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상징 주상복합, '씁쓸한' 몰락
2009. 11. 25. 14:03ㆍ자유자재·멋대로
'부'의상징 주상복합, '씁쓸한' 몰락
3.3㎡당 3395만원이라는 최고 분양가로 화제를 모았던 서초구 '서초아트자이'. 24일 찾아간 이 주상복합아파트는 지난 6월 입주를 시작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 모습이었다. 분양상담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려있었고 상가가 들어서기로 했던 저층은 텅 빈 채 '입점예정'이라는 문구만 붙어 있었다.
한때는 56평형 기준 13억까지 갔던 서초구 '현대리츠빌'은 최근 9억에 매매가 이뤄졌다. 담당 공인중개사는 "그나마도 사겠다는 사람이 나와서 매매가 이뤄진 것"이라며 "매도인이 집값이 떨어진 것이 서러워 거의 울면서 집을 팔았다"고 말했다.
◈ 20억 넘는 아파트는 주인 아예 못 찾아
뛰어난 조망권과 호텔식 부대시설 덕분에 한 때는 '부의 상징'으로 투자자들이 몰리던 주상복합아파트들이 최근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반값에 나온 물건이 주인을 찾지 못하는가 하면 미분양 사태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부동산 경매시장을 살펴보면 지난 6월부터 지금까지 주상복합아파트 낙찰가율은 평균 80.7~86.1%로 일반아파트보다 6.7% 낮다. 당장 11월에 매물로 나온 주상복합아파트 25건 중 16곳은 아직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지난 7월 감정가 9억 5천만원에 매물로 나온 서초구 서초동 '서초트라팰리스'의 경우, 2차례나 유찰돼 다음 달에 네번째 경매에 들어간다. 경매는 6억 800만원에서 시작되지만 이마저도 낙찰될 지 미지수다.
인근 B 아파트 공인중개사는 "감정가대로 9억에 매수인을 찾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지난 해부터 이 곳 200세대 아파트에서 거래가 성사된 것은 2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나마 정부의 정책 덕에 미분양물량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 주상복합은 일반아파트에 비해 그 속도가 더디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들어서고서도 단 한건도 분양되지 않는 곳도 적지 않다.
성동구 '갤러리아포레'나 종로구 '롯데캐슬로잔'의 경우 분양가가 20억원이 넘는 고가주택인데 2달 여간 한 채도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처럼 부의 상징이던 주상복합아파트가 쓸쓸히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이유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고분양가'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 랜드마크급 대단지 아니면 어려워
근본적으로 빌딩을 주거시설로 개조했다는 한계를 지니는 주상복합아파트는 환기가 안 되는 등 주거 만족도가 떨어진다. 반면 상업지역에 지어지는 까닭에 땅값 자체가 매우 비싸고 여기에 해외설계비와 컨설팅비용까지 포함되기 때문에 분양가는 매우 높다.
서초동 C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매수자 입장에서는 발전가능성이 높은 인근 재건축아파트를 사지 고분양가에 가격도 오를 대로 오른 주상복합을 사지 않는다"며 "이미 집값이 고점을 찍었다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어 투자수요도 줄었다"고 말했다.
'귀족마케팅'에 성공한 도곡동 '타워팰리스'나 대단지에 입지여건이 뛰어나 랜드마크로 기능할 가능성이 큰 '신도림디큐브시티' 같은 경우를 제외하면 이 같은 사정은 어디나 대체로 비슷하다.
스피드뱅크 이미영 분양팀장은 "최근 공급된 주상복합 아파트들이 분양가는 높으면서 상품성은 낮았다"며 "랜드마크급 대단지 물량이 아니면 소비자들이 외면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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