어 음내양외지상(陰內陽外之象=당주의 심지가 음흉하고 욕심이 많다는 뜻)이 되어 있는 터에 월간에 재성인 丙火가 투출하였으므로 당주의 의향이 반드시 그 재성을 욕심 내어 재물을 좋아할 내용으로 되어 있고, 시의 천간에 관성인 戊土가 투출하였으므로 당주의 심보 또한 그것을 탐하여 癸水로 태어난 일주가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자세로 합을 하는 사주이다. 때문에 당주의 사람 됨됨이가 권모술수에 뛰어났고, 처세술에 있어서는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만큼 그 재주가 월등했다. 시쳇말로 하자면 사주의 내용이 저질이기 때문에 당주의 출신 자체가 미천한 가문의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처세술이 뛰어나고 권모술수에 능한 관계로 모든 면에서 심술이 부단하였으며, 자신에게 필요한 사람이 있을 때는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그 사람을 자기의 편으로 만드는 재주를 보이기도 했다. 운행에서 癸酉 대운이 들어오자 생기를 얻게 된 당주가 처음엔 좌이직에 몸을 담았으나 뒤에 가서는 황궁의 고위직에 있는 사람의 힘을 빌어 그의 직위가 관찰사가 되는 데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자신이 잡게 된 직권을 악용하여 호사와 사치로 나날을 보내는가하면 안하무인으로 사람을 대하는 바람에 관찰사가 된 지 일년을 채 넘기지 못한 싯점에서 파직을 당하는 고통을 맞이하고 말았는데, 그것이 소위 ‘욕부제사아박등, 분신지야(欲不除似蛾撲燈, 焚身止也=인간이 욕심이 과도하여 분수를 모르고 날뛰는 것은 마치 불나비가 불꽃 속으로 날아들어 스스로가 그 불에 타 죽는 것과 같다’에 해당되는 내용인 것이다.
<255조>
戊 戊 庚 庚
午 辰 辰 申
戊 丁 丙 乙 甲 癸 壬 辛
子 亥 戌 酉 申 未 午 巳
주안점: 중화를 이룬 사주
계춘에 출생한 戊土 일주가 주중에 세 개의 土가 있고 시지에 있는 午火로부터 생을 받고 있기 때문에 사주가 왕상한 것 같으나 때가 3월의 土이므로 6월과 9월의 土에 비하여 실하다고 할 수가 없는 土이다. 특히 두 개의 辰土는 암장에 水가 저장되어 있는 습土로서 午火의 기운을 설기시켜 金을 생하고 있는 데다 지지에서 申(子)辰으로 수국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일주의 기가 과도하게 설기되고 있으므로 시지의 午火를 용신으로 해야 할 사주이다. 다행한 것은 주중에 木이 없으므로 용신인 午火가 설기되지 않고, 일주 또한 손상을 입지 않게 됨으로써 사주의 정(精)이 왕하고 기(氣) 또한 자족한 상태가 되어 중화를 이룬 좋은 사주가 되었다. 그와 같은 사주의 덕으로 당주의 벼슬길에 풍파가 없었으며, 30여 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태평 재상으로 작위(爵位)를 누리었고, 당주의 수명 또한 팔순을 훨씬 넘겼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5. 사주를 이루고 있는 기의 원류(源流)를 짚어 보라
본 장에서 다룰 내용은 각자의 사주를 구성하고 있는 기의 시작과 더불어 그 기가 어떠한 경로를 통하여 일주에게 이르고 있고, 최종적으로 도달하는 곳이 어디인 지를 가늠해 보는 기의 흐름 내지 그 유통을 살펴보는 장에 해당하는 곳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살펴보는 내용이 단순하게 수생목 목생화, 화생토, 토생금이라는 식으로 오행의 연결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기가 흐르는 연월일시의 과정에서 각 기둥에 들어 있는 육신이 무엇이며, 그 육신과 육신들끼리의 관계는 어떠한 상관관계가 이루어졌는가를 살피는 내용이 되기 때문에 나름대로 상당히 복잡한 양상을 띄고 있으므로 공부하는 여러분들께서도 그 점을 감안하면서 학습에 임하여야 되리라고 본다.
본 내용을 설명하기에 앞서 원전에 들어 있는 한문 구절을 먼저 여러분들에게 소개하도록 하겠는데, 그것은 그 한문 구절에 담겨 있는 내용이 너무나 철학적이면서도 거기에 담겨 있는 내용이 훌륭하기 때문에서이다.
‘하처기근원, 유도하방주(何處起根源, 流到何方住)--(기의) 근원이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어 어느 곳에서 머물고 있는가?’
‘기괄차중구, 지래역지거(機括此中求, 知來亦知去)--(기가) 시작된 기미를 깨달아 흐르는 경로를 알면 도달한 곳이 어디인지도 알 수가 있을 것이다.
사주에서 기의 ‘원류’란 기가 시작된 곳인 원두(源頭)를 말함인데, 각자의 사주 중에서 왕신(旺神)을 지칭해서 이르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육신이 ‘원두’가 되어야 된다는 것이 이니고, 재.관이든 인성이든 식.상이든 비.겁이든 무엇이든지 간에 ‘왕신’이면 당해 사주의 ‘원두’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각각의 사주에서 ‘원두’를 살펴야 하는 것은 주중에 들어 있는 기들이 어떻게 되어 있는가를 알아보기 위해서인데, 당해 사주에 들어 있는 기들이 원활하게 유통이 되고 있는 구조로 짜여져 있으면 그러한 사주는 좋은 사주라고 보아야 하는데, 그렇게 유통이 잘 되는 구조를 이루고 있는 사주 중에서도 비.겁에서 시작되어 마지막에 재.관의 자리에서 끝이 나게 되면 더욱 사주라고 보아야 하고, 그와는 달리 재.관에서 시작되어 비,겁에 와서 머물게 되면 언짢은 것으로 보도록 되어 있다. 물론 유통의 내용을 살피는 여러 가지의 육친성(六親星)이 주중에 나타날 수가 있으므로 그 모든 육친성의 지니고 있는 근기를 비롯하여 다른 육친성들과의 관계를 살펴서 무엇이 당해 육친성의 은성(恩星)이고, 해성(害星)인가를 살피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내용을 살피노라면 부모의 오행인 인성의 상황이 어떠하고, 형제의 오행인 비.겁의 상황이 어떠하며, 처.재의 오행인 재성의 상황이 어떠하고, 자식의 오행인 식.상의 상황이 어떠하다는 것과 함께 당주의 기와 함께 대외적인 삶의 오행인 재.관의 대한 상황 등을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가 있을 것이다.
앞에서 유통을 설명하는 내용 중에 ‘유두’가 비겁에서부터 시작하여 재.관에 와서 끝이 나면 당주에게 좋고, 재.관에서부터 시작하여 비.겁에 와서 머물면 언짢은 내용’이라고 말하였는데, 거기에 관한 내용은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기 때문에서이다.
즉, 모두가 알고 있다시피 일주의 위치하고 있는 자리는 언제나 사주의 천간에서 세 번째가 되는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사주의 전체로 보아서는 마지막이 되는 시간(時干)의 바로 옆 자리가 되는 곳이다. 그런데 만일 비.겁이 사주의 마지막 오행이 된다고 하면 비.겁이라는 오행의 특성이 일주의 재성을 극파(탈재)시키는 기질의 오행이기 때문에 언짢다라고 한 것이라 이해하여 주기 바란다. 그리고 사주의 ‘마지막에 비겁이 있는 곳에 머무는 형태가 되면 언짢다’ 라고 한 것은 일단 일주에게 강한 근기가 있을 때를 전제로 한 것이므로 그 점 역시도 감안하여 주길 바란다. ‘마지막에 재.관이 있는 자리에서 끝이 나야 좋다.’ 라고 한 것 역시 같은 기준으로 판단을 해야 할 것이다.
또 한 가지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밝히고 넘어가야 할 내용이 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사주에 들어 있는 여덟 개(팔자)의 궁(宮)에 해당되는 육친과 그들의 명칭에 대해서이다. 제1편에서 이미 거론을 하였듯이 연주(年柱)가 조상궁이고, 월주가 부모궁이며, 일주가 당주를 비롯한 배우자의 궁이며, 시주가 자손궁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각각의 명조를 보면 자식의 오행인 식.상이 조상궁인 연주에 있기도 하고, 형제의 오행인 비.겁이 월주에 있기도 하며, 부모의 오행인 인성이 시주에 있기도 하여 궁위에 대한 위치가 바뀌거나 뒤섞여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명리를 공부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혼란을 느끼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그러나 연월시주에 따라 궁위를 정해 놓은 것은 사주의 틀이 그렇다는 일반론적인 것일 뿐 절대로 그러하다는 것이 아니므로 의아스럽게 여기거나 혼란스러워 하지 말기를 부탁한다.
기의 흐름인 ‘원류’에 대한 설명을 계속하겠는데, 당해 사주의 왕신이 무엇이든 간에 그 왕신으로부터 시작이 된 기가 끊어지는 곳이 없이 연결이 되어 유통의 형태를 이류고 있는 사주라면 사주의 전체로 보아서는 연주상생에 해당하므로 결과적으로는 전체적인 기가 유통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명조의 내용이 좋은 사주라고 보아야 한다. 하지만 인간이 타고나는 팔자의 내용이 당사자의 소망에 따라 마음대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가 태어난 연월일시에 의한 간지의 어울림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사주에서는 연과 월의 사이에서 기의 흐름이 끊어지기도 하고, 어떤 사주에서는 월과 일의 사이에서 끊어지기도 하며, 또 어떤 사주에서는 일과 시위 사이에서 끊어지는 등 단절의 형태도 여러 가지로 나타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그 기의 흐름을 단절시키는 오행을 일컬어 격절지신(隔絶之神)이라 말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기의 연결을 중간에서 끊어 버리는 오행을 이름하여 ‘격절지신’이라 하고 있는 것이다. 두말 할 것 없이 ‘격절지신’이 되는 것은 앞이나 혹은 뒤에서 들어오는 오행과 그 성분이 반대가 되는 오행들이 거기에 해당되는데, 이를테면 水와 土, 土와 수. 木과 金과 木. 火와 水, 水와 火. 土와 木, 木과 土의 중간에 끼어 있게 되면 주중에 있는 오행의 기들이 흐르지를 못하기 때문에 ‘격절지신’이라는 명칭으로 부른다는 말인 것이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이 복잡한 ‘원류’와 ‘원두’에 대한 내용을 알아야 하느냐 하면 이것을 알아야만 당주의 집안에서 조상과 부모와 형제와 그리고 자손 을 비롯하여 당주 자신이 누릴 수 있는 혈육에 대한 복의 유무를 알아볼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기의 ‘원류’와 ‘유두’와 ‘격절지신’의 상황을 알아야만 육친 중에서 누가 흥하고 망하였으며, 누가 당주인 자신에게 좋은 육친이고, 별 볼일 없는 육친인지를 알 수가 있기 때문인 것이다.
우리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조상의 덕으로 잘 살게 되었다든지 혹은 부모 형제의 덕이 없다라는 말을 흔히 사용하는 사람들을 대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한 내용들을 당사자의 사주를 보면 나타나도록 되어 있는데, 그것이 다름 아닌 ‘원류’와 ‘원두’와 ‘격절지신’에 의해서 나타나는 내용인 것이다.
가령 일주에게 근기가 있는 사주에서 ‘원두’의 시작이 연월에 있는 식신을 거쳐 일시에 있는 재.관에서 머물게 된 사주라면 위로는 조부의 음덕이 있었을 것이고, 아래로는 자손의 향복(享福)이 있을 것이지만, ‘원두’가 연월의 재.관에서 시작되어 일시에 있는 식.상이나 비.겁에서 머물게 된 사주라면 파패조업(破敗祖業)을 하게 됨은 물론 형처극자(刑妻剋子)로 고통을 겪으면서 살아가야 할 팔자가 되는 것이다.
만약에 ‘원두’가 일시에 있는 재.관에서 시작되어 연월에 있는 식신이나 인성에서 머물게 된 사주라면 위로는 조상의 영화가 있었을 것이고, 아래로는 자손이 창업을 하여 성공을 거두게 될 것이지만, 만약에 ‘원두’가 일시의 재.관에사 시작되어 상관이나 겁.인(劫.刃=겁재와 양인)에서 머물게 되면 조상의 덕은 있을 수가 없고, 오직 스스로가 창업을 하여 살아가도록 해야 한다.
‘원두’가 흘러 재.관이나 인성의 오행이 연주에 머물게 된 사주를 타고난 사람은 당주의 청고(淸高)하였을 것이지만, 상관이나 겁재가 머물게 된 사주를 타고난 사람은 당주의 조상이 한미(寒微)하였을 것이고, ‘원두’가 월주에 있는 재.관에서 머문 사주를 타고난 사람은 당주의 부모가 창업을 하여 성공하였을 것이지만, ‘원두’가 월주에서 상관이나 겁재가 머문 사주를 타고난 사람은 그 부모가 생업에서 실패를 하여 고통을 겪는 사람이 될 것이다.
‘원두’가 흘러 일시의 재.관이나 식신 또는 인성에서 머문 사주를 타고난 사람은 반드시 당주가 자수성가를 하거나 혹 현처득배에 귀한 자식을 낳게 될 것이지만, 그와는 달리 상.겁이나 효신(梟神=편인)을 일시에다 둔 사주를 타고난 사람은 당주의 처가 반드시 못난 사람이거나 악독하여 그 악처로 인한 앙화(殃禍)와 함께 욕(辱)된 일에 연루되게 될 것이고, 그들의 자식도 용렬하고 포악하여 집안을 더럽히는 치욕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위에서 열거한 내용이 최종적으로 실리는 곳이 일주인 것이므로 명리를 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일주가 지니고 있는 기의 강약과 더불어 희기를 가리는데 게으르지 말아야 하며, 그러한 자세와 시각으로 각자의 운명에 대한 길흉을 가린다면 어느 것 하나도 틀리는 일없이 적중하게 되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내용이 복잡하고 길어서 지루한 감이 없지 않으나 ‘격절지신’에 대한 설명을 마저 마친 다음에 본 장의 내용을 모두 끝내기로 하겠다.
앞에서 설명하기를 사주에서 가장 왕한 오행이 당해 사주의 ‘원두’가 된다고 하였고, 그 ‘원두’로부터 기가 흐르다가 끊어지는 자리에 있는 오행이 ‘격절지신’이라 하였다. 그렇다면 그 ‘격절지신’이 주중에 있을 경우 그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하는 것이 이 부분에서 밝히려 하는 주된 내용이다.
예를 들어 주중에 있는 인성이 그 사주의 ‘격절지신’이라면 반드시 손윗사람으로 인한 화가 있을 것이지만, 주중에 재성이 있어서 그 ‘격절지신’인 인성을 극제시키도록 되어 있는 사주라면 현철한 아내의 조력에 의해서 화를 모면하게 되거나 주중에 비.겁이 있어서 그 ‘격절지신’의 기를 흡수하여 약화시켜 주는 구조로 사주가 짜여져 있을 때라면 형제의 도움으로 화를 모면하게 될 것이고, 만약에 ‘격절지신’이 비.겁일 때라면 반드시 형제의 누(累)가 있을 갓임로 동기간에 불화가 끊이지 않을 것이지만, 주중에 관성이 있어서 그 비.겁을 극제시켜 주는 내용을 이루는 사주일 때라면 귀인을 만나 비.겁의 누를 해소시키게 되거나 식.상에 의한 화겁(化劫)으로 그 ‘격절지신’의 기를 약화시키는 사주일 때는 자식이나 조카들의 조력에 의해서 형제의 누를 모면하게 될 것이다.
만약에 ‘격절지신’이 재성이라면 처.첩에 의한 화가 있을 것이지만, 주중에 비.겁이 있어서 그 재성을 극제시킨다면 형제의 도움으로 피해를 모면하게 될 것이므로 형제의 우애가 더욱 두터워질 것이고, 혹 관성이 주중에 있어 그 ‘격절지신’의 기를 흡수하는 구조로 사주가 짜여져 있을 때라면 현귀(賢貴)한 사람을 만나 형제에 의한 고통에서 벗아날 수가 있을 것이다.
만약에 ‘격절지신’이 식.상이라면 자손에 의한 누가 있을 것이지만, 주증에 인성이 있어서 그 ‘격절지신’을 제압해 주는 사주라면 집안의 어른이나 존경하는 분의 도움으로 문제를 해결하게 될 것이고, 주중에 재성이 있어서 그 식.상의 기를 흡수해 버리는 구조로 사주가 짜여졌을 때라면 능력 있는 아내의 도움에 의해서 자식으로 인한 고통을 모면하게 될 것이고, ‘격절지신’이 만일 관.살이라면 관재(官災)로 인한 화를 입게 될 것이지만, 주중에 식.상이 있어서 그 관.살을 제압하는 내용의 사주라면 자식이나 조카의 힘에 의해서 화를 면하게 되거나 주중에 인성이 있어서 그 과.살의 기를 흡수해가는 구조로 내용이 짜여진 사주일 때라면 장장배(仗長輩)의 조력에 의해서 그 관.살에 의한 화를 모면하게 될 것이다.
만약에 ‘원두’의 왕한 가가 흐르다가 멈춘 자리가 일주에게 용신이 되는 곳이라면 당주는 일생을 통하여 명.리를 모두 다 이루어 현귀(顯貴)하게 될 것임에 틀림이 없는데, 그것이 재성이라면 부자가 될 것이고, 관성이라면 청포객(靑袍客=문관)이 될 것이며, 살성이라면 홍포객(紅袍客=무관)이 될 것이고, 인성이라면 문망고사(文望高士)가 될 것이며, 식.상이라면 재주가 뛰어난 사람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와는 달리 ‘유두’가 멈춘 곳이 일주에게 기신이라면 관성일 경우 당주가 허세로 처신을 하면서 사기 행각을 벌이다가 징역살이를 할 것이며, 살성인 경우라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거나 타살을 당할 것이고, 재성일 경우라면 양상군자(梁上君子=도둑놈)가 될 것이며, 인성일 경우라면 문서로 범법을 하여 상신(傷身)을 하게 될 것이고, 식.상일 경우라면 재주만 믿고 날뛰다가 망신을 당하는 한편 대를 이을 자손을 잃는 고통을 맛보게 될 것이다.
이상의 내용들이 원류(源流)의 이치에서 알려 주는 운기의 기미인 동시에 사주의 ‘원두’와 ‘격절지신’에서 엿볼 수 있는 명리가 보여주는 또 하나의 소식인 것이다.
<256조>
癸 丙 庚 辛
巳 寅 子 酉
壬 癸 甲 乙 丙 丁 戊 己
辰 巳 午 未 申 酉 戌 亥
주안점: 원두의 흐름이 좋은 사주
이 사주는 주증에서 가장 왕한 오행이 金이므로 金이 이 사주의 원두이다. 그리고 金에서부터 시작된 원두가 금생수, 수생목으로 흘러 인성인 寅木에서 멈춘 것이 되었다. 寅木 다음에 巳火가 있으니까 유두의 흐름이 목생화가 되는 巳火에까지 이어졌다고 보아야 하는데, 어째서 寅木에서 유두가 멈춘 것이 되느냐는 의문을 느끼는 사람이 있을 줄로 안다. 그러나 金과 火는 반대의 오행이기 때문에 그 巳火에까지 유두가 흐를 수가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어쨌든 유두가 멈춘 곳이 일주에게 인성에 해당하고, 시지의 巳火에게는 丙火 일주의 녹이 되는 곳이어서 당주가 충분하게 기를 갖춘 것이 되었는데, 재성 역시 巳火가 장생지가 되고, 酉金이 왕지가 되고 있는 데다 관성인 癸水가 시간에 투로(透露)되어 있으므로 일주와 재와 관의 기가 충분하게 갖추어진 사주이다. 따라서 그것이 곧 이 사주에게 정과 기와 신의 조건을 모두 갖춘 조건이 되는 동시에 중화를 이룬 내용이 되고 있다. 아울러 원두가 시작된 곳을 비롯하여 인성의 자리인 일지에서 멈추면서 생신을 하여주고 있는 것 등이 너무나 아름다운 사주이다. 그런 까닭으로 사림(詞林) 출신이 된 당주의 벼슬이 통정(通政)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되었고, 일생 동안 어려운 일 한번 겪어 본 적 없이 지내면서 명리를 모두 다 이루었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57조>
丙 戊 癸 辛
巳 寅 子 酉
壬 癸 甲 乙 丙 丁 戊 己
辰 巳 午 未 申 酉 戌 亥
주안점: 좋은 원두에 의한 상팔자의 사주
이 사주는 시주는 시간에 있는 丙火가 원두인데 이유는 시지에다 녹지를 깔고 앉은 왕신이기 때문이다. 원두인 그 丙火가 화생토로 흐르다가 일주의 재성인 癸水에서 멈춘 것이 되었다. 원두의 유행하는 조건이 상생의 내용이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만약에 연간의 辛金과 위치가 바뀌었다고 가정하면 화생토, 토생금, 금생수로 원두의 흐름이 좀더 유장(悠長)하게 이어졌을 사주이다. 하지만 원두가 멈춘 자리가 당주의 재성이기 때문에 나쁘지 않으며, 더욱이 좋은 것은 월지에 寅木이 있고, 시지에 巳火가 있는 관계로 일주의 인성인 火의 근원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중에 있는 모든 기들이 유통의 내용을 이루게 되어 마지막으로 연지의 酉金이 시지의 巳火와 더불어 금국을 결성하고 재기(財氣)가 상승하는 것이 되므로 당주가 싸 올린 부가 백만 금이 넘었고, 귀(貴)가 이품(二品)에 도달하였으며, 일생을 살아가는 동안 근심걱정 한번 해 보는 일이 없이 살았다고 하는 사람의 사주이다.
<258조>
甲 丙 辛 辛
午 子 卯 卯
癸 甲 乙 丙 丁 戊 己 庚
未 申 酉 戌 亥 子 丑 寅
주안점: 좋지 않은 원두와 격절지신
이 사주는 甲木이 원두이다. 주중에 土가 없기 때문에 원두의 흐름이 재성인 辛金에까지 이를 수가 없으므로 일주의 재.관이 격절된 데다 지지에서 子.午가 충을 하여 주중에 생화(生化)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사주이다. 초운이었던 庚寅대운에서는 부모의 덕으로 호강스럽게 자랐으며 대운이 己丑으로 바뀌자 丑土가 子水와 합을 하는 한편 설화생금(洩火生金)을 하는 덕으로 나름대로 재복(財福)을 누리면서 살았다. 그러나 戊子 대운이 들어오자 토허수왕(土虛水旺)의 운인 데다 가뜩이나 강왕한 木의 기운을 상승시킴으로써 형상파모로 고통을 겪었으며, 丁亥 대운을 맞이하고서는 지지에서 목국이 이루어지게 되어 가파인망(家破人亡)과 함께 자신의 생애까지 마감을 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59조>
丁 戊 壬 庚
巳 午 午 寅
庚 己 戊 丁 丙 乙 甲 癸
寅 丑 子 亥 戌 酉 申 未
이 사주 역시 火가 원두이다. 그리고 연지의 寅木이 격절지신이다. 어떻게 해서 寅木이 격절지신이냐 하면 월간에 壬水가 끼어 있기 때문에 원두의 흐름이 연간의 金에게까지 도달할 수가 없으므로 寅木이 격절지신인 것이다. 이 사주의 구조로 미루어 보건대 격절지신이란 반드시 반대의 오행이 가로막고 있을 때만이 격절지신이 성립되는 것이 아니라 당해 사주가 필요로 하는 오행에 도달하지 못하게 되는 것도 격절지신이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가로막힌 반대의 오행을 격절지신으로 잡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면 이 사주의 경우는 연지의 寅木이 격절지신이 아니라 월간의 壬수를 격절지신이라고 해야 마땅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지의 寅木이 격절지신이 될 수 있는 것은 그 寅木이 당주에게 귀성(貴星)에 해당하는 살성이기 때문이다. 설령 戊土의 반대 오행에 해당하는 재성인 壬水를 격절지신으로 잡는다 하더라도 그 壬水가 午火 위에 실려 있는 데다 주중에 있는 왕한 火土에게 극진(剋盡)이 되어 버렸기 때문에 있어도 없는 것과 같이 되어 있는 것이 이 사주의 내용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초 운이었던 土.金의 운에서 격절지신인 寅木을 충화(沖化)시킴으로써 생활의 내용이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丙戌 대운이 들어오자 지지에서 화국이 이루어지고, 효신(梟神)이 날뛰는 운이 됨으로써 파모이상으로 모든 면에서 실패를 하게 되었으며, 아내와 자식까지 잃게 되었다. 이어서 丁亥 대운이 들어오자 천간에서는 丁壬으로 합목이 되고, 지지에서는 寅亥로 합목이 됨으로써 의지할 곳이 없게 되어 버린 당주가 삭발을 하고 중이 되었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이상으로 ‘원류’에 대한 설명을 모두 마치기로 하겠는데, 이 부분을 해설하기 위해 애를 먹은 필자의 노력에 상응하는 효과가 여러분들의 학습에서 나타나게 될는지는 의문이다. 왜냐면 이 ‘원류’에 대한 내용을 풀이해 놓은 원문 자체가 지극히 어려운 용어를 사용하여 설명을 해놓았기 때문에 웬만큼 역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가진 사람이라도 무엇이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가 어렵고, 설령 이해를 했다손 치더라도 배우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그것을 전달하여 명료하게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해야하는지에 대해서 난감함을 느끼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 글의 원전인 ‘적천수징의’를 번역한 국내의 학자들이 써놓은 책에서조차 이 ‘원류’의 부분을 다루지 않은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 아니 이 부분을 다루어 놓은 책에서도 그저 원전에 들어 있는 원문을 옮겨 적은 것에 불과할 뿐 내용이 요령부득으로 되어 있기는 매일반이다. 소위 ‘命理大典’이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명리학의 완결편을 쓰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로서는 ‘적천수징의’에 담겨 있는 모든 내용을 하나도 빠짐 없이 수록하기 위해 다루기에 어려운 내용임을 무릅쓰고 이상에서와 같이 이 ‘원류’의 내용을 풀이하여 배우는 여러분들에게 제시하도록 한 것이다. 만일 필자가 이 ‘원류’의 부분을 다루지 않고 넘어갈 경우 훗날에 필자가 아닌 다른 학자, 즉 필자보다 더 심오하게 역리를 깨달은 학자가 나와서 새로운 차원에서 명리학을 다루게 될 경우 그 새로운 후학자는 말하기 쉽게 언젯적의 朴平原이라는 명리학자가 다루기에 힘이 드는 ‘원류’에 대한 내용을 제외하고 命理大典을 쓴 것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비판이 있을 것은 불을 보듯이 뻔한 일이 아닌가 한다.
6. 통관(通關)에 대하여
역학은 기를 논하는 학문인 동시에 그 기에 대안 강약과 쇠왕을 다루는 학문이다. 그리고 그것을 비추어 보는 거울이 인간의 운명이며 사주팔자이다. 하지만 역학에서 말하는 기를 비롯하여 인간의 운명인 사주팔자에서 볼 수 있는 기는 과학에서 말하는 기와 는 거리가 먼 것이기 때문에 역리가 아니고는 다른 무엇으로도 판별할 수가 없는 것이 역학에서 말하는 기이다. 만약에 인간의 운명에서 작용하는 기를 과학의 안목으로 식별할 수가 있는 것이라면 사람들이 언제 죽고 언제 망하게 될 것인지에 대한 내용쯤은 알 수가 있어야 하고 그것을 방비할 수 있는 방법 정도는 알 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사람의 몸에 병이 났을 때 그 병을 고치는 것이 의술이고, 그 의술이 과학인 줄은 안다. 그러나 사람의 몸에 병이 발생하는 보다 근원적인 요인이 무엇이고, 무엇 때문에 똑같은 사람이면서도 사람에 따라 병이 나고 안 나는 것을 비롯한 일찍 죽고 오래 살게 되는 것 등에 대한 규명은 하지를 못하고 있는 것이 과학의 세계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더욱이 똑같은 도로를 달리는데도 모든 차량이 아무 일없이 지나가는 도로에서 유독 어느 하나의 차량만이 끔찍한 사고에 직면하여 거기에 탑승하였던 사람들이 죽고 다치는 것에 대한 근원적인 요인에 대해서는 추호도 규명을 하지 못하는 것이 과학이라고 한다면 과학만이 모든 것을 밝힐 수 있다 라는 자만은 갖지 말아야 되지 않을까 한다.
그와는 달리 사주라는 역학의 공식에 의해서 인간의 길흉을 가늠해볼 수 있는 것은 역리만이 소유할 수 있는 기의 영역을 활용함으로써 가능하도록 되어 있는 것인데, 그것이 다름 아닌 기의 유통에 대한 관계이다. 그리고 그 기의 유통을 명리에서는 ‘통관’이라 말하고 있다. 그러니까 기의 ‘통관’이 잘 되어 있는 구조의 사주를 타고난 사람은 팔자가 좋은 것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불행한 팔자의 소유자라는 것이 명리학의 요체인 것이다.
그 ‘통관’에 대하여 원전에서는 이렇게 표현을 해 놓았다.
‘관내유직녀, 관외유우랑(關內有織女, 關外有牛郞)--관내에 직여가 있고, 관밖에 견우가 있는데,’
차관약통야, 상장입동방(此關若通也, 相將入洞房)--만약에 관을 통할 수가 있다면 서로가 한방에 들어갈 수가 있을 것을!
대웅성좌(大熊星坐) 중에서 자미성紫微星)을 가운데에다 두고 양쪽에 있는 별을 속칭 삼태성(三台星)이라고 하며, 양쪽에 있는 별 중에서 왼쪽에 있는 별을 견우(牽牛)라 하고, 오른쪽에 있는 별을 직여(織女)라고 한다는 것을 알만한 사람들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그 양쪽으로 떨어져 있는 견우와 직녀가 서로 상대방을 연모하면서도 만날 수가 없어 애태우고 있다는 민담이 언젯적부터인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그러한 민담은 중국에도 있었던 듯 그 견우와 직녀의 처지를 비유하여 표현하여 놓은 것이 바로 원전에서의 ‘통관’에 대한 내용인 것이다.
그러니까 사주 중에서 가로막힌 오행이 없으면 견우와 직녀가 서로 만나서 동방(洞房=同房의 뜻)에 들어가 정을 나누는 것처럼 기가 유통이 될 수가 있다는 것을 강조해 놓은 내용이 인용된 원문의 요지인 것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통관’이란 무엇을 가리켜서 하는 말인고 하면 주중에 들어 있는 인통지신(引通之神)과 극제지신(制之神)을 지칭해서 이르는 말이다. 예를 들어 일주의 오행이 木이고 金이 관.이나 재 또는 일주에게 필요한 오행으로서 연간에 있다든지, 연지에 있게 되면 중간에 월주(月柱)가 끼어 있기 때문에 일주와 그 필요한 오행과는 사이를 격(隔)했기 때문에 당주의 것으로 끌어들이기에는 문제가 있는 형국이 될 것이다. 그럴 때에 만일 월간에 있는 오행이 水일 경우라면 관인 金의 기운을 월간에 있는 水가 금생수로 인통을 하게 될 것이고, 금의 기운을 인통한 水는 다시 수생목으로 木의 일주를 생하게 될 것이므로 관기(官氣)를 흡수한 당주의 팔자가 영화롭게 될 것이며, 연지가 관이며 金일 때도 월지에 水가 있어서 금생수 수생목의 상생관계를 이루게 한 다음 木으로 태어난 일주의 기를 돋구어주는 구조를 취하게 된다면 그러한 형태들이 바로 ‘통관’에 해당하는 내용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통관’이란 일주와 격해 있는 다른 오행의 기가 그 벌어진 사이를 통과하여 일주에게 도달하게 되는 기의 접근을 나타내는 말이므로 반드시 상생관계에 의해서만 ‘통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천간에서든 지지에서이든 합이 되어 그 합화(合化)가 된 오행의 기가 일주에게 도달이 되는 것도 ‘통관’에 해당하며, 연간이나 연지가 아닌 시간이나 시지에서의 유통도 ‘통관’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극제지신’에 의한 ‘통관’은 일주가 水이고, 신약한데 월주에 관.살인 土가 있을 경우 신약한 일주로서는 두려운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그럴 때 연간에 木이 있어서 그 관.살인 土를 극제시키게 되면 관.살인 土가 일주인 水를 극하지 못할 것이므로 그러한 현상이 ‘통관’의 내용에 해당하는 것이고, 지지에서 역시 월지에 있는 水의 근기가 되는 오행을 충이나 극을 하고 있을 때에 연지에 있는 木이 그 충.극의 오행을 극거시키게 되면 일주의 근기가 손상이 되지 않아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므로 그러한 현상이 또한 ‘통관’의 내용에 해당하는 것이다.
기가 2분화된 것이 음양이고, 언제 어디서나 음양의 기운들은 멈추는 일이 없이 작위를 계속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 중에서 태양으로부터 투사되어 내려오는 기운이 양기이고, 투사되었던 양기가 지구가 지니고 있는 흙의 성분과 혼합이 되어서 습하게 된 기운이 음인 것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멈추는 일이 없이 작위를 계속하고 있는 그 음양의 기운들은 언제나 상호작용을 일으키면서 진행이 되고 있는데, 양인 하늘의 기운은 밑으로 내려오도록 되어 있고, 음인 땅의 기운은 위로 오르면서 음양 2기가 서로 교감을 하는 사이에 일어나는 현상이 만물의 생로병사이며, 자연의 조화력인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하늘의 기운은 하늘에서 투사되는 빛과 열에 의한 기운이기 때문에 천간들이 지니고 있는 기는 단순하지만, 하늘에서 투사된 양의 기운을 흡수하여 본래부터 지구가 지니고 있던 땅의 기운과 혼합이 되면서 생겨나게 되는 지지들의 기운은 대단히 복잡한 성분을 띌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여름의 土에게는 그들의 암장에 木이나 火가 들어 있고, 겨울의 土에게는 그들의 암장에 金이나 水가 들어 있는데, 그렇게 되어 있는 것은 인간들이 ‘그렇다라고 하자’는 어떤 약속에 의해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여름에는 태양열이 강하기 때문에 흙 속으로 태양열인 불기운이 저절로 스며들었기 때문이며, 겨울에는 태양열이 약하기 때문에 기온이 내려가면서 흙 속으로 차가운 기운이 스며들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역학에서 간지의 기를 논할 때에 천간의 기운을 전기(專氣=당순한 기운이라는 뜻)라 말하고, 지지의 기를 논할 때에는 잡기(雜氣=여러 가지 기운들이 섞여 있다는 뜻)라 말하고 있다.
하늘의 기운인 천간의 기와 땅의 기운인 지지의 기운들은 다음과 같은 경로에 의해서 상호작용을 일으키면서 교감을 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그에 대한 내용은 이러하다.
즉, 천간의 기가 하강함으로써 지지의 기운이 그것을 받아들여서 만물에 대한 생로병사의 바탕을 마련하고, 지지의 기가 상승함으로써 천간의 기운이 그것을 수렴하여 만물의 생성괴멸에 대한 결정자로서의 소임을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천간의 기운이 동함으로써 그것이 땅으로 내려와서 작용을 하는 것과 지지의 기운이 동하여 천간으로 상승하여 일으키는 그 작용력을 인간의 운명에다 적용시키면 천간의 기운이 천원(天元)에 해당하고, 지지의 기운이 지원(地元)에 해당하며, 지지에서 작용하는 장간의 기운들이 인원(人元)에 해당하는 것이 된다. 사람의 사주팔자인 명리를 다룰 때에 여덟 개의 간지 중에서 월지(月支)를 가장 중요시하는 것도 그 월지가 당사자가 태어난 시기를 나타내는 중심처인 동시에 그 월지 속에 들어 있는 장간이 당사자의 운명에 대한 기의 강약을 대변하는 사령신인 동시에 용사지신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음기가 양기를 만나면 작용을 멈추게 되어 있는데, 음기가 양기를 만났을 경우 양기는 빛이며 열이기 때문에 음습한 기운인 음기는 양기가 발산하는 빛과 열에 의해서 기가 약화 내지는 소멸의 상태가 되기 때문에 그러하며, 양기가 음기를 만나면 더욱 좋은 상태로 발전을 하게 되는데, 그것은 건조한 양기가 음기를 만남으로써 그 자체의 질이 중화가 되기 때문에 그러하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현상을 비롯하여 인간들까지도 그들의 몸에서 음기가 승하게 되면 병이 되지만, 양기를 보충해 주면 약이 되는 원리도 그러한 음양의 속성 때문에 일어나는 결과라는 것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그 동안 이 명리학을 통하여 더듬어온 내용 중에서 음이든 양이든 간에 사주를 구성하고 있는 각자의 오행이 태과불급(太過不及)하지 않고, 적당한 양에 의한 중화를 이룬 사주의 주인이라야만 좋은 운명의 소유자가 되어 일생을 행복하게 살아가게 된다 라는 것을 강조해온 것도 음양의 기운이 대상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알려주기 위한 내용에 불과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기 사주를 구성하고 있는 간지의 기가 중화를 이루면서 잘 유통이 되어 있는 사주는 거기에 담겨 있는 기가 서로간에 유정한 관계가 됨으로써 당주에게 해당되는 모든 것을 생육하게 되는 것이므로 마치 견우와 직녀가 서로 만나서 정을 통한 다음 생자생녀를 하는 것이 되지만, 그렇지 못하고 서로의 기가 단절이 된 괴팍스러운 사주일 때는 당주의 일생이 고통스러울 뿐 아니라 심한 경우에는 죽은 뒤에 물 한 그릇 떠놓을 자식조차 두지 못하게 되는 것이 명리를 통하여 볼 수 있는 인간의 운명인 것이다.
만약에 당사자의 사주에 살이 강하여 인성을 필요로 하는 구조로 명국이 이루어졌을 때는 그 살성과 함께 인성이 노출되어야만 살인상생의 구조가 되기 때문에 당주에게 위험이 닥치지 않게 되어서 좋고, 살이 장간에 들어 있을 때는 인성 역시 장간 속에 들어 있어야만 암장 속에서 서로가 상통을 할 수가 있기 때문에 당주가 살성으로부터 위해를 받지 않게 되어서 사주의 내용이 좋아지는데, 그것은 마치 지하에서 솟구치는 물은 지하에 있는 통로를 통하여 흘러야만 지표면으로 솟아오르지 않고 유통이 되는 이치와도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만일 사주의 원국에 인성이 없는 사주라면 운행에서 인성의 운을 만나게 될 때 당주의 운이 좋아지게 될 것인데, 원국에 있는 합거(合去)나 합화(合化)를 시키는 운을 만나더라도 당주의 운세가 좋아지도록 되어 있다.
원국에 인성이 있을 때는 재성에게 괴인(壞印)이 되지 않는지를 살펴야 하고, 관성이 그 재성의 기를 흡수하여 인성의 기를 생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할 것이며, 혹 비.겁이 있어서 재성을 제압함으로써 인성의 위기를 모면하게 해 주는지의 여부를 살피도록 해야 한다.
만약에 일주의 용신이나 희신과 합을 하여 기반이 되게 하는 오행이 있을 때는 그 합을 하여 들어오는 오행을 충하는 오행이 있음으로써 기반이 풀리는 구조로 사주가 짜여지든지, 아니면 기반을 시키는 오행을 오히려 다른 오행이 합을 함으로써 아예 그 오행의 기능 자체를 묶어버리는 구조로 사주의 내용이 짜여져야만 당주의 팔자가 좋아지는 것으로 되어 있다.
만약에 기의 유통을 방해하는 못된 오행이 사이에 끼어 있을 때는 그 이간(離間)의 오행을 극거(剋去)시켜버리는 구조로 사주의 내용이 짜여져야 하고, 사주의 원국 중 전후상하 어디에도 구원받을 수 있는 오행이 없을 때는 운행에서 좋은 운이 들어오기를 기다려야 하는데, 운세가 나빠서 악전고투를 하던 사람이라도 운행에서 좋은 운이 들어오게 되면 마른땅에 단비가 내리기라도 한 것처럼 당주의 운세가 춤을 추듯이 좋아지도록 되어 있다.
만약에 연간에는 살이 있고, 시간에 살이 있다든지, 천간에는 살이 있고, 지지에는 인성이 있다든지, 혹 한신(閑神)이나 기물(忌物)이 사이서 끼어 방해를 하게 되면 원국에 있는 기운들이 상통이 되기가 어려울 것이므로 주중에 필요한 오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주에게는 하등에 소용이 없는 상태가 될 것이다. 사주의 내용이 그러할 때도 운행에서 좋은 오행이 들어와서 멀리 떨어진 오행과의 교량 역할을 하여 준다든지, 상하가 통하도록 중매자 역할을 하여준다든지, 한신이나 기물을 충거 내기 극제를 시켜주게 되면 사주의 기운들이 유통이 될 것이므로 당주의 운세가 활짝 필 수가 있기 때문에 그러한 현상 모두를 일컬어 ‘통관’이라 말하고 있는 것이며, ‘견우와 직녀가 동방에 들어가 하룻밤을 지내고 나더니 신수가 훤해졌다.’ 라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각각의 사주마다 원국에 ‘통관지신’이 있는지를 살펴야 하는데, 만약에 원국에 ‘통관지신’이 없는 사주일지라도 운행에서 좋은 오행을 만나게 되면 당주의 운세가 피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상에서 설명한 것은 주로 살과 인성의 경우를 예로 들어서 풀이를 한 내용이지만, 식.상이나 재.관에 대한 내용들도 같은 이치로 해석을 하면 된다는 것으로 이해를 하여 주기 바란다.
<260조>
丙 丁 甲 癸
午 卯 子 酉
丙 丁 戊 己 庚 辛 壬 癸
辰 巳 午 未 申 酉 戌 亥
주안점: 격절지신이 없는 사주
이 사주에는 천간과 지지에 모두 살이 있는 명조이다. 하지만 인성도 천간과 지지에 같이 들어 있는 사주이기 때문에 살.인 상생의 구조를 이루고 있고, 일주인 丁火가 시지의 午火에 녹왕이 되고 있으므로 일주의 근기 또한 강한 사주이다. 더욱 이 사주가 묘한 것은 지지에 子.午의 충과 卯.酉의 충으로 네 개의 충이 들어 있다는 점인데,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일주를 도와주고 있는 내용이 되어서 좋은 사주이다. 무엇 때문에 네 개의 충이 들어 있어서 좋은고 하면 酉金이 子水를 생함으로써 탐합망충으로 卯木을 극하지 않고, 子水가 卯木을 생함으로써 탐합망생으로 午火를 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구조로 짜여졌기 때문에 저절로 ‘격절지신’이 없는 것이 되어 일주의 기가 약변위강의 사주가 되었다. 따라서 水가 木을 생하고, 金이 水를 생하는 사주가 된 덕으로 당주의 인성이 상하지 않게 되어 일찍이 벼슬길에 올라 관찰사가 된 사람의 사주이다.
<261조>
辛 丁 癸 戊
亥 未 亥 寅
辛 庚 己 戊 丁 丙 乙 甲
未 午 巳 辰 卯 寅 丑 子
주안점: 기의 유통이 잘 이루어진 사주
丁火가 일주인 이 사주는 왕성한 살성인 癸水가 일주의 몸에 바짝 붙어 있으면서 극을 하고 있는데, 戊土는 연간의 戊土가 癸水와 합을 함으로써 피차간에 기반이 되기는 하였으나 그렇게 된 것이 일주를 상에 의한 위험으로부터 구출하는 것이 되었고, 월지에 있는 역시 살기를 북돋아 주는 흉신이었으나 연지의 寅木과 합을 하여 木으로 변화가 되게 함으로써 丁火인 일주를 생하는 한편 일주와 멀리 떨어져 있던 寅木 자체를 가까운 곳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되어 친근하게 하고 있는 점이 좋은 내용이다. 게다가 시지에 있는 亥水는 일지의 未土와 해(卯)未로 합목을 하는 것이 되어 흉신을 오히려 은성(恩星)으로 만드는 내용이 되었다. 그런 까닭으로 주중에 있는 오행이 일래(一來) 일거(一去)가 됨으로써 주중에 하등의 결함이 없는 사주가 되었다. 그러므로 사주에 들어 있는 모든 기가 끊어진 곳이 없으며, 글자 그대로 ‘통관’을 이루고 있는 명조가 이 사주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주가 과갑에 올라 벼슬이 연등하였으며, 급기야는 황궁에까지 들어가는 영광을 누렸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62조>
丁 辛 乙 戊
酉 丑 卯 辰
癸 壬 辛 庚 己 戊 丁 丙
亥 戌 酉 申 未 午 巳 辰
주안점:살이 왕하지만 통관이 된 사주
辛金 일주가 卯월에 출생하였으므로 실기를 하여 허약한 金이다. 계다가 살성인 丁火가 긴극(緊剋)을 해 오고 있어서 두려운 상황인데, 일주의 기를 생하여 줄 수 있는 인성은 연간에 멀리 떨어져 있으므로 생기가 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 데다 득령을 하여 왕한 木으로부터 극을 당하고 있으므로 戊土가 일주를 생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일지에 있는 丑土까지 극파를 당하고 있기 때문에 이 사주 속에는 기가 유통될 수 있는 기운이 없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 결과로 당주가 남방의 운을 살아가는 동안 파란만장으로 무한한 고통을 겼었으며, 아무리 노력을 하여도 되는 일이 없었다. 그러나 운행이 금왕지지로 바뀌자 庚申의 金이 木의 기운을 극거시킴으로써 때를 만나 분발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밥게 되었으며, 협서지방(陜西地方)으로 진출하여 크게 군공(軍功)을 세우게 되었고, 辛酉 대운이 끝날 때까지 의기양양한 세월을 보내는 한편 부윤(副尹)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되었다. 木에 의한 살세가 강왕한 사주를 타고난 당주가 그 시절에 그처럼 발전을 할 수가 있었던 것은 인성인 金의 운이 들어와서 신약한 일주의 기를 방부(幇扶)하여 줌으로써 일주에게 필요한 기가 ‘통관’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263조>
乙 辛 丁 己
未 卯 卯 巳
己 庚 辛 壬 癸 甲 乙 丙
未 申 酉 戌 亥 子 丑 寅
주안점: 기가 통관이 되지 않은 사주
봄철에 출생한 辛金 일주가 허약한데, 인성인 己土는 연간에 있으나 살성인 丁火가 월간에 있기 때문에 상생의 위치가 맞지 않아 인성의 생기가 일주에게 미치지 못하고 있는 사주인 데다 시지에 있는 未土마저 일지의 卯木과 합을 하느라 辛金 일주를 돌아보지 않는 형국이 되었기 때문에 주중에 있는 기운이 무정한 관계를 이루고 있는 것이 이 사주의 내용이다. 그런 데다 운도(運途)에서조차 일주가 필요로 하는 金은 없고, 水.木의 운만이 자리를 잡고 있으면서 생살을 하고 있게 되어 당주의 일생이 파패조업(破敗祖業)으로 재산을 탕진하였고, 전 생애를 통하여 일사무성으로 지내다가 대운에서 亥운이 들어오자 지지에서 완전한 목국이 이루어짐으로써 수명을 다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7. 기의 청탁(淸濁)1
여기에서 다룰 내용은 기의 청탁에 관해서이다. 사람의 사주팔자라는 것이 어짜피 음양과 오행에 대한 기를 논하는 것이고, 기에는 또 좋은 기와 나뿐 기가 있으며, 좋은 기는 모든 면에서 바람직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요인이 되고 있지만, 나쁜 기는 모든 면에서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모든 면에서 바람직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기는 다름 아닌 청기(淸氣)인 것이고,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기는 탁기(濁氣)인 것으로 되어 있다. 때문에 인간의 운명이 좋고 안 좋고를 판가름하는 기준도 당사자의 사주에 들어 있는 기운들이 ‘청기’로서 이루어진 명조이냐 아니면 ‘탁기’로서 이루어진 명조이냐에 따라 구분이 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사주가 될 수 있는 조건은 사주를 구성하고 있는 간지의 기운들이 청순해야 한다는 것을 첫째 가는 조건으로 잡고 있는데, 그에 대한 중요성을 원전에서는 다음과 같은 구절로서 강조를 해 놓고 있다.
‘일청도지유정신, 관취생평부귀진(一淸到厎有精神, 管取生平富貴眞)--(사주에) 청기가 모여 정신을 이루고 있는 사람은 (그 맑은 기운이) 평생을 통하여 부귀를 이루는 바탕이 될 것이고’
‘징탁구청청득거, 시래한곡야회춘(澄濁求淸淸得去, 時來寒谷也回春)--(사주의 내용이) 탁한 중에 맑은 기운을 얻게 되면 마치 얼어붙은 골짜기에 봄이 돌아온 것처럼 운세가 피어나게 될 것이다.’
그런데 각각의 사주에 들어 있는 기에 대해서 청탁을 식별한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것으로 되어 있다. 언뜻 보기에 주중에 있는 오행의 기운, 즉 재.관을 비롯하여 인성이니나 식.상 등의 기가 좋은 것 같으면서도 자세히 살펴보면 그들 중에 어느 것이 극파가 되고 있다든지, 기신과 합을 하여 흉신으로 변화를 일이키고 있거나 한신과 합을 하여 흉신으로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그와는 반대의 현상을 일으키고 있는 경우가 무수히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에 사주에 실려 있는 일주를 비롯하여 일주에게 필요한 육신의 기운들이 ‘청기’를 지니고 있는 사주라고 한다면 당해 사주의 주인은 정신이 맑고 풍부하며, 기가 튼튼한 것이 되어 주중에 있는 재.관의 기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자가 되기 때문에 인생을 화려하면서도 품위가 있는 사람으로 살아갈 수가 있는 것이지만, 사주에 들어 있는 기가 혼탁하여 편고한 명조를 타고난 사람은 당주의 인품에 사기(邪氣)가 유입될 것이므로 심성 자체가 온당하지 못할 것이고, 심성이 온당하지 못하면 하는 짓마다 간탐(奸貪)스러울 것이며, 행위가 간탐스러우면 정대한 일에는 장님과 같이 되면서도 사악한 일에 대해서는 이리처럼 날뛰는 사람이 될 것이므로 결국에 가서는 가난하지 않으면 천하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존재하는 모든 것이 그러하듯 인간의 사주에도 청탁에 관한 내용은 누구의 사주에서나 다 발견할 수가 있는 내용인데, 일주의 기가 약하면 일주가 탁한 것이고, 인성이 약하면 인성의 기가 탁한 것이며, 비.겁의 기가 약하면 비,겁이 탁한 것이고, 재.관의 기가 약하면 재.관이 탁한 것이며, 식.상의 기가 약하면 식.상이 탁한 것이 될 뿐 아니라 운행이 좋지 못하면 운행의 기가 탁한 것이 되는 것이다.
위에서 열거한 내용을 다른 각도에서 설명하면 신약한 일주가 인성을 필요로 할 때에 재성이 괴인을 하면 재선의 기가 탁한 것이 되지만, 주중에 비.겁이 있어서 그 재성을 억제시키고 인성을 구출한다면 반대로 인성이 소임을 다하게 될 것이므로 그런 경우에는 인성과 비.겁이 다같이 청기에 해당하며, 신강한 일주가 관.살을 용신으로 하고 싶은데 주중에 식.상이 있어서 관.살의 기를 극파시키고 있으면 식.상의 기가 탁한 것이 되지만, 인성이 있어서 그 식.상의 기를 제압하여 관.살로 하여금 자기들의 소임을 다하게 한다면 그런 경우에는 관.살과 인성의 기가 다같이 청기에 해당하는 것이 되고, 일주가 신약하여 비.겁을 용신으로 하려는데, 주중에 관.살이 있어서 비.겁을 극파시키면 관.살의 기가 탁한 것이 되지만, 식.상이 있어서 그 관.살의 기를 제압해 버리면 용신인 비.겁이 자신들의 소임을 다하게 될 것이므로 그러한 경우에는 비.겁과 함께 식.상의 기운이 다같이 청기가 되는 것이며, 일주가 신왕하여 식.상을 용신으로 하려는데, 주중에 인성이 있어서 그 식.상을 탈식하게 되면 인성의 기가 탁한 것이 되지만, 재성이 있어서 그 인성을 극파시켜 버린다면 식.상이 자신들의 소임을 다하게 될 것이므로 그러한 경우에는 식.상과 함께 인성의 기가 다함께 청기에 해당하는 것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사주의 원국에 기신이 있는데, 운행에서 희신을 만나 그 기신을 충파 내지는 극거를 해 버리든지, 한신이 들어와서 기신을 충파시키거나 합거를 시켜주는 것도 모두를 청기의 작용으로 보아야 하는 것이 청탁에 대한 이론에 해당한다.
그렇기 때문에 각각의 사주마다 당해 사주가 지니고 있는 기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청탁을 구별해야 되는데, 만약에 재성과 함께 인성이 첨신(貼身)이 되었을 때는 관성이 같이 붙어 있고, 인성은 또 일주와 같이 붙어 있어야만 재생관, 관생인, 인생신이 됨으로써 인성의 원두가 유장(悠長)한 상태가 되어 사주의 내용이 좋아지도록 되어 있고, 거기다가 운행까지 인성의 기를 돋구어주는 운으로 자리를 잡은 사주가 되면 당주의 일생은 자연히 부귀와 복수(福壽)를 누리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와는 달리 주중에 인성이 없게 되면 관성이 있더라도 그 관성의 기운이 일주에게 귀기(貴氣)로서 작용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주를 해치는 살기(殺氣)로서 작용을 하게 될 것이고, 혹 인성이 있더라도 그 인성의 기가 지나치게 왕하면 상대적으로 약한 위치에 처하게 되는 그 기가 고약(枯弱)할 것으므로 태왕한 인성의 기운을 자신의 것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없을 것이므로 마치 ‘모자멸자’의 지경에 떨어지고 말게 될 것이다. 그리고 관성이 일주에게 가까이 붙어 있는데, 인성이 멀리 떨어져 있으면 일주가 먼저 관성으로부터 극을 받게 될 것이므로 인성이 있어 보았자 관성의 기를 흡수하여 일주를 도와주는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한낱 그림 속의 떡과 같은 존재에 지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러한 사주가 운행에서 다시금 재.관의 운을 만나게 되면 극도의 빈곤으로 고생을 하지 않으면 당주가 요절을 당하는 불행을 모면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정관격의 사주인 경우 일주가 왕하여 재성을 용신으로 해야 할 구조로 된 사주라면 생재를 시켜주는 식.상이 희신이고, 그 식.상을 탈식하는 인성이 구신(仇神)이 될 것이므로 식.상은 재성과 가까이에 있는 것이 좋고, 재성은 관성과 가까이에 있는 것이 좋으며, 관성은 비.겁과 가까이 있는 것이 좋은데, 간성이 비.겁과 가까이 있어야 좋은 것은 관성이 비.겁의 기를 눌러줌으로써 비.겁에 의한 탈재의 누를 방지하기 위해서인 것이다. 사주의 구조가 그렇게만 짜여진다면 식.상생재, 재생관이 되어 관성의 원두가 유장할 뿐 아니라 주중에서 탈재지신인 비.겁의 기를 눌러줌으로써 당주가 부귀를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고 거기다가 운행까지 사주의 내용과 부합되는 운으로 자리를 잡아준다면 당주가 일세를 풍미하는 걸출이 될 것임에 틀림이 없는 것이다.
그와는 달리 식.상이 재성과는 멀리 떨어져 있고, 반대로 관성에게 바짝 붙어 있게 되면 식.상이 생재를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관성의 기를 손상시킬 것이므로 그 또한 당주가 빈천하게 되거나 요절을 하는 원인이 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와 같은 원리는 운행에서도 적용이 되는데, 식.상이 천간에 있을 때는 재성이 지지에 있든지, 지지에 식.상이 있을 때는 천간에 천간에 재성이 있어야만 식.상과 재성의 기가 상통하게 되어 당주의 운명이 좋아지도록 되어 있다.
혹 재성과 관성이 같이 있는데, 재성이 다른 오행과 합이 되어 기반이 되었다든지, 한신에게 겁점(劫占)이 되어 생관을 하지 못할 때는 운행에서 그 합신을 충거시키든지, 한신을 극파해 버리게 되면 만사가 형통이 될 것이므로 당주의 운이 꽃을 피우듯이 좋아지게 되는데, 그러한 현상을 가리켜 ‘징탁구청(澄濁求淸=탁한 데서 맑은 기운을 구하다’이라 말하고 있다.
위에서 밝힌 내용은 정관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정격에 해당하는 8격의 사주 전부에게 적용이 되는 원리이므로 배우는 여러분들은 반드시 기억하여 두기를 바란다.
그 동안에 설명한 내용들을 요약해서 말하면 용신이나 희신은 반드시 득지에 득기를 한 상태에서 일주와 가까이 있으면서 언제라도 일주에 대한 사용신으로서 충분한 역할을 하여야 하고, 기신이나 흉신은 실기에 실지를 한 상태에서 일주와는 먼 거리에 있는 구조로 사주의 내용이 짜여져야만 당주의 일생이 부귀와 재백을 겸비한 사람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264조>
乙 丙 甲 癸
未 寅 子 酉
丙 丁 戊 己 庚 辛 壬 癸
辰 巳 午 未 申 酉 戌 亥
주안점: ‘일청도지유정신’
丙火 일주가 子월에 출생하였으나 좌하가 쟁생지이고, 인성인 甲木이 월간에 투출하여 근이 강하므로 약중변왕이 된 사주이다. 게다가 당령한 관성이 연간에 투출하여 관생인, 인생신으로 일주에게 미치고 있기 때문에 소위 ‘일청도지유정신(一淸到厎有精神)’에 해당되는 사주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주의 원류가 유장하고, 그 내용이 순수하여 당주가 초년의 운이었던 金.水의 운에서 이미 발갑에 오르게 되었으며, 젊은 나이에 한원에서 이름을 날리게 되었다. 다만 이 사주에서 부족한 것은 중년 운이 火.土의 운으로 흐르게 됨으로써 더 이상 높은 관직에는 임관조차 해 보지 못한 채 평생토록 한림원의 학자로서만 지냈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65조>
辛 己 丙 甲
未 亥 寅 子
甲 癸 壬 辛 庚 己 戊 丁
戌 酉 申 未 午 巳 辰 卯
주안점: 인성이 독청(獨淸)하여 모든 것이 좋아진 사주
己土로 태어난 일주가 지지에 있는 탱왕한 재.관의 위에 실려 있기 때문에 심히 두려운 사주이다. 그러나 인성인 丙火가 월간으로 투출하여 관생인, 인생신으로 일주를 생하고 있는데 그 인성인 丙火는 寅木의 생을 받고 있을 뿐 아니라 시지의 未土의 암장에다 뿌리를 박고 있으므로 기가 왕하며 근기 또한 튼튼한 것으로 되어 있는 사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주의 기가 약하지 않으며, 천간의 기가 연주상생이 되어 좋은 사주일 뿐 아니라 당주의 운도(運途)까지 동.남의 운으로 흐르게 되어 행복을 만끽하면서 살았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66조>
丁 丙 甲 癸
酉 寅 子 未
丙 丁 戊 己 庚 辛 壬 癸
辰 巳 午 未 申 酉 戌 亥
주안점: 간지의 어울림이 좋지 않은 사주
이 사주는 <424조>와 대동소이한 사주이다. 하지만 앞의 사주는 관성이 쟁성 위에 있었기 때문에 생관의 덕을 입을 수가 있었지만, 이 사주의 관성은 상관 위에 있는 데다 관성의 근기인 子水까지 未土로부터 극파가 되고 있기 때문에 모양만이 관성일 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태가 되었다. 게다가 재성인 酉金은 개두에 겁재가 드리워져 있음으로써 맥을 쓸 수가 없게 되어 있으니 재성은 겁재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고, 관성은 상관으로부터 극을 당해 버린 내용이 되어 일찍이 집안의 형세가 몰락하였으며, 당주의 생활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운행에서 辛酉 대운이 들어오자 재성의 기운이 때를 만난 것이 되어 재물이 덧싸이게 되었으며, 庚申 대운에서는 인근에서 소문이 날 정도로 큰 부를 이룩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도 그것도 한낱 지나가는 비에 불과하였는데. 그것은 운행에서 己未 대운이 들어오자 사업에서 실패를 거듭하게 됨으로써 상처(喪妻) 극자(剋子)에다 지니고 있던 재산을 모두 날려버린 채 마지막에는 자신의 굶주림조차 채우기가 어려운 신세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8. 기의 청탁(淸濁)2
여기서는 원전의 그절을 먼저 소개한 다음에 내용의 설명으로 들어가도록 하겠다. 내용의 구절을 인용하면 이러하다.
‘만반탁기영인고, 일국청고야고인(滿盤濁氣令人苦, 一局淸枯也苦人)--주중에 탁기가 가득차게 되면 당주로 하여금 괴로운 운명의 소유자가 되게 할 뿐인데, 단 한군데 청기가 있을지라도 수명은 길 것이지만, 고생스런 삶을 벗아나지는 못할 것이고,
‘반탁반청유시가, 다성다패도신혼(半濁半淸猶是可, 多成多敗度晨昏)--주중에 들어 있는 기가 반은 맑고 반은 흐린 정도라면 그런 대로 괜찮은 편이지만, 당주로 하여금 성패의 기복이 심하게 되는 인생을 살아야 할 것이므로 각오를 해야 한다.
그렇다 주중에 있는 간지의 어울림이 좋지 않아 사주의 전국에 탁기만이 가득 찬 명조를 타고난 사람이라면 이미 앞장에서 밝힌 것처럼 가난하지 않으면 요절할 것이지만, 주중에 있는 기가 반청 반탁의 사주를 타고난 사람이라면 그런 대로 수명만은 이어갈 것이지만, 자신의 전 생애를 통하여 다성 다패로 기복이 심한 일생을 살아야 될 것이므로 각오는 하면서 살아야 한다. 사주에 탁기가 많다는 것은 용신과 희신과의 거리가 멀거나 기신에 의한 작해(作害)가 심할 것이기 때문인 것이다.
사주의 가가 탁하다는 것은 주중에 들어 있는 육신의 기가 혼잡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당주에게 필요한 오행, 즉 정신(正神)은 실시(失時)에 실기(失氣)를 하고, 사기(邪氣)는 승권(乘權)에 득세(得勢)를 한 사주라면 그것이 사주에 실려 있는 기의 ‘탁(濁’이 되는 것이고, 혹 제강지신(堤綱之神)이 파손되어 별도의 곳에서 용신을 찾아야 할 사주라면 그것은 격의 ‘탁’이 되는 것이며, 혹 관왕 희인에 재성이 괴인을 하는 사주라면 그것은 재성의 ‘탁’인 것이고, 혹 관성이 쇠약하여 재성의 생기를 바라고 있는데, 비.겁이 쟁재를 하는 사주라면 그것은 비.겁의 ‘탁’이며, 혹 재성이 왕하여 겁재의 지원을 필요로 하는 사주에 관성이 제겁(制劫)을 시키는 사주라면 그것은 관성의 ‘탁’인 것이고, 혹 재성이 약하여 식.상의 생재를 바라는 사주에 인성이 당권하여 탈식을 하는 사주라면 그것은 인성의 ‘탁’인 것이며, 혹 일주는 강하고 살은 약한데 사주에 식.상이 득세를 하여 살을 극파시키는 사주라면 그것은 식.상의 ‘탁’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명리를 다루는 사람들은 언제나 당해 사주가 처해 있는 상황과 일주가 필요로 하는 용신이나 희신이 어떠한 이해관계에 놓여 있는지를 살펴서 당사자의 명.리가 어떠할 것인지를 판단해야 하며, 육친에 대한 희기를 가린다면 누구의 명조를 대하든 그 사람에 대한 수요장단과 운세의 길흉을 꿰뚫어 보기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각각의 명조를 분석함에 있어서 당해 사주에 들어 있는 탁기(濁氣)와 청고(淸枯)에 대한 내용만은 철저하게 살피도록 해야 하는데, 그 중에서도 청중대탁(淸中帶濁)과 탁중대청(濁主帶淸)에 대한 내용만은 놓지는 일이 없이 살피도록 해야 한다. 이미 앞에서 밝힌 바와 같이 탁기가 만국(滿局)을 이루고 있는 사주에 한 가닥 청기를 지니고 태어난 사람은 비록 수명이 요절을 하는 운명을 모면하기는 할지라도 평생을 통하여 다성 다패로 심한 기복의 인생을 살아가야 할 사람이기 때문이다.
한편 주중에 조금이라도 청기를 지니고 태어난 사람은 운행에서 그 탁기를 제거시킬 수 있는 운을 만나게 되면 크게 일어설 수 있는 승기를 잡게 되는 것이므로 목숨을 부지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겸하여 여러분들이 알아두어야 할 것은 비록 일주가 유기하더라도 용신이 무기하면 그것 역시 고색(枯塞)한 사주의 주인이 된다는 사실이다. 비유를 해서 말하면 살아 이는 나무일지라도 꽃을 피워 열매를 맺지 못할 때는 그 나무의 미래가 없이 종당에는 고목으로 사라져 버려야 할 나무일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일주가 고색한 자는 비빈즉요(非貧卽夭)할 것이고, 용신이 고색한 자는 비빈즉고(非貧卽孤)할 것이지만, 사주에 청기가 들어 있는 사람은 운이 돌아왔을 때는 반드시 피어나도록 되어 있고, 주중에 탁기만이 가득 찬 사람은 일찍 죽거나 살아도 구사일생으로 살아야 하는 것이 명학으로 관찰할 수 있는 인간의 운명인 것이다.
<267조>
丁 戊 庚 乙
巳 戌 辰 亥
壬 癸 甲 乙 丙 丁 戊 己
申 酉 戌 亥 子 丑 寅 卯
주안점: 만반 탁기 중에 작은 청기가 있는 사주
辰월에 충생한 戊土 일주가 지지에 戌土와 巳火가 있으므로 신왕한 데다 시간에 丁火까지 있기 때문에 관성을 용신으로 해야 할 사주이다. 그런데 식신인 庚金이 관성인 乙木과 합을 하여 기반을 시켜 버렸기 때문에 관성을 용신으로 사용할 수가 없게 되었다. 부득이 식신인 庚金을 용신으로 하려 하여도 자신의 근기가 있는 乙木이 庚金과 동화(同化)가 되지 않는 데다 시간의 丁火로부터 극을 받고 있으니 식신을 용신으로 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궁여지책으로 재성인 연지의 亥水를 용신으로 하고자 하여도 당령을 한 오행이 아니어서 무력한 재성인 터에 시지의 巳火가 왕토의 힘을 배경으로 하여 요충을 요충(遙沖)을 해 오고 있기 때문에 그것마저 사용할 수가 없게 되었다. 만일 庚金의 생조라도 있었다면 그런 대로 亥水를 용신으로 할 수가 있겠으나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기반이 되어 버린 金이어서 탐합망생의 기미만이 있을 뿐 무정한 금으로서만 존재하고 있다. 그런 까닭으로 당주의 일생이 수많은 기복으로 얼룩진 인생을 살아야만 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재.관의 여기가 남아 있는 명조인 덕으로 수명만은 이어갈 수가 있었고, 당주의 나이가 중년이 훨씬 넘은 뒤인 50대 후반이 되어서야 乙亥 대운이 들어옴으로써 겨우 생활의 소강 상태에 들어갈 수가 있었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68조>
己 丙 己 癸
丑 午 未 亥
辛 壬 癸 甲 乙 丙 丁 戊
亥 子 丑 寅 卯 辰 巳 午
주안점: 원국의 탁기를 운행에서 몰아낼 수 있었던 사주
丙午 일주가 火의 癸절인 6월에 출생하였으므로 그 자체만 가지고 보아서는 왕한 사주이다. 그러나 때가 계하이기 때문에 火의 기운이 쇠퇴하는 시기이고, 겸하여 주중에 상관인 土가 중첩되어 있기 때문에 丙火 일주의 설기가 심한 데다 시지에 습토인 丑土가 회화를 시키고 있어서 丙火로 태어난 일주의 광채가 무척이나 흐려지고 있는 사주가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왕변위약의 명조가 되었는데, 더욱이 한량없는 탁기가 당권을 하였고, 청기는 실세를 한 것이 되어 반평생을 지나는 30년 동안은 기도 다단으로 수많은 기복의 인생을 살아야만 했다. 그러나 乙卯와 甲寅 운이 들어오자 土에게서 발산되고 있는 탁기를 몰아내고, 일주를 생부하게 됨으로써 크게 재물을 이룩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69조>
己 庚 丁 丁
卯 午 未 卯
己 庚 辛 壬 癸 甲 乙 丙
亥 子 丑 寅 卯 辰 巳 午
주안점: ‘청고지상’의 사주
이 사주는 언뜻 보기에 재생관, 관생인, 인생신의 구조를 이루고 이있어서 내용이 마치 청미(淸美)한 것처럼 좋아 보이는 사주이다. 그러나 주중에 있는 화기가 지나치게 강렬하여 흙이 메마르고, 金은 그 불길에 녹아 내릴 것 같은 처지에 놓여 있는 사주일 뿐이다. 게다가 木의 기운까지 불길을 돋구고 있을 뿐 아니라 극토로 괴인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일주와 인성과의 관계에 아무런 생화의 정이 없는 사주가 되었다. 이 어찌 청고지상(淸枯之象)이라 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게다가 당주의 운행까지 동.남의 운으로 흐르고 있음으로 하여 세상에 있는 모든 영화가 허공에 뜬 명월이요 먼 골짜기에서 흐르는 물소리에 불과하였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생 동안을 한숨이나 쉬면서 살았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9. 오행의 진가(眞假)1
이 장에서 다룰 내용은 오행에 대한 진가(眞假)이다 무슨 놈의 내용이 한도 끝도 없이 나오느냐고 생각할는지 모르지만, 명리학에 담겨 있는 모두를 알기 위해서는 부득이 알아두어야 할 내용들이므로 인내력을 가지고 학습에 임하여 주기를 바란다.
여기에서 말하는 오행의 ‘진가’란 금, 목, 수, 화, 토에 대한 성분에 ‘진가’가 있다라는 뜻이 아니라 각각의 사주에서 쓰여지는 용신에 대한 ‘진가’를 말하는 것이므로 혼동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진’이란 득시(得時)를 하여 당령(當令)한 오행을 가리키는 말이고, ‘가’라는 말은 실시(失時)하여 퇴기(退氣)한 오행을 이르는 말이다.
일주에게 필요한 오행인 용신이 제강(提綱)의 자리에 있으면서 사령(司令)을 하고 있고, 천간으로 투출까지 하였다면 ‘진신’을 얻은 것이 되므로 그러한 사주를 타고난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평생을 통하여 부귀와 복수를 겸비한 신생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그러나 비록 일주에게 필요한 오행이 제강의 자리에 있으면서 사령을 하는 사주일지라도 그러한 오행이 ‘가신’에게 손상이 되거나, 한신과 합을 하여 기반이 되게 되면 ‘진신’으로서의 구실을 제대로 할 수가 없을 것이므로 당주가 좋은 운명의 소유자가 될 수는 없는 것으로 되어 있으므로 ‘진신’과 ‘가신’의 상황을 면밀하게 살핀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진신’을 용신으로 삼을 수 있는 사주를 타고난 사람일지라도 ‘가신’이 ‘진신’곁에 붙어 있는지를 비롯하여 한신과 합을 하여 기반이 되지는 않았는지를 면밀하게 검토해야 하는데, 만일 ‘가신’이 ‘진신’에게 바짝 붙어 있으면서 ‘진신’을 충극한다든지, 합을 하여 기신으로 화해 버리는 내용으로 되어 있을 때는 아무리 ‘진신’이 제강을 하고 용사를 하더라도 당주의 일생이 고생스럽기만 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하지만 원국이 그렇게 되었을지라도 운행에서 ‘가신’을 극거시키든지 합화시켜 버릴 수 있는 운이 들어오게 되면 억가부진(抑假扶眞)으로 어느 정도는 성공을 이룰 수가 있다는 점도 기억을 해 두어야 할 내용이다.
때문에 희신은 언제나 생이 되어야 좋고, 기신은 언제나 절(絶)의 상태에 있어야 하며, 국내에 무엇이 ‘진신’인가를 살피고, 그 ‘진신’을 억압하거나 속박하는 ‘가신’이 있을 때는 운행에서 그 ‘가신’의 억압이나 속박으로부터 풀려날 수 있는지의 여부를 살피도록 해야 한다.
인간의 운명이 사주팔자에 담겨 있다고 하지만, 사주 중에서 언제나 주체가 되는 것은 일주이다. 따라서 누구의 사주를 막론하고 일주는 언제나 생일의 천간에 위치하며, 그 일주를 중심으로 하여 조성되고 있는 연월시에 실려 있는 여러 가지 오행, 즉 육신들과의 관계와 그 육신들이 일주에게 미치는 영향을 따지는 것이 인간의 운명이고 사주팔자의 내용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기를 가늠하는 것이 명학이고 그 기의 강약을 알아보기 위해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이 시기의 심천이기도 한 것이다. 그리고 기의 강약과 심천을 대변하는 곳이 다름 아닌 월지이기 때문에 월지를 가리켜 제강지부라 하고 있고, 그 제강지부인 월지의 암장에서 작용하는 오행을 일컬어 사령신이라 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앞에서 밝혀 왔기 때문에 여러분들도 충분히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그런데 여기에서 다시 한번 정리를 하고 넘어가야 할 것은 일주가 당해 사주의 주체라고 한다면 간지가 모두 여덟 개의 오행으로 이루어진 사주 중에서 천간과 지지의 중심은 무엇이 되느냐 하는 점에 대해서이다. 천간에 있는 일주로 보아서는 천간이 위주인 것 같으나 월령이 당해 사주의 기의 강약에 대변하는 중심 자리이고, 그 월지의 암장에 들어 있는 사령신이 당해 사주의 용사지신이 된다는 점으로 보아서는 지지가 중심인 것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록 월지가 당해 사주의 기에 대한 강약을 가늠하게 하는 대변자이고, 그 월지의 암장에 들어 있는 장간이 당해 사주의 용사지신의 되기는 하더라도 표면으로 나타나는 월지의 오행 자체를 중요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월지의 암장에 들어 있는 장간(藏干)을 중요시하는 것이므로 결과적으로는 천간을 중요시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지지는 어떠한 중요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냐가 문제인데, 앞에서 밝힌 바와 같이 당해 사주의 주체인 일주를 비롯하여 주중에 들어 있는 모든 오행, 곧 육신들이 지니고 있는 기에 대한 강약이 판가름되는 곳이 당해 사주가 처한 시기를 대변하는 월지인 것이고, 그 월지 속에 들어 있는 장간들의 기운까지도 강약을 나타내는 것이 되기 때문에 기의 강약을 가늠하는 측면에서는 지지가 같는 중요성도 대단히 크다고 할 수 있다.하지만 지지는 기의 대변자일 뿐 사주의 길흉이나 희기를 관장하는 주체가 아니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당해 사주에 들어 있는 일주를 비롯한 육신들의 보조자로 보아야 한다.
때문에 사주를 대할 때는 언제나 월지를 먼저 살펴서 그 월지 속에 무슨 암장신들이 있는지를 따져야 하고, 그 다음으로는 일주가 무슨 오행으로 태어났는데, 그 일주가 태어난 달의 소순과 중순과 하순 중에서 어느 시기에 태어났으며, 일주의 용신이 어느 사령시에 해당하는 지를 살펴야 한다. 그것이 곧 측지(測地)를 하는 것이 되며, 제강(提綱)을 가늠하는 지기(地紀=지지의 기강)에 해당하는 것이 된다. 제강을 알아본 다음에는 사주의 격국을 정해야 되는데, 그것이 곧 각자가 사용해야 할 사령신으로서 각자가 사용할 용신으로서 인기(人紀)에 해당하는 것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살펴야 하는 것이 천간으로 투출한 육신들과 함께 일주의 강약을 비롯하여 그에 대한 육신들의 희기를 가늠해 보아야 하는데, 그것이 곧 천간의 상황을 살피는 천기(天紀=천간의 기강)에 해당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모든 사주에서 일주에게 필요한 용신이나 희신이 천간으로 투간(透干)된 것을 보다 더 중시를 하는 것이라든지, 기신이나 흉신은 지지에 은복(隱伏)되어 있는 것을 좋아라 하는 것도 사주를 보는 핵심이 천간에 있기 때문인 것이다. 따라서 천간의 기가 보격(輔格)에 조용(助用)을 하는 현상을 일컬어 천지인(天地人)의 삼식(三式=三元)이라고 하며, 그 천지인의 삼식이 곧 조화력(造化力)인 동시에 성공의 기운인 것으로 되어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사자의 사주에 조화력이 잘 조성되어 있는 사람은 부귀와 공명을 이룰 수 있는 기틀을 지니고 있는 것이 되며, 거기다가 운행까지 안돈지지(安頓之地)로 흐르게 되어 있는 사람은 자신이 바라는 바 궁(窮)하고 통(通)하는 것이 마음먹은 대로 된다고 보는 것이 삼원(三元)의 정리(正理)로 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명리를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없이 사주에 들어 있는 용신과 희신 중에서 진가와 희기를 비롯한 충합(沖合)과 애증(愛憎)을 가려야 하며, 운행의 부태(否泰)를 식별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진실로 그와 같은 실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어떤 사람의 사주를 보더라도 틀리는 일이 없을 것이다. 이 어찌 용신과 희신의 진가를 가리는 일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수가 있겠는가.
<270조>
甲 己 丙 甲
子 丑 寅 子
甲 癸 壬 辛 庚 己 戊 丁
戌 酉 申 未 午 巳 辰 卯
주안점: ‘진신’을 용신으로 하는 사주
己土 일주가 아직 한기가 가시지 않은 寅월에 출생하였으므로 그 질이 한습하여 기가 허역한 사주이다. 그러나 인성인 丙火가 월간에 투출하였기 때문에 관.인이 상생을 하며 그 기가 다시 일주에게로 향하고 있으므로 ‘진기’를 용신으로 하는 사주가 되었다. 게다가 주중에 金이 없기 때문에 水를 생하지 못하는 내용이 되어 ‘가신=용신인 丙火를 극하는 水를 두고 이르는 말’이 난동을 일으키지 않고 있는 점도 이 사주가 지니고 있는 좋은 내용이다. 게다가 운행까지 동.남의 인왕지지(印旺之地)로 흐르게 됨으로써 당주의 생애가 복 그 자체였으며, 벼슬의 직위는 상서(尙書)에까지 올랐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71조>
乙 丙 壬 壬
未 子 寅 申
庚 己 戊 丁 丙 乙 甲 癸
戌 酉 申 未 午 巳 辰 卯
주안점: ‘진신’의 득용과 병신의 제거
이 사주는 주중에 재.살이 왕한 사주이다. 게다가 인성인 월지의 寅木이 연지의 申金으로부터 충파까지 되고 있어서 불길한 내용으로 되어 있으나 다행히 寅木이 사령신으로서 월지에 있으면서 일주를 생하고 있기 때문에 ‘진신’이 당령을 한 것이 되어 좋은 데다 木의 원신인 乙木이 시간에 투출하여 생신을 하고 있는 점이 좋은 내용이다. 다만 申金이 寅木을 충하고 있는 점이 병이라 할 수 있는데, 다행하게도 운행이 남방의 火의 운으로 흐르게 되어 있음으로써 사주의 병이었던 申金을 제거하게 되어 당주의 지위가 제후의 반열에 서게 되었고, 일생을 통하여 재.명이 혁혁하였던 사람의 사주이다.
<272조>
甲 壬 戊 庚
辰 子 寅 申
丙 乙 甲 癸 壬 辛 庚 己
戌 酉 申 未 午 巳 辰 卯
주안점: ‘가신’이 기승을 부린 사주
이 사주는 壬水 일주가 지지에 수국이 있어서 생신을 하고 있으므로 당주의 기가 대단히 왕한 사주이다. 그런데 마침 시의 천간에 ‘진신’인 甲木이 추간되어 있으면서 왕한 일주의 기를 유통시키고 있으므로 수기가 유행되는 사주라서 내용이 대단히 좋다고 할 수 있는 사주이다. 그러나 연주가 庚申이기 때문에 용신인 甲木을 극하고, 지지에서는 申金이 寅木을 충하고 있는 데다 월간의 戊土가 생인을 하고 있으므로 ‘가신’이 난동을 부리고 있는 사주가 되었다. 그런 까닭으로 일찍부터 가정의 어려움을 겪어야 하였으며, 사회에 진출하는 데도 많은 장애에 부닥쳐야만 했다. 하지만 대운에서 壬午 운이 들어오자 金의 기운을 억제하게 됨으로써 비록 늦게이기는 하지만 재산을 일으키게 되었으며, 그 재물의 힘을 활용하여 현령(縣令)의 자리에 진출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약 20년 뒤인 申 대운의 자리에 들어서게 되자 지지에서 寅.申충이 되면서 ‘가신’이 날뛰는 운이 됨으로써 불록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10. 오행의 진가(眞假)2
이 장에서 다룰 내용도 오행에 대한 진가 곧 용신에 진가를 가리는 것이 주된 내용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앞의 장에서 다룬 내용과는 식별하기 위한 내용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데, 앞의 장에서 다룬 내용은 그저 단순하게 용신에 대한 진가만 가리면 되었던 것이지만, 여기에서 다룰 내용은 용신의 진가에 대하여 변화가 생기는 점을 파악하자는 게 주된 내용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주에 등장하는 용신에 대한 진가를 판별한다는 것이 결토 쉬운 일이 아닌데, 그 점에 대해서 원문에서는 다음과 같이 표현을 해 놓고 있다.
‘진가참차난변론, 불명불암수둔전(眞假參差難辯論, 不明不暗受迍邅)--진가가 바뀌는 것을 말로서 표현하기가 대단히 어려운데, 그 이유는 어떤 것이 ’진‘이고, 어떤 것이 ’가‘인지 분명하지가 않기 때문이다.)
‘제강불여진신조, 암처심진야유진(提綱不與眞神照, 暗處尋眞也有眞)--제강(월령)이 ’진신‘이라도 무력할 때는 다른 곳에서 ’진시‘을 찾아도 그것이 될 수가 있다.
위에서 인용한 원문의 구절에 대한 뜻은 여러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필자가 의역을 해 놓은 내용이다. 때문에 `진신‘과 ’가신‘에 대한 기준을 먼저 확실하게 밝히고 넘어가는 것이 좋으리라 싶어 그 기준에 대한 내용부터 설명한 다음에 다음의 내용을 이어나가도록 하겠다.
각각의 사주 중에서 ‘진신’이 될 수 있는 자격 조건은 언제라도 당해 사주의 월지여야 한다는 것이 절대적인 내용으로 되어 때문에 그래야 하는고 하면 모든 사주에서 월지는 그 사주가 지니고 있는 기의 강약을 대변하는 중심자리인 것이어서 제강부(提綱之府)가 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주의 구성 여하에 따라서는 월령의 자리가 반드시 모든 사주의 용신에게 강한 기의 자리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일주의 오행이 무엇이냐에 따라서는 월지가 지니고 있는 기운 때문에 오히려 용신이 극파를 당하거나 무력한 상태로 떨어지게 되어 있는 것이 사주의 구성 요건이며, 인간이 타고날 수 있는 운명의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주에 따라서는 용신이 ‘진신’어야 할 그 월지의 자리가 오히려 ‘가신’이 되어야 할 경우가 있으므로 위에서 인용한 원문에서 “‘진가가 바뀌는 경우를 말로서 표현하기가 어려우므로.......” 등으로 표현을 해 놓은 것이다. 모두가 알고 있는 바와 같이 모든 사주에서 당해 사주의 용신이 되려면 그 사주에 대한 보격조용(補格助用)이 될 수 있는 오행으로서 능력을 발휘할 수가 있어야 하는 것인데, 월지에 있는 오행임에도 불구하고 허약하여 용신으로서의 구실을 할 수가 없다고 하면 그 사주의 쥔인 일주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는 오행에 불과하므로 ’진신‘이 아닌 ’가신‘의 위치로 전락할 수밖에 없으므로 그러한 경우에는 월지의 오행이라도 ’가신‘으로 취급할 수밖에 없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현상을 가리켜 당해 사주의 일주가 무력한 ’진신‘에게서는 관심을 돌리고, 힘이 강한 ’가신‘쪽으로 마음을 돌린다고 하여 애가증진(愛假憎眞)이라 말하고 있다.
‘진가’에 대한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이러하다.
즉, 당해 사주의 월지에 있는 ‘진신’이 실세를 하고 다른 곳에 있는 ‘가신’이 득국을 하게 되면 위에서 밝힌 바와 같이 ‘진신’은 무력하여 용신으로 쓸 수가 없게 될 것이므로 일주의 의향이 당연히 다른 곳에 있는 강한 오행을 용신으로 삼으려 할 것이므로 그러한 현상을 가리켜 ‘애가증진’이라고 한다는 말인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되는 현상이 각각의 사주에서 ‘진가’의 위상이 바뀌는 있는 내용이기도 하며, ‘진가’의 위상이 바뀌는 과정 속에는 또 선후의 순차가 있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거기에 관한 내용은 이러하다.
예를 들어 사주 중에서 월지의 암장신인 ‘진신’의 오행은 일주와 먼 거리에 떨어져 있기 때문에 그 ‘진신’의 기가 일주에게 미치지 못하고 있는데, ‘가신’의 기는 가까이에 있으면서 그가 지니고 있는 기를 일주에게 가해오고 있다고 하면 가까운 것이 이웃 사촌이라는 우리의 속담대로 일주의 마음이 ‘가신’에게로 쏠리게 될 것이므로 ‘애가작진’이 되는 것이며, 만약에 寅월에 출생한 사람의 사주에 寅 중의 암장신 중에서 정기인 甲木은 투간되지 않고, 여기인 戊土가 투간되었는데, 사주의 연월시지에 辰戌丑未의 土가 있을 경우라면 투간조차 되지 않은 甲木보다 투간된 戊土에게 근기가 있는 것이 되어 용신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치가 있는 것이므로 그 또한 ‘애가증진’의 내용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리고 寅 중의 암장신인 甲木이나 戊土는 투간되지 않았는데, 庚金이 투간되었다고 하면 寅월은 木이나 火가 사령을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庚金으로서는 힘을 쓸 수가 없게 되겠지만, 만약에 지지에 申金이 있어 월지인 寅木을 충파해 버린다든지, 지지에 금국이 있고, 천간에 戊土나 己土가 투출하여 庚金을 생한다고 하면 ‘진신’인 寅木은 실세를 하고, ‘가신’인 庚金이 득국을 한 것이 될 것이므로 그것 역시 ‘애가증진’으로 ‘가신’을 용신으로 취용할 수가 있는 것이다.
한편 각각의 사주에서 ‘진신’의 기가 무기한데, ‘가신’의 기운마저 허약한 경우라도 ‘애가증진’으로 일주가 ‘가신’을 좋아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주의 내용이 그러할 때는 운행에 서 부가억진(扶假抑眞)의 운이 들어올 때 역시 당주가 발복할 수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만약에 운행에서 조진손가(助眞損假)의 운이 들어오게 되면 흉화(凶禍)가 입지(入至)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그것이 소위 이실투허(以實投虛=실속을 얻기 의해 부실한 것을 포기하다)이고, 이허승실)(以虛乘實=부실한 것을 이용하여 실속을 차리다)에 해당하는 내용인 것이다. 그것이 또한 의자(醫者)가 삼기(參芪=약초의 이름. 일명 ‘너삼’이라고 함)를 이용하여 사람의 병을 고치는 것만 알고 그 ‘너삼’이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독약이 된다는 것과 비상(砒霜)이 사람을 죽이는 독약인 것만 알고 경우에 따라서는 사람의 목숨을 살려내는 영약인 줄을 모르는 것과도 같다고 할 수가 있다. 따라서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몸에 병이 있는 사람이 그 약을 먹으면 병이 낫는 효험을 얻을 수가 있는 것이지만, 몸에 아무런 병도 없는 사람이 그 약을 먹으면 죽게 되는 이치와도 같은 것이 사주에서의 ‘진신’과 ‘가신’을 판별하여 활용하는 이치라고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사주 상에 나타나는 인간의 운명을 보면 귀천에 대한 내용이 각각 다르고, 그들의 인품에 나타나는 정사(正邪)가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기에 대한 동정(動靜)이 또한 무상하므로 모든 명조마다 지니고 있는 ‘진가’에 대한 자취를 반드시 살피도록 해야 하는데, 그러한 안목으로 ‘진가’를 가리다 보면 자연히 격국에 대한 ‘진가’가 가려지게 될 것이고, 격국에 대한 ‘진가’가 가려지면 용신에 대한 ‘진가’도 가려질 것이므로 어찌 그 사람의 인품에 대한 ‘진가’도 가려지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무릇 훌륭한 가문에 태어나서 훌륭한 부모의 능력에 의해서 인간이 향유할 수 있는 복을 누리면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두가 ‘진신’을 용신으로 할 수 있는 사주를 타고난 사람들이고, 창업을 하여 가문을 일으키느라 무한한 노력을 하느라 고생을 하기는 하였지만 뒤에 가서 안락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은 모두가 ‘가신’이 득국을 하여 그 힘이 있는 ‘가신’을 용신으로 할 수 있는 사주를 타고난 사람들인 것이며, 혹 ‘진신’이 손상을 입어 그 ‘진신’의 기가 약할지라도 자신의 의지가 강하여 나름대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이고, 일생 동안 기구한 운명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은 모두가 ‘진신’이나 ‘가신’이 무기에 무력한 사주를 타고난 사람들이므로 명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모름지기 사주 상에 나타나는 용신의 ‘진가’에 대한 내용을 철저하게 살피는 일에 게으르지 말아야 할 것이다.
<273조>
庚 壬 戊 乙
戌 午 寅 酉
庚 辛 壬 癸 甲 乙 丙 丁
午 未 申 酉 戌 亥 子 丑
주안점: `가신‘이 ’진신”의 역할을 한 사주
壬水 일주가 입춘이 들어온 후 20일째 되는 날에 출생한 사주이다. 때문에 ‘진신’인 甲木이 사령하는 사주인데, 천간에 투출한 토.금이 지지의 酉.戌슬에다 통근였으므로 ‘진신’이 실세하고 ‘가신’이 득국을 한 사주이다. 하지만 시간에 있는 庚金이 살성의 기운을 흡수하여 일주를 생하고 있으므로 ‘가신’이 오히려 ‘진신’의 역할을 사는 것이 되어 내용이 순수해진 사주라는 것을 알수 있게 하는 사주이다. 비록 지지에 화국이 형성되어 있어서 일주인 壬水가 고통을 당하고 있는 형국이지만, 다행히 火가 천간으로 투출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戌土가 인성인 庚金을 생하고, 庚金이 다시 일주를 생하는 구조로 되어 있는 데다 당주의 운행이 금수지지로 흐르게 됨으로써 일찍이 과갑의 과정을 벼슬길에 올랐으며, 그의 관운이 막히는 일없이 뻗어나가게 되었고, 마침내는 봉강(封疆)의 대열에까지 들어서게 되었다. 하지만 사주에 들어 있는 화국이 병인 관계로 만년에 이르게 되면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도록 되어 있는 사람의 사주이다.
<274조>
癸 癸 戊 庚
巳 未 寅 戌
丙 乙 甲 癸 壬 辛 庚 己
戌 酉 申 未 午 巳 辰 卯
‘애가증진’의 사주
癸水 일주가 입춘이 들어온 후 26일만에 출생하였으므로 甲木 ‘진신’이 사령하는 사주이다. 그런데 토.금이 투출하여 지지에 있는 丑.戌의 土에다 착근하였으므로 상관이 비록 당령을 하였으나 관.살의 기세가 종횡으로 깔려 있기 때문에 식신인 寅木이 대항을 할지라도 신약한 일주의 기가 지나치게 설기가 되고 있어서 살성의 기운을 억제시키기가 어려운 내용의 사주이다. 때문에 金이 비록 ‘가신’일지라도 약한 일주의 기를 생하여 주는 은성(恩星)이 되어 있기 때문에 일주의 의향이 ‘애가증진’으로 庚金을 용신으로 해야 할 사주가 되었다. 그런 맹락에서 볼 때 용신인 庚金에게서 두 가지 좋은 점을 발견할 수가 있는데, 그 중의 하나는 강왕한 관.살의 기운을 흡수하여 화하게 하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관‘살에게서 흡수한 기운을 일주에게 실어줌으로써 일주로 하여금 능력을 가진 오행으로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시간에 있는 비견인 癸水가 일주를 도을 뿐 아니라 윤토양금(潤土養金)을 하고 있어서 좋은 내용을 이룬 사주가 되었다. 다만 이 서주에서 못마땅한 것은 중년 이후의 운행이 火의 운으로 흐르게 되어 있기 때문에 생살에 괴인을 하는 운이 되어 ’분치미우‘로 아무리 노력을 노력을 하여도 성공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甲申 대운이 들어오자 용신인 金이 득지를 하는 운이 됨으로써 군공(軍功)을 세운 것이 계기가 되어 고을의 지현(知縣)으로 발탁이 되었으며, 乙酉 대운에서 주목(州牧)으로 승진을 하게 되어 자신의 임무를 충실하게 이행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丙火 대운이 들어오자 괴인을 하게 되어 불록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75조>
己 辛 己 丙
亥 酉 亥 子
丁 丙 乙 甲 癸 壬 辛 庚
未 午 巳 辰 卯 寅 丑 子
주안점: ‘진신’과 ‘가신’이 모두 무력한 사주
이 사주는 일주가 辛金이고 출생한 때가 亥월이어서 金水 상관격이므로 관성인 丙火를 좋아할 사주라고 보기가 쉽다. 동시에 일주인 辛金이 녹지 위에 앉아 있기 때문에 丙火를 용신으로 하는 것이 당연하고 보아야 할 사주이다. 하지만 주중에 수세가 창광(倡狂)하고 있는 데다 일주인 辛金의 기가 설기되고 있기 때문에 용관을 할 수가 없는 사주이다, 설령 용관을 할 수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丙火의 근기가 전무하므로 관성을 용신으로 할 수가 었기 때문에 반드시 인성인 己土를 용신으로 해야 할 사주이다. 그런 까닭을 己土가 水를 억제시키는 한편 일주인 辛金을 생하는 것이 되어 극심한 설기로 고통을 받고 있던 일주에게도 견딜만한 힘이 생기게 되었다. 하지만 월간과 시간에 있는 두 개의 己土가 일주는 생할 수 있어도 연간에 있는 관성인 丙火까지는 생할 수가 없게 되었는데, 그렇게 된 이유는 己土가 습토인 데다 주중에 水가 많다 보니 己土 자신들이 먼저 왕한 수기에 의해서 반극을 받는 형국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와 같은 상황으로 이 사주의 내용은 ‘진신’이 무정하고, ‘가신’은 허탈한 상태가 되었다. 초 은이었던 庚子와 辛丑 대운을 살아오는 기간 중에는 비.겁이 방신(幇身)을 해 주는데 힘입어 부모의 은덕으로 풍의복식(豊衣足食)으로 호사를 누리면서 지낼 수가 있었으나 대운에서 壬水 운이 들어오자 부모가 별세하는 등 가산이 기울어지기 시작하였으며, 寅 대운을 맞이하고나서는 습토가 상하게 되어 완전히 가문이 몰락하였고, 처자를 잃은 뒤에 외지로 나갔으나 종무소식으로 연락이 끊겼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11. 오행의 은원(恩怨)
이 장에서는 사주에 나타나는 오행의 ‘은원’에 대한 설명을 주된 내용으로 전개할까 한다.
여기에서 밝히고자 하는 ‘은원’이란 결국 오행의 생극제화에 대한 기능을 말하는 것이 되지만, 여기에서 보다 중요시하는 것은 오행과 오행끼리 연결되고 이어지는 기의 유통에 관한 것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내용에 해당한다. 그 점에 대하여 원문에서는 또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표현을 해 놓고 있다.
‘양의정통유중매, 수연요립의심추(兩意情通有中媒, 雖然遙立意尋追)--하는 사람이 있어 두 사람의 일치하더라도 떨어져 있는 사람들의 의중을 살펴야 하고),
유정각피이인이간, 원기은중사불회(有情却被人離間, 怨起恩中死不灰)--정을 품은 두 사람이 만나려할 때는 이간시키는 자가 있으면 두 사람이 눈을 감아도 그 원한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위의 구절에 나타난 내용을 보면 오행의 관계를 사람들의 그것처럼 위인화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명리가 인사(人事)이고, 인사가 곧 명리이므로 오행의 관계를 의인화로 다룬다는 것이 보다 더 적절한 표현일는지도 모른다.
오행에서의 ‘은원’이라는 것은 주중에 일주가 필요로 하는 오행이 있기는 하지만 일주와 그 필요로 하는 오행과의 거리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걱정인 경우에 주중에 있는 다른 오행이 사이에 끼어들어 어느 한쪽과 합을 하여 일주가 필요로 하는 오행으로 화해버림으로써 양쪽의 관계를 연결시키는 구조로 짜여지게 하는 경우를 일컬어 양의통정(兩意通情)이라 말하고 있는데, 그러한 관계가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중간에서 중매 역할을 한 다른 오행에 의해서였던 것이므로 여중유매(如中有媒)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희신이 멀리 떨어져 있는데, 일주의 곁에 있던 오행이 떨어져 있는 기를 인통(引通)하여 일주에게 연결을 시켜주는 것도 서로에게 좋은 관계를 이루게 하는 내용이므로 유은이무원(有恩而無怨)이라 하여 좋은 내용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주중에 한신과 기신만 있고, 희신이 없는 사주인데, 한신이 기신과 합을 하여 희신으로 화하도록 하는 내용도 해후상봉(邂逅相逢)이라 하여 좋은 내용을 치고 있다.
한편 일주와 유정한 관계를 이룰 수 있는 희신이 있으나 거리가 너무 떨어져 있어서 걱정인 때에 기신이나 한신이 사이에 있으면서 그 한신이나 기신이 합을 하여 희신으로 화해 버리는 현상도 일주에게 큰 도움이 되는 것이므로 사정견합, 경위유정(私情牽合, 更爲有情)이라 하여 좋은 내용으로 치고 있고, 희신이 일주와 가까이 붙어 있는 경우는 가위유정(可謂有情)이라 하여 가장 좋은 내용으로 치고 있는 것이다.
위에서 적은 내용과는 달리 합을 한 오행이 기신으로 화한다든지, 혹 희신이 일주와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은 아니라도 유정한 관계가 되어 있는데, 기신이 중간에 끼어 있으면서 완전히 양쪽의 관계를 갈라놓는 형태로 되어 있다든지, 희신과 한신이 합을 하여 기신을 도와주는 구조로 사주의 내용이 짜여지게 되면 그것이 곧 고약한 인간의 이간질에 의해서 두 사람의 사이가 벌어지는 것과 같으므로 이은위원, 사불회(以恩爲怨, 死不灰)라 말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주가 丙火를 좋아하는데, 그 丙火가 시간에 있고, 월간에 壬水가 투출하였다면 수극화로 壬水가 丙火를 극할 것이므로 壬水가 기신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럴 때에 만일 연간에 丁火가 있어 기신인 壬水와 합을 하여 木으로 화해 버린다면 주중에서 기신을 없애버리는 것이 될 뿐 아니라 오히려 희신을 돕는 것이 되어 좋은 것이고, 만약에 일주가 庚金을 좋아하는데, 그 庚金이 연간에 있으면 비록 일주와 庚金의 사이가 유정한 관계라 하더라도 두 오행의 사이가 너무 멀기 때문에 무정의 상태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럴 때에 월간에 한신인 乙木이 庚金과 합을 하여 오행이 金으로 화하게 되면 일주와 근접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한신이 희신을 일즈에게 접근시키는 한편 자기 자신까지 희신으로 화하는 것이 되므로 여중유매(如中有媒)라 하여 좋은 것으로 치고 있고, 일주에게 火가 필요한 사주이지만, 주중에는 火가 없고 반대로 기신인 癸水만이 있어서 걱정일 때에 戊土가 그 기싱인 癸水와 합을 하여 희신으로 화한다면 그러한 현상을 가리켜 해후상봉(邂逅相逢)이라 하여 좋은 것으로 치고 있고, 일주가 오직 金을 좋아할 뿐인데, 酉金이 연지에 있기 때문에 일주와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걱정일 때에 일주의 좌하에 있는 기신인 巳火가 丑土와 붙어 있는 상태에서 巳酉丑으로 금국을 이룬다면 일주의 소망을 풀어주는 것이 되므로 그러한 현상을 일컬어 사정견합(私情牽合)이라 하여 좋은 것으로 치고 있는데, 모든 오행의 운용이 그런 식으로 되어 있는 것이므로 언제나 간지의 내용을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276조>
戊 戊 甲 丁
午 戌 辰 酉
丙 丁 戊 己 庚 辛 壬 癸
申 酉 戌 亥 子 丑 寅 卯
주안점: ‘여중유매’의 사주
이 사주에는 土의 기운이 사주의 전국을 차지하다시피 하고 있는데, 월간의 甲木은 퇴기의 상태에 있기 때문에 중첩된 土의 기운을 소통시키기에는 역부족인 처지가 되었다. 때문에 일주의 의향이 관성인 甲木에게서 고개를 돌려 연지에 있는 酉金에게로 향하여 중토(衆土)가 지니고 있는 둔탁한 기운이 설기되기를 바라고 있는 사주이다. 그런데 酉金의 개두가 丁火이기 때문에 유금의 활동 능력에 제약을 받을 것처럼 되어 있으나 다행이 개두에 있는 丁火가 일주를 생하느라 탐생막극으로 酉金을 압박하지 않고 있어서 나름대로 좋은 내용을 이루고 있는 사주이다. 그러나 일주와 酉金과의 거리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걱정인 판에 마침 월지에 辰土가 앉아 있는 덕으로 辰.酉가 합을 하여 金으로 화함으로써 일주와 접근이 되게 하고 있는 형국이라서 소위 ‘여중유매’로 유정한 관계를 이루게 된 점이 나무나 좋은 내용이다 초년 운이었던 癸卯와 壬寅 운에서는 희힌과의 곤계를 이간시키는 운이 되는 바람에 공명을 이룰 수가 없었으나 대운에서 辛丑 운이 들어오자 회와(晦火)에 회금(會金)의 운이 됨으로써 장원급제의 영광을 안을 수가 있었고, 곧 이어서 ‘현령’으로 부임을 하게 되었으며, 뒤에 가서는 ‘상서’의 직위에까지 오르게 되었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77조>
丙 丁 乙 丁
午 丑 巳 酉
丁 戊 己 庚 辛 壬 癸 甲
酉 戌 亥 子 丑 寅 卯 辰
주안점: ‘여중유매’에 의한 ‘재래취아’의 사주
丁火 일주가 巳월 午시이 출생하였는데, 주중에 비.겁도 같이 왕한 사주이다. 게다가 木의 생기까지 받고 있기 때문에 火의 기운이 지극히 맹렬한 사주이다, 연지에 있는 재성안 酉金을 일주가 좋아할 수밖에 없는 사주인데, 거리가 너무 먼 곳에 떨어져 있기 때문에 그 金氣의 영향이 일주에게 미치지 못하고 있고, 개두가 丁火인 관계로 월지에 있는 巳火에다 뿌리를 박은 연간의 丁火로부터 겁탈까지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관계로 해서 일주인 丁火와 재성인 酉金과의 사이가 무정한 관계처럼 되어 있는 사주이다. 하지만 일주의 좌하에 丑土가 있음으로 하여 월지에 있는 巳火와 함께 巳酉丑의 금국을 이룸으로써 결과적으로는 丁火인 일주와의 관계가 마치 상하로 수직의 관계처럼 되어 있어서 너무나 친근한 상태가 되어 있는 좋은 사주이다. 게다가 巳酉丑의 금국이 성립되도록 작용을 한 丑자가 암장 속에다 金.水를 축장하고 있는 습토이어서 마치 자신의 암장에 들어 있는 창고에다 일주의 재물을 저장하여 놓은 형상이 되었기 때문에 일주와 재성과의 관계가 유달리 친숙하여져 있을 뿐 아니라 재래취아(財來取我)의 내용을 이루고 있는 한편 주중에 있는 맹렬한 火氣를 뽑아들여 수기를 발산하고 있는 것이 되었기 때문에 내용이 너무나 좋은 사주이다. 그런 연고로 하여 당주의 벼슬이 최상의 위치에까지 오를 수가 있었으며, 수많은 제후들 중에서도 손꼽히는 인재가 되었고, 전 생애를 통하여 재산과 명예가 최고조에 도달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78조>
甲 丙 戊 癸
午 辰 午 酉
庚 辛 壬 癸 甲 乙 丙 丁
戌 亥 子 丑 寅 卯 辰 巳
주안점: ‘원기은중’의 사주
丙火 일주가 午월 午시이에 출생하였으므로 지극히 왕한 사주이다. 연간에 관성인 癸水가 있기는 하지만, 월간에 식신인 戊土가 가로막고 있기 때문에 그 관성의 기가 일주에게 미치지 못하고 있는 데다 戊土와 합을 하여 완전히 火로 변화를 일으킨 관성이 되어 癸水가 지니고 있던 본래의 기능을 상실하였음은 물론 오히려 강왕한 일주의 기운만 돋구어 주는 흉신으로 화해 벌리고 말았다. 단 하나 연지에 있는 재성인 酉金에게다 정을 두어 辰.酉의 합금의 되게 하여 화친을 하고 싶은 것이 일주의 마음인데, 중간에 일주의 양인(陽刃)인 午火가 도사리고 있으면서 辰.酉 합을 이룰 수가 없도록 이간질을 시키고 있기 때문에 소의 원기은중(怨起恩中)의 사주가 되고 말았다. 게다가 운행마저 동남의 목화지지로 흐르게 됨으로써 일생 동안 고통스런 생애를 살아야만 하였는데, 당주의 일생을 가장 괴롭게 만든 것은 아무리 머리를 쓰며 노력을 하여도 언제나 재물과의 인연이 없어서 혹독하게 다가오는 가난의 고통을 견디기가 힘들었던 점이었다. 구런 까닭으로 당주의 나이가 중년이었을 때에 두 명의 자식은 질병으로 세상을 떠났이며, 아내는 가출한 뒤에 소식조차 끊기고 말았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12. 한신(閑神)에 대하여
그 동안 설명을 해온 바와 같이 사주에는 당해 명조의 주체가 되는 일주를 중심으로 하여 여러 가지 육신들의 집합에 의해서 구성되는 것이 인간의 운명이며 사주팔자이다. 그러나 그 여러 가지의 육신 중에는 일주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게 하는 오행이 있는가 하면 해로운 영향을 미치게 하는 오행도 있고, 이해관계 중에 그 어느 쪽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에 처하게 되는 오행도 있는 것이 인간들이 타고날 수 있는 사주팔자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중에서 일주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게 하는 오행이 희신이고, 나쁜 영양을 미치게 하는 오행이 기신인 한편 분명히 당사자의 사주 속에다 자리를 잡고 있는 오행임에도 불구하고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에 처해진 오행이 ‘한신’이라는 사실은 이미 여러분들께서도 충분하게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하지만 ‘한신’이라고 해서 영원히 ‘한신’으로서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의 사주가 지니고 있는 내용과 운행이 무슨 운으로 흐르느냐에 따라 한가로운 상태에 처해 있던 ‘한신’들도 활동을 개시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누구의 사주에서나 ‘한신’이라고 해서 무조건 별볼일 없는 놈들이라고 치부를 해 버려서는 안 된다. 사주의 원국에서는 아무런 역할도 하는 일없이 가만히 널부러져 있던 ‘한신’이라도 운행에서 자신이 활동을 할 수 있는 기가 들어오게 되면 마치 낮잠을 자던 자가 어떤 자극에 의해서 벌떡 일어선 것처럼 설쳐대기를 시작하게 되는데, 그 활동의 내용이라는 것이 실로 조화 무궁한 것으로 되어 있다. `한신‘이 일으키는 그 조화 무궁한 활동의 내용 속에는 일주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게 하는 활동과 나쁜 영향을 미치게 하는 활동이 있는 것이므로 명리를 다루는 사람이라면 ’한신‘의 동태를 살피는 일도 중요한 내용 중의 하나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신’에 대한 필자의 설명에 보다 신빙성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여기에서도 원문에 있는 구절을 인용한 다음에 이하의 설명으로 들어가도록 하겠다.
‘일이한신용거마, 불용하방막동타(一二閑神用去麽, 不用何防莫動他)--주중에 있는 한두 개의 한신이 어찌하여 용신을 괴롭히고 있는가? 기왕에 사용하지 못할 존재들일 바에야 다른 기신을 위해서도 동요하지를 말아야 한다.)`
‘반국한신임한착, 요긴지장자작가(半局閑神任閑着, 要緊之場自作家--주중에서 한신이 국을 이루었다면 한신인 그대로 조용히 있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한신들 끼리 합을 하여 자신들의 집을 이루는 것이 좋다.
이 원문에 대한 해석도 여러분들께서 이해하기 쉽도록 하기 위한 의역의 내용이다.
어느 사주에서나 당주가 사용할 수 있는 용신이 있게 마련이며, 용신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희신이 있는 것 또한 어길 수 없는 것이 사주의 법칙인 것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그 용신과 희신의 소임이 격국을 결정 짓는 요소인 동시에 당주로 하여금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오행이라는 사실은 여러분들께서도 이미 숙지하고 계시리라 믿는다. 그런데 인간의 운명이라는 것이 각자가 태어날 때부터 행복의 조건만 가지고 이 세상에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불행의 조건들도 동시에 가지고 태어난 동물이기 때문에 거기에 상응하는 나쁜 기운들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 되는데, 그것을 이름하여 우리는 기신이며, 흉신이라 말하고 있다. 사람들의 사주 속에 등장하는 기신이나 흉신이란 두말할 것 없이 일주가 가질 수 있는 격국이나 용신을 파괴시키는 역할을 하는 나쁜 기운이라는 것도 여러분들 또한 잘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그와 같은 공식에 따라 사주팔자에 등장하는 오행을 분류하고 나면 남는 것이라고는 기껏 한두 자의 오행이 남게 되는데, 그것들이 다름 아닌 ‘한신’에 해당하는 오행이 되는 것이다. 당사자가 타고난 사주의 원국이 지니고 있는 기의 전체적인 구조나 내용에 따라 본인이 겪어야할 행불행의 정도에 차이가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조용히 엎드려 있던 ‘한신’들의 활동에 의해서 야기되는 행불행의 차이도 크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위에서 인용한 원문의 내용 중에 들어 있는 ‘긴요지장 자작가’라는 말의 뜻을 좀더 자세하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된다.
즉, 주중에 들어 있는 한신이 일주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운행에서 들어오는 다른 오행을 만났을 때 그 운에서 들어온 오행과 합을 하여 기신으로 화한든지 그 운에서 들어오는 오행에게 힘을 실어주어 일주의 용신을 괴롭히거나 극파하는데 일조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게 되면 당사자의 운세가 나빠지거나 아예 불행한 인생이 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그럴 때는 차라리 그 운에서 들어온 오행까지 포함을 해서 ‘한신’으로서의 집단을 이루는 것이 좋다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그렇게 되면 일주의 용신이나 희신이 피해를 입지 않게 될 것이므로 좋다는 의미하는 말인 것이다. 물론 희신이 되어 주면 마치 일주가 좋은 친척의 도움을 받는 것처럼 좋은 것이지만, 그렇지 못할 바에는 ‘한신’으로 ‘자작가’를 이루게 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는 것을 강조해 놓은 말인 것이다. 예를 들어 주중에 일주이 기가 강하여 木을 용신으로 해야 할 사주가 있는데, 그 木의 기운이 왕하다고 하면 그 왕한 木의 기운을 설기시킬 수 있는 火가 희신이고, 용신인 木을 극하는 金이 기신이 될 것이며, 희신인 火를 극하는 水가 구신이 될 것이고, 이쪽의 편도 아니고 저쪽의 편도 아닌 土가 한신의 위치에 처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와는 달리 용신인 木의 기가 약하다고 하면 그 약한 용신의 기를 생하는 水가 희신일 것이고, 용신인 木을 극하는 金이 기신일 것이며, 희신인 水를 극하는 土가 구신인 동시에 이쪽의 편도 아니고 저쪽의 편도 아닌 火가 한신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용신은 언제나 희신으로부터 생조를 받아야 좋고, 기신으로부터 손상을 당하지 말아야 하며, 운행에서라도 ‘한신’의 농락에 걸려들지 말아야만 당주의 팔자나 운세가 좋아지도록 되어 있는 것이 명리학이 말해 주는 어길 수 없는 법칙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279조>
丙 甲 戊 庚
寅 寅 子 寅
丙 乙 甲 癸 壬 辛 庚 己
申 未 午 巳 辰 卯 寅 丑
주안점: 용신과 기신과 한신과 희신 및 ‘한신’의 규명
甲木 일주가 子월에 출생하여 진기(進氣)가 되고 있는 중에 왕성한 인성의 생기를 받고 있고, 지지에 있는 세 개의 寅木에다 뿌리를 내리고 있으므로 송백(松柏)과 같은 나무이다. 때문에 일주인 甲木의 질이 견고하기가 한량이 없는데, 연간에 있는 관성인 庚金은 절지에 서 있으므로 강왕한 木을 제압하는 金이라기보다 오히려 강왕한 木으로부터 반극(反剋)을 당하는 철사와 같은 상태가 되다 보니 사용하지 못할 金이어서 기신이 되고 말았다. 그런데 마침 시간에 식신인 丙火가 투출하여 庚金을 극거시키는 한편 주중에 있는 한기를 풀어주고 있고, 나아가서 일주의 수기(秀氣)까지 되어 주고 있으므로 용신으로서 이중 삼중의 역할을 하고 있는 점이 참으로 좋은 내용이다. 하지만 겨울의 火는 그 기가 허약한 것인데, 지지에 寅木들이 강하게 자리를 잡고 있으면서 용신인 丙火를 생해 주고 있으므로 寅木들이 희신이며, 월간에 있는 戊土는 이 사주의 경우 제수(制水)를 시켜 주는 공로가 있기는 하나 불필요한 庚金을 생하는 역할도 하고 있으므로 결국 이것도 저것도 아닌 ‘한신’의 위치에 처하게 되었다. 대운이 卯운에 이르렀을 때 기신인 水의 기운을 흡수하여 용신인 丙火를 생하게 되어 당주가 과갑에 올라서게 되었으며, 壬辰과 癸巳 대운에서는 그 자체로서는 용신인 丙火를 극하는 나쁜 운이었으나 주중에 있는 木의 기가 강왕한 덕으로 壬.癸에 의한 水의 기운을 흡수하는 한편 ‘한신’인 辰土를 제압하게 되어 환도(宦途)가 평탄하였고, 甲午와 乙未에 의한 ‘화왕지지’의 운에서는 당주의 직위가 상서(尙書)에까지 이르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80조>
庚 甲 丁 甲
午 寅 卯 子
乙 甲 癸 壬 辛 庚 己 戊
亥 戌 酉 申 未 午 巳 辰
주안점: ‘한신’이 없는 사주
甲木 일주가 중춘에 출생하였는데, 주중에 녹.인(祿.刃)이 있고, 연간에 비견이 투출하였으므로 일주의 기가 극왕한 사주이다. 때문에 시의 천간에 있는 관성인 庚金이 무기하여 쓸모가 없는 관이므로 기신으로 낙착이 되고 말았다. 그런데 마침 월간에 상관인 丁火가 투출하였으므로 그 丁火를 용신을 삼을 수가 있어서 사주의 내용이 통휘지상(通輝之象=밝은 丁火에 의해서 시원하게 설기되고 있는 기상)이 되어 좋은 사주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주가 일찍부터 관직에 몸을 담게 되었으며, 그의 벼슬이 ‘관찰사’에까지 다다르게 되었으나 애석하게도 주중에 ‘한신’인 土가 없는 관계로 壬申 대운이 들어오자 그 水의 기운을 막을 길이 없어 체.용이 함께 상하게 됨으로써 다가오는 壬水의 운에서 파직을 당하는 화를 모면하지 못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81조>
辛 丁 乙 己
丑 未 亥 丑
丁 戊 己 庚 辛 壬 癸 甲
卯 辰 巳 午 未 申 酉 戌
주안점: 재성의 양면성
이 사주는 丁火 일주가 亥월에 출생하였으므로 실령를 한 신약한 사주이다. 때문에 월간에 있는 인성인 乙木이 용신이며, 월지에 있는 亥水가 인성을 생하는 희신이다. 따라서 시간에 투출한 辛金이 용신인 乙木을 극하는 기신이고, 연지에 있는 丑土와 함께 시지의 丑土가 기신인 辛金을 생하는 구신으로 되어 있다. 일지의 未土는 비록 암장에다 丁火를 축장하였다고는 하나 丑未 충으로 상하였기 때문에 한낱 ‘한신’에 불과한 오행일 뿐이다. 초 운이었던 甲戌 대운에서는 체.용이 모두 힘을 받는 운이어서 부모의 덕으로 호강을 하며 자랐으나 壬申과 癸酉에 의한 金.水의 운을 지나는 동안에 양친이 별세를 하는 것과 함께 집안이 몰락하였으며, 가난에 의한 굶주림으로 본인이 겪어야 하는 고통이 이만저만 큰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辛未 대운에서 巳午未의 火운이 들어오자 사업을 시작하여 수많은 재산을 모았는데. 그렇게 될 수가 있었던 것은 기신이었던 재성인 辛金을 제입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己巳 대운이 들어오자 기신인 辛金이 생기를 받는 운이 되어 모든 재산을 다 날리는 사기를 당하게 되었는데, 그 己巳 대운에서 당주가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단순하게 己土가 辛金을 생하였기 따문만이 아니라 지지에서 사유축으로 금국이 이루여졌기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일주가 재성을 제압할 수 있을 때는 재물을 이룰 수 있는 성재(成財)의 근본이 되는 것이지만, 이쪽에서 재성에게 제압을 당하는 운이 들어올 때는 그처럼 소중한 재성이라도 도둑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13. 기반(羈絆)에 대하여
어떤 현상이 ‘기반’인지에 대하여는 여러분들도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기반’에 대한 내용을 보다 확실하게 알지 못하면 당해 사주에 대한 내용을 99퍼센트 파악하였다손 치더라도 그 길흉의 내용에 있어서는 오판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을 것이므로 정확하게 알아두어야 하는 것이 ‘기반’에 대한 내용이다.
오행과 오행이 서로가 만났을 때 ‘기반’에 의해서 빚어지게 되는 현상이 작용력을 지닌 오행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 마치 움직이지 못하는 존재와 같이 중지 상태에 처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되는 ‘기반’의 현상에 대하여 원문에서는 합이불화(合而不化)라라는 말로 표현을 해놓았는데, 그 ‘합이불화’라는 말의 뜻은 ‘두 개의 오행이 합을 하였지만, 정작 그 오행의 기운들은 다른 오행으로 변화를 일으키지 못하는 상태가 되는 것이므로 합을 하였으면서도 합을 하지 않은 것과 같다’라는 것을 이르는 말인 것으로 되어 있다.
그렇다면 ‘기반’의 상태에 떨어지게 되는 원인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되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두 개의 오행이 서로에게 합을 할 수 있는 오행이 나타나게 되면 상대방과 합을 하는 데만 정신이 쏠리느라 스스로가 지니고 있던 기능을 망각하는 데서 그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다른 오행을 생하는 기능을 잊었을 때는 탐합망생(貪合忘生)이라 하고, 극하는 것을 잊었을 때는 탐합망극(貪合忘剋)이고 하며, 충하는 것을 잊었을 때는 탐합망극(貪合忘沖)이라 하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현상에 해당되는 것은 ‘기반’이 되었을 때에 한해서이고, 두 개의 오행이 합을 하여 몸 바꿈을 하여 다른 오행으로 화하였을 때는 진화(眞化)를 이룬 것이기 때문에 ‘망생’이나 ‘망극’이나 ‘망충’에 해당되지 않을 뿐 아니라 합을 하여 ‘진화’가 된 그 오행의 힘은 훨씬 더 강력하여지는 것으로 되어 있다.
당사자의 사주에 들어 있는 간지 중에 기신이 있는데 다른 오행이 그 기신과 합을 하여 ‘기반’을 시켜주는 내용으로 명국이 짜여진 사주라고 하면 그 사주의 주인인 당사자에게는 의외의 은인을 만나 어려움이 해소된 것과 같으므로 모든 것을 이룩할 수가 있는 주인공이 될 수가 있는 것이지만, 반대로 당사자의 사주에 들어 있는 용신이나 희신이 다른 오행과 합을 하여 ‘기반’이 되어버린 사주의 주인이라면 그 사람은 엉뚱한 악인과 인연으로 신세를 망치게 되는 것처럼 불행한 일생을 살아가야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당사자의 사주에 ‘기반’이 되는 오행이 들어 있을 때 그에 대한 희기는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지만, ‘진화’가 되어 화오행이 완전히 몸 바꿈이 되었을 때에는 당사자에게 미치게 되는 희기에 대한 영향이 몇 배나 더 커지는 것이므로 합을 하는 오행이 ‘기반’의 오행들인지 ‘진화’의 오행인지를 언제나 면밀하게 검토를 하도록 해야 한다.
‘기반’이 된 오행에 대하여 ‘합이불화’라는 표현 외에 반주유연(伴住留連)이라는 말로도 표현을 하고 있는데, 그 ‘반주유연’이라는 말이 의미하는 것은 ‘다른 오행과의 합을 하는데 연연하여 머물러 있는 상태’를 지칭해서 이르는 말인 것으로 되어 있다.
주중에 있는 오행이 ‘기반’이 되게 되면 그 오행이 비록 용신이나 희신이라 하더라도 사주의 주인인 일주를 돌아보지 않게 되는 것이므로 당주가 심중에 큰 뜻을 품고 있을지라도 그 뜻을 펴서 성공을 이룩할 수가 없는 것이고, 합신이 ‘진화’가 되었는데 그 화오행이 당주에게 용신이나 희신이 되었을 때는 운세가 춤을 추듯이 발전하여 엄청난 성공을 거두게 되어 있다. 그런데 외형상으로는 두 개의 오행이 합의 형태를 이루고 있으면서도 ‘진화’가 되지 않고 ‘기반’이 되는 것은 다음과 같은 경우가 거기에 해당된다.
즉, 1. 합을 하는 두 개의 오행 모두에게 근기가 있을 때는 외형상의 모양만이 합의 형태를 이루고 있을 뿐 화오행으로 몸 바꿈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기반’의 상태가 되는 것이고, 2, 합을 하는 오행 중 어느 한쪽이라도 근기가 있을 때는 근기가 있는 쪽에서 상대방에게 합류하지 않으므로 ‘기반’의 상태가 되는 것이고, 3, 일주의 기가 지나치게 무력할 때는 소위 불수보(不受補)의 현상에 의해서 ‘진화’가 되지 않기 때문에 ‘기반’의 상태가 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기반’이 되는 현상을 풍자적으로 표현해 놓은 시가 있는데, 그것을 의역을 곁들여 나타내보면 이러하다.
출문요향천애유(出門要向天涯遊)--대장부가 세상에 태어났으면 뜻을 이루어 입신양명의 성공을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데,
하사눈채자의유(何事裙釵恣意留)--어찌하여 그대는 여인의 치마폭에 싸여 방자한 생활만을 되풀이하고 있는가!
(주)--위에서 인용한 한시의 내용 중에 두 번째 구절에 나오는 ‘군(裙)’자가 ‘치마 군’자이고, ‘채(釵) 자’는 ‘비녀 채’자이다. 따라서 시의 구절에 나와 있는 내용을 직역을 하면 ‘어찌하여 그대는 여인의 치마와 비녀에 빠져서 해야할 일을 못하고 있는가?’가 되는 것이지만, 결국은 ‘기반’의 상태를 여인과의 사랑에 빠져 있는 경우를 비유하여 표현한 말이기 때문에 위에서와 같은 내용으로 의역을 한 것이고, ‘그대는 어찌하여 여인의 치마폭에 쌓여’ 운운한 것은 기반의 주체를 일주로 가정한 시이기 때문에 그렇게 의역을 해놓은 것이다. 알다시피 천간에서의 합은 남자의 사주인 경우 언제나 당사자의 재성하고만 합을 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그 재성을 일주의 여인으로 보아 ‘치마’와 ‘비녀’ 따위의 용어가 사용된 것이라는 것을 알아주기 바란다. ‘기반’에 대한 예 명조를 들어 보인 뒤에 위에 적은 한시의 대구(對句)가 나올 것이므로 그 구절을 다시 한번 음미하여 주기 바란다.
<282조>
丙 戊 庚 乙
辰 辰 辰 未
壬 癸 甲 乙 丙 丁 戊 己
申 酉 戌 亥 子 丑 寅 卯
주안점: 용신이 ‘기반’된 사주
戊土 일주가 辰월에 출생한데다 주중이 土가 많기 때문에 일주의 기가 대단히 강왕한 사주이다. 하지만 관성인 乙木이 비록 퇴기하는 시기에 처하기는 하였지만, 세 개의 辰土 속에 여기인 乙木이 들어 있고, 未土의 암장 속에도 고근이 들어 있기 때문에 결코 약하다고만 할 수가 없으므로 관성인 그 乙木을 용신으로 해야 할 사주이다. 그런데 불미롭게도 월간으로 투출한 庚金과 합을 하는 바람에 관성으로서 해야할 소임을 망각하고 있으니 이것이 소위 말하는 ‘탐합망극’의 내용에 해당하는 사주의 되어버렸다. 그런 까닭으로 강왕한 일주가 원하는 바에 따라 그 작용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관성이 되었을 뿐 아니라 식신인 庚金까지 합을 탐하느라 자기의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기반’의 상태가 되고 말았다. 그런데다 시의 천간에 丙火까지 당두하여 가뜩이나 강왕해서 걱정인 일주의 기를 생하게 됨으로써 당주의 나이 21세가 되던 甲寅년에 향시를 거친 뒤로 학문을 포기한채 도락에만 빠져드는 방탕한 생활을 하게 되었고, 바람직한 일에 대하여는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는 사람이 되어 일사무성의 인생으로 세상을 살았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83조>
辛 丙 癸 丁
卯 戌 卯 丑
乙 丙 丁 戊 己 庚 辛 壬
未 申 酉 戌 亥 子 丑 寅
주안점: 일주가 ‘기반’된 사주
丙火 일주가 卯월에 출생하였고, 월간에 관성이 투출하였으므로 인정(印正)에 관청(官淸)한 명조이므로 족히 관성을 용신으로 해야할 사주이다. 그런데 일주인 丙火가 시간에 있는 재성인 辛金과 합을 하느라 여념이 없으므로 용신이 주는 혜택을 누리지 못할 뿐 아니라 재성인 辛金에게 빠져 있는 바람에 강력하기 한량없는 丙火의 질이 유연(柔軟)한 상태가 되고 말았다. 기의 속성 중에는 본시 유능제강(柔能制强=부드러운 것이 견고한 것을 제압하다)의 원리가 들어 있기 때문에 일주인 丙火가 연연지심(戀戀之心)으로 ‘기반’이 됨으로써 자신이 분발해야할 강력한 능력을 망실한 채 사사로운 애정에만 도취되어 허송세월만 하는 인간이 되고 말았다. 게다가 지지에서는 卯戌이 합을 하여 겁재로 변질이 됨으로써 유년시절에는 우수한 두뇌의 소유자로 학업에 매진을 하던 당주가 주색에만 빠져 방탕한 생활을 가게 되어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재산을 모두 다 탕진하게 되었으며, 무엇 한 가지도 이룩한 것이 없었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14. 기반(羈絆)된 오행의 활용방법
여기에서 다룰 내용은 주중에 ‘기반’이 된 오행이 들어 있을 때 사주의 원국에서는 간지의 어울림이 어떻게 되어야 하고, 운행에서는 어떤 운이 들어와야 좋은 것인가에 대한 내용의 설명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용을 설명하기에 앞서 49장에서 소개하였던 시를 소개하도록 하겠는데, 그 시가 말해주고 있는 내용은 이러하다.
불관백운여명월(不關白雲與明月)--창공에 흐르는 고운 구름과 휘엉청 밝은 달빛에 취해 있지 말고,’
임군책마조천관(任君策馬朝天關)--그대여, 말에게 채쭉을 가하여 하루 바삐 출세의 길에 오르도록 하라.’
이 시의 내용 역시 ‘기반’에서 풀려나서 분발하라는 뜻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내용의 시이다. 이 시의 내용 중에 앞의 구절에 들어 있는 ‘백운’은 당주가 빠져 있는 도락의 세계를 의미하는 말이고, ‘명월’은 상대방이 되는 재성을 의미하는 말이며, 둘 째 구절의 ‘임군’은 당사자를 지칭해서 하는 말로서 ‘그대’에 해당하는 대명사에 속한다. 위의 글이 운률을 맞추어야 하는 칠언절구(칠언절구)의 한시가 아니고 산문이었다고 한다면 ‘임’자 하나만으로 대상이 되는 사람을 나타내는 것이 보다 옳은 표현이지만, 글자의 수와 운률을 맞추어야 한다는 한시의 제약성 때문에 ‘임군’이라는 복합어를 사용하여 대상을 나타낸 것이라고 이해하여 주기 바란다. 그리고 뒤의 구절에 사용된 ‘책마’의 뜻은 ‘기반에서 벗어나 분발하라’는 것을 강조한 격려의 말이고, ‘천관’이 뜻하는 것은 ‘출세의 길, 곧 벼슬길에 오르도록 하라’는 것을 비유하여 표현한 말에 해당하는 내용이라고 해석하면 될 것이다.
그 동안 누누히 설명을 해왔듯이 충이란 대체적으로 해로운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그러나 ‘충에도 해로운 충과 이로운 충이 있다’ 라고 한 내용에 대해서도 여러분들이 충분하게 기억을 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본 장에서 다루고자 하는 내용은 이로운 충에 관한 것이 되겠는데, 그것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기반’이 되어 맥을 쓰지 못하고 있는 일주에게 충을 하는 오행이 있어서 상대가 되는 오행과의 합을 흔들어놓거나 상대방이 되는 오행을 충극함으로써 아예 일주와 합을 하지 못하도록 하게 되면 그러한 현상이 발동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 한편 합당한 자신의 미래를 위하여 분발하는 요인이 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일주가 ‘기반’이 되는 바람에 그 작용력에서 멀어져 있던 다른 오행들, 예컨대 용신이나 희신들도 즐거운 마음으로 일주를 보필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충을 하여 ‘기반’을 해소시키는 원리는 비단 일주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주중에 들어 있는 모든 육신들을 비롯하여 운행에서 들어오는 오행들의 ‘기반’에까지도 두루 적용이 되는 원리이다. 때문에 ‘기반’이 되었던 오행이 충으로 인하여 ‘기반’이 풀리게 된 경우를 일컬어 무정이반유정(無情而反有情=무정(무능)의 상태에 있던 오행이 오히려 유정(유능)의 상태가 되었다고 말하며, 여장부지지(如丈夫之志=장부의 굳건한 의지가 불연사정이대지유위야(不戀私情而大志有爲也=사사로은 정에 얽매이지 않고, 큰 뜻을 성취하는 것이 되다.) 라고 말하고 있다.
<284조>
丙 丙 辛 丁
申 寅 亥 卯
癸 甲 乙 丙 丁 戊 己 庚
卯 辰 巳 午 未 申 酉 戌
주안점: 충을 하는 오행에 의해서 운명이 좋아진 사주
이 명조는 살성인 亥水가 득령을 하였으나 인성 역시 왕하고 비견과 겁재의 도움이 있으므로 신왕한 명조이므로 능히 살을 용신으로 해야할 사주이다. 그런데 살성인 亥水가 일지의 寅木과 합을 하여 木으로 화함으로써 일주가 현달(顯達)할 수가 없는 형태를 만들어놓고 있어서 좋지가 않은 사주인 것처럼 되어 있다. 게다가 월간으로 투출한 辛金이 丙火와 함으로써 일주의 마음이 재성과의 합을 탐하여 ‘기반’이 되어버린 사주이다. 하지만 다행하게도 연간의 丁火가 재성인 辛金을 극거시킴으로써 일주로 하여금 ‘기반’에서 풀려나게 하고 있는 점이 좋은 내용의 사주이다. 게다가 시지에 있는 申金이 寅木을 충극하는 한편 살성의 기운을 돋구어주게 되니 일주의 희신과 용신의 기가 모두 다 강력하게 되었으며, 일주 또한 분연히 일어설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사주가 되었다. 그런 결과로 戊申 대운에서 등과를 하여 한량없는 영달의 세월을 살았다는 사람의 사주라고 하니 이러한 내용이 곧 ‘대지유위야’에 해당하는 내용인 것이다.
<285조>
庚 壬 丙 辛
戌 寅 申 巳
戊 己 庚 辛 壬 癸 甲 乙
子 丑 寅 卯 辰 巳 午 未
주안점: 간지에서의 충동
壬水 일주가 申월에 출생하여 추수(秋水)가 통원(通源)하였으나 주중에 재.살이 병왕(幷旺)하므로 인성인 辛金을 용신으로 해야할 사주이다. 그런데 천간에서는 丙과 辛이 합을 하였고, 지지에서는 巳와 申이 합을 함으로써 ‘기반’이 되어 있는 점이 좋지 않은 내용이다. 만일 간지에 있는 합신(合神)들이 ‘진화’가 되었다고 하면 모두가 화오행이 水가 되기 때문에 방신(幇身)을 하는 것이 되어 좋았을 것이지만, ‘합이불화’인 불화(不化)가 됨으로써 ‘기반’의 상태가 되고 나니 일주의 희용지신(喜用之神)으로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그런데다 월간의 丙火가 통근(通根)에 봉생(逢生)을 하였으므로 일주의 의향이 재성에게 향하고는 있으나 그 재성인 丙火가 자신의 재성인 연간의 辛金과의 합을 탐하여 사사로운 정사(情事)에만 빠져 있을 뿐 조금도 작위(作爲)의 기미가 없는 사주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일주인 壬水가 스스로 월간의 丙火를 극함으로써 재성으로 하여금 합을 하지 못하게 하고 있고, 지지에서는 일지의 寅木이 월지의 申金을 충동(衝動)함으로써 비록 寅木이 극절되기에 이르기는 하였으나 丙火의 근기에 해당하는 巳火만은 ‘기반’에서 풀려나게 되는 효과를 얻게 되었다. 그런 까닭으로 일주에게 희신과 용신의 활동을 얻는 것이 되어 癸巳 대운에서 과갑에 올라 당주의 벼슬이 관찰사에 이르렀다고 하니 이것이야말로 대성지지(大成之志)에 해당하는 내용인 것이다.
15. 사주(四柱) 총론(總論)
(1), 천간의 기를 기준으로 하여
천도유한난발육만물(天道有寒暖發育萬物)--천간에는 ‘한기’와 ‘난기’를 주관하는 이 치가 들어 있는데. 그것이 곧 만물을 발육시키는 근본이 되고 있으므로,
인도득지불가과야(人道得之不可過也)--사람이 그 기운을 발아들여야 하지만 정도가 지나치는 것은 좋지가 않다.
천지간에 흐르고 있는 기운을 가리켜 음양이며 오행이라고 하지만, 그 음양이며 오행의 기운들을 다른 각도에서 분루를 하면 한난(寒暖)과 조습(燥濕)의 기운이라고 할 수가 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실질적으로 그 ‘한난’과 ‘조습’의 기운에 의해서 생성과 발육이 되고 있으며, 인간들 또한 그 ‘한난’과 ‘조습’의 기운에 의해서 출생하게 되는 동시에 성장과 발육이 되고 있고, 성격이라든지 생김새를 비롯하여 운명에 대한 길흉까지도 결정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때문에 인간들의 운명에 나타나는 길흉을 비롯하여 수요 장단을 판별하기 위해서는 불가불 ‘한난’과 ‘조습’의 기운들을 살펴보아야 하는데, 설명의 편의상 ‘조습’에 관한 내용은 다음 장에서 다루기로 하고, 여기서는 ‘한난’에 관한 내용을 설명함으로써 여러분들의 학문적인 수준의 향상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
우선 ‘한난’의 기운이 가지고 있는 기에 대한 속성인데, 서북의 기운인 金水의 기운은 한기(寒氣)에 속하고, 동남의 기운인 木火의 기운은 ‘暖氣’에 속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 ‘한기’인 金.水의 기운과 ‘난기’인 木火의 기운 그 자체만으로 생성의 기운이 되는 것이 아니라 상승과 하강의 작용을 일으킴으로써 변화의 단계를 거치게 되고, 그 변화에 의해서 일어나게 되는 결과가 다름 아닌 만물의 생(生)이며 성(成)인 것으로 되어 있다.
기운의 변화에 대한 경로와 과정을 살펴보면 ‘난기’가 상승하여 변화를 일으키게 되면 그 기의 상태는 열리(開)는 것이 되는데, 꽃잎이 벌어지는 현상이 거기에 속하고, ‘한기’가 하강하면 그 기의 상태는 닫히(閤)는 것이 되는데, 씨앗의 주머니가 생기는 현상이 거기에 속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그 개벽(開闢)의 과정들이 곧 질(質)이 형성되는 근본인 동시에 형(形)이 태어나게 되는 요인인 것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양기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음기를 대동해야 되는데, 그것이 곧 만물을 생하게 하는 주된 기운인 것이며, 또 음기가 없이는 무엇 한 가지도 성장할 수가 없게 되는데, 그것이 곧 만유를 형성하게 하는 주된 기운인 것으로 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양기가 없으면 생겨날 수가 없고, 음기가 없으면 성장할 수가 없는 것이 자연의 세계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불역의 법칙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음양의 기가 중화를 이루는 것은 지구상에서 만유로 하여금 존재하게 하는 조화력인 동시에 그것들로 하여금 발육(發育)하게 하는 유(有)의 근본이 되고 있는 것이다.
만약에 천지간에 양기만 있고 음기가 없다고 하면 존재라는 것이 있을 수가 없거니와 어떤 기이한 현상에 의해서 존재라는 것이 있다손 치더라도 그것은 환과(鰥寡=홀아비와 과부)이므로 생성(生成)의 기미가 없는 시한부의 존재라고 보아야 한다.
사람이 타고나는 사주팔자라는 것도 예외가 아니어서 음양의 배합이 잘 이루어지진 사주를 타고나야만 좋은 운명의 소유자가 되는 것이므로 사주에 나타나는 내용마다 ‘한기’와 ‘난기’의 배합이 어떠한지에 대한 상태를 반드시 살피도록 해야 한다. 각각의 사주에서 살펴야 하는 내용 중에 ‘한기’가 극심한 사주가 있을 때는 주중에 있는 ‘난기’의 상태가 어떠한지를 살피도록 하고, ‘난기’가 극심한 사주일 때는 주중에 있는 ‘한기’의 상태가 어떠한지를 살펴서 희기를 판별하고 길흉을 논단하게 되면 당사자의 운명에 대해서 추호의 어긋남이 없는 해답을 얻을 수가 있을 것이다.
또 한가지 여러분들이 명념하여 둘 것은 당사자의 사주에 들어 있는 전체적인 오행의 기운이 지나칠 정도로 ‘한기’가 모여 있는 사주일 때는 다가오는 운행에서도 차라리 ‘한기’로만 된 운이 들어와야만 운기가 좋아지고, 지나치게 ‘난기’로만 이루어진 사주일 때는 들어오는 운행에서 역시 ‘난기’의 운이 들어와야만 당주의 운세가 좋아진다는 사실이다. 그래야 하는 이유에는 음극즉양생(陰極則陽生)하고, 양극즉음생(陽極則陰生)하는 원리가 들어 있기 때문이므로 앞에서 공부한 내용들을 다시 한번 음미하여주기 바란다.
<286조>
戊 庚 丙 甲
寅 辰 子 申
甲 癸 壬 辛 庚 己 戊 丁
申 未 午 巳 辰 卯 寅 丑
주안점: 근기가 강한 ‘한기’는 ‘난기’를 만나야 발영한다
이 사주는 庚金 일주가 子월에 출생하였고, 지지에 申子辰 수국이 있으므로 한금(寒金)에 수냉(水冷)한 사주이다. 따라서 土의 기가 차가우므로 木의 기운 역시 지극히 연약한 상태가 되었다. 만약에 출생한 시가 寅時가 아니었더라면 연월의 천간에 있는 木.火에게 무근에 무기한 상태가 되어 아무런 작용력도 발휘하지 못했을 사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주의 시가 寅時가 되었다는 것은 다행한 일이며, 한랭한 사주에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난기’가 있는 것이 되어 그 ‘난기’가 상승을 하게 됨으로써 천간에 있는 甲木과 丙火가 절처(絶處)에서 봉생(逢生)을 하게 되었고, 때가 동지가 지난지 후 1陽이 해동(解凍)을 하는 시기여서 부동(不動)의 상태에 있던 丙火 역시 발동을 하게 된 사주이다. 더욱이 이 사주에서 묘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시지에 있는 寅木이 멀리 떨어져 있는 연지의 申金으로부터 요충(邀沖=흔들어놓는 충)을 받기 때문에 발동을 함으로써 생화(生火)를 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 동안에 있었던 설명만으로도 충분히 이해들을 하고 있겠지만, 지지와 지지가 바짝 붙어 있는 상태에서의 충은 긴충(緊沖)이라 하여 극파(剋破)의 현상이 발생하는 것인데 반해서 ‘요충’은 멀리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의 충이기 때문에 상해(傷害)를 입게 되는 것이 아니라 충동에 의한 발동의 현상으로 보고 있다. 원국의 내용이 그러한데다 운행까지 동남의 목화지지로 달리게 됨으로써 당주가 과갑 출신으로 관직에 진출한 후 그의 벼슬이 황궁의 중신이 되는 위치에까지 영달을 하였다고 하니 이것이 소위 득기지한(得氣之寒)--근기가 튼튼한 ‘한기’는 우난이발(遇暖易發)--‘난기.를 만나야만 발영할 수 있다)에 해당하는 내용인 것이다.
<287조>
甲 庚 丙 己
申 辰 子 酉
戊 己 庚 辛 壬 癸 甲 乙
辰 巳 午 未 申 酉 戌 亥
주안점: ‘한기’가 극심한 사주는 ‘난기’의 운을 만나지 말아야 한다
이 사주 역시 한목(寒木)에 수냉(水冷)한 사주이다. 따라서 흙은 얼어붙어 있고, 木의 기는 지극히 연약한 상태에 있으므로 앞의 사주와 비교하여 그 내용이 대동소이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하지만 앞의 사주는 시지에 寅木이 있기 때문에 천간에 있는 木과 火에게 유근에 유기한 것이 되었지만, 이 사주에는 寅木이 없으므로 천간의 木.火가 임절(臨絶)한 형태가 되어 소위 한심이난무기(寒甚而暖無氣)--‘한기’가 극심하여 ‘난기’가 무기(무기)하면) 반이무난위미(反以無暖爲美)--아예 ‘난기’가 주중에 없어야 좋다)에 해당하는 사주가 되었다. 그런 까닭으로 초년 운이었던 북방의 水운인 乙亥 대운에서 희희낙락하는 시절을 보낼 수가 있었으나 甲戌 대운이 들어오자 戌土의 암장에 들어 있는 丁火가 丙火의 근기가 되는 바람에 형상 파모로 엄청난 고통을 겪게 되었다. 하지만 그 뒤를 이어서 癸酉 대운이 들어오자 丙火의 뿌리를 극거하게 됨으로써 흐렸던 날씨가 개이는 것처럼 모든 것이 쾌청한 상황으로 돌변하게 되었으며, 壬申 대운을 지나는 동안에는 재업일증(財業日增)으로 거액의 재산을 일으키게 되었다. 그러나 남방의 火운인 辛未 대운이 들어오자 다시금 火가 득지를 하게 됨으로써 파모 다단으로 많은 재산을 날리게 되었고, 庚午 대운 중 寅년의 해에 木.火가 제래(齊來)함으로써 사망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88조>
壬 丙 丙 丁
辰 午 午 丑
戊 己 庚 辛 壬 癸 甲 乙
戌 亥 子 丑 寅 卯 辰 巳
주안점: 왕한 ‘난기’가 ‘유기한 ‘한기’의 덕으로 좋아진 사주
이 사주는 오행의 대부분이 火인데다 지지에 양인까지 있기 때문에 丙火로 태어난 일주의 기가 극도로 왕한 사주이다. 시의 천간에 일점 壬水가 있기는 하지만 맹렬한 화기에게 대적하기에는 부족한 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일주의 살성인 그 壬水가 수의 고인 辰土 위에 앉아 있으면서 스스로 통근을 하고 있고, 연지에 북방의 습토인 丑土가 자리를 잡고 있으면서 金을 생하는 한편 축수(蓄水)에 회화(晦火)까지 하고 있으므로 이것이 소위 난수지이한유근야(暖雖至而寒有根也)--‘난기’가 지극히 왕하기는 하지만 ‘한기’도 유근에 유기하다)에 해당하는 내용이 되었다. 그러한 사주의 덕으로 당주가 과갑 출신으로 벼슬길에 올라 제후의 위치에까지 영달을 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89조>
癸 丙 丁 癸
巳 午 巳 未
己 庚 辛 壬 癸 甲 乙 丙
酉 戌 亥 子 丑 寅 卯 辰
주안점: ‘난기’가 극심할 때는 운행에서도 ‘난기’의 운을 만나야 한다
이 사주에는 지지에 巳午未가 있고, 일주가 丙火이기 때문에 火의 기세가 지극히 왕한 사주이다. 연과 시의 천간에 비록 두 게의 癸水가 있기는 하지만 모두가 무근에 무기하므로 하등에 쓸모가 없는 관성이 되고 말았다. 따라서 이 명조는 난지지반이무한위미(亂至之反而無寒爲美)--‘난기’가 지극히 왕하고, ‘한기’가 무기할 때는 차라리 ‘난기’가 없어야만 좋다)에 해당하는 사주가 되었다. 그런 까닭으로 초년 운이었던 丙辰 대운을 지나는 동안에는 천간에 있는 두 개의 계수가 통근을 하는 운이 되어 집안에 어려운 일들이 많이 발생하였으나 乙卯와 甲寅 대운으로 들어서자 설수(洩水)에 생목(生木)을 하는 운이 되어 가업(家業)을 정신(鼎新)하게 되는 즐거움을 맛보게 되었다. 그러나 癸丑 대운이 들어오면서 부모가 작고를 하는 등의 불상사가 생기더니 재산마저도 모두가 무너지고 말았다. 그 후 壬子 대운이 들어오자 축융지변(祝融之變=화재)을 만나 가족과 함께 사망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 지지의 기를 기준으로 하여
지도유조습생성품휘(地道有燥濕生成品彙--지지에는 조열하고 한습한 기운이 있기 때문 에 모든 것을 생성시키는 능력이 있으므로),
인도득지불가편야(人道得之不可偏也)--사람이 그것으로 말미암아 존재하게 되는 것이 지만 왕하거나 약한 쪽으로 치우치지 말아야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조열한 기운과 한습한 기운이란 水와 火의 기운을 이르는 말이다. 따라서 그 水와 火의 기운이 음양에서 주가 되는 성분인 동시에 오행의 대표가 되는 기운이기도 한 것이다. 사람들의 사주에 나타나는 길흉이나 희기를 가름하는 기운이라는 것들도 궁극적으로는 水와 火의 기운이 어떠한 형태와 내용으로 자리를 잡고 있느냐는 것을 저울질해 보는 작업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각자의 사주에 들어 있는 전체적인 기운에 火의 기운이 강하면 조열한 사주인 것이고, 水의 기운이 강하면 한습한 사주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기운인 火의 기운과 水의 기운이 음양오행의 중요한 기운이라 하더라도 어느 한쪽만의 기운으로서는 무엇 한 가지도 이룰 수가 없고, 언제나 火의 기운과 水의 기운이 같이 어울려야만 현상을 나타낼 수가 있는 데에 작위를 일으키는 자연의 위대함이 있는 것이라고 보아야 하는 것이다. 그와 같이 되는 현상을 다른 말로 바꾸어 표현을 하면 양의 기운이 음의 기운을 만나야만 존재가 생겨날 수 있고, 음의 기운이 양의 기운을 만나야만 형상화된 존재를 성장시킬 수가 있는 것으로서 그것이 곧 만유를 존재하게 하는 자연의 조화력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하는 것이다.
본론을 들어가서 인간들의 운명인 사주에다 적용을 시켜 알아보면 근가가 강한 木의 일주가 여름에 출생하였을 경우라면 강한 화의 기운에게 木이 지니고 있는 정화(精華=精氣)를 발설(發洩)시킬 수가 있어서 좋기는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허탈한 상태에 처하게 되는 것을 어찌할 수가 없게 될 것이다. 그럴 때는 반드시 주중에 壬水나 癸水가 있어서 허탈한 상태에 있는 木의 기운을 생하여 주어야 하고, 丑土와 같은 습토가 있어서 木의 배토(培土)가 되어준다면 화의 기운이 치열하지 않을 것이고, 木의 기운이 고색(枯塞)되지 않을 것이며, 土의 기운이 조열하지 않을 것이고, 水의 기운이 마르지 않을 것이므로 그것이 곧 생성지의(生成之義)가 되어 당주의 사주가 좋아지는 것이다. 그와는 달리 만약에 未土나 戌土와 같은 조토가 주중에 들어 있다고 하면 강렬한 火의 기운을 더욱 강하게만 할 것이므로 설사 주중에 壬水나 癸水와 같은 水가 있을지라도 그 능력을 발휘할 수가 없게 되어 당주의 운명이 일찍 수명을 잃지 않으면 불행하여질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또 하나의 예로서 金의 경우를 들어서 설명하겠는데, 오행에서 金이 지니고 있는 기질만은 수백 번을 불에다 담금질을 하여도 본래부터 지니고 있는 그 빌깔에 있어서만 변색이 되지 않는 특샌을 지니고 있는 것이 金인 것으로 되어 있다. 때문에 金의 일주가 겨울에 출생하게 되면 설기가 심할 뿐 아니라 휴수가 된 금이라서 기약(氣弱)의 지경에 처하게 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럴 때는 丙火나 丁火를 이용하여 겨울의 차가운 기운을 몰아내야 할 수가 있는데, 설기가 되어 ‘기약’한 金의 일주에게 金의 적인 火를 火를 활용할 수가 있는 것은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金이라고 하는 것은 수백 번을 불에다 담금질을 하여도 변색이 되지 않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그것이 가능한 것이다. 그렇게 되면 戌土나 未土와 같은 土에게도 습기를 제거시키는 결과가 될 것이고, 火의 기운이 사위지 않을 것이며, 수의 기운이 광분하지 않을 것이고, 金의 기운이 한랭하지 않을 것이며, 土의 기운이 얼지 않을 것이므로 그것이 또한 발생지기(發生之氣)가 되기 때문에 당주의 운명이 좋아지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그와는 달리 辰土나 丑土와 같은 습토가 주중에 있다고 하면 오히려 水의 기운만을 돋구어주는 결과가 될 것이므로 주중에 화의 기운이 있더라도 그 능력을 발휘할 수가 없을 것이므로 그러한 내용들이 지지가 가지고 있는 생성지묘리(生成之妙理)에 해당하는 내용인 것이다.
천지간에 상존하는 기운 중에서 대표적인 기운으로 분류되는 것이 金木水火土에 의한 오행의 기운이다. 그 다섯 가지의 대표적인 기운인 오행 중에서 木과 火의 기운은 ‘난기’의 기운이고, 金과 水의 기운은 ‘한기’의 기운이다. 그 중에서 土의 기운은 ‘난기’와 ‘한기’의 중간 위치에 해당하는 기운이라 할 수 있는데, 그 土의 기운 속에 火의 기운과 木의 기운이 가세하면 戌土나 未土와 같은 대화지토(帶火之土)나 대목지토(帶木之土)인 조토(燥土)가 되는 것이고, 金의 기운과 水의 기운이 가세하면 丑土나 辰土와 같은 대금지토(帶金之土)나 대수지토(帶水之土)인 습토(濕土)가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1년 4계절 중에서 한난(寒暖)을 대표하는 계절이 겨울과 여름이고, 조습(燥濕)을 대표하는 계절이 봄과 가을인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한 현상은 간지의 조직에서도 여실히 들어나고 있는데, 천간에서나 지지에서나 金木水火의 오행만은 음양에 맞추어 두 자씩으로 되어 있지만 유독 土에 한해서만은 지지에 辰戌丑未라는 네 개의 土가 있음으로써 한난조습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 그 증거인 것이다. 천간에 해당하는 土인 戊土와 己土에도 ‘한난’과 ‘조습’이 들어 있는데, 양土인 戊土가 건토(乾土)이며 조토(燥土)이기 때문에 곤륜지토(崑崙之土)라 말하고 있고, 음土인 己土가 한토(寒土)이며, 습토(濕土)이기 때문에 전원지토(田園之土)라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위에서 설명한 ‘한난’과 ‘조습’의 관계를 다룬 예 명조에서 木과 金을 기점으로 하여 운명에 대한 희기를 논한 것은 춘하추동의 4계절 중에서 ‘한난’의 계절에 해당하는 여름과 겨을이 아닌 ‘조습’의 계절인 봄과 가을의 기운을 기점으로 한 설명이었다는 것을 알아주기 바란다.
<300조>
丙 庚 辛 丙
子 辰 丑 辰
己 戊 丁 丙 乙 甲 癸 壬
酉 申 未 午 巳 辰 卯 寅
주안점: ‘한기’가 극심한 사주에는 火가 기신이다
이 명조를 잘못 보게 되면 일주가 12월에 출생한 한금(寒金)이기 때문에 火를 용신으로 해야할 사주이므로 두 개나 되는 살성인 丙火가 천간에 투출되어 있어서 좋고, 운행까지 木.火의 운으로 흐르기 때문에 명리가 쌍전할 사주라고 판단하기가 쉬운 사주이다. 하지만 당치 않은 판단일 뿐인데, 그 이유는 주중에 습토가 겹쳐 있는 데다 연간의 丙火가 월간의 辛金과 합을 하여 水로 화여였을 뿐 아니라 시간의 丙火마저도 무근하여 허화(虛火)일 뿐이므로 주중에 ‘한기’만이 가득 차 있기 때문인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주의 용신은 무근세 무기한 火가 용신이 아니라 水을 용해야할 사주가 되었다. 그런 까닭으로 초 운이었던 壬寅과 癸卯 운에서 제토(制土)에 위수(衛水)를 하는 운이 됨으로써 의식이 풍족한 생활을 할 수가 있었으나 丙午와 丁未의 대운을 지나는 20년 동안에 처자를 모두 잃게 되었으며, 가업이 파진(破盡)되자 삭발을 하고 중이 되었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301조>
丙 庚 壬 丁
戌 戌 子 未
甲 乙 丙 丁 戊 己 庚 辛
辰 巳 午 未 申 酉 戌 亥
주안점: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오행은 극거시킬 수 있어야 좋다
庚金 일주가 수왕지절인 子월에 출생하였으나 주중에 조토가 중첩되어 있기 때문에 사주 속에 들어 있는 습체지기(濕滯之氣)기인 습기를 충분히 제거를 하고 있는 점이 좋은 내용의 사주이다. 월간에 壬水가 투간하기는 하였으나 월지의 子水가 연지의 未土에게서 상천(相穿=害)으로 극을 받고 있기 때문에 壬水에 대한 근기가 되지 못하는 관계로 丁壬이 합을 함으로써 시간의 丙火를 극하지 않게 되어 있는 점도 좋은 내용이 되었다. 그런 까닭으로 土金의 운을 지나는 동안에는 좌절만이 있었을 뿐 뜻을 이루지 못하다가 남방의 火운인 丁未 대운이 들어오자 분연히 일어서게 되어 벼슬길에 나서게 되었고, 丙午 대운까지 흐르는 20년 동안에 모든 것이 여의롭게 되어 주목(州牧)으로 이름을 날렸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302조>
庚 甲 丁 癸
午 午 巳 未
己 庚 辛 壬 癸 甲 乙 丙
酉 戌 亥 子 丑 寅 卯 辰
주안점: 극왕한 오행은 그 기세에 따라야 한다
甲木 일주의 사주에 巳午未의 화국이 있는 명조이므로 대단히 조열한 사주이다. 천간에 金과 水가 있기는 하지만 무근에 무기하기 때문에 사용할 수가 없는 金과 水인데다 오히려 주중에 있는 왕한 火의 기운을 격화시키고만 있으므로 강왕한 火의 기운을 따르도록 해야할 순기기세(順其氣勢)의 사주가 되었다. 초 운이었던 木.火의 운에서 재희빈(財喜頻增)으로 풍요로운 생활을 하였으나 癸丑 대운이 들어오자 사주의 내용에 역기성(逆其性)을 하는 운이 되어 형모 다단으로 수많은 좌절을 겪게 되었고, 壬子 대운을 맞이하고서는 왕한 火의 기운을 충격(沖激)하게 됨으로써 타인의 인명을 해치는 범법을 자행하게 되어 가문이 몰락하였을 뿐 아니라 자신까지도 처형을 당하는 불행을 맞이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303조>
庚 甲 丁 癸
午 辰 巳 丑
己 庚 辛 壬 癸 甲 乙 丙
酉 戌 亥 子 丑 寅 卯 辰
주안점: ‘한난’과 ‘조습’이 조화된 사주
이 사주는 앞의 사주보다 습토인 辰土와 丑土가 다를 뿐이지만, 그 내용에 있어서는 엄청난 차이가 있는 사주이다. 丑土는 북방의 습토이기 때문에 火의 기운을 사위게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 데다 암장에다 癸水와 辛金을 축장(蓄藏)하고 있기 때문에 金.水의 근기가 되고 있고, 辰土 역시 암장에다 乙木과 癸水를 포장(包藏)하고 있는 습토이기 때문에 甲木으로 태어난 당주의 근기가 되어주고 있어서인 것이다. 사주의 내용이 그러한 관계로 살성인 庚金이 시간으로 투간되어 있으면서 水를 생하기나 할 뿐 일주의 甲木을 극하지 못하게 되었는데,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살성인 庚金 자신이 午火 위에 앉아 있음으로 하여 일주를 극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결과로 癸水를 용신으로 해야할 사주가 되었는데, 초 운이었던 목왕지지의 운에서 방신(幇身)에 호인(護仁)을 하는 운이 되어 더할 수 없는 호강으로 생활을 하게 되었고, 癸丑 대운에서부터 辛亥 대운이 흐르는 30년이라는 장구한 세월에 걸쳐 재명에 의한 홍복(洪福)을 모두 다 누리면서 살았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3), 덕성(德性)이 승한 사람의 사주와 재간(才幹)이 승한 사람의 사주에 대하여
여기에서 다룰 내용은 사주를 통하여 알아볼 수 있는 인성(人性)에 관해서이다. 인간들이 타고나는 각각의 사주 속에는 당사자가 일생 동안 살아가면서 겪어야할 길흉화복과 수요장단에 관한 내용만이 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인간 됨됨이까지도 파악할 수가 있는 것이므로 본 장에서는 그것에 관한 내용들을 알아보고자 하는 것이 주된 요지이다.
세상에 태어난 사람이라면 누구를 막론하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가게 되는 것이 인생이고, 언제나 이해와 득실의 관계를 이어가면서 살아가게 되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 갖게 되는 삶의 내용이기도 한 것이다. 그와 같은 삶의 과정 속에서 좋은 인연을 만날 운이 있어서 은인(恩人)을 만나게 되면 어제같이 악전고투를 하면서 세상을 살아가느라 고생을 하던 사람이라도 하루아침에 때를 만나 춤을 추듯이 신바람 나는 삶을 살아갈 수가 있는 것이지만, 악연을 만날 운이 되어 해인(害人)을 만나게 되면 그 동안에 아무런 근심걱정도 없이 잘 살아오던 사람일지라도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실패하게 되어 어두운 삶의 그늘 속으로 묻혀버려야 하는 것이 또한 우리네 인생들이 갖게 되는 삶의 내용이기도 한 것이다.
하지만 물가에 가지 않은 사람은 물에 빠질 리가 없고, 불옆에 가지 않은 사람은 불에 데일 리가 없는 것처럼 어떤 사람이 나에게 은인이 될 사람이고, 어떤 사람이 나에게 해인이 될 사람인지를 파악할 수 있는 혜안이 있다면 비록 자신의 운세가 나쁠지라도 극단적인 불행에까지는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하므로 상대방이 소중유마(笑中有魔)의 사람인지 아니면 노중유선(怒中有善)의 사람인지는 파악할 수가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라도 ‘덕성이 승한 사람’과 ‘재간이 승한 사람’을 구별할 줄은 알아야 된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서도 원문에 들어 있는 중요한 내용을 소개한 다음에 다음의 설명으로 들어가도록 하겠는데, 그 원문의 내용은 이러하다.
덕승재자, 국전군자지풍(德勝才者, 局全君子之風--덕성이 승한 사람은 사주의 내용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서 군자의 풍모가 그 속에 들어 있고),
재승덕자, 용현다능지상(才勝德者, 用顯多能之象)--재간이 승한 사람은 겉으로 보기에는 유능한 인물인 것처럼 보인다.)
각자가 타고나는 선악(善惡)과 사정(邪正)이 오행에 의한 기의 작용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것이므로 군자와 소인이 되는 것도 사주의 정상(情狀)을 떠나서는 알아볼 수가 없는 것이 또 하나의 이치인 것이다.
전에도 밝힌 바와 같이 양기가 동하면 그 기가 열려지면서 광형지상(光亨之象)을 나타내는 것으로 되어 있고, 음기가 동하면 그 기가 닫히면서 모든 것을 함축하는 기질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화평지상(和平之象)을 이루는 것으로 되어 있다. 때문에 격정(格正)에 국청(局淸)한 사주를 타고난 사람은 주중에 있는 오행들이 부쟁(不爭) 불투(不妬)로 조화를 이를 뿐 아니라 합거(合去)하는 것은 모두가 편기(偏氣)이고, 화출(化出)하는 것은 모두가 정신(正神)이며, 관성을 좋아할 때는 재성이 관성을 생하고, 제성을 좋아할 때는 관성이 비견 겁재를 눌러주며, 인성을 싫어할 때는 재성이 괴인을 하여주고, 인성을 좋아할 때는 관성이 인성을 생하여주는 한편 양기가 당권을 하여 양성(陽盛)에 음쇠(陰衰)의 내용을 이루고 있는 데다 일주가 필요로 하는 용신이나 희신이 모두 양성(陽性)의 것으로 사주를 이루게 되는데, 그러한 사주의 주인이라면 그 사람은 무교첨(無驕諂)의 사람일 것이므로 군자지풍의 양반임에 틀림이 없는 것이다.
그와는 반대로 사주의 내용에 편기(偏氣)가 잡란(雜亂)스럽게 얽혀 있고, 사약용강(舍弱用强)을 하며, 다쟁다합(多爭多合)하고, 합거시키는 것은 모두가 정기(正氣)이며, 화출(化出)하는 것은 모두가 사신(邪神)인 한편 관성을 좋아하는데, 그 관성이 겁지(劫地=식신과 상관)에 있다든지, 재성을 좋아하는데, 재성이 비.겁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든지, 인성을 싫어하는데, 관성이 인성을 생하고 있다든지, 인성을 좋아하는데 재성이 괴인을 한다든지, 음기가 당권하여 음기는 성하고 양기는 쇠하며, 일주가 필요로 하는 용신이나 희신이 모두 음기로 된 것뿐인 사주를 타고난 사람은 추세(趨勢)와 망의(忘義)를 일삼는 인간이 되는 것이지만, 술수에 능하고 처세술이 뛰어난 면모를 보이기 때문에 ‘다능지상’의 인물이 되는 것이 틀림없는 것이다. 다만 사주의 내용이 그러할지라도 주중에 들어 있는 기세가 화평하고, 용신이 분명하면 그 역시 믿어도 좋은 인물인 것이므로 함부로 나쁜 사람이라는 단정을 짓는데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304조>
丁 庚 戊 癸
丑 寅 午 酉
庚 辛 壬 癸 甲 乙 丙 丁
戌 亥 子 丑 寅 卯 辰 巳
주안점: 오행의 중화로 정대해진 인품
庚金 일주가 午월에 출생하였으므로 정관인 丁火가 월지에다 녹을 두고 있는 중에 연지와 시지에 있는 酉.丑에게 일주가 통근을 하였기 때문에 오행의 기가 중화를 이루고 있는 사주이다. 게다가 일지의 寅木과 월지의 午火가 합을 하여으므로 재성인 寅木이 연지의 酉金으로부터 극을 받지 않게 되었을 뿐 아니라 관성인 午火가 인성인 丑土를 생하고 있으므로 재관인 세 가지의 오행이 불패(不悖)의 기틀을 이루고 있고, 戊癸가 합을 함으로써 음탁지기(陰濁之氣)를 제거시키는 형태를 이루게 되어 소위 품행이 단정한 사람이 되게 하는 한편 항존(恒存) 고도(古道)로 일찍부터 반수(泮水=학궁)에 들어가 학문을 익히게 되었고, 당주의 나이 25세 때인 丁酉년에 등과하여 지현(知縣)에 임명되었으나 부임을 사절한 뒤에 교직에 남아 있으면서 안빈(安貧) 낙도(樂道)로 일생을 살았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305조>
甲 己 庚 丙
戌 亥 子 寅
戊 丁 丙 乙 甲 癸 壬 辛
申 未 午 巳 辰 卯 寅 丑
주안점: ‘한기’가 왕한 사주도 오랭의 어울림에 따라
좋은 인품의 소유자가 될 수 있다
己土 일주가 子월에 출생하여 수냉(水冷)에 목조(木凋)하므로 한습지체(寒濕之體)의 사주이다. 더욱이 월간의 庚金이 시간의 甲木을 극하면서 水를 생하고 있기 때문에 기가 혼탁한 것 같으나 연간의 丙火가 양기를 발산하여 해동을 시키고 있으므로 동일가애(冬日可愛)가 되는 한편 월간의 庚金을 극거시키고 있으니 탁기를 제거시키는 공덕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월간의 己土에게도 화난(和暖)의 혜택을 주게 되는 동시에 겨울의 나무인 甲木까지 발영(發榮)을 시켜주고 있어서 참으로 묘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 사주이다. 게다가 시지에 조토인 戌土가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 일주의 근기가 튼튼하여진 점도 좋고, 甲己가 합을 하고 있는 점도 좋은 내용이다. 사주의 내용이 그렇기 때문에 당주의 처세가 단방(端方)하였으며, 겸손하고 공손하기가 현인(賢人)과도 같았으니 군자지풍이 뛰어난 인물이었음은 말할 것도 없는 것이다. 단지 사주의 원국에 들어 있는 水의 기세가 태왕한 연고로 크게 공명을 이루지 못한 점이 아쉽다면 아쉬운 사주이다.
<306조>
甲 己 辛 丙
子 卯 丑 戌
己 戊 丁 丙 乙 甲 癸 壬
酉 申 未 午 巳 辰 卯 寅
이 사주 역시 수냉(水冷) 금한(金寒)에 토동(土凍) 목조(木凋)한 사주이다. 따라서 이 사주에도 연간에 있는 丙火가 해동(解凍)을 시키고 있으므로 일견 좋아 보이는 사주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사주의 丙火는 연간의 辛金과 합을 하여 水로 변화가 되었기 때문에 양기가 음기로 변한 것이 되는 동시에 오히려 주중에다 음한지기(陰寒之氣)만을 가중시키고 있을 뿐이다. 연간의 丙火가 戌土에다 근기를 두고 있기 때문에 월간의 辛金과 합을 하더라도 기반의 상태일 뿐인데, 어째서 ‘진화’가 되어 水로 몸 바꿈을 할 수가 있느냐는 의문을 느끼기가 쉬울 것이다. 그러나 이 사주의 주인이 출생한 시기가 한기가 혹심한 12월인데다 사령신인 월지의 丑土와 형(刑)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에 戌土가 丙火의 근기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양명지상(陽明之象)이었던 丙火가 음사지류(陰邪之類)인 水로 변질이 된 관계로 해서 사주의 주인인 당주가 욕심이 많기가 이를 데 없는 심성을 지니고 있었을 뿐 아니라 그의 가교한 술수를 따를 사람이 없었으며, 세를 보면 아부하고, 부귀를 누리는 사람 앞에서는 면전복배(面前伏拜)로 야비한 자세를 보이는가 하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악행도 서슴없이 자행하면서 약한 사람 앞에서는 제왕처럼 위세를 떨었으니 이러한 현상을 가리켜 다능지상(多能之象)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말하는 ‘다능지상’이란 바람직한 능력에 의한 ‘다능지상’이 아니라 야비한 술수에 의해서 재주를 부린다는 소인배의 ‘다능지상’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상에서 설명한 내용 중에 ‘양명지상’의 사주를 타고난 사람은 인품이 고결하여 ‘군자지풍’을 지닌 인격자이고, ‘음탁지기’를 타고난 사람은 그 성정이 간교하여 소인배라고 하였으나 여기에서 말하는 ‘양명지상’이란 당사자의 사주에 들어 있는 오행이 木.火여야 한다든지 간지가 양간 양지여야 한다는 것을 가리켜서 하는 말이 아니며, ‘음탁지기’ 역시 사주에 들어 있는 오행이 木.火이거나 양간에 양지여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사주를 구성하고 있는 전체적인 오행의 어울림이 조화를 이루거나 그렇지 못한 내용을 기준으로 한 것이므로 오인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4), 의욕을 성취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할 사람의 사주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면서 살아가게 되어 있고, 그 행복을 성취하기 위해서 나름대로 부단한 노력을 하면서 살아가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누구는 뜻을 이루어 의기양양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누구는 뜻이 있어도 그 뜻을 이루지 못한 채 우울한 인생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 우리들이 겪게 되는 삶의 내용이기도 하다. 따라서 자신의 뜻을 성취하여 행복을 구가하며 살아가게 되는 사람들을 가리켜 우리는 팔자가 좋은 사람이라 말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을 가리켜 불행한 사람이라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말을 하는 것이 틀리지가 않는 것은 인생사 모든 것이 운명이며, 그 운명이 곧 사주팔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기에서 밝히고자 하는 ‘의욕을 성취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구별이 있게 되는 것 역시 당사자가 타고나는 사주의 내용 여하에 의해서 그렇게 되는 것이고, 그것을 상세하게 밝히고자 하는 것이 본 장에서 다루고자 하는 주된 내용이다.
여기에서도 부득이 원전에서 내세우고 있는 중요한 내용 한 가지를 제시한 다음에 다른 내용에 대해서도 설명을 하도록 하겠는데, 까다로운 원문을 이처럼 빈번하게 인용하는 것은 여기에 실려지는 내용들이 단순하게 필자의 단독적인 견해에 의한 내용의 제시가 아니라 위대한 명리학자이신 임철초 선생에 의해서 정립된 이론이고, 그분의 이론이 백 번 지당하고도 확실하다는 심증이 필자의 머릿속에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서이다. 다만 각 장마다 수록되는 내용들이 모두가 한문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고, 그 내용 또한 지극히 절제되는 한문의 특성에만 맞추어 기술이 된 관계로 원문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놓아서는 현대인으로서는 이해하기에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에 각 장의 제목을 비롯하여 내용 전반에 걸친 설명을 필자의 주관에 따라 기술하고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이해하여 주기 바란다.
인용하고자 하는 원문의 내용은 이러하다.
국중현분지기자, 신서의창(局中顯奮發之氣者, 神舒意暢)--국 중에 분발할 수 있는 기운이 있는 사람은 뜻을 펼 수가 있을 것이므로 정신과 의욕이 창달하게 될 것이고,
상내다침매지기자, 심울지회(象內多沉埋之氣者, 心鬱志灰)--상 내에 의기가 매몰되는 기운이 많은 사람은 마음속에 울분만이 가득 찰 것이므로 자신의 의욕까지도 시들어버릴 것이다.
원문의 내용 중에 ‘분발할 수 있는 기운이 들어 있는 사람은 뜻을 펼 수가 있으므로 정신과 의욕이 창달할 것이고’라는 말의 뜻은 당사자의 사주에 들어 있는 오행의 기운들이 태과하거나 불급하지 않고, 일주가 필요로 하는 오행과 좋아하는 오행은 모두가 득력에 득기를 하고, 기신이나 흉신은 모두가 실기에 실세를 하며, 주중에 있는 한신이 다른 오행과 결당(結黨)하여 기물(忌物)로 변하는 것이 아니라 일주에게 유익한 오행으로 변화를 일으킨다든지, 설사 주중에 기신이 있을지라도 그 기신을 충거시켜 주는 오행이 있어서 해로움을 막아준다든지, 합을 하여 기신으로 화할 우려가 있을 때 역시 충을 하여 합을 못하게 한다든지, 충이 되어 불길할 때는 합하는 오행이 있어서 충으로 인한 피해가가 발생하지 못하게 한다든지, 비록 체(體)는 음일지라도 용(用)은 양이어야 하는데, 一陽이 시작되는 곳이 수왕지지(水旺之地)이기는 하지만 음기가 생하는 것이 양기인 것이므로 예를 들면 음기인 亥水 속에서 양기인 甲木이 장생(長生)하는 현상이 거기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거기에다 들어오는 운행의 운이 보격(補格) 조용(助用)을 하는 운이 되게 되면 그러한 사주의 주인은 자신의 사주 속에 ‘분발지기’가 있는 것이 되므로 반드시 성공을 거두어 행복을 성취하는 사람이 될 것임에 틀림이 없는 것이다.
‘상 내에 의기가 침매되는 기운이 많은 사람은 마음속에 울분만이 가득 찰 것이므로 의욕마저 시들어버리게 될 것이다’라고 하는 말의 뜻은 당사자의 사주 속에 분발하여 뜻을 이룰 수 있는 기운이 막혀 있기 때문에 가슴속에 울분만이 가득 차서 무엇을 상취하는 의욕마저 시들어버리게 되는 경우를 이름인데, 당사자의 사주에 들어 있는 오행의 기운이 혹 태과불급하여 결함이 있거나 혹 필요한 오행이 실시에 실기를 하여 무력하다든지, 싫어 해야할 오행은 모두가 득기에 득세를 하였다든지, 한신이 희신을 겁점(劫占)하여 기물(忌物)로 변신을 한다든지, 합을 좋아할 때에 충을 하고, 충을 싫어할 때에는 오히려 려 하는가 하면 체는 양인데 용은 음이 되는, 예를 들면 2음이 시작되는 여름의 지지인 인 午 중의 己土가 거기에 해당하는 것이 된다. 거기에다 운행에서 들어오는 오행마저 용신이나 희신을 도와주지 못하고 기신을 물리치지 못한다면 그러한 사주의 주인은 뜻이 있어도 그것을 성취시킬 수가 없을 것이므로 반드시 심중에 울분만이 덧쌓이게 될 것이므로 인생 자체가 곤고로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당사자가 타고난 사주의 국이 비록 음회지기(陰晦之氣)로 이루어진 사람이라도 오행의 배합이 좋은 운도(運途)를 만나게 되면 ‘양명지상’이 되어 의기가 ‘서창’하게 되는 것이므로 인간의 운명에 대한 길흉화복을 살피는 사람들은 언제나 사주상에 나타나는 내용 하나 하나를 세심한 관찰력을 가지고 살피도록 해야한다.
사주에 들어 있는 간지가 어떻게 어울려야 ‘양명지상’이 되어 의기를 ‘서창’할 수 있는 운명이 될 수가 있느냐 하면 그 구체적인 내용은 이러하다.
예를 들어 亥水의 암장에 들어 있는 甲木을 용신으로 해야할 사주라면 천간에 壬水나 癸水가 투출되어야 하고, 운행에서는 戊寅이나 己卯의 운이 들어와야만 甲木이 힘을 얻게 되어서 좋은 것이며, 만약에 천간에 庚金이나 辛金이 투간되어 있을 때라면 운행에서 丙寅이나 丁卯의 운이 들어와야만 甲木을 보호할 것이므로 좋은 것이고, 만일 천간에 丙火나 丁火가 투간되어 있을 경우라면 운행에서 壬寅이나 癸卯의 운이 들어와야만 甲木아 고사되지 않아 좋은 것이며, 만일 천간에 戊土나 己土가 투간되어 있을 경우라면 운행에서 甲寅이나 乙卯의 운이 들어와야만 甲木의 재성으로 삼을 수가 있어서 좋은 것이다.
일주가 午火의 암장에 있는 己土를 용신으로 해야할 경우라면 천간에 壬水나 癸水가 투간되어야만 주중에 발생할 수 있는 조열한 기운을 방지할 수가 있어서 좋은 것이고, 운행에서는 戊午나 己未의 조토 운이 들어와야만 용신의 근기가 될 수가 있어서 좋은 것이며, 만일 천간에 庚金이나 辛金이 투간된 경우라면 운행에서 丙午나 丁未 운이 들어와야만 재성인 그 庚金과 辛金을 제압할 수가 있어서 좋은 것이고, 천간에 만일 甲木이나 乙木이 있을 경우라면 운행에서 庚午나 辛未 운이 들어와야만 甲.乙木의 기를 차단시킴으로써 용신에게 미치게 될 조열을 방지할 수가 있어서 좋은 것인데 이상의 내용들은 지지에 들어 있는 장간을 기준으로 하였을 때의 이론이지만, 겉으로 노출되어 있는 지지에 대한 활용의 기준도 동일한 것으로 되어 있다.
예를 들어 천간의 오행이 木인데 지지에 있는 水의 기운이 왕하다고 하면 천간에 있는 는 木의 기운이 오히려 유약하게 될 것이므로 운행에서 丙寅이나 丁卯의 운이 들어와야만 습기를 제거할 수가 있어서 좋은 것이고, 만일 천간에 또 다른 水사 들어 있는 사주라면 운행에서 戊寅이나 己卯의 운이 들어와야만 천간에 있는 다른 水를 제거시킬 수가 있어서 좋은 것이며, 지지에 金이 많은 사주라면 운행에서 甲子나 乙亥의 운이 들어와야만 金의 기운을 유통시킬 수가 있어서 좋은 것이고, 처간에 만일 왕한 金이 있는 사주라면 운행에서 壬寅이나 癸卯의 운이 들어와야만 金의 기운을 흡수하여 상생 유통이 되게 할 수가 있어서 좋은 것이며, 지지에 土가 많은 경우라면 운행에서 甲寅이나 乙卯의 운이 들어와야만 土의 기운을 제압할 수가 있어서 좋은 것이고, 천간에 土가 있을 때라면 운행에서 甲子나 乙亥의 운이 들어와야만 土의 기운을 제압할 수가 있어서 좋은 것이고, 지지에 火가 많은 사주라면 운행에서 甲辰이나 乙丑의 운이 들어와야만 조열한 기운을 막을 수가 있어서 좋은 것이며, 천간에 火가 많은 사주라면 운행에서 운행에서 壬子나 癸丑의 운이 들어와야만 사주의 내용이 좋아지는 것으로 되어 있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내용들이 바람직한 간지의 배합인 동시에 주중에 들어 있는 오행들에게 게서 쟁전지풍(爭戰之風)이 일어나지 않는 내용이 되는 것이므로 당주의 운명이 좋아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위에서 열거한 내용과 반대의 형태로 간지가 어울리게 되면 사주의 주인인 당주의 운명이 불행하여질 것이므로 이 또한 자세히 살펴야할 명리학의 심기(深機)라는 사실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307조>
辛 壬 甲 戊
亥 子 子 辰
壬 辛 庚 己 戊 丁 丙 乙
申 未 午 巳 辰 卯 寅 丑
주안점: ‘분발지기’가 들어 있는 사주
壬水 일주가 子월에 출생하여 지지가 모두 水이므로 소의 곤륜지수(崑崙之水)와 같이 왕한 水임을 알 수가 있다. 때문에 ‘가순이불가역’의 사주인데, 연지의 辰土가 월지의 子水와 합을 하여 水로 화였기 때문에 연간에 있는 戊土의 근이 사실상 없는 것과 마찬가지가 되었으므로 월간으로 투출한 甲木을 용신으로 해야할 사주가 되었다. 때문에 주중에 있는 왕양한 水의 기운을 설기기킬 수 있는 사주가 되었으므로 이것이 이 사주의 ‘현분발지기’인 것이다. 그런 연고로 대운이 丙寅과 丁卯에 이르렀을 때 한목(寒木)이 발영을 하게 되는 한편 사주의 ‘음습지기’인 戊土와 辛金을 제거하게 됨으로써 당주가 일찍이 과거에서 급제를 하여 ‘한원’에서 이름을 떨치게 되었다. 그러나 戊辰 대운이 들어오자 왕양한 水의 성정을 거스르는 것이 되어 수명에 문제가 있었다고 하는 사람의 사주이다.
<308조>
癸 癸 丙 甲
亥 亥 子 申
甲 癸 壬 辛 庚 己 戊 丁
辛 未 午 巳 辰 卯 寅 丑
주안점: ‘분발지기’가 들어 있는 사주
子월에 출생한 癸水의 사주에 지지가 모두 水이므로 그 세력이 왕양하기가 비길 데 없는 사주이다. 그런데 연월 양간에 甲木과 丙火가 투출하였으므로 월간의 丙火가 절처에서 봉생을 한 것이 되었으며, 수생목, 목생화로 甲木과 丙火가 서로간에 위호(衛護)하여주는 형태를 이루고 있어서 좋은 사주이다. 그런 까닭으로 金의 기운이 유행될 수가 있고, 水의 기운이 온화(溫和)의 기운을 얻을 수가 있으며, 木의 기운이 발영(發榮)을 할 수가 있고, 火가 생부(生扶)를 받을 수가 있게 되었으므로 월간에 있는 甲木이 용신인 사주여서 ‘분발지기’를 이루고 있는 사주가 되었다. 그런 까닭으로 戊寅 대운이 들어오자 운정(雲程) 직상(直上)으로 과갑에 오르게 되었으며, 己卯 대운에서 당주의 벼슬길에 광채가 번득이게 되었다. 庚辰과 辛巳 대운을 지날 때는 사주의 천간에 丙火가 있는 덕으로 큰 탈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생부지의(生扶之意)가 없는 운이어서 당주의 사로가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309조>
壬 丁 庚 甲
寅 亥 午 申
戊 丁 丙 乙 甲 癸 壬 辛
寅 丑 子 亥 戌 酉 申 未
오행이 조화를 이루어 의기가 ‘서창’해진 사주
이 사주는 천간에 있는 甲木과 庚金과 丁火와 壬水가 모두 지지에 녹을 두고 있으며, 일주인 丁火가 득령을 한 사주이다. 때문에 주중에 있는 재.관을 희.용으로 쓸 수가 있으므로 사주의 내용이 청순하며, 정족(精足)에 신왕(神旺)한 사주로서 동서남북의 운이 모두가 좋은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 까닭으로 당주가 명문세가에서 태어나게 되었고, 그의 집안에 있는 재신이 수백만 석이 넘었으며, 당주 자신이 일찍이 과거에 올라 그의 벼슬이 방백에까지 오르게 되었고, 육6이 지난 후 퇴임을 한 뒤에는 만경춘풍(晩景春風)의 세월을 살았는데, 그가 누린 수명이 9순을 훨씬 넘겼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310조>
癸 癸 乙 癸
丑 丑 丑 丑
丁 戊 己 庚 辛 壬 癸 甲
巳 午 未 申 酉 戌 亥 子
주안점: ‘음탁지기’의 사주
천간에 삼붕(三朋)이 있고, 지지가 일기로 된 사주인 데다 식신인 乙木이 투간되었기 때문에 살.인(丑의 암장에 있는 辛金이 인성이다)이 상생을 하고 있는 사주여서 명리가 양전할 사주라고 보기가 쉬운 명조이다. 하지만 그것은 천만의 말씀인데, 그 이유는 癸水가 본시 음수(陰水)인데다 출생한 시기가 12월이어서 지지가 모두 습토이다 보니 ‘음습지기’가 극에 달하는 시궁창의 물에 불과한 것이 일주인 癸水의 질인 것이다. 더욱이 때가 한겨울인지라 주중에 있는 木과 土가 얼어붙어 있을 뿐이므로 주중에 들어 있는 기운이라고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음탁지기’가 상존하는 사주이며, 추호도 ‘생발지기’가 없는 ‘편고지상’의 사주가 되고 말았다. 그런 까닭으로 당주의 나이 20세가 되던 해인 壬申년에 양친이 세상을 떠나자 어쩔 수 없이 걸인이 되고 말았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5), 길신(吉神)이 표면으로 나와 있을 때와 흉물(凶物)이 심장(深藏)되었을 때의 경우
각각의 사주를 검토하노라면 용신이나 희신이 표면으로 노출되어 있는 경우가 있고, 지지의 암장 속에 감추어져 있는 사주를 접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의 경우 용신이나 희신이 암장 속에 은복(隱伏)되어 있는 것보다 용신의 명현(明顯)이라 하여 표면으로 나와 있는 경우를 좋은 것으로 치고 있으나 용신이나 희신이 표면으로 노출되어 있을 때는 다른 다른 오행에게 극파를 당하게 될 위험도 그만큼 커지도록 되어 있다. 암장 속에 은복이 되어 있을 경우라면 지지의 오행에게 포장(包藏)이 되어 있기 때문에 보호를 받고 있는 형국이 되는 것이지만 겉으로 노출이 되었을 때는 적으로부터의 공격에 무방비 상태가 되어 있기 때문인 것이다. 그것은 마치 맹수가 도사리고 있는 산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과도 같다고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명리를 공부하고 있는 여러분들에게 인간의 사주팔자에 등장하는 간지가 실질적으로 몇 자이냐에 대해서 좀더 자세히 밝히고서 넘어가야겠다는 점에 대해서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는 운명의 틀인 사주를 가리켜 연월일시를 나타내는 네 개의 기둥에다 거기에 들어 있는 간지를 모두 합해서 팔자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사람의 운명인 사주팔자라고 하는 것은 표면으로 나와 있는 간지의 숫자가 그렇다는 것이고, 실질적으로는 13자 내지 16자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사람의 운명이이며, 사주팔자이다. 왜냐면 연월일시의 지지 속에는 장간이라는 암장된 오행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지지 중에서 子午卯酉는 전문의 기이기 때문에 午火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두 개씩의 장간을 지니고 있지만, 寅申巳亥나 辰戌丑未와 같은 지지는 각각 세 개씩의 암장간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다. 때문에 명학자들이 사주를 보는 것은 단순하게 사주팔자를 보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13자에서부터 16자에 달하는 오행의 내용들을 살피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본 장에서 설명하고 있는 용신이나 희신이 노출되었을 때와 암장되어 있을 때의 경우를 알아보아야 하는 것도 지지 속에 암장간이 들어 있기 때문에 빚어지는 현상이라는 것을 알아주기 바란다.
그리고 용신과 희신만이 현로되는 경우와 암장되는 경우가 있는 것이 아니라 기신이나 흉신이 암장되어 있는 경우도 있는데, 그 점에 대해서 원문에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그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해 놓았다.
길신태로, 기쟁탈지풍(吉神太露, 起爭奪之風)--길신이 지나치게 노출되면 쟁탈지풍이 일어나고),
흉물심장, 성양호지환(凶物深藏, 成養虎之患)--흉물이 암장 속에 들어 있으면 호랑이를 키운 것과 같은 화를 입을 것이다).
위의 원문에서 말하는 ‘길신태로, 기쟁탈지풍’이라는 것은 회신이나 용신이 천간으로 투출되었을 경우를 이르는 말이다. 모두가 알고 있다시피 천간의 기운은 지지와 같이 장간이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난 기운 그 자체만으로 된 전문의 기이다. 따라서 노출되어 있는 그 상태가 전부이기 때문에 원국에 극제지신이 있다든지 운행에서 극제지신을 만나게 되면 여지없이 극파를 당하게 되기 때문에 ‘길신이 태로하면 쟁탈지풍이 일어난다’고 강조를 해놓은 것이다.
예를 들어 천간에 있는 甲木이나 乙木이 일주의 재성이라고 할 경우 운행에서 庚金이나 辛金의 운이 들어오게 되면 甲木이나 乙木의 관.살에 해당되는 그 庚金이나 辛金에게 甲.乙木이 극파를 당하게 될 것이므로 그러한 현상이 곧 ‘쟁찰지풍’에 해당하는 내용이 되는 것이다. 때문에 그러할 때는 반드시 원국의 천간에 丙.丁火가 있든지 아니면 운행에서 들어오는 간지가 丙申이나 丁酉의 운이 둘어와야만 甲.乙木이 손상이 되기 전에 庚金이나 辛金을 제압할 수가 있어서 피해를 모면할 수가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만약에 丙火나 丁火가 없을 때는 壬水나 癸水라도 있게 되면 庚金이나 辛金이 지니고 있는 기를 기를 흡수하여 수생목으로 甲.乙木의 기운을 생하여줄 수가 있어서 무방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길신이 지지의 암장 속에 들어 있을 때는 겉으로 드러난 오행의 품에 안겨 있는 것 같기 때문에 ‘태로’한 것이 아니므로 운행에서 극해하는 오행이 들어오더라도 안전하다고 할 수 있는데, 단 ‘극해지닌’이 충을 하면서 들어올 때는 암장 속이라 하더라도 안전할 수가 없다는 것을 기억해두어야 한다.
위의 운문에서 ‘흉물심장, 성양호지환’이라고 한 것은 지지 속에는 여러 가지의 기운들이 섞여 있기 때문에서인데, 예를 들어 일주가 丁火일 경우 지지에 寅木이 있다고 하면 그 寅木의 암장에 들어 있는 丙火가 일주의 丁火 일주의 겁재가 될 것이다. 그런데 운행에서 申金운이 들어와 寅木을 충하게 되면 寅 중의 甲木은 절목(絶木)이 될 것이지만, 같은 암장신인 丙火는 오행이 金인 申金으로서는 극할 수가 없게 될 뿐 아니라 오히려 申중의 庚金이 손상을 당하게 될 것이므로 일주인 丁火에게는 재산이 파괴되거나 배우자의 신상에 불행한 일이 생기는 결과가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흉물이 심장되어 있으면 집안에다 호랑이를 키우는 것과 같다’라고 강조를 해놓은 것이다. 하지만 사주의 원국에 亥水나 子水가 있을 경우라면 운행에서 설사 申金의 운이 들어온다 하더라도 탐생망극(貪生忘剋)으로 충을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寅木의 기운을 생하여 더욱 강하게 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좋은 것이다.
그러니까 위의 내용을 반대로 해석하면 ‘길신이 심장되어 있으면 종신지복(終身之福)이 될 수 있다’가 되는 것이므로 당사자가 타고나는 사주의 원국이 좋아야 한다는 것이 필수적인 조건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한편 길신이 현로되었을지라도 그 길신이 득시 당령을 하여 기가 강할 때는 운행에서 극제지신이 들어오더라도 그것을 능히 방어할 수가 있는 것이므로 길신이 천간으로 현로되었더라도 염려할 것이 없으며, 흉물이 심장되었더라도 그 흉물이 실기에 무기한 상태에 처해 있을 때라면 무해한 것이므로 길신이 현로되었을 때와 흉물이 심장되었다는 그 자체만 가지고 무조건 흉하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는 점도 염두에 담아두어야 한다.
음양가의 거두인 귀곡자(鬼谷子(주))가 말하기를 ‘음양의 도는 일월에서 발생하고 있는 그 빛에 대한 기가 천지에서 어떻게 작용하고 있으며, 사시에서는 또 어떠한 질서에 의해서 작용하고 있는지를 규명하여 인간의 운명에서는 어떻게 작용되고 있는지를 밝히는데 있으므로 신중하고도 치밀하게 이치를 따지지 않는다면 그 어찌 인간들이 지니고 있는 삼명(三命=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비밀을 알아낼 수가 있겠는가!’라고 말을 해놓았다.
(주) 구곡자(鬼谷子)--종횡가로서 중국 전국 시대의 사람. 성씨나 사적(史跡)은 모두 미상이며, 지금의 산서성(山西省)의 택주부(澤州府)라는 곳에 있는 지명을 따서 자신의 호로 삼았다고 한다. 소진(蘇秦)과 장의(張儀)의 스승이라고 하는 설이 있으나 사실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311조>
辛 丙 辛 己
卯 子 未 卯
癸 甲 乙 丙 丁 戊 己 庚
亥 子 丑 寅 卯 辰 巳 午
주안점: ‘길신태로’와 ‘흉물심장’의 사주
丙火 일주가 未월에 출생하였으므로 화기가 왕성한 사주이지만, 좌하에 있는 관성인 子水가 연지의 未土에게 상진되었기 때문에 천간으로 투간한 재성인 辛金을 용신으로 할 수밖에 없는 사주이다. 그런데 월간에 있는 辛金이 조토인 未土 위에 얹혀 있고, 시간의 辛金은 절지인 卯木 위에 얹혀 있기 때문에 생기를 받을 수가 없게 되었다. 게다가 未土의 암장에 일주의 겁인(劫刃)인 丁火가 있기 때문에 연간의 己土까지도 辛金을 생할 수가 없게 되었을 뿐 아니라 未土가 오행으로 土이기는 하되 辛金의 효신이기 때문에 이러한 내용이 소위 ‘길신태로’의 현상이며, ‘흉물심장’의 내용인 것이다. 초 운이었던 己巳와 戊辰 대운을 지날 때는 토왕지지가 되어 생재를 하여주는 덕으로 집안에 재물이 덧싸이게 되었으나 대운이 丁卯운으로 바뀌어지자 土와 金이 같이 상하는 운이 되어 삼차에 걸쳐서 재산상의 실패를 보게 되었고, 일곱 명이나 되는 가족도 돌림병으로 모두가 목숨을 잃는 불행을 겪어야만 했다. 그 뒤 丙寅 대운이 들어오자 객지로 나간 뒤에 소식이 끊겼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312조>
丙 丁 乙 壬
午 丑 巳 午
癸 壬 辛 庚 己 戊 丁 丙
丑 子 亥 戌 酉 申 未 午
주안점: 길신삼장‘으로 평생토록 복을 누리게 된 사주
巳월에 출생한 丁火 일주가 주중에 겁재가 왕하고, 효신 또한 왕한 데다 월간의 壬水가 무근에 무기하기 때문에 사용할 수가 없고, 丑土 속에 암장되어 있는 辛金을 용신으로 해야할 사주이다. 丑土는 마침 金의 고에 해당하는 지지이기 때문에 재성인 辛金이 창고 속에 보관되어 있는 것 같아서 좋은 사주이다. 게다가 丑土가 습토인 관계로 주중에 있는 왕한 火의 기운을 설기시키게 되니 비단 ‘쟁탈지풍’이 없을 뿐 아니라 화생토, 토생금으로 상생의 기운이 조성되어 있어서 더욱 좋아진 사주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초년 운이었던 丙午와 丁未 대운을 지날 때는 집안이 가난하여 배우지를 못하였으나 30세 이후 중년부터 土와 金의 운이 들어오자 화겁(化劫)에 생재를 하게 되어 십 여만 금이 넘는 재물을 모으게 되었으니 그것이 소위 ‘길신이 심장되면 종신토록 복을 누릴 수가 있다’에 해당되는 내용인 것이다.
(6), 진태지기(震兌之機)의 운용방법
저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오행의 기운 중에서 한난(寒暖)을 대표하는 기운이 水와 火의 기운이고, 조습(燥濕)을 대표하는 기운이 木과 金의 기운이다. 그리고 土는 습토와 조토로 나뉘어지면서 상황에 따라 水의 기운과 火의 기운에 가세를 하기도 하고, 木과 金의 기운에 가세를 하면서 중간자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종합적인 오행의 작용력인 것으로 되어 있다. 그 다섯 가지 기운 중에서 水의 기운과 火의 기운은 여름과 겨울을 나타내는 기운이고, 木과 金의 기운은 봄과 가을을 나타내는 기운이며, 土는 각 계절의 마지막 달에 붙게 됨으로써 4계월(四季月)을 나타내도록 되어 있는 것이 춘하추동이기도 하다. 그런데 역(易)에서 다루는 음양에 대한 이론의 시원(始原)이 하도(河圖)와 낙서(洛書)인 팔괘(八卦)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오행에 대한 명칭을 金木水火土로서 표현하지 않고 감리진태(坎離震兌)와 건곤간(乾坤艮)과 중부(中孚)로 나타내기도 하는데, 다음 장에서 다루고자 하는 감리(坎離)와 함께 본 장에서 다루고자 하는 진태(震兌)의 내용도 水의 기운과 火의 기운, 그리고 木의 기운과 金의 기운을 팔괘의 명칭에 따라 그렇게 부르는 것이라는 것을 먼저 이해하여 주기 바란다.
木과 金의 기운인 ‘진태’의 운용방법에 관해서도 원문에서 밝혀놓은 내용이 있는데, 그 중에서 핵심이 되는 내용을 소개하면 그 내용이 이러하다.
진태주인의지진기(震兌主仁義之眞機)--木의 기운과 金의 기운은 주로 인자함과 의로움을 나타내는 기운으로서),
세불양립이유상성자존(勢不兩立而有相成者存)--따로 따로 떨어져서는 안 되기 때문에 두 기운이 어울려야만 하고자 하는 바를 이룰 수가 있다.)
진(震)이란 오행의 기운 중에서 火와 함께 양기를 나타내는 기운으로서 동방을 대표하는 木의 기운을 말하는데, 그것을 간지로 말하면 천간에서는 甲.乙木이 거기에 해당하고, 지지에서는 寅.卯의 木이 거기에 해당한다. 木이라는 오행이 가지고 있는 기의 질이 화후(和煦=온화하고 따뜻함)하기 때문에 주로 인자한 성정을 지닌 것으로 되어 있다.
태(兌)는 오행의 기운 중에서 水와 함께 음기를 나타내는 기운으로서 서방을 대표하는 金의 기운을 말하는데, 그것을 난지로 말하면 천간에서는 庚.辛金이 거기에 해당하고, 지지에서는 申.酉의 金이 거기에 해당하는 기운이다. 金이라는 오행이 가지고 있는 질이 숙살(肅殺=물리치고 쇠퇴하게 하는) 기운이기 때문에 주로 엄격하고 의로운 성정을 지닌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그 두 가지의 상반되는 기운인 木과 金의 기운이기는 하나 그것들이 서로 어울 때에 비로소 성립되는 어떠한 현상을 이루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이 다름 아닌 ‘진태’의 기운을 운용하는 방법인 동시에 기틀이 되는 내용이다. 그리고 그것을 진태지기(震兌之氣)에 의한 상성오리(相成五理)라 하여 다섯 가지에 달하는 운용방법이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 다섯 가지의 운용방법이란 공성윤종난(攻成潤從暖)의 내용이 되는데, 그것을 알기 쉽도록 쉬운 말로 풀어서 해설을 하면 ‘1, 공격과 2, 성취와 3, 윤택과 4, 순종과 5, 온난’의 내용에 해당하는 것이 된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가며 밝히는 다음의 설명을 들으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가령 木의 일주가 초봄인 1월에 출생하였다고 가정을 하면 아직은 추위가 가시지 않은 때이라서 양기의 질을 지니고 있는 木의 기운은 연약하고, 반대로 음기의 질을 지니고 있는 金의 기운은 견고한 상태가 될 것이므로 주중에 金이 있을 경우 연약한 木으로서는 두려운 상황이 될 것이다. 그럴 때는 반드시 주중에 일주인 木과 관.살인 金 외에 火가 있어서 그 金을 공격하여 제압시켜주어야만 일주가 안전할 것이기 때문에 그것이 곧 위에서 말한 ‘1, 공격’에 해당하는 내용인 것이다.
木의 일주가 2월에 출생하였다고 가정을 하면 2월은 木의 기운이 가장 강해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木의 기운은 강하지만, 반대로 木의 군(君)이라 할 수 있는 金의 기운은 실세를 하여 나약한 상태가 되어 일주의 귀성(貴星)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게 될 것이므로 그럴 때는 반드시 주중에 土(습토)가 있어서 金의 기운을 북돋아주어야만 金이 군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가 있기 때문에 그것이 위에서 말한 ‘2, 성취’의 내용에 해당하는 것이고,
木의 일주가 여름에 출생하였다고 가정을 하면 여름철의 강한 火의 기운에게 木의 기운이 설기되어 나약해지는 한편 극심한 한발에 시달리는 상태가 될 것이므로 그럴 때는 주중에 水가 있어서 습기를 제공하여 주어야만 木이 고사되지 않고, 土가 金을 생할 것이며, 金이 메마르지 않을 것이므로 그것이 위에서 말한 ‘3, 윤택’의 내용에 해당하는 것이며,
木의 일주가 가을에 출생하였다고 가정하면 가을은 金의 계절이기 때문에 金의 기운은 극왕한 상태가 되지만, 반대로 木의 기운은 태약한 상태가 될 것이므로 태약한 상태로 전락이 된 木으로서는 도저히 어떻게 해볼 수가 없는 불가항력의 상태가 될 것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木이 金과 맞서려 한다는 것은 마치 자살을 하려는 행위와 같을 것이므로 차라리 주중에 土가 있어서 金의 기운을 더욱 강하게 해주어 金의 기운을 따라가는 종관(從官)이나 종살(從殺)을 함으로써 보명(保命)을 기히하는 것이 좋기 때문에 그것이 곧 위에서 말한 ‘4, 從’이 내용에 해당하는 것이고,
木의 일주가 겨울에 출생하였다고 가정하면 겨울은 추위가 극성을 부리는 계절이기 때문에 木의 기운이 쇠하고, 金의 가운은 지극히 한랭한 상태에 처하게 될 것이므로 그럴 때는 반드시 주중에 火가 있어서 온난하게 해주어야만 木과 金이 얼지 않아 자신들의 능력을 발휘할 수가 있기 때문에 그것이 곧 위에서 말한 ‘5, 온난’의 내용에 해당하는 내용이 되는 것으로서 木과 金에 대한 ‘공성윤종난’의 다섯 가지 운용방법인 동시에 金과 木은 딸어져서는 무엇을 이룰 수가 없고, 두 가지 기운이 어울려야만 어떠한 현상을 구현하게 된다는 이치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313조>
乙 甲 庚 丙
丑 申 寅 寅
戊 丁 丙 乙 甲 癸 壬 辛
戌 酉 申 未 午 巳 辰 卯
주안점: 공(攻)에 해당하는 사주
甲木 일주가 입춘 후 4일만에 출생하였기 때문에 기온이 차고 응결되어서 木의 기운이 연약한 터에 甲木 일주가 申金 위에 올라앉아 있고, 월간에 庚金이 투간되었기 때문에 지극히 두려운 상황에 처해진 사주이다. 더욱이 살성인 庚金이 申金에다 근기를 두고 있으면서 시지에 있는 丑土로부터 생기까지 받고 있으므로 金의 기운은 견고하고, 木의 기S운은 지극히 연약한 상태에 처하게 된 것이 이 자주의 내용이다. 그런데 마침 연간으로 식신인 丙火가 투출하여 庚金을 공격하게 됨으로써 일주인 甲木이 살기의 위험에서 벗어나게 되었기 때문에 그 丙火가 용신인 사주가 되었다. 용신인 丙火는 두 개나 되는 지지의 寅木으로부터 생을 받고 있으므로 용신으로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丙火가 지니게 된 3양의 기질로서 온기를 발산하게 되니 주중에 있는 모든 것이 회춘(回春)을 한 것이 되어 좋은 사주가 되었다. 초년 운이었던 辛卯와 壬辰 대운을 지날 때는 용신인 丙火가 辛金과 합을 하여 기반이 되는 운이었고, 壬水로부터 극을 당하는 한편 庚金은 생기를 받는 운이 되어 학업의 진달에 애로가 많은 세월을 보내야만 했다. 하지만 운행이 癸巳 대운으로 바뀌어지자 용신인 丙火가 녹지를 만난 운이 되어 재물을 헌납한 후 관도에 들어서게 되었고, 甲午와 乙未 대운의 20년간에 걸쳐 관운에서 혁혁한 발전의 세월을 보내다가 당주의 나이 육순이 넘은 뒤인 申 대운에서 불록하게 되었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314조>
丁 甲 己 庚
卯 寅 卯 戌
丁 丙 乙 甲 癸 壬 辛 庚
亥 戌 酉 申 未 午 巳 辰
주안점: 성(成)에 해당하는 사주
甲木 일주가 2월에 출생하여 일지에 녹이 있고, 시지에 양인이 있으므로 일주의 기가 대단히 강왕한데 반해 연간으로 투출한 살성인 庚金의 기는 허약하기가 그지없는 사주이다. 그렇기 때문에 己土를 이용하여 庚金의 기를 강하게 하여줌으로써 성취가 되게 하는 한편 火의 기운을 화생토로 생화시켜야할 사주가 되었다. 丁火로부터 생기를 받은 己土가 다시 庚金을 생하게 되었고, 己土로부터 생기를 받은 庚金에게 힘이 실리게 됨으로써 지극히 강왕한 일주를 어느 정도 극하게 되니 木의 일주인 甲木이 다듬어지게 되어 재목을 만드는데 성공을 한 사주이다. 그런 까닭으로 초 운이었던 庚辰과 辛巳 대운에서 이미 많은 재산을 성취하게 되었고, 그로 인한 재력에 의해서 학문의 성취를 비롯한 장래를 위한 뜻을 세우는데 부족함이 없는 생활을 하게 되었다. 대운에서 癸未운이 들어오자 드디어 출사(出仕)를 하게 되었고, 甲申과 乙酉 대운을 지나는 20년 동안에 金이 득지를 하는 운이 되어 좌이직에서 지현으로 승진을 하였다가 주목이 되었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315조>
丁 甲 壬 庚
卯 辰 午 辰
庚 己 戊 丁 丙 乙 甲 癸
寅 丑 子 亥 戌 酉 申 未
주안점: 윤(潤)의 내용에 해당하는 사주
甲木 일주가 화왕지절인 午월에 출생하였는데 시의 천간에 丁火가 투출하였으므로 火의 기세가 대단히 왕한 사주이다. 때문에 水를 용하여 윤택하게 해야할 사주가 되었는데, 마침 壬水가 월간으로 투출하여 있으면서 두 개의 辰土로부터 생기를 받고 있는 연간의 庚金에게서 생을 받게 되었기 때문에 용신인 壬水의 기가 약하지 않고, 庚金 역시 水의 기운에 의해서 보호를 받는 형태가 되어 있어서 참으로 좋은 사주가 되었다. 게다가 두 개의 辰土는 金의 기운을 북돋아줄 뿐 아니라 강한 火의 기운을 설기까지 시키고 있어서 이중으로 희신의 역할을 하고 있는 점이 너무나도 좋은 내용이 되고 있다. 거기다가 주중에 오행을 두루 갖추고 있는 사주가 된 점도 좋은 내용이라 할 수가 있는데, 그런 관계로 당주가 일찍부처 학업에 매진하는 사람이 될 수가 있었고, 과갑 출신으로 관도에 나선 뒤에 그의 직위가 방백의 위치에까지 오르게 되었으며, 환해 무파로 안락한 일생을 보냈다고 하는데 유독 丙戌 대운을 지날 때만 金.水의 기가 상하는 운이었기 때문에 약간의 애로가 있었을 뿐 그 외의 운은 모두가 좋았다고 하는 사람의 사주이다.
<316조>
乙 甲 甲 庚
丑 戌 申 戌
壬 辛 庚 己 戊 丁 丙 乙
辰 卯 寅 丑 子 亥 戌 酉
주안점: 종(從)의 내용에 해당하는 사주
甲木 일주가 금왕지절인 申월에 출생하였는데, 주중에 있는 세 개의 土가 생살을 하고 있으므로 살의 기세가 너무나도 강한 사주이다. 게다가 천간에 있는 일주인 甲木을 비롯하여 乙木까지도 지지에 근기가 없는 것이 되어 木의 기운은 지극히 약한데 반하여 살성인 金의 기세는 충천하는 기상을 띄고 있는 사주가 되었다. 때문에 土를 용신으로 하는 ‘종살격’의 사주가 되었으며, 戌 대운에서 무갑 출신으로 관도에 나섰으나 뒤를 이어서 들어온 丁亥 대운에서 생목(生木)에 극금(剋金)을 하게 됨으로써 형모가 다단하였다. 그러나 戊子와 己丑 대운이 들어오면서 생살(生殺)을 하는 운이 되어 부장(副將)으로 승진이 되었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317조>
丙 甲 庚 辛
寅 子 子 酉
壬 癸 甲 乙 丙 丁 戊 己
辰 巳 午 未 申 酉 戌 亥
주안점: 난(暖)의 내용에 해당하는 사주
甲木 일주가 수왕지절인 子월에 출생하였으므로 木의 기운이 쇠하고, 金의 기운이 지나치게 차기 때문에 火의 기운을 이용하여 온기를 가해주어야만 일주인 甲木이 한기에서 벗어날 수가 있고, 金의 기운도 억누를 수가 있는 사주가 되었다. 그런데 마침 시지에 있는 寅木으로부터 생기를 받고 있는 丙火가 시간에 투출하였기 때문에 해동(解凍)을 할 수가 있게 되었으며, 소위 득기지한(得氣之寒)은 우난이발(遇暖而發)의 사주가 되었다. 그런 까닭으로 한목(寒木인 일주가 발영(發榮)을 하게 됨으로써 당주가 과거에서 장원급제를 하게 되었고, 그의 벼슬이 연등(聯登)하여 시랑(侍郞)의 직위에까지 오르는 영화를 누렸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이상에서 설명한 내용은 甲木을 예로 들어 설명한 내용이지만, 乙木의 경우라도 ‘진태지기’를 운용하는 법식이 동일하다는 것을 기억하여두기 바란다.
(7), 감리지기(坎離之機)의 운용방법
앞의 장에서 예고한 것처럼 여기에서 다룰 내용은 水와 火의 오행에 대한 운용방법에 관해서이다. 이 ‘감리’의 기운에 관해서도 원문에서 밝혀놓은 핵심적인 내용이 있는데, 그것을 먼저 소개하면 그 내용이 이러하다.
감리자천지지중기(坎離者天地之中氣)--수와 화의 기운은 천지간에 중심이 되는 기운으로서,)
부독성이유상지자재(不獨成而有相持者在)--혼자서는 아무 것도 이룰 수가 없고, 水의 기운과 火의 기운이 서로 어울려야만 뜻을 이룰 수 있다.)
다시 한번 부연하겠는데, 오행 중에서도 水와 火의 기운이 음양의 중심이 되는 기운이다. 음양에서 파생한 것이 오행이라고 한다면 水와 火의 기운에서 파생된 것이 木의 기운이며 金의 기운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水는 북극을 가리키는 오행으로서 子水가 거기에 해당하고, 火가 남극을 가리키는 오행으로서 午火가 거기에 해당한다. 현실적으로는 북극이나 남극이 모두가 극한지대(極寒地帶)에 속하지만, 그것은 지구의 극점(極點)에 해당하는 그곳이 지구의 외풍지대(外風地帶)에 해당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위가 이루어지고 있는 지구의 본상(本象) 속에서는 반드시 水와 火의 기운이 어울려야만 생성과 쇠멸의 실상(實狀)이 나타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만행(萬行)의 법칙인 것으로 되어 있다. 때문에 水와 火의 기운이 어울려야만 생성이 이루어지는 현상 속에도 조화(調和)를 창출하기 위한 기준이 있는데, 그 기준이 되는 내용은 이러하다.
1, 승(升), 2, 강(降), 3, 화(和), 4, 해(解), 제(制)에 의한 것으로서 내용만 다를 뿐 앞의 장에서 밝혔던 ‘진태’의 운용방법과 마찬가지로 모두 다섯 가지에 달하고 있다. 그것들에 대한 내용을 구체적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은 내용들이 된다.
가령 천간에 있는 火의 기운이 쇠약하다고 하면 지지에 있는 水의 기운은 자연히 왕한 상태가 될 것이다. 사주의 내용이 그러할 때는 반드시 지지에 木이 있어야만 지지에 있는 강한 水의 기운이 천간으로 상승을 하여 위에 있는 火의 기운도 약하지 않게 되어 사주의 내용이 조화를 이루게 될 것이므로 그것이 곧 ‘1, 승(升)’의 원리가 되는 것이고,
천간에 있는 水의 기운이 쇠약하다고 하면 지지에 있는 火의 기운은 자연히 왕한 상태가 될 것이다. 사주의 내용이 그러할 때는 천간에 반드시 金이 있어야만 金으로부터 생기를 받은 水의 기운이 강해져서 그 능력이 아래로 미치게 될 것이므로 그것이 곧 ‘2, 강(降)’의 원리가 되는 것이며,
천간의 오행이 모두 火인데, 지지의 오행이 모두 水라고 하면 천간과 지지의 기가 불통하는 상태가 될 것이다. 사주의 내용이 그러할 때는 반드시 木이 있어야만 가교의 역할을 하게 되어 火의 기운과 水의 기운이 상통을 하게 될 것이므로 그것이 곧 ‘3, 화(和)’의 원리가 되는 것이고,
천간의 오행이 모두 水인데, 지지의 오행이 모두 火라고 하면 그러한 현상 역시 간지의 기운이 불통하는 상태가 될 것이다. 사주의 내용이 그러할 때는 반드시 주중에 金이 있어야만 간지의 기운이 유통을 하게 될 것이므로 그것이 곧 ‘4, 해(解)’의 원리가 되는 것이며,
만약에 사주의 내용이 水의 기운과 火의 기운이 교전을 벌이는 형국으로 되어 있을 때는 반드시 운행에서 들어오는 운이 두 가지의 기운 중에서 강한 기운을 적당하게 제압해주어야만 사주의 내용이 중화를 이루게 될 것이므로 그것이 곧 ‘5 제(制)’의 원리에 해당하는 내용이 되는 것이다.
이상에서 밝힌 내용들은 감리(坎離)에 해당하는 水의 기운과 火의 기운이 작용하여 생성의 현상을 이루는데 있어서 반드시 갖추어져야할 상지(相持)의 조건이므로 명리를 운용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반드시 알아야할 필수불가결의 내용인 것이다.
<318조>
戊 丙 己 丙
子 寅 亥 子
丁 丙 乙 甲 癸 壬 辛 庚
未 午 巳 辰 卯 寅 丑 子
주안점: 승(升)의 내용에 해당되는 사주
亥월에 출생한 丙火 일주인데, 지지에 세 개의 水가 있으므로 천간의 기가 쇠약하고 지지의 기는 왕한 사주이다. 그런데 마침 일주의 좌하에 寅木이 있기 때문에 그 寅木이 지지에 있는 왕한 水의 기운을 흡수하여 일주를 생하고 있으므로 지지의 기가 천간으로 오르는 ‘승’의 내용이 되었다. 대운이 壬寅운에 이르렀을 때 월계화를 머리에 꼽게 되었으며, 卯대운에서 출사를 하게 되었고, 그 후 대운이 동남운으로 진행된되는 동안에 당주의 벼슬이 방백에까지 이르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319조>
庚 壬 壬 壬
戌 戌 寅 午
庚 己 戊 丁 丙 乙 甲 癸
戌 酉 申 未 午 巳 辰 卯
주안점: 강(降)의 내용에 해당되는 사주
壬水가 인월에 출생하였는데, 지지에 寅午戌의 화국이 있으므로 연월 양간에 비견이 있기는 하지만 모두가 근기가 없는 水일뿐이라서 하등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천간의 기가 쇠약하고, 지지의 水는 왕한 사주이다. 그런데 마침 시의 천간에 金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의지하여 생수의 구조를 이룰 수 있는 내용이 되기는 하였으나 운의 행로가 동남의 목화지지로 달리게 됨으로써 분치미우(奔馳未遇=열심히 노력하여도 되는 일이 없음)로 40년간에 걸쳐 일사무성으로 지내게 되었다. 그러나 나이가 50이 넘은 뒤인 戊申 대운의 자리에 들어서자 庚金이 득세를 하게 되어 대득제우(大得際遇)로 때를 만나게 되어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고, 거만(巨萬)의 재산을 일으키게 되었으며, 아내를 맞이하여 세 명의 자식까지 낳게 되었다. 나이가 훨씬 많아진 戌대운에 이르러 조토(燥土)는 불능생금(不能生金)의 운이 되어 명을 마치게 되었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320조>
丙 丙 丙 丙
申 子 申 子
甲 癸 壬 辛 庚 己 戊 丁
辰 卯 寅 丑 子 亥 戌 酉
주안점: 화(和)의 내용에 해당하는 사주
이 명조에는 지지에 두 개의 申金과 두 개의 子水가 들어 있는 구조로 되어 있어서 모두가 水로 화하면서 지지의 오행이 水이고, 천간의 오행이 모두 火로 되어 있는 사주이다. 하지만 천간에 있는 네 개의 丙火가 무근에 무기하므로 火의 기운은 지극히 쇠약하지만, 水의 기운은 태왕하기 때문에 木이 있어서 화해를 시켜주어야 할 사주가 되었다. 그러나 원국에 木이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사주가 되었으며, 당주의 운행이 50년이라는 긴 세월을 통하여 서북의 金水의 운만이 깔리는 바람에 그로 인한 가난과 고통이 이만저만 큰 것이 아니었고, 형상파모(刑傷破耗)와 전패(顚沛)가 끊일날이 없었다. 그러다가 나이 50이 넘은 뒤에야 壬寅대운이 들어옴으로써 비로소 유통의 기운이 형성되어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고, 癸卯와 甲辰대운이 흐르는 30여 년에 걸쳐 거액의 재산을 모았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필자의 견해로는 이 사주는 종재격의 사주이며, 운세가 좋아지는 것도 木의 운이 아닌 金.水의 운이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감리’에 대한 원리를 설명하는 대목에서 ‘3, 화(和)’에 대한 예 명조로 수록되었기 때문에 그대로 인용한 것이라는 사실을 여러분들에게 밝혀두는 바이다.
<321조>
壬 壬 壬 癸
寅 午 戌 巳
甲 乙 丙 丁 戊 己 庚 辛
寅 卯 辰 巳 午 未 申 酉
주안점: 해(解)의 내용에 해당하는 사주
壬水 일주가 戌월에 출생하였는데 시지에 화국이 있고, 연지가 巳火이므로 천간의 오행이 모두 水이고, 지지의 오행이 모두 火인 사주이다. 이러할 때는 반드시 金이 있어서 두 가지의 오행에 대한 가교역할을 해주어야 하는데 마침 초년운이 庚申과 辛酉의 대운이었기 때문에 올바로 원국의 내용이 요구하는 대로 사주가 짜여지게 되어 지지에 있는 재살의 기운이 유통됨으로써 풍의족식으로 안락한 세월을 보낼 수가 있었다. 그러나 대운이 己未운으로 바뀌어지자 온갖 언짢은 일들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게 되었고, 戊午대운으로 바뀌고 나서는 재살의 기운이 기승을 부리게 되어 외지로 나갔다가 도둑을 만나 살해되었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322조>
丙 壬 丙 壬
午 子 午 子
甲 癸 壬 辛 庚 己 戊 丁
寅 丑 子 亥 戌 酉 申 未
주안점: 제(制)의 내용에 해당하는 사주
이 명조는 水의 기운과 火의 기운이 교전을 하고 있는 사주이다. 그런데 火의 기운은 당령을 하였고, 水의 기운은 휴수가 되어 두 가지 오행이 지니고 있는 기의 균형이 깨어진 것 같으나 다행히 주중에 土가 없기 때문에 당령을 한 火이기는 하지만 水를 극하지 못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초년의 대운이 丁未운이다 보니 당주의 나이 13세가 되는 戊午년에 천극지충(天剋地沖)을 하는 운이 되어 일시에 부모를 잃고 유리걸식을 하며 살아가는 신세가 되었다. 하지만 申대운으로 운행이 바뀌어지자 기회를 잡게 되어 장사를 시작하게 되었고, 己酉대운에 들어서서는 체용이 득세를 하는 운이 됨으로써 거액의 재물을 일으키게 되어 가정을 이룬 뒤에 생자생녀로 성공을 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8), 오행의 강약에 따른 취급요령
여기에서 다루고자 하는 내용은 강한 오행과 약한 오행에 대한 취급요령의 설명이다. 생극제화에 따른 강약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사주상에 나타나는 간지의 오행들 중에서 수적으로 집단을 이루고 있는 오행과 적은 수에 해당하는 오행에 관해서인데, 사주를 보다보면 어떤 사주는 동질의 오행이 수적으로 많은 반면에 질이 다른 오행은 수적으로 적은 사주를 대하게 되는 경우가 자주 있을 것이다. 상황이 그러할 때는 수가 적은 오행이 비록 일주에게 소중한 오행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제거시켜버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야만 당주의 운명이 좋아지도록 되어 있다. 그 동안 여러 차례 강조해온 바와 같이 수가 적어서 상대적으로 무력해진 오행이 주중에 존재한다는 것은 당주에게 필요한 오행으로서 사용할 수 있는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강한 오행들이 작용을 하는데 방해만 되는 불필요한 존재가 되기 때문이다. 세재거기과(勢在去其寡)라는 숙어를 대하게 되면 위에서 설명한 내용이 무엇인지를 쉽사리 이해할 수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 점에 대해서도 원문에서 강조해놓은 내용이 있는데, 그것을 인용해 보이면 그 내용이 이러하다.
강중이적과자, 세재거기과(强衆而敵寡者, 勢在去其寡)--동질의 오행이 숫자가 많고, 비록 재관의 오행이라도 숫자가 적을 때는 그 적은 오행을 제거시켜야 하고,
강과이적중자, 세재성호중(强寡而敵衆者, 勢在成乎衆)--강한 오행이 적고, 동질의 오행이 많을 때는 강한 오행의 기를 돋구어줌으로써 그 강한 오행으로 하여금 세력을 이루게 해야한다.
한문에 의한 내용의 표현이라는 것이 참으로 묘한 것이어서 어떤 때는 어려운 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을 하는가하면 어떤 때는 쉬운 말도 어렵게 표현을 하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위에서 인용한 원문의 내용도 쉬운 내용을 어렵게 표현한 경우의 하나인데, 원문에 담겨 있는 뜻을 우리말로 바꾸어 표현하면 ‘약한 오행은 제거시켜야 하고, 강한 오행은 살려서 그 능력을 발휘하게 하는 것이 좋다’에 해당하는 것 외에 아무 것도 아닌 것이다.
하지만 공부를 하는 여러분들에게 보다 확실한 이해를 제공하기 위해서 자세한 설명을 덧붙이면 그에 대한 내용이 다음과 같다.
첫째 일주를 중심으로 한 강약을 측정하기 위한 오행의 중과(衆寡)를 가늠해보는 일인데, 예를 들어 일주의 오행이 火이고, 寅卯나 巳午未월에 출생을 하였다고 하면 火로 태어난 일주에게는 水가 관성이 될 것이다. 그런데 주중에 그 관성인 水를 생할 수 있는 재성인 金은 없고, 반대로 일주의 식상인 土가 있다고 하면 관성인 水는 여지없이 극파가 될 것이며, 설사 재성인 金이 있다손 치더라도 주중에 있는 土가 조토라고 하면 ‘조토는 불능생금’이므로 생기를 받지 못하는 재성인 金 역시 무근에 무기한 상태가 될 것이기 때문에 관성인 水를 생할 수가 없게 될 것이다. 그러한 현상이 곧 일주인 火에게는 동질성의 오행이 많은 당중(黨衆)이 되는 것이고, 무근에 무기한 재성과 관성인 金水의 기는 적은 과(寡)에 해당되는 내용인 것이다. 때문에 사주의 내용이 그러할 때는 세재거기과(勢在去其寡)의 원리에 따라 사용할 수 없는 재관의 오행들을 제거시킬 수 있는 구조로 사주의 내용이 짜여져야만 당주의 팔자가 좋아지는 것이고,
둘째 전체적인 사주를 기준으로 하여 측정하여보는 기의 강약인데, 여기에는 사주를 전체로 하여 기를 가늠하여보는 것이 기준이기 때문에 일주도 포함을 시켜서 논하는 내용이라는 것을 먼저 염두에 두기 바란다.
가령 사주 중에서 水가 관성인데, 관성인 水가 휴수되어 무근에 무기한 데다 상관에 해당하는 土가 득시에 당령을 하였다면 그 土의 세력이 무근에 무기한 관성인 水를 제압하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므로 거기과(去其寡)의 이치에 따라 필요 없는 관성을 제거시켜버리는 것이 좋은데, 그렇게 해야하는 당위성은 운행에서 들어오는 운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이 되도록 되어 있다. 게다가 일주의 오행이 火인데 득기에 득근을 하였다면 능히 土를 생할 수가 있을 것이고, 혹 木이 주중에 있어 극토(剋土)를 하는 형태가 되었더라도 火의 오행인 일주가 木의 기운을 흡수하여 土를 생하게 될 것이므로 전전상생이 되어 일주에게도 부합되는 내용이 되는 것이다.
강중이적과자(强衆而敵寡者)라고 하는 것은 일주의 오행이 火일 경우 당령을 하지 못하였더라도 왕지에 앉아 있다고 하면 충분하게 기를 소유하고 있는 것이 될 것이고, 水가 관성인데 비록 실시(失時)를 하였다하더라도 주중에 재성이 있어 생관을 한다든지, 혹 제성이 당령을 하여 힘이 강한 재성이 되었다든지, 혹 재성이 국을 이루고 있게 되면 관성이 과(寡)의 위치에 처하게 되더라도 재성의 생부(生扶)에 의해서 강한 관성이 될 것이므로 관성을 용신으로 쓸 수가 있기 때문에 중(衆)에 해당하는 일주의 기를 적당하게 눌러줄 수가 있어서 좋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내용인 것이다. 그러한 기준이 적용되는 것은 운행에서 들어오는 운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운행에서 들어오는 내용 역시 과(寡)의 기운을 상승시키고, 중(衆)의 기운을 억제시켜주는 운이 되어야만 좋은 것으로 되어 있다.
이상에서 설명한 내용은 재관을 예로 들어 설명한 것이지만, 다른 육신들에 대한 운용방법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323조>
辛 戊 乙 戊
酉 戌 丑 辰
癸 壬 辛 庚 己 戊 丁 丙
酉 申 未 午 巳 辰 卯 寅
주안점: ‘세재거기과’에 해당하는 사주
이 사주는 주중에 들어 있는 土의 세력이 왕하며 강한 명조이다. 거기에 비하여 관성인 乙木은 거의 무근(無根)한 상태에 있는 데다 중토(衆土)의 생기에 의해서 강세를 띄고 있는 辛酉의 金으로부터 극을 받고 있으므로 하등에 쓸모가 없는 관성이 되고 말았다. 때문에 이 사주는 일주를 포함한 중토(衆土)와 왕금(旺金)이 강중(强衆)인데 반하여 적과(敵寡)의 위치로 전락해버린 것이 관성인 乙木의 위상이다. 그런 까닭으로 세재거기과(勢在去其寡)의 원칙에 따라 길흉을 가늠해야할 사주가 되었는데, 초운이었던 丙寅과 丁卯의 대운을 지나는 동안에는 불필요한 관성이 득지를 하는 운이 됨으로써 수많은 형상파모로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하지만 대운의 운행이 戊辰으로 접어들자 운세가 트이게 되어 연납(捐納)으로 출사(出仕)를 하여 관도에 발을 디디게 되었고, 그로부터 己巳대운을 지나는 20년 동안에 걸처 일취월장의 발전을 보게 되었는데, 종좌이직(從佐吏職)에서부터 시작이 된 당주의 관직이 승진을 거듭한 끝에 마침내는 황당에까지 들어가게 되는 영화를 누리게 되었다. 하지만 午대운에서 그가 수를 다하고 말았는데, 그렇게 된 까닭은 午대운이라는 기운이 가뜩이나 강왕한 일주의 기를 상승시켜주는 운인 동시에 이 사주의 용신인 金의 기운을 극하는 운이었기 때문이었다.
<324조>
癸 丁 壬 戊
卯 卯 戌 午
庚 己 戊 丁 丙 乙 甲 癸
午 巳 辰 卯 寅 丑 子 亥
주안점: ‘거기과’의 사주
이 사주는 상관인 戌土가 당령한 데다 지지에 인성인 두 개의 卯木이 일과 시에 자리를 잡고 있는 터에 관살인 壬癸水가 천간으로 투출하였다고는 하나 무근에 무기한 관살이므로 사용할 수가 없는 관살이 되었으므로 거기과(去其寡)의 이치에 따라 극거시켜 버려야 당주의 운명이 좋아질 수 있는 사주이다. 그런데 초년운이 水의 운인 亥子丑 북방의 운으로 흐르는 바람에 당주의 생활이 일사무성으로 세월만 보내는 나날이 계속되었다. 그러나 丙寅과 丁卯의 대운이 들어오자 흐렸던 날씨가 개이가라도 한 것처럼 운세의 문이 활짝 열리게 되어 사업을 경영하여 가만금(巨滿金)의 재산을 일으키게 되었고, 戊辰과 己巳의 대운으로 접어들어서는 불필요한 관살을 제거시키는 운이 됨으로써 당주의 아들 하나가 등과를 하게 되었으며, 그 후의 여생을 만경쟁영(晩景爭榮)으로 복락을 누리면서 일생을 살았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이 사주를 자세히 관찰하여보면 연지와 월지가 午戌로 화국을 이루고 있고, 두 개의 인성이 당주의 기를 생하고 있으므로 일주의 기가 왕하기가 극에 달하고 있는 사주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따라서 이 사주에 들어 있는 두 개의 관살을 혼잡으로 보아서는 안 되며, 더욱이 합관유살로 보아서는 절대로 안 되는 사주이다.
<325조>
庚 丙 壬 癸
寅 午 戌 丑
甲 乙 丙 丁 戊 己 庚 辛
寅 卯 辰 巳 午 未 申 酉
주안점: ‘성호중’의 사주
丙火 일주가 9월에 출생하였으므로 실기를 한 사주이다. 하지만 일주의 좌하에 양인이 있고, 지지에서 寅午戌로 화국을 이루고 있으므로 결코 일주의 기가 약하지 않은 사주이다. 그러나 연월 양간으로 투출힌 관살 역시 丑土의 암장에다 근기를 두고 있을 뿐 아니라 시간으로 투출한 庚金으로부터 생조까지 받고 있으므로 관살의 기세도 약하다고 할 수 없는 사주가 이 사주이다. 그런데 습토인 丑土에게 주중에 있는 화기가 설기되고 있으므로 일주의 기가 과(寡)에 해당하고 관살의 기가 강중(强衆)이라고 할 수 있는 명조이다. 따라서 사주의 주인인 당주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성호중(成乎衆)의 내용을 이루어야할 사주가 이 명조의 내용으로 되어 있다. 그러한 까닭으로 초년운이었던 辛酉와 庚申의 운을 살아가던 무렵에는 금생수왕(金生水旺)의 운이 되어 유업(遺業)이 풍영(豊盈)하였고, 생활의 즐거움이 또한 자여(自如)하였다. 그러나 대운이 己未운으로 바뀌어지자 火土가 병왕하게 됨으로써 부모가 모두 별세를 하였고, 戊午대운을 지나는 동안에 가산이 모두 탕진되었으며, 처자마저 잃게 되어 객지로 나가 유랑생활을 하다가 사망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9). 사주상에 나타나는 기에 대한 강유(剛柔)를 자세히 살펴야한다
각자의 사주를 감정하는 척도가 기에 대한 심천과 그것들이 지니고 있는 강약을 가늠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것으로서 모든 것이 완수되는 것이 아니고 거기에 덧붙여서 반드시 살펴야할 중요한 또 하나의 내용이 있는데, 그것이 다름 아닌 기에 대한 강유이다. 따라서 당사자의 사주 속에 들어 있는 기운 중에서 강왕의 상태가 지나쳐서 극제시킬 수가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기가 있다고 하면 그와 같은 강자의 위치에 있는 기를 억지로 제압하려 해보아야 목적을 이루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그로 인한 화액(禍厄)이 발생하게 될 것이므로 차라리 그 강자의 성정에 순응하여 그쪽의 기를 더욱 보강시켜주도록 하는 것이 순리가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원래 음양에서의 강유에 대한 도는 궁극적으로는 양기는 강건하고 음기는 유순하다는 차이밖에는 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본질이 강건한 양기 속에도 유약함이 들어 있고, 유약한 음기 속에도 강건함이 들어 있는 것이 또한 음양이 지니고 있는 실상이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예를 들어 봄철의 木과 여름의 火와 가을의 金과 겨울의 水와 사계월(四季月)의 土가 득시에 당령을 하였는데, 사주의 원국에 그것들을 극제시킬 수 있는 오행이 들어 있지 않다고 하면 그 오행들은 세력이 웅장하여 그들이 지니고 있는 성질이 엄청나게 강세를 띄게 될 것이 확실한 것이다. 봄철의 나무와 여름의 불과 가을의 금과 겨울의 수와 사계월의 토가 비록 음간(陰干)에 음지(陰支)라 하더라도 제철을 만났는데 극제지신이 없는 상황에서라면 그 또한 강자가 될 것임에 틀림이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와 같이 강자의 위치에 처하게 될 때는 그것이 비록 음간에 음지라 할지라도 과도하게 강한 자가 되는 것이므로 세력이 약한 오행을 내세워 제지시키려 해서는 안 되고, ‘순기기세’의 원리에 따라 그들이 지니고 있는 강왕한 기를 도와주어 비위를 맞추어주거나 아니면 ‘설기지신’을 활용하여 그들이 지니고 있는 강왕한 기운을 유통시키도록 하여야만 주중에 ‘전전상생’의 기틀이 조성되어 당주의 운명이 좋아지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그게 아니고 만일 강완한 기운이 뭉쳐 있는 상태가 되면 주중에 들어 있는 기가 청(淸)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불청즉불수(不淸則不秀=(기운이)맑지 않으면 (인품이)우수해지지 못하고), 불수즉위완물의(不秀則爲頑物矣=우수하지 못하면 한낱 보잘것없는 물건에 지나지 않게 된다)에 해당될 뿐인 것이다. 따라서 주중에 들어 있는 약한 오행을 가지고 강한 오행을 제압하려 하였다가는 그것이 곧 과부적중(寡不敵衆=약한 기운으로 강한 자와 겨루는)이 되는 것이므로 반격기노(反激其怒=반대로 견노시키다)가 되어 상대방이 더욱 완고하여지는 결과만을 초래하게 될 뿐인 것이다.
그와는 달리 춘금(春金), 하수(夏水), 추목(秋木), 동화(冬火), 중토(仲土)가 주중에 있다고 하면 실기에 무기한 상태가 될 것이므로 사주의 원국에 그것들을 생조하여 주는 오행이 없을 경우 그들의 기운이 극도로 무력한 상태가 될 것이므로 블겁즉불벽(不劫則不闢=극제시키지 않으면 열어지지 않고(주)))하고, 불벽즉불화(不闢則不化=열리지 않으면 생화되지 않으며), 불화즉위후물의(不化則爲朽物矣=생화되지 않으면 한낱 썩은물건일 뿐이다)인 것이므로 다른 오행의 힘을 빌어 그 무력한 오행의 기운을 북돋아주려고 해보아야 그 허약한 오행에게 이쪽의 도움을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조차도 없을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약해지기만 할 것이므로 헛수고에 지나지 않을 뿐인 것이다. 그러므로 상황이 그러할 때는 차라리 그 약한 오행의 기운을 극제시켜 버리든지 소모시키도록 해야하는데, 그 극제시키고 소모시키는 것이 곧 기운들로 하여금 생생지묘(生生之妙)를 이루게 하는 미덕인 동시에 당사자의 운명을 좋은 쪽으로 성취시키는 공덕에 해당하는 것이다.
한편 사주 속에 인자(引者=다른 오행의 기운을 끌어들이는 기운)이 있다는 것은 당사자의 사주 속에 화열(和悅)의 정이 있는 것이 되고, 종자(從者=따르는 기운)이 있다는 것은 변화의 묘가 있는 것이 되는 것이므로 각자의 사주에서 극설인종(剋洩引從)의 넉자 에 대한 내용을 상세히 살펴야하는데, 그것이 곧 무입유(無入有=들어오지 않았는데 있는 것)의 원리이며, 향실심허(向實尋虛=허한 곳에서 실한 것을 구하는)의 묘리(妙理)가 되는 것이므로 오행을 운용하는 또 하나의 지혜라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그러니까 일주의 기가 득시에 당령을 하여 강왕할 때는 그 강왕한 기를 적당하게 억눌러줄 수 있는 오행이 주중에 있어서 적당하게 극제를 시켜주어야만 당사자가 보잘것없는 완물(頑物)이 되지 않고 좋은 재목과 같이 다듬어짐으로써 훌륭한 인재가 되어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갈 수가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 것이 아니고 만일 주중에 그 강왕한 일주의 기를 적당하개 제압해줄 수 있는 극재지신이 주중애 들어 있지 않을 때는 식신이나 상관이 있어서 그 완고한 기운을 설기시킴으로써 일주로 하여금 청영(菁英=수려함)이 되게 하여야하는데, 그렇게 되는 현상이 암처(暗處)에서 생재(生財=식신 상관이 재물을 생하는 기능을 지녔기 때문임)를 하는 기틀이기도 한 것이다. 따라서 그와 같은 현상이 곧 무입유(無入有)의 원리라고도 말할 수 있다.
만약에 일주가 실시에 실기하였고 주중에 일주의 기를 방부하여줄 수 있는 비겁조차도 없는데 관살의 세력은 강하여 위태로울 때에 근기가 있는 식상이 있어 극신(剋身)을 하여오는 그 관살의 기를 억눌러주고 있고, 인성이 있어 일주의 기를 생하여주는 구조를 이루게 되는 경우라면 그러한 현상이 또한 향실심허(向實尋虛)의 현상인 것이므로 명리를 다루는 사람이라면 어떠한 경우에라도 명조의 구조 여하에 따라 활간(活看)을 할 줄 알아야지 사전에 어떠한 사주가 좋은 사주라는 식의 틀을 짜놓고 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한다.
(주) ‘극제시키지 않으면 열리지 않고’--약한 오행을 극제시키면 파괴가 될 뿐인데 무엇이 열리는 것이냐고 샹각하기가 쉬울 것이다. 그러나 위에서 말한 ‘극제시켜지 않으면 열리지 않고’라는 말은 극제를 당하는 약한 오행이의 기가 열린다는 것이 아니라 약한 오행이 극제를 당함으로써 주중에 있는 다른 기운이 열린다는 말이므로 잘못 해석하는 일이 없기 바란다.
<326조>
丙 庚 戊 壬
戌 寅 申 戌
丙 乙 甲 癸 壬 辛 庚 己
辰 卯 寅 丑 子 亥 戌 酉
주안점: ‘순기기세’의 사주
금왕지절인 申월에 출생한 일주인데 주중에 있는 土의 기세가 강하므로 일주의 기가 대단히 왕한 사주이다. 식신인 壬水가 연간으로 투출하기는 하였으나 戌土 위에 앉아 있고, 월간으로 투출한 효신인 戊土로부터 극을 당하고 있으므로 탈진(脫盡)이 되고 있어서 지지에 있는 寅(午)戌에다 근기를 두고 있는 살성인 丙火를 용신으로 해야할 사주이다. 하지만 당주의 운행이 5십 세가 넘을 때까지 용신인 丙火의 기운과는 배치되는 금수지지로 흐르는 바람에 일사무성으로 지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甲寅대운이 들어오자 효신인 戊土를 극거시키는 한편 용신인 丙火의 기를 생조하게 됨으로써 분연히 일어서게 되었고, 乙卯대운까지 흐르는 2십 년 동안에 거만금(巨萬金)의 재산을 일으켰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당주의 그와 같은 운로(運路)의 내용을 원전에서는 한 수의 시로서 표현을 해놓았는데, 그 시가 지니고 있는 내용을 인용해서 표현하면 그 내용이 이러하다.
포유망추이조고(蒲柳望秋而凋枯)--창포나 버드나무는 가을이 다가올수록 조고하여지지만).
송백경상익무성야(松栢經益茂盛--송백은 서리가 내릴수록 더욱 무성하여진다).
<327조>
丁 乙 丁 辛
丑 未 酉 酉
己 庚 辛 壬 癸 甲 乙 丙
丑 寅 卯 辰 巳 午 未 申
주안점: ‘유통지신’의 위치
乙木 일주가 금왕지절인 酉월에 출생하였으므로 木의 기운은 조고하고 金의 기운은 강하면서도 예리한 사주이다. 하지만 다행히 일주가 앉아 있는 자리가 자신의 고근(庫根)인 未土의 위이고, 월과 시의 양간에 식신인 丁火가 투출하였으므로 충분하게 제살을 시킬 수가 있는 구조로 되어 있어서 좋아진 사주이다. 그와 같은 사주의 덕으로 당주의 조업이 풍영하였으며, 근향조채(芹香早采=풍요로운 생활)로 배움의 길을 걸을 수가 있었다. 하지만 영달의 길에까지 나가지는 못하였는데, 그렇게 되었던 까닭은 주중에 있는 살세가 왕하기 때문이 아니라 일지에 있는 丑土에 의한 작화(作禍)가 컸기 때문이었다. 이유인즉 습토인 丑土가 살기를 생하고 있을 뿐 아니라 용신인 火의 기운을 설기시키는 한편 丑未충으로 용신의 근기 자체를 파괴시켜버리는 데 중요한 원인이 있어서였다. 이 사주의 경우 일주를 비롯한 천간에 있는 木火가 전적으로 未土의 암장에 들어 있는 고근에다 의지하고 있는 형편인데, 그 귀중하기 이를 데 없는 丑土가 충을 하여 파괴를 시켜놓고 있으니 어찌 당주가 영달할 수가 있겠는가. 그런 연고로 하여 당주가 여러 차례 과거에 응시를 하였으나 낙방만을 거듭하였고, 대운에서 癸巳운이 들어오자 지지에서 巳酉丑으로 금국이 형성되는 바람에 천간에서는 癸水가 丁火를 극하고, 지지에서는 丑土의 기세가 더욱 강화됨으로써 물에 빠져 익사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당주의 죽음이 익사였던 것은 기신인 癸水가 용신인 丁火를 극파시켰기 때문이었다.
<328조>
甲 庚 戊 壬
申 辰 申 申
丙 乙 甲 癸 壬 辛 庚 己
辰 卯 寅 丑 子 亥 戌 酉
주안점: 운행이 가져오는 영향
7월에 출생한 庚金 일주가 지지에서 세 개의 申金을 만났으므로 왕의 상태가 극에 달하고 있는 사주이다. 재성인 甲木이 시간으로 투출하였다고 하나 무근에 무기하므로 사용할 수가 없는 재성일 뿐이고, 오로지 연간으로 투출한 식신인 壬水를 용신으로 하여 일주가 지니고 있는 강왕한 기운을 설기시켜야 할 형편인데, 그것마저 월간으로 투출한 효신인 戊土가 탈식(奪食)을 해버린 통에 주중에서 무엇 하나도 용신으로 잡을 수가 없는 사주가 되고 말았다. 그런 까닭으로 운행이 土金의 운을 지나는 초년의 운에서 형상파모로 고통만이 따랐을 뿐 아니라 조부에게서 물려받은 가산까지도 지키지를 못하였다. 하지만 辛亥대운이 들어오자 사업을 경영하여 득의(得意)의에 찬 세월을 맞이하게 되었고, 壬子와 癸丑의 대운을 포함한 3십 년 동안에 수 십만의 재물을 일으키게 되었으므로 유년시절에 배우지 못한 것이 한이 되어 독성와 문묵(文墨)으로 여생을 즐기게 되었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이 사주에서 우리가 깨달을 수 있는 것은 각자의 사주에서 운행이 좋은 곳으로 흐르게 되면 그로 인한 발복의 규모가 대단히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점이다.
<329조>
甲 乙 己 戊
申 亥 酉 辰
丁 丙 乙 甲 癸 壬 辛 庚
巳 辰 卯 寅 丑 子 亥 戌
주안점: ‘등라계갑’의 사주
乙木 일주가 酉월에 출생하였는데, 재성인 戊己土가 생살을 하고 있으므로 일주의 기가 극도로 허약한 사주이다. 그러나 일주의 좌하에 인성인 亥水가 있기 때문에 강왕한 관살의 기운을 인성쪽으로 인통시켜 일주인 乙木을 생하고 있는 점이 좋고, 더욱이 이 사주의 내용이 묘한 것은 시간으로 양목(陽木)인 甲木이 투출함으로써 약한 음목(陰木)인 일주가 넝쿨을 뻗으며 오를 수가 있게 되어 소위 말하는 등라계갑(藤懶繫甲)의 형상을 이루게 된 사주라서 대단히 좋아진 사주이다. 그런 까닭으로 출신이 한미(寒微)한 사람이었으나 운행이 亥운에 이르렀을 때 학궁으로 들어갈 수가 있었으며, 壬子대운에서 과거에 급제를 하게 되었고, 그 후에 사로지광(仕路之光)이 혁혁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다만 丑대운에서는 생살을 하는 운이 되어 가족 중에 질병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이 있었을 뿐 甲寅대운에서 극토부신(剋土扶身)을 하는 운이 되어 수차에 걸쳐 승진을 하게 되었고, 乙卯대운에서는 벼슬이 시랑(侍朗)에까지 오르게 되었다. 그러니까 이 사주에서 일주에게 가장 소중한 오행이 일지에 있는 亥水라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만약에 일지의 亥水가 없었다고 가정을 하면 이 사주의 주인 역시 한낱 범속한 인물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亥水가 처한 자리가 일주의 좌하가 아니고 일주와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지지에 있었을지라도 위의 내용과 같이 일주에게 생화지정(生化之情)을 가해주지는 못하였을 것이므로 당주가 공명을 이루었다 하더라도 작은 성취에 불과하였을 것이라고 보아야한다.
(10). 오행의 순역지기(順逆之機)의 중요성
오행의 ‘순역지기’란 기에 대한 진퇴를 말하는 것으로서 주중에 들어 있는 기들이 균형 있게 조화를 이루는 동시에 불패(不悖)의 기틀을 이루는 현상을 가리켜서 하는 말이다. 그러니까 주중에 들어 있는 오행 중에서 제거시켜야 할 것이 무엇이며 억제시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여 당해 사주의 내용이 요구하는 바에 따라 사(捨)할 것은 사하고 취(取)할 것은 취하도록 하는 기준을 잡는 것이 오행에 대한 올바른 운용이며 ‘순역지기’를 구현하는 첩경이라고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당령을 하여 득세(得勢)를 한 오행일 경우라면 그 오행의 상태가 강자의 위치에 처하게 되는 것이므로 억지로 그 강한 기운을 꺾으려 해보아야 불가항력으로 뜻을 이룰 수가 없는 것이므로 그 강한 오행의 의향에 따라 ‘순기기세’의 원리에 의해서 설기시키도록 하는 것이 좋으므로 그것이 곧 불가역자(不可逆者는 의생이성지(宜洩而成之)의 내용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와는 반대로 무력하여 사용할 수가 없는 오행은 그것들의 기운을 돋아주어 보아야 도로무공이 될 것이므로 차라리 극파를 시켜버리는 것이 또한 오행의 ‘순역지기’를 실현시키는 중요한 내용이라고 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오행의 ‘순역지기’의 원리 속에는 오행의 강약에 따른 운용상의 기준을 비롯하여 오행의 ‘전도지리’의 법칙 등이 들어 있는 것이라고 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 동안에 설명하여온 모든 상과 국을 비롯한 각종의 격국을 정하는 기준 역시 오행의 ‘순역지기’에 의한 구분이었다고 보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 한다. 그뿐 아니라 청탁을 가리는 기준 역시 엄밀하게 말하면 오행의 ‘순역지기’에 의한 구분이었다고 보아야할 것이다.
<330조>
庚 庚 庚 庚
辰 申 辰 辰
戊 丁 丙 乙 甲 癸 壬 辛
子 亥 戌 酉 申 未 午 巳
주안점: ‘가순이북가역’의 사주
천간에 있는 오행이 모두 金으로서 일지에 녹왕이 되었으며, 세 개의 辰土로부터 생기를 받고 있으므로 당주의 기가 엄청나게 강한 사주이다. 때문에 이와 같이 주중에 들어 있는 모든 기운이 한 곳으로 모이게 되는 사주를 가리켜 군재일인(權在一人)격의 사주라고 하는 것이므로 ‘가순이불가역’이라고 말하며 ‘순기기세’를 하여 강왕한 일주의 기를 인통시켜야만 당주의 운명이 좋아지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게 아니고 만일 일주가 지니고 있는 강왕한 기운을 억지로 억누려하였다가는 격노기성(激怒其性)을 하는 것이 되어 반드시 당주에게 재앙이 닥치게 되는 것이므로 명리학을 하는 사람이라면 명심하고 또 명심을 해야할 일인 것이다. 이 사주의 주인 역시 행오출신(行伍出身)의 몸으로 군문(軍門)에 몸을 담아 지나는 동안 壬午와 癸未대운을 지날 무렵에는 비록 남방의 조토운이어서 크게 좋은 일은 없었어도 천간으로 壬癸水가 개두하게 되는 운행이었던 관계로 대과없이 자낼 수가 있었으며, 운행이 甲申과 乙酉에 의한 서방의 금왕지지를 지나는 동안에 는 ‘순기기세’의 운에 힘입어 직책이 총병(總兵)으로 승진이 되었으나 丙火의 운에 이르러 주중에 있는 왕신에 대한 ‘촉노기성’으로 범법을 한 뒤에 군중(軍中)에서 처형당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331조>
甲 庚 甲 癸
申 辰 子 酉
丙 丁 戊 己 庚 辛 壬 癸
辰 巳 午 未 申 酉 戌 亥
주안점: ‘이인동심’의 사주
庚辰 일주(日柱)가 지지에다 녹왕이 되어 있으나 11월의 왕수가 당권을 하고 있고, 또 지지에서 申子辰으로 수국이 되어 있으므로 재성인 甲木이 월간으로 투간되었다고는 하나 치지불용으로 사용할 수가 없는 재성이 되고 말았다. 때문에 이 사주의 내용은 이인동심(二人同心=金과 水)으로 구조를 이루고 있는 사주가 도되었다. 따라서 金水의 기운에 순응하여야 할 사주가 되었으므로 癸亥와 壬水의 대운에서는 음비(蔭庇)가 유여하였으나 戌土의 운이 들어오자 제수(制水)를 하게 되어 얼마간의 고통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지지에 申酉戌에 의한 금국이 형성됨으로써 비록 집안의 상고(喪故)를 겪기는 하였으나 별무대환으로 넘어갈 수가 있었다. 그 다음으로 들어온 辛金의 운에서 입반(入泮=입학)을 하였으며, 酉운에서 보름(補廩=학문을 인정하는 격식의 하나)을 받았고, 庚운에서 등과를 하는 한편 申운에서 수국이 되는 운의 덕으로 가세가 더욱 풍요로워지는 기쁨을 누리게 되었다. 그러나 운행이 巳午未에 의한 남방의 火운으로 들어서게 되자 형처극자에다 가업이 점소(漸消)되었으며, 戊土의 운이 들어오자 촉수지성(觸水之性)을 하게 되어 나머지의 가산을 모두 파진(破盡)한 뒤에 사망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332조>
丙 乙 辛 壬
子 亥 亥 子
己 戊 丁 丙 乙 甲 癸 壬
未 午 巳 辰 卯 寅 丑 子
주안점: ‘곤륜지세’의 사주
壬水가 숭권한 데다 자지가 모두가 水이므로 소위 곤륜자수(崑崙之水)에 해당하는 사주이다. 때문에 그 강왕한 水의 성정을 거스르는 충분(沖奔)이 있게 되면 기세가 대단하므로 지극히 무정한 결과를 낳게 될 것이 이 사주가 지니고 있는 내용이다. 때문에 시간으로 丙火가 투간되기는 하였으나 강왕한 수기에 의해서 극절되었으므로 사용하자 못하게 되어버림으로써 유업이 비록 풍영하였으나 초년에 이미 탕언(蕩焉)이 되는 불운을 겪어야만 했다. 하지만 운행에서 甲寅과 乙卯의 운이 들어옴으로써 왕양한 수의 기운을 흡수하는 운이 되어 입학에 ‘보름’을 하게 되었고, 정재병익(丁財竝益=사람과 재물이 늘어나다)으로 가도가 번창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도 당주에게는 일장춘몽에 불과하였는데, 丙火의 운이 들어오자 水火가 교전을 하는 운이 됨으로써 형처극자에 파모이상으로 모든 것을 다 날리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후 丁巳대운에서 가파신망으로 당주 자신마저 타계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가인역학원·가인명품작명·가인풍수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원(三元)을 알아야 한다 (0) | 2009.07.05 |
---|---|
전상(全象)으로 된 사주는 재지(財地)의 운행으로 흘러야 운명이 좋아진다 (0) | 2009.07.05 |
生時論 (0) | 2009.07.05 |
각일간의 고庫지입니다. 암기하세요 | 명리학 마무리 (0) | 2009.07.05 |
일생을 알고 싶어 오실때 그 정확한 감정법 (0) | 2009.07.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