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쇄빙선 1호 '아라온호' 타보니...

2009. 11. 7. 11:35자유자재·멋대로

국내 쇄빙선 1호 '아라온호' 타보니...

 

첨단장비 가득찬 '바다위 연구소'..세계유일 자동위치조정시스템도
6일 오전 9시께 인천 내항 1부두 12번 선석.
길이 110m의 빨간색 선체가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아라온호의 겉모습은 일반 화물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배 안에는 60여종의 다양한 첨단연구장비를 갖추고 있어 '극지 탐사.연구'를 위해 특수 제작된 배라는 사실을 실감케 했다.

국내 최초의 쇄빙선(碎氷船) 아라온호가 6일 오후 정부관계자, 연구인력, 인천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명명식을 갖고 한국해양연구원 부설 극지연구소(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인도된다.

전 세계 모든 바다를 누비라는 의미의 아라온호는 지난 2004년부터 사업비 1천30억원을 투입, 순수 국내기술로 제작된 최첨단 연구용 선박이다.

'하늘의 나로호(KSLV-I)', '지상의 KSTAR(차세대 초전도 핵융합실험장치)'와 함께 대한민국의 육ㆍ해ㆍ공 3대 '과학의 총아'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3년여간 부산 한진중공업 조선소에서 건조를 마치고 지난 2일 인천항에 입항해 정박 중인 아라온호에 6일 타봤다.

메인 데크(Main Deck)라 불리는 선상 1층을 중심으로 아래로 3층, 위 6층 규모의 아라온호는 첨단 연구장비가 빼곡히 들어차 소위 '바다 위 연구소'처럼 보였다.

갑판에는 쇄빙연구선이 들어갈 수 없는 지역을 탐사하기 위한 헬기 착륙장.격납고, 대형 크레인이 있고 심해 6천m까지 내려갈 수 있는 무인잠수정 '해미래'도 눈에 띄었다.

남극과 북극의 얼음 바다를 항해할 때 극한의 추위에 견딜 수 있도록 조타실 유리창과 출입문, 갑판 전체에는 열선을 깔았다.

갑판 아래 1층과 선상 1, 2층에는 채취한 바닷물을 처리하는 채수실, 극지 해양 생물체를 살펴볼 수 있는 생물 실험실, 다양한 온도의 실험이 가능한 냉장.냉동실험실 등 10여개의 실험실이 밀집해 있었다.

아라온호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맨 윗층 조타실의 자동위치조정시스템이다.
보통 선박에 있는 원형 조타장치나 선미의 방향타가 없다는게 두드러진 특징이다.
각각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선미의 주 추진장치와 선수의 보조 추진장치를 작동해 선체를 360도 회전시키는 게 가능하다. 이 시스템을 통해 아라온호는 세심한 움직임이 필요한 극지 연구활동 중에도 자신의 위치를 스스로 찾아 나갈 수 있다.

아라온호가 얼음을 깨고 나아갈 수 있는 것은 4cm 두께 특수철강재로 만들어져 일반 선박에 비해 2배 이상 두꺼운 뱃머리 덕분이다. 내부에 6천800마력 짜리 추진기 2개가 설치돼 같은 규모의 선박에 비해 3~4배 뛰어난 추진력을 갖고 있다.

남상헌 극지운영실장은 "자동위치조정시스템을 갖춘 쇄빙선은 아라온호가 세계에서 유일할 것"이라며 "자동위치조정시스템을 통해 더욱 정교한 연구활동이 가능하고 쇄빙능력도 다른 나라의 쇄빙선에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아라온호는 오는 7일 동해로 출항해 울릉도와 포항 근해에서 운항능력과 연구장비 성능을 최종 테스트한다. 12월 초 인천항에 돌아와 12월19일 남극으로 출항, 2월 초까지 남극기지 후보지인 케이프 벅스와 테라 노바 베이를 정밀 답사하고 내년 3월 초 귀국한 뒤 6월께 북극 다산기지로 다시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