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원(三元)을 알아야 한다

2009. 7. 5. 23:24가인역학원·가인명품작명·가인풍수원

1편. 전문가편

제1장. 명리학(命理學)의 기본

서장(序章)1, 삼원(三元)을 알아야 한다

명리의 진수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삼원’이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삼원’에 대한 이치를 올바로 알지 못하고는 참다운 명리를 알 수가 없을 뿐 아니라 오행 속에 들어 있는 기의 동태와 그 변화의 기틀을 확연하게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명리에서의 ‘삼원’이란 ‘천원(天元)’, ‘지원(地元)’, ‘인원(人元)’을 지칭해서 하는 말인데, ‘천원’이란 천간을 가리켜서 하는 말이고, ‘지원’이란 지지를 가리켜서 하는 말이며, ‘인원’이란 지지의 장간(藏干)에 들어 있는 오행을 가리켜서 하는 말이다. 예를 들어 같은 삼월절인 辰월에 출생한 사람이라도 청명이 들어온 후 며칠 만에 출생하였느냐에 따라 그 시기를 주관하는 기운, 즉 사령신(司令神)이 다른 것으로 되어 있다. 삼월달인 ‘辰월’인 경우 辰 속에는 을계무라(乙癸戊)라는 암장간(暗藏干)이 들어 있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그 암장된 乙癸戊 중에서 맨 처음의 乙木을 여기(餘氣) 또는 초기(初氣)라 하고, 癸水를 중기(中氣)라 하며, 마지막의 戊土를 정기(正氣)라 하고 있다. 그러니까 같은 3월인 辰월에 출생한 사람이라도 그 사람의 생일이 청명이 들어온 후 며칠 만에 출생하였느냐에 따라서 乙癸戊 중에 사령신이 다르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사주팔자가 차지하고 있는 오행이 똑같은데도 어떤 사람은 안락한 생애에다 그 수명까지도 장수를 하는데, 어떤 사람은 고통스런 삶을 살다가 짧은 생애로 삶을 마감하게 되는 차이가 생겨나는 것도 위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사령신’의 오행이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단, 여기에서 여러분들에게 일러두고 싶은 것은 ‘사령신’이라는 말을 사용한다고 해서 종교에서 말하는 신의 개념으로 인식하지는 말아달라는 점이다. 앞으로도 무수히 많은 신이라는 말들이 나올 것인데, 역학에서의 ‘신’이란 기(氣)를 가리켜서 일컫는 말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한다.

한편 당사자가 출생한 시기에서 작용하는 오행의 소임을 ‘사령신’이라는 말 대신에 그 시기를 주관한다고 해서 ‘용사지신(用事之神’이라는 말로도 표현하고 있다. 즉. 3월의 경우 암장된 乙癸戊 중에서 여기인 乙木이 용사하는 것이 청명이 들어온 날로부터 9일간이 되고, 중기인 癸水가 용사하는 것이 3일간이며, 나머지 18일간은 정기인 戊土가 용사를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당사자가 출생한 시기에 따라 ‘사령신’이 희신(喜神)이면 당사자의 운명이나 운세가 좋은 것이고, 흉신(凶神)일 때는 당사자의 전 생애가 불행하여짐은 말할 것이 없고, 그 수명까지도 장구하지 못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음양이란 본래 태극에서 비롯된 기의 모체이다. 그것이 다섯 가지 요소로 분화된 것이 오행이고, 만유(萬有)에게 왕상휴수(旺相休囚)의 결과를 나타내는 것이 기인 것으로 되어 있다. 그것을 불경에서는 성주괴공(成住壞空)이라 말하고 있고, 인사명리(人事命理)에서는 생로병사(生老病死)라 말하고 있다. 그리고 또 역학에서는 태극에서 발산하는 음양의 섭리를 제재(帝載)라 하며, 오행의 작용을 신공(神功)이라 하고 있다. 따라서 음양은 본래 태극에서 발생하고, 오행은 사시에 걸쳐서 작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또 주역의 설괘전(說卦傳)을 보면 진출어제(震出曰帝)라고 되어 있는데, 주역에서 말하는 진(震)이란 오행으로 木을 가리키는 말이며, 제(帝)란 양기(陽氣)의 기를 가리켜서 하는 말이다. 그러니까 만유가 다 그렇듯이 인간도 음양에서 파생되는 오행의 기를 벗어나서는 존재할 수가 없는 자연의 일부분이라는 내용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가 있다. 그리고 그 기에 의해서 좌우되는 것을 가리켜 우리는 운명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요컨대 운명적인 기를 잘 타고난 사람은 그 생애가 복되고 장수할 수가 있는 것이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불행하고 수명 또한 단명하도록 되어 있다는 것이 역학으로 살펴볼 수 있는 우리들의 운명인 것으로 되어 있다.

위에서 지적한 ‘삼원’의 기틀을 올바로 알아야하는 이유도 그와 같은 기의 중요성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3. 역리에 능통하려면 기에 대한 진퇴의 기틀을 알아야 한다

명리에서 기의 진퇴지기(進退之機)를 아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일반적으로 오행이 장생(長生)이 되면 왕(旺)한 것으로 알고, 사절(死絶)이 되면 쇠(衰)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보다 먼저 살펴야하는 것이 각각의 기가 봉착하고 있는 진퇴(進退)의 기틀이다.

오행에는 반드시 기에 대한 왕상휴수(旺相休囚)’의 차이가 있는 법인데, 그것은 계절에 따라 차등이 정해지고 있다. 그와 같이 차등이 생기도록 되어 있는 것이 자연의 섭리이며, 운기의 정당한 질서라고 할 수가 있다. 즉 각각의 오행이 자기의 기운에 해당하는 계절을 앞에다 두고 있을 때를 상(相)이라 하고, 제 철을 만났을 때를 왕(旺)이라 하며, 자기의 시기를 넘겼을 때를 휴(休)라 하고, 퇴(退)하여 무기력하여지는 때를 수(囚)라 하고 있다. 그러므로 명리를 배우는 사람이나 연구하는 사람은 반드시 기의 ‘진퇴지기’인 ‘왕상휴수’를 알아야하는 것이 필수불가결의 조건으로 되어 있다. 때문에 각자가 타고난 사주의 구성요건에서 일주(日主)와 희신(喜神)은 왕상하여야 좋고, 휴수가 되면 좋지 않으며, 기신이나 흉살 등은 휴수가 되는 것이 좋고, 왕상한 것은 좋지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상’ 다음의 단계에서 ‘왕’의 상태가 되는 것이므로 그것도 결코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왜냐면 ‘왕’의 상태에 도달하면 머지 않아 극성지물(極盛之物)의 상태가 되는 것이므로 노후해지기가 쉽기 때문이다. 그것은 마치 만개하였던 꽃이 시들어버리는 것과 같고, 장년의 시기를 지난 육체가 노경으로 들어서서 기력이 쇠잔해지는 것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모든 현상이 다 그렇듯이 기의 ‘왕상휴수’에 있어서도 ‘상’의 상태가 가장 좋다고 할 수 있다. ‘상’의 상태는 앞으로 성장발전해 갈 수 있는 가능성의 시기이기 때문이다. 단 지구의 회전에 따라 기 역시 생성(生成)과 쇠잔(衰殘)을 거듭하는 것이 자연의 섭리이므로 극성지세(極盛之勢)가 되어 ‘수’의 상태에 들어간 기운이라도 때가 돌아오면 다시금 소생하게 된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기의 ‘진퇴지기’가 인명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다음에서 두 개의 명조(命造)를 예로 들어 설명을 하도록 하겠다.

<1조>
壬 甲 庚 丁
申 辰 戌 亥

壬 癸 甲 乙 丙 丁 戊 己
寅 卯 辰 巳 午 未 申 酉

주안점: 진기가 된 사주의 예

이 <1조>는 甲木이 9월인 戌월에 출생하였으므로 일주인 甲木이 휴수의 상태가 극에 달하고 있다. 게다가 월간(月干)으로 투출(透出)한 칠살(七殺)인 庚金이 시지(時地)에다 녹(祿)을 두고 있고, 辰戌土의 생을 받고 있어 왕한 상태에서 일주인 甲木을 극해오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연간에 있는 일점 丁火가 강한 庚金을 상대로 하여 대적하기에 역부족으로 되어 있는 형편인데, 재성(財星)인 두 개의 辰戌土가 생살(生殺)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마치 살중신경(煞重身輕)의 명조인 것처럼 되어 있다.

하지만 9월의 甲木은 이미 진기(進氣)의 시기에 직면하여 있는 상태이고, 시간에 있는 壬水가 아신(我身)인 甲木에게 가까이 붙어 있으면서 생기를 가하고 있는 위치에 있으며, 연간(年干)의 丁火하고는 멀리 떨어져 있는 데다 일주인 甲木을 생하고 있어서 甲木은 다시 丁火를 생하는 상생유통(相生流通)의 관계가 되기 때문에 결국은 丁火를 상하게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다. 따라서 丁火가 비록 약하기는 해도 자신의 고지(庫地)에 해당하는 戌土에다 뿌리를 박고 있어서 좋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戌土는 화고(火庫)에 해당하는 조토(燥土)이고, 辰자가 비록 습토(濕土)이기는 하나 암장 속에 木의 여기인 乙木이 들어 있기 때문에 목생화(木生火)로 丁火를 생해주어 능히 庚金에게 대적할 수가 있는 형국을 이루고 있다. 아울러 일주인 甲木은 연지(年地)에 있는 亥水에게 장생(長生)이 되어 있으므로 일생일제(一生一制)의 내용을 이루고 있는 사주라고 할 수가 있다. 그런 결과로 당주(當主)의 사주 자체가 생화(生化)가 되어 유정(有情)하며, 명조를 구성하고 있는 오행들이 부쟁불투(不爭不妒)가 되어 있는 사주임을 알 수가 있다.

당주의 운행이 丁未에 이르렀을 때 벼슬길에 오르더니 丙午와 乙巳를 거쳐 寅卯辰의 동방의 木운을 살아가는 동안 벼슬의 직위가 연속적으로 상승하였고, 생활의 내용 또한 대단히 유족하게 살았던 것으로 되어 있다.

이로 미루어 보건대 이 <1조>의 사주는 용신(用神)이 丁火이며, 희신(喜神)이 木이라는 것을 알 가수가 있다.



<2조>
壬 甲 庚 乙
申 戌 辰 亥

壬 癸 甲 乙 丙 丁 戊 己
寅 卯 辰 巳 午 未 申 酉

주안점: 퇴기에 처한 일주

이 사주는 <1조>의 사주와 대동소이하다. 어떻게 보면 <1조>의 사주보다 좋아 보이는 것이 이 <2조>의 사주이기도 하다. 월간으로 투출한 庚金 칠살이 연간에 있는 乙木과 합을 하여 탐합망충(貪合忘沖)으로 일주인 甲木을 공격해오지 않는 것처럼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하여 <1조>의 주인은 벼슬길에 올라 입신양명을 하였는데, 이 <2조>의 주인은 한낱 가난한 선비로서만 일생을 보내야만 하였는가! 이유가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 <2조>의 경우는 乙庚의 합과 월지(月支)에 있는 辰土 때문에 그러한 차이가 생겨났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즉 <1조>에서의 庚金 칠살은 자신이 앉아 있는 자라가 조토(燥土)인 戌土이고, 바로 연간에 丁火가 있어서 억제를 당하고 있었지만, 이 <2조>의 경우는 庚金이 앉아 있는 자리가 생을 받는 辰土의 위일 뿐 아니라 옆에 있는 乙木과 합을 함으로써 을경화금(乙庚化金)이 되어 더욱 일주인 甲木을 공격해오기 때문에 흉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뿐 아니라 <1조>의 甲辰 일주는 습토(濕土) 위에 앉아 있기 때문에 생목(生木)의 혜택도 받는 것이 되지만, 이 <2조>의 경우는 戌이라는 조토 위에 앉아 있기 때문에 전혀 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1조>의 사주는 지지에서 申辰으로 수국(水局)을 이루고 있으나 이 <2조>의 사주는 지지가 申戌이 되어 생살을 하고 있어서 그 해독만이 가중되고 있을 뿐 조금도 도움이 되질 않고 있는 거이다. 더욱이 <1조>의 사주는 甲木이 진기의 위치에 놓여 있고, 庚金은 퇴기의 상태에 처해 있는 것이지만, <2조>의 사주는 庚金이 진기의 상태에 들어 있고, 甲木은 퇴기의 위치에 놓여 있는 점이 다른 것이다. 9월의 木은 장차 돌아올 수기(水氣)의 계절인 동절(冬節)을 앞에다 두고 있지만, 9월의 金은 설기가 되는 동절(冬節)을 앞에다 두고 있다는 점과, 삼월의 木은 극해(剋害)를 당하는 계절인 가을을 앞에다 두고 있는 데다 금왕지절(金旺之節)인 申酉월을 앞에다 두고 있는 庚金의 입지를 가늠하여 주기 바람) 그와 같은 차이 때문에 위에서 예로 든 양조(兩造)의 주인들은 전 생애를 통하여 누릴 수 있는 행불행의 조건이 판이하게 달랐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의 명조를 위에서와 같은 기준으로 분석하여 볼 때 기에 대한 ‘진퇴지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을 수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4. 간지의 배합을 자세히 살펴라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서 일생 동안 겪어야하는 삶의 내용을 우리는 운명이라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역리에 의해서 나타내는 것이 사주이며 팔자이다. 사람의 운명이 사주인 것은 각자가 세상에 태어날 때에 가지고 나온 연월일시에 의한 출생의 시기가 있기 때문이며, 그것을 여덟 개의 글자로 나타내는 것은 사주에 들어 있는 간지의 숫자가 모두 여덟 개의 글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의 운명에 담겨 있는 내용을 오행의 글자들인 간지로서 나타내고는 있어도 그 간지라는 것 역시 당사자의 운명에 담겨 있는 기가 어떤 것인지를 가늠해보기 위한 부호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그러므로 명리를 배우려 하거나 연구하는 사람은 다른 무엇보다도 각자의 사주에 들어 있는 간지의 배합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를 살펴야할 필요가 있다. 왜냐면 각자의 운명이 좋고 안 좋고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것이 간지이고, 사주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생긴 모습과 성격이 제 각각인 것처럼 각자의 운명에 들어 있는 간지의 내용과 그 배합의 형태도 모두가 다르도록 되어 있다. 그 천차만별에 의한 간지의 배합을 가지고 우리의 역학자들이 사람의 운명을 보아주고 있으므로 그 배합에 대한 내용을 면밀하게 살피지 않으면 안되도록 되어 있다. 각자가 겪어야 하는 길흉화복이 모두가 다 간지의 배합 여하에 따라서 좌우되기 때문이다.

단 간지의 배합을 살펴야 된다고 해서 편관(偏官), 편재(偏재), 편인(偏印), 겁재(劫財), 양인(陽刃), 상관(傷官) 등은 나쁘고, 정관(正官), 정재(正財), 정인(正印), 식신(食神) 등은 좋은 것이라는 편견은 갖지 말아야한다. 일반적인 명칭이 비록 안 좋은 쪽에 들어 있는 것들이라도 각자가 타고나는 사주에 나타나는 간지의 배합 여하에 따라 희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간지의 배합에서 무엇을 살펴야한다는 말인가! 우선적으로 살펴야할 것이 일주의 쇠왕(衰旺)이다. 그런 연후에 용신(用神)과 기신(忌神)과 희신(喜神)의 동태를 살펴보아 어떤 것을 억제시키고, 어떤 것을 돋구어 주어야하는지를 측정해서 운명을 논단하도록 해야 한다.

각자의 사주팔자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용신(用神)이다. 용신이 확실하고 건왕해야만 그 사람의 생애가 안락하며 행복해질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용신이 극파(剋破)를 당하거나 압박을 받을 때에는 반드시 당사자의 생애가 험난하여서 고통을 받게 됨은 물론 뜻을 이루기가 어렵게 되어 있는 것이 사람의 팔자이며 운명인 것이다.

용신이 극파를 당하거나 억압을 받게 되는 것은 그 사람의 사주에 기신(忌神)이 강세를 띄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일주에게 꼭 필요한 오행을 용신이라 하고, 그 용신을 생하거나 북돋우어주는 오행을 희신이라 하며, 기신을 도와주는 오행을 구신(仇神)이라 하고 있다. 사람의 사주팔자 중에서 일주와 용신과 희신과 기신과 구신을 제외하고 나면 불과 2, 3개의 간지가 남게 되는데, 위에서 말한 일주와 용신과 희신과 기신과 구신 등을 제외한 나머지의 오행들은 한신(閑神)이라 말하고 있다.

일주에게 미치는 희기(喜忌)를 가린 뒤에는 소위 거류서배(去留舒配)라 하여 물리쳐야할 것과 머물러야할 것들의 경중을 살펴서 논단하면 당사자가 운이 막혀 있는 사람인지 뚫려 있는 사람인지를 명확하게 알 수가 있으므로 운명을 감정함에 있어 추호의 어긋남이 없게 될 것이다.



<3조>
壬 庚 戊 甲
午 申 辰 子

丙 乙 甲 癸 壬 辛 庚 己
子 亥 戌 酉 申 未 午 巳

주안점: 삼귀지미(三貴之美)의 허상

이 사주를 가리켜 속된 역학인 중에는 천간에 삼기(三奇)에 해당하는 甲戊庚이 투출하여 있고, 지지에 귀(貴)의 근본이라고 하는 申子辰의 삼합 수국(水局)이 되어 있으므로 대단히 좋은 사주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申子辰에 의한 삼귀(三貴)가 들어 있기 때문에 시지에 있는 午火를 극하지 않을 것이므로 관성인 午火를 용신으로 삼을 수가 있는 명조라면서 흥분을 할 수가 있는 사주이기도 하다. 그러나 申子辰으로 水의 국을 이룸으로써 水의 기세는 강왕(强旺)하지만, 반대로 午火의 기운은 쇠약한 상태가 되어 있는 사주가 이 사주이다. 때문에 속된 역학인들이 용신이라고 잡아 귀하게 다루고 있는 관성인 午火가 그 강왕한 수기(水氣)에 의해서 상하게 될 것이 엄연하므로 용신으로 쓸 수가 없게 되어 있다. 부득이 힘이 강해 보이는 시간의 壬水를 용신으로 쓸 수밖에 없는데, 소위 ‘삼귀’ 중의 하나인 월간의 戊土가 극을 하고 있으므로 그것마저 쓸 수가 없는 지경이 되고 말았다. 壬水가 申子辰의 수국에다 뿌리를 박고 있고, 일주에 있는 庚申으로부터 생을 받고 있는데 어떻게 壬水가 월간의 戊土인 편인(偏印)에게 극을 당하느냐고 혹자는 의문을 느낄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壬水가 앉아 있는 자리가 午火이기 때문에 거의 생기(生氣)를 잃어버린 상태에서 득령(得令)을 한 戊土가 극을 해옴으로써 파괴될 수밖에 없는 것이 壬水라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그렇다면 사주 자체가 신왕(身旺)하므로 생부(生扶)를 하여주는 土金은 용신으로 쓸 수가 없고, 이제 남은 것은 재성인 연간의 甲木밖에 없는데, 삼월의 甲木은 이미 퇴기의 상태가 되어 휴수(休囚)의 위치에 떨어져 있는 데다 역시 가신(假神=사령신이 아니라는 뜻임)에 불과하므로 이 <3조>의 주인은 용록지인(庸碌之人=부지런히 노력해야 벌어먹고 살 수 있는 사람)에 지나지 않았다. 이 <3조>의 운행 역시 초년 이후 중연까지 남방의 화운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형처극자(刑妻剋子=처자를 모두 앞세움)를 한 뒤에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다가 생을 마쳤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이 사주에서도 보여주듯이 甲戊庚이 ‘삼귀’라는 이론이나 金 일주에 申子辰이 공귀(拱貴=건록과 인성과 상관이 합해져서 귀를 이루고 있다는 뜻에서 비롯된 말)라는 이론들은 모두가 틀린 주장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는 것이다.



<4조>
壬 乙 己 丙
午 丑 亥 子

丁 丙 乙 甲 癸 壬 辛 庚
未 午 巳 辰 卯 寅 丑 子

주안점: 잘 이루어진 간지의 배합

이 <4조)의 사주는 언뜻 보아서는 전혀 좋을 것이 없어보이는 명조이다. 천간에서 壬水가 丙火를 극하고 있고, 지지에서는 子午가 요충(遙沖=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서의 충) 되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목(寒木)은 양기를 좋아하는 법이데, 壬水가 시간에 투출하여 있어서 水의 기세가 범람하므로 화기가 극절(剋絶)되어 있는 꼴이므로 마치 명리(名利)를 이룰 수가 없는 사주인 것처럼 되어 있다. 그러나 면밀히 검토하여보면 그렇지가 아니하다. 3水, 2토, 2火가 되어 있으므로 金이 없어서 水를 生하지 않고, 겨울의 화기가 비록 휴수가 되어 있기는 하나 사주의 원국(原局)에 土가 있기 때문에 ‘水의 세력으로부터 휴수된 火를 보호해 주고 있는 것이 되니 소위 아능구모(兒能救母=土는 火의 자식에 해당하므로 그 土가 어머니인 火를 구하고 있다는 뜻)의 형국이 되어서 좋다고 할 수가 있다. 천간의 壬水가 木을 생하고, 丙火가 己土를 생하고 있으므로 各立門戶(각자에게 근기가 되는 것을 서로가 지켜 주는 상태)를 이루고 있는 사주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주팔자 모두가 유정의 관계가 되어 있어 조금도 쟁극(爭剋)의 기미가 없는 좋은 사주이다. 운행에서 비록 북방 의 수운을 만난 초년 시절이 있었지만, 월간으로 투출한 己土가 午火에 통근록왕(通根祿旺)이 되어 있기 때문에 수세(水氣)를 막아주어 문제가 없었으니 유병(有病)에 득약(得藥)이라고 할 수가 있는 시절이었다. 게다가 木火의 기가 진기되어 있고, 丙火 상관을 용신으로 하는 사주라서 수기(秀氣)가 유행되는 좋은 사주라고 할 수가 있다. 초년 이후 운행이 운행이 동남향으로 흘렀으므로 용신이 생왕(生旺)하게 되어 입신양명을 하였던 것이 이 사주이다.

이상으로 미루어 보건대 사주에서의 간지의 배합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 수가 있게 하고 있다.



5. 천간의 체상론(體象論)

甲戊丙庚壬이 양간(陽干)에 해당하는 천간이다. 그러나 그 모든 양에 해당하는 글자들 중에서도 丙火가 가장 양성(陽性)의 글자인데, 그것은 丙이라는 글자가 양기(陽氣)를 대표하는 火에 해당하는 글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乙丁己辛癸가 음간(陰干)에 해당하는 천간이지만, 그 중에서 癸가 가장 의 속성을 지닌 글자인데, 그것은 음의 지지 중에서도 癸가 최고의 음기(陰氣)를 나타내는 글자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역학은 술수(術數)의 학문으로서 모두가 주역(周易)에서 나온 것이며, 그것의 모체가 되는 것이 복희씨(伏羲氏)의 선천팔괘(先天八卦)와 문왕(文王)의 후천팔괘(後天八卦)이다. 그 중에서 선천팔괘는 건곤(乾坤)을 위주로 하여 모든 것의 체(體)가 되고, 있고, 후천팔괘는 水火를 위주로 하여 모든 것의 용(用)으로 삼고 있다.

‘체’가 되는 ‘건곤’은 만유(萬有)가 존재하는 바탕이 되는 것이고, 水火는 건곤 중에서 작위(作爲)를 일으키는 만유의 근원이 되고 있다. 때문에 건곤을 주역에서 제재(帝載)라 하고, 水火를 신공(神功)이라 하고 있는 것이다. ‘제재’는 만유의 바탕이지만, ‘신공’은 거기에서 이루어지는 작위(作爲)를 말함인 것이다. ‘작위’에서의 핵심은 음양이고, 음양의 핵심은 水이며 火이다. 화기(火氣), 곧 양기가 없이는 아무 것도 생겨날 수가 없고, 수기(水氣), 곧 음기가 없이는 무엇 하나도 성장할 수가 없는 것이 이기(理氣)의 법칙이다. 그 이기의 주체인 水火가 변질하여 파생한 것이 金木水火土의 오행이며, 그것이 또한 생성괴멸(生成壞滅)을 주재하는 핵심요소로 되어 있다.

지구가 회전함에 따라 기에도 변화가 생겨나도록 되어 있는데, 양기가 극에 달하면 음기가 생겨나고, 음기가 극에 달하면 양기가 생겨나는 것이 자연의 섭리이며, 이치로 되어 있다.

천간에서도 그러한 현상은 여실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극양(極陽)인 丙火가 辛과 합을 하여 水가 되고, 극음(極陰)인 癸水가 戊土와 합을 하여 火가 되는 것이 그 예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디에나 존재하는 오행의 기운들은 생생불식(生生不息)으로 윤회(輪廻)를 거듭하면서 만유에게 조화를 일으키는 작용을 하고 있다.

음양의 구별이 있기 때문에 오행이 짝을 이루어 나타나므로 木에 甲乙이 있고, 火에 丙丁이 있으며, 土에 戊己가 있고, 金에 庚辛이 있으며, 水에 壬癸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그것들을 지구의 본질인 土를 제외하고 나면 감리진태(坎離震兌-水火木金)가 되는 것이다.

오행은 다름 아닌 기(氣)인 것으로서 기에는 형체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金木水火土라는 이름으로 분리를 시키도록 해놓은 것은 그 기들을 판독하기 위한 부호화(符號化)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양기는 강하고, 음기는 부드러움이 있다는 것뿐이다.

그런데 그와 같은 본질을 헤아리지 못하고, 시중의 역인들 중에는 甲木을 동량목(棟樑木)으로, 乙木을 화과(花果)라 하며, 丙火를 태양(太陽)으로, 丁火를 등촉(燈燭) 으로 비유해서 말하는 경우가 있으니 심히 가소롭다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참다운 역리를 공부하려하는 사람들은 당치 않은 그와 같은 오류에 집착되지 말고, 오로지 진리만을 터득하기 위해서 매진을 해야 되리라고 본다. 만약에 그와 같이 잘못된 이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가는 평생을 매달려서 파고들어도 역학이 지니고 있는 진수는 깨우칠 수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가). 천간의 성정(性情)과 기능

5양(陽), 즉 甲丙戊庚壬은 그 기가 강건하므로 기를 따를 뿐 세(勢)에 매달리지는 않는다. 그리고 5음(五陰), 곧 乙丁己辛癸는 세를 따르기 때문에 정의(情義)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양기의 천간인 甲丙戊庚壬은 그 기가 열려 있기 때문에 광형지상(光亨之象)으로서 언제나 그 속성이 잘 나타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음기의 천간인 乙丁己辛癸는 그 기가 닫혀 있기 때문에 언제나 속성을 알아보기가 힘들도록 되어 있다. 양간은 그 기질이 명쾌하여 희기에 대한 태도가 분명하지만, 음간은 어둡고 침침하여 은원(恩怨)의 표시가 분명하지 못한 속성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마치 활달한 남성의 기질과 소심한 여성의 기질과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양간은 재살(財殺)을 두려워하지 않고, 음간은 성질이 유순하기 때문에 세를 만나면 쉽게 거기에 순종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강자에게 아부하며 매달리고, 의를 저버리는 동시 자신보다 약한 사람에게는 군림하여 위세를 부리는 자들은 모두가 사주 속에 음기가 흐르는 자들이고, 호협강개(豪俠慷慨)하며 의분이 있어 정의롭거나 강한 자에게는 강하고, 약한 사람에게는 아량과 자애심으로 대하는 사람은 모두가 다 사주 속에 양기의 기상이 자리를 잡고 있는 사람들이다.

역학의 이치는 자연과학에다 그 근거를 두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적인 이치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것이 역리(易理)이기도 한데,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제압할 수는 있어도 강한 것이 부드러운 것을 제압할 수는 없다는 원리가 거기에 속한다. 예를 들면 부드럽기 한량없는 빗물이 바위를 뚫을 수는 있어도 쇠망치로 솜뭉치를 깨부수지 못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남녀간에 있어서도 육체적인 구조나 그 완력에 있어서는 남자가 여자보다 강하도록 되어 있다. 때문에 강한 완력을 가지고 겨루어서는 여자가 남자를 이길 수가 없는 것이 자연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강한 남자라도 여자의 약한 눈물 앞에서는 맥을 쓰지 못하는 것 또한 자연이 말해주는 진리이기도 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역리 속에도 그러한 현상들이 내포되어 있는데, 甲木이 己土를 만났을 때 土를 제압할 수 없는 것과, 丙火가 辛金을 만났을 때 金을 제압할 수 없는 것이 그 증거이다. 甲木이 己土를 만났을 때 己土를 제압하지 못하는 것은 甲과 己가 합을 하여 土가 되기 때문이고, 丙이 辛을 만났을 때 金을 제압할 수 없는 것은 丙과 辛이 합을 하여 水가 되기 때문에 그러하다. 甲과 己가 만나고, 丙과 辛이 만났다고 해서 무조건 다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고, 그 사람이 타고난 사주의 내용 여하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기는 하지만, 일반적인 원리로는 그러하다.

한편 각자가 타고난 사주를 보면 그 사람이 교활하고 야비하며, 추세망의(趨勢忘義)로 처세를 하고, 약한 사람을 짓밟는 자인지, 품성이 정대하여 처세가 의롭고, 약한 사람을 자애로운 마음으로 감싸주는 사람인지를 알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것이 음양 오행의 원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겉으로는 정대한 듯 하면서도 속으로는 음흉하여 타인에게 피해를 주고, 자기만을 생각하는 음흉한 사주가 있는가하면 겉으로는 음습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밝은 기상이 있어서 주위의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사람의 사주가 있다.

이후에서 무수히 보여줄 예(例) 명(命造)들에 들어 있는 내용을 보고 사주가 어떤 사람이 성공하며 생애를 정대하게 살았는지와 어떤 사람의 사주가 나빠서 고약한 심성으로 불행하게 살았는지를 가늠하여 주기 바란다.

겸하여 역학자는 모름지기 각자의 사주에 들어 있는 전체적인 내용을 살펴서 그 사람의 운명에 들어 있는 오행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 아니면 편고(偏枯)한 지를 살펴서 억제시켜야할 것이 무엇이며, 무엇을 북돋아주고. 무엇을 생하며 설(洩)해야 되는지를 살펴야 한다, 아울러 화(化)하고 제(制)해야 되는 것 등을 가늠한 다음에 운명에 대한 통변을 해야 한다.



(나). 천간의 특성과 작용

(여기에 나오는 천간이 명조의 일주라고 가정하여 풀이하는 내용으로 알아주기 바람)

1. 甲木

원문(原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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甲木參天. 脫胎要火. 春不容金. 秋不容土. 火熾乘龍. 水蕩騎虎. 地潤天下. 植立千古
갑목삼천. 탈태요화. 춘불용금. 추불용토. 화치승룡. 수탕기호. 지윤천화. 식립천고

甲木은 순양(純陽)의 木이다. 三天(동지 후의 1양. 소한 후의 2양, 입춘 후의 3양을 받고 태어났다는 뜻임) 그렇기 때문에 그 체질이 견고한 木이라서 기세가 웅장한 기상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정월의 木은 그 질이 아직 어리고, 연약해서 火가 있어야만 발영할 수가 있다.

2월의 木은 기가 지극히 왕성하게 되는데, 그 까닭은 목왕지절(木旺之節)인 봄의 중심에 와 있기 때문이다. 극왕(極旺)의 상태에 있는 木은 그 기를 설해 주어야 좋아질 수가 있다. 火가 있어 목생화(木生火)로 기를 뽑아주지 않으면 2월의 甲木은 한갓 완고한 木에 지나지 않는다.

木을 극(剋)하는 것은 金이다. 그러나 2월의 金은 휴수(休囚)된 金이므로 쇠금(衰金)에 지나지 않는다. 때문에 쇠금으로 왕목(旺木)을 제압하려 하면 오히려 쇠금이 이지러지고 말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춘불용금(春不容金)인 것이다.

木이 가을에 출생하면 실시(失時)한 木이므로 쇠목이 된다. 잎이 떨어지고 가지가 나약해지면서 그 뿌리의 힘만이 점차로 땅속으로 스며들게 될 것이다. 이때에 극을 당하게 되는 것은 土이다. 가을의 土는 가뜩이나 金에게 그 기가 설기(洩氣)되어서 허박(虛薄)한 터에 木의 뿌리까지 침공을 해오면 견디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그러므로 土가 지니고 있는 배목(培木)의 기능마저 망실하게 될 것이니 그것이 곧 추불용토(추(秋不容土)인 것이다.

만약 사주 중에 寅午戌 화국(火局)이 있는데 또다시 천간에 丙丁이 투출하여 있으면 甲木으로서는 설기가 태과(太過)할 뿐 아니라 그 치열한 불기운에 타버리는 꼴이 될 것이다. 그럴 때는 辰土 위에 앉아 있는 것이 좋은데, 이유인즉 辰土가 수고(水庫)라서 습토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소위 화치승룡(火熾昇龍)에 해당하는 내용이 된다.

만약에 사주 중에 申子辰의 수국이 있는데 또 壬癸水가 천간에 투출하여 있으면 수세(수세(水勢))가 범람하는 격이므로 나무가 뜨고 말 것이다. 그럴 때는 寅木 위에 앉아 있는 것이 좋은데, 寅木은 火土의 생지(生地)가 되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木의 녹왕지(祿旺地)가 되기도 하므로 능히 물을 빨아들일 수가 있어서 물위에 떠버리는 지경에 이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한 현상이 소위 말하는 ‘물이 범람하면 호랑이를 (寅)을 타고 앉으라’의 수탕기호(水湯騎虎)인 것이다.

진실로 그와 같이 될 수가 있으면 土는 메마르지 않고, 金은 예리하지 않을 것이며, 火 또한 치열하지 않고, 수세가 미친 듯이 날뛰지 않을 것이므로 어찌 나무가 천년이라도 살아갈 수 있는 형국이라 하지 않겠는가! 가히 일년 중에 어느 때라도 좋다의 가춘가추(可春可秋)인 것이다.



2. 乙木

원문(原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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乙木雖柔. 刲羊解牛. 懷丁抱丙. 跨鳳乘猴. 虛濕之地. 騎馬亦憂. 藤蘿繫甲. 可春可秋
을목수유. 규양해우. 회정포병. 과봉승후. 허습지지. 기마역우. 등라계갑. 가춘가추

乙木이 비록 유약하나 未土를 뚫을 수 있고, 丑土를 풀어헤칠 수 있으며, 丁火를 품었거나 丙火를 안고 있으면 酉金 위에 앉아 있을 수가 있고, 申金 위에 타고 있더라도 그것들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만약에 허습지지(虛濕之地)에 있을 때라면 午火 위에 앉아 있을지라도 걱정스러울 뿐이다. 등라계갑(藤蘿繫甲)이면 어느 때라도 좋다.

乙木은 그 질이 甲木과 같으나 음木이기 때문에 다소 약하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때문에 봄철의 乙木은 도리(桃李=복숭아와 배 꽃)와 같아서 金으로 극을 하면 상하게 되므로 좋지가 않다. 여름의 乙木은 화가(禾稼=논의 벼)와 같으므로 水로서 생해 주어야하고, 가을의 乙木은 동주(桐柱=오동나무)와 같으므로 火로서 金을 제압해주어야 하며, 겨울의 乙木은 기파(奇芭=꽃나무)와 같으므로 土로서 배양해주어야 한다.

봄철의 乙木에게 火가 좋은 것은 양기에 의해서 발전할 수가 있기 때문이며, 여름철에 水가 좋은 것은 木을 윤택하게 해주기 때문이고, 가을철에 火가 좋은 것은 乙木의 적인 金을 제압해 줄 수가 있기 때문이며, 겨울철에 火가 좋은 것은 해동(解凍)을 시켜줄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규양해후, 과봉승후(懷丁抱丙, 跨鳳乘猴)’라고 한 것은 申酉月이나 또는 申酉日을 가리켜서 하는 말이다. 사주에 丙丁이 투출하여 있으면 일주인 乙木이 수생목(水生木), 목생화(木生火)로 생화(生化)시키는 것이 되어 酉金이나 申金을 제압하는 것이 될 것이므로 두려울 것이 없다고 하여 ‘丁火를 품고 있거나 丙火를 싸고 있으면 酉金 위에 앉아 있고, 申金을 타고 앉아 있더라도 그 강한 金들을 제압할 수가 있으므로 두려워하지 않는다’라고 한 것이다.

‘허습지지면. 기마라도 역우((虛濕之地. 騎馬亦憂)’라고 한 것은 겨울철인 亥子월을 가리켜서 하는 말인데, 사주에 丙丁火나 戌未와 같은 조토는 없이 연지에 午火 정도가 있더라도 때가 수왕지절(水旺之節)인 겨울철에는 발영할 수가 없기 때문에 사용한 말이다.

사주의 천간에 甲木이 투출하여 있고, 지지에 寅木이 있으면 마치 등나무가 송백(松栢)과 같이 큰 나무에 넝쿨을 감고 자라는 것과 같다고 해서 등라계갑(藤蘿繫甲)이라고 한 것이다. 따라서 그와 같은 사주가 되면 火로부터 도움을 받고, 木으로부터는 힘을 받는 것이 되니 사계절의 어느 때라도 좋다고 하여 가춘가추(可春可秋))라고 한 것이다.



3. 丙火

원문(原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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丙火猛烈. 欺霜侮雪. 能
庚金. 逢辛反怯. 土衆成慈. 水猖顯節. 虎馬犬鄕. 甲來成滅
병화맹렬. 기상모설. 능단경금. 봉신반겁. 토중성자. 수창현절. 호마견향. 갑래성멸

丙은 순양(順陽)의 火이기 때문에 그 기세가 맹렬하다. 그렇기 때문에 서리를 얕잡아 볼 수 있고, 눈 따위를 업신여겨서 해동(解凍)을 하는데 공덕을 쌓을 수가 있다. 土를 보면 자애로움을 낳고, 水를 보면 절개를 나타내되 결코 높은 위치를 넘보지 않는다. 지지에 寅午戌이 있어서 이미 맹렬지상(猛熱之象)이 되었는데, 다시금 甲木의 생을 받게 되면 불에 타버리는 결과가 될 것이므로 호마견향(虎馬犬=寅午戌)이면 갑래성멸(甲來成滅)이라고 한 것이다.

이로서 미루어 보건대 사주에 화세(火勢)가 강렬할 때는 모름지기 己土를 용(用)하여 그 화기(火氣)를 유통시키는 한편 壬水가 있어서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것이 좋은 것이 丙火의 체상(體象)인 것이다.

丙火는 맹렬한 火이므로 능히 庚金을 녹여서 庚金이 지니고 있는 강폭한 기질을 극벌(剋伐)할 수가 있으니 그것이 곧 능단경금(能
庚金)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봉신반겁(逢辛反怯)은 丙과 辛이 만나면 丙辛으로 합을 하게 되는데, 두 글자가 합을 하였을 경우 화오행(化五行)이 水가 되도록 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庚金이 지니고 있는 강폭성까지도 녹여버릴 수 있는 것이 丙火이지만, 화오행이 水가 됨으로써 이쪽을 회두극(回頭剋=반대로 극하다)을 해오는 辛과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 丙火인 것이다.

‘토중성자. 불능하야(土衆成慈. 不陵下也)’는 사주에 여러 개의 丑辰土가 있을 경우 그 丑辰土에다 화기(火氣)를 생해 주어 모든 것을 이루게 하는 자애스러움의 발동을 말함이다. 왜냐면 辰土가 비록 계춘(季春)의 土이기는 하나 암장 속에 물을 저장하고 있는 습토이고, 丑土는 12월의 土로서 그 암장 속에 癸辛己가 들어 있는 차가운 土이기 때문에 화기가 없게 되면 모든 것이 발육이나 성장을 멈추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또 그렇게 많은 丑辰土에게 화생토(火生土)로 土를 생하여 주더라도 土가 많아서 능(陵)을 만들어내는 것과 같은 누를 끼치는 것이 아니라 습기와 한기(寒氣)를 없게 해주어 만물을 자육(慈育)하게 하는 공덕을 쌓는 것일 뿐 지지에다 능을 쌓게 하는 것이 아니므로 토중성자(토(土衆成慈))에 불능하야(不能下也))’가 되는 것이다.

‘수창현절. 불원상야(水猖顯節. 不援上也)’는 사주에 寅午戌의 화국(火局)이 있으면 그 자체만으로도 사주가 조열(燥熱)해지는 판인데, 다시 甲木이 있으면 화성(火星)인 丙火 자신을 생하게 되고, 丙火는 다시 土를 생하여 사주의 주인이 분멸(焚滅)의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이다. 이럴 때에는 반드시 己土를 용하여 그 화염을 막아주어야하고, 壬水를 이용하여 사주의 전국(全局)에 중화가 이루어지도록 해야하 는 것이다.

용신으로 해야할 己土는 본시 비습(卑濕)한 土이다. 때문에 능히 항양지기(亢陽之氣=화기에서 발생하는 강인한 기운)를 빨아들여 성취의 미덕을 쌓게 할 수 있다.

戊土는 그 기질이 견고하고 조열(燥烈)한 土이다. 때문에 丙火의 생을 받게 되면 말라서 터져 버리게 될 것이다.

壬水는 강한 가운데 능히 폭렬지화(暴烈之火)를 제압할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고, 癸水는 음유(陰柔)하기 때문에 丙火를 만나게 되면 말라버리게 된다.

辛金이 비록 유연지물(柔軟之物)이기는 해도 丙火를 만나면 합을 하여 水가 되게 함으로써 丙火가 지니고 있는 본래의 기능을 말살시켜 버리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庚金은 강건한 金이다. 그런 庚金이 사주에서 다시 金을 만나면 더욱 강성하여질 것이다.

丙火는 태양과 같은 火이기 때문에 대단히 강한 성질을 지니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壬癸水를 만나면 구름이 되어 햇볕이 가려지는 상태가 되므로 사주에 水가 같이 있으면 丙火는 크게 두려워하지 않는 특색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사주에서 戊土를 만나는 것을 지극히 싫어한다. 가뜩이나 강렬한 火가 조토인 戊土를 만나게 되면 너무나 조열하여 멸진(滅盡)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戊土가 아닌 己土는 그렇지가 아니하다.

양간 중에서도 丙火가 최강인 것만은 확실하다.



4. 丁火
원문(原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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丁火柔中. 內性昭融. 抱乙而孝. 合壬而忠. 旺而不烈. 衰而不窮. 如有嫡母. 可春可秋.
정화유중. 내성소융. 포을이효. 합임이충. 왕이불렬. 쇠이불궁. 여유적모. 가춘가추

丁火가 비록 연약한 火이기는 하나 내성(內(性))은 융통성이 있기 때문에 乙木에게는 효(孝)를 하고, 壬水에게는 충성을 한다. 쇠한 경우에 처하더라도 궁색하지 않으며, 적모(嫡母=甲木)가 있으면 일년 중 어느 때라도 좋도록 되어 있다.

사람들은 丁火를 가리켜 등촉(燈燭)이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으나 丙火에 비해 부드러움이 있을 뿐 결코 그런 것이 아니다. 내성이 소융(昭融)하므로 문명지상(文明之象)일 뿐인 것이다.

‘포을이효(抱乙而孝)’라는 것은 辛金으로 하여금 乙木을 상하게 하지 못하게 함을 말함이며, ‘합임이충(合壬而忠)’이라는 것은 戊土가 壬水를 극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그 壬水와 자신이 합을 하여 화오행을 木으로 변화를 시키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다만 丁火는 유순한 火이기 때문에 태과불급(太過不及)해지는 폐단이 없다.

때를 만나 승왕(乘旺)한 경우라도 화염이 지나치게 치열하여지는 지경에 으르지 않고, 실시하여 쇠한 경우에 처하더라도 완전히 꺼져 버리는 지경에 이르지 않는다.

사주의 천간에 甲木이 투출하여 있으면 가을철의 金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주의 지지에 寅卯의 木이 있으면 겨울철의 水가 오더라도 무서워할 것이 없다.



5. 戊土
원문(原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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戊土固重. 旣中且正. 靜翕動闢. 萬物司命. 水潤物生. 土燥物病. 若在艮坤. 怕沖宜靜.
무토고중. 기중차정. 정흡동벽. 만물사명. 수윤물생. 토조물병. 약재간곤. 파충의정

戊土는 양토이다. 때문에 그 기가 대단히 굳세고 중후하다. 九宮(주1)의 중궁에 위치하면서 온 누리에 그 영향을 골고루 미치고 있으므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정대함을 지니고 있다.

봄과 여름에는 戊土의 기가 열려 있기 때문에 만물이 발생할 수가 있고, 가을과 겨울에는 기가 닫혀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을 거두어들여 수장(受藏)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때문에 만물을 주재(主宰)하는 것이 戊土라고도 할 수 있다.

戊土는 그 기질이 고강(高岡)하나 메마르므로 戊土 일주가 봄이나 여름에 태어났을 때는 水로써 윤택하게 해주어야 되는데, 그래야 하는 이유는 만물이 잘 발생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土가 윤택하면 만물이 고사(枯死)하지 않고 잘 성장할 수기 있는 것이다. 그런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戊土를 가리켜 만물을 사명(司命=主管)한다고 말하고 있다.

가을이나 겨울에 출생하였을 때는 火로서 따뜻하게 해 주어야 하는데, 그렇게 해야만 모든 것이 성장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에 土가 너무 습하게 되면 거기에서 서식하는 모든 물체는 병이 들어 온전할 수가 없는 것이다.

간곤(艮坤)은 괘의 명칭으로서 寅申월인 1월과 7월을 가리켜서 하는 말이다. 1월은 木의 계절인데, 寅과 申이 충을 하게 되면 寅의 암장 속에 들어 있는 戊土가 부서질 것이고, 7월의 戊土는 金을 생하느라 기가 약해져 있는 때이므로 寅申이 충을 하였을 경우 설기가 심화되어 허약한 상태가 되기 때문에 충을 꺼리고 조용히 있는 것을 좋아한다는 뜻에서 ‘파충의정(怕沖宜靜)’이라고 한 것이다.

혹 寅木 위에 戊土가 앉아 있고, 申일일 경우 申金이 寅木을 충하게 되면 寅木이 부러질 것이므로 그 위에 앉아 있던 戊土는 속절없이 함몰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 4계월(사계월=辰戌丑未월)에 출생한 戊土라면 庚申과 申酉의 金이 있는 것을 가장 좋아하도록 되어 있는데, 그 이유는 辰戌丑未월에 출생한 戊土라면 득시(得時) 당령(當令)한 土이기 때문에 설기를 요하기 때문에 그러하다. 己土도 마찬가지다.

만약에 사주 중에서 木火를 만나든지, 혹 운행에서 木火를 만나더라도 좋지 않은데, 이유는 목생화(木生火), 화생토(火生土)로 戊土를 볶아버리는 형국이 되기 때문이다.

주1 구궁(九宮)--지구에는 아홉 개의 궁이 있는데, 동서남북 네 개의 정방(正方位))와 동북간, 동남간, 서남간, 서북간 네 개의 방위를 합친 것이 사방팔방이고, 거기에다 중앙에 있는 중심의 자리, 곧 중궁을 합쳐서 9궁이 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거기에 열 두 개의 지지가 배속되어 붙게 되는데, 오직 중궁의 자리에는 戊己土만이 붙도록 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戊己土를 중정(中正)의 土라 하고 있는 것이다.

9궁에 대한 내용은 ‘첨언(添言)4’에서 자세히 설명을 가하도록 하겠다.



6. 己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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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原文)

己土卑濕. 中正蓄藏. 不愁木盛. 不畏水狂. 火少火晦. 金多金光. 若要物旺. 宜助宜幇.
기토비습. 중정축장. 불수목성. 불외수광. 화소화회. 금다금광. 약요물왕. 의조의방

己土는 음습지토(陰濕之土)이다. 그러나 중정(中正之氣)를 내포하고 있으므로 그 기가 팔방으로 미치며, 사계절에 두루 통하면서 모든 것을 자애롭게 길러내고 있다.

‘불수목성(不愁木盛)’으로 木이 무성한 것을 염려하지 않는 것은 己土의 성정이 유순하기 때문에 친절하게 木을 배양하고 있을 뿐 메마른 戊土처럼 木을 고사시키지는 않는 데서 연유하고 있다.

水의 광란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약한 火가 己土에게 접근하면 己土가 비습(卑濕)한 土이기 때문에 그 약한 火는 꺼져버리고 만다. 金이 있으면 빛을 내게 하지만, 金을 극하는 것들이 왕할 때는 己土가 도와주고 거들어 주어서 좋아진다.

水의 광란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己土 자체의 질이 견고하기 때문이고, ‘화소화회(火少火悔’)라 함은 丁火를 지칭해서 하는 말인데, 음토(陰土)는 능히 火를 빨아들일 수 있으므로 화기가 약하면 그것이 사위는 것을 말함이다.

‘금다금광(金多金光)’이라 함은 辛金을 두고 이르는 말인데, 己土의 기능은 金을 생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생기를 받은 辛金은 윤택이 나도록 되어 있는 현상을 지적한 것이다.

사주 중에 土기가 많으면 자연히 음습해질 것이므로 丙火가 있어 그 음기를 제거시켜주어야 하는데, 그렇게 될 경우 己土는 모든 것을 자애로운 마음으로 생하여 줄 것이니 그것이 곧 ‘도와주고, 거들어 주다’의 ‘의조의방(宜助宜幇)’이 되는 것이다.



7. 庚金

원문(原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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庚金帶煞. 强健爲最. 得水而淸. 得火而銳. 土潤則生. 土乾則脆. 能
甲兄. 輸於乙妹.
경금대살. 강건위최. 득수이청. 득화이예. 토윤즉생. 토건즉취. 능열갑형. 수어을매

庚金은 가을의 숙살지기(肅殺之氣)이다. 기가 강건하기로는 천간 중에서 최고인 것이 庚金이다. 水를 만나면 庚金이 맑아지는데, 壬水의 경우이다. 庚金이 壬水를 생함으로써 庚金이 지니고 있는 그 강한 기운을 빨아들여 품성을 순화시켜 주기 때문이다.

火를 만나면 그 품성이 예리해지는데, 丁火와의 만남을 이름이다. 丁火가 비록 음화(陰火)이기는 하나 庚金에게는 적(敵)이다. 때문에 丁火는 庚金을 녹여 검극(劍戟)을 만들어내는 화로와 같다.

庚金이 봄철에 출생하면 기가 약해지는 상태가 된다. 그러므로 丑辰의 습토를 만나 생함을 받는 것이 좋고, 未戌의 조토를 만나는 것은 金이 부서지기 때문에 좋지가 않다.

庚金은 甲木의 적이기 때문에 능히 그것을 정벌할 수 있으나 乙木하고는 합을 하기 때문에 오히려 유정한 관계가 된다. 하지만 乙木이 庚金과의 합을 하면 화오행이 金이 됨으로써 庚金의 성질이 더욱 강해지는 꼴이 되므로 좋지가 않다. 단 庚金과 乙木이 진합이 안 될 때는 오히려 庚金의 기능이 묶여 버리는 소위 기반(羈絆)이 되어서 아예 쓰지 못할 金으로 변해버리고 만다.



8. 辛金

원문(原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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辛金軟弱. 溫潤而淸. 畏土之疊. 樂水之盈. 能扶社稷. 能救生靈. 熱則喜母. 寒則喜丁.
신금연약. 온윤이청. 외토지첩. 요수지영. 능부사직. 능구생령. 열즉희모. 한즉희정

辛金은 음금(陰金)에 속하지만, 맑고 윤택하여 보기에 아름다운 金이다. 土가 중첩되는 것을 싫어하는데, 그 중에서도 戊土가 태중(太重)한 것을 가장 꺼린다. 사주에 戊土가 많으면 水가 말라버리고, 金이 흙 속에 묻혀 버리기 때문이다.

辛金이 물을 좋아한다는 것은 壬水를 말함인데, 壬水가 유여(有餘)하면 土를 윤택하게 하여 金을 자양할 수 있어서 좋은 것이다.

辛金은 甲木의 군(君)이다. 그런데 丙火가 맹렬하여 甲木을 태울 수가 있으므로 辛金 자신이 丙火와 합을 하여 水로 변하게 함으로써 甲木을 태우지 못하게 하고, 반대로 水生木에 의한 상생의 아름다움을 만들어 낼 수가 있으니 좋다고 할 수 있다.

辛金은 丙火의 신(臣)이다. 丙火가 조토인 戊土를 생하여 더욱 조열하게 하는데, 辛金이 丙火와 합을 하여 水로 변함으로써 戊土의 조열을 막아주니 오히려 생하여 주는 결과가 되므로 좋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그러한 현상이 사직을 구하고, 생령(生靈)을 이롭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여름에 출생하면 화기가 지나치게 왕하므로 己土 자신으로 하여금 화기를 설기시켜 金을 생하도록 하고, 겨울에는 사주에 丁火가 있어 따뜻하게 하면 金이 자양(滋養)될 것이니 이것이 곧 ‘열즉희모(熱則喜母)하고, 한즉희정(寒則喜丁)’에 해당되는 내용인 것이다.



9. 壬水

원문(原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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壬水通河. 能洩金氣. 剛中之德. 周流不滯. 通根透癸. 沖天奔地. 化則有情. 從則相濟.
임수통하. 능설금기. 강중지덕. 주류불체. 통근투계. 충천분지. 화즉유정. 종즉상제

壬水는 양수이다. 壬水의 근원은 하늘에 닿아 있다. 능히 金의 기운을 뽑아낼 수 있으므로 강한 가운데 덕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壬水의 기질은 두루 흐르되 막힘이 없으며, 만약에 사주에 癸水가 투출하여 있어 거기에다 통근(通根)을 하게 되면 그 기세가 충천분지(沖天奔地)의 기세로 강하다. 화(유통)하면 유정하고, 종하면 丁壬합 木이 되는 것이므로 제(相濟)가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壬水는 양수로서 그 근원이 하늘에 닿아 있는 水이다. 申金에서 장생이 되는데, 申金이 곧 천하(天河)의 입구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壬水가 곤방(7월)에서 출생하게 되면 능히 庚金이 지니고 있는 숙살지기(肅殺之氣)를 설기시켜 완화시킬 수가 있으므로 강중지덕(剛中之德)을 지닌 것이 壬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壬水는 백천지원(百川之源)의 물이므로 두루 흐르되 막힘이 없고, 앞으로 나아가기는 쉬워해도 뒤로 물러서지는 못한다.

사주에 申子辰 수국이 있는데, 또 癸水가 투출하여 있으면 그 기세가 범람하는 물이므로 비록 戊己土가 있더라도 그 흐르는 기운을 막가가 어려워진다. 만약에 억지로 그 흐르는 물을 막으려 하였다가는 반대로 왕한 물의 성정을 거스르는 것이 되어 화를 입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木을 써서 설기시켜주면 순기기세(順其氣勢)가 되는 것이니 역성(逆性)에 의한 水의 화를 입지 않을 것이다.

丁火가 壬水와 합을 하여 木으로 변화가 되면 木이 되어 생火를 할 수가 있으므로 火가 꺼지지 않아 유정의 관계가 된다.

오뉴월에 출생하여 사주 중에 火土가 병왕(幷旺)한데 金水의 도움은 없고, 왕한 火만 투출하여 있으면 종화(從火)를 하고, 土가 왕한데 또 土가 투간(透干)하였으면 종土를 해야 하지지만, 사주의 전국이 적절하게 윤택하여야 상제(相濟)의 공이 있다고 할 것이다.



10. 癸水

원문(原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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癸水至弱. 達於天津. 得龍而運. 功化斯神. 不愁火土. 不論庚辛. 合戊見火. 化象斯眞.
계수지약. 달어천진. 득룡이운. 공화사신. 불수화토. 불론경신. 합무견화. 화상사진

癸水가 약하지만, 그 근원이 천진(天津)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용을 만나 조화를 부리면 그 능력이 신과 같다. 火土를 두려워하지 않고, 庚辛의 金이 많은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戊土와 합을 하면 그것이 진정한 화신(化神)이다.

癸水는 우로지수(雨露之水)가 아니라 순음지수(純陰之水)일 뿐이다. 그 수원(水源)이 비록 유장하기는 하나 그 성정은 지극히 약하다. 그 세력이 조용하기는 해도 능히 土를 윤택하게 하여 모든 것을 발육시킬 수가 있다.

辰을 만나서 조화를 부리면 변화를 헤아리기가 어려우니 이것이 곧 ‘봉룡즉화(逢龍則化)’인 것이다. 그러므로 용이란 辰을 가리켜서 하는 말이 된다.

辰을 얻어 화한다는 것은 癸水의 원신(元神)이 발로한 것이 되는데, 辰 속에 암장되어 있는 癸水의 발로를 이름인 것이다.

무릇 辰土 위에 있는 10干은 반드시 화신(원신)이 투출되어야만 하는 것이 절대적인 요건으로 되어 있다. 그래야만 癸水가 근이 있는 것이 되어서 화신으로서의 힘을 발휘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癸水가 火土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癸水가 지극히 약하므로 사주에 火土가 많을 경우 그것에 종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癸水가 약하기는 해도 金의 기를 설기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사주에 庚辛의 金이 너무 많으면 금다수탁(金多水濁)으로 癸水가 흐려질 것이니 金이 많은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癸水가 戊土를 만나면 합을 하여 火로 변화를 일으키는데, 그것은 음극즉양생(陰極則陽生)의 원리가 있기 때문이다. 戊土가 본시 조토인 터에 사주 중에 丙火가 투출하여 있으면 戊土에다 뿌리를 박은 丙火가 투간(透干)한 것이 되므로 힘이 없는 癸水는 부득이 戊土에게 종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戊癸火인 것이다.

만약에 癸水가 가을이나 겨울에 출생하여 金水가 왕하더라도 사주의 천간에 근이 있는 丙이나 丁火가 투간되어 있으면 비록 辰이 있는 癸水일지라도 종을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언제나 명조의 상황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첨언(添言)1. 필요한 소리

이상으로 천간의 성정과 그 기능에 대한 설명을 모두 마치기로 하겠다. 다음은 당연히 지지에 대한 성정과 그 기능을 설명해야 되겠으나 그러기에 앞서 역학을 공부하는 여러분에게 몇 가지 조언을 가하고 넘어가도록 하고자 한다.

모든 학문이 다 그렇듯이 역학도 은근과 끈기가 없어서는 역학자가 필요로 하는 대가의 경지에 들어갈 수가 없도록 되어 있다. 단순하게 간지나 외우고, 명조를 구성하는 요령만 알아 가지고는 역이 지니고 있는 이치를 십분의 일도 터득하지 못할 뿐 아니라 말할 수 없는 혼돈의 늪으로 빠져들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와 같이 설익은 학리를 가지고 다른 사람의 운명에 대한 길흉화복을 감정하여 준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 단순하게 노변잡담이나 하는 정도로서 음양이 어떻고, 오행이 어떻다는 것을 말하는 입장에서라면 몰라도 진지하게 논단을 해 주어야할 타인의 운명이나 운세의 감정에 있어서는 역학의 짧은 지식이나 이론을 가지고는 절대로 타인의 운명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쪽에서 감정하여 준 길흉간의 내용이 맞든 맞지 않든 간에 그 내용을 듣는 당사자에게는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역학자의 입에서 나온 길흉간의 내용은 그것이 어떤 것이든 간에 정신적으로 당사자에게 암시를 받게 되어 있는 것이 인간이 심리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때문에 역학을 배우는 사람이나 연구하는 사람은 추호도 소홀함이 없이 학리를 연마해서 사람들의 운명을 감정하도록 해야한다. 속된 말로 빨리 돈을 벌어 보겠다는 욕심으로 대충 대충 음양 오행이나 공부하고, 간지가 무엇인지를 알았다고 해서 함부로 타인들의 길흉을 말해주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한다는 것은 일종의 죄악이며, 혹세무민의 행위에 해당하는 것이다.

역학이 지닌 참다운 이치를 알기 위해서는 다른 무엇보다도 음양오행에 대한 체계 있는 학습과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껑충거리며 이것저것 조금씩 찔끔거리는 식의 학습태도는 버려야한다. 그런 식으로 역학을 공부하다가는 십 년, 아니 평생을 공부하여도 역학이 지니고 있는 진수를 터득할 수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역리의 진수를 모르니까 황당무계한 귀신들이나 들먹이고, 신살들이나 끌어다 붙여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일들이 발생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역학을 해서 돈을 벌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의학이나 법학의 경우 십 년만 파고들면 검사나 판사가 되는 것쯤 문제가 아니지만, 역학은 수십 년, 아니 평생을 갈고 닦아도 사회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것이 우리들의 처지이다. 때문에 역학자 자신이 잘 살기 위해서라도 돈은 벌어야한다. 그렇다고 엉터리의 지식을 가지고 돈을 벌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철학관의 간판을 걸어 놓고 손님이 찾아왔을 때 나름대로 중언부언 길흉간의 내용을 늘어놓기는 하였지만, 정작 역학자 자신은 무엇을 근거로 하여 그렇게 말했는지도 모르고, 손님이 돌아간 뒤에도 자신이 말해준 것이 확실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느낀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소롭기 한량없는 짓이고, 요행히 치방(治方=비방)이라도 한 껀 떼어 돈을 벌었다면 그것은 역학을 빙자한 사기를 친 것이지 정당한 방법으로의 돈을 벌은 것은 아닌 것이다.

하지만 역학이 지닌 학리를 깊이 있게 파악하고, 그 진수를 깨달아 확실한 이치하에서 감정료를 받고 치방비를 받았다면 그것은 활인적덕이지 사기가 아닌 것이다.

다년간 역학을 공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의 실력이 어정쩡한 상태에 있는 것은 그 자신이 체계 있게 역학을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참다운 역학의 이치가 호도 되고 왜곡된 채 무슨 무슨 비법이라 하여 자신들의 주관이나 내세우고, 그것을 읽는 독자들이야 어떻게 되든 말든 현학취미나 한껏 내세운 소위 역술서라는 것들을 읽어 가지고 역학계에 입문하였기 때문에 그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역학계에 입문한 사람들 자신들의 성질이 조급하여 대충 대충 공부하였고, 덤벙대며 역리를 활용하려하였기 때문에 그와 같이 애매모호한 현상들이 빚어진다는 사실을 알아야할 것이다.

다같이 고등학교를 나와 대입시험을 치렀었는데도 누구는 명문대학에 진학을 하고, 누구는 삼류대학에도 들어가지 못해 재수 삼수를 하게 되는 것은 그 학생이 평소에 공부하는 방법이나 자세가 틀렸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다같이 법대를 나오고도 누구는 고시에 패스를 하여 검사가 되고 판사가 되는데, 누구는 십 년을 법학과 씨름을 하며 싸웠어도 뜻을 이루지 못하는 것 역시 그 사람들의 학문수련에 대한 차이에서 발생하는 결과인 것이다.

역학도 쓸데없는 잡설에 현혹되지 말고, 체계 있고 깊이 있는 공부를 해야만 진정으로 실력 있는 역학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진실로 실력 있는 역학자가 되기만 하면 돈과 재산이 그 속에 있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실력 있는 역학자가 될 경우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몰려올 것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이 상품이라면 아무 곳이나 가서 사도 되지만, 역학만은 결코 그렇지가 아니하다. 거리가 아무리 멀더라도 학리가 깊은 역학자를 찾아가서 자신들의 궁금지사를 물어보도록 되어 있는 것이 역학이 지니고 있는 특성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역학자의 감정내용이 정확하고, 다가올 운세마저 맞도록 예언하여 준다면야 누구인들 그 사람을 찾지 않겠는가.

역학자가 요행수에 의해서 돈을 벌으려 해서도 안 된다. 찾아온 손님에게 운세를 보아주고 감정료를 받기는 하되 이쪽에서 그 사람에게 백의 가치가 있는 이익을 준 다음에 하나를 취하는 자세로 돈을 벌어야하는 것이 진정한 역학인의 태도인 것이다. 그것이 또한 광의의 제세구민(濟世救民)이라고도 할 수 있다.
위에서 읽기에 지루할 정도로 천간론을 전개한 것 역시 여러분들께서 천간이 지니고 있는 그 성정과 기능을 확실하게 깨달으라는 의미에서였다.

다음에0서 개술할 지지론도 그와 같은 이유에서 소상하게 풀이를 할 것이므로 은근과 끈기를 가지고 학습하여 주기 바란다. 그렇게 하는 것만이 여러분이 하루라도 빨리 실력 있는 역학자가 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6. 지지론(地支論)-- 지지의 체상론(體象論)

(가). 지지의 기능과 특성

(나). 지지의 작용

지지의 장간표(藏干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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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 壬癸==대설절---壬水 10일, 癸水 20일간 용사(用事).
丑: 癸辛己==소한절---癸水 9일, 辛金 3일, 己土 18일간 용사.
寅: 戊丙甲==입춘절---戊土 7일, 丙火 7일, 甲木 16일간 용사
卯: 甲乙==경칩절---甲木 10일, 乙木 20일간 용사.
辰: 乙癸戊==청명절---乙木 9일, 癸水 3일, 戊土 18일간 용사.
巳: 戊庚丙==입하절---戊土 5일, 庚金 9일, 丙火 16일간 용사.
午: 丙己丁==망종절---丙火 10일, 己土 9일, 丁火 11일간 용사.
未: 丁乙己==소서절---丁火 9일, 乙木 3일 己土 18일간 용사.
申: 戊壬庚==입추절---戊土 10일, 壬水 3일, 庚金 17일간 용사.
酉: 庚辛==백로절---庚金 10일, 辛金 20일간 용사.
戌: 辛丁戊==한로절---辛金 9일, 丁火 3일, 戊土 18일간 용사.
亥: 戊甲壬==입동절---戊土 7일, 甲木 5일, 壬水 18일간 용사.

(위의 장간표에서 말하는 ‘용사’라는 말은 각 지지에 들어 있는 장간(藏干)들의 기운이 발동하는 시기를 가리켜서 하는 말임)



(1). 지지의 작용

위의 장간표에 나타난 바와 같이 지지의 내용은 대단히 복잡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장간의 내용이 일정하게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지지에 들어 있는 장간의 숫자가 어떤 것은 두 개씩으로 되어 있고, 어떤 것은 세 개씩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또 어떤 것은 천간으로 나타난 오행과 같은 것이 있고, 어떤 것은 이것저것 뒤섞여 다른 오행으로 되어 있어서 역리를 익히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고는 지지 속에 들어 있는 장간이라는 것들이 중구난방으로 짜여진 듯한 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 그러나 철저한 이치에 의해서 이루어진 역리에서 아무런 원칙도 없이 장간들이 그렇게 되어 있다고 내놓은 것은 아니다.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다음에서 장간에 대한 구조를 설명하도록 하겠다.

먼저 子午卯酉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子午卯酉는 동서남북을 나타내는 지지들이다. 다시 말하면 북방을 내타내는 것이 子水이고, 남방을 나타내는 것이 午火그이며, 동방을 나타내는 것이 卯木이고, 서방을 나타내는 것이 酉金이라는 말인 것이다. 그런데 그 子午卯酉의 지지들 속에는 숨어 있는 천간(藏干)으로서 여기(餘氣)와 정기(正氣) 두 가지씩밖에 다른 것은 들어 있지 않은 것으로 되어 있다. 즉, 子의 장간 속에 壬癸가 들어 있고, 午의 장간 속에는 丙(己)丁이 들어 있으며, 卯의 장간 속에는 甲乙이 들어 있고, 酉의 장간 속에는 庚辛이 들어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천간으로 나타났던 오행들과 같은 오행이 장간 속에 들어 있는 것이 子午卯酉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子午卯酉를 가리켜 전문의 기라는 뜻인 전기(專氣)의 지지들’이라 말하고 있다. 단, 午의 경우만은 장간 속에 己土라는 중기가 하나 더 들어 있어서 여기와 정기로 짜여져 있는 子午卯酉의 원칙이 깨어진 것 같이 되어 있으나 火土는 동궁(同宮)(戌이 火土의 묘고였던 점을 감안하기 바람)이라는 명리학의 원칙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므로 이상할 것이 없는 것이다.

寅申巳亥와 辰戌丑未에는 여기(餘氣), 중기(中氣), 정기(正氣)를 갖춘 새 개씩의 장간이 들어 있는데, 그 중에서 寅申巳亥의 장간부터 살펴보면 이러하다.

즉, 寅 속에는 戊丙甲이 들어 있고, 申 속에는 戊壬庚이 들어 있으며, 巳 속에는 戊庚丙이 들어 있고, 亥 속에는 戊甲壬이 들어 있는 것이다. 寅申巳亥를 오행의 사생지(四生地)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寅申巳亥의 중기에 丙火와 壬水와 庚金과 甲木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즉, 寅이 火土의 장생지(長生地)이고, 申이 水의 장생지이며, 巳가 金의 장생지이고, 亥가 木의 장생지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辰戌丑未에 대해서인데, 辰戌丑未는 오행의 고(庫), 또는 묘(墓)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게 부르는 요인 역시 辰戌丑未의 중기에 水火金木이 들어 있기 때문으로 辰이 水의 고이고, 戌이 火의 고이며, 丑이 金의 고이고, 未가 木의 고인 것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편 辰戌丑未 중에서 丑辰을 습토(濕土)라 하고, 戌未를 조土(燥土)라 하고 있는데, 그렇게 되어야 는 이유는 辰丑에는 水金이 들어 있고, 戌未에는 火木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장간의 구조를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전월의 정기가 다가오는 달의 여기가 되고 있음을 발견할 수가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2월의 경우 卯의 지장간(地藏干)이 甲乙로서 乙이 정기였는데, 3월로 들어와서는 辰의 지장간이 乙癸戊가 되면서 乙이 3월의 여기로 나타나게 되었고, 癸가 3월의 중기가 되고, 戊가 본격적으로 3월을 나타내는 정기가 되어 있는 것이다. 다른 나머지의 달에도 장간이 대부분 그런 식으로 구조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원칙에서 어긋난 곳이 두 군데가 있는데, 다름 아닌 1월과 7월의 여기이다.

지지 장간표를 살펴보면 알겠지만, 12월의 정기가 己土였는데, 1월의 여기가 戊土로 되어 있고, 6월의 정기가 己土였는데, 7월의 여기 역시 戊土로 되어 있어서 다른 지지에서와는 달리 여기의 음양이 도치(倒置)되어 있는 것이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이치가 정연하다는 역리에 모순이 있어서 그렇게 된 것일까?
그런 것이 아니라 거기에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확실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지구에 걸려 있는 팔괘의 특성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는 것을 명심하여 두기 바란다. 즉 1년 12개울 중 매월에 해당되는 괘가 있는데, 입동이 들어오면서 하나의 양기가 발동을 시작한 11월에 지뢰복(地雷腹)괘가 위치하고, 소한이 들어오면서 2양이 발동을 하는 12월에는 지택림(地澤臨)괘가 위치하며, 입춘이 들어오면서 3양이 발동을 하는 1월에는 지천태(地天泰)괘가 위치하고, 경칩이 들어오면서 4양이 발동을 하는 2월에는 뇌천대장(雷天大壯)괘가 위치하며, 청명이 들어오면서 5양이 발동하는 3월에는 택천쾌(澤天快)괘가 위치하고, 입하가 들어오면서 6양이 발동하는 4월에는 건위천(乾爲天)괘가 위치하여 1년 중에 양기의 시절을 다 보내버림으로써 다시금 음기의 시절로 진입하게 되는데, 태극에서의 적색 부분이 거기에 해당한다.

양이 다하면 음이 발생하는 자연의 순환법칙에 따라 5월부터는 음기의 시기로 진입하게 되는데, 망종이 들어오면서 1음이 발동하는 5월에 천풍구(天風姤)괘가 위치하고, 소0서가 들어오면서 2음이 발동하는 6월에는 천산둔(天山遁)괘가 위치하며, 입추가 들어오면서 3음이 발동하는 7월에는 천지비(天地否)괘가 위치하고, 백로가 들어오면서 4음이 발동하는 8월에는 픙지관(風地觀)괘가 위치하며, 한로가 들어오면서 5음이 발동하는 9월에는 산지박(山地剝)괘가 위치하고, 입동이 들어오면서 6음이 발동하는 10월에는 곤위지(坤爲地)괘가 위치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와 같이 되어 음기의 시절을 모두 다 끝내도록 되어 있는 것이 지구의 자전(自轉)에서 생기는 음양의 순환이치인 동시에 태극의 원리인 것이다.

어떤 이들은 태극을 가리켜 우주의 표상이니, 자연의 원리이니 하며 추상적인 말들을 늘어놓고 있지만, 앞에서 밝힌 바와 같이 태극이란 지구의 자전에서 발생하는 12개월에 대한 기의 변화와 4계절이 가지고 있는 한서(寒暑)와 온난(溫暖)을 나타내는 척도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따라서 지구상에서 작용하는 음양의 숫자가 도두 열 둘이 되는데, 그 열 두 개의 음양 중에서 양의 숫자가 여섯이고, 음의 숫자가 여섯인 것으로 되어 있다. 그렇게 되는 이유는 1년 중에 기의 변화를 나타내는 절(節이 기가 열 두 개이기 때문이며, 그 ‘절’을 기준으로 해서 생겨난 것이 다름 아닌 12개월인 것이다. 때문에 복서학(卜筮學)인 육효(六爻)에서는 각 달에 해당하는 괘를 월괘(月卦)라 하여 괘신(卦身)으로 잡고 있다. 겸하여 복서학에 대하여 잠시 언급을 하고 넘어가도록 하겠는데, 복서학은 철저하게 기의 동태를 따지는 학문으로서 주역에 나타나는 대성괘(大成卦)를 근간으로 하여 사안(事案)에 대한 길흉화복을 점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즉, 기본괘인 팔괘가 아래위로 겹쳐져서 이루어진 것이 대성괘(大成卦)인데, 팔괘가 겹쳐져서 이루어진 것이 대성괘이므로 8x8=64가 되어 대성괘의 숫자가 모두 64괘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의 대성괘에는 기의 최저단위인 여섯 개의 음양소(陰陽素)가 있는데, 그것을 가리켜 복서에서는 육효라 하고 있다. 따라서 대성괘가 64개가 되기 때문에 거기에 들어 있는 爻의 숫자가 총 384효가 되는 것으로 되어 있는 것이다.

한편 지구를 9궁으로도 나타내고 있는데, 그것은 지구에 동서남북을 비롯한 아홉 개의 방위가 있기 때문이다. 그 아홉 개의 방위를 괘로서 나타내보면 정북에 水의 괘인 감괘(坎卦)가 붙고, 동북간에 土의 괘인 간괘(艮卦)가 붙으며, 정동에 木의 괘인 진괘(震卦)가 붙고, 동남간에 역시 木의 괘인 손괘(巽卦)가 붙으며, 정남에 火의 괘인 이괘(離卦)가 붙고, 서남간에 土의 괘인 곤괘(坤卦)가 붙으며, 정서에 金의 괘인 태괘(兌卦)가 붙고며, 서북간에 역시 金의 괘인 건괘(乾卦)가 붙고, 중앙에 土의 괘인 중부괘(中孚卦)가 붙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 중에서 간괘나 곤괘가 다같이 土의 괘로서 지구의 본질인 土를 나타내는 것으로 되어 있다. 때문에 간괘와 곤괘를 나타내는 1월과 7월의 여기에 다같이 양토(陽土)인 戊土가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일말의 오차도 없이 짜여져 있는 것이 역리이므로 역학은 단순한 점술서가 아니라 자연과학이라고 해야 옳지 않을까 한다. 따라서 명리를 공부하고 연구하는 여러분들도 역이 지니고 있는 이치를 소상히 알아야하며, 다른 무엇보다도 지장간에 대한 내용을 소상하게 알아야한다. 만일 지장간에 대한 내용을 모르는 상태에서 명리를 논하고, 타인들의 운명을 감정하여 준다며, 쩝절대는 사례가 있다면 그것은 명리를 내세워 타인들의 등골을 빼먹겠다는 사기꾼의 짓거리이지 역학의 정도는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앞에서0도 말했듯이 지지는 대단히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각자의 운명(사주) 중 지지에서 일어나는 상황 역시 대단히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우선 지지에서 일어나는 것 중에 충(沖)을 들 수가 있는데, 천간에서 빚어지는 오행의 상관관계는 단순한 상극관계에서 일어나는 극해(剋害)의 현상에 불과하지만, 지지에서 일어나는 충은 어느 일방만이 당하는 것이 아니라 쌍방 모두에게 피해를 입게 하는 특색을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寅申충의 경우 두 개의 지지가 충을 하게 되면 표면에 나타나 있는 甲木이 申金에게 극을 당하는 것만이 아니라 寅申의 장간 속에 들어 있는 오행들도 극을 받도록 되어 있다. 즉 寅申이 충을 할 경우 寅 속에 들어 있는 戊丙甲이 상하고, 申 속에 들어 있는 戊壬庚이 상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다른 지지에 들어 있는 장간들도 마찬가지다. 단, 하나의 지지 속에 들어 있는 장간들끼리의 경우는 상생과 상극의 작용은 있어도 암장신(暗藏神)끼리의 충의 작용을 일으키지는 않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그것은 같은 지지에 들어 있는 암장신들이0기 때문에 그러한 것으로 되어 있다.

합의 경우도 결코 좋은 것만은 아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충만도 못한 것이 합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주중에 충을 하는 오행이 있을지라도 대운이나 세운에서 그 충하는 오행을 합거(合去)해 버리거나 기반(羈絆)을 시켜버리면 충이 되었던 오행이 안정을 얻을 수가 있어서 좋은 것이지만, 합의 경우는 그 자체로 묶여버린 것이 되어서 쓸모가 없는 것이 되기 때문에 좋지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충에도 좋은 충이 있고, 합에도 좋은 합이 있게 마련인데, 기신(忌神)이나 구신(仇神)을 충하는 경우가 좋은 충이고, 용신(用神)이나 희신(喜神)이 합을 하여 기신으로 변해 버리든지, 또는 한신(閑神)이 희신이나 용신과 합을 하여 기신으로 변해 버린다든지, 한신이 용신이나 희신과 합을 하여 기반을 시켜버리면 희신이나 용신이 묶여버린 꼴이 되어 힘을 쓰지 못하게 되므로 좋지가 않은 것이다.

한신끼리 합을 하여 기신이나 구신으로 변하는 것도 좋지가 않은 점에서는 마찬가지다.

(주), 1년 속에 드어 있는 절기(節氣)가 모두 스물 네 개이다. 하지만 그 스물 네 개의 절기 중에서 절(節)의 숫자가 열 두 개이고, 기(氣)가 열 두 개인 것으로 되어 있는데, 그것을 모두 합친 것이 24절기인 것이므로 앞의 설명에서 절(節)이 열 두 개라고 한 점에 대해서 의아하게 생각하지 말기 바란다.


<5조>
辛 丁 乙 癸
亥 未 卯 酉

丁 戊 己 庚 辛 壬 癸 甲
未 申 酉 戌 亥 子 丑 寅

주안점: 충의 해독(害毒)

丁火 일주가 木의 기가 왕한 2월에 출생하였고, 지지에 목국이 있는 터에 연간의 癸水가 酉金 위에 앉아 있으므로 마치 酉金이 癸水를 생하여 주는 것처럼 되어 있는 사주이다. 게다가 수생목으로 癸水가 乙木을 생하고 있으므로 살인상생(煞印相生)이 되고 있는 형국이어서 좋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지에서 卯酉가 충을 하고 있으므로 亥卯未 3합에 의한 인국(印局)이 파괴되었고, 천간에서는 乙辛이 교전을 하여 인성인 卯木이 상하고 있으므로 재살이 극성을 부리고 있는 형국이 되어 있다. 壬子대운으로 접어들자 다시 재성운을 만난 것이 되므로 범법을 하여 처형되는 불행을 당하였다. 가뜩이나 재살이 기신인 사람이 다시금 살운(殺運)을 만남으로써 종명(終命)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이 <5조>의 경우는 사주에서 충의 해독이 얼마나 큰 것인가지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6조>
己 乙 辛 癸
卯 卯 酉 酉

癸 甲 乙 丙 丁 戊 己 庚
丑 寅 卯 辰 巳 午 未 申

주안점: 卯酉 충이 빚어낸 결과

천간의 乙辛, 癸己가 교전을 하고 있고, 지지에서는 두 개의 卯木과 두 게의 酉金이 충을 하면서 싸우고 있는 사주이다. 게다가 金이 당령을 하였고, 己土의 생을 받고 있는 데다 木이 휴수되어 있어서 연간의 癸水가 木을 생하여 주고싶어도 생이 되질 않고 있다. 일주인 木이 水의 생을 받지 못하는 것은 木 자체가 워낙 휴수가 심하고, 金이 강하다보니 木의 생기를 받고 싶어도 그것을 받아들일 수가 없기 때문인데, 그것은 마치 사경을 헤매고 있는 환자에게 약을 먹이려 해도 환자 자신이 약을 먹지 못하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할 수 있형국이다. 그러나 대운이 己未와 戊午와 丁巳의 남방의 火운으로 진입하게 되자 왕火가 살을 제하게 됨으로써 나름대로 성공을 거두었으나 辰대운으로 들어서면서 다시금 생금조살(生金助煞)을 하는 운이 되0어 국법을 어기는 일에 연루되어 생을 마친 사람의 사주이다. 이와 같이 사주에 관살이 왕하여 문제인 사람은 반드시 법을 어기는 일로 하여 생을 마치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7조>
甲 壬 壬 壬
辰 午 寅 申

庚 己 戊 丁 丙 乙 甲 癸
戌 酉 申 未 午 巳 辰 卯

주안점: 용신이 충파되면 수명도 잃는다

壬水가 寅월에 출생하여 연월의 천간에 두 개의 비견이 투출하였으며, 그 두 개의 비견0은 연지에 있는 申金의 생을 받고 있으므로 수세가 통원(通源)되어 왕하므로 사주 자체가 좋지 않은 것처럼 되어 있다. 壬水 일주의 기가 너무 센 것처럼 되어 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주가 午火 위에 앉아 있으므로 1월달의 한기를 풀어 버릴 수 있어서 온기를 얻은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는 형국이다. 그뿐 아니라 연지에 있는 申金 역시 화기로부터의 제압을 받고 있는 데다 시간에 甲木이 투출하여 寅木에다 뿌리를 박고 있는 점이 좋다고 할 수 있는 내용이다. 당주의 운행까지도 火운으로 흐르게 되어 생화유정하므로 일말의 쟁전지풍(爭戰之風)이 없는 사주가 된 것이다. 단 장수명이 되지 못하여 6십 세를 조금 넘긴 申대운에 들어서자 두 개의 申金이 寅木을 충함으러써 세상을 떠났다고 하는 사람의 사주이다.

그렇다고 볼 때 이 사주의 용신은 寅木이고, 사람이 죽는 것 또한 용신이 극절될 때라는 것을 명심해 둘 필요가 있다.



<8조>
辛 壬 壬 壬
丑 申 寅 申

庚 己 戊 丁 丙 乙 甲 癸
戌 酉 申 未 巳 午 辰 卯

주안점: 군비쟁재의 결과

壬水 일주가 寅월에 출생하였는데, 월지에 있는 식신인 寅木을 두 개의 申金이 충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추위에서 벗어나지 못한 나약한 寅木이 견뎌내지 못할 지경이 되어 있다. 게다가 사주에 火가 없으므로 寅木의 힘을 받아들여 충극하여 오는 金을 제압할 수가 없으니 심히 안타까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가 없는 사주이다. 살상가상으로 시지에 있는 丑土가 金을 생하고 있기 때문에 가히 기탁신고(氣濁神枯)한 운명이 이 사주인 것이다. 초운이었던 癸卯과 甲辰의 木운에서는 부모의 덕으로 잘 지내었으나 乙巳대운으로 들어서자 형(刑)과 충이 일어나면서 부모가 돌아가시고, 재산이 파하는 등의 환난을 겪게 되어 급기야는 자신의 수명마저 다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군비쟁재(郡比爭財)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9조>
甲 戊 辛 乙
寅 申 巳 亥

癸 甲 乙 丙 丁 戊 己 庚
酉 戌 亥 子 丑 寅 卯 辰

주안점: 간지가 충극한다고 다 나쁜 것은 아니다.

천간에 있는 乙辛과 甲戊이 상극을 하고 있고, 지지에서는 寅申과 巳亥가 천지 교전을 하는 사주이다. 그렇기 때문에 좋지 않은 사주로 보기가 쉬운 것이 이 명조인 것이0다. 하지만 천간에 있는 乙辛이 교전을 함으로써 당주의 관성인 乙木을 제거하게 되어 거관유살(去官留殺)의 청순함을 만들어내게 되었고, 지지에서 巳亥가 충을 함으로써 마치 괴인(壞印)이 되는 것처럼 되어 있으나 입하가 지난 후 戊土가 사령을 하는 때가 되어 오히려 亥水가 극을 당하는 것이 되니 그 또한 아무런 문제가 없는 사주가 이 명조인 것이다. 게다가 중년의 운도(運途)가 木火의 방향으로 흐르기 때문에 벼슬길에 올라 입신양명의 영화를 누렸다고 하며, 대운이 乙亥운에 이르렀을 때 亥水가 생살을 함으로써 명을 마쳤다고 하는 사람의 사주이다.



10조>
庚 甲 辛 乙
午 子 巳 亥

癸 甲 乙 丙 丁 戊 己 庚
酉 戌 亥 子 丑 寅 卯 辰

주안점: 극설이 교가하는 사주

천간의 乙庚辛과 지지의 巳亥子午가 천지교전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주중에 火는 왕하고, 水는 쇠한 상태이므로 당주가 견디기 위해서는 인수의 생을 받아야 할 사주이다. 따라서 인수 역시 관살의 생을 받아야만 전전상생(轉轉相生)으로 일주를 생할 수가 있을 것인데, 관살인 庚辛의 金이 巳午火의 위에 앉아 있기 때문에 水를 생할 수가 없고, 亥子水의 인성은 일주를 생할 수가 없는 형국이 되었다. 그렇게 되고 보니 일주가 고립무원의 상태에서 관살로부터는 극을 받고, 식신상관에게는 기를 빼앗기는 극설이 교가(交加(註)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그 결과 당주가 비참한 생애를 살았다는 사주가 이 사주이다. 그의 생애가 더욱 비참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은 운행마저 좋지가 않아서인데, 대운에서도 水운을 만나지 못하고, 火土의 운으로 흘렀기 때문었다.

이 사주를 적천수(滴天髓의 해설에서는 화토운에서 ‘형모이상(刑耗異常)한 삶을 살다가 나이 겨우 4십대 초반인 丁丑대운에 이르러 丑土가 인성을 합거시켜 버림으로써 처자를 잃고 재산이 파한 뒤에 일사무성으로 살다가 자신마저 생을 마쳤다’라고 말해놓았다.

(주). 극설(剋洩)이 교가(交加)하다--신약한 사주에 일주를 극하는 관살이 있는데, 식상까지 있게 되면 관살로부터는 극을 받게 되고, 식상에게는 설기가 되므로 약한 일주가 견딜 수 없게 되는 경우를 이르는 말이다. 따라서 그러한 상태에 처하게 되는 일주를 가리켜 편고한 사주라고 말하고 있다.



<11조>
乙 丙 庚 辛
未 子 寅 亥

壬 癸 甲 乙 丙 丁 戊 己
午 未 申 酉 戌 亥 子 丑
주안점; 寅亥 합목

이 사주는 丙子 일주가 1월에 출생하였으므로 火는 약하고, 木은 어린 상태에 있다. 그러므로 寅木을 용신으로 써야할 사주인데, 천간에 庚辛의 金이 투출하여 있으면서 어린 寅木을 압박하는 형국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다행하게도 연지에 亥水가 있어 그 寅木과 합을 함으로써 木으로 화하였고, 亥水는 또 金의 기운을 빨아들여 木을 생하여 주는 이중의 역할을 하고 있다. 게다가 시지에 있는 未土의 암장 속에 火의 여기인 丁火와 중기인 乙木이 들어 있어서 寅木에게 더욱 힘을 실어주는 한편 1월달의 한기를 녹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게 되는 것을 소위 거탁유청(去濁留淸(주))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한 결과로 이 사주의 주인은 인성(人性)이 순수하고 관후화평(寬厚和平)한 사람이었고, 그의 생애 또한 환도(宦途)가 순탄하여 풍의족식(豊衣足食)의 일생을 살았다고 한다.

(주). 거탁유청(去濁留淸)--‘나쁜 기운은 사라지고 좋은 기운이 머물게 된다’는 뜻이다.



<12조>
辛 壬 庚 戊
丑 寅 申 子

戊 丁 丙 乙 甲 癸 壬 辛
辰 卯 寅 丑 子 亥 戌 酉

주안점; 子丑합

이 사주는 壬寅 일주가 7월에 출생하였으므로 가을의 물이 통원(通源)이 되어 있다. 게다가 인성이 중첩된 데다 戊土까지 金을 생하고 있어서 본래의 土가 지니고 있는 제수(制水)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때문에 戊土를 용신으로 쓸 수가 없는 형편이 되었다. 따라서 이 명조는 水가 왕한 사주가 되었으므로 순기기세(順其氣勢(주)의 원칙에 따라 일주의 기를 설기시켜 주는 寅木을 용신으로 해서 설금생목(洩金生木)이 되도록 해야할 사주이다. 癸水의 대운에 이르러 설金에 생木으로 벼슬길에 들어서게 되었고, 亥子丑의 북방 水의 운을 살아가는 동안에 丑土가 지닌 습체(濕滯)의 기운이 병이기는 하였으나 子丑으로 합이 되었고, 북방의 水의 기가 용신인 寅木을 생하기 때문에 아무런 장애가 없었을 뿐 아니라 오히려 벼슬의 지위가 계속적으로 오르더니 마침내는 한원(翰苑)에 그 이름을 빛내게 되었다고 한다.

(주). 순기기세(順其氣勢(--강한 기운에 순응하다의 뜻이다.



<13조>
丁 丙 壬 丁
酉 午 寅 亥

甲 乙 丙 丁 戊 己 庚 辛
午 未 申 酉 戌 亥 子 丑

주안점; 丁壬합과 寅亥합

丙午 일주가 寅월에 출생한 사주이다. 천간에 丙丁火가 투출하였으므로 왕한 사주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러나 壬水가 亥水에 통근하여 녹을 얻었고, 酉金의 생을 받고 있는 상태가 되어 있어서 살인상생격(殺寅相生格)이라 할 수 있는 사주이다. 그런데 천간에서 丁壬이 합을 하였고, 지지에서 寅亥가 합을 하여 木으로 화함으로써 기신이 되어버린 것이 심히 불행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丁壬과 寅亥가 합을 하여 木으로 화하였다는 것은 신왕한 丙午 일주에게 겁재와 인성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군겁이 쟁재를 하는 운명이 되어버렸으므로 불행을 잉태한 사주가 되어 버리고 만 것이다. 亥子丑의 북방 수운에서는 유업(遺業)이 풍성하여 잘 살았으나 戊戌운으로 들어서자 寅午戌로 화국이 되면서 사주에 있는 金水가 극진되어 집안이 망하였고, 자신마저 타계를 한 사주가 이 사주이다.



<14조>
丙 戊 甲 己
辰 亥 戌 亥

丙 丁 戊 己 庚 辛 壬 癸
寅 卯 辰 巳 午 未 申 酉

주안점; 甲己합

戊土가 9월에 출생하였으므로 土가 사령을 하는 사주이다. 그런데 겁재와 인성이 투출하였기 때문에 일주가 왕다고 할 수 있는 사주이다. 그런 중에 진기가 된 甲木 편관이 투출하여 양 亥水에 장생이 되어 있고, 辰의 여기인 乙木까지 있어서 설화(洩火)에 양목(養木)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주중에 金이 없어서 제지를 당하지 않으므로 살세(殺勢)가 왕하다고 할 수 있는 사주이다. 그런데, 甲己가 합을 하였기 때문에 일주를 극하지 않으므로 좋아진 사주이다. 이 사주가 더욱 좋은 것은 초년 이후의 운이 土金의 운행으로 달리게 됨으로써 주중에 좋지 않은 것들을 제화(制化)하게 되어 명고록중(名高錄重)하였던 사람의 사주이다.



<15조>
丙 戊 甲 己
辰 寅 戌 巳

丙 丁 戊 己 庚 辛 壬 癸
寅 卯 辰 巳 午 未 申 酉

주안점; 甲己합

이 사주는 <14조>의 명조에서 단지 亥자 하나가 다른 것뿐이다. 다시 말해서 주중에 水가 없기 때문에 양목(養木)이 되지 않고 있는 형국인 데다 甲己가 합을 하고 있는 점이 좋지 않은 것이다. 귀의 근본이 되는 살성인 甲木이 힘을 쓰지 못하기 때문이다. 壬申대운에서 수생목을 하는데 힘입어 겨우 작은 벼슬을 얻었을 뿐 그 이상은 발전하질 못했다. 그 후 土金운이 들어오자 집안 형편이 차차로 무너지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처자를 모두 다 잃고 자신마저 죽고 말았다는 사주이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앞의 사주와 비교하여 지극히 작은 차이가 그 결과에 있어서는 엄청나게 크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하고 있다.



<16조>
丙 甲 壬 丁
寅 子 寅 未

甲 乙 丙 丁 戊 己 庚 辛
午 未 申 酉 戌 亥 子 丑

주안점: 丁壬합과 寅亥합

甲木이 寅월 寅시에 출생한 사주이다. 때문에 木의 기가 어리고 그 기질 또한 허약하다고 할 수 있는 사주이다. 당연히 丙火를 용하여 해동(解凍)을 시켜 주어야할 사주인데, 壬水가 丙火를 극하므로 이 사주에서는 壬水가 기신이다. 하지만 다행하게도 丁壬이 합을 하여 木으로 화함으로써 丙火를 생하게 되니 오히려 좋아진 사주이다. 세운(歲運)에서 癸酉년이 들어오는 당주의 나이 27새 때가 안 좋은 것이지만, 그때의 대운이 마침 己土운이어서 癸水를 막아주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으며, 戊戌대운의 卯년에 장원급제에 올랐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17조>
甲 甲 壬 丁
子 戌 寅 亥

甲 乙 丙 丁 戊 庚 辛
午 未 申 酉 戌 亥 丑

주안점; 丁壬합과 寅亥합

이 사주는 甲木이 寅월에 출생하였으므로 득시 당령을 한 사주이다. 그러므로 丁火를 용신으로 삼아야할 사주인데, 壬水가 丁火와 합을 함으로써 쓸 수가 없게 되었다. 부득이 戌土를 용할 수밖에 없는데, 寅亥가 합을 하여 극토(剋土)를 하고 있으므로 그것이 좋지 않은 내용이다. 그 때문에 일생 동안 수많은 풍파를 겪다가 말년에 가서야 午未에 의한 火운을 만나게 되어 어느 정도 굴신(屈身)을 할 수가 있었던 사람의 사주이다.

이상으로 미루어 볼 때 합이 있어서 좋은 사람에게는 명리(名利)가 유여(裕餘)하지만, 합이 있어서 나쁜 사람에게는 형상파패(刑傷破敗)가 심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한다.



7. 생방(生方)과 고지(庫地)와 패지(敗地)의 충을 자세히 살펴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金水가 木火를 충할 수는 있어도 木火가 金水를 충할 수는 없는 것이 오행이 지닌 기능이며 원리로 되어 있다. 그러나 그러한 원리는 천간에서나 해당될 뿐 지지에까지 해당되는 원리는 아닌 것이다. 천간과는 달리 지지 속에는 다양한 암장간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행이 木火일지라도 金水를 극할 수 있는 것이 오행이 지닌 또 하나의 원리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지지에서의 ‘생방’이란 寅申巳亥를 이름인데, 앞에서 이미 밝힌 바와 같이 寅申巳亥는 木金火水의 장생지로 되어 있는 지지들인 동시에 여러 가지의 오행이 섞여 있는 지지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충을 할 경우 어느 한쪽만이 피해를 입는 것이 아니라 0쌍방이 다같이 피해를 입도록 되어 있다. 가령 寅申충의 경우 申의 장간에 들어 있는 庚金이 寅의 장간에 들어 있는 甲木을 극하게 되고, 寅의 장간에 들어 있는 丙火가 申의 장간에 들어 있는 庚金을 극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申의 장간에 있는 壬水가 寅의 장간에 있는 丙火를 극하고, 寅의 장간에 있는 戊土가 또 申의 장간에 있는 壬水를 극하도록 되어 있어서 寅申巳亥, 곧 ‘생방’의 충은 너 죽고 나 죽자 식의 전극(戰剋)이 끊이지 않도록 되어 있다.

속설에는 ‘고지’는 충이 되어서 열리는 것이 좋다’라고 되어 있으나 그것 역시 좋은 경우와 좋지 않은 경우가 있으므로 일률적으로 단정을 지어서는 안 된다.

‘고지’란 辰戌丑未를 가리켜서 하는 말인데, ‘고지’가 충이 되어서 좋은 경우는 그 장간에 들어 있는 기신이나 구신을 충하여 물리칠 수가 있는 경우이지만, 반대로 희신이나 용신이 극해를 받게 되는 경우는 ‘고지’라 하더라도 충이 되면 좋지가 않은 것이다. ‘고지’에 대해서는 한참 뒤에 나올 잡기장(雜氣章)에서 다시금 상세한 설명을 가하도록 하겠다.

지장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子午卯酉는 전기의 지지들이다. 사주에서 金水를 용하0려 할 때는 충을 하는 것이 좋지만, 木火를 용하려 할 때는 충을 하는 것이 좋지가 않다. 그러나 그것도 상황과 정상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므로 어떤 경우의 충이 좋다라는 일률적인 고정관념에 빠져서는 안 된다. 만약에 봄이나 여름철의 金水라면 그 기가 휴수되는 데 비해 木火의 기는 왕상(旺相)할 것이므로 木火가 金水를 극할 수가 있는 것이다. 역리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이치를 깊이 있게 성찰 할 줄을 알아야한다.


<18조>
癸 癸 壬 甲
巳 亥 申 寅

庚 己 戊 丁 丙 乙 甲 癸
辰 卯 寅 丑 子 亥 戌 酉

주안점; 寅申충과 巳亥충

이 사주는 추수(秋水)가 통원(通源)이 되어 당령한 데다 수세가 중중한 사주이다. 거기에 비해 휴수된 木이 충까지 되고 있어서 용신으로 쓸 수가 없는 형편이다. 그러나 巳火가 비록 휴수되기는 하였어도 일지에 근접해 있고, 초가을의 온기가 남아 있는 때이므로 巳火를 용신으로 쓸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그런데 亥水가 巳火를 충함으로써 군겁이 쟁재를 하는 꼴이 되었다. 그로 말미암아 극처무자(剋妻無子)로 지내다가 대운이 戊寅으로 들어서고 나서야 희신을 만난 것이 되어 어느 정도의 윤택한 삶을 살게 되었다고 하며, 그 후에 庚운을 만나자 월지에 있는 申金이 녹(祿)을 얻어 제상생겁(制傷生劫)을 함으로써 세운 酉녀에 이르러 타계하게 되었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19조>
壬 甲 癸 癸
巳 亥 申 寅

乙 丙 丁 戊 己 庚 辛 壬
卯 辰 巳 午 未 申 酉 戌

주안점; 寅申충과 巳亥충

甲寅 일주(日柱)가 맹동인 10월에 출생한 사주이다. 그러므로 한목(寒木)인 일주는 반드시 巳火를 용해야할 형편이다. 그런데 그 巳火는 네 개의 왕수(旺水)를 만난 데다 주중에 土가 없으므로 왕양(旺洋)한 물을 막을 수가 업는 형국이어서 좋지가 않은 사주인 것처럼 보이는 것이 이 사주이다. 그러나 寅木과 亥水가 합을 하기 때문에 巳火가 절처봉생(絶處逢生)을 하게 됨으로써 흥발지기(興發之機)로서 작용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초운이 서방의 金운으로 달리는 바람에 체용(體用이 다 상하게 되어 풍상을 겪었으나 사순(四旬=40세)이 지난 뒤에 남방의 火운이 들어오면서 용신이 득세를 하게 되어 수만 금의 재산을 모으게 되었고, 지극히 안락한 여생을 보내게 되었다고 한다.

이와 같이 재성이 인성을 만나게 되면 그로 인한 화가 적지 않고, 인성을 버려야 할 사주에서 때를 만나게 되면 발복의 규모가 대단히 크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20조>
丙 庚 丁 辛
子 午 酉 卯

己 庚 辛 壬 癸 甲 乙 丙 丁
丑 寅 卯 辰 巳 午 未 申 酉

주안점; 子午충과 寅申충

천간에 庚辛과 丙丁이 있어서 화기가 적절하게 금기를 제압하고 있는 형국이다. 지지에는 子午卯酉가 있어서 감리진태(坎離震兌)에 의한 동서남북을 수놓고 있다. 그런 결과로 당주의 사주가 기관팔방(氣貫八方)으로 통하고 있는 중에 주중에 土가 없으므로 당주의 기가 강건할 뿐 왕하디고는 할 수가 없는 내용이다. 특히 이 사주에서 가장 좋은 것은 子午가 충을 함으로써 午火가 酉金을 극하지 못하게 하고 있는 점이다. 때문에 酉金은 충분하게 일주를 보좌하여 주고 있고, 酉金이 卯를 충함으로써 卯木으로 하여금 午火를 생하지 못하게 하여 중화를 이루고 있는 점 또한 대단히 좋다고 할 수가 있다. 게다가 일주가 서문(瑞門=정관이라는 뜻)에 앉아 있으면서도 수화기제(水火旣濟=水火가 적절하게 배합이 되어 중화를 이루어 다의 뜻)를 이룬 사주인 데다 卯酉가 ‘진태(주1)’이고, 子午가 ‘감리(주2)’가 됨으로써 무소무멸(無消無滅)에 일윤일훤(一潤一暄)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 사주는 다름 아닌 전 청나라 건융황제(乾隆皇帝)의 명조이다.

(주1)과 (주2)--두 가지가 다 오행을 팔괘식으로 부르는 명칭으로서 ‘감리’는 水火를 가리키는 말이고, ‘진태’는 木金을 일컫는 말이다.


<21조>
戊 戊 丁 辛
子 午 卯 酉

己 庚 辛 壬 癸 甲 乙 丙
丑 寅 卯 辰 巳 午 未 申

주안점; 子午충과 卯酉충

이 명조는 상관용인격(傷官用印格)의 사주이다. 그러므로 관성이 인성을 생하는 희신으로 되어 있다. 세속에서는 土金상관격에는 관성이 기신이라고 말들을 하고 있00지만, 결코 그런 것이 아니다. 만약에 관성인 卯木을 충거해 버리게 되면 용신인 丁火에게 생기를 넣어주지 못하게 되므로 丁火는 허탈한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고, 午火마저 子水에게 충을 당하고 있으므로 주중에는 상관만이 판을 치는 형국이 될 수밖에 없는 사주가 이 사주이다. 게다가 지지에서 녹을 얻은 金이 있어서 水를 생함으로써 木火가 이미 극진(剋盡)되어 있는 터에 천간의 火土가 지극히 무기력해져 있는 것이 되어 고통스런 삶을 살수밖에 없는 내용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사주의 원국에 水가 투간되지 않은 덕으로 인수가 상하지 않아 공부를 할 수가 있었으며, 당주의 인품도 고결하였다고 하는 사람의 사주이다.

따라서 상관패인(傷官佩印)에 木火를 용하는 자는 金水가 기신이라는 것을 기억해두기 바란다.


<22조>
壬 戊 辛 辛
辰 戌 丑 未

癸 甲 乙 丙 丁 戊 己 庚
0 巳 午 未 申 酉 戌 亥 子

주안점; 용신의 투간

이 사주에는 세속에서 말하는 소위 사고지미(四庫之美)가 들어 있다. 그런데 이 사주에서의 辛金은 丑의 암장에 들어 있는 辛金 원신(元神)이 투출한 것이 되며, 辰戌丑未의 증토(衆土)로만 뭉쳐 있는 당주의 기를 시원하게 밖으로 뿜어내는 형국이 되어 있는 데다 木火의 기운들은 암장 속에 엎드려 있을 뿐 겉으로 나타나지 않아서 더욱 좋아진 사주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주 자체가 순청불혼(.純淸不混)이 되어 대단히 순수함을 나타내고 있다. 그런 덕으로 당주가 일찍이 향방(鄕榜)에서 급제를 하여 벼슬길에 오르게 되었다. 하지만 乙未대운부터 남방의 火운으로 들어서게 되어 용신인 辛金이 극해를 당함으로써 더 이상 영달하지는 못하고 한낱 진사의 위치에서만 머물고 말았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23조>
己 辛 壬 戊
丑 未 戌 辰

庚 己 戊 丁 丙 乙 甲 癸
午 未 辰 卯 寅 丑 子 亥

주안점; 辰戌충, 丑未충

전국(全局)에 인성만이 꽉 들어차 있는 사주이다. 토중금매(土重金埋)로 金이 매몰되고 있는 형국인 데다 용신인 壬水마저 중토에 의해서 상진(傷盡)되고 있다. 辰未의 암장 속에 비록 乙木이 들어 있기는 하지만, 丑未충, 辰戌충이 되어서 丑과 戌의 암장에 들어 있는 辛金에게 극파(剋破)가 되어 쓸모 없는 木이 되고 말았다. 이와 같은 운명의 내용 때문에 당주가 ‘극처무자’로 세상을 살다가 생을 마감하였다고 00하는 사람의 사주이다.

이로 미루어 보건대 ‘辰戌丑未의 사고(四庫)는 반드시 충이 되어야 그 ’고‘의 문이 열리기 때문에 암장에 들어 있는 재관인(財官印)을 인출하여 쓸 수가 있다’라는 이론은 잘못된 견해라는 것을 알 수가 있는 것이다.

모름지기 사주는 간지의 배합이 적절하게 이루어져야하고, 용신이 유력해야하며, 대운이나 세운에서 사주의 체용을 부조(扶助)하여 주게 되면 편고의 병이 소멸되는 것이므로 좋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8. 충(沖)이 중요할 뿐 형(刑)이나 파(破)는 중요하지 않다

지지에서의 충은 천간에서의 극과 같다. 그러나 천간에서의 극은 오행이 지닌 생극제화의 원리에 따라 극하는 자와 극을 당하는 자가 있을 뿐이지만, 앞에서 누누이 밝힌 바와 같이 지지에서의 충은 대단히 복잡한 내용을 지니고 있다. 다만 지지0에서의 충이 있을 때는 그 충에 대한 강약을 가리고, 희기를 가늠해야한다. 이미 언급한 것처럼 고지의 충이 있을 때라도 무조건 ‘고’는 충을 해야 열린다’라는 고정 관념에 집착하지 말고, ‘어떤 경우가 충을 해야 좋고, 어떤 경우가 충을 하는 것이 나쁘다’라는 것을 판별하여 통변에 임할 줄을 알아야한다.

가령 3월의 경우 辰중의 乙木이 사령하는 시기에 출생한 사람이라면 주중에 辰戌 충이 있을 경우 戌중의 辛金에게 辰 중의 乙木이 극을 받을 것이고, 6월에 출생해서 未중의 丁火가 사령하는 시기에 해당되는 사주라면 주중에 丑未충이 있을 경우 丑중의 癸水에게 未 중의 丁火가 손상을 입게 될 것은 당연한 일인 것이다. 따라서 3월의 乙木이나 6월의 丁火가 비록 퇴기하는 시기에 처해 있다 할지라도 그것들이 사령하는 시기에 해당될 때는 용신으로 쓸 수가 있는 것인데. 주중에 충이 있어 상하게 되면 용신으로 쓸 수가 없는 것이므로 손상을 입거나 파괴가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따라서 묘고봉충즉발(墓庫逢沖則發)이라는 이론은 후세 사람이 만들어낸 잘못된 견해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묘’라고 하는 것은 묻어버리는 분묘(墳墓)의 뜻이고, ‘고’라고 하는 것은 木火金水를 수장(收藏)하는 매근지지(埋根之地)라는 사실0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만약에 木火金水가 천간에 있는데, 지지에 寅卯는 없고, 巳午申酉 등만 왕성하다면 전적으로 辰戌丑未의 ‘고’에다 의지해야 하는데, 충을 하게 되면 그 근(根)이 극파가 되는 것이므로 뿌리 채 뽑혀버리는 결과밖에 아무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만약에 ‘묘고’에 들어 있는 金水木火가 사령신이 아니어서 용신으로 쓰지 않고 土가 희용(喜用)이 될 때는 충이 되는 것이 좋다. 왜냐면 土는 아무리 부서져도 土일 뿐이고, 충을 하여 土가 동(動)하게 되면 모든 것이 더욱 발생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마치 굳어 있는 땅을 뒤집어줌으로써 거기에다 경작하는 작물이 잘 자라게 되는 것과도 같다고 할 수가 있는 것이다.

‘형’이라는 것도 이치상으로는 맞지 않는 말장난에 불과할 뿐이다. 기존의 이론에 의하면 해형 해(亥刑 亥). 진형 진辰刑 辰), 유형 유(酉刑酉). 오형 오(午刑 午)를 자형(自刑)이라 하고 있지만, 본지(本支)가 본지를 만난 것이므로 동기가 되는 것인데, 어떻게 해서 상형(相刑)이라 할 수가 있는 것이며, 자형 묘(子刑 卯), 묘형 자(卯刑 子)라고 하지만, 상생관계에 있는 오행들인데, 어떻게 해서 ‘형’이라고 하는 것인지 가당치도 않은 소리인 것이다. 그리고 또 술형 미(戌刑 未), 미형 축(未刑 丑)이라는 것도 똑같은 오행인데. 서로가 ‘형’을 한다고 보는 것도 옳지가 않다고 보아야한다. 인형 사(寅刑 巳) 역시 상생관계이며, 寅申의 관계는 기왕에 충을 하는 관계인데. 무엇 때문에 거기에다 다시 ‘형’이라는 내용을 덧붙여서 따져야 되는 것인지 말이 아닌 것이다. 위에서 열거한 여러 가지 형(刑)들 중에서 자묘형(子卯刑)만은 때때로 작용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것은 그것은 그 형을 하고 있는 子와 卯의 관계가 무례지형(無禮之刑)인 때문인 것이므로 그 ‘무례지형’이 되는 원리에 대해서는 기초편에 들어 있는 형(刑)과 파(破)의 대목을 참조하여 주기 바란다.

육해(六害)는 합으로 들어오는 것을 충한다고 해서 생겨난 것이지만, 그것 역시 모순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즉 子水가 丑土와 합이 되는데, 未가 들어와서 丑을 충함으로써 합을 못하게 하고, 午나 未가 합을 하려는데. 子나 丑이 들어와서 충을 함으로써 합을 못하게 한다고 해서 생겨난 내용인 것뿐이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子午의 충이 있고, 丑未의 충이 있는데. 어찌하여 ‘해’라는 관계를 하나 더 만들어서 0역리를 공부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골치 아프게 만드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게다가 丑午와 같은 경우는 ‘해’라고도 하고, 원진(怨嗔)이라고도 하고 있으니 어떤 것을 우선 순위로 잡아야할 것인지 애매모호하기까지 한 것이다. 자유 파(子酉 破)니 인해 파(寅亥 破)니 하는 것들도 이치상 모순이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충과 합을 중요시하면 될 뿐 ‘형’이니, ‘해’니, ‘파’니 하는 것들은 엉뚱한 자리에다 끌 구멍을 내는 짓에 불과하므로 일소해 버리는 것이 마땅하다고 본다.


<24조>
癸 壬 辛 丙
卯 子 卯 子

己 戊 丁 丙 乙 甲 癸 壬
亥 戌 酉 申 未 午 巳 辰

주안점; 형(刑과) 양인(陽刃)에 대한 그릇된 인식

壬子 일주가 지지에서 두 개의 양인(陽刃)을 만났으며, 천간에 癸辛이 투출하였으므로 왕하다고 할 수 있는 사주이다. 게다가 주중에 土가 없으므로 왕한 수기를 막을 길이 없어 연간의 丙火가 근이 없기 때문에 丙辛으로 합이 되어 水로 변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하지만 다행하게도 卯木이 제강(提綱)을 하고 있는 사주라서 그 왕한 수기를 설기시켜 당주로 하여금 빛을 내게 하고 있는 점이 좋다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겁재와 양인이 지니고 있는 완고한 기운을 흡수하여 수기(秀氣)를 유행시킴으로써 당주의 인품이 공손하면서도 예의 바르고, 매사에 절도를 지킬 줄 아는 사람이 되게 하는 근본을 이루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당주는 주위 사람들로부터 도덕군자로 칭송을 받았으며, 그의 생애 또한 안락하게 살았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이로 미루어 본다면 사주에 子卯가 있으면 무례하기 짝이 없고, 상관에 양인이 있으면 오만무도하여 흉악하기 비길 데 없는 사람이 된다라는 속설은 믿을 것이 못된다고 본다. 그러므로 ‘子卯의 형’에 대한 작용력을 ‘충’과 같이 강력한 작용으로 볼 것이 아니라 그저 ‘괴롭히다’의 정도로만 보아야 된다고 보고 있다.


<25조>
丁 庚 乙 辛
亥 辰 未 未

丁 戊 己 庚 辛 壬 癸 甲
亥 子 丑 寅 卯 辰 巳 午

주안점; 중화(中和)의 중요성

庚辰 일주가 계하(季夏)에 출생하였으므로 金이 진기하는 시기이고, 土가 당권한 사주이므로 왕하다고 할 수 있다. 마침 丁火가 사령하는 때에 출생하였고, 그 丁火 원신(元神)이 투출하였으므로 그것을 용신으로 하여 연간에 있는 겁재를 제압할 수 있어서 좋은 사주이다. 게다가 未의 장간에 火의 여기가 있고, 辰의 장간에는 木의 여기가 있으므로 재관이 더불어 통근(通根)한 사주이다. 더욱이 좋은 것은 주중에 亥水가 있기 때문에 土를 윤택하게 하는 한편 金을 생하면서 木을 자양(滋養)하고 있어서 명조 자체가 아무런 결함이 없는 사주이다. 거기에다 대운이 동남으로 흐르게 되니 金水는 허하되 木火는 실해지는 운로(運路)이므로 한평생 험난한 일이 없었으며, 辰운의 午년에 이르러 재관이 생부됨으로써 벼슬길에 오르게 되었고, 종당에는 금당(金堂=궁궐)에 올라 사마(司馬=법관)의 직위에까지 올랐으며, 丑운에 이르러서 수를 마쳤다고 하는 사람의 사주이다.


<26조>
丁 庚 乙 辛
丑 辰 未 丑

丁 戊 己 庚 辛 壬 癸 甲
亥 子 丑 寅 卯 辰 巳 午

주안점; 사고지충(四庫之沖)에 대한 그릇된 판단

이 사주는 <25조>의 사주와 대동소이하다. 이 사주의 재관 역시 통근에 유기(有氣)한 것도 위의 사주와 마찬가지다. 하지만 <25조>는 丁火가 사령을 하고 있었으나 이 사주는 己土가 사령을 하고 있는 점이 다르다. 게다가 이 사주는 시가 丑시이기 때문에 丁火가 식멸(熄滅)됨으로써 연간에 있는 辛金이 판을 치고 있는 중에 丑未충까지 되고 있어서 未의 암장에 들어 있는 木의 미근(微根)이 뿌리째 뽑히게 되어 비록 주중에 재관이 있다고는 하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의 결과가 돼버렸다. 甲午의 초년운에서는 木火의 기가 병왕(幷旺)한 때이라서 호의호식을 하며 지내게 되었으나 대운이 巳의 운으로 들어와서는 巳酉丑으로 합금(合金)이 되면서 부모가 돌아가시고 재물이 파하는 등 형상파모(刑傷破耗)에 의한 불행한 일이 끊이지를 않았다고 하며, 壬辰대운에 으르자 처자를 모두 잃게 되었고, 가산은 탕진되어 남은 것이 없을 정도가 되어버렸다고 한다. 그로 인해서 당주는 마침내 머리를 깎고 중이 되고 말았으니 丑未를 충하여 재관을 밖으로 나오게 하여야 영달을 할 수 있다고 하는 말은 전혀 근거가 없는 헛소리인 것이다.


9. 충과 합의 관계를 면밀히 검토하라

각자가 가지고 태어나는 팔자를 보면 좋은 사주는 적고, 언짢은 사주가 대부분이다. 가령 그 사람의 사주에 木火가 실하면 반드시 金水에 결함이 있게 되고, 金水가 실하면 木火에게 결함이 있는 것이 사람의 팔자이며 운명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자의 사주를 보아 오행 중 어떤 것이 부족하고, 어떤 것이 남아도는지를 먼저 살펴야한다. 그것이 다름 아닌 왕쇠(旺衰)과 강약(强弱)에 대한 구별인 것이다. 왕쇠강약에 대한 기준이 서게 되면 사주팔자 중에서 金木水火土 중에 어떤 것이 좋고, 어떤 것이 나쁘다의 희기(喜忌)에 대한 기준이 잡히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당사자의 운명이 지니고 있는 길흉화복과 수요장단이 확연하게 머리 속으로 들어오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 알았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 그 사람이 생애를 살아가는 동안에 어느 시기가 좋고, 어느 시기가 나쁘다는 것도 명확하게 구분을 할 줄 알아야한다. 왜냐면 사람의 일생이라는 것이 짧은 것이 아니고 대부분 장구한 세월을 살아가야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어떤 사람은 단명의 운을 지니고 있는가하면 또 어떤 사람은 장수를 할 수 있는 명이어서 그 내용이라는 것이 그야말로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그 모두를 명확하게 살피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역하자들의 임무라는 것을 알아야하는 것이다.

각자가 지니고 있는 운명의 내용 중에 어느 것 하나라도 소홀하게 관찰하여서는 안 되지만, 충과 합이 지니고 있는 내용을 살피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 것이므로 일말의 오차가 없도록 깊이 있게 살펴야한다. 그렇게 해서 희기가 가려지면 당사자의 사주 중에서 좋은 충과 해로운 충에 대한 구별이 생길 것이므로 좋은 충은 무엇 때문에 좋고, 해로운 충은 무엇 때문에 해로운지를 가늠하도록 해야한다. 그 또한 거류서배(去留舒配(주1)의 일종이라 하겠는데, 당사자의 사주가 신약(身弱)일 때는 회조지신(喜助之神)을 좋은 것으로 잡고, 신강(身强)일 때는 충거지신(沖去之神)을 좋은 것으로 잡아야한다.

한편 충과 합은 사주의 원국에서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대운이나 세운에서도 적용을 시키도록 해야한다. 사주의 원국에서는 아무런 결함이 없었는데, 대운이나 세운에서 충이나 합을 마나 불행하게 되면 그것을 원기은중(怨起恩中(주2)이라 하고, 반대로 좋아지는 경우를 유병(有病)에 득약(得藥)이라고 표현을 하도록 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행복하던 운명이었는데, 웅행에서 기충(忌沖)을 만나 불행하게 되기 때문에 ‘원기은중이’라 하는 것이고, 불행하던 운명이었는데, 행운에서 희충(喜沖)을 만나 행복하게 되기 때문에 유병에 득약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충과 합에도 피아(彼我)의 구별이 있는데, 당사자에게 해로운 충과 합을 피(彼)라 하고, 당사자에게 이로운 충과 합을 아(娥)라 하고 있다. 그 ‘피아’를 구분 짓는 기준은 사주의 원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대운과 세운 전반에 걸쳐서 적용이 된다는 것도 명심을 해 두어야한다. 그것을 다시 요약해서 말하면 희신은 ‘아’이고, 기신은 ‘피’인 것이다. 그것도 그럴 것이 희신은 내편이므로 나, 곧 ‘아’이지만, 기신은 적이므로 ‘피’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충과 합에서 발생하는 피아간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면 이러하다.

즉, 희신이 午인데, 기신인 子가 충을 하였다면 적이 침공을 해온 것이므로 이쪽에서 피해를 입은 것이 된다. 그럴 때에 사주의 원국이나 운행에 寅이나 戌이 있어서 침공을 당한 午와 합을 해버리면 寅午戌의 화국이 되기 때문에 단신(單身)인 子가 午를 충거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반대로 희신이 子인데 기신인 午가 충을 해오는데, 행운에서 寅이나 戌이 들어와서 午와 합을 하여 寅午戌의 화국이 되어버리면 그로 인한 화를 막을 길이 없으므로 불길한 일들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희신이 子일 때에 원국이나 행운에서 申이나 辰이 들어와서 수국으로 변해지는 것도 좋고, 길신(吉神)이 亥인데, 未나 卯가 들어와서 목국으로 변해지는 것도 좋은 것이다. 모름지기 ‘피’에 해당하는 기신은 충거하거나 합거해 버리는 것이 좋고, ‘아’에 해당하는 희신이나 길신은 충을 당하더라도 합신이 있어서 머물게 되는 것이 좋다.

기신이 들어와서 충을 하는데도 머물러 있을 수 있으면 그런 경우를 가리켜 충기(沖起)라 말하고 있다. 상대방한테 충을 당하게 되면 피해를 입지는 않더라도 잠을 자고 있던 자가 벌떡 일어나는 것과 같다고 해서 ‘충기(沖起)라 말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지지들에서 일어나는 충과 합에 관해서도 같은 이치로 해석을 하면 틀림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희신이 충을 받고 있을 때에 다른 합신이 들어와서 구제를 받게 되는 경우를 유병에 득약이라고 말하고, 합신이 없어서 구제를 받을 수가 없는 경우를 중병(重病)에 무약(無藥)이라 말하고 있다.

(주1), 去留舒配(거류서배)--물리쳐야할 것은 물리치고 머물러야할 것은 머물게 해서 안배가 되도록 하는 것.
(주2), 원기은중(怨起恩中)--은혜로움 속에서 원망스러움이 발생하다


<27조>
庚 甲 乙 庚
午 寅 酉 戌

癸 壬 辛 庚 己 戊 丁 丙
巳 辰 卯 寅 丑 子 亥 戌

주안점; 합신의 희기의 판단

천간에 두 개의 庚金이 투출하여 있고, 당령한 金이라서 살세가 어마어마하다. 비록 지지에 寅午戌의 화국이 형성되어 있기는 하여도 그 강렬하기 그지없는 살세를 제압할 수가 없게 되었다. 만약에 억지로라도 왕살(旺殺)을 제압하려 한다손 치더라도 일주가 실령을 하였기 때문에 약한 일주인 甲木이 寅午戌 화국에게 심하게 설기가 되고 있는 터라 극설(剋洩)이 교가(交加)하는 결과만 될 뿐 아무런 성과가 없는 지경에 떨어지고야 말 입장에 처해 있는 것이 이 사주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태강(太强)한 자에게 힘으로 맞섰다가는 약한 자가 화를 입는 것이 정리(正理)이므로 이쪽에서 만약에 寅午戌의 빽을 믿고 태강한 살세를 힘으로 제압하려하게 되면 강자인 살세쪽에서 대로(大怒)하여 더욱 그 위세를 부리려할 것이고, 그로 인한 당주의 피해 역시 헤아리기조차 힘들 정도로 클 것임에 틀림이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차라리 항복하는 자세로 살세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 것이 좋은데. 위의 사주와 같은 경우에서는 차라리 寅午戌의 화세를 버리고, 왕살의 기세에 순종하는 것이 상책인 것으로 되어 있다. 그렇다고 볼 때 이 <27조>의 경우에서는 왕살이 문제인 것이 아니라 제압도 못하면서 공연히 껍적거리고만 있는 寅午戌 화국이 하나의 병으로서 등장하고 있는 것이 된다.

그와 같은 명조의 조건 때문에 子운 辰년에 수국이 형성되는 데 힘입어 당주가 대괴천하로 이름을 드날렸다고 하는 사주가 이 사주이다.

子운 辰년에 이름을 드날리게 된 것은 子水가 寅午戌 화국의 중심부를 강타해 버렸고, 습토인 辰土가 子水와 더불어 수국을 형성하여 일주의 기를 배양하는 근원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 사주가 우리에게 교훈을 주는 것은 각자의 명조가 구성되었을 때 어떤 견지에서 용신을 잡을 것이냐에 대한 해답이다. 모르기는 해도 시중의 역학인들 대부분이 火를 용신으로 잡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일반적인 명리서의 이론이 ‘주중에 살세가 왕할 때는 그것을 제압할 수 있는 극제지신을 용신으로 잡아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극제지신을 용신으로 잡아야하는 것도 명조의 내용에 따라서라는 것을 명심해 두어야 한다.

(주1). 대괴천하(大魁天下)--최고의 우두머리로서 이름을 천하에 떨쳤다는 뜻이다. 왕살이 있는 사주가 寅午戌 화국을 억누르고 얻게 된 결과에 의한 성공이므로 군공이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아마 그 시대의 도원수(都元帥) 정도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다.
(주2), 去留舒配(거류서배)--물리쳐야할 것은 물리치고 머물러야할 것은 머물게 해서 안배가 되도록 하는 것.
(주1), 去留舒配(거류서배)--물리쳐야할 것은 물리치고 머물러야할 것은 머물게 해서 안배가 되도록 하는 것.
(주1), 去留舒配(거류서배)--물리쳐야할 것은 물리치고 머물러야할 것은 머물게 해서 안배가 되도록 하는 것.
(주3). 원기은중(怨起恩中)--은혜로움 속에서 원망스러움이 발생하다.


<28조>
丙 丁 癸 丁
午 卯 丑 巳

乙 丙 丁 戊 己 庚 辛 壬
巳 午 未 申 酉 戌 亥 子

주안점; 충과 합으로 인한 운의 변화

丁火가 비록 계동(季冬)에 출생하였으나 비겁이 중중한 사주이다. 월간의 癸水가 이미 퇴기를 하고 있는 시기에 처해 있으므로 무력하므로 제겁(制劫)을 할 수가 없으니 용신으로 사용할 수가 없고, 丑土의 장간에 들어 있는 辛金을 용신으로 해야 할 사주이다. 그렇기 때문에 용신인 辛金은 丑土 속에 포장(包藏)이 되어 있으면서 설겁생재(洩劫生財)를 하고 있는 상태에서 일주의 보용(補用)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희신으로서의 자기 소임을 충실히 하고 있는 구조를 이루고 있다. 다만 걸리는 것은 일지의 卯木이 생겁탈식(生劫奪食)을 하고 있으므로 병으로서의 작용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로 말미암아 당주가 일찍이 많은 시련을 겪게 되었으나 대운이 壬子와 辛亥로 진입하게 되면서 巳午의 火를 충거시킴으로써 안락한 생활을 영위하게 되었다. 하지만 대운이 庚戌로 바뀌고 나서는 시지에 있는 午火와 더불어 ) (寅)午戌로 화국이 되면서 형상파패(刑傷破敗)가 자심하였다. 그 어려웠던 庚戌대운을 보내고 己酉대운으로 운행이 바뀌자 巳酉丑의 금국을 이루게 됨으로써 병이었던 卯木을 충거해 버리게 되어 심여 만석이 넘는 큰 재물을 이룩하게 되었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이로 미루어 보건대 기신을 충거시킬 수 있는 희신국(喜神局)이 만들어질 경우 그로 인한 발복의 규모가 작지 않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따라서 기신이 장난을 치게 되면 그로 인한 화액(禍厄)이 가볍지 않으므로 명리를 하는 사람으로 어찌 충과 합에 대한 문제를 소홀히 다룰 수가 있겠는가!


<29조>
辛 丙 辛 庚
卯 寅 巳 寅

己 戊 丁 丙 乙 甲 癸 壬
丑 子 亥 戌 酉 申 未 午

주안점; 용신의 근기 유무

丙火가 맹하(孟夏)에 출생하였는데, 지지에 두 개의 寅과 하나의 卯木이 있는 사주이다. 게다가 巳火가 승권(乘權)하였으므로 寅중의 丙火가 인출(引出)되어 일주가 된 사주이다. 천간에 비록 庚辛이 투간되어 있기는 하나 근이 없는 金이므로 그저 허공에 떠 있는 金에 불과할 뿐이다. 초운에서 壬午와 癸未대운이 들어 왔으나 무근지수(無根之水)이므로 金의 기운을 설기시킬 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지지에 午未에 의한 남방의 화기가 있어서 가뜩이나 왕해서 걱정인 일주를 한층 더 치열하게 만들어줌으로써 재성인 庚辛의 기운이 완전히 소진(燒盡)되고 말았다. 그로 인하여 당주에게는 일찍부터 상고(喪故)가 겹치는 등 풍요롭던 유산마저 모두 탕진하게 되고 말았다. 운행이 甲운으로 바뀌고 나서는 대운의 자리가 서방 의 金운이기 때문에 본래는 나쁜 자리가 아니었으나 세운(歲運)이 木火의 운을 살아가는 때였기 때문에 처자를 잃고 가산마저 완전히 소모되고 말았다. 그러나 운행이 申운으로 접어들자 사주의 병이었던 寅木을 충거해버림으로써 한낱 부재(浮財)에 불과하였던 천간의 庚辛金이 申에다 뿌리를 내리게 되어 고목득우(枯苗得雨)로 강하게 일어서게 되었고, 그 후 乙酉대운까지 15년간에 걸쳐 사업을 하여 돈을 모은 것이 부모로부터 물려받았던 재산의 몇 배가 되었다. 당주가 돈을 벌은 것은 외지로 돌아다니며 하는 사업, 즉 지금으로 말하면 무역업에 의해서였는데, 그렇게 될 수가 있었던 까닭은 운에서 들어온 申자가 寅午戌생에게 역마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戌운 丙子년에는 흉다길소였(凶多吉少)하였고, 마침내는 중풍으로 자리에 누워 일어나지 못하였는데, 비겁이 쟁재를 하였고 子水가 왕火의 기운을 당해낼 수가 없으므로 寅木만을 생하였기 때문이었다.


10. 합과 충으로 인해서 빚어지는 여러 가지 현상

인간의 운명이 각자가 타고난 사주팔자에 의해서 결정되어지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 내용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당사자가 가지고 태어난 기의 왕쇠강약과 더불어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고 있는 것이 다름 아닌 합과 충의 관계라고 할 수가 있다. 사주의 원국은 잘 타고났음에도 불구하고, 생애를 살아가는 동안 어느 시점에 이르러 엄청난 화액에 직면하게 되어 그 동안의 행복했던 세월은 간 곳이 없이 사라지고 엄청난 불행과 고통으로 여생을 보내야한다든지, 초년에는 고통스런 삶을 살던 사람이 어느 시점에 이르러서는 엄청난 도약을 하게 됨으로써 안락한 삶을 누리게 되는 것 등이 따지고 보면 자신의 운행에서 합과 충이 들어온 것이 계기가 되어 생겨나게 되는 변화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명리서의 백미편이라 할 수 있는 ‘적천수에서는 ‘암충암회우위희(暗沖暗會尤爲喜 : 운행에서 충이 들어올 때 그 충을 하는 오행과 합을 할 수 있는 합신이 같이 들어오면 좋은 일이고), 아충피충개충기(我沖彼沖皆沖起 : 이쪽에서 충을 하든 저쪽에서 충을 하든 일단 충을 하게 되면 발동을 하게 된다)라고 표현을 해놓았다. 그것을 좀더 부연해서 설명하면 사주의 원국에 있는 충을 명충(明沖)이라 하는데 반해 대운이나 세운에서 들어오는 충은 암충(暗沖])이라고 한다 이런 말인 것이다. 그리고 뒤에 있는 말은 충이 있을 때는 쌍방간이 다 발동을 하게 된다라는 말을 그런 식으로 표현하여 놓았다.

하지만 명충과 암충이라는 용어의 차이에 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므로 독자들이 이해하기 쉬운 쪽에다만 비중을 두고 설명하도록 하겠다.

일반적으로 충이란 좋은 것이 아니다. 문제를 순리적으로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고, 충돌에 의한 힘에 의해서 목적을 달성하려는 것과 같은 것이 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충이라고 해서 다 나쁜 것이 아니라 충 중에도 이로운 충과 해로운 충이 있으므로 충이 발생할 때는 그 충으로 인한 이해득실의 관께를 면밀하게 검토해야한다.

이로운 충이란 운명의 당사자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게 하는 충을 이름이고, 해로운 충이란 그 반대의 경우를 지칭해서 일컫는 말인 것이다.

또 한가지 충에는 약한 오행이 강한 오행을 충하는 경우가 있고, 반대로 강한 오행이 약한 오행을 충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경우 약한 오행이 강한 오행을 충하면 약한 오행은 강한 오행의 힘에 의해서 뿌리 째 뽑혀버리는 지경이 되며, 강한 오행은 오히려 발동을 하는 결과가 된다. 그렇게 되는 이유는 조용하게 잠만 자던 강자가 어린것이 다가와 건들이므로 해서 잠이 깨어 가지고 자기의 일터로 나가는 것과 같은 이치가 있기 때문에서이다. 그러한 경우를 가리켜 ‘적천수’에서는 이렇게 말해놓고 있다.

‘왕신충쇠자발(旺神沖衰者拔) : 강한 것이 약한 것을 충하면 약한 것이 뿌리 째 뽑혀 버리고,
쇠신충왕왕자자(衰神沖旺旺者發) : 쇠한 것이 왕한 것을 충하면 왕한 것은 발동을 시작한다’

라고 기록을 해놓고 있다. 역리라는 것이 이치의 산물인 것이므로 간지에 나타나는 어느 것 하나라도 자연의 현상과 동떨어진 것을 말해놓은 곳은 아무 데도 없는 것이다.

충을 하여 파괴되는 것이 희신일 때는 당주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기거나 불행하게 되는 것이고, 충을 하여 파괴되는 것이 기신일 때는 좋은 일이 생기거나 행복한 생애가 전개되도록 되어 있다. 어떤 경우가 좋은 충이고, 어떤 경우가 나쁜 충인지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예를 들어 午火가 희신인데 子水가 충을 하여 들어온다면 수극화(水剋火)의 원리 때문에 午火가 견딜 수가 없게 될 것이다. 그런데 寅戌 중 어느 하나나 두 자가 다 들어 있고, 대운이나 세운에 寅戌 중 어나 한자가 있거나 두 자가 다 있으면 충을 당하고 있는 午火와 함께 寅午戌 화국을 형성하게 될 것이고, 午火의 적이었던 子水도 제압을 당해서 파괴가 되고 말 것이다. 희신이 子午로 바뀌었을 때도 원리는 마찬가지인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니까 희신이 水나 金일 때는 원국이나 행운에 申酉亥子 등이 있어야하고, 희신이 火나 木일 때는 원국이나 행운에 巳午寅卯 등이 있어야하며, 희신이 土일 때는 원국이나 행운에 巳午戌未 등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사주의 원국과 행운이 그렇게만 된다면 당주가 악운의 운행에 처할지라도 고통 없이 지낼 수가 있는 수준을 넘어서서 전화위복의 생애를 살아갈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한 경우를 가리켜 ‘유병에 득약’이라고 하기도 하고, 고묘득우(枯苗得雨)’라고도 말하고 있다.

지지 중에서 子午卯酉와 寅申巳亥는 충으로 일어나는 영향이 크지만, 辰戌丑未는 비교적 그 영향이 가벼운데, 그 이유는 辰戌丑未의 경우 金水木火를 용신이나 희신으로 할 경우에는 다른 지지들과 같으나 土를 희용으로 할 때에는 충이 돼보아야 결국은 土만이 남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土의 충을 가리켜 붕충(朋沖) 라 말하고 있다. 동일한 오행끼리 충을 하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여하튼 간에 金木水火를 가릴 것 없이 득령을 하여 그 기세가 강하거나 합신의 힘을 얻어 힘이 강한 것과 충을 하면 언제나 약한 쪽에서 패하게 되어 있는 것이 충의 원리이다. 다만 희신이나 용신이 충으로 말미암아 위기에 처할 때는 그 위기를 풀어줄 수 있는 해구지신(解救之神)에 대한 유무를 살펴야 되고, 만약에 ‘해구지신’이 없을 때는 희신이나 용신이 뿌리 째 뽑혀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므로 주의 깊게 살펴야한다. 뿐만 아니라 사주가 처한 대세를 분석한 다음에 희기를 명확하게 파악하여 감정에 임한다면 백발백중의 명리학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할 것이다.


<30조>
癸 丙 辛 戊
巳 午 酉 辰

己 戊 丙 丁 乙 甲 癸 壬
巳 辰 卯 寅 丑 子 亥 戌

주안점; 왕한 오행이 쇠한 오행을 충하였을 때이 현상

왕재(旺財)가 당령하고 있는 사주이다. 게다가 연상의 식신이 생조를 하고 있어서 재성의 기가 무척이나 왕하다. 하지만 일주가 일과 시에 녹왕이 되어 있으므로 약하지 않은 사주이다. 때문에 부잣집에서 태어나 호강스럽게 성장을 하였으나 시간에 癸水가 투출하여 압박하고 있으므로 巳火가 실세를 하여 있는 데다 월지의 酉金이 그 巳火를 맞아들여 공금(拱金=합)이 되어버려서 결국은 재다신약(財多身弱)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보니 일주는 전적으로 午火에다 의지할 수밖에 없는 터에 주중에 木이 없으므로 시간의 癸水가 병으로서 작용을 하고 있다. 대운이 子운에 이르렀을 때 병신인 癸水가 득록(得祿)하고, 子辰으로 수국이 되면서 酉金과 더불어 합당(合黨)을 하여 午火를 충극하였으나 ‘해구지신’이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이 끝나버리고 말았다. 만일 원국이나 행운에 ‘해구지신’이 있어서 그때의 위기를 모면할 수가 있었더라면 어찌 동남의 목화지지(木火之地)에서 명리(名利)를 이루지 못했겠는가! 왕신충쇠쇠자발(旺神沖衰衰者拔)--왕한 오행이 약한 오행을 충하면 약한 오행의 기가 쁘리 채 뽑혀버리고 만다)이 이렇게 무서운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야할 것이다.


<31조>
癸 丁 壬 庚
卯 卯 午 寅

庚 己 戊 丁 丙 乙 甲 癸
寅 丑 子 亥 戌 酉 申 未

주안점; ‘해구지신’의 유무

재관이 근이 없으므로 허공에 떠 있는 데다 효신(梟神=偏印)과 비견이 당권하여 득세를 하고 있다. 이것만 가지고 보면 빈요지명(貧夭之命)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앞의 사주는 신재병왕(身財幷旺)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반조파패(反遭破敗=오히려 실패하다)에 무수(無壽)하였으나 이 사주는 재관이 휴수되었는데도 창업을 하여 성공하였고, 수를 누렸으니 명리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하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그것은 아직도 명리가 지니고 있는 오묘한 이치를 모르는 데서 생기는 의문일 뿐 옳은 판단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왜냐면 앞의 사주는 주중에 木이 없었기 때문에 운에서 子水가 午火를 충극하여 들어올 때에 그것을 흡수하여 다른 곳으로 돌려놓지 못한 관계로 午火가 뿌리 째 뽑혀버리는 비극을 맛보았던 것이지만, 이 사주에는 주중에 水가 있어서 火로부터의 재(財)에 대한 겁탈(劫奪)을 막을 수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당주의 대운이 甲申과 乙酉로 들어오자 허공에 떠 있던 庚金이 녹왕지를 얻게 됨으로써 壬癸水가 봉생(逢生)을 하는 한편 寅卯의 근을 충거하게 되어 많은 돈을 벌어 성공하게 되었으니 이것이야말로 쇠신충왕(衰神沖旺旺神發)--쇠약한 오행이 왕한 오행을 충하면 왕한 오행이 발동하게 된다)에 해당하는 내용인 것이다. 따라서 이 두 사주의 경우만 보더라도 명호불여운호(命好不如運好)--사주 좋은 것이 운 좋은 것만 못하다)라는 것을 알 수가 있는 것이다.


*첨언(添言)2.---필요한 소리

명리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어떻게 하면 명리학이 지니고 있는 학리를 정확하게, 그리고 빨리 터득할 할 있을까를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첨언1’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욕심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며, 서둔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먼저 깨달은 다음에 차근차근 공부하여 들어가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공연히 마음만 급해 가지고 이치를 제대로 따져보는 일도 없이 겅충거리며 설쳐대거나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역서를 뒤적인다거나 이치와 논리가 정립되지 않은 책들을 파고들어서는 십 년이 아니라 평생을 노력하여도 역리가 지니고 있는 참다운 학리의 터득에는 미치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여러분들은 알아야할 것이다.

명리학에 입문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일호천리(一毫千里)라는 말에 접해 보았고, 또 그 뜻을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알다시피 ‘일호천리’라는 말은 명리의 판단에 있어서 터럭끝 만큼의 오판이 사실하고는 천리만큼이나 차이가 진다는 뜻에서 비유적으로 쓰여지고 있는 말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설익은 이론에 젖어든다든지 황당무계한 잡설에 현혹되어 어떻게 하면 손 안대고 코푸는 식으로 쉽게 명리를 터득하려할까 하고 요행수만을 찾기에 급급하였다가는 그 사람의 이론에 ‘일호천리’가 아니라 ‘일호만리’도 더 벌어지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학습에 임하여야 될 것이다.

그리고 역학을 하는 사람들은 우선 그 용어부터 쉬운 말을 사용하여야 되리라고 생각한다. 말과 글이란 원래 그 뜻을 얼마만큼 진솔하게 전달하느냐가 문제이지 자신의 현학취미나 내세우기 위한 유식표현의 광장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시중의 역학인들 개중에는 쉬운 말도 어렵게 사용하고 있고, 되지도 않은 문자들을 쓰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유식한 티를 나타내려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필자가 과거에 [역학교실]이라는 주간지를 발행하면서 그 현학취미에 젖어 있는 사람들을 빗대어서 이런 표현을 들어 풍자를 한 적이 있다. 어느 장합에서 상대방에게 한 대 얻어맞은 자가 항변이라고 한다는 소리가 “귀하가 본인을 구타하는 이유가 나변에 유한가?’라고 하였더라는 일화에 관해서였다. 그 당이 얻어맞은 자가 항변으로 사용하였던 말도 말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얻어맞을 정도의 극한상황에서라면 그와 같이 메스꺼운 식으로 항변을 할 것이 아니라 ‘당신이 무엇 때문에 나를 때리는 것입니가?’ 하고 직설적인 항의를 하였어만 옳은 일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따위로 항변을 하는 자가 있다고 하면 모르기는 해도 상대방 쪽에서는 다시 한 대 더 갈겨려주고 싶은 분통을 느꼈을 것이 확실하다.

그런데 우리 나라의 역학인들도 그와 같이 유식한 척하려는 경향이 너무나 많이 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내용도 뜻도 없는 말을 ‘공자님 가라사대’ 하는 식으로 가락만 붙여 가지고 폼을 잡는 사람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것이야말로 ‘단박에 좌정을 하니 재수가 대통이로다!’의 식인 것이다.

그리고 역서를 내놓는 사람들은 이미 과거에 있었던 술서(術書)를 내놓으면서 마치 자신의 저술인 양 허세를 부리지 말아야하고, 자신의 이름으로 된 역서를 내 놓으면서 지나친 자화자찬은 하지 말아야한다. 그러한 경우가 우리의 역학계에 수없이 많지만, 우선 그 대표적인 예를 두 사람의 경우만 들도록 하겠는데, 한 사람은 기문둔갑(奇門遁甲)을 내놓은 S씨이고, 다른 한 사람은 자신이 출판사까지 경영하면서 많은 역술서를 내놓은 C모씨이다. 그런데 S씨는 ‘기문둔갑’을 내놓으면서 그 책의 저자를 아예 자신인 것처럼 해놓았고, 그 책에 실려 있는 내용 역시 원문에다 토만 달아 가지고 줄줄이 써 놓았는가하면 아예 전반적인 내용을 ‘무슨 무슨 고야(故也)’ 하는 식으로 기록을 해놓았다. 한자에 능한 구세대의 사람들도 이해하기가 어려운 그것을 한자 실력이 약한 젊은 세대들이 도대체 어떻게 읽고 이해를 하라고 그런 식으로 책을 내놓은 것인지 기가 찰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책이란 펴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책을 얼마만큼 많은 독자들이 읽어주느냐가 문제인 것이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책을 써서 내놓는 것도 좋지만, 그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얼마만큼 도움을 주고, 좋은 영향을 미치게 할 것이냐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야할 것이다.

역술서를 많이 내놓은 C씨의 업적을 과소평가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자신이 내놓은 책에다 이것은 자기만이 알고 있는 비법 운운하면서 독자들에게 억지 자랑을 하여서는 안 된다고 보고 있다. 심지어 자신이 엮어낸 ‘만세력’에서조차 가장 정확한 내용을 수록하였다는 식으로 주장을 하면서 한 권이라도 더 그 만세력을 팔고자 하는 인상을 풍기고 있으니 어찌 그것이 온당한 역학자의 자세라고 할 수가 있겠는가!

사회의 모든 분야에는 비평이라는 장르가 있어서 당해 분야에 있는 예술이나 학문에 대하여 우열을 가리고, 흑백을 가늠하기도 하지만, 유독 역학계에만은 비평의 분야가 없는 것도 위에서 지적한 일들이 거리낌없이 자행되고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루 빨리 역학계에도 비평의 풍조가 생겨나서 과거에 있었던 고전을 내놓으면서도 자기의 저술인 양 파렴치한 짓거리를 하는 사람들의 양심을 매도하고, 자화자찬에 젖어 있는 아니꼬운 행위들을 못하게 하여야하며, 나아가서는 사이비 역학인들이 활보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를 만들어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머지 않아 우리 나라의 각 대학에는 역학과가 생겨날 것이라는 전망들을 하고 있다. 그때를 대비해서라도 여러분들께서는 참다운 이치에 의한 역리를 깨우치도록 하고, 위에서 지적한 유형의 사람들이 쓴 이론이나 책 따위에는 현혹되는 일이 없도록 힘써주길 바란다.


11. 운명에 대한 길흉 판단의 핵심

각자의 명조에 들어 있는 길흉과 수요장단을 판독하는 데 가장 요긴한 것이 일주의 쇠왕과 생월이 지니고 있는 기의 심천(深淺)이다. 그 다음으로 중요시되는 것이 용신이 지니고 있는 그 힘에 대한 강약과 운행에서 어느 시기가 좋고, 어느 시기가 불길한가를 살피는 점이다. 그것만 제대로 된다면 어떤 사람의 운명이라도 길흉상의 내용이 어긋날 리가 없는 것이다. 각자의 사주 속에서 일주를 비롯하여 명조 속에 들어 있는 각각의 오행들이 지니고 있는 정상을 살펴야 될 일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12운성에 나타나는 명칭만을 가지고 무조건적으로 희기를 단정지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해서 장생과 건록과 제왕은 좋고, 사절(死絶)과 목욕(沐浴) 등은 나쁜 것이라는 고정관념에 빠지지 말라는 점이다. 왜 그러냐하면 비록 장생과 건록과 제왕에 처해 있는 오행이라도 주변 정세에 따라 약변위강(弱變爲强)이 될 수가 수 있고, 비록 사절과 목욕 등에 처한 오행이라도 주변 정세에 따라서는 강변위약(强變爲弱)이 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음양의 생과 사의 이론에 대하여 밝혀 두겠는데, 음양은 갈은 자리에서 동생동사(同生同死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마땅하다고 보고 있다. 그 동안에 주장되어 온 명리학의 이론에는 甲木은 亥에서 생하고, 乙木은 亥에서 사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그것은 이론상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 본인의 견해이다. 왜냐면 음양론의 시원이라 할 수 있는 낙서(洛書)=후천팔괘)에도 보면 동출어음양(同出於陰陽)이라 하여 ‘木에 甲乙이 있고, 火에 丙丁이 있으며, 土에 戊己가 있고, 金에 庚辛이 있으며, 水에 壬癸가 있다’라고 해놓고 있는 것이다. 다만 유(有)에는 반드시 양면과 양단이 있는 것이므로 甲木이 양극(陽極)이라면 乙木은 음극(陰極)으로 보는 정도가 마땅한 것이다. 그와 같이 음양에는 양극이 있기 때문에 양극즉음생(陽極則陰生)하고, 음극즉양생(陰極則陽生)하는 것이 자연 순환의 이치라는 것을 알아야하는 것이다. 만약에 甲木이 亥에서 생하고, 午에서 사하며, 乙木이 午에서 생하고 亥에서 사한다는 식으로 계산을 하여 운명을 감정하였다가는 크게 오판에 빠지게 될 것이니 명리를 배우거나 연구하는 사람들은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된다고 생각한다.

단 음양에 대한 순역(順逆)의 이치는 지구가 자전하는 데서 생기는 12개의 음양수(數)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인명의 운행을 잡는 데 있어서 만은 남명(男命)의 경우 양년생(陽年生)의 대운은 순행으로 잡고, 음년생(陰年生)의 경우에는 대운을 역행으로 잡아야한다. 따라서 여명(女命)의 경우는 음년생일 때는 대운을 순행으로 잡고, 양년생일 때는 대운의 운행을 역행으로 잡아야할 것이다.


<32조>
丙 乙 己 丙
子 亥 亥 子

丁 丙 乙 甲 癸 壬 辛 庚
未 午 巳 辰 卯 寅 丑 子

주안점; 음양 순역에 대한 오류

乙亥 일주가 한기(寒氣)의 계절인 10월에 출생하였는데, 천간에 두 개의 丙火가 투출하여 있어서 좋은 사주이다. 비록 丙火 일주가 실령은 하였으나 두 개의 丙火가 있기 때문에 양춘(陽春)의 기운을 만끽하고 있는 것이 되어서 좋은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곧 한목(寒木)이 향양(向陽])을 하고 있는 것에 해당하므로 사주가 청하고도 순수하다고 할 수 있는 내용이다. 다만 애석한 것은 주중에 있는 己土가 근이 없이 허탈한 상태에 있고, 사주의 전국에 水木이 태중(太重)하다는 점이다. 그러한 사주의 조건이 당주로 하여금 학문을 이루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 돼 주었고, 겸하여 운행이 水木을 생부(生扶)하는 대운으로 흘렀기 때문에 사주의 원국에 있는 火土가 모두 상하는 지경이 되어버렸다. 그로 인하여 소유하고 있던 재물이 소진되기에 이르렀고, 뜻이 있어도 펼 수가 없게 되었다. 하지만 주중에 金이 없으므로 水가 더 이상 생기를 받지 못하게 되어 당주가 하는 사업이 청고(淸高)하여 나름대로 상당한 경지에 올라서게 되었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만약에 이 사주의 일주인 乙木을 양순 음역의 포태법으로 계산을 한다면 일지의 亥水는 병지(病地)가 되고, 시지의 子水는 사지(死地)가 되므로 일주 자체가 휴수가 되는 것이어서 생부지운(生扶之運)을 만나더라도 도저히 굴신(屈伸)을 할 수가 없다라고 보아야할 것이다. 그러므로 木이 亥子의 水를 만났을 때는 일주의 생왕지지로 보는 것이 마땅한 것이다. 이 사주가 水木의 運에서 고전을 하였던 것도 亥子水의 대운이 지나치게 일주를 생부하였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33조>
癸 癸 乙 戊
亥 卯 卯 午

癸 壬 辛 庚 己 戊 丁 丙
亥 戌 酉 申 未 午 巳 辰

주안점: 음역의 견해가 빚어낸 오류

이 사주는 癸水 알주가 2월에 출생하였으나 주중에 木이 많으므로 설기가 극심한 사주이다. 게다가 주중에 金이 없으므로 전적으로 비겁인 癸水와 亥水에게 의지하여 방신(幇身)을 할 수밖에 없는 사주이다. 그런데 亥水가 일지의 卯木과 합이 되어 木으로 변하였고, 연간에 戊土가 투출하여 있어서 극설이 병견(竝見)되고 있는 명조이다. 그런 까닭으로 戊午대운을 넘기지 못하고 수명을 다하고 말았으니 운명의 소치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만약에 양순 음역의 속설에 따라 이 사주를 논하기로 한다면 일주인 癸水가 장생지인 두 개의 卯木 위에 있고, 시에서 亥水의 왕지를 만났는데, 戊午대운을 넘기지 못하고 명을 마치게 되었던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각자의 사주에서 식신이 건왕하면 당주가 장수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처궁이 아름답고, 자식이 많으므로 승재관(勝財官=재관보다 좋다)이라 하여 명리를 모두 다 이룰 수 있다라고 하는데, 어찌하여 이 사주의 주인은 젊은 나이에 요절을 하였던 것인지 납득이 가질 않는 것이다.

이유는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음양의 기운을 동생동사로 보질 않고, 양은 순행을 하고 음은 역행을 하는 것이라는 억지 이론에 의해서 따로따로 보기 때문에 그와 같은 차이가 생겨났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12. 천복지재(天覆地載)의 중요성(‘戴天覆地’와 혼동하지 않기 바람)

인간이 타고나는 사주팔자란 따지고 보면 여덟 개의 간지가 어울려서 만들어진 하나의 틀을 일컬어서 하는 말에 지나지 않는다. 때문에 당사자가 타고난 오행이 무엇이며, 그 오행이 태어난 시기가 어느 때이냐는 것과 함께 사주에 들어 있는 간지들이 어떠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느냐는 것을 가늠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그런 의미에서 사주에 들어 있는 간지들이 각각의 필요에 따라 조화를 이루어야 된다는 것이 요구되는데, 그렇게 이루어지는 내용을 가리켜 ‘천복지재’라 말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사주에서 甲乙木을 필요로 할 때에는 그 甲乙木이 寅卯亥子 위에 실려 있어서 생왕이 되어야 좋고, 반대로 申酉의 金 위에 실려 있게 되면 甲乙木이 극패를 당하게 되므로 좋지가 않은 것이다. 마찬가지로 丙丁火가 기신일 때는 지지에 亥子水가 있으면 제복(制伏)이 되어서 좋지만, 반대로 그 丙丁火가 巳午火나 寅卯의 木 위에 실려 있게 되면 기신인 丙丁火의 힘이 너무 강성한 상태가 되므로 그 기신으로 인한 흉화가 배가되기 때문에 좋지가 않은 것이다. 비단 木火의 경우만이 그런 것이 아니라 모든 간지들에서 일어나는 ‘천복지재’에 의한 희기의 내용은 마찬가지인 것으로 되어 있다.

요컨대 일주를 비롯한 용신과 희신은 천간의 배합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형태가 되어 지지로부터 생부를 받는 것이 좋으나 만약에 지지로부터 생부를 받지 못하고 반대로 충극을 받게 된다면 천간의 근기가 상하는 것이 될 것이므로 팔자가 불행하여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편 그와는 반대로 지지가 천간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한 경우를 음덕(蔭德)이 위에서부터 내려오고 있다하여 그런 경우를 가리켜 음성(蔭盛)이라 말하고 있다. 그러니까 지지가 천간으로부터 생를 받게 되면 ‘음성’인 것이고, 천간으로부터 극제를 받게 되면 음쇠(蔭衰)가 된다는 논지인 것이다.

사주를 구성하여놓고 살펴본 바 분명히 길신이 있는데도 당사자가 겪는 실제의 생애는 행복하지 않고, 사주 속에 분명히 흉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사자가 불행하지 않는 생애를 살아가고 있는 것은 모두가 다 간지의 배합 여하에 따라서 빚어지는 결과라는 것을 알아야하다. 때문에 여러분들이 사주를 볼 때에 천간일기(一氣)가 어떻고, 지지쌍청(雙淸)이 어떻고를 중요시할 것이 아니라 다른 무엇보다도 간지의 ‘천복지재’에다 중점을 두어 사주를 살펴야한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34조>
庚 庚 丁 己
辰 申 卯 亥

己 庚 辛 壬 癸 甲 乙 丙
未 申 酉 戌 亥 子 丑 寅

요점: ‘천복지재’의 실예

庚金이 봄에 출생하여 실령을 하였으나 일주가 건록지에 있고, 시주에서 비견과 인성을 만났기 때문에 신왕한 사주가 되었다. 때문에 충분히 관성을 용신으로 쓸 수가 있는 사주인데, 마침 丁火 관성이 재성인 卯木 위에 앉아 있는 중에 지지에서 亥水가 또 재성인 卯木을 생하고 있으므로 수생목, 목생화가 되어 관성인 丁火의 근이 더욱 견고하게 되었다. 이렇게 되는 현상이 다름 아닌 ‘천복지재’에 의한 사주의 조화(調和)인 것이다. 대운이나 세운에서 壬癸, 亥子의 水운을 만나더라도 사주 의 원국에 己土가 있기 때문에 천간에 솟아 있는 丁火 관성이 己土의 보호를 받게 되어서 피해를 입을 리가 없고, 지지에 있는 卯木 재성이 水의 기운들을 흡수함으로써 일평생을 통하여 아무런 환난이 없이 지낼 수가 있도록 되어 있는 명조가 이 사주인 것이다. 그러한 팔자의 덕으로 이 사주의 주인은 이미 소년시절에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오르게 되었고, 급기야는 중년의 나이로 제후(諸侯)의 반열에 서게 되었으며, 그의 수가 미수(米壽=80세)가 될 때까지 부귀영화를 누렸다고 하는 사람의 사주이다. 서(書)에서 이르기를 ‘일주는 건왕해야 되고, 용신은 손상을 입지 말아야한다’라고 하였는데, 그 구절이야말로 가장 정확하게 명리의 요점을 지적한 말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35조>
甲 庚 丁 己
申 辰 卯 酉

己 庚 辛 壬 癸 甲 乙 丙
未 申 酉 戌 亥 子 丑 寅

주안점: 유통지신(流通之神)의 중요성

이 사주 역시 丁火 관성을 용신으로 해야할 사주이다. 지지에 역시 卯木 재성이 있어 거기에 丁火 관성이 실려 있는 점도 동일하다. 그러므로 앞의 사주와 대동소이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이 사주에는 卯酉가 충을 하게 되어 관성인 丁火의 근이 극파(剋破)를 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편 주중에 水의 기운이 부족함으로써 재성인 卯木이 金으로부터 극을 당하고 있을 뿐 생기를 받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 되었다. 비록 시간에 甲木이 투출하여 있으나 그 자체가 申金 위에 실려 있기 때문에 절지가 되어 힘을 쓰지 못하고 있으므로 재성인 卯木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를 가리켜 지지부재(地支不載)라고 하며, 수유약무(雖有若無=있어도 없는 거와 같다)라고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주의 주인인 당주가 명문의 집안에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시서(詩書)를 이루지 못하였고, 그의 생애가 파모형상으로 일관하게 되었으며, 게다가 대운이 금왕지지인 서방으로 들어서게 되자 궁핍을 견디지 못할 만큼 고생을 하며 지내다가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고 하는 사람의 사주이다.

*이 사주의 설명에서 ‘주중에 수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한 것은 원국에 申辰이 합을 하여 암처(暗處)에서 生水를 하고 있으나 겉으로 드러난 水가 없기 때문에 ‘水가 없기 때문’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수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한 것이므로 오해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


36조>
癸 辛 壬 庚
巳 酉 午 申

庚 己 戊 丁 丙 乙 甲 癸
寅 丑 子 亥 戌 酉 申 未

주안점: 간지 배합의 중요성

庚辛, 壬癸가 갖추어져 있어서 金水쌍청을 이루고 있는 사주이다. 게다가 지지에 申酉와 巳午가 자리를 잡고 있으므로 신왕한 당주의 金기를 적절하게 단련(
)시켜 명기(名器)가 되게 하는 공덕이 있으므로 좋다고 할 수 있는 사주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신왕한 사주가 득령을 한 진신(眞神)인 午火 관화성을 취용하는 사주인데, 어찌하여 당주의 명리가 쌍휘(雙輝)하질 못하였고, 곤고로운 생애를 살다가 가파신망(家破身亡=가문이 망하고 수명을 마쳐다)다의 운명이 되었느냐가 의문이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문제가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주의 원국에 木이 없기 때문이었는데, 일주인 辛金이 비록 실령을 한 때에 태어났으나 주중에 金이 많은 데다 시지에 있는 巳火 역시 일지의 酉金과 합을 하여 金으로 변질이 되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사주 전국이 金水로만 뭉쳐진 꼴이 되고 만 데서 비롯된 결과인 것이다. 만약에 주중에 木이 있었더라면 金이 水를 생하고, 水가 木을 생하였을 것이며, 木이 또한 火를 생함으로써 용신인 午火가 극파를 당하는 지경에까지는 이르지 않았을 것인데, 사주에 木이 없는 연고로 하여 水의 기운을 흡수하지 못하였고, 火 또한 생을 받을 수가 없으므로 용신인 午火가 허탈한 상태에 빠져버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 이 사주가 지닌 불행의 요인이었다. 그런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이 사주 역시 ‘천복지재’가 되어 있지 않은 사주라는 것을 알 수가 있는 것이다.


<37조>
甲 辛 壬 庚
午 酉 午 申

庚 己 戊 丁 丙 乙 甲 癸
寅 丑 子 亥 戌 酉 申 未

주안점: 간지의 위치에 따른 차이

이 사주 역시 午 속에 들어 있는 丁火가 관성인데, 壬水가 천간에 투출하여 午火를 덥고 있는 형국으로 되어 있다. 게다가 연주에 있는 庚申의 金이 옆에 바짝 붙어 있으면서 壬水를 생하고 있으므로 심히 두려운 상황이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나 다행으로 시지에 있는 午火가 일조를 하고 있는 터에 午火의 천간에 甲木 재성이 생화(生火)를 하고 있으므로 두 개의 午火가 음성(蔭盛)의 상태가 되어서 좋아진 사주이다. 따라서 午火의 적인 壬水가 午火를 극하기에 앞서 木을 보게 되면 탐생망극(貪生忘剋)으로 午火를 극하지 않기 때문에 丁火의 적이 아닐 뿐 아니라 수생목, 목생화로 전전상생(轉轉相生)이 되어서 아무런 전극지풍(戰剋之風)이 일어나지 않게 되었다. 그 결과 당주가 향방(鄕榜)에서 급제를 하더니 마침내는 그 지위가 방백(方伯)에까지 올라서게 되었다고 한다.

이로 미루어 보건대 앞의 사주와는 단지 시지 하나가 巳시냐 午시야 하는 차이가 있는 것뿐이지만, 당사자가 누리는 인생의 내용에 있어서는 천연지격(天淵之隔)의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할 것이다. 따라서 사주에서의 간지 하나의 차이는 그 사람의 인생에서 겪어야할 길흉에 있어서는 호리천리(毫釐千里=티끌 하나가 천리만큼)의 큰 차이를 가져오는 것이 간지의 ‘천복지재’가 빚어내는 결과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오행의 생극제화의 관계에서 언제나 생(生)과 화(化)가 우선 순위이고, 극(剋)과제(制)는 다음의 순위이다. 다시 말하면 주중에 생해야 할 오행과 극해야할 오행이 있을 때는 생하는 쪽으로 먼저 기를 기울이게 되어 있고, 극하는 쪽으로는 기를 기울이지 않는 것이 오행의 생극제화의 기능이 가지고 있는 생리라는 말인 것이다. 자연계에서나 인간의 사회에서도 사랑하고 도와주는 것을 좋아할 뿐 상대방과 싸워서 강제로 제압하는 것을 싫어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 오행의 원리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위의 사주에서 壬水가 바로 자신의 밑에 있는 午火를 극하지 않고 멀리 떨어져 있는 甲木을 생하도록 되어 있었던 것도 그와 같은 자연의 순리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기억하여 두기 바란다.

생극제화의 ‘제’란 일종의 극을 말하는 것이지만, 충극보다는 단순한 제압의 의미로 쓰이고 있는 말로서 양水가 음火를 억누른다든지, 양木이 음土를 억누른다든지, 양火가 음金을 억누른다든지, 양土가 음水를 억누른다든지, 양金이 음木을 억누르는 것 등을 가리켜서 하는 말이다. 반대로 음水, 음木, 음火, 음土, 음金이 양의 오행을 억눌러서 제압을 하는 것도 ‘제’에 해당한다고 보아야한다.

그리고 ‘화’란 비화(比和)가 되거나 생화(生化)가 되는 한편 간지의 두 자 이상이 합이 되어 다른 오행으로 몸바꿈을 하는 것들을 일컬어서 하는 말이다. 즉 같은 오행이 어울려서 어느 한쪽에게 힘을 강화하도록 방부(幇扶)를 하여주는 것이 비화(比和)인 것이고, 두 자 이상의 다른 오행들이 어울려서 국을 이룬 다음에 다른 오행으로 변질이 되거나 방(方)을 이루어 변질이 되는 것을 화라 하고 있다. 천간에서의 육합이나 지지에서의 합들도 합을 한 다음에 다른 오행으로 몸바꿈을 하게 되는 것이므로 그러한 현상 역시 ‘화’라고 할 수가 있다.


13. 천전일기(天全一氣)론의 허상

‘천전일기’란 천간이 4甲, 4乙, 4丙, 4丁, 4戊, 4己, 4庚, 4辛, 4壬, 4癸로 이루어진 사주를 일컬어서 하는 말이다. 하지만 천간이 비록 일기로 된 사주라 하더라도 지지에서 그것을 적절하게 받혀주는 오행이 없으면 그 천간을 생화하는 기가 없는 것이 되기 때문에 아무런 의미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천간이 근기가 없이 떠 있는 꼴이 되는 것이므로 운명이 흉하기만 할 뿐 좋을 것은 아무 것도 없는 것이다. 천간이 4甲이나 4乙로 된 사주의 지지에 申酉의 金이 자리를 잡고 있다든지, 4丙이나 4丁으로 된 사주의 지지에 亥子의 水가 자리를 잡고 있다든지, 4戊나 4己로 된 사주의 지지에 寅卯의 木이 자리를 잡고 있다든지, 4庚이나 4辛으로 된 사주의 지지에 巳午의 火가 자리를 잡고 있다든지, 4壬이나 4癸로 된 사주의 지지에 戌未의 조토가 자리를 잡고 있는 것 등은 ‘천전일기’로 되어 있는 당주의 기를 사정없이 극하게 될 것이므로 지지의 부재(不載)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와는 달리 사주의 지지가 일기로만 되어 있는데, 천간에 반대의 오행만 솟아 있는 것도 정도의 차이는 있을망정 당주에게 흉화가 되는 의미에서는 마찬가지다. 천간이나 지지를 가릴 것 없이 그렇게 된 경우를 가리켜 지지불고천가(地支不顧天干=지의 기운이 천간에 있는 기운을 돌보아주지 않다), 또는 천간불고지지(天干不顧地支=천간의 기운이 지지의 기운을 돌보아주지 않다)라고도 말하고 있다.

음양오행이란 기에 대한 대명사로서 지지지기(地支之氣)가 상승하여 천간에서 작위를 하도록 되어 있고, 천간지기(天干之氣)가 하강하여 지지에서 작용을 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운기에 대한 조화력인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므로 인간의 운명인 사주팔자 역시 천간과 지지가 잘 조화를 이루어야만 사주가 편고(偏枯)하지 않은 길상(吉詳)이 되어 당주의 생애가 안락하고 장수할 수가 있는 것이지만, 간지의 배합이 어긋나서 괴패(乖悖)스러운 사주가 되면 그 사주의 주인은 가난하지 않으면 요절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명리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천전일기’의 사주는 귀격(貴格)이라는 등의 근거 없는 잡설에 빠져들지 말고, 오로지 간지가 지니고 있는 오행의 위치 여하에 따라서만 인명을 논해야할 것이다.


<38조>
甲 甲 甲 甲
戌 寅 戌 申

壬 辛 庚 己 戊 丁 丙 乙
午 巳 辰 卯 寅 丑 子 亥

주안점: ‘천전일기’라고 좋은 것이 아니다

지지에 있는 申金이 寅木을 충거하고 있고, 戌土가 승권(득령)하여 살성인 金을 생하고 있으므로 지지가 ‘불고천간’하는 사주가 되었다. 천간에 4甲이 있고, 지지에 1寅이 있으므로 마치 강왕한 사주인 것처럼 보이지만, 가을철의 木이므로 이미 휴수가 되어 있는 데다 申金이 甲木의 녹신인 寅木을 충거시킴으로써 일주의 근이 뿌리 째 뽑혀버리는 결과가 되었다. 寅卯亥子의 대운에서는 의식주가 풀요롭더니 대운의 운행이 庚辰으로 들어서자 살성의 원신인 庚金이 투출함으로써 네 명이나 되는 자식을 모두 다 잃고, 집안이 망하면서 자신마저 죽고 말았다고 하니 천간에 아무리 같은 기가 모여 있어봐야 지지가 튼튼한 것만 못하다는 증거가 아닐 수 없다.


<39조>
戊 戊 戊 戊
午 戌 午 子

丙 乙 甲 癸 壬 辛 庚 己
寅 丑 子 亥 戌 酉 申 未

주안점: ‘천전일기’의 허상

만국(滿局)이 火土로만 이루어진 사주이므로 午火는 왕하지만, 子水는 쇠한 상태이다. 그러므로 子水가 水로서의 기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강렬한 화기에 대한 산소(酸素) 역할만을 하고 있을 뿐이어서 午火의 기운이 더욱 맹렬하여지게 하는 작용을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당주가 초년인 己未대운에서 고고만장(孤苦萬狀)으로 생활의 고통을 겪었으나 대운이 庚申과 辛酉에 이르러 戊土가 지닌 완강한 기운을 끌어내게 됨으로써 크게 운세가 트이게 되어 처를 맞이하고, 자식을 낳게 되었으며, 창업을 하여 일가를 이루게 되었다. 그러나 대운이 壬戌로 들어서게 되자 子水가 통근할 수가 없고, 午戌로 화국을 이루게 되어 축융지변(祝融之變=화재)을 만나 다섯 식구가 모두 불에 타 죽고 말았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만약에 사주의 천간에 庚辛 중에 金이 하나라도 있었다든지, 지지의 장간에 金기가 들어 있었더라면 어찌 그와 같은 비참한 결과를 초래할 수가 있었을 것인지 ‘천전일기’의 허상을 여기서도 발견할 수가 있는 것이다.


<40조>
戊 戊 戊 戊
午 子 午 申

丙 乙 甲 癸 壬 辛 庚 己
寅 丑 子 亥 戌 酉 申 未

주안점: 운행의 중요성

이 사주는 앞의 사부보다 단지 申자 하나가 다를 뿐이다. 하지만 천간의 기가 하강(下降)하고 있고, 지지에 있는 子水에게 원천이 되는 申金이 있는 사주이다. 화기가 비록 치열하지만, 子水가 보호를 하고 있기 때문에 申金을 해치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이 사주는 申金을 용신으로 하는 사주인데, 申金과 子水는 상호간에 보호자 역할을 하면서 맹렬한 화기에의 등쌀에서 버티고 있는 형국을 띄고 있다. 그러니까 주중에서 子水와 申金 중 어느 것 하나라도 빠지게 되면 이 명조는 파격이 될 수밖에 없는 사주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子水는 용신인 申金의 병인 午火를 충거시킴으로써 이중의 공로자자가 되고 있어서 좋다고 할 수 있다. 대운이 申운에 이르렀을 때 세운이 戊辰년이던 해의 9월에 등과(登科)하였는데, 그렇게 된 까닭은 태세가 戊辰년이므로 申子辰으로 수국을 이루었기 때문이었으니 묘하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애석한 것은 장차 다가올 壬戌대운으로 들어서게 되면 천간에서 군비쟁재가 벌어지고, 지지에서는 (寅)午戌로 화국을 이룰 것이므로 그때의 불행을 어떻게 넘길 것인지가 자못 걱정스럽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41조>
辛 辛 辛 辛
卯 卯 卯 卯

癸 甲 乙 丙 丁 戊 己 庚
未 申 酉 戌 亥 子 丑 寅

‘천전일기’의 허상

지지에 있는 4木이 당권한 사주이다. 반대로 천간에 있는 네 개의 金은 절지에 서 있는 꼴이 되어 지지에 있는 네 개의 木으로부터 반극(反剋)을 당하고 있는 형국이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네 개의 辛자들이 그 스스로가 木을 제압할 수 있는 金임에도 불구하고 근기가 없는 소치로 지지에 있는 卯木의 군상(群象)들을 제압할 수가 없도록 되어버린 것이 이 사주의 내용이다. 만약에 근기가 없는 金인데도 木을 제압할 수 있는 오행의 원리가 있다고 하면 이 사주는 재를 용신으로 할 수가 있으므로 부격(富格)의 사주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이치가 없는 관계로 출생한 지 얼마 안 되어 부모가 모두 별세를 하였으므로 하릴없이 어느 도사의 종이 되어 따라다니게 되었는데, 己丑과 戊子대운에서는 인수(印綏)의 생부를 받은 덕으로 그런 대로 살아갈 수가 있었으나 대운이 丁亥운으로 바뀌면서 생木에 극金을 하게 되어 따라다니던 도사를 배반하고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얼마간의 돈을 도박으로 소진한 채 죽고 말았으니 이 또한 ‘천전일기’의 허무함이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14. 지전삼물(地全三物)의 기능과 활용방법의 차이

‘지전삼물’이란 지지에 寅卯辰, 巳午未, 申酉戌, 亥子丑의 방이 들어 있음을 이르는 말이다. 사주의 지지 중에 만일 위에서 열거한 삼합에 의한 방이 모두 다 들어 있는데, 그 삼합 중의 하나가 일주일 경우가 되면 당사자의 사주가 지닌 기는 대단히 강한 상태가 된다. 그러므로 방에 해당되는 것이 寅卯辰의 목방일 때는 천간에 많은 火가 있어서 그 완고한 방이 지니고 있는 기를 설기시켜서 순화가 되도록 하는 것이 좋고, 일주가 火인데, 巳午未의 방이 있을 때는 천간에 많은 金이 있어서 그 강렬한 화기를 약화시키는 것이 좋으며, 일주가 金인데, 申酉戌의 방이 있을 때는 천간에 土가 많아서 차라리 종강(從强)이나 종왕(從旺)의 명국(命局)이 되게 하는 것이 좋고, 일주가 水인데, 亥子丑의 방이 있을 때는 천간에 木이 많아서 납수(納水)가 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사주에서 ‘지전삼물’에 해당하는 것은 위에서 밝힌 방이 될 수 있는 각 계절을 나타내는 방합의 글자들을 가리켜서 하는 말이지만, 거기에다 각 방의 생왕지(生旺支)에 해당하는 지지까지 겹치게 되는 경우라면 그러한 사주가 지니게 되는 기의 상태는 극왕(剋旺)의 상태가 될 것이며, 거기다가 제강을 하는 오행까지 ‘지전삼물’ 중의 하나라고 하면 그러한 사주의 기는 극왕의 상태를 넘어 태왕(太旺)의 상태가 될 것이다. 그러한 사주에서 그 ‘지전삼물’을 극해하는 오행을 용하려 하면 당주에게 엄청난 재앙이 몰아닥치게 될 것이므로 사주의 내용이 그러할 때는 제지키려 할 것이 아니라 ‘순기기세’의 원리에 따라 그 강성한 기운을 설기시키도록 해야한다.

사주에 ‘지전삼물’이 있더라도 왕신이 제강을 하는 것이 아니고, 다른 지지가 제강을 할 때는 사주가 지니고 있는 원국의 상황과 기세에 따라 설기시키는 것이 좋을 때는 설기시키는 쪽을 택하도록 하고, 제지시키는 것이 좋을 때는 제지시키는 쪽을 택하도록 해야한다.

무엇 때문에 왕신이 제강을 할 때는 설기를 시켜야 좋고, 다른 지지가 제강을 할 때는 설기를 시키던가 제지를 시켜야 좋다는 등의 차이가 생기는 것인가 하면 앞에서 밝힌 바와 같이 왕신이 제강을 하게 되면 그 제강신은 권력을 쥐고 있는 강자의 위치에 있는 것이 되지만, 여타의 다른 오행들은 휴수가 되거나 절지가 되어서 상대적으로 허약한 상태가 될 것이며, 허약한 상태에 있는 힘없는 오행을 가지고서는 대항이라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가 될 것이기 때문인 것이다.

그것을 좀더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설명하면 이러하다.

가령 寅卯辰의 목방이 있다고 하면 그것을 제압할 수 있는 것은 庚辛의 金이 된다. 그렇지만 寅卯는 庚辛金의 절지가 되므로 비록 오행의 성분으로는 金이 木을 제압하는 오행이라 하더라도 무력한 金이 되므로 방을 이루고 있어서 그 힘이 강대해져 있는 木을 제압할 수가 없는 것이다. 다른 여타의 방과 극신의 관계도 적용되는 원리는 목방의 경우와 마찬가지다.

그러나 방의 왕지가 아닌 다른 지지, 예컨대 辰戌丑未가 제강신일 때는 경우가 같지 않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寅卯辰의 방이 사주에 들어 있고, 辰土가 제강지신이 되어 있을 때는 일주가 甲乙 중의 하나라 하더라도 庚辛金이 일주를 제압할 수가 있는데, 그럴 수 있는 요인은 제강지신인 辰土에 의해서 토생금으로 庚辛金이 생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본래가 木을 제압할 수 있는 오행이 金인 데다 제강지신인 辰土로부터 생까지 받게 됨으로써 그 힘이 강대해지기 때문에 방의 木이라도 제압을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앞에서 설명하기를 ‘寅卯辰의 방이 있고, 일주가 木일 때는 천간에 火가 많아야 좋다’라고 말하였다. 그리고 그렇게 되어야만 좋은 이유를 ‘방이 지니고 있는 완고한 기운을 설기시켜서 순화가 되게 하는 공덕이 있기 때문’이라고도 말해놓았다. 寅卯辰의 木방이 있고, 일주가 木일 때 천간에 火가 많아야 좋은 이유를 밝혀두도록 하겠는데, 사주에 木의 방이 있고, 일주가 寅월생일 때는 한기(寒氣)가 아직 가시지 않은 맹춘이기 때문에 천간에 火가 많은 것이 더욱 좋다는 점이다.

‘일주가 火이고 巳午未의 화방이 있을 때는 천간에 金이 많아야 좋다’라고도 말했다. 그렇게 되어야하는 까닭은 맹렬한 화기를 약화시킬 뿐 아니라 화기가 치열하면 모든 것이 고사(枯死)하게 되는 것이므로 金으로 하여금 암처(暗處)에서 생한(生寒) 내지 생水를 하여 고사되는 것을 방지시키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서이다.

‘일주가 金이고 申酉戌의 방이 있을 때는 천간에 土가 많은 것이 좋다’라고 했는데, 일주가 金인 데다 巳酉丑의 방이 있게 되면 엄청나게 큰 金의 덩어리가 되는 꼴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다른 어떤 것으로도 그 金덩어리가 지닌 강한 기운을 어찌하지 못하게 될 것이므로 차라리 천간에 많은 土가 있어서 종왕(從旺)이나 종강(從强)의 명국이 되게 하는 것이 좋아서이다.

‘일주사 水인데, 亥子丑의 있는 사주에 木이 많아야 좋은 것은 그 왕성하기 짝이 없는 水의 기운을 木 속으로 흡수시켜 꽃을 피우고 결실을 맺게 하기 위해서’인 것이다.

‘지전삼물’이 들어 있는 사주가 위에서 열거한 것처럼만 구조를 이룬다면 당사자의 운명은 상등격(上等格)에 해당하는 사람이 될 것이고, 그러한 기틀에서 어그러진 사주의 주인은 일생이 고통스러울 것이며 생애가 불행하게 될 것이다.


<42조>
丙 甲 庚 辛
寅 辰 寅 卯

壬 癸 甲 乙 丙 丁 戊 己
午 未 申 酉 戌 亥 子 丑

주안점: 왕한 사주는 설기지신이 용신이다

寅卯辰의 목방을 이룬 데다 시까지 寅시이기 때문에 지극히 왕한 사주이다. 왕신인 寅木이 제강을 하고 있으므로 연월에 있는 두 개의 金은 절지에 서 있는 형국이어서 휴수가 된 무력한 金이므로 木을 극하지 못하고 있다. 거기다가 시간에 丙火까지 투출한 사주이므로 木火가 동심(同心)이 되어 있는 사주이다. 강중이적과(强衆而敵寡=이쪽의 세는 많고 강하지만, 상대방 쪽은 적고 약하다)이므로 이럴 경우에는 약한 세력인 저쪽, 곧 庚辛金의 관살을 버리고 강세의 기를 따르는 것이 순리인 법인데, 초년의 운행이 土金으로 흐르던 己丑과 戊의 대운에서는 강자의 성정을 거스르는 것이 되어 모든 면에서 파모이상한 쪽으로만 전개되더니 丙戌대운에 이르러 왕木이 수기(秀氣)를 발산하게 됨으로써 때를 만나 크게 군공(軍功)을 세워 직위가 지현(知縣=고을의 원)까지 오르게 되었는데, 그렇게 된 까닭은 거기과(去其寡)에 해당하는 庚辛의 관살을 극진시켜버릴 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나이 5십 세가 넘은 뒤의 운인 乙酉대운으로 운행이 바뀌어지자 庚辛金이 득지를 하게 됨으로써 불록(不祿=사망)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43조>
丁 甲 庚 庚
卯 寅 辰 寅

戊 丁 丙 乙 甲 癸 壬 辛
子 亥 戌 酉 申 未 午 巳

이 사주 역시 寅卯辰의 목방이 있고, 그 목방 중의 하나가 제강을 하고 있는 사주이다. 그러나 辰土가 제강을 하고 있는 데다 庚金이 그 위에 실려 있기 때문에 앞의 사주와는 내용이 다른 것으로 되어 있다. 辰土로부터 생을 받고 있는 庚金이 힘을 발휘하여 충분히 木을 극할 수가 있는 것이다. 비록 시간에 丁火가 투출하기는 하였지만, 庚金의 적으로서 작용을 하지 않고 있어서 좋다고 할 수 있다. 丁火가 庚金의 적으로 작용하지 않는 것은 庚金 자체가 辰土 위에 실려 있어서 근기가 강한 원인도 있지만, 원래 오행의 원리에서 음양이 다른 것, 즉 정관, 정재는 극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러하다. (정관, 정재라도 이쪽이 무근 무기할 때는 극한다는 것을 염두에 담아두기 바람) 때문에 이 사주는 庚金 편관을 용신으로 하는 사주가 되었다. 대운이 甲申에 이르러 庚金이 녹을 얻어 왕하게 되자 너무 왕해서 걱정이었던 寅木을 충거하게됨으로써 과거에 급제하였고, 그 후 직급이 연등하여 한 개의 고을을 다스리는 군수에까지 직위가 상승하게 되었다. 하지만 대운이 丙戌운으로 바뀌자 제살(制殺)을 하게 되어 강직(降職)을 당한 뒤에 고향으로 돌아가 여생을 보냈다고 하는 사람의 사주이다.


15. 오행운용의 핵심은 음양의 배합과 조화에 있다.

음양에서 파생한 것이 오행이고, 오행에 의해서 나타나는 것이 인간의 운명이며 사주팔자이다. 때문에 음양을 떠나서는 오행이 있을 수 없고, 사주팔자라는 것도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가 역의 이치를 빌어 음양과 오행을 논하며 인간의 운명에 대한 길흉화복과 수요장단을 가늠하고 있지만, 따지고 보면 각자의 사주에 들어 있는 음양의 내용이 어떻고, 그 배합의 상태가 어떠한 지를 살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니까 인간들의 운명인 사주팔자를 감별하는데 있어서 지금까지 논급해온 내용들도 중요시해야 하지만, 각자의 사주에 들어 있는 간지의 음양이 어떻게 배합이 되어 있느냐는 것을 살피는 것도 중요한 항목 중의 하나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우선 지지를 음양으로 구분지어 보면 子寅辰午申戌이 양지(陽支)이고, 丑亥酉未巳卯가 음지(陰支)이다. 그것들을 방위와 한서(寒暑)로 다시 구분을 지어보면 양지 중에서는 寅辰午가 동남지양(東南之陽)으로서 양난(陽暖)에 해당하고, 申戌子가 서북지양(西北之陽)으로서 음한(陰寒)에 해당한다. 그리고 未巳卯가 동남지음(東南之陰)으로서 음난(陰暖)에 해당하며, 丑亥酉가 서북지음(西北之陰)으로서 음한(陰寒)에 해당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인명에 나타나는 간지에서도 양난과 음한의 배합이 조화를 이루어야만 당사자의 사주가 길상이 된다는 점이다. 그것을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당사자의 사주에 寅辰午의 양난에 해당하는 지지가 있을 때는 申戌子에 해당하는 음한의 지지가 있어야 좋고, 未巳卯의 음난의 지지가 있을 때는 丑亥酉의 음한지지가 있어야만 당사자의 운명이 좋아지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왜 그러냐하면 독양(獨陽)은 불생(不生)이요, 독음(獨陰)은 불성(不成)이라는 자연의 이치가 있기 때문에 그러하다. 때문에 위에서 밝힌 바와 같이 양난과 양한, 또는 음난과 음한의 조화를 이루지 못한 사주의 운명은 비록 간지의 배합이 잘 되어 있다손 치더라도 겨우 평탄한 인생이나 누릴 뿐 크게 영달을 할 수는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역리가 지닌 가치라고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아울러 보편적인 사주의 간지에 의한 생극제화의 내용만 살펴 가지고 인명의 길흉을 논하는 것은 아직 완전한 경지에 도달하지 못한 역학자의 수준이라는 것도 우리는 알아야한다.


<44조>
庚 丙 丙 癸
寅 午 辰 巳

戊 己 庚 辛 壬 癸 甲 乙
申 酉 戌 亥 子 丑 寅 卯

주안점: 관성이 근이 있을 때의 경우

이 사주는 동남의 양난(陽暖)으로 되어 있는 명조이다. 천간에 있는 金水가 마치 근이 없는 것 같이 보이지만, 월지에 있는 습토인 辰土가 水기를 암장하고 있으면서 丙火들이 지니고 있는 기를 설기시켜 金을 생하고 있으므로 시간에 있는 庚金이 괘각봉생(掛角逢生)을 하고 있다. 그러므로 庚金을 용해야할 사주가 되었다. 따라서 연간에 있는 癸水는 庚金의 희신으로 작용하게 되었으나 초운인 甲寅과 乙卯의 대운에서는 金이 절지에 처하고, 火가 생을 만나게 되었으며, 水는 설기가 되기 때문에 고고불감(苦孤不堪)으로 고생을 하다가 대운이 북방의 음습지지(陰濕之地)인 癸丑대운으로 들어서게 되자 희용신(喜用神)인 金水가 통근을 하고, 또 巳(酉)丑으로 합을 하여 金으로 화함으로써 외지에 나가 크게 때를 만나 취연(驟然)히 수십만 금의 돈을 벌었으니 그렇게 성공할 수가 있었던 요인은 양난의 사주가 음한(陰寒)의 운행을 만날 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주가 외지에 나가 성공을 할 수가 있었던 것은 원국의 연지에 있는 巳火가 역마인 터에 대운에서 丑운이 들어와 巳酉(丑)으로 합이 이루어짐으로써 당주의 재성이 되어 주었기 때문이었다.

*괘각봉생(掛角逢生)--천간과 지지가 대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金이 생지를 만났음을 이르는 말이다.


<45조>
庚 丙 乙 戊
寅 寅 丑 寅

壬 癸 辛 庚 己 戊 庚 丙
酉 申 未 午 巳 辰 卯 寅

주안점: 운행의 중요성

丙寅 일주가 비록 지지에 세 개의 寅木을 만나 지나치게 강왕하지만, 다행히도 丑土가 승권하였으므로 재성이 고중(庫中)에 들어 있어서(丑의 암장에 辛金이 들어 있다) 좋은 사주이다. 재성이 암장 속에 들어 있으므로 겉으로 드러난 것이 아니어서 강렬한 화기로부터 극파를 당하지 않게 되어 좋은 것이다. 만약에 대운이 음한지지인 서북으로 흘렀더라면 재업(財業)이 앞의 사주보다 훨씬 더 좋았을 사주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운행이 동남의 양난지지로 흘렀기 때문에 조업(祖業)을 파진(破盡)하고, 여러 성(省)을 떠돌아다니며 고생을 하였어도 끝내 기회를 잡지 못하다가 午운에 이르러 寅午(戌)로 화국을 이루게 됨으로써 겁국(劫局)이 만들어져 일사무성으로 객지인 광동에서 죽고 말았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헤아리건대 원국은 앞의 사주보다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당주가 불행한 생애를 살다가 객지에서 죽기까지 한 것은 운행의 소치라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46조>
壬 乙 己 丙
午 酉 亥 子

丁 丙 乙 甲 癸 壬 辛 庚
午 未 巳 辰 卯 寅 丑 子

주안점: 음양 배합의 묘
이 사주는 앞에서 말한 酉亥子이 들어 있는 음한의 사주이다. 한목(寒木)은 양을 좋아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연간의 丙火가 용신이다. 그렇기 때문에 壬水가 용신의 병(病)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壬水가 일주와 붙어 있고, 용신인 丙火와는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乙木을 생할 뿐 丙火를 해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좋은 것은 己土가 월간에 투출되어 있어서 강한 水의 기운을 막아주고 있는 점이다. 겸하여 水木火土가 각립문호(各立門戶)를 이루고 있으면서 상생으로 유정한 관계가 되어 있는 점이 다른 무엇보다도 좋은 내용으로 되어 있다. 아울러 시지에 있는 午火가 칠살(七殺)인 酉金을 눌러주고 있고, 연월의 火土가 통근녹왕이 되어 있는데, 운행까지 동남의 양난지지로 흐르게 되었으므로 사주 자체가 광형지상(光亨之象)이 되었다. 이 명조의 주인인 당주가 일찍이 벼슬길에 들어서서 제후의 직위에까지 오르는 영화를 누렸으니 음양배합에 의한 묘(妙)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각립문호(各立門戶)--해당되는 오행이 각각 근기가 있다는 뜻임.


<47조>
壬 乙 丙 己
午 丑 子 亥

戊 己 庚 辛 壬 癸 甲 乙
辰 巳 午 未 申 酉 戌 亥

주안점: 음승음위(陰乘陰位)의 결과

이 사주는 앞의 사주보다 酉자 하나가 다를 뿐이다. 세속에서 말하기는 주중에 酉자가 있는 것보다 丑자가 있는 것이 훨씬 더 낫다고 할 것이다. 酉자는 午火에게 제압을 받을 수가 있지만, 丑자는 일주인 乙木이 제압을 할 수가 있는 土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중에 지나치게 많은 水를 막아줄 수가 있으니 더욱 묘하다고 할 수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丑자가 습토이기 때문에 화기를 약화시킬 수는 있어도 水를 막을 수는 없는 것이 丑土라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앞의 사주에 있는 酉자가 비록 칠살이기는 해도 시지에 있는 午火가 긴극(緊剋)을 하기 때문에 용신인 丙火의 기운을 설기시키지 않았을 뿐 아니라 용신인 丙火가 멀리 떨어져 있고, 월간의 己土가 가로막고 있어서 壬水로부터 보호를 받고 있었지만, 이 사주는 丙火가 월간에 있음으로써 壬水와 붙어 있는 점이 불길한 내용이다. 앞의 사주와는 달리 이 사주에는 己土가 壬水와 멀리 떨어져 있는 것도 나쁜 점의 하나이다. 그뿐 아니라 子水가 월지에 있으면서 丙火의 왕지인 시지의 午火를 충극하는 것도 좋지가 않다. 더욱이 이 사주의 대운이 초연부터 음한지지로 흘렀으므로 용신인 丙火가 조금도 생기를 받지 못하게 되었으니 乙木인들 어찌 발영하여 결실을 맺을 수가 있겠는가! 십간의 체상론(體象論)에서 강조하여 놓은 ‘기마(騎馬)라도 역우(亦憂)’라는 말이 틀리지가 않는 것이다. 일지에 丑자가 있기 때문에 당주의 생애는 모든 것을 쓸어버린 듯이 가난하였으며, 결국은 극처무자로 지내다가 壬申대운에 이르러 丙火가 극진됨으로써 죽고 말았으니 乙木의 음 일주가 음한지지인 丑土 위에 실리게 됨으로써 빚어지게 된 결과인 것이다.


16. 지지의 생을 받아야하는 일주는 지지가 충파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지지로부터 생을 받는 일주는 甲子, 丙寅, 丁卯, 己巳, 戊午, 壬申, 癸酉, 乙亥, 庚辰, 辛丑 등의 일주이다. 만약에 실령한 일주가 주중에 방부하여 주는 비겁이나 다른 인성은 없이 오로지 지지에 있는 인성의 생에다만 의존하고 있을 경우 일지에 있는 지지가 충파를 당하게 되면 그 일지는 물론 천간에 있는 일주까지 근발(根拔)이 되기 때문에 생기(生機) 자체가 멸절(滅絶)되는 지경에 도달하게 된다. 그러한 형태에 처하게 되는 일주는 가장 불행하게 될 것이며, 당사자가 맞이하게 될 앙화 역시 측정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커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일주가 득시당령을 하였거나 혹은 연월일시의 지지에 녹왕이 되어 있다든지. 또는 천간에 비겁이 중첩되어 있게 되면 근기가 없는 것이 아니므로 무방하다고 보아야한다. 단 근기가 왕한데 인성이 있는 것은 좋지가 않다. 신왕한 사주에는 관성도 건왕해야 좋은 것인데, 주중에 인성이 있게 되면 관성의 기를 설기시켜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러한 경우에는 오히려 일지가 충파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므로 일주가 처해 있는 상황과 그 기세에 따라 왕상할 때는 충파를 당하는 것이 좋고, 일주가 휴수되었을 때는 충파를 당하는 것이 불길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대운이나 세운에서 역시 적용되는 기준은 마찬가지이다.


<48조>
丙 丙 戊 甲
申 寅 辰 寅

丙 乙 甲 癸 壬 辛 庚 己
子 亥 戌 酉 申 未 午 巳

주안점: 지지의 생을 받는 일주의 예

일주인 丙火가 인성인 寅木 위에 앉아 있고, 출생한 시기가 계춘이므로 寅木 인성의 기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데다 연주에 甲寅이 있으므로 일주의 기가 태과하다고까지 할 수 있는 사주이다. 土가 비록 당령을 하였지만, 木의 기운 역시 견고한 것이 이 사주인 것이다. 그런 사주의 시지에 있는 申金이 일지에 있는 寅木을 충하게 되어 적절하게 중화를 이루게 됨으로써 申金 재성을 용신으로 할 수가 있는 사주라서 아름답기까지 하다고 할 수 있다. 단지 못마땅한 것은 시간에 비견이 개두(蓋頭)하였기 때문에 지지에 있는 申金 재성이 압박을 당하고 있는 꼴이어서 지지에서 寅木을 충하고는 있지만, 무력한 충이 되고 있을 뿐이다. 그런 까닭으로 운행이 巳午未의 남방 화운으로 진행되는 기간에는 기도이상(起倒異常)으로 고통을 겼었으나 壬申과 癸酉의 금수지지를 지나는 20년 동안에는 申金이 寅木을 충거하게 되어 창업을 하게 되었고, 집안을 부흥시키게 되었으니 그것이 사주에서 인성을 버리고 재성을 취하는 소위 기인취재(棄印取財)에 해당하는 내용인 것이다.


<49조>
丙 丙 甲 壬
申 寅 辰 申

壬 辛 庚 己 戊 丁 丙 乙
子 亥 戌 酉 申 未 午 巳

주안점: 독살용인자(獨殺用印者)의 제살(制殺

일주의 좌하에 인수가 있고, 역시 계춘에 출생한 사주이므로 인성의 기가 약하지 않은 사주이다. 거기에 연간에 있는 壬살이 인성인 寅木을 생하고 있으므로 유정한 내용이 되어 있다. 때문에 연간에 있는 壬살을 용할 수가 있는 사주인데, 지지에서 두 개의 申金이 寅木을 충하고 있는 점이 좋지가 않다. 두 개의 申金으로부터 충을 받게 되어 寅木의 뿌리가 뽑혀버릴 지경이 되고 만 것이다. 그러나 다행하게도 연간에 있는 壬水가 金의 기운을 설기시켜 생목을 함으로써 위기를 모면하게 하고 있어서 좋아진 사주이다. 대운이 丙午에 이르자 기신인 金을 극거하게 됨으로써 학업에 매진할 수가 있었고, 얼마 안 되어 등과할 수가 있었으며, 丁未대운으로 들어와서는 壬水가 합이 됨으로써 사로(仕路)에서 세 번이나 고배를 마시더니 戊申운으로 접어들자 戊土가 壬水를 극하고, 세 개의 申金이 寅木을 충극하게 되어 노상에서 죽고 말았다. 寅申충에 의한 역마의 충이었으므로 당주의 죽음이 현대였다고 가정을 하면 교통사고에 의한 죽음이 아니었을까한다.

이상으로 미루어 보건대 이 사주의 壬水는 甲木을 생하여 주는 원신이기 때문에 절대로 손상을 입어서는 안 될 귀중한 오행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壬水가 손상을 입게 되면 일주인 丙火가 고립무원의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독살용인자(獨殺用印者)는 제살(制殺)이 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주라고 할 수 있다.


17. 천간이 지지와 합을 하고 있을 때는 지지가 충되지 말아야 한다

천간이 지지와 합을 하는 것으로 戊子, 辛巳, 丁亥, 壬午 등 4일이 있다. 그 중에서 戊子는 천간에 있는 戊土가 子의 암장에 들어 있는 癸水와 합을 하고, 辛巳는 천간에 있는 辛金이 巳의 암장에 있는 丙火와 합을 하며, 丁亥는 천간에 있는 丁火가 亥중에 들어 있는 壬水와 합을 하고, 午火는 천간에 있는 壬水외 합을 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합이 되는 그 4일의 내용을 살펴보면 戊子는 재(財)와 합을 하고 있고, 辛巳는 관(官)과 합을 하고 있으며, 丁亥 역시 관(官)과 합을 하고 있고, 壬午는 재(財)와 합을 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는데, 그러한 현상은 천간의 노합(露合)에서도 같이 일어나고 있다. 즉 양간은 재성인 음간과 합을 하고, 음간은 관성과 합을 하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여기에서 한 가지 특기해 두어야할 사항은 합에도 지화(眞化)가 있고, 불화(不化)가 있다는 점이다. 노간(露干=노출된 천간)끼리의 합이든 암간과의 합이든 간에 어느 한쪽이 무근에 무기할 때는 해당되는 합신(合神)과 합을 해여 오행이 화(化)한 쪽으로 몸바꿈을 하게 되지만, 합을 해야할 천간이 쌍방간에 근기가 있을 때는 겉으로만 합의 관계가 이루어질 뿐 정작 그 성질은 합이 되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한 현상이 일어나기는 지지의 합에서도 마찬가진데, 겉으로는 합을 하되 합이 되지 않는 경우를 합이불화(合而不化=합을 하되 오행까지 변화가 되지는 않는다)라고 하며, 그러한 현상을 일컬어 기반(羈絆)이라 하고 있다. 즉 굴레를 씌워 얽어매 놓은 것과 같다고 해서 기반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기반이 되었을 뿐인 합은 기반이 된 양쪽을 다 쓰지 못하게 되는 것이므로 좋지가 않은데, 그 중에서도 희신이나 용신이 기반되었을 때가 가장 나쁘고 기신이나 흉신이 기반되었을 때는 좋은 것으로 치고 있다. 또 한가지는 위에서 밝힌 바와 같이 양간은 음간과 합을 하고, 음간은 양간과 합을 하도록 되어 있는데, 합이 되었을 경우 음간은 쉽게 합을 하는 오행 쪽으로 따라오는 성향이 있으나 양간은 합을 하더라도 여간해서는 합한 오행 쪽으로 따라가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것을 좀더 자세히 설명하면 음간이 양간과 합을 하였을 경우 화오행(化五行)이 관(官)이 됨으로써 마치 여자가 남자를 따라가는 것과 같은 형태가 되지만, 양간이 음간과 합을 할 경우는 재(財)가 됨으로써 남자가 여자를 따라가는 것과 같은 상태가 되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현상이 벌어지는 것도 합이 되는 음간에게 무근무기할 때의 경우이므로 무조건 다 그렇다는 식으로 판단을 하여서는 안 된다.

합에는 또 쟁합(爭合)과 투합(妬合)이라는 것이 있다. 쟁합이란 합신은 하나인데 주중에 같은 오행이 두 개가 있어서 서로가 합을 하고 있는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서 예를 들면 己土는 하나인데 주중에 甲木이 두 개가 있어서 서로가 합을 하고 있다든지, 辛金은 하나인데 주중에 丙火가 둘이 있어서 서로가 辛金과 합을 하고 있다든지, 丁火는 하나인데 주중에 壬水가 둘이 있어서 서로가 합을 한다든지, 乙木은 하나인데 주중에 庚金이 둘이 있어서 서로가 합을 한다든지, 癸水는 하나인데 주중에 戊土가 둘이 있어서 합을 하는 것 등이 ‘쟁합’이고 ‘투합’인 것이다.

‘투합’이란 ‘쟁합’의 형태와 조건이 비슷한 것으로서 합을 시기하고 질투를 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투합’이라는 말을 쓰고 있다. 그렇다면 ‘쟁합’이나 ‘투합’이 주중에 있을 경우 그 결과는 어떻게 되는가? 합을 다투고 있는 오행 중에 어느 쪽이 근기가 더 강하냐에 따라서 완전한 합과 불안전한 합이 결정되지만, 쌍방의 근기가 비슷할 때는 서로가 합을 하기 위해 다투는 형태가 될 뿐 어느 쪽도 합을 이루지 못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때문에 합을 못한 합은 겉모습만이 합일뿐이고 실제로는 합한 것이 아니므로 그런 경우를 가리켜 ‘기반’이라고 하고 있다. 다른 형태의 기반도 많지만, 쟁합이나 투합을 벌이다가 합을 이루지 못하고 묶여버린 꼴이 되어 있는 것들도 일종의 기반에 해당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戊子, 辛巳, 丁亥, 壬午에 대해서 정리를 하고 넘어가겠는데, 그 네 개의 간지 중에서 戊子와 壬午는 암장 속의 재성과 합을 하는 것이 되고, 辛巳와 丁亥는 암장 속의 관성과 합하는 것이 된다. 그리고 그들이 지장간(地藏干)과 합을 하게 되는 요인이 노간의 경우에 서로가 육합(六合=여섯 번째의 천간들이 합을 하기 때문에 붙여진 명칭)을 하게 되는 관계라는 점도 있지만, 자신들이 처해 있는 입지가 허(虛)하다는 것이 주된 요인이므로 일단 암합(暗合)이 되고 나면 격국 자체가 변형이 되도록 되어 있다. 즉 戊子와 壬午는 종재격(從財格)이 되고, 辛巳와 丁亥는 종관격(從官格)으로 변질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여러분들이 주의 깊게 알아두어야 할 것은 ‘戊子, 辛巳, 丁亥, 壬午’라고 해서 반드시 암장간과 합을 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은 같지 말아야한다는 점이다. 위에서 열거한 네 개의 천간들도 주중에 인성이나 비겁이 있어서 자신의 근기가 되어줄 때는 종(從)을 하지 않고 홀로 서기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50조>
乙 壬 辛 己
巳 午 未 巳

癸 甲 乙 丙 丁 戊 己 庚
亥 子 丑 寅 卯 辰 巳 午

주안점: 從財格의 예

지지에 巳午未의 방이 있고, 화기가 득령한 사주이므로 화세가 치열하다. 때문에 화염토조(火炎土燥=화의 기운이 치열하고, 토의 기운은 조열하다)한 사주가 되어 월간에 있는 辛金이 녹아 내리고 있는 형국이어서 일주인 壬水에게 원천(源泉)으로서의 작용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결과로 일주인 壬水의 처지가 지극히 쇠한 상태가 되어 스스로 존립하질 못하고 할 수 없이 일지에 있는 午中의 丁火와 합을 하여 화세(火勢)를 따라가는 종재격이 되고 말았다. 대운이 戊辰과 己巳의 운을 살아가는 동안에는 생금(生金)에 설화(洩火)를 하게 되어 생활에서 고통이 심하였으나 丁卯와 丙寅대운으로 들어서고 나서부터는 木火가 병왕하게 되어 병이 되는 辛金을 극진시킴으로써 사업을 경영하여 거액의 재산을 일으켰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역의 이치란 기에 대한 강약을 논하는 것이고, 오행의 이치는 기가 약하여 불가항력의 상황에서는 강한 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이 정리(正理)인 것이므로 위의 사주에서와 같이 일주가 무근에 무기할 때는 몸바꿈을 하여 살아가는 것도 하나의 원리로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51조>
庚 丁 丙 己
子 亥 子 丑

戊 己 庚 辛 壬 癸 甲 乙
辰 巳 午 未 申 酉 戌 亥

주안점: 종관격이 보여주는 것

이 사주에는 지지에 亥子丑에 의한 水의 방이 들어 있어서 지지에 있는 水의 기세가 대단히 왕하다. 따라서 천간에 있는 화세는 지극히 쇠약한 상태인 데다 주중에 木이 없으므로 화기에게 생기라고는 조금도 없는 사주가 되었다. 그러므로 일주인 丁火가 亥中의 壬水와 합을 하여 종관(從官)을 하는 수밖에 없는데, 대운에서 甲戌운을 만나 생화(生火)에 극수(剋水)를 하게 됨으로써 형상파패가 거듭되어 당주의 집안이 망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곧 이어서 다가온 壬申과 癸酉대운에서 丙火를 극진시킴으로써 재관의 기가 상승하게 되어 거액의 돈을 벌었다. 그러나 未 대운을 맞이하게 되자 세운이 丙子년이던 해에 그 동안에 모아놓았던 재산을 거의 파하였고, 그 未대운 중 戊寅년에 金은 절(絶)하고, 火는 생하게 되는 한편 일지에 있는 亥水 관성이 寅木과 합을 함으로써 그 해 6유월에 세상을 떠났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18. 살이 강할 때는 인성을 용하라

사람들의 사주를 보면 수없이 많은 유형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살세가 강왕하여 염려가 되는 사주를 접하게 되는 경우가 자주 있을 것이다. 그럴 때에 선행되어야 할 것이 일주의 기를 도와주는 인성의 존재를 찾는 것이 급선무인데, 만약에 주중에 인성이 있으면 두말할 것 없이 그 인성을 용신으로 잡아야하지만, 인성이 없을 때는 비겁을 용신으로 한다든지, 식신을 이용하여 제살(制殺)을 할 수도 있으나 그것도 일주가 버틸 수 있는 근기가 있을 때의 경우이고, 살세보다 일주가 약할 때에 비겁을 내세웠다가는 더욱 큰 화를 입는 경우가 있고, 식신을 부리다가는 극설이 교가되어 사주 자체가 편고하여지기만 할뿐이므로 반드시 일주가 처한 정상과 상황에 따라 용신을 잡도록 해야한다.

가령 甲申이나 戊寅의 일주가 있다고 하면 그것들은 살인(殺印)이 상생을 하는 일주가 되는데, 그렇게 되는 이유는 표면에 나타난 것이 木과 金, 土와 木의 관계이기는 하나 申中에 壬水가 들어 있고, 寅中에는 丙火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甲申과 戊寅의 일주를 살인상생(殺印相生)의 일주라 말하고 있으며, 그와 유사한 구조로 되어 있는 것으로 庚寅과 癸丑이 있는데, 그것들은 甲申과 戊寅에 비해서 훨씬 더 강하게 ‘살인상생’의 구조로 되어 있다. 즉 庚寅의 경우는 겉으로 드러난 것이 金과 木의 관계이지만, 寅中에 戊土가 들어 있어서 천간의 金을 생하고 있고, 癸丑의 경우는 丑中에 辛金이 들어 있어서 천간에 있는 癸水를 생하고 있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乙丑, 辛未, 壬戌 등의 간지가 있기 때문에 ‘살인상생’의 관계를 이루고 있는 일주가 반드시 甲申과 戊寅, 그리고 庚寅과 癸丑의 4일에 해당한다고는 말할 수가 없는 것이다.


<52조>
甲 甲 己 壬
子 申 酉 午

丁 丙 乙 甲 癸 壬 辛 庚
巳 辰 卯 寅 丑 子 亥 戌

주안점: ‘살인상생’의 결과

甲申 일주가 금왕지절(金旺之節)인 8월에 출생하였으므로 주중에 관살이 당권하여 있어서 심히 두려운 상태이다. 그러나 연지에 있는 午火가 월지에 있는 酉金을 극거시키고 있고, 시지에 있는 子水가 申金이 지니고 있는 살기를 흡수하면서 일주인 甲木을 생하고 있기 때문에 소위 거관유살(去官留殺)이 되어 있으며, ‘살인상생’을 이루고 있는 사주이다. 때문에 명조의 격국이 용인격(用印格)이 됨으로써 당주가 좋은 운명의 소유자가 되었다. 그런 덕으로 당주가 갑방(甲榜)에 오르게 되었으며, 벼슬이 연등(連登)하여 종당에는 제후(諸侯)의 반열에까지 오르는 영달을 하게 되었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53조>
甲 甲 己 壬
子 申 酉 辰

丁 丙 乙 甲 癸 壬 辛 庚
巳 辰 卯 寅 丑 子 亥 戌

주안점: ‘청중대탁’의 사주

이 사주는 앞의 사주보다 辰자 하나가 다를 뿐이다. 때문에 사람들은 앞의 사주를 가리켜 제관유살격(制官留殺格)이라고 말할 것이고, 이 사주를 가리켜서는 합관유살격(合官留殺格)이라고 말하면서 당주들의 직위가 막상막하라고 판단하기가 쉬운 사주이다. 하지만 앞의 사주와 이 사주에는 천연지격(千淵之隔)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왜냐면 극을 한다는 것은 대상을 제압하여 없애버리는 것이 되지만, 합을 한다는 것은 붙잡아두기만 하는 것일 뿐 그 대상이 남아 있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만일 이 사주에서 辰土가 살이었다고 가정을 하면 월지에 있는 酉金과 합을 하여 화오행이 金이 되기 때문에 살이 없어져버린 것이 되지만, 이 사주에서처럼 酉金이 살인 터에 辰酉가 합을 하여 화오행이 金이 되어버린다면 결과적으로는 살세만이 더욱 강화된 꼴이 되므로 甲木인 일주에게는 해롭기만 할뿐인 것이다. 따라서 그러한 내용을 가리켜 청중대탁(淸中帶濁=청순한 중에 탁한 기운을 띄고 있다)이라 말하고 있다. 이 사주에서는 재성인 辰土가 병신으로 작용하는 것이 되어 성공을 하지 못한 채 허송세월만 보내게 되었고, 일상적인 생활에서도 형모의 사례가 끊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甲寅대운에 이르러 세운 甲寅년에 寅申이 충을 하게 됨으로써 일주가 앉아 있는 자리가 무너지게 되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19. 간지의 정화(情和)가 이루어진 명조가 좋은 사주이다

사주의 ‘정화’란 당사자의 사주에 들어 있는 간지가 상호간에 위호(衛護)의 관계가 되어 있는 것을 가리켜서 하는 말이다. 예를 들어 관성이 쇠약하고 상관이 왕할 때는 재성이 득국(得局)을 하여 상관의 기를 흡수한 다음 다시 관성의 기를 돋구어 주는 것이 좋고, 관성이 왕한데 재성이 있어 관성을 생해 주어 일주에게 해가 될 때는 비겁이 득국을 하여 재성의 기능을 차단시켜버리는 것이 좋으며, 살이 강하여 인성을 용신으로 하는데, 재성이 있어 인성을 해코지할 때에도 재성이 겁지(劫地)에 있는 것이 좋고, 일주는 강한데, 살이 약해서 걱정일 때는 재성이 식상으로부터 생기를 받아 관성의 기를 돋구어주는 것이 좋으며, 재성이 약한데 비겁이 중첩되어 있을 때는 관성이 있어 제겁(制劫)을 하는 것이 좋고, 관성이 없을 때는 식상이 있어 화겁(化劫)을 하는 것이 좋은데 주중에 있는 간지가 그런 식으로 짜여져 있는 사주를 가리켜 간지가 유정한 관계라고 말하고 있다.

그와는 반대로 관성이 쇠약한데 식상이 있고 재성은 없다든지, 관성이 왕하여 두려운데 인성은 없이 재성이 득국(得局)을 했다든지, 살중용인(殺重用印)에 재성을 꺼려하는데 재성이 식신 위에 앉아 있다든지. 일주는 강하고 살은 약하여 재를 좋아하는데 재성이 겁지에 앉아 있거나 식상이 없다든지, 관성이 실령을 하여 무력한데 주중에 인성은 없고 식상만이 판을 치고 있다면 그 모두가 좋지 않으므로 간지의 ‘불화’라고 말하고 있다.

또 그와는 달리 관성이 쇠약한데 상관이 있다든지, 그 상관의 기를 흡수하여 관성을 생해 줄 수 있는 재성이 보이지 않으면 당주가 가난하지 않으면 천하게 될 것이고, 관성은 강한데 인성이 없거나 반대로 재성이 득기에 득국을 하게 되면 당주가 학문을 이루지 못할 뿐 아니라 그의 일생이 고통스럽게 되는 것이다. 혹 주중에 인성이 있더라도 재성의 기가 강한 터에 주중에 식신까지 있어서 재성의 기운을 돋구어주게 되면 그러한 사주의 주인 역시 무식하며 빈궁하게 될 것이 확실한 것이다.

그리고 또 일주가 강왕한 사람이 살을 좋아하는데 재성이 겁지에 앉아 있다든지, 재성이 약하고 겁재가 강하여 파재(破財)의 우려가 있을 때에 그 재성을 보호하여 줄 관성이 실령을 하여 힘을 쓰지 못하게 된다거나, 식상이 당권하여 횡포를 부릴 때에 인성이 실령하여 힘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것 등은 모두가 불화(不和)의 관계가 되는 것이므로 각자의 사주에 들어 있는 간지의 위치들도 깊은 주의력을 가지고 살펴야한다.


<54조>
庚 丙 癸 己
寅 寅 酉 巳

乙 丙 丁 戊 己 庚 辛 壬
丑 寅 卯 辰 巳 午 未 申

주안점: 간지의 정화

丙火 일주가 두 개의 寅木에게 장생이 되어 있고, 연지에 있는 巳火에 건록이 되어 있으므로 신왕하여 월간에 있는 癸水 관성을 용신으로 해야할 사주이다. 그런데 그 관성인 癸水가 연간의 己土에게 극파를 당하고 있는 터에 다행하게도 癸水 관성이 酉金의 재지(財地) 위에 앉아 있어서 좋은데, 지지에서 巳酉가 합을 하여 화오행이 金으로 변화를 일으킴으로써 더욱 관성의 기를 강하게 해 주어서 좋아진 사주이다. 그런 사주의 덕으로 당주가 일생동안 단 한번도 흉재(凶災)를 만나는 일이 없이 재명이 양전(兩全)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55조>
甲 丙 癸 癸
午 辰 亥 亥

乙 丙 丁 戊 己 庚 辛 壬
卯 辰 巳 午 未 申 酉 戌

주안점: 간지의 정화

관살이 승왕하였으므로 원래는 두려워해야할 사주이다. 하지만 시지에 있는 午火가 자기의 식신인 일지의 辰土를 생해 주어 제살(制殺)을 하게 하고 있고, 시간에 甲木이 투출하여 일주인 丙火를 생하면서 한편으로는 관살인 水의 기운들을 설기시켜 반대로 丙火를 생하여 주는 이중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甲木인 자신도 水가 없으면 한낱 쇠목(衰木)에 불과할 것인데, 양 亥水에 장생이 됨으로써 스스로의 근기가 튼튼하여지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주 역시 상하가 ‘화(和)를’이루고 있는 명조로서 당주가 백수(白手)로 성가(成家)를 하여 수만 금에 달하는 재산을 일으키게 되었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56조>
丙 乙 庚 甲
子 卯 午 寅

戊 丁 丙 乙 甲 癸 壬 辛
寅 丑 子 亥 戌 酉 申 未

주안점: 간지의 부조(不調)

乙木 일주가 전록(專祿=일지에 있는 卯木이 乙木의 녹지(祿支)이며 지지에서 子午卯酉는 전기(專氣)의 지지이기 때문에 사용된 말이다)이 되어 있고, 시지에 있는 子水가 일주를 생하고 있으며, 연간에 있는 甲木 역시 자신의 녹지에 앉아 있으므로 신왕한 사주이다. 때문에 관성인 월간의 庚金을 용신으로 쓰고 싶은데, 공교롭게도 庚金이 득령을 한 午火 위에 실려 있으므로 무력하여 쓸 수가 없게 되었다. 할 수 없이 월지에 있는 午火를 용하려 하나 그것마저 시지에 있는 子水에게 충극을 당하여 사용할 수가 없게 돼 버렸다. 설혹 득령한 火이라서 월지의 午火를 용한다손 치더라도 운행이 좋지 못하여 만사가 뜬구름이 되고 말았다. 참으로 기박한 팔자가 이 사주인 것이다. 출생한 지 얼마 안 되어 재산이 씻은 듯이 날아가 버린 후 한번도 좋았던 적이 없이 지내다가 乙亥대운이 들어오자 기신인 水木운을 만남으로써 걸인으로 전락해 버리고 말았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57조>
壬 乙 己 乙
午 亥 卯 丑

辛 壬 癸 甲 乙 丙 丁 戊
未 申 酉 戌 亥 子 丑 寅

주안점: 간지의 부정화(불정화)

재성인 己土가 연지의 丑土에 통근이 되어 있고, 시지의 午火에 건록이 되어 있어서 마치 일주와 재성이 같이 왕상한 것처럼 되어 있는 사주이다. 그러나 월간에 있는 재성인 己土를 연간에 있는 비견이 탈거(奪去)를 하고 있고, 연지에 있는 丑土는 월지에 있는 卯木이 극파를 하고 있는 중에 시지에 있는 午火 식신은 亥水가 극하고, 천간의 壬水가 억누르고 있어서 조금도 생발지기(生發之機)가 없는 사주가 이 명조이다. 때문에 상하가 무정한 사주이다보니 초년의 대운인 戊寅운과 丁丑운에서는 운행의 덕으로 가세가 풍요로웠으나 丙子대운으로 운행이 바뀌고 나서는 시지에 있는 午火를 일지에 있는 亥水가 극하게 되어 그때까지 소유하고 있던 재산 모두가 날아가 버렸고, 다시 亥운이 들어오자 처자를 모두 팔아버린 뒤에 자신은 머리를 깎아 중이 되고 말았다. 그런 뒤에도 사주의 내용이 암시하는 것처럼 하는 짓거리마다 온당치 못하여 구차하게 지내다가 마침내는 추운 겨울에 굶어서 얼어죽고 말았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이렇게 몇 개의 명조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당사자의 사주에 있는 간지의 ‘정화’와 ‘부정화’가 그들의 생애를 통하여 부귀와 빈천에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를 깨달을 수가 있으리라 믿는다.


20. 좌우가 기협(氣協)이 되어야 좋은 사주이다

좌우가 ‘기협’이 되어 있는 사주란 명조를 구성하고 있는 각 기둥의 조화를 이르는 말이다. 예를 들어 살이 왕한데 일주가 약해서 걱정일 때는 주중에 양인(陽刃)이 있어 그 살과 합을 하든지, 혹은 인성이 있어서 그 살의 기를 흡수하여야 좋고, 일주는 왕한데 살이 약할 때는 재성이 있어 그 살을 생하여 주던가 관이 있어 살의 기를 보강하여 주는 것이 좋으며, 신살이 양왕(兩旺)할 때는 식신이 있어 살을 제지하거나 상관이 있어 그 살에게 대적하는 구조로 되어 있으면 그것이 곧 간지의 조화에 의한 ‘기협’이 되는 것이어서 당주의 생애가 복되고 안락하게 되는 것이다.

그와는 반대로 일주는 약한데 재성이 살을 생하고 있다든지, 신왕하여 살을 좋아해야 할 사주인데 살이 다른 것과 합을 하여 일주를 돌아보지 않는 형국으로 되어 있게 되면 그 사주의 주인은 뜻이 있어도 이룰 수가 없고, 인생 전체가 가난하며 고통스럽게 살아야할 운명이 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므로 일주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용신과 희신은 언제나 일주와 근접되어 있는 것이 좋을 뿐 아니라 가급적이면 천간으로 투출되어 있어야만 좋은 것으로 되어 있다.

아울러 일주가 살을 필요로 할 때는 살이 재성의 생을 받는 형국으로 되어 있어야하고, 반대로 일주가 살이 있는 것을 싫어할 때는 살이 식신의 제지를 받고 있는 형태가 되어야하며, 일주가 인성의 생을 좋아할 때는 인성이 일주와 근접해 있고 관성이나 살은 그 뒤에 있어야 좋고, 그와는 반대로 일주가 인성의 생을 싫어할 때는 주중에 재성이 있어 그 인성의 생기를 차단시켜주는 것이 좋으며, 일주가 상관을 필요로 할 때는 주중에 상관이 있어야 하고, 일주가 재성을 싫어할 때는 주중에 있는 재성이 비겁에게 겁점되어야 좋다. 거기다가 일주가 필요로 하는 오행이나 육신은 모두가 한신의 생조(生助)를 받아 일주에게 도움을 주게 되면 그것이 소위 말하는 ‘정협’의 내용이 되어 당주의 생애가 더욱 좋아지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명리를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깊이 새겨보아야 할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58조>
庚 庚 丙 壬
辰 午 午 申

甲 癸 壬 辛 庚 己 戊 丁
寅 丑 子 亥 戌 酉 申 未

주안점: 좌우가 ‘정협’을 이룬 사주

이 사주에 있는 丙火의 살이 비록 왕하기는 하지만, 연간에 있는 식신인 壬水의 근기 역시 강하다. 申金 위에 올라앉아 있기 때문이다. 庚金 일주 또한 辰土의 생을 받으면서 비견의 방조(幇助)를 받고 있기 때문에 강하므로 소위 신살양정(身殺兩停)의 사주인 것이다. 때문에 壬水를 용하여 제살을 할 수가 있는 사주가 되었다. 이 사주의 경우 壬水가 천간의 협자(協者)이고, 辰土가 지지의 ‘협자’이다. 따라서 천간에서는 壬水가 살을 억눌러주고 있고, 지지에서는 辰土가 일주를 생하면서 왕火의 기를 흡수하고 있으니 일생(一生) 일화(一和)의 구조가 되어 있어서 사주의 내용이 지극히 유정한 관계를 이루고 있다. 당주의 대운 또한 금수지향(金水之鄕)으로 흐르게 되어 부귀와 공명이 혁혁하였고, 그의 지위 역시 봉강(封疆)의 위치에까지 올랐다고 한다.


<59조>
戊 庚 丙 壬
寅 申 午 午

甲 癸 壬 辛 庚 己 戊 丁
寅 丑 子 亥 戌 酉 申 未

주안점: 간지 ‘불협’의 예

이 사주는 앞의 사주와 대동소이하다. 보기에 따라서는 이 사주가 앞의 사주보다 더 강해 보이는 것처럼 되어 있는데, 그것은 이 사주의 일주가 건록지에 앉아 있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이 사주의 壬水가 살성인 丙火를 제하고 있는 점도 앞의 사주와 같다. 그런데 앞의 사주의 주인은 명리를 다 이루었는데 어찌하여 이 사주의 주인은 종신토록 불발이 되었는가? 앞의 사주는 壬水가 申金의 생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그 기가 근고(根固)한 것이 되어 제살(制殺)을 할 수가 있었지만, 이 사주의 壬水는 절지(絶地)인 午火 위에 앉아 있기 때문에 살을 대적하기가 무력한 것으로 되어 있고, 앞의 사주의 일주는 시간의 비견이 방조를 하면서 시지의 辰土가 축수양금(蓄水養金)으로 水의 기운을 도왔던 것이지만, 이 사주의 戊土는 오히려 壬水를 극하는 효신(梟神=편인)에 대한 악칭이다)의 역할만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차이가 생겨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사주는 철저한 간지불협(干支不協)’의 사주가 되고 있는 것이다.


21. 좋은 운명의 사주는 기의 시작과 끝이 잘 되어 있다

오행의 시종지리(始終之理)는 간지의 기가 잘 유통이 되어 사주의 내용이 생화불식(生化不息)의 형태로 되어 있는 것을 말한다. 각자의 사주에 들어 있는 간지의 오행들이 서로가 접속(接續)하여 연주상생(連珠相生)이 되면 오행을 두루 갖춘 것이 되어 좋은 운명의 소유자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오행을 두루 갖춘 사주가 되면 서로가 위호(衛護=호위하고 보호하다)하는 관계가 될 뿐 아니라 사주의 내용이 순수해져서 좋은 것이다.

거기다가 일주가 좋아하는 것은 봉생(逢生)을 하고, 득지에 득국을 할 것이며, 일주가 싫어하는 것은 수극(受剋))에 무근무기한 상태가 되면 더욱 좋아지는 것이다. 만약에 주중에 있는 기신(忌神)이나 구신(仇神), 한신(閑神)과 결당하여 무리를 이루지 말아야 하고, 그와는 반대로 한신이나 기신, 구신과 합을 하여 그것들을 기반시 켜 버리든지 일주에게 희신의 역할을 하는 쪽으로 화오행의 변화를 일으키게 되면 그 사주의 내용이 더욱 좋아지게 되어 있다.

한편 사주의 간지에 상관과 겁재와 양인과 효신 따위가 있는데도 그것들이 주중에서 보격(輔格), 조용(助用), 희용(喜用)의 역할을 하고 있어서 어느 것 하나도 버릴 것이 없게 되면 유정한 관계가 되는 것이며, 좋은 사주를 만들어내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을 하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일주까지 득기를 한 사주가 되면 당사자는 틀림없이 부귀와 복수(福壽)를 누리는 사람이 될 것임에 틀림이 없는 것이다.


<60조>
己 丁 甲 壬
酉 亥 辰 寅

壬 辛 庚 己 戊 丁 丙 乙
子 亥 戌 酉 申 未 午 巳

주안점: 연주상생(連珠相生)

이 사주는 주중에 있는 오행의 기운들이 연간의 壬水를 시작으로 하여 일지의 亥水가 끝이 되는 사주이다. 왜 그런고 하면 壬水가 甲木을 생하고, 甲木이 丁火를 생하며, 丁火가 己土를 생하고, 己土는 지지의 酉金을 생하고, 酉金이 亥水를 생하며, 亥水가 마지막으로 寅木을 생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亥水가 辰土를 뛰어넘어서 寅木을 생하였다는 설명으로 오인을 하기가 쉬는데, 그것은 그렇지가 않다. 辰과 酉가 합을 하여 화오행이 金으로 변화를 일으켰으므로 결과적으로는 금생수, 수생목의 내용이 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계속적으로 상생이 되는 것을 하나의 줄에다 구슬을 꿴 것과 같다고 하여 ‘연주상생’이라 하고 있다.

위의 사주에 대한 내용을 임철초 선생께서 지으신 적천수의 내용대로 옮겨 보면 이러하다. ‘관생인(官生印). 인생신(印生身). 식신발용토수(食神發用土秀). 재득식신지복(財得食神之覆). 관봉재성지생(官逢財星之生). 상관수당령(傷官雖當令). 인수제지유정(印綬制之有情). 연월불반배(年月不反背). 일시불투기(日時不妬忌). 시종득소(始終得所). 귀지극품(貴至極品). 부유백만(富有百萬). 자손계미(子孫繼美). 수지팔순(壽至八旬).

--관성이 인성을 생하고, 인성이 일주를 생하며, 식신이 수기를 발하고 있으므로 그것이 용신다. 재성을 식신이 덮고 있고, 관성을 재성이 생하고 있으며, 상관이 비록 당령하였지만, 인성이 그를 제지하고 있어서 유정한 관계이다. 연월의 오행이 어긋나지 않았고, 일시가 투기하거나 미워하지 않는다. 시작과 끝이 조화를 이루고 있으므로 지위가 극품에 다다랐으며, 부에 있어서는 백만 석이 넘었다. 그의 자손도 계속해서 영화를 누렸으며, 당주의 수가 미수(米壽=80세)에 달했다.


<61조>
乙 癸 庚 戊
卯 亥 申 戌

戊 丁 丙 乙 甲 癸 壬 辛
辰 卯 寅 丑 子 亥 戌 酉

주안점: ‘연주상생’에 의한 최귀의 사주

이 사주는 토생금, 금생수, 수생목으로 간지가 동류(同流)를 이루고 있어서 상생이 되고 있는 사주이다. 때문에 주중에서 추호도 쟁투를 벌이거나 투기하는 기미가 없는 사주이다. 게다가 당주의 재성이 戌土의 암장 속에 축장이 되어 있어서 외부로부터의 겁탈을 당할 우려가 없고, 관성이 유기하여 좋은 중에 인성 역시 맑고 깨끗한데, 시주에 있는 식신이 수기(秀氣)를 발하고 있어서 너무나 좋은 사주이다. 때문에 처음의 출발은 향방(鄕榜) 출신으로 시작이 되었으나 황당(皇堂)의 요직을 두루 거치게 되었으며, 일처 이첩에 자손의 수효만도 십 삼이나 되었고, 그의 자손들도 모두가 입신양명을 하였으며, 당주가 소유한 재산이 백여 만에 향수가 구십을 넘었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62조>
辛 己 丙 甲
未 巳 寅 子

甲 癸 壬 辛 庚 己 戊 丁
戌 酉 申 未 午 巳 辰 卯

주안점: ‘연주상생’의 사주

천간에서 목생화, 화생토, 토생금으로 ‘연주상생’을 하고 있고, 지지에서 수생목, 목생화, 화생토, 토생금으로 ‘연주상생’이 되고 있는 사주이다. 그런 데다 지지마다 천간을 생하고 있는 사주여서 간지의 시작과 끝에 조금도 얼크러짐이 없이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사주이기도 하다. 오행이 일방통행으로 생을 하면서 천지가 동류를 이루고 있으니 이 얼마나 좋은 사주인가! 그런 연고로 당주가 과갑에 올라 벼슬이 연등하여 마침내는 극품에 이르렀으며, 부부가 제미(齊眉=눈썹이 희어질 때까지 해로하다)하였고, 그의 자손들의 영화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당주가 90세가 넘을 때까지 장수를 하였음은 말할 것도 없다.


*첨언(添言)3.-- 필요한 소리

하루라도 빨리 명리에 통달하기 위해서는 공부하는 사람 스스로가 학습에 열중하는 것이 제일이다. 소설과 같은 문학서적이라면 그것이 아무리 명작이라 하더라도 대개의 경우 한번만 읽어 버리면 그만이지만, 명리학은 오묘한 학리에 의해서 전개되는 이치를 다루는 글자그대로 음양오행의 학문이므로 단 한번의 독파에 의해서 모든 것을 알려고 해서는 안 된다. 여기까지 진행되어 오는 동안 보아온 바와 같이 명리학의 이론 속에는 수없이 많은 오행의 상관관계들이 들어 있고, 거기에서 발생하고 있는 희기와 길흉이 터럭 끝만큼의 차이에 의해서 달라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주변에는 철학관도 많고 음양가들도 많이 있다. 그리고 타인들의 운명을 보아주는 역학인들도 많이 있다. 공식적인 통계에 의한 것인지는 알 수가 없으나 ‘한국 역리학회’의 통계에 의하면 전국에 있는 역학인들의 수를 약 삼십만 명으로 보고 있고, 필자 역시도 그러리라고 추산하고 있다. 거기다가 여러 종파에 소속되어 있는 각 사찰의 승려들이라든가 집에서 취미생활 겸 역학에 대한 호기심으로 역학서적을 읽어가며 역리에 접하고 있는 재가(在家) 역학인들까지 합하면 우리 나라의 역학 인구가 무려 백만 명이 넘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역학을 생업으로 하는 전문인이나 취미생활로 역학에 접하고 있는 사람을 가릴 것 없이 과연 얼마만큼이나 그들이 역리를 바르게 알고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이라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 우리 나라의 실정이다. 물론 그 수많은 역학인들 개중에는 완전히 역리에 통달하여 대가의 경지에 오른 분들도 있고, 도인의 경지에 서 계시는 분들도 있기는 하겠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그들이 가지고 있는 학리적인 수준에 대해서는 의문시되는 것이 우리 나라 역학계의 실정인 것이다.

그러니까 이 명리대전에 의해서 역리를 알고자 하는 여러분들은 다른 무엇보다도 역리가 지니고 있는 확실한 학리를 알아야 되고, 그 학리가 지시하고 있는 올바른 이치를 터득하는데 주력해야 되리라고 본다. 그렇게 하는 것만이 여러분들이 장차 훌륭한 역학자로서 우리 나라의 역학계를 이끌고 나갈 수 있는 참다운 역학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여러분들께서 이 명리대전의 내용을 탐독하시며 공부하는 동안에도 필자가 써 놓은 내용들을 읽기만 할 것이 아니라 각 항목에 실려 있는 설명을 읽으신 뒤에는 반드시 그 항목에 해당되는 예 명조들을 먼저 여러분 스스로가 풀어본 뒤에 자신이 파악했던 내용과 필자가 붙여놓은 해설이 맞는지를 확인하여 보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으리라고 본다. 왜냐면 후일에 여러분들께서 타인들의 운명을 보아줄 경우가 되면 그때에는 자신이 보고 파악한 견해에다만 의존해서 통변을 해 주어야 될 것이므로 사전에 착오 없는 감정의 실력을 연마해 두기 위해서이다. 만에 하나라도 자신이 오판을 하여 잘못 통변을 해 주었더라도 그 내용을 번복하거나 변명을 할 수가 없는 것이 역학자들의 입장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운동선수들도 피나는 노력으로 수많은 연습량을 가진 사람이라야 챔피언이 되어 금메달을 딸 수가 있는 것처럼 명리학자라고 해서 예외일 수는 없는 것이다. 뒤로 갈수록 보다 많은 예 명조들이 등장하게 될 것인데, 그 하나 하나에 대한 내용을 여러분들이 먼저 풀이를 해 보는 것이야말로 마치 운동선수들이 연습을 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되어 여러분들로 하여금 보다 빠르게 명리의 대가가 되게 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는 것을 명심하여 두기 바란다.


22. 격국론(格局論)=격(格)과 국(局)과 상(象)

인간의 운명을 내용별로 분류하면 거의 무량수(無量數)에 가까울 정도로 가짓수가 많다. 그러나 사람 개개인이 가지고 태어나는 운명을 유형별로 분류를 하면 수십 종에 불과한데, 그렇게 해서 분류를 해놓은 것이 다름 아닌 격국이다. 산야에 수목이 비록 수없이 많더라도 그것을 유(類)와 속(屬), 그리고 과(科)로 분류를 하면 한정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들의 운명을 유형별로 분류를 해놓은 것이 격이며, 상인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운명에서 무엇을 기준으로 하여 격과 국과 상을 잡는 것인가? 그것은 각자의 사주에 들어 있는 간지의 오행에 따라 정해지도록 되어 있는데, 그것을 잡는 기준은 각자의 사주에 들어 있는 ‘용신’에다 두고 있다. 그러니까 사주의 내용이 괴팍하거나 편고해서 용신을 잡을 수가 없는 사주는 격이나 상이라는 것이 있을 수가 없는 것이 되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천박한 사람에게는 인격이 없는 것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인간의 운명을 이루는 사주팔자의 내용은 생일의 천간에 해당하는 일주를 중심으로 한 용신이 주가 되는 것이며, 그 외의 재관이라든지. 인성이라든지, 식상이라든든지, 비겁 등은 부수적인 것이라 할 수가 있는 것이다.

한편 간단하게 말해서 격국이라고 하지만, 그 격국 속에는 또 수많은 유형들이 있는데, 그에 대한 식별은 사주의 체상 내지는 용신에 의해서 구분이 되고 있다. 가령 당사자의 사주가 관이 중심이 되어 있는 사주일 때는 관격이라 하고, 재가 중심이 되어 있을 때는 재격이라고 하며, 인성이 중심이 되어 있을 때는 인수격이라 하고, 그 외에도 사주의 내용과 조건에 따라 여러 가지의 종격을 비롯하여 특수한 격들이 생겨나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오행에는 언제나 음양의 구별이 있기 때문에 위에서 열거한 격들 속에는 정(正)과 편(偏)으로 구분을 짓도록 되어 있는 것이 사주에 나타나는 격국의 요체로 되어 있다.


一. 양기성상격(兩氣成象格)

1. 양기상생격(兩氣相生格) 및 양기상적격(兩氣相敵格)

전개의 필요에 따라 상(象)에 관하 내용부터 설명을 하도록 하겠다.

명조 중에는 오행이 단 두 가지의 기운만으로 격을 이루고 있는 사주가 있는데, 상성(相生)이 되는 오행으로만 이루어진 사주를 가리켜 상성격(相成格)’이라고 하며, ‘상성격’ 중에서 오행이 지니고 있는 다섯 가지의 기운에 따른 유형으로 분류를 하면 그 가운데에 또 다섯 가지에 달하는 ‘상성격’들이 있기 때문에 그것들을 통틀어서 말할 때는 상생오격(相成五格)이라고 말하며, 그와는 반대로 오행의 기운들이 상극의 관계가 되는 것만으로 이루어지는 사주를 가리켜 상적격(相敵格)이라고 하는 동시에 거기에도 오행의 가짓수에 따른 상적오국(相敵五局’이라는 것이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상성이든 상적이든 간에 거기에 ‘5국’이라는 말이 덧붙여지게 된 것은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두 가지의 기운만으로 이루어지는 사주의 유형이 모두 다섯 가지씩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상성5국’에 대한 유형부터 열거하면 그 내용이 이러하다.

토금상생, 금수상생, 수목상생, 목화상생, 화토상생격 등의 다섯 가지가 된다. 그리고 상적오국은 이러하다. 목토상적, 토수상적, 수화상적, 화금상적, 금목상적격 등의 다섯 가지이다.

그 양기상성격(兩氣相成格)에 해당하는 사주들을 예로 들어 보이면서 설명을 가하도록 하겠다.


<63조>
丁 甲 丁 甲
卯 午 卯 午

乙 甲 癸 壬 辛 庚 己 戊
亥 戌 酉 辛 未 午 巳 辰

주안점: 양기성상격(兩氣成象格)’의 길과 흉

이 사주에는 木火가 반반씩 들어 있다. 때문에 두 가지 오행만으로 이루진 ‘양기성상격’의 사주이다. 일주인 甲木이 득령한 데다 시지에 있는 卯木이 왕지가 되므로 신왕한 사주이다. 그러므로 왕자의설(旺者宜洩=왕한 오행은 설기시켜야 좋다)의 원칙에 따라 상관인 丁火를 용신으로 하는 사주가 되었다. 주중에 木火 이외의 다른 오행이 섞여 있지 않으므로 사주의 명국이 순수한 중에 용신 역시 건왕하므로 수기(秀氣)를 발산시키고 있어서 대단히 좋은 사주이다. 巳대운에서 벼슬길에 올라 그 이름을 한원(翰苑=한림원)에서 빛내게 되었으나 庚대운에 이르러 살이 끼어드는 혼국(混局)이 됨으로써 지현(知縣=고을의 원)으로 강직(降職)이 되었다. 하지만 그때의 庚金은 午火 위에 있는 金이기 때문에 기신으로서의 작용은 강하게 하지 못했다. 문제는 壬申대운부터 들어오는 金의 운인데, 그때에 당사자가 맞이해야 할 재앙은 헤아리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엄청나게 될 사람의 운세이다.


<64조>
乙 丁 乙 丁
巳 卯 巳 卯

丁 戊 己 庚 辛 壬 癸 甲
酉 亥 戌 子 丑 寅 卯 辰

주안점: ‘가순이불가역’

이 사주 역시 木火가 반반으로 ‘양기성상’을 이루고 있는 사주이다. 하지만 앞의 사주와는 내용이 다르다. 왜냐면 앞의 사주는 일주인 甲木이 丁火 상관을 용신으로 하여 수기를 발산시키는 사주였지만, 이 사주는 일주가 丁火이고, 화기가 득령을 하였기 때문에 주중에 있는 木의 기운들이 모두가 火의 세력을 따라가는 염상격(炎上格)의 사주가 되었기 때문이다. ‘양기성상격’의 사주일 때도 그렇지만, ‘염상격’의 사주에서는 운행에서 金水의 운이 들어오는 것을 가장 꺼리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그렇게 되면 명조의 내용이 木火로만 이루어진 운명에 엄청난 불행을 몰고 오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사주의 운행이 壬寅대운까지는 동방의 木운을 살았기 때문에 모든 것이 뜻대로 이루어졌을 뿐 아니라 인생에서 자신보다 운이 더 좋은 사람이 없다고 여길 정도로 입신양명의 출세가도를 달리게 되었다. 그러나 辛대운으로 들어서자마자 주중에 있는 木火가 모두 상하게 되어 출세의 현장에서 밀려나게 되었고, 당주가 소유하고 있던 부귀영화가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말았다고 한다. 이렇게 된 사주의 내용에 대해서 원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표해놓고 있다.

‘이인동심. 가순이불가역(二人同心. 可順而不可逆--두 사람이 한마음으로 뭉쳐 있을 때는 그들의 성정을 받들어주는 것이 좋을 뿐 거스르는 것은 좋지 않다’라고.

<65조>
戊 丙 戊 丙
戌 午 戌 午

丙 乙 甲 癸 壬 辛 庚 己
午 巳 辰 卯 寅 丑 子 亥

주안점: ‘양기성상격’의 사주가 운행에서 반대의 오행을 만난 경

이 사주도 火土가 반반이므로 ‘양기성상격’의 사주이다. 때문에 戊土 식신을 용신으로 하는 사주인데, 辛丑대운이 들어오자 수기가 유행됨으로써 향방에 등과하여 벼슬길에 나섰으나 壬대운의 壬년에 임지로 가던 도중에 부임도 하지 못하고 도중(都中)에서 죽고 말았다. 주중에 화기가 왕한 사주에 水의 운을 만나게 되면 火의 본성을 격화(激化)시키게 되어 화기를 멸절(滅絶)시키게 되기 때문이다. 만일 이 사주에 들어 있는 두 개의 戌土가 두 개의 辰土로 바뀌었더라면 비록 운행에서 水의 운을 만났더라도 목숨을 잃는 대흉에까지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戌土는 불을 머금고 있는 조토이지만, 辰土는 水를 머금고 있는 습토이기 때문이다.


<66조>
辛 戊 辛 戊
酉 戌 酉 戌

己 戊 丁 丙 乙 甲 癸 壬
巳 辰 卯 寅 丑 子 亥 戌

‘양기성상격’과 운행의 중요상 이 사주는 土金이 각 반으로 이루어진 사주이다. 따라서 ‘양기성상격’의 사주가 되기 때문에 辛金 상관을 용신으로 하는 사주이다. 그런데 대운의 행로가 일로 북방으로 달리게 되어 수기(秀氣)가 유행함으로써 대단히 좋은 팔자가 되었다. 소년시절에 등과하여 황당에 이르렀으나 丙寅대운을 만나자 그 丙火가 용신인 辛金을 파함으로써 불록(不祿=사망)하고 말았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무릇 ‘양기성상격’의 사주는 신왕한 사주가 되기 때문에 반드시 일주가 다른 오행을 생하여야 하는데, 그래야만 수기가 유행하게 되어 그것을 용신으로 쓸 수가 있어서 좋은 사주가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운행 중에서 ‘상’을 파하는 운과 만나는 것을 가장 흉운으로 잡으며, 그렇게 되면 당주의 모든 것이 파괴될 뿐 아니라 그의 수명에까지 문제가 오기 때문이다.


<67조>
癸 戊 癸 戊
亥 戌 亥 戌

辛 庚 己 戊 丁 丙 乙 甲
未 午 巳 辰 卯 寅 丑 子

주안점: 오행의 상적하는 사주

이 사주는 水土가 반반씩으로 양기가 상극(相剋)을 하고 있는 사주이다. 그런데 조토인 戊土 일주가 두 개의 戌土에다 뿌리를 박고 있고, 癸水 재성 역시 양 亥水에다 근기(根氣)를 두고 있는 중에 득령을 하였기 때문에 재명(財命)이 유기한 운명이어서 좋은 사주이다. 그러나 때가 겨울이기 때문에 주중에 한기(寒氣)가 너무 강해서 걱정이데, 대운에서 丙寅운을 만나 한토(寒土)가 봉양(逢陽)한 것이 되어 출세의 길에 올라서게 되었고, 그 寅운에서 亥중에 있는 甲木 관성이 암생(暗生)을 하게 되어 사로(仕路)가 지극히 평탄하게 되었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68조>
己 癸 己 癸
未 亥 未 亥

辛 壬 癸 甲 乙 丙 丁 戊
亥 子 丑 寅 卯 辰 巳 午

주안점: ‘상적격’과 오행의 희기

이 사주 역시 水土가 반반씩으로 오행이 상극을 이루고 있는 사주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의 사주와 함께 이 사주도 ‘양기성상’의 사주임에는 틀림이 없다. 다만 오행이 상극의 관계로 이루어진 사주라는 점이 오행 상생의 사주와는 다른 것뿐이다. 이 사주를 명조 자체만 가지고 보아서는 土水 외에 다른 오행이 섞이지 않은 사주로서 명국의 내용이 대단히 순수한 사주라고 할 수가 있다. 그러나 주중에 있는 살성인 土의 기가 강한 터에 그것을 제지시킬 수 있는 木의 기운이 약하다보니 일주인 癸水가 극상(剋傷)을 당할 수밖에 없도록 되어 있는 점이 불행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초년의 운인 火土의 대운에서부터 칠살(七殺)이 판을 치게 됨으로써 인생의 내용 모두가 뜬구름이 되고 말았는데, 원전에 나와 있는 시구의 냉용과 같이 ‘청풍명월수여공, 고수유수소지음(淸風明月誰與共, 高水流水少知音)--맑은 바람과 밝은 달빛이 누구를 위하여 존재하는 것인가, 높은 곳에서 물이 흐르고 있다고 하나 그 소리가 나에게는 미치지 않는구나!’의 탄식만이 흘러나올 뿐이었다. 하지만 당주의 나이 30세를 넘어 대운이 乙卯로 들어서게 되자 주중에 있는 강살(强殺)들을 제압하게 됨으로써 때를 만나 직위가 지현으로 올라서게 되었고, 甲寅대운을 비롯한 그 후의 운에서도 계속해서 영화로운 생애를 살았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이상으로 미루어 보건대 사주가 ‘양기성상격’으로 이루어졌을지라도 생극(生局)인 경우는 식상을 용신으로 할 수가 있기 때문에 수기를 유행시킬 수가 있어서 사주의 내용이 좋아지지만, 인국(印局)인 경우는 수기가 없는 것이 되어 사주가 그다지 좋다고 할 수가 없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양기성상격’의 사주에는 일주와 관살, 또는 일주와 재성이 아울러 강한 상태가 되어야 좋은 사주가 된다는 제약이 있다. 따라서 운행도 안돈지지(安頓之地)로 흘러야 비로소 영화를 누리며 장수를 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게 아니고 반대로 운행이 나쁜 방향으로 흐르게 되어 ‘상’을 파하게 되면 재앙이 발생하게 되어 당주가 불행하여지지 않으면 단명하게 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또 한가지 ‘양기성상격’의 사주 중에서 ‘상생격’에 해당하는 사주는 상생의 관계에 있는 두 가지 기운 외의 다른 오행이 섞이지 않아야만 기의 혼잡이 되지 않아 내용이 순수해지는 한편 식신이나 상관에게 일주의 기를 발산시켜 수기가 유행될 수 있을 때 그 사주의 주인인 당주가 입신양명을 하면서 안락한 일생을 살아가게 된다는 것을 기억해 두어야 한다.

그리고 두 가지 기운이 상반된 기로 이루어진 ‘상적격’의 사주일 때는 반드시 주중에 일주의 기를 상승시켜줄 수 있는 인성이 있어야만 당주가 재관을 비롯한 식상의 기를 만나더라도 스스로를 지탱해 가면서 삶에 대한 영화를 성취시킬 수가 있는 동시에 훌륭한 인격자로서도 처신을 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따라서 오행이 상극의 관계로 이루어진 국일 때는 일주가 다른 오행을 극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어야 이쪽에서 피해를 입지 않게 되기 때문에 좋은 사주가 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는 점도 명심을 해 두어야한다.

한편 양기성상격(兩氣成相格)’의 사주에 대해서 양신성상격(兩神成象격), 또는 양기성형격(兩氣成形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는 점을 기억하여 두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양기성상격=양신성상격=양기성형격)에게 붙여지는 오행과 거기에 붙여지는 별칭들을 나열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


(가). 상생격(相生格)

수목상생격(水木相生格) == 수. 목 각 2간 2지 --- 별칭, 수목청기(水木淸奇)
목화상생격(木火相生格) == 木. 火 각 2간 2지 --- 별칭, 청적부자(靑赤父子))
일명, 목화교휘((木火交輝)
화토상생격(火土相生格) == 火. 土 각 2간 2지 --- 별칭, 화토협잡)火土협잡)
토금상생격(土金相生格) == 土. 金 각 2간 2지 --- 별칭, (없음)
금수상생격(金水相生格) == 金. 水 각 2간 2지 --- 별칭, 금백수청(金白水淸)


(나). 상적격(相敵格)

목토상성격(木土相成格) == 木. 土 각 2간 2지 별칭, (없음)
토수상성격(土水相成格) == 土. 水 각 2간 2지. 별칭, 토국윤하(土局潤下)
수화상성격(水火相成格) == 水. 火 각 2간 2지. 별칭, 기제미제(旣濟未濟)
화금상성격(火金相成格))== 火. 金 각 2간 2지. 별칭, 화금주인(火金鑄印))
금수상성격(金木相成格) == 金. 木 각 2간 2지. 별칭, (없음)

*위에서와 같은 구조로 이루어진 사주들은 모두가 2간 2지로 된 명조들이기 때문에 상생이든 상적이든 ‘양기상성격’이라 부르고 있다. 다만 독자들의 식별을 돕기 위해 필자가 생생격과 상적격으로 분류해 놓은 것으로 알아주기 바란다.


2. 격을 이룬 모든 사주에 대한 감정요령

이 명리대전은 기초편 두 권과 전문가편 세 권을 달하는 방대한 양으로 씌어질 것이다. 때문에 여기까지 씌어진 내용은 명리에 담겨 있는 이치를 설명한다는 전체적인 양에 비추어 볼 때 시작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이 시점에서 여러분들에게 사주를 감정하는 요령을 기술(記述)하여 드린 뒤에 다음의 내용들을 기록하도록 하겠다. 바르게 습득하여 주기 바란다.

사주마다 성격(成格)이 되었을 때는 그 각각의 사주가 처해진 간지의 조건에 따라 희기를 식별하여 용신을 정하는 기준이 있는데, 그것을 보다 구체적으로 밝혀 보면 그 내용이 다음과 같다.

즉 일주가 신강하거나 신왕할 때는 설기하는 식신이나 재성을 용신으로 하고, 관성이 강할 때는 상관을 용신으로 하며, 살이 왕할 때는 식신을 용신으로 잡는다. 그러나 주중에 관살의 정.편(정관, 편관)이 여의롭게 들어 있지 않을 때는 정관이나 편관을 가릴 것 없이 그것들을 제압할 수 있는 식상을 용신으로 하여 관살에게 대적하도록 해야한다. 하지만 일주는 신강한데, 관살이 약할 때는 재성으로 하여금 관살을 생부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것이 좋으며, 주중에 재성은 없는데, 식상만이 왕할 때는 가뜩이나 약한 관살이 극파를 당하게 될 것이므로 좋지가 않은 것이다. 그럴 때는 주중에 인성이 있어 그 식상의 작폐(作弊)를 막을 수가 있는지를 살펴야한다.

만약에 주중에 관살이 없고, 재성만 있을 때는 그 재성을 용신으로 해야 하는데, 재성은 당주에게 식록(食祿)의 오행인 동시에 귀기(貴氣)를 발산하여 암처(보이지 않는 곳)에서 관살의 기를 생하는 관살의 은성이기 때문에 대단히 소중한 육신의 잡고 있다.

그러나 재성을 용신으로 하는 사주에는 비견이나 겁재가 있는 것을 가장 싫어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비겁이야 말로 재성을 파괴시키는 도둑과 같기 때문이다. 그들의 명칭을 비겁이라 부르는 것은 일주와 동기의 오행이라는 뜻을 나타내기 위함인 것이고, 겁재라 부르는 것은 일주의 재물을 겁탈하여가는 도둑과 같다는 의미에서 사용되는 말이다. 한편 비견이나 겁재는 물질인 재물만 파괴시키며 겁탈해 가는 것이 아니라 당주의 처도 농락을 하거나 겁탈을 해 가는 등의 흉폭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재성을 용신으로 하는 사주에서는 비겁의 존재를 가장 꺼려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참고 삼아 이 자리에서 한가지를 더 밝히도록 하겠는데, 당주의 정실이나 정처는 정재(正財)라 하고, 내연관계에 있는 여인이나 애인 등은 편재(偏財)라 일컫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부르는 이유는 오행에는 반드시 음양으로 구분되는 정편의 관계가 있어서인데, 당주의 오행과 음양이 다른 오행을 정이라 하고, 음양이 같은 오행을 편이라 일컫는 데서 연유되고 있다. 때문에 일반 사회인들은 상대방의 정처가 아닌 연인이나 애인을 가리켜서 말할 때는 ‘세컨드’ 혹은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치켜 들어 ‘이것’이라고 말하든지, 새끼손가락이냐고 묻는 것이 상례로 되어 있지만, 역학계의 사람들은 정처를 정재라 말하고, 연인이나 애인을 편재라 말하고 있다.

한편 여성들의 입장에서는 정부(正夫), 곧 남편을 정관이라 말하고, 정부(情夫), 곧 연인이나 애인을 편관이라 하는데, 여명의 경우에는 인연을 맺게 되는 남자가 정관이나 편관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사회의 제도가 일부다처의 시대였던 과거에는 대개의 경우 여성들에게는 편관이라는 것이 있을 수가 없었고, 오직 남성들에게만 처첩이 있었으므로 현대가 아닌 옛날이었다면 남성들의 첩이 편재였다고 할 수 있다.

당사자의 오행인 일주의 기가 실령에 실기를 하였다든지, 득령에 득기를 하였더라도 주중에 있는 재살의 기가 강왕하여 일주의 기가 약한 사주일 때는 인성이나 비겁을 용신으로 하여 형세를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도록 하고, 일주의 기가 위기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약한데 재관의 기가 지나치게 강하여 도저히 지탱할 수가 없는 상태가 된 사주일 때는 그 강자들의 기를 따라가는 종관(從官)이나 종살 (從殺)또는 종아(從兒)를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서 용인을 정하고 운명을 감정하도록 해야한다. 단 종아격(從兒格)의 경우는 일주가 지닌 기의 강약을 가리지 않는다는 이치가 있으므로 그 점에 대해서는 별도로 유념하여 두기 바란다.


<69조>
戊 甲 壬 壬
辰 子 子 戌

庚 己 戊 丁 丙 乙 甲 癸
申 未 午 巳 辰 卯 寅 丑

주안점: 용신의 중요성

이 사주에는 수세(水勢)가 창광(倡狂=미친 듯이 날뛰다)하고 있는 중에 戊土 하나가 戌土에다 뿌리를 박고 있으면서 그 수세를 막아주는 공을 이루고 있다. 때문에 일주인 甲木이 물에 떠버리는 화를 당하지 않을 수 없는 형국을 띄고 있다. 戊土가 연지에 있는 戌土에다 근기를 두고 있으니까 망정이지 만일에 시지에 있는 辰土에다 의지하고 있었다면 광분(狂奔)하는 수세를 막아내지 못했을 것이다. 戌土는 조토이기 때문에 물을 막을 수가 있는 것이지만, 辰土는 물먹은 습토이기 때문에 그것이 불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습토가 물을 만나면 탕(蕩=시궁창의 흙)이 되는 것이므로 광분하는 백천지원(百川之源)의 물을 막을 수가 없기 때문인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주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조토인 戌土라고 할 수 있다. 본시 한목(寒木)은 양기를 좋아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이 사주에서는 반드시 주중에 火가 있어야 될 명조이지만, 사주의 원국에 그것이 없다는 게 부족분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당주의 운행이 丁巳 대운부터 巳午未에 의한 남방의 화운이 들어오게 되어 발재(發財)가 수만 금에 이르렀고, 이로(異路=벼슬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 공명을 이루었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70조>
辛 甲 乙 戊
未 辰 卯 寅

壬 癸 辛 庚 己 戊 丁 丙
亥 戌 酉 申 未 午 巳 辰

주안점: 용신의 변화

이 사주에는 지지에 寅卯辰에 의한 삼합 목방 들어 있어서 甲木으로 태어난 일주의 기가 대단히 왕하면서도 강하다. 지지에 寅卯辰에 의한 목방이 들어 있다는 것은 당주의 기를 강왕하게 만들 뿐 아니라 주중에 비겁이 많다는 것도 되는데, 시간에 있는 일점 미금(微金)으로서는 감당할 수가 없는 木의 덩어리가 되고 있는 사주이다. 때문에 일찍이 배움의 길을 걸을 수가 없었으나 다행하게도 초년운부터 火土의 운이 들어오게 되어 거기과(去其寡=쓰지 못할 것은 차라리 없애 버리는 것이 좋다)의 원리에 따라 시간의 辛金을 극거하게 됨으로써 당주가 재물을 이루는 면에서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게 되었다. 그렇게 된 요인은 연간에 있는 戊土 재성이 생기를 받았기 때문에서인데, 그런 결과로 당주가 많은 재산을 모으게 되었다. 게다가 당주의 나이 40세가 넘은 뒤에 庚申과 辛酉의 대운이 들어오자 다시금 관성의 기운이 살아나게 되어 이로공명(異路功名=군공)으로 벼슬길에 나가 그의 직위가 주목(州牧=고을의 목사)에 다다랐다. 하지만 그 후에 癸 대운이 들어오자 설목생금(洩木生金)을 함으로써 세상을 떠났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신왕한 사주는 설기가 되어야 좋은 것인데, 어째서 당주가 ‘설목생금’의 운에서 죽었느냐는 의문이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이 사주의 경우는 생목이 되면 주중에 들어 있는 木의 기운은 더욱 강세를 띄게 되고, 반대로 金의 기운 압박을 받게 되는데, 설기까지 됨으로써 金의 기운이 지탱하질 못하게 되어 당주의 수명마저 다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71조>
乙 甲 乙 癸
亥 戌 卯 未

丁 戊 己 庚 辛 壬 癸 甲
未 申 酉 戌 亥 子 丑 寅

주안점: 원국은 좋으나 운행이 나쁜 사주

이 사주에는 亥卯未 목국이 들어 있어 있고, 시간에 乙木 겁재가 투간되어 있어서 일주인 甲木의 기가 대단히 왕하고 강한 사주이다. 하지만 未중에 己土 재성이 심장(深藏)되어 있고, 일주가 戌土 재성을 깔고 앉아 있으므로 소위 재래취아(財來就我=재물이 당주에게 다가오다)의 형국이 되었으므로 좋은 내용이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하지만 사주에 金이 없는 관계로 왕목의 기를 누를 수가 없고, 겉으로 드러난 火 또한 없기 때문에 왕목의 기를 유통시켜 재를 생할 수가 없음이 안타까운 내용이다. 게다가 당주가 출생한 시가 亥시가 됨으로써 연간에 있는 癸水가 그 亥水에다 통근을 하여 겁재를 생하는 중에 주중에 있는 亥卯未의 겁성(劫星)들이 제 세상을 만난 듯이 날뛰고 있는 사주여서 불행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 되었다. 당주의 운행이라도 좋았더라면 때를 기다리기라도 하겠는데, 대운마저 水木운으로 흐르는 바람에 일찍이 조업(祖業)을 파하고 극처 무자로 지내다가 생을 마치고 말았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이와 같은 인간의 운명을 추찰(推察)하건대 그 당사자의 일생에서 타고난 사주의 내용보다 더 중요한 것이 다가오는 운이라는 것을 알게 하고 있다. 언(諺)에서 이르기를 인유능운지지(人有凌雲之=사람이 제아무리 큰 뜻을 지녔더라도)라도 무운불능자달(無運不能自達=운이 없으면 이룰 수가 없다)라고 해놓은 말이 틀리지가 않는 것이다.


3. 한 가지의 오행으로 상을 이루고 있는 사주는 화신(化神)이 좋아야 한다

한 가지의 오행으로 이루어진 사주란 일행득기격(一行得氣格)을 이르는 말인데, 거기에는 곡직인수(曲直仁壽)을 비롯하여 염상(炎上), 가색(稼穡), 종혁(從革), 윤하(潤下)格 등 다섯 가지가 있다. 그 다섯 가지에 해당되는 사주들은 비록 간지의 글자는 다르더라도 기가 같은 것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일행득기격(一行得氣格)이라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들을 구체적으로 밝혀보면 다음과 같다.

곡직인수격(曲直仁壽格)==일주가 木이고, 지지에 寅卯辰의 방이나 亥卯未의 국이 들어 있는 사주.
염상격(炎上格)==일주가 火이고, 지지에 巳午未의 방이나 寅午戌의 국이 들어 있는 사주.
가색격(稼穡格)==일주가 土이고, 지지에 辰戌丑未의 土가 다 들어 있는 사주.
종혁격(從革格)==일주가 金이고, 지지에 申酉戌의 방이나 巳酉丑의 국이 들어 있는 사주.
윤하격(潤下格)==일주가 水이고, 지지에 亥子丑의 방이나 申子辰의 국이 들어 있는 사주

위에서 열거한 것과 같이 되어 있는 사주는 그 명조의 구성 요인이 여러 가지 오행이 어울려서 이루어진 사주라 하더라도 거기에 들어 있는 기는 1기, 곧 한 가지의 기만으로 이루어진 것이나 다름이 없는 것이다. 때문에 그러한 사주들을 가리켜 ‘일행득기격’이라 하는 것이고, ‘일행득기격’의 사주는 결과적으로 한 사람이 모든 권한을 쥐고 있는 것과 같다고 해서 권재일인(權在一人格’의 사주라고도 말하고 있다. 따라서 ‘권재일인격’의 사주는 모든 기가 한곳으로만 몰려 있는 형국이 되므로 최고의 강자가 될 수밖에 없도록 되어 있다. 명리학의 기본이 ‘왕자의설’인 것처럼 ‘권재일인격(일행득기격)’의 사주는 주중에 그 강한 기를 유통시킬 수 있는 ‘화신(化神)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절대적인 조건으로 되어 있다. 이미 여러 차례 거론된 바와 같이 ‘화신’이란 일주의 기를 설기시킬 수 있는 식상을 의미하는 말인 것이다. ‘일행득기격’의 사주에 식상이 잘 자리를 잡고 있으면서 원국의 기를 유통시켜 준다거나 운행에서 식상운을 만나게 되면 당주가 반드시 명리를 모두 다 이루게 될 것이므로 각각의 오행을 구비한 사주의 사람들보다도 더 큰 영화를 누릴 수가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일행득기격’의 사주는 기가 너무 강해서 기왕에 ‘권재일인격’의 사주가 되었으므로 일주의 기가 더욱 강해져야만 좋은데, 그러기 위해서는 득시 당령을 하는 것이 좋고, 또 주중에 생하는 오행이 있어서 왕해지는 것이 좋다. 그런 내용으로 명국이 이루어지질 않고 주중에 힘도 쓰지 못할 재관 따위가 들어 있게 되면 마치 강자를 잘못 건드렸다가 이쪽에서 화를 입는 것과 같이 될 뿐 아니라 도도하게 흐르는 강물을 흙으로 막으려다가 오히려 수환(水患)을 당하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가 들어 있기 때문에서이다.

하지만 ‘일행득기격’의 사주는 지나치게 강하므로 반드시 주중에 식상이 있어 그 기가 인통(引通)이 되어야 좋은 사주가 된다는 점은 앞에서 거론한 바와 같다. 주중에 있는 식상이 기를 인통시키는 것이 아니고, 재성만 있어서 그 인통의 통로를 막게 되면 당주에게 엄청난 화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재성이 비록 인명을 자양(資養)시켜주는 녹신(祿神)이라 하더라도 사주의 상황과 정상에 따라서 좋은 것이지 ‘일행득기격’과 같은 사주에서는 군비쟁재(群比爭財) 내지는 군겁쟁재(群劫爭財)가 일어나게 되어 좋지가 않은 것이다. 사주에서 관살의 횡포만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군비쟁재와 군겁쟁재도 당주의 목숨을 앗아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역사상에 등장하는 왕족들의 골육상잔도 모두가 군비쟁재 때문에 일어난 현상들이었다. 만약에 주중에 재성이 있을 양이면 반드시 식상도 같이 있어야만 당주의 생애가 좋아질 수가 있다. ‘일행득기’의 강신이 식상에게 기가 인통되어 그 기를 받은 식상이 다시금 재성을 생하게 되기 때문인 것이다. 인간이 타고나는 사주라는 것이 이쪽의 입맛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만약에 주중에 재성이 있는데 식상이 있으면 부귀공명을 하지 않을 사람이 없도록 되어 있다.

단 ‘일행득기격’의 사주에서는 원국에 관살이 들어 있다든지, 운행에서 관살운을 만나는 것을 최악의 흉으로 치고 있다. ‘일행득기격’의 사주는 기왕에 ‘권재일인’의 사주인데, 그런 사주의 주중에 관살이 있다고 해봐야 무력한 관살에 불과할 것이므로 공연히 풍파만 일으킬 것이기 때문인 것이다. ‘일행득기격’의 사주를 가리켜 독상(獨象)의 사주라고도 하는데, ‘독상’에 해당하는 ‘일행득기격’의 사주가 주중에 관살이 있는데, 운행에서 다시금 관살운을 만나게 되면 입견흉재(入見凶災=서 있는 자리에서 재란을 만난다)라고 하여 큰일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알고 넘어가야 할 것은 세 개의 지지가 어울려서 이루어지는 방과 국의 능력이 어느 것이 더 강하느냐에 대해서이다.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것처럼 방이란 하나의 계절에 해당하는 지지들이 어울려서 이루어진 기의 합성체를 말하는 것이고, 국이란 세 개의 계절에 들어 있는 지지들, 곧 포태법상 생왕묘(生旺墓)에 해당하는 지지들이 어울려서 이루어진 기의 합성체를 일컬어서 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방이라는 놈과 국이라는 놈 중에서 어느 놈이 더 힘이 센 놈일까?

국이라는 놈보다 방이라는 놈의 힘이 더 센 것으로 되어 있다.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기 때문에서이다.
즉 ‘국’이란 놈은 포태법상 생지(生地)와 왕지(旺地)와 고지(庫地)가 어울려서 국을 이룬 것이라고는 해도 그것들은 동남서(寅午戌)이거나, 남서북(巳西丑)이거나, 서북동(申子辰)이거나, 북동남(亥卯未)의 기운들이 어울려서 이루어진 합의체에 불과하지만, ‘방’이란 놈은 동방의 기운인 寅卯辰의 기운과 남방의 기운인 (巳午未)의 기운과 서방의 기운인 (申酉戌)의 기운과 북방의 기운인 (亥子丑)에 의한 일방의 기운들이 어울려서 이루어진 기의 합성체이기 때문인 것이다.

그러니까 다음에서 전개될 예 명조의 설명에 대해서 여러분들은 그 점을 감안하면서 머리에 새기도록 해야할 것이다.


<72조>
丙 甲 丁 甲
寅 辰 卯 寅

乙 甲 癸 壬 辛 庚 己 戊
亥 戌 酉 申 未 午 巳 辰

주안점: 곡직인수격

지지에 寅卯辰이 다 있으므로 동방의 木 기운이 모여 있는 일기(一氣)의 사주이다. 이 사주의 경우 丙丁의 火가 사주의 강기(强氣)를 설하는 화신이다. 때문에 사주에 들어 있는 왕한 木의 기를 인통시키는 청화(菁華)가 되어서 좋고, ‘곡직인수격’의 사주를 빛내는 것이 되어서 너무나도 좋다. 이와 같은 사주의 덕으로 당주가 소년의 나이로 과갑에 올랐으며, 일찍부터 사로에서 각광을 받게 되었다. 당주의 운행이 재지(財地)로 진행되는 동안에도 주중에 있는 식상이 건왕하기 때문에 화겁(化劫)을 하게 되어 번창을 계속하였고, 관살의 대운을 살아갈 때도 주중에 있는 丙丁 火가 그들을 눌러주었기 때문에 아무런 탈이 없었다. 다만 壬 대운을 만나고 나서야 그 壬水가 용신인 식상의 기를 극함으로써 파국이 되어 강직(降職)이 된 다음 낙향하였다가 불록을 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곡직인수격’의 뜻---木의 기운만으로 이루어진 것이므로 ‘곡직(曲直)이라는 말이 붙게 된 것인데, 木의 형태가 굽기도 하고, 곧기도 하기 때문에 그것을 형용화하여 붙여진 명칭이다. 그리고 ‘인수’라는 말은 동방의 木은 원래가 그 성정이 온유하며 어진(仁) 것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장수를 누릴 수 있다고 해서 붙여진 말이다.


<73조>
己 戊 丁 己
未 子 丑 未

己 庚 辛 壬 癸 甲 乙 丙
巳 午 未 申 酉 戌 亥 子

주안점: 가색격

사주에 들어 있는 대부분의 오행이 土이고, 子丑이 합을 하여 土로 변하였으므로 격상이 土에 의한 가색격이 된 사주이다. 그런데 丑 속에 들어 있는 辛金이 밖으로 인출이 되지 않은 점이 안타까운 일이다. 게다가 국 중에 丁火가 세 개나 있으므로(월간에 투출한 丁火와 양 未의 암장에 들어 있는 丁火를 가리키는 말임) 있어서 丑 중의 辛金이 암상하고 있는 형국이 되어 자식을 낳을 수가 없는 사주로 되어 있다. 만일 천간에 庚金이나 辛金이 하나라도 솟아 있던지, 지지의 장간 속에라도 극파되지 않을 申酉의 金이 들어 있었더라면 당주에게 반드시 자식이 많았을 사주이다.

*위의 사주에서 金이 자식인 이유---원래가 육신으로 식신, 상관이 자식성으로 되어 있다. 당주가 생하는 것이 식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사주에서의 자식성인 그 상관이 인성인 丁火에게 명암(明.暗)으로로 극파를 당하게 됨으로써 당주에게 자식이 없는 팔자가 되었던 것이다.

*가색격의 뜻---‘가색격의 ‘稼’자가 ‘곡식 심을 가’자이고, ‘穡’자가 ‘곡식 거둘 색’자이다. 따라서 ‘가색격’이라는 명칭은 ‘곡식을 심어 농사를 지은 다음 거두어들인다’는 의미가 되는데, ‘가색격’이라는 사주의 격국 자체가 土이기 때문에 지어진 명칭이다.


<74조>
乙 丙 甲 丙
未 戌 午 寅

壬 辛 庚 己 戊 丁 丙 乙
寅 丑 子 亥 戌 酉 申 未

주안점: 염상격

지지에 寅午戌 화국이 되어 있고, 일주가 丙火이므로 염상격의 사주이다. 안타까운 것은 주중에 木의 세가 강하기 때문에 극토(剋土)를 함으로써 일주의 수기가 손상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까닭으로 당주가 배우지를 못하였고, 겨우 무갑출신(武甲出身)으로 진출하여 부장(副將)의 직위에까지 오르게 되었으나 申酉 대운에서 화국의 하나인 寅木을 충극하는 운을 만나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하지만 원국에 있는 식상인 戌未의 土가 金의 기운을 흡수하여 주는 덕으로 큰 환란은 없이 지내게 되었다. 亥 대운에서 역시 寅亥와 亥未로 합이 되는 운이 되어 비록 강등이 되는 정도의 불운은 있었으나 역시 별무 대환으로 지내게 되었다. 그러나 운행이 庚子 대운으로 바뀌어지자 지지의 왕신인 午火를 충극하게 되어 군중에서 죽고 말았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염상격의 뜻---火의 성정이 위로 솟구치기만 한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75조>
庚 庚 乙 庚
辰 戌 酉 申

癸 壬 辛 庚 己 戊 丁 丙
巳 辰 卯 寅 丑 子 亥 戌

주안점: 종혁격

천간에서 乙庚이 합을 하였고, 지지에 申酉戌의 금국이 있으므로 종혁격의 사주이다. 그런데 주중에 水가 없기 때문에 일주의 기를 설기시키지 못하는 것이 부족한 내용이다. 그런 연고로 가뜩이나 강왕한 종혁격의 사주에 들어 있는 金의 기운이 지나치게 태예(太銳)한 명국이 되었다. 모든 것이 그러하듯 오행에 있어서도 지나칠 정도로 태강하면 한낱 완물(頑物)에 불과할 뿐이므로 이 사주의 주인인 당주 역시 타고난 자질만 강할 뿐 두뇌는 명석하지 못하여 학문을 이루지 못하였고, 자신의 완력에만 의지하며 지내다가 군문에 발탁되어 직위가 참장(參將)에 이르는 요행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운행이 寅 대운으로 들어서자 주중에 있는 왕한 금기를 충격(沖激)하게 되어 군영 내에서 처참한 죽음을 당하였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이 사주의 주인인 당주가 처참한 죽음을 당해야했던 것은 원국에 水가 없기 때문에 강왕하기만 한 金의 기를 유통시키지 못한 데다 운에서 약한 寅木이 들어와 강신인 금기를 충격하였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염두에 담아두기 바란다.

종혁격의 뜻---金은 모든 것을 쇠잔(衰殘)하게 만드는 오행이기 때문에 숙살지기(肅殺之氣)라 부르고 있다. 金의 계절인 가을이 되면 산야에 있는 초목에 단풍이 들고, 낙엽이 지는 것도 그와 같은 금기의 영향 때문인 것이다.


<76조>
壬 癸 辛 壬
子 丑 亥 子

己 戊 丁 丙 乙 甲 癸 壬
未 午 巳 辰 卯 寅 丑 子

주안점: 윤하격

지지에 亥子丑의 수국이 있고, 천간에 癸辛이 투출하였으므로 윤하격의 사주이다. 게다가 운행까지 당주에게 좋은 방향으로 흐르게 되어 어린 나이에 학문을 성취할 수가 있었고, 甲寅대운에서는 윤하격의 사주에 수기가 유행하게 되어 발갑(發甲)으로 등과를 하였으며, 환해(宦海=벼슬길)가 평탄하여 그의 직위가 주목(州牧)에까지 오르게 되었다. 그러나 운행에서 丙대운이 들어오자 군겁이 쟁재를 하여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는 사람의 사주이다.

이 사주의 주인인 당주가 丙대운에서 세상을 떠나고 만 것은 군겁이 쟁재를 한 탓도 있지만, 보다 더 큰 요인은 주중에 수기를 유통시킬 수 있는 식상이 없기 때문이었다는 점도 기억을 하여주기 바란다.

윤하격의 뜻---水는 아래로만 흐르는 성정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붙여진 명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